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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판(군대)이란 민낯 (전원 옥쇄하라!) | 만화책 2021-08-3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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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전원 옥쇄하라!

미즈키 시게루 글그림/김진희 역
AK(에이케이 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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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8.31.

싸움판(군대)이란 민낯

 

《전원 옥쇄하라!》

 미즈키 시게루

 김진희 옮김

 AK comics

 2021.8.15.

 

 

  《전원 옥쇄하라!》(미즈키 시게루/김진희 옮김, AK comics, 2021)는 일본에서 1973년에 처음 나왔고, 우리나라에는 2021년에 비로소 나옵니다. 이 그림꽃책을 선보인 미즈키 시게루(1922∼2015) 님은 이 그림꽃책에 나오듯 싸울아비(군인)로 끌려가서 허덕였으며, 싸움터에서 왼팔을 잃습니다. 그래도 목숨을 건사해서 돌아올 수 있었기에 하늘이 내린 빛이라 여겼다지요. 이러고서 그림꽃에 ‘싸움을 걷어낸 어깨동무(전쟁을 치운 평화)’를 오래오래 그렸습니다.

 

  오랜 벗 테즈카 오사무(1928∼1989) 님은 늘 밤샘에다가 쉬지 않고 그리다가 무척 일찍 이승을 떴다면, 미즈키 시게루 님은 언제나 쉬엄쉬엄 그리면서 잠을 푹 잤다고 해요. 두 그림꽃님은 누구보다 어린이가 참다운 살림길을 사랑으로 맞아들여서 앞으로 온누리를 꽃누리로 가꾸는 슬기롭고 상냥한 마음을 품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붓을 쥐었습니다. 테즈카 오사무 님은 이러한 밑넋을 《아돌프에게 고한다》에서 환히 밝혔고, 미즈키 시게루 님은 이 《전원 옥쇄하라!》에서 또렷이 이야기합니다.

 

  두 사람은 모두 불구덩이에서 살아남았습니다. 테즈카 오사무 님은 군수공장에서, 미즈키 시게루 님은 태평양 섬나라에서 살아남았지요. 어느 모로 본다면, 두 사람은 돈·이름·힘을 거머쥔 우두머리가 나라를 이끈다면서 내세우는 모든 거짓말을 온몸으로 맞닥뜨린 셈이요, 이 거짓말 한복판에서 살아남고 나서 앞길을 새로 열려고 온마음을 바쳤다고 할 만합니다.

 

  총칼을 손에 쥔 이는 어깨동무(평화)를 할 생각이 터럭만큼도 없기 마련입니다. 까만 부릉이에 눌러앉은 채 심부름꾼을 거느린 벼슬아치도 어깨동무에는 티끌만큼도 생각이 없기 마련입니다. 스스로 착하거나 참되거나 아름답게 삶빛을 밝혀 사랑으로 살림을 오순도순 짓는 사람이 아니라면, 돈·이름·힘에 쉽게 휘둘릴 뿐 아니라, 돈·이름·힘을 사납게 휘두르면서 뭇사람에 풀꽃나무에 뭇숨결을 짓밟는 길을 가더군요.

 

  돈·이름·힘을 쥔 우두머리·나라지기·벼슬아치는 여느 사람을 벌레나 들풀로 여깁니다. 이들은 수수한 사람을 쉽게 짓밟거나 괴롭히거나 죽이는 짓을 서슴지 않습니다. 숱한 삽질이 매한가지입니다. 풀죽임물이 똑같습니다. 다 다른 아이들한테 똑같이 배움옷(교복)을 맞춰 입히면서 틀에 박힌 배움책(교과서)을 달달 외우도록 들볶아서 배움수렁(입시지옥)에 몰아넣는 어른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모두 사랑 아닌 죽음길로 치달으면서 스스로 삶과 살림을 모조리 등진 딱한 넋입니다.

 

  우리나라는 싸움판(군대)을 언제쯤 걷어치울까요? 우리는 싸움판(군대)을 하루빨리 없애야 비로소 나라도 마을도 집도 아늑하고 아름답게 피어나는 줄 언제쯤 깨달을까요? 총칼을 쥐도록 길들이는 싸움판은 젊은 사내를 바보로 내몹니다. 싸움판에 끌려가는 젊은 사내는 젊은 가시내를 노리개(성욕 대상)로 바라보도록 길듭니다. 모든 주먹질(폭력)은 싸움판에서 비롯합니다.

