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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라기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2020.3.28.) | 숲노래 도서관 2020-03-3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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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도서관


 파파라기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2020.3.28.)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고흥이라는 고장에 젊은 문화예술인이 자리를 잡고서 뜻을 펼 만한 터를 일구는 일에 마음이 있다는 분이 책숲에 찾아오십니다. 이야기를 가만가만 들으며 생각합니다. 아마 고흥에서 이런 뜻을 밝히면서 차근차근 이바지하고 싶다며 밝힌 분은 드물지 싶어요. 아예 없지는 않았을 테지만 행정을 맡은 자리에서는 거의 처음이지 싶습니다. 삼십 분 즈음 이야기를 하고서 돌아가는 길에 숲노래 책 석 자락을 사십니다. 우리 책숲은 세 가지 돈으로 꾸려요. 첫째는 제 글삯이요, 둘째는 제가 쓴 책을 손수 팔아서 버는 값이요, 셋째는 이웃님 이바지돈입니다. 책을 팔아서 얻은 돈은 5만 원. 크지도 작지도 않은 ‘책 판 돈’을 손에 쥐니 모처럼 순천 헌책집 〈형설서점〉이 떠오릅니다. 작은아이랑 둘이서 순천 낙안에 깃든 〈형설서점〉으로 책마실을 다녀옵니다. 책마실을 하며 쓴 돈은 20만 원. 그러니까 ‘- 15만 원’이 되었습니다. 더구나 값을 치르기 벅차서 눈으로만 살피고서 내려놓은 책이 꽤 됩니다. 《朝鮮古文化綜籃》이란 이름으로 1946∼1966년 사이에 넉 자락으로 나온 두툼한 책을 건사하고 싶었으나, 이 넉 자락을 장만하려면 적어도 150∼200만 원은 써야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속으로 생각했어요. ‘아, 200만 원이 없어서 우리 옛살림을 일본이란 나라에서 알뜰히 갈무리한 아름책을 장만하지 못하네.’ 책은 돈이 있대서 다 장만할 수 있지 않습니다. 돈이 푸짐해도 책을 알아보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책은 알아보는데 주머니가 후줄근하다면 언제나 눈어림만 합니다. 살림돈이 가멸차면서 밝은 눈으로 살아가기를, 밝은 눈길을 틔우면서 살림자리를 푸르게 가꿀 수 있기를, 이 두 가지 노래를 부를 만하도록 ‘ㅍㄹㅅ’이라는 꿈그림을 새삼스레 가슴에 품습니다. 책숲 손님이 돌아가신 뒤에 1981년판 《파파라기》를 다시 들추어 보았어요. 이 별에서 짓는 뭇살림길이 누구한테서나 어디에서나 초롱초롱 흐드러지기를 빕니다. ㅅㄴㄹ





* 새로운 한국말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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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한국말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예스24에서]

 http://www.yes24.com/SearchCorner/Search?author_yn=y&query=%c3%d6%c1%be%b1%d4&domain=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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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2018.8.17. 수원 리지블루스 | 책숲마실 2020-03-31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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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책집에서 나누는 마음 (2018.8.17.)

― 경기 수원 〈리지블루스〉

경기 수원시 영통구 매탄로160번길 15

010-4212-0330

https://www.instagram.com/bookstore_lizzyblues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이 있습니다. 이 배움모임이 있는 줄 처음 안 때는 1999년입니다. 그때 저는 신문을 돌리는 일꾼 자리를 떠나면서 출판사에서 책을 알리고 파는 자리로 옮겼습니다. 제가 몸담은 출판사에서 펴낸 책을 바리바리 싸들고 길바닥에 자리를 깔고서 판다든지, 책잔치 자리에서 길손을 붙잡고 끝없이 책수다를 펴면서 책을 팔았어요. 흔한 도서목록 아닌 새로운 도서목록을 짠다든지, 책손한테 드릴 새로운 그림엽서나 그림판을 꾸민다든지, 전국 도서관이며 초등학교에 손글월을 띄우면서 이곳 책을 알린다든지, 이모저모 새로운 장삿길을 열어 보려 했습니다. 때로는 초등학교나 도서관이나 어린이책 전문서점을 찾아가서 책을 알리거나 넣었지요. 인쇄·제본을 거치다가, 창고하고 책집 사이를 오가다가, 이래저래 다쳐서 팔 길 없는 책을 깨끗하게 손질해서 시골 작은 학교나 도시 가난한 학교나 여러 작은 도서관에 선물꾸러미로 보내거나 가져다주었습니다. 이런 일을 하며 초등학교 교사 가운데 ‘말을 말답게 가르치자는 뜻’으로 하나가 된 분들을 만났어요.


