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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21.12.22. 방귀야 부탁해 | 오늘 읽기 2021-12-3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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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2.22.

 

《방귀야 부탁해》

 황현희 글·유진아 그림, 섬집아이, 2021.10.25.

 

 

큰아이가 도와 ‘책숲 꽃종이(소식지)’를 글자루에 넣고 여민다. 고맙구나. 다달이 책숲 꽃종이를 여밀 적마다 지난일을 떠올린다. 아이들이 모두 어릴 적에는 집안일을 하다가 조금, 아이들하고 놀다가 조금, 밥벌이를 하다가 조금, 빨래를 하다가 조금, 밤에 아이들을 재우고서 쪽틈을 내어 조금 …… 이렁저렁 이레나 열흘에 걸쳐 겨우 부쳤다. 이제 아이들이 부쩍 자라서 손이 덜 가기에, 아이들이 거들지 않으면 이틀이나 사흘이면 다 부치고, 아이들이 거들면 한나절에 마친다. 자전거를 타고 들길을 가른다. 올해는 맞바람이 적다. 이토록 고마운 바람인가 하고 느끼면서 이따금 두 손을 놓고서 바람을 쐰다. 어릴 적에는 멋부리며 두 손을 놓다가 와장창 엎어져 자전거도 몸도 깨졌으나, 어른인 오늘은 가볍게 두 손을 놓고 천천히 몰며 바람을 누린다. 《방귀야 부탁해》는 어린이스러운 그림책이다. 조금 더 어린이스러워도 아름다웠으리라 생각하지만 이만큼도 훌륭하다. 우리나라도 ‘창작 그림책’이 꽤 쏟아지는구나 싶은데 꽤나 붓멋을 들이기 일쑤이다. 너무 서울스럽고 어른스럽기까지 하다. 오래도록 사랑받는 그림책은 ‘어른스럽지 않’을 뿐더러 ‘서울스럽지도 않’다. 그림님도 글님도 이 대목을 좀 눈여겨보기를 빈다.

 

ㅅㄴㄹ

 

방귀야 부탁해

황현희 글/유진아 그림
섬집아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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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21.12.21. 월간토마토 vol.172 | 오늘 읽기 2021-12-3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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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2.21.

 

《월간토마토 vol.172》

 이용원 엮음, 월간토마토, 2021.11.1.

 

 

읍내 법무사에 간다. ‘글뭉치(등기 서류)’ 두 가지를 받는다. 참말로 끝난 땅종이(토지문서). 우리 집이 고스란히 우리 집이로구나. 시골에는 ‘등기’가 안 된 땅이 수두룩하다. 곰곰이 보면 굳이 ‘등기’를 할 까닭은 없다. ‘등기 = 세금’일 뿐이다. 또한 ‘등기 = 개발’하고 잇닿는다. 숲에 깃들어 조용히 살아가는 길이 아름다운데, 숲을 누리려면 오늘날에는 이 땅종이를 늘려서 부릉이나 풀죽음물(농약)이나 도둑이 얼씬거리지 않도록 둘러야 한다. 그런데 막상 시골에서 살면서 지켜보니, 땅종이가 있어도 우두머리(군수)가 뒷돈을 챙겨서 어디에다 막삽질을 하려고 나서면 삽차로 싹 쓸더라. 푸른터(국립공원)조차 아랑곳하지 않더군. 《월간토마토 vol.172》을 대전마실을 하며 장만했고 다달이 받기로 했다. 고장마다 펴내는 책에는 애써 대단하다 싶은 이야기를 안 실어도 된다. 엄청난 ‘문화·예술·역사·건축’은 엄청난 분들이 하라고 맡기고, 마을책은 마을살림을 수수하게 여미면 즐겁다. 요새는 눈뜨는 이웃이 조금씩 늘어나는데 ‘취재’를 하면 글이 망가진다. ‘취재’는 집어치우고 ‘함께살’면 된다. 스스로 마을사람이자 시골사람으로 살림을 짓고 놀고 노래하면 모든 이야기는 저절로 신나게 샘솟는다.