 

  추근질(성추행·성폭력)은 예부터 흔했습니다. 예전에는 새뜸(언론)에 거의 하나도 안 나왔을 뿐입니다. 싸울아비가 된 젊은 사내는 젊은 가시내뿐 아니라, 저보다 낮은자리(후임병)인 사내를 주먹질에다가 추근질로 괴롭힙니다. 싸움판을 쓸어버리지 않고서야 순이돌이 모두 아늑하면서 즐거이 살아갈 길을 열지 못합니다. 싸움판이 아닌 살림판을 짓고, 삶판과 사랑판으로 바꿀 노릇입니다.

 

  이제는 젊은 사내하고 가시내를 ‘싸움판(군대) 아닌 시골로’ 보내야지 싶습니다. 이태를 싸움판에서 바보짓에 길들도록 내몰지 말고, 모든 젊은 순이돌이가 시골에서 논밭을 돌보고 숲을 보살피는 손길과 숨결을 익히도록 자리를 마련해야지 싶습니다. 풀죽임물과 비닐과 죽음거름(화학비료)를 모두 치우고서 젊은 순이돌이가 손수 들풀을 보듬고 논밭살림을 익히면서 나무를 아끼는 눈빛을 밝혀야 비로소 이 나라와 푸른별이 참다이 어깨동무로 나아간다고 느낍니다.

 

  어른도 아이도 나아갈 곳은 오직 하나 숲입니다. 총칼이 아닌 들꽃입니다. 쌈박질이 아닌 풀꽃나무를 어루만지는 해바람비를 품을 일입니다. 싸움판 민낯을 들여다봐요. 벼슬아치와 나라지기 민낯을 똑똑히 봐요. 우리가 어른이라면 아이한테 무엇을 보여주고 가르치고 물려줄는지 이제부터 다시 헤아려요.

 

ㅅㄴㄹ

 

국가를 위해서라 말하며 사람들이 싫어하는 군대에 지원하는 바보도 있다. 사랑하는 수와 눈물의 이별. 아침은 일찍부터 일어나 걸레질과 빗자루 청소. 싫은 상등병 놈에게 괴롭힘당하며 울고 또 울며 보내는 하루는 얼마나 긴지. (5쪽)

 

“그런 말 마슈. 다 나라를 위한 일인데. 좀만 더 영업해요.” “더는 몸이 못 버텨요.” “너희(종군위안부)는 이삼 일 있으면 병원선이 와 데려갈 거 아냐. 우리는 이 섬에 남아 죽는다고. 언니, 70명 정도밖에 안 남았으니 버텨 줘.” (13쪽)

 

“중대 본부에서 먹을 거면 그렇다고 하루 전날 연락을 했어야지.” “예.” “따귀가 점심이다.” (44쪽)

 

“알겠나? 초년병과 다다미는 때리면 때릴수록 좋아진다.” “감사합니다―.” (58쪽)

 

“이 고지가 그렇게까지 하며 지킬 필요가 있는 곳입니까? 그 자체가 엄청난 희극 아닙니까?” “이 고지를 지키는 것은 병단장 각하의 명령일세. 자네는 잠자코 나와 함께 죽으면 되네.” (197쪽)

 

“대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런 곳에서 싸우고 있는 겁니까?” “그건 나도 몰라. 초밥 먹는 꿈이라도 꾸며 자라.” (207쪽)

 

“병사들은 살아 있는 게 신기하다는 듯 손을 어루만지고 대지를 힘차게 밟고, 코딱지를 먹어 보았다.” (267쪽)

 

“그치만 여기는 군대이지 않습니까?” “군대? 군대라는 게 애당초 인류에게 있어서 가장 병적인 존재입니다. 인류 본래의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에요. 맑게 갠 하늘이나, 지저귀는 새나, 섬사람들 같은 건전함이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270쪽)

 

“후방의 방비를 위해 굳이, 굳이 옥쇄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옥쇄시키지 않고 그 방법을 찾는 게 작전 아닙니까? 옥쇄로 전도유망한 인재를 잃고 어찌 전력을 높입니까?” (278쪽)

 

“네놈도 일단 군인이면 해도 되는 말이 무엇인지는 알 텐데?” “저는 의사입니다. 군인이 아닙니다. 당신들은 의미도 없이 쓸데없이 사람을 죽이고 싶어합니다. 일종의 미친사람입니다. 더 냉정하게 대국적으로 생각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너 이 자식, 벌레 같은 목숨이 아까워서 지껄이는 게냐?” “목숨을 소중히 여기는 게 어떻겠습니까?” (279쪽)