  1999년에는 제가 몸담은 출판사 책을 팔아야 하면서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 분들을 만났다면 2018년 여름에는 이 모임에서 여름에 펴는 사흘짜리 배움마당 ‘마무리 이야기벗’이 되어 찾아갑니다.


  얼추 스무 해란 나날이 이렇게 흘렀군요. 예전에도 오늘에도 저는 사전이라는 책을 쓰는 길을 갑니다. 예전에는 신문을 돌리거나 출판사에서 일하면서 조용히 사전이라는 책을 썼다면, 이제는 시골자락에서 아이들을 돌보면서 고요히 사전을 씁니다. 예전에는 도시 한복판에서 사전을 썼고, 이제는 시골 한가운데에서 사전을 써요.


  마땅한 소리일 텐데, 어느 자리에서 쓰느냐에 따라, 올림말을 다루거나 바라보는 눈길이며 손길이 확 다릅니다. 도시 한복판에서 살며 말을 다룰 적에는 아무리 도시에서도 숲을 그리면서 다룬다 할는지라도 도시내음이 스며요. 시골 한가운데에서 아이들하고 어우러지면서 말을 다룰 적에는 언제나 이 삶결이 그대로 말결로 옮아갑니다.


  배움마당 마무리 이야기를 펴려고 한신대학교로 가는 길목이기에, 수원 마을책집 가운데 〈리지블루스〉에 들르기로 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수원 남문 곁에 있는 헌책집도 들르고, 다른 여러 마을책집도 바지런히 들르고 싶습니다만, 고흥에서 순천을 거쳐 수원으로 오니 벌써 두 시가 훌쩍 지나갑니다.


  수원역에서 택시를 잡습니다. 책집 주소를 길찾기로 살펴서 손쉽게 옵니다. 시내버스를 타고도 책집에 갈 수 있지만, 오늘은 1분조차 길에서 보내고 싶지 않아요. 아니, 1분조차 흘릴 겨를이 없습니다.


  파랗게 물들인 책집 바깥모습을 눈부신 햇살에 담아서 바라봅니다. 해가 참으로 잘 드는 골목 한켠입니다. 조용한 이 골목으로 걸어오는 분이라면 조용하게 책시렁을 돌아보다가 조용하게 걸상에 앉아서 한때를 누리겠지요.


  오늘 〈리지블루스〉로 온 까닭은 바로 이곳에서 펴낸 책이 있기 때문이에요. 책집지기님이 쓴 책을 바로 그 책집에서 사고 싶어 일부러 걸음을 했습니다. 그 책을 고르기 앞서 《오늘도, 무사》(요조, 북노마드, 2018)를 고릅니다. 서울에서 마을책집을 하다가 제주로 터전을 옮긴 이야기를 읽습니다. 예전에 인천에서 이야기꽃을 펴는 자리에서 책집지기 요조 님을 뵌 적이 있는데, 그때 만난 이야기도 책에 흐릅니다.


  달거리 이야기를 다룬 《어바웃 문데이》(김도진, 해피문데이, 2017)를 고릅니다. 영어로 하면 이렇게 되네 하고 생각하다가도 “달날 이야기”나 “달거리란”이나 “달빛이란”이나 “달마음이란”이나 “다달이 꽃”처럼, 조금 더 알아보기 쉽도록 이름을 붙이면 어떠했으려나 싶습니다.


  이제 《리지의 블루스》(김명선, 리지블루스, 2018)를 고릅니다. 이 책을 이곳에서 사러 왔지만 다른 책도 둘러보고 싶었어요. 책집을 열기까지, 책집을 열면서, 책집에서 햇살을 파랗게 맞아들이는 동안, 찬찬히 맞아들인 여러 가지 이야기가 조곤조곤 흐릅니다. 마지막으로 《크레용이 화났어》(드류 데이월트 글·올리버 제퍼스 그림/박선하 옮김, 주니어김영사, 2014)까지 살핍니다. 뿔이 난 그림연필은 이 불길을 잠재우고서 신나게 그림놀이로 나아갈까요.