 

ㅅㄴㄹ

 

월간 토마토 (월간) : 11월호 [2021]

편집부 저
월간토마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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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21.12.20. 마리와 양 | 오늘 읽기 2021-12-3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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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2.20.

 

《마리와 양》

 프랑소아즈 글·그림/정경임 옮김, 지양사, 2004.1.5.

 

 

아침 일찍 우체국에 간다. 서울에 서둘러 보낼 글꾸러미가 있다. 이 때문에 서울마실을 생각해 보았는데, 작은아이가 “서울 가지 말고 우체국으로 가요.” 하고 말하기에 우체국으로 간다. 일찌감치 우체국 일을 보고서 어떻게 할까 생각하며 순천으로 가려다가 벌교로 시골버스를 타고 간다. 돌림앓이를 핑계로 시외버스가 엄청 줄어서, 고흥·순천을 오가는 시외버스를 타기가 까다롭다. 순천 낙안에는 〈형설서점〉이 있다. 낙안도 순천이니 그곳에 가자. 나는 책을 읽고, 작은아이는 책집 앞 너른터를 달리거나 걸으면서 해바라기를 한다. 해질녘에는 다시 시골버스로 고흥으로 돌아오는데, 사람도 부릉이도 드문 외진 시골길을 까뒤집고 넓히는 삽질이 한창이더라. 돈을 이렇게 퍼붓는구나. 삽질나라에서는 삽질로 뒷돈을 챙기는 짓이 끝없이 넘치는구나. 《마리와 양》을 읽었다. 상냥하면서 따스하게 흐르는 줄거리이다. 가만히 보면 온누리 어느 곳이나 수수한 어버이는 수수한 아이들한테 수수한 살림빛으로 말을 가르치고 셈을 물려주었다. 외우도록 닦달하지 않고, 부드러이 이야기를 지어 아이랑 노래하는 나날이었다. 오늘 우리는 아이들을 배움터에 몰아넣지만 무엇보다 ‘사랑’이 빠졌다. 사랑이 없으면 모두 눈가림에 눈속임이다.

 

#JeanneMarieCountsHerSheep

 

ㅅㄴㄹ

 

마리와 양 1ㆍ2ㆍ3

프랑소아즈 글,그림/정경임 역
지양어린이 | 201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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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21.12.19. 이치고다 씨 이야기 1 | 오늘 읽기 2021-12-3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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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2.19.

 

《이치고다 씨 이야기 1》

 오자와 마리 글·그림/정효진 옮김, 학산문화사, 2010.10.25.

 

 

다시 낮볕은 포근하고 하늘은 맑고 바람은 싱그럽다. 해마다 포근한 겨울이 되는지 아닌지는 안 쳐다보기로 했다. 포근하면 포근한 대로 반기고, 얼어붙으면 얼어붙는 대로 즐기는 겨울을 맞이한다. 읍내를 다녀오는 해날(일요일)이다. 우리 집은 부릉이를 건사하지 않고 시골버스를 타기에, 시골버스에서 시골 푸름이를 스칠 적마다 이 아이들 입에서 쏟아져나오는 막말(욕)에 귀가 아프다. 푸른돌이도 푸른손이도 말끝마다 막말이다. 곁님하고 이 대목을 얘기해 보는데, “그 아이들은 아마 욕인 줄 모르고 그냥 입에 붙은 말 아닐까요?” 하는 말에 “아, 그렇겠네.” 하고 느꼈다. 어른이나 아이 모두 ‘식빵 굽기’를 늘 하는 우리나라인걸. 《이치고다 씨 이야기 1》를 새삼스레 읽었다. 홍성에 사는 이웃님 큰아이한테 건네고 싶어서 헌책을 어렵사리 장만했다. 그러나 여섯걸음 가운데 석걸음만 겨우 찾았다. 뭐, 석걸음이라도 ‘착하고 참한 그림꽃책’을 누릴 수 있기를 빈다. 오자와 마리 님 그림꽃책이 우리말로 다 나오지는 않았으나, 몇 가지 나온 책만 보아도 이토록 ‘착한 이야기·그림·말’을 담을 수 있나 싶어 늘 놀란다. 누리그림꽃(웹툰)이 그렇게 잘 팔리고 돈이 된다는데, 우리나라 누리그림꽃을 보면 숨이 막히고 끔찍하다.