 

“네놈 그러고도 일본인이냐?” “목숨을 귀히 여기는 것뿐입니다.” “계집애 같은 소리 마라.” “계집애 같은 소리로 들렸습니까? 남자답지 않았습니까?” (280쪽)

 

“그럼 저희와 함께 죽어주시는 게 아니었습니까?” “심정적으로는 마음이 아프나, 자네들의 옥쇄를 끝까지 지켜봐야 하는 냉정한 책임이 있네.” (337쪽)

 

“남에겐 죽음을 강요해 놓고, 본인은 살아남으려는 겁니까?” “냉정하게 보이겠지만, 나에겐 나의 임무가 있네.” “죽음을 명령한 자는 마땅히 함께 죽어야 합니다! 배신함으로써 생존하려는 건 우리가 아니라 당신 아닙니까?” (338쪽)

 

 

#水木しげる #?員玉?せよ

 

https://www.amazon.co.jp/%E7%B7%8F%E5%93%A1%E7%8E%89%E7%A0%95%E3%81%9B%E3%82%88%EF%BC%81%EF%BC%81-%E4%BB%96-%E6%B0%B4%E6%9C%A8%E3%81%97%E3%81%92%E3%82%8B%E6%BC%AB%E7%94%BB%E5%A4%A7%E5%85%A8%E9%9B%86-%E3%82%B3%E3%83%9F%E3%83%83%E3%82%AF%E3%82%AF%E3%83%AA%E3%82%A8%E3%82%A4%E3%83%88%E3%82%B3%E3%83%9F%E3%83%83%E3%82%AF-%E6%B0%B4%E6%9C%A8%E3%81%97%E3%81%92%E3%82%8B-ebook/dp/B0856TZZPN/ref=sr_1_1?__mk_ja_JP=%E3%82%AB%E3%82%BF%E3%82%AB%E3%83%8A&dchild=1&keywords=%E6%B0%B4%E6%9C%A8%E3%81%97%E3%81%92%E3%82%8B&qid=1630372679&s=books&sr=1-1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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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눈으로 고양이를 (묘한 고양이 쿠로 1) | 만화책 2021-08-31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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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묘한 고양이 쿠로 1

Sugisaku 글,그림
시공사 | 2003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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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8.31.

고양이 눈으로 고양이를

 

《묘(猫)한 고양이 쿠로 1》

 스기사쿠

 정기영 옮김

 시공사

 2003.6.25.

 

 

  《묘(猫)한 고양이 쿠로 1》(스기사쿠/정기영 옮김, 시공사, 2003)는 일본에서 2001년에 첫 낱책이 나왔고, 2003년부터 우리말로 나왔습니다. 일본에서는 진작 고양이 그림꽃책이 제법 있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처음으로 나온, 그림꽃책으로뿐 아니라 ‘오롯이 고양이를 다룬 책’으로도 매우 드문 책입니다.

 

  지난 2001∼2003년부터 오늘날을 돌아보자면 고양이를 다룬 책이 더 자주 더 많이 나옵니다만, 거의 모두 ‘사람 눈높이’로 그립니다. ‘고양이 눈높이’로 담아낸 책은 드물어요. 아무래도 우리가 사람이란 몸이라 ‘사람 눈높이’로 그린다지만 어쩐지 핑계 같습니다.

 

  풀꽃나무를 다룬 책도 풀꽃나무 자리가 아닌 사람 자리에서만 그리면 밋밋할 뿐 아니라 엉성하거나 엉뚱하곤 합니다. 헤엄이를 다룬 책도 헤엄이 자리가 아닌 사람 자리에서만 그리면 헤엄이를 그저 먹을거리로만 바라봅니다. 새를 다룰 적에도, 풀벌레나 딱정벌레나 잎벌레를 다룰 적에도 마찬가지예요. 그리고 어린이를 이야기할 적에도 그렇습니다. 어린이 자리나 눈높이가 아닌 어른 자리나 눈높이로 이야기를 한다면 어린이 마음이나 숨결이나 생각에 얼마나 다가설는지요?

 

  숱한 그림책이나 어린이책은 ‘어린이 눈빛’이 아닌 ‘어른 눈빛’으로만 엮으면서 막상 어린이한테뿐 아니라 어른한테도 이바지하지 못한다고 느낍니다. 고양이를 들려주는 그림꽃이나 그림이나 글도 똑같을 테지요. 마음으로 마주하면서 듣고 말하려 한다면 고양이도 풀꽃나무도 헤엄이도 새도 속내하고 생각을 얼마든지 알아챌 만합니다. 마음으로 안 마주하기에 고양이 속내하고 생각을 못 읽어요. 서두른다든지 뭔가 다른 데에 쓰려는 속셈일 적에도 속내하고 생각을 못 읽습니다.