  배움마당으로 가야 할 때입니다. 더 머물지 못해서 아쉬워도 다음걸음이 있으리라 생각하며 짐을 꾸립니다. 마침 요즈막에 새로 써낸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을 챙겨서 나왔기에 책집지기님한테 가만히 건네고서 돌아나옵니다. 짐수레는 돌돌 굴리고 등짐은 질끈 동여매며 골목을 걷는데 〈리지블루스〉 지기님이 부릅니다. “책 선물 고마워요!” 하면서 흔드는 손길에 저는 고개를 꾸벅 숙입니다. 택시로 한림대학교를 가 보는데 어귀부터 우거진 나무가 마음에 듭니다. 나무가 우거진 대학교라면 이곳을 다니는 젊은 분도 푸른 넋을 더 곱게 배울 만하겠다고 생각합니다. 온누리 모든 학교가 나무를 품으면서 푸르면 좋겠어요. 지식·정보를 나누는 길을 넘어서 꿈·사랑을 그리면서 나누는 자리에 서면 좋겠어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한국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오늘도, 무사

요조 저
북노마드 | 2018년 06월

 

크레용이 화났어!

드류 데이월트 글/올리버 제퍼스 그림/박선하 역
주니어김영사 | 2014년 01월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최종규 저/사름벼리 그림
스토리닷 | 201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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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2018.8.20. 서울 역사책방 | 책숲마실 2020-03-3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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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한복판에 심은 꽃 (2018.8.20.)

― 서울 종로 〈역사책방〉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0길 24

02.733.8348.

http://historybooks.modoo.at



  우리 몸을 이루는 숨결이 무엇인가를 놓고서 스스로 몸에 이모저모 해본 폴란드사람이 있습니다. 이분은 이태란 나날을 덩이진 밥을 안 먹고서 햇볕하고 바람하고 빗물을 받아들이면서 살기도 했답니다. 이동안 손수 살피고 캐내며 알아낸 이야기를 여러 나라를 돌면서 들려주는데 마침 한국에도 찾아온다고 해서 곁님하고 아이들이랑 배움마실을 다녀왔어요. 지리산 골짜기에서 듣고 같이 해보는 배움마실은 재미났습니다. 오래도록 뒤엉킨 여러 실타래를 찬찬히 풀기도 했습니다. 한동안 집을 나선 김에 여느 때에는 좀처럼 가기 힘든 데도 나들이를 합니다. 이를테면 일산에서 묵으며 전철로 아이들하고 서울 한복판 경복궁 옆자락으로 나들이를 왔어요. 이곳에 ‘한글전각갤러리’란 알찬 터가 있거든요. 한글전각갤러리 ‘돌꽃지기’님하고 돌에 글씨를 새기며 놀다가, 이곳하고 이웃한 〈역사책방〉에 살짝 들릅니다. 한글전각갤러리는 곧잘 들렀는데 어느새 이웃에 알뜰한 책집이 깃들었네요.


  책집 이름처럼 역사를 다루는 책을 넉넉히 들여놓습니다. 역사책만으로도 넉넉히 책집을 채울 만하지요. 다만 역사책만으로 장사가 될까 걱정하면서 선뜻 ‘역사책집’을 열려고 나서기는 만만하지 않으리라 봅니다.


  경복궁 곁에 햇볕이 잘 드는 자리에 있는 〈역사책방〉 골마루를 거닙니다. 《박남옥, 한국 첫 여성 영화감독》(박남옥, 마음산책, 2017)이라는 책을 먼저 집어듭니다. ‘첫 여성’ 영화감독이라서기보다, 글쓴님이 걸어온 삶자국이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마치 레닌 리펜슈탈 님처럼 모든 삶길을 스스로 일구고 스스로 짓고 스스로 펴면서 이 별에 사랑이란 씨앗을 심은 분이로구나 싶어요.


  역사책 곁에 있는 과학책이라 할 《우리는 모두 별이 남긴 먼지입니다》(슈테판 클라인/전대호 옮김, 청어람미디어, 2014)도 재미있습니다. 그러나 책을 죽 읽고 보니 뒤로 가면 갈수록 엮은이가 여러 과학자한테 묻는 말이 새롭지 못해요. 일부러 뻔한 말만 묻는다기보다 스스로 마음을 더 틔우거나 열면서 ‘별 = 먼지’인 실마리를 깊고 넓게 들여다보지는 않네 싶더군요.