 

ㅅㄴㄹ

 

 

이치고다씨 이야기 6

오자와 마리 글,그림
학산문화사 | 2011년 06월

이치고다씨 이야기 1

오자와 마리 글,그림
학산문화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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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숲하루 2021.12.30. 새말 | 숲노래 도서관 2021-12-3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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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12.30. 새말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언제나처럼 바지런히 말꽃엮기(사전편찬)를 하다가 부엌일을 하고, 밥을 차리고, 빨래를 마쳐서 널고, 숨을 돌리고, 밥을 먹을까 말까 하다가 먹으니 낮 두 시에 이릅니다. 이제 슬슬 졸릴 때이지만, 새해 첫날을 앞두고 저잣마실을 다녀오려고 합니다. 이튿날 12월 31일은 읍내가 몹시 북적대거든요. 오늘 볼일을 보고서 며칠을 조용히 시골집에 머물자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우체국에 다녀오지 않으면 한동안 글월을 못 부치겠습니다.

 

  영어를 우리말로 옮기다가 막힌 곁님이 이모저모 실랑이를 들려줍니다. 한참 듣고 나서 곁님한테 들려줄 말은 한 가지입니다. “스스로 알아들은 대로 옮겨요. 남들한테 알려줄 생각은 하지 마요.” 남(사회)이 어떻게 알아차리도록 도울까 하고 생각할 까닭이 없습니다. 스스로 알아듣고 새긴 만큼 옮기면 됩니다. 이른바 애벌옮김입니다.

 

  애벌옮김이 있어야, 이 애벌옮김으로 두벌옮김을 하고 석벌옮김을 거쳐 비로소 ‘애벌손질’에 이릅니다. 애벌손질까지 오면 두벌손질하고 석벌손질을 하지요. 이렇게 여섯걸음을 지나갔으면 ‘우리말로 풀어내기’를 합니다. ‘애벌옮김’도 ‘애벌손질’도 ‘아직 우리말스럽지 않기 마련’입니다. 무늬는 한글이되 우리말이 되려면 갈 길이 한참 남았다는 뜻입니다. ‘우리말로 풀어내기’도 석벌쯤 하고서, 바야흐로 혀에 얹어서 아이하고 도란도란 말을 나누어 보면 ‘바야흐로 남한테도 이야기를 펼 만큼 안다’고 할 만한가 하고 짚습니다.

 

  어렵게 말하자면 ‘적어도 열벌 손질·되쓰기를 거쳐야 번역원고라고 할 만하다’는 뜻입니다. ‘열벌 손질 = 직역’입니다. 열한벌 손질째로 접어들어야 비로소 ‘의역’이란 이름을 붙일 만합니다. 열벌 손질까지 이르지 않고서 ‘직역인가 의역인가 하고 다툴’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아직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옮기는(번역) 사람은 하나도 없지 싶어요. 이렇게 옮겨서 책을 내는 곳도 없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숲노래 씨는 우리나라 옮김책(번역책)을 안 믿습니다. ‘우리말로 풀지 않은 글이지만, 이럭저럭 속내를 새기도록 두벌옮김을 해주기만 해도 훌륭하다’고 여깁니다.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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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책시렁 261 할아버지 나무 | 어린이+푸름이+교육 2021-12-3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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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할아버지 나무

단니엘 포세트 글/클레르 르그랑 그림/최윤정 역
비룡소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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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2021.12.30.

맑은책시렁 261

 

《할아버지 나무》

 다니엘 포세트 글

 클레르 르그랑 그림

 최윤정 옮김

 비룡소

 2002.11.11.

 

 

  《할아버지 나무》(다니엘 포세트·클레르 르그랑/최윤정 옮김, 비룡소, 2002)를 가만히 읽으면, 아이하고 할아버지하고 배움터하고 길잡이(교사)하고 동무가 얽힌 실타래를 엿볼 만합니다. 배움터 길잡이가 아이를 슬기롭게 달래면서 할아버지하고 동무 사이를 잇는 줄거리를 들려주는데, 막상 삶자리에서는 이 어린이책 줄거리대로 흐르지는 않는다고 느낍니다.