 

  우리말로는 “묘(猫)한 고양이 쿠로”처럼 엉뚱한 이름 ‘묘한 고양이’가 붙습니다만, 일본책은 수수하게 ‘까망이(쿠로)’입니다. 새끼일 적에 어미한테서 떨어져 버림을 받은 까만고양이가 동생하고 살아가는 길을 보여줘요. 둘이 마주하는 동무하고 마을을, 또 둘이 바라보는 사람을 처음부터 끝까지 ‘고양이 자리하고 눈높이’로 이야기합니다.

 

  고양이를 아낀다면 이 그림꽃책을 찾아내어 곁에 두기를 바라요. 어린이를 사랑한다면 이 그림꽃책에 흐르는 빛을 헤아리며 품기를 바라요. 우리는 언제나 초롱초롱 별빛이 될 만합니다.

 

ㅅㄴㄹ

 

나와 여동생과 남동생이 엄마를 베개 삼아 자고 있는데 갑자기 상자에 넣어졌다. 이리저리 흔들리고 사과를 받고 조용해졌다. (8쪽)

 

이 녀석은 울면 우는 만큼 잠자릴 마련해 주고, 우리의 똥을 치워 주는 하인이다. 우리들은 엄마가 우릴 찾을 때까지 여기에 있어 주기로 했다. (12쪽)

 

동생은 다 먹은 뒤 곧바로 밖으로 나와 토하기 시작했다. 우리들은 가끔씩 맛없는 걸 먹고 털뭉치를 토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 (34쪽)

 

내가 자고 있으면 수염이 자주 쓰다듬어 준다. 나는 싫어하고 있는데 모르고 있다. 수염은 더럽다. (71쪽)

 

칭코는 쵸비의 몸을 식히려고 필사적으로 계속 핥아댔고, 핥다 지친 칭코와 교대해 보니, 쵸비의 몸은 나무토막처럼 차갑고 딱딱해져 있었다. (126쪽)

 

너무 춥길래 나는 밖을 보았다. 하늘에서 하얀 게 내리고 있었다. 그건 엄청 차가웠고, 나는 죽은 쵸비의 일이 떠올라 마음이 불안해져 …… (12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クロ號 #杉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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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758 엄마가 미운 밤 | 그림책 2021-08-30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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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엄마가 미운 밤

다카도노 호코 글/오카모토 준 그림/김소연 역
천개의바람 | 201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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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8.30.

그림책시렁 758

 

《엄마가 미운 밤》

 다카도노 호코 글

 오카모토 준 그림

 김소연 옮김

 천개의바람

 2017.7.27.

 

 

  아이들은 어버이가 하는 말을 고스란히 따라합니다. 처음에는 어버이 말을 따르고, 이윽고 둘레 어른 말을 따르며, 나중에는 또래나 동무 말을 따릅니다. 이러고 나서 스스로 생각을 가다듬어 ‘저다운 말’을 찾아요. 《엄마가 미운 밤》은 일본에서 “つきよの3びき”란 이름으로 나온 그림책입니다. 일본말을 옮기면 “달밤에 세 아이”입니다. 일본책에는 ‘엄마’도 ‘밉다’는 말도 없습니다. 그저 달밤에 세 아이가 모여서 놀다가 어머니 품이 그리워서 쫄래쫄래 돌아간다는 줄거리이기도 합니다. 왜 우리나라 그림책에는 대뜸 “엄마가 미운” 같은 말을 넣을까요? 아이들이 “엄마가 미워!” 하고 말한다면, 어버이가 아이한테 “너 미워!” 하고 말했을 테지요. 아주 마땅히 아이들은 ‘왜 어른만 그 말을 쓰고 우리는 쓰면 안 돼?’ 하고 묻거나 따집니다. ‘왜 어른은 그런 짓을 하고 우리는 하면 안 돼?’ 하고도 물어보거나 다그칩니다. 아이한테 어떤 말을 들려주는 어른인가요? 아이한테 어떤 그림책을 어떻게 들려주는 어른인지요? 일본 그림책이 굳이 “엄마가 미운”을 안 쓴 뜻을 읽어내야 합니다. 아이들이 왜 스스로 뿔이 나고 짜증을 내는가를 읽어야 합니다. 사랑한다면 어떤 말을 가려서 써야 하는가를 제대로 알 노릇입니다.