  일본사람은 남다르기도 하다고 여기면서 《식물도시 에도의 탄생》(이나가키 히데히로/조홍민 옮김, 글항아리, 2017)을 골라듭니다. 가만 보면 우리도 ‘숲고장’이나 ‘푸른고을’ 같은 이름으로 어느 고장이나 고을이 걸어온 길을 되새길 만합니다. 높다란 집이나 널따란 찻길이 끝없이 늘어나는 고장이나 고을이란 얼거리가 아닌, 어느 고장이나 고을에 푸나무가 얼마나 오래도록 어떻게 사람들 곁에서 푸른바람을 일렁이는가를 짚을 만해요. 푸나무가 우거진 고장에 마실을 해보면 그 고장에서 만나는 분들 낯빛이 참 푸르게 빛나요. 푸나무가 없다시피 한, 이른바 자동차하고 높은집으로 매캐한 고장에 마실을 해보면 그 고장에서 스치는 분들 낯빛이 너무 바쁘고 차갑고 서두르고 안절부절 못하는구나 싶어요.


  신기수라는 분이 남긴 자취를 따라서 엮은 《신기수와 조선통신사의 시대》(우에노 도시히코/이영화 옮김, 논형, 2017)는 일본사람이기에 엮을 만한 책인가 하고 새삼스레 생각합니다. 아직 한국에서는 이만큼 파고들거나 짚으면서 우리 발자취를 책으로 묶을 만한 마음결은 없지 싶습니다. 그러나 이런 책을 못 묶더라도 이런 책을 알아보고서 한국말로 옮길 줄은 알기에 반갑습니다.


  역사책 둘레에 살몃 깃든 사진책 《바람의 눈, 한국의 맹금류와 매사냥》(김연수, 수류산방, 2011)을 폅니다. 사진책이란 새로운 역사책입니다. 글 아닌 사진으로도 우리가 걸어왔고 살아왔고 사랑했고 살림한 자취를 읽을 만하거든요. 꼭 글로 갈무리해야 역사책 갈래에 들지 않아요. 사진책은 사진으로 역사에 인문에 문학에 예술에 그림에 이야기에 과학에, 모든 갈래를 품어서 선보이는 살뜰한 꾸러미라고 느껴요. 그나저나 매사냥을 다룬 사진책은 ‘너무 멋들어지게 꾸미려’ 했네 싶어서 아쉬워요. 수수하면서 가볍게 짚으면 한결 나아요. 자꾸 스스로 치켜세우면서 치레를 하려는 엮음새가 된다면, 되레 ‘바람눈’이라는 매사냥 이야기하고 동떨어질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한글전각갤러리에서 놉니다. “같이 책집 둘러볼래?” 하고 물으니 “우리 집에도 책 많아. 책 그만 사.” 하고 대꾸합니다. 심드렁한 아이들 대꾸도 있고 해서 책은 몇 자락만 고릅니다. 이곳 서울 한복판에 역사책으로 꽃을 심은 어여쁜 마을책집이 언제나 새롭게 피어나는 살림자리가 되기를 바라면서, 제가 쓴 사전 가운데 하나인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에 슥슥 토막글을 적어서 건넵니다. 이다음에 서울 한복판에 다시 마실을 올 날이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사뿐사뿐 걸음꽃 옮기고 싶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한국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박남옥

박남옥 저
마음산책 | 2017년 10월

 

우리는 모두 별이 남긴 먼지입니다

슈테판 클라인 저/전대호 역
청어람미디어 | 2014년 06월

 

식물도시 에도의 탄생

이나가키 히데히로 저/조홍민 역
글항아리 | 2017년 04월

 

바람의 눈

김연수 저
수류산방중심 | 2011년 06월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최종규 저/숲노래 기획
철수와영희 | 2016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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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낙서 | 숲노래 살림말 2020-03-30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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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낙서 : 아이는 글을 쓴다. 아이는 그림을 그린다. 아이는 노래를 한다. 아이는 춤을 춘다. 아이는 말을 한다. 아이는 빙그레 웃다가 까르르 터진다. 아이는 눈물에 젖기도 하고, 아이는 꿈을 꾸면서 사르르 잠이 든다. 아이는 꽃이며 나무한테 속삭인다. 아이는 어른이 안 보는 자리에서 구름에 살짝 올라타며 놀고, 바람하고 온나라를 돌다가 별빛을 품고서 온누리를 즐긴다. 아이가 붓을 쥐어 생각나는 대로, 본 대로, 사랑하는 대로, 살아가는 대로, 무엇이든 종이에 담아낸다. 아이 손길이 흐르는 붓자국을 바라보는 어른은 몇 가지로 느낄 만하겠지. 첫째, 아이 삶이자 사랑이자 꿈이로구나. 둘째, 낙서잖아. 아이 손길을 삶·사랑·꿈으로 알아보든, 아이 손길을 한낱 낙서라고 치면서 지나가든 대수롭지 않다. 다만 하나는 밝힐 만하다. 아이 손길을 고스란히 아이 눈빛으로 읽으면서 말을 섞으면 아이는 사랑으로 꿈을 키우며 살아간다. 아이 손길을 그냥 낙서로 읽으면서 핀잔하거나 비웃으면, 뭐 그냥 끝이지. 2020.3.30.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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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봄꽃 | 숲노래 살림말 2020-03-3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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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봄꽃 : 봄을 밝히는 꽃은 들판에, 사랑을 밝히는 아이는 어른 곁에. 하루를 밝히는 해는 하늘에, 살림을 밝히는 어버이는 보금자리에. 숲을 밝히는 풀은 나무 곁에, 오늘을 밝히는 우리는 서로서로. 2018.3.25. ㅅㄴㄹ