 

  우리나라도 프랑스도 ‘시골스럽다 = 부끄럽다’로 여기는 눈길이로구나 싶어요. 앞에서는 “그래, 너희 할아버지는 아프리카에서 사냥꾼으로 훌륭하구나. 프랑스 파리에서도 사냥꾼 노릇을 하면 되겠지.” 하고 이야기할 어른이나 길잡이가 있을까요? 흙을 만지면서 호미랑 낫을 쥔 할매 할배한테서 배우는 곳은 없다시피 합니다. 어린배움터가 흙할매한테서 배우나요? 푸른배움터가 흙할배한테서 배우나요? 열린배움터에서 젊은이를 가르치는 시골 할매 할배가 있는지요?

 

  아기를 집에서 어떻게 낳아서 세이레를 돌보는가를 가르치거나 배울 곳은 어디일까요? 어머니가 아기를 낳아 몸을 살피는 사이에 아버지는 집안일을 어떻게 맡아서 슬기롭고 사랑스레 아기랑 곁님을 보살펴야 하는가를 가르치거나 배울 곳은 어디일까요? 엄마돌봄집(산후조리원)을 따로 세울 일이 아닙니다. 모든 돌이(아버지)가 ‘엄마돌봄(산후조리)’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모든 순이(어머니)는 아기를 세이레 동안 곁에 두면서 바깥손을 타지 앟도록 토닥일 줄 알아야 하지요.

 

  씨앗 한 톨을 건사하는 길을 나눌 배움터를 오늘날 어디에서 찾아볼까요? 나무처럼 즈믄해를 훌쩍 살아내는 사람 몸뚱이가 아니라면, 나무를 함부로 건드리는 짓이 아니라, 나무한테서 이야기를 마음으로 듣고서 나무를 사랑하는 길을 배우는 자리를 마련할 노릇입니다.

 

  삶도 살림도 사랑도 가르치거나 배우지 않으면서 ‘서울 일거리’만 ‘꾼(전문가)’이 되도록 길들이는 곳이 배움터라는 이름이라면, 이 나라도 이웃나라도 앞길은 새카말밖에 없다고 느낍니다.

 

ㅅㄴㄹ

 

“할아버지, 애들이 놀리면 어떡해요? 카라모코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할아버지밖에 없을 거란 말이에요.”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 애들한테 이 할아비 이름의 뜻이 ‘사자 사냥 대장’이라고 가르쳐 주면 되잖아. 얼마나 멋있어, 안 그러냐?” “네, 그렇기는 한데……. 사자를 사냥하던 때나 그렇죠.” (18쪽)

 

“맛있기는 하지만 할아버지는 쿠스쿠스를 손으로 먹잖아요. 학교에서 음식을 손으로 먹으면 혼난단 말이에요! 음,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할아버지 이름을 모리스라고 하고 소시지 가게 주인이라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22쪽)

 

“나는 여러분에게 사막의 바람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를 해주러 왔다.” 둥! 둥! 둥! 내 심장 뛰는 소리도 꼭 저 탐탐 소리만큼이나 큰 것 같다. (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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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책 읽기 172 사라지지 말아요 | 숲책+사전/우리말 2021-12-30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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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라지지 말아요

방윤희 저
자연과생태 | 2021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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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숲책 2021.12.29.

숲책 읽기 172

 

《사라지지 말아요》

 방윤희

 자연과생태

 2021.10.20.

 

 

  《사라지지 말아요》(방윤희, 자연과생태, 2021)를 읽으면 ‘고흥 좀수수치’가 나옵니다. 고흥에서 살며 좀수수치를 본 일은 아직 없으나, 이 헤엄이가 삶터를 건사하기는 참 만만하지 않구나 싶습니다. 처음 고흥이란 두멧시골에서 빈집을 장만해서 요모조모 손질해서 살던 무렵만 해도 막삽질이 적었는데, 어느새 들녘이건 숲이건 바닷가이건 빈터이건 끝없이 막삽질이 밀려들어요. 멀쩡한 도랑이며 냇물을 ‘보기좋게’ 한다면서 잿빛(시멘트)을 퍼붓는데 10억이니 100억이니 하는 나랏돈이 흘러듭니다. 멀쩡한 숲을 싹 밀어 민둥갓으로 바꾸더니 ‘조림사업’이란 이름을 붙여요. 갯벌을 메워 논으로 바꾼 자리에 햇볕판을 엄청나게 심고, 파랗게 일렁이는 바다 한복판에도 햇볕판을 끝없이 박습니다.