 

ㅅㄴㄹ

#たかどのほうこ #岡本順 #つきよの3びき

 

#책이름으로장난치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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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738 눈 행성 | 그림책 2021-08-30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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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눈행성

김고은 글그림
책읽는곰 | 2015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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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8.30.

그림책시렁 738

 

《눈 행성》

 김고은

 책읽는곰

 2015.1.15.

 

 

  거짓말을 하면 눈덩이처럼 쌓인다고 합니다. 미움이나 시샘을 해도 눈더미처럼 쌓인다지요. 궂거나 밉살스러운 짓을 해도 눈공처럼 자꾸 크고요. 즐겁게 일하거나 아름다이 놀거나 사랑스레 말할 적에도 똑같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겠지요. 무엇이든 같아요. 즐거이 노래하는 마음도, 골을 내며 다투는 마음도, 상냥히 속삭이는 얘기도, 날카롭게 쏘아대는 말도, 언제나 눈처럼 차곡차곡 붙습니다. 이러다가 봄눈처럼 사르르 녹아 들을 살찌우는 빛나고 맑은 물이 돼요. 《눈 행성》에 나오는 어른은 누구 모습일까요? 《눈 행성》에 나오는 아이는 누구 오늘일까요? 우리가 살아가는 이 별은 얼마든지 ‘꽃별’도 ‘숲별’도 될 만합니다. 그렇지만 숱한 어른은 ‘우두머리별’이나 ‘싸움별’로 뒤덮습니다. 때로는 ‘돈별’이나 ‘짜증별’로 휘감아요. 오늘날은 ‘비닐별’이나 ‘플라스틱별’이라 할 만합니다. 고루 어우러지면서 즐겁고 아름다운 별이 아닌, 외곬로 치달으면서 매캐하고 어지러운 ‘눈더미별’이 되고 맙니다. 이런 민낯을 그림책으로 담아낼 만할 텐데, 어른처럼 다투거나 미워하거나 싫어하거나 구경하거나 팔짱끼는 얼거리보다는, 어른은 잊고서 수수하게 놀고 노래하는 눈잔치를 어린이 놀이로만 그리면 낫겠다고 봅니다.

 

ㅅㄴㄹ

 

어른 눈길이 아닌

아이 눈길로

눈더미를 바라보면서 놀고 노래한다면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굳이 안 그리면서도

다같이 웃고 새롭게 바라보는

슬기로운 길을 밝히는

그림책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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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책 545 續 主婦之友 花嫁講座 第五卷 習字兼用 手紙の書き方 | 숨은책시렁 2021-08-3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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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2021.8.30.

숨은책 545

 

《續 主婦之友 花嫁講座 第五卷 習字兼用 手紙の書き方》

 石川武美 엮음

 主婦之友社

 1940.7.31.

 

 

  배움터가 서기 앞서는 순이돌이 누구나 집일·집살림을 같이 건사하고 배우며 돌보는 길이었습니다. 임금붙이·벼슬아치·글바치라면 글을 익히거나 읽었을 테지만, 수수한 순이돌이는 흙을 만지고 풀꽃나무를 읽으며 해바람비하고 동무하는 나날이었어요. 일본도 우리나라도 ‘국민교육’을 “하루 빨리 글과 셈을 익혀서 우두머리가 시키는 대로 싸울아비(군인)나 톱니바퀴(부속품)가 되라”는 밑뜻으로 시켰습니다. 지난날 돌이(남자)만 으레 배움터에 밀어넣어 ‘국민교육’을 시켰는데, 싸움터 총알받이로 잔뜩 내보내야 했거든요. 이동안 순이(여자)는 집일과 아이돌봄을 도맡도록 갈라요. 사람들이 손수 삶을 지어 사랑을 아이한테 물려주던 옛날에는 함께 일하고 쉬고 놀고 배웠습니다. 손수짓기(자급자족)를 할 적에는 늘 순이돌이가 어깨동무였어요. 《續 主婦之友 花嫁講座 第五卷 習字兼用 手紙の書き方》는 ‘싸울아비가 되도록 배움터에 들어가는 길이 막힌 순이’를 가르치는 책 가운데 하나입니다. 밥짓기·옷짓기도 가르치지만 ‘글씨쓰기’도 가르칩니다. 일본은 순이한테 글씨를 가르치는 여느 책까지 냈습니다만, 우리는 순이한테 글씨를 가르칠 생각을 안 하기 일쑤였어요. 총칼에 눌렸다고는 하나, 돌이 스스로 눈을 안 떴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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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숲하루 2021.8.29. 오리 | 숲노래 도서관 2021-08-3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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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8.29. 오리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우리말꽃을 쓰고 엮고 짓는 길이란 ‘고니발질’이라 할까 하다가 ‘오리발질’이 어울리겠다고 느낍니다. 낱말책은 고니(백조)가 되려는 책이 아니라 징검다리를 놓는 책입니다. 낱말을 알맞게 가누어 찬찬히 밝히려고 물밑에서 오리발질을 끝없이 하면서 물살을 가르고 헤엄을 치는 길이 말꽃짓기입니다.