春の花 : 春を照らす花は野原に、愛を照らす子は大人のそばに。 一日を照らす太陽は空に、生活を照らす親は家庭に。 森を照らす草は木のそばに、今日を照らす私たちは互いに。 (作 : 森の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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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바람이며 꽃, 나도 꽃이며 바람 (너도바람꽃) | 동시집+시집 2020-03-3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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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너도바람꽃

조재형 저
한티재 | 201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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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시읽기

- 너도 바람이며 꽃, 나도 꽃이며 바람



《너도바람꽃》

 조재형

 한티재

 2019.4.15.



  ‘잘하네’라든지 ‘훌륭하네’라든지 ‘멋있네’라든지 ‘아름답네’ 같은 말은 언제 쓰는가 하고 돌아봅니다. 이 말을 집에서 흔히 쓰거나 들을 수 있을까요? 이 말을 학교나 마을에서 자주 쓰거나 들을 만할까요?


  해본 적이 없는 사람한테는 모든 일이 낯섭니다. 듣거나 마주친 적이 없는 사람한테도 온갖 일이 낯설 테고, 때로는 힘이 들거나 어렵거나 벅찰 만합니다. 글씨를 처음 만나서 하나씩 소리를 내거나 듣는 어린이라면 어떨까요? 글씨하고 글씨를 엮은 글이 가득한 책을 처음으로 마주하며 읽는 아이라면 어떨까요?


  논이나 밭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아이더러 고랑을 내거나 물골을 잡으라고 이를 수 없습니다. 소꿉놀이를 하는 어린이한테 호미질이나 낫질이나 괭이질이나 삽질이 익숙하기를 바랄 수 없습니다.


  배우는 아이들은 처음에는 구경합니다. 구경을 하다가 어느새 지켜봅니다. 가만히 지키는 눈길은 어느덧 살펴보는 눈빛이 되고, 한참 살펴보고 스스로 생각하다가 첫 손길을 내밀어요. 보고 생각하기만 하는 자리에서 움직이고 손수 짓는 자리로 나아가려 합니다. 이때에 어느 아이는 첫 손길부터 매끈할 수 있고, 어느 아이는 여러 손길 모두 어설플 수 있습니다. 이 모습을 곁에서 보는 어버이나 어른은 아이한테 어떤 말을 어떤 목소리로 어떤 마음을 담아서 들려줄 만할까요?


소년의 부모님도 사실은 글을 읽고 쓸 줄 몰랐습니다. 학교에 다닐 형편도 못 되었고, 글을 익힐 만한 주변 환경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96쪽)


  포항에서 푸름이하고 함께 배우는 길에 시를 한 줄 두 줄 적어 보았다는 분이 있습니다. 한 해 두 해 꾸준히 적은 글은 어느새 차곡차곡 모이고 책 하나 부피가 됩니다. 《너도바람꽃》(조재형, 한티재, 2019)이란 이름을 달고 시집이 태어납니다.