 

  이런 짓이 참말로 ‘탄소 줄이기 + 신재생에너지’일까요? 돈 놓고 돈을 먹는 이 모든 막삽질은 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이명박 무렵에는 경상도에서 잦았다면,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무렵에는 전라도에서 수두룩합니다. 우리나라에 ‘돈이 모자라지는 않구나’ 싶습니다. 도둑님이 잔뜩 있을 뿐입니다.

 

  고흥 읍내에 즈믄살 가까운 느티나무가 있어도 돌보는 손길이 없이 커다란 줄기를 뭉텅뭉텅 치는 막짓에, 나무 곁에 박은 바깥채(정자)에서 술판을 벌이는 마을 할배가 있을 뿐입니다. 여름에는 제비를 만나고 겨울에는 청둥오리를 마주하는 읍내 냇물이지만 그냥저냥 버리는 쓰레기가 옆에서 같이 흐릅니다.

 

  사라지지 말기를 바랄수록 사라지는구나 싶습니다. 시골 어린이·푸름이가 배움터에 다니면서 펴는 배움책에는 ‘나고자란 시골에서 즐거이 숲을 노래하면서 살림을 사랑으로 짓는 길’이 한 줄로라도 안 나옵니다. 모두 서울에 맞춥니다. 예전부터 이러했습니다. 시골이 사라지지 않으려면 시골 어린이가 배움터에 가지 않아야겠구나 싶어요. 숲이 사라지지 않으려면 나라지기(대통령)에 벼슬꾼(정치꾼·공무원)을 싹 집어치워야겠구나 싶습니다. 글이며 책이며 새뜸(신문·방송)이며 온통 시끌벅적한 서울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어쩌다 놀러가는 숲(자연)이 아닌, 늘 곁에 품는 숲이지 않다면, 푸른숨은 곧 모조리 사라지는 잿빛별이 되겠지요.

 

ㅅㄴㄹ

 

현재 우리나라에서 복원을 진행하는 동물로는 여우와 반달가슴곰, 산양, 황새 등이 있습니다. 야생에서 민간이 맞닥뜨렸을 때 크게 위협이 되지 않는 동물들입니다. (43쪽)

 

혹시 멸종 위기 생물이 나와 전혀 관계없는 것처럼 여겨진다면 지금 사는, 비바람을 막아 주는 집을 생각하면 됩니다. 그 콘크리트에 들어가는 자잘과 모래가 바로 흰수마자, 여울마자 같은 민물고기의 집터였으니까요. (113쪽)

 

쉽게 구할 수 있는 원예종에 둘러싸여 살다 보면 실제 야생에서 자라는 멸종 위기 식물의 상황이 어떤지 놓치게 됩니다 … 어느 시대건 희귀한 것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라, 멸종 위기 식물을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지역에 복원한다든지 보호 철책이나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며 살펴야 하는 실정입니다. (1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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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꽃이다 66 고양이 | 꽃으로 살려낸 우리말 2021-12-29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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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나는 말꽃이다 66 고양이

 

 