 

  “사람들이 저마다 살아가는 터전에서 어떤 낱말로 이녁 생각을 담아내어 말을 하고 글을 써서 이야기하도록 북돋우거나 돕거나 이바지할 적에 즐겁고 아름답고 사랑스러운가를 쉽게 밝혀내어 들려주는 책”이기에 낱말책입니다. 앞에 나서지 않기에 낱말책이요, 다른 모든 책을 돋보이도록 앞세우고 뒤에 가만히 깃들기에 낱말책입니다.

 

  누가 말을 하면 ‘그 사람이 한 말’이 아닌 ‘그 사람이 말을 골라내어 편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누가 글을 쓰면 ‘그 사람이 쓴 낱말’이 아닌 ‘그 사람이 낱말을 골라내어 엮은 줄거리’를 들여다봅니다.

 

  낱말책은 늘 스스로 뒷전에 서려 하기에 낱말책을 눈여겨보는 사람은 드물는지 모릅니다. 더구나 갈수록 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스스로 뒷전에 서는 이 낱말책을 제대로 읽고 삭여서 ‘우리 스스로 나타내려는 이야기와 줄거리를 가장 즐겁고 아름다우며 사랑스러운데다가 쉽게 풀어낼 길이 될 낱말’을 새롭게 배우고 알뜰히 익히겠노라 생각하는 이웃도 늘어날 만하다고 봅니다.

 

  아무 낱말이나 그냥 쓰는 사람은 종(노예)이 됩니다. 스스로 못 서요. 조선이란 나라가 한글(훈민정음)을 지었어도 한글을 멀리하고 중국 한문을 쓴 글바치가 수두룩합니다. 거의 몽땅 중국 한문만 섬겼어요. 일본이 총칼로 이 나라로 쳐들어온 다음에는 일본글을 쓴 글바치가 숱하지요. 웬만한 사람들은 일본글을 배웠어요. 글바치뿐 아니라 벼슬꾼(공무원)도 그저 일본글을 배울 뿐, 우리글(한글)을 제대로 익혀서 우리말(한말)을 슬기롭게 쓰겠노라 마음먹은 이는 드뭅니다.

 

  일본이 물러난 뒤에는 영어를 붙잡은 사람이 많지요. 중국 한문·일본글·영어, 이렇게 세 가지를 붙잡기에 나쁠 일은 없어요. 그저 이 세 가지를 붙잡는 마음은 ‘스스로 종살이(노예생활)로 빠져드는 굴레’일 뿐입니다. 어린이·시골사람·어버이는 중국 한문·일본글·영어, 이 세 가지를 쓸 일이 없다시피 합니다. 누가 중국 한문·일본글·영어, 이 세 가지를 예부터 오늘날까지 붙잡고서 무엇을 하는가 살펴보아야 합니다. 왼날개에 서든 오른날개에 서든, 말을 말답게 다스리려는 마음이 없다면 어린이·시골사람·어버이를 깔보거나 짓밟거나 들볶는 바보짓으로 나아가기 마련입니다. 어린이를 사랑하고 숲(시골)을 사랑하며 어버이로서 슬기롭고 아름다우며 즐겁게 살아가고 싶다면, 말을 말답게 다스리는 마음으로 거듭날 노릇입니다. ‘우리말 바로쓰기’나 ‘우리말 살려쓰기’조차 아닙니다. ‘쉬운 말이 평화’요 ‘쉬운 말이 사랑’이며 ‘쉬운 말이 삶·살림’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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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하루, 책과 사귀다 48 지역작가 | 책 언저리 2021-08-3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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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48 지역작가

 

 