  어린이나 푸름이가 보기에 글쓴이 조재형 님은 어른이겠지만, 첫 시집을 낸 흐름으로 보자면 이제 아장걸음이나 첫걸음입니다. 아장걸음에도 빼어날 수 있고, 첫걸음에도 훌륭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아장걸음이요 첫걸음인 터라 마치 아기나 아이처럼 헛디디기도 하고 어설프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고, 넘어져서 으앙 울음을 터뜨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부끄러움보다도

크게 사죄할 일은


너희만 할 때 우리도 맞고 컸다며

회초리를 들었던 일 (참 부끄러운 일/81쪽)


  초·중·고등학교에서 가르치는 자리에 서는 분이 즐겁게 가르치는 길을 헤아려 봅니다. 가르치는 자리란 언제나 배우는 자리인 줄 느끼면서 함께 배우고 같이 가르치며 서로 나누는 마음이 되는 길이라면 무척 즐거울 만하리라 봅니다. 교과서에 적힌 대로만 가르치는 길이 아닌, 교과서에 적힌 이야기도 어린이하고 푸름이 눈으로 다시 들여다보고, 교과서에 적히지 않은 숱한 삶이며 살림이며 사람이며 사랑하고 얽힌 이야기도 하나하나 바라본다면 더없이 즐거울 만하지 싶습니다.


너도바람꽃 피어난 곳에는

어떤 향기의 바람이 불까?


구름송이풀에 핀 꽃처럼

흰 구름도 빨갛게 물들여질까? (이름/65쪽)


  오늘 어른 자리에 선 분들이 어릴 적에 얻어맞고 자랐대서 오늘날 어린이도 ‘얻어맞으며 자라야’ 한다고 여길 수 없습니다. 오늘 어버이 자리에 있는 분들이 어릴 적에 따스한 말이나 상냥한 말씨를 못 듣고 자랐기에 오늘날 푸름이도 ‘상냥하거나 따스한 말이 아닌, 차갑거나 매서운 말’을 들어야 한다고 여길 수 없어요.


  나도 꽃이요, 너도 꽃입니다. 너도 바람이요 나도 바람입니다. 《너도바람꽃》이란 시집 한 자락은 함께 꽃이면서 바람으로, 또 같이 바람이면서 꽃으로, 서로서로 바람꽃이나 꽃바람으로 나아가고 싶은 꿈을 그리려 합니다. 다만 아장걸음이요 첫걸음인 만큼 잘 걸려넘어질 만하고, 가벼운 턱에도 비틀거릴 만합니다.


교무실 청소당번 하면서 알았다

선생님 옆자리와

휴지통을 비우면서 알았다


우리한테는 분리수거, 분리수거 하면서

선생님 휴지통은 온통

잡동사니였다 (별수 없다 /48쪽)


  스스럼없이 말을 하고, 스스럼없이 말을 듣습니다. 그저 가르치는 자리에 서서 ‘내가 너희보다 나이도 많고 겪은 일도 많으니, 내 말을 따르라’ 해도 좋을까요? 아니면 ‘나보다 나이도 적고 겪은 일도 적은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들려주는 말을 귀를 열고 들으’면 좋을까요?


  “선생님 휴지통은 온통 잡동사니”였다고 털어놓을 수 있기에 글이 되고 시가 되며 노래가 되고 어깨동무가 됩니다. “너희만 할 때 우리도 맞고 컸다며 회초리를 들”은 일을 고스란히 밝히면서 참 부끄러운 줄 밝힐 수 있기에, 이 말씨 하나는 그대로 씨앗이 되어 서로서로 마음에 새로운 사랑으로 나아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엄마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나는 이제부터 엄마에게

우리말이 서툴다고 짜증을 내는 대신

베트남 말을 열심히 배우기로 했다 (뜻밖의 배려/13쪽)


  전라도사람이 서울에 가면 서울말을 배웁니다. 경상도사람이 광주에 가면 광주말을 배웁니다. 서울사람이 전라도나 경상도에 간다면? 이때에는 서울말은 한켠에 접어놓고서 전라말이나 경상말을 배울 만하지 싶습니다. 일본에 가면 일본말을, 미국에 가면 미국말을, 덴마크에 가면 덴마크말을 듣고서 배울 적에 서로 마음으로 사귈 수 있어요.


  자, 그렇다면 생각을 더 이어 봐요. 한국이란 나라에 일을 하러 왔다가 이 나라가 마음에 들어서 뿌리를 내리려고 하는 이웃이 있어요. 이 이웃은 베트남사람이기도 하고 필리핀사람이기도 합니다. 라오스사람이거나 네팔사람이기도 해요. 이때 한국사람은 베트남말이며 필리핀말이며 라오스말이며 네팔말을 기꺼이 새로 배우며 손을 맞잡는 길로 갈 생각을 키울 수 있을까요?