  2021년 7월에 국립국어원은 ‘길고양이’를 올림말로 삼으면서 ‘도둑고양이’ 뜻풀이를 손질합니다. “길고양이 : 주택가 따위에서 주인 없이 자생적으로 살아가는 고양이”하고 “도둑고양이 : 몰래 음식을 훔쳐 먹는 고양이라는 뜻으로, ‘길고양이’를 낮잡아 이르는 말 ≒ 도적고양이”로 적는데, 두 낱말 뜻풀이는 모두 얄궂습니다. 고양이한테 언제부터 ‘임자(주인)’가 따로 있었기에 “주인 없이 자생적으로” 같은 뜻풀이를 붙일까요? 이제는 ‘도둑고양이’ 같은 낱말은 버려야겠는데, 굳이 낱말책에 남기려 한다면 뜻풀이는 제대로 붙일 노릇입니다. 푸른별로 보자면 도둑은 정작 사람입니다. 새·풀벌레·짐승·헤엄이를 마구 짓밟고 죽이고 삶터를 빼앗는 사람인걸요. 고양이를 더 헤아린다면 ‘들고양이’를 바탕으로 ‘골목고양이·마을고양이’로 가르고, ‘길고양이’하고 ‘집고양이·곁고양이’로 나눌 만합니다. 우리는 사람이지만 사람 눈길로만 둘레를 본다면 뭇목숨을 찬찬히 다루는 길하고 멀어요. 스스로 삶을 짓는 뭇목숨을 볼 노릇이요, 사람은 이 별에서 어떤 몫을 하면서 삶을 밝히는가를 생각해야지요. 그리고 낱말풀이에는 ‘자생적(自生的)’ 같은 일본스런 한자말 아닌 우리말 ‘스스로’를 써야 알맞습니다.

 

ㅅㄴㄹ

 

[국립국어원 낱말책]

길고양이 : 주택가 따위에서 주인 없이 자생적으로 살아가는 고양이

 - 길고양이를 돌보다 /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다 / 길고양이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도둑고양이 : 몰래 음식을 훔쳐 먹는 고양이라는 뜻으로, ‘길고양이’를 낮잡아 이르는 말 ≒ 도적고양이

 - 거의 작은 개만큼이나 큰 검정고양이였다. 부대의 쓰레기통을 뒤지는 도둑고양이였을 것이다. 《오정희, 중국인 거리》

요 망할 놈의 고양이 새끼! 걸이는 공동변소 옆에 엎드려 있는 도둑고양이를 그리 힘들이지 않고 잡아 쥐었다. 《황순원, 움직이는 성》

.

.

[숲노래 낱말책]

길고양이 : 사람 손을 타기도 하면서 사람과 가까운 길에서 지내는 고양이

 * 길고양이가 지붕에서 해바라기를 한다

들고양이 : 사람 손을 안 타면서 들에서 홀가분하게 살아가는 고양이

 * 들고양이는 이 겨울을 어떻게 나려나

도둑고양이 : 사람 손을 안 타지만 사람과 가까운 데에서 먹이를 찾으며 살아가는 고양이

 * 도둑고양이가 새끼를 예쁘게 낳았어요

골목고양이 : 도시에서 골목을 이룬 곳에서 곧잘 사람 손을 타기도 하며 지내는 고양이

 * 사람과 골목고양이는 서로 이웃이다

집고양이 : 사람 손을 타면서 사람과 가까이 지내는 고양이

 * 집고양이라도 새를 잘 잡아

곁고양이 : 사람 곁에서 한집을 이루며 살아가는 고양이

 * 곁고양이가 나를 다독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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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말. 추레하다 | 우리말 살려쓰기 2021-12-2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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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1.12.28.

오늘말. 추레하다

 

아름답게 살아가기가 어렵다고 말씀하는 분을 곧잘 만납니다. 온누리에 사납거나 거친 놈이 수두룩한데, 착하거나 곱게 굴다가는 그악스러운 발톱에 긁혀서 다친다더군요. 가만 보면 무쇠탈을 쓴 듯한 이들이 엉터리로 굴면서 지저분한 짓을 일삼는 모습을 어렵잖이 보곤 합니다. 추레하다 못해 볼썽사나운데, 저이는 어쩜 저렇게 볼꼴없이 구는가 하고 들여다보면, 저이 스스로 얼마나 엉망인가를 모르더군요. 거울로 겉모습은 보되, 냇물로 속마음을 보지는 않아요. 이웃한테 괘씸짓을 일삼는 이들은 모든 몹쓸 씨앗이 이녁한테 돌아가는 줄 안 깨닫습니다. 무시무시한 엄니는 바로 스스로 돌려받을 씨앗인데, 나쁜짓을 못 멈춰요. 우리는 퍽 오래도록 콩나물시루라 할 배움칸(교실)에 갇혀서 길들었습니다. 배움터가 배우고 나누는 밑바탕 노릇을 못 한 지 오래입니다. 북새칸에서 아이들은 살아남느라 바쁩니다. 미어터지는 곳에서 아이들은 서로 밟고 치고 때리면서 따돌릴 뿐 아니라, 끼리질을 어릴 적부터 익힙니다. 배움수렁(입시지옥)은 아이어른 모두 쇠낯으로 내몹니다. 언제쯤 고약한 배움수렁을 끝장내고 사랑스런 배움터로 거듭날 생각인지요?