  글을 쓰고 책을 곁에 두며 ‘부러 버리’거나 ‘애써 안 품은’ 이름은 ‘지역작가’입니다. ‘마을글꾼’이 나쁘다고 여기지는 않으나, 갈수록 ‘지역작가’라는 이름을 등에 업고 온갖 ‘바라지(지원사업)’를 휩쓸고, 그 마을·고을·고장에서 벌어지는 벼슬아치(군수·공무원) 검은짓·뒷짓에 눈감는 ‘지역작가’ 모습에 혀를 내두릅니다. “지원사업을 차지하는 지역작가”하고 “지원사업을 펴는 벼슬아치”는 서로 한통속이 되더군요. 태어난 인천, 싸움판살이(군대생활)를 한 강원, 이오덕 어른 글을 갈무리하며 지냈고 우리 어버이가 사는 충청, 책골목잔치를 거들려고 열 몇 해를 드나든 부산, 아이들하고 열 몇 해를 살아가는 전남,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하고 책마을 일꾼으로 아홉 해를 살던 서울, 가시아버지 피붙이가 사는 경남, 이 어느 곳을 놓고도 마을글꾼이고 싶지 않습니다. 발이 닿고 마음이 닿는 모든 곳마다 다르게 흐르는 숨결을 새롭게 바라보는 눈빛으로 마을책집으로 찾아가서 책을 손에 쥐고 글을 여밉니다. 모든 마을·고을·고장에 이웃이나 동무가 살기에, 모든 곳을 다 다르면서 고르게 사랑합니다. 굳이 글이름을 붙여 본다면, ‘숲글꾼·사랑글꾼·살림글꾼’에 ‘노래글꾼·꽃글꾼·놀이글꾼’쯤이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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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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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하루, 책과 사귀다 47 한글맞춤틀 | 책 언저리 2021-08-3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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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47 한글맞춤틀

 

 

  1935∼1936년에 조선어학회에서 펴낸 《한글》이란 달책을 펴면, ‘조선어 맞춤법 통일안’을 세우려고 몹시 애쓰면서 ‘기독교회’와 크게 싸우는 이야기가 빼곡합니다. 뒷날 ‘한글맞춤법’으로 이름을 바꾸는데, 고장마다 달리 쓰던 말씨(사투리)가 매우 나쁘다고 여기면서 서울말(교양 있는 표준말)을 세워야 한다고 목청을 높입니다. 조선어학회는 나중에 한글학회로 이름을 바꿉니다. 배움모임(학회) 이름에서 드러나듯 말이 아닌 글을 눈여겨봅니다. 사람들이 저마다 다르게 생각을 담는 말길이 아닌, 사람들이 모두 똑같이 쓸 그릇이라는 글길을 파고들지요. 이러다 보니 조선어학회(한글학회) 분들은 “사람들이 어떤 말을 어떻게 가누어 쓰고, 어떤 삶을 어떤 말에 담도록 짓는가 하는 이야기”는 아예 안 다루다시피 합니다. 총칼나라(일제강점기) 한복판에 나온 《한글》은 책이름만 한글로 쓸 뿐, 몸글엔 한자를 새까맣게 써요. 논밭을 지으며 아이를 낳아 돌보는 여느 순이돌이는 ‘우리말이란 생각길’을 연다면, 붓을 쥐어 책을 엮는 글바치는 ‘틀(표준)에 따르는 글씨’만 바라보더군요. 이러한 틀은 안 나쁩니다만, 다름(다양성)을 얕보거나 지나치기 쉽지요. 사투리는 다름·멋·삶·살림이면서 사랑으로 흐르는 생각씨앗이에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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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하며 어깨동무하는 오늘 (쉬운 말이 평화) | 내 사랑 1000권 2021-08-2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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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쉬운 말이 평화

최종규 저
철수와영희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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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 2021

쉽게 말하며 어깨동무하는 오늘

 

 

《쉬운 말이 평화》

 숲노래 밑틀

 최종규 글

 철수와영희

 2021.4.23.

 

 

  종이로 엮는 낱말책(사전)을 쓰는 사람이 몇 없습니다. 요새는 손전화로 슥 훑어볼 뿐이니 우리말꽃(국어사전)을 구태여 쓸 일이 없지 않느냐고 묻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말이든 바깥말이든 슥 훑어서는 속뜻이나 속멋이나 속살림을 읽어내지 못합니다. 낱말 하나를 차분히 혀에 얹은 다음에 마음에 씨앗처럼 묻어야 비로소 말뜻이며 말결이나 말씨를 시나브로 알아차리기 마련입니다.