  네가 바람이요 나는 꽃이기에, 나는 너한테서 바람말을 듣고 배우며, 너는 나한테서 꽃말을 듣고 배웁니다. 네가 꽃이요 나는 바람이기에, 너는 나한테 꽃말을 들려주고, 나는 너한테 바람말을 속삭입니다. 시나브로 서로 활짝활짝 웃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한국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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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269 손과 입 2 | 만화책 2020-03-30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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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손과 입 2

카와시타 미즈키 그림/오사키 토모히토 원저
대원 | 2016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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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69


《손과 입 2》

 오자키 토모히토 글

 카와시타 미즈키 그림

 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16.8.31.



  잘못을 저질렀으면 이 잘못이 어쩐지 켕기면서 어느새 빈틈이 됩니다. 꼬투리를 잡힐 만큼 쭈뼛거릴 테고, 언젠가 실마리를 잡혀서 낱낱이 드러나겠지요. 잘못이란 스스로 마음에 안 들 적에 섣불리 나서면서 생기는 일이지 싶습니다. 스스로 마음에 들 적에는 때랑 곳을 찬찬히 보면서 나설 테니 틀리거나 어긋나는 일이 없다고 느껴요. 마음에 드는 때랑 곳을 가려서 일한다면 모자라지도 아쉽지도 않겠지요. 《손과 입》 두걸음에 나오는 이야기를 헤아립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속이야기가 있는데 이를 밝히기도 하고 숨기기도 합니다. 이 속이야기에 따라 온갖 겉이야기를 맞닥뜨리고, 겉속을 오가는 이야기는 어느새 삶이야기란 옷으로 거듭납니다. 손에 칼을 쥐면서 속을 풀어내고픈 이가 있다면, 칼솜씨가 없어 입으로 조잘조잘 말꽃을 피우면서 속을 털어내고픈 이가 있습니다. 누구는 호미로, 누구는 바늘로, 누구는 붓으로, 누구는 도끼로, 누구는 눈빛으로 속내를 밝히겠지요. 새로 돋는 꽃을 손으로 쓰다듬습니다. 새로 나는 잎을 코끝으로 스칩니다. 우리 손은 한결 단단히 쥐면서 사랑하는 살림을 짓는 길이지 싶습니다. 우리 입은 한껏 푸르게 열면서 사랑하는 삶을 노래하는 길이지 싶어요. ㅅㄴㄹ



“저나 공주님처럼 검을 쓰지 못하는 사람이 어둠을 걷으려면, 말로 불을 켤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49쪽)


“너무 매정한 거 아녜요? 당신 대신 손을 더럽혀 준 사람인데.” “모른다면 모르는 줄 알아라! 별것 아닌 트집을 잡아 우쭐해 하는 것도 그쯤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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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20.3.27. 커다란 나무가 갖고 싶어 | 오늘 읽기 2020-03-3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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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3.27.


《커다란 나무가 갖고 싶어》

 무라카미 쓰토무 그림·사토 사토루 글/이선아 옮김, 논장, 2003.8.5.



언제였는 지 가물거리지만, 어릴 적 언젠가 “뭘 갖고 싶니?” 하는 물음에 문득 “나무요! 커다란 나무요! 타고 오르며 놀고, 집도 지을 수 있는 나무요!” 하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이때 둘레 어른은 “마당도 없는 좁은 집에 무슨 나무? 다른 것은?” 하고 말했다. 이 말을 듣고서 ‘아, 나무를 갖고 싶다는 꿈은 말하거나 이룰 수 없나 보구나.’ 하고 여기면서 한참 잊었다. 예전에는 우리 집 아이들이 “나무를 타게 올려주셔요.”라든지 “나무에서 못 내려오겠어요.” 하고 말했으나 어느덧 두 아이는 저희끼리 나무를 타고오른다. 때로는 나무줄기에 걸터앉아서 하늘바라기를 한다. 조금 더 우람한 나무를 보금자리에 품는다면, 한결 깊이 숲으로 깃든다면, 아이들은 마음껏 나무살림을 짓겠지. 《커다란 나무가 갖고 싶어》는 우리 책숲에 건사한 그림책이지만, ‘어쩌면 판이 끊어질는 지 몰라’ 하는 생각이 들어 한 자락을 새로 장만했다. 아름다운 그림책이니 둘을 건사할 만하지 않겠는가. 이 그림책을 하나 더 장만할 돈으로 새 그림책을 장만해도 좋을 테지만, 아름다운 그림책을 둘 나란히 놓아도 즐겁다. 아니, 아름다운 그림책을 나란히 놓으면 그 모습대로 아름답지. 아이한테 우람나무를 물려주는 어른으로 살자. ㅅㄴㄹ




커다란 나무가 갖고 싶어

사토 사토루 글/무라카미 쓰토무 그림/이선아 역
논장 | 2003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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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20.3.26. 펭귄표 냉장고 | 오늘 읽기 2020-03-30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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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3.26.