 

ㅅㄴㄹ

 

사납다·거칠다·고약하다·나쁘다·몹쓸·무시무시하다·무섭다·막되다·막나가다·막짓·막놈·더럽다·지저분하다·지질하다·추레하다·볼썽사납다·볼꼴없다·엉망·엉터리·끔찍하다·괘씸하다·궂다·그악스럽다·매몰차다·매섭다·차갑다·사람탈·탈을 쓰다·무쇠낯·무쇠탈·쇠낯·쇠탈 ← 극악무도, 무도(無道), 횡포, 잔인, 잔학, 잔학무도, 잔혹, 포악, 포악무도, 인면수심(人面獸心)

 

콩나물시루·북새통·북새판·북새칸·빽빽하다·빽빽칸·가득하다·가득칸·넘치다·많다·미어터지다·미어지다·좁다·비좁다 ← 과밀, 과밀학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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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말. 파란바다 | 우리말 살려쓰기 2021-12-29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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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1.12.28.

오늘말. 파란바다

 

하늘빛을 오롯이 담는 바다는 파란바다입니다. 속살림이 붉게 타들어 가는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다면 붉은바다입니다. 새빛으로 가득하여 싱그러운 바다는 파랑바다요, 마치 불꽃처럼 죽음빛이 북새통인 붉바다입니다. 사람한테도 버겁다면 바다한테도 벅찹니다. 사람한테도 새롭게 싱그럽다면 바다한테도 새바람으로 찾아들어요. 삽질로 새터를 닦기보다는, 나무를 돌보고 들꽃을 사랑하면서 새물결을 일으키기를 바라요. 너른바다를 바라보면서 너른마음으로 다스려요. 너른터에서 누구나 신나게 뛰어놀고 땀흘려 일하는 자리를 가꾸면서 이 이야기를 글로 옮겨요. 어렵게 꾸민 글에 풀이를 달기보다는, 즐거이 여민 글에 새록새록 덧글을 달기를 바랍니다. 글 몇 줄을 적었다면, 이제는 그림을 담아 볼까요. 종이 한 자락이어도 어울리고, 두툼하게 종이꾸러미를 챙겨서 그리고 또 그리고 다시 그리고 새로 그려도 아름답습니다. 까다롭게 굴 까닭이 없어요. 나긋나긋 어우러지면 됩니다. 이웃한테 힘들게 굴면 누구보다 스스로 힘들겠지요. 어린이가 생각을 편 그림꾸러미를 고이 건사합니다. 어버이로서 생각을 지은 글꾸러미를 어린이한테 물려줍니다.

 

ㅅㄴㄹ

 

바다·파란바다·파랑바다·너른바다·너른터·열린터·열린자리·새롭다·새터·새길·새빛·새물결·새너울·새바람 ← 블루오션

 

붉바다·붉은바다·북새통·북적이다·복닥거리다·복닥길·북적길·불꽃튀다·불꽃이 튀다·불꽃판·불꽃터·불꽃마당·불꽃바다·불꽃물결·불꽃너울·피튀기다·까다롭다·어렵다·힘겹다·힘들다·버겁다·벅차다 ← 레드오션

 

글·글씨·밑글·덧글·풀이·풀이글 ← 자막(字幕)

 

그림꾸러미·그림꿰미·그림모둠·그림묶음·그림담기·그림담이·종이꾸러미·종이꿰미·종이모둠·종이묶음·종이담기·종이담이 ← 스케치북, 사생첩, 드로잉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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