《펭귄표 냉장고》

 다케시타 후미코 글·스즈키 마모루 그림/김숙 옮김, 북뱅크, 2001.10.30.



깊게 판 자리는 바깥바람이나 바깥볕이 어떠하든 시원한 결이 흐른다. 어느 모로 보면 춥거나 차고, 어느 모로 보면 싱그럽다. 흙으로 둘러싼 구덩이를 파서 건사하니, 또 우물물에 담그니, 나물이며 먹을거리를 두고두고 누리는 길이다. 글을 새긴 나무판이라면 한 해 내내 서늘하면서 그늘지고 바람이 잘 드는 데에 간직한다. 오늘 우리는 숲이 베푸는 싱싱칸이나 서늘터를 치우고서 냉장고를 들인다. 《펭귄표 냉장고》는 전기를 먹고 여러 톱니가 돌아가기에 차가운 바람을 품기만 하지 않는 냉장고라는, 펭귄이 슬그머니 냉장고에 같이 살기에 이러한 세간을 쓸는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지은 어린이책이다. 아이는 냉장고에 깃든 펭귄을 만난다. 어른들은 냉장고에서 먹을거리가 하나둘 사라질 적마다 아이를 꾸중한다. 어른이 생각하기에 냉장고에 펭귄이 깃들 길이 없을까? 냉장고에 펭귄이 산다는 얘기를 터무니없다고만 여길까? 아이가 들려주는 말을 어느 만큼 마음을 열고서 맞아들일 만할까? 그저 사다가 쓰는 세간이 아닌, 우리가 손수 지어서 누리고 나누는 세간이라면, 이 세간에 깃드는 숨결이나 넋을 생각한다. 손수 젓가락을 깎아서 쓰면 젓가락을 고이 다룬다. 손수 집을 지어서 살면 이 집을 우리 몸처럼 돌본다. ㅅㄴㄹ



펭귄표 냉장고

다케시타 후미코 글/스즈키 마모루 그림/김숙 역
북뱅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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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20.3.25. 피아노의 숲 7 | 오늘 읽기 2020-03-29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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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3.25.


《피아노의 숲 7》

 이시키 마코토 글·그림/유은영 옮김, 삼양출판사, 2001.11.15.



퍽 아쉬운 그림책 《피아노 소리가 보여요》를 읽다가 불쑥 만화책 《피아노의 숲》이 떠올랐다. 첫걸음부터 새삼스레 되읽는데 열아홉걸음부터 이 만화책 느낌글을 쓴 줄 깨닫는다. 앞자락에서 이야기할 만한 대목이 많은데 여태 안 짚고서 지나왔더라. 첫걸음부터 여덟걸음까지 느낌글을 쓰자고 생각한다. 이 만화를 놓고 2018∼2019년에 24자락으로 새롭게 24분짜리 만화영화가 나왔더라. 요즘도 꾸준히 사랑을 받는구나 싶다. 비록 어린이하고 함께 보기에는 만만하지 않은 줄거리를 담는데, 삶·마을·사랑·꿈·하루·땀방울·어머니·어버이·길잡이·동무를 비롯하여 숲에 이르기까지 온갖 이야기를 차근차근 다룬다. 무엇보다도 이 만화는 피아노를 두들길 적에 흐르는 소릿결이며 노랫가락을 그림으로 눈부시게 담아낸다. 벼락을 맞아 불타버리는 피아노도 애틋하게 그리고, 큰고장 한복판에 놓인 속비치는 피아노를 만난 카이가 다시 피아노에 눈을 뜨면서 앞길을 의젓하게 가다듬는 대목도 차분히 그린다. 피아노 노래빛을 눈을 감고 본다면 어떻게 느낄 만할까? 눈을 감는다고 해서 시커멓지 않다. 눈을 감기에 외려 더 반짝이거나 초롱이는 무지갯빛을 보기도 한다. 이러한 빛결을 읽지 않는다면 외곬조차도 못 되는 그림이 나오겠지. ㅅㄴㄹ



피아노의 숲 7

잇시키 마코토 글,그림
삼양(만화) | 2008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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