 

  엊그제 이웃님한테 ‘호미’란 이름을 붙인 노래꽃(동시)을 써서 건네었습니다. 이웃님은 굳이 왜 ‘호미’라는 노래꽃을 건네느냐고 묻습니다. 그래서 “호미라는 연장으로 밭을 일구어요. 호미질은 삽질처럼 흙을 잔뜩 파거나 퍼내지 못하지만, 콕콕 쪼는 조그마한 호미질은 어느새 밭을 알뜰히 일구는 손길이 돼요. 삽을 써서는 밭을 못 일구거든요. 한꺼번에 잔뜩 팔 수 있다고 해서 밭을 이루지 못하고, 늘 알맞춤하게 차근차근 가만히 땅을 쪼는 호미질이 흙을 가꾸고 돌보는 길이 된답니다. 이러한 뜻에서 이웃님이 앞으로 꾀하는 모든 일을 호미질처럼 부드럽고 상냥하면서 찬찬한 몸짓으로 즐거이 이루시기를 바라는 뜻이에요.” 하고 얘기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숲노래 밑틀·최종규 글, 철수와영희, 2021)라는 책을 써냈습니다. 이 책은 2008∼2020년 사이에 나라 곳곳을 다니면서 만난 어린이·푸름이·어른·어버이하고 주고받은 우리말 이야기를 바탕으로 여미었습니다. 자주 물어본 대목을 간추리고, 새롭게 물어보는 대목을 갈무리했습니다.

 

  온나라 뭇이웃님은 ‘우리말’이라고 하면 ‘꼭 지켜야 한다’고 여기시던데, ‘꼭 지켜야 할 우리말’이기보다는 ‘우리 생각을 즐겁게 펴고 기쁘게 나누는 징검돌로 삼는 우리말’이 되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아름답고 훌륭한 우리말’로 받들기보다는 ‘저마다 수수하게 짓고 나누는 살림살이야말로 아름답고 훌륭하기 마련이요, 수수한 살림살이를 수수하게 말 한 마디로 담아내기에 우리는 아름답고 훌륭히 이야기꽃을 편다’고도 보태었어요.

 

  머리(지식·이론·전문가)로 외우는 말이 아닌, 틀(표준말·띄어쓰기·맞춤법)에 너무 매이지 않는 말로, 마음·삶·사랑·기쁨을 서로 어깨동무하면서 나누는 말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어른이라면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는 눈빛으로 말을 하면 참으로 좋아요. 어린이 눈높이를 헤아릴 줄 안다면 구태여 어렵게 말하지 않아요. 어린이 삶자리를 살필 줄 안다면 부러 어렵게 꾸며서 말하지 않아요. 어린이하고 동무하거나 어깨동무하려는 눈빛을 잃는 나머지 어렵게 말해요. 어린이하고 한마음이 되려는 숨결하고 등지기에, 그만 어른 사이에서도 서로 금을 긋거나 울타리를 쌓는 말씨가 되고 말아요.

 

  온누리에 따사로이 흐르는 마음이 말 한 마디에 깃들기를 바라면서 《쉬운 말이 평화》를 써냈습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평화요, 어렵게 말하면 전쟁”이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서로 동무하려는 마음이라면 쉽게 평화로이 말할 텐데, 서로 동무할 마음이 없다면 어려울 뿐 아니라 싸움투성이로 말하는 셈입니다.

 

  이웃님한테 ‘호미’란 이름으로 노래꽃을 써서 건네며 ‘호미’란 낱말하고 ‘홈’이란 낱말이 밑뿌리가 같은 줄 깨달았습니다. ‘홈’을 판다고 하지요. ‘호미’로 팝니다. ‘호’를 넣는 ‘혹’이나 ‘홀·홑·혼자’로 밑뿌리가 같아요. 쉽고 수수하게 쓰는 말씨를 혀에 얹기에 생각을 새롭게 열고, 생각을 새롭게 열기에 마음을 환하게 틔우고, 마음을 환하게 틔우기에, 온누리를 즐겁고 넉넉하게 가꾸는 손길로 하루를 짓는 살림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조그맣구나 싶은 낱말 하나가 어깨동무(평화)를 이루는 밑거름이 된달까요. 일본 한자말이나 영어를 쓰지 말자고 하기보다는, 우리 나름대로 생각을 슬기롭고 아름다이 가꾸면서 즐거이 나눌 낱말을 새로 짓자고 하면 좋겠습니다. 얄궂은 말씨를 손질해도 나쁘지 않습니다만, 이보다는 사랑스레 말하고 어깨동무하는 말결이 되도록 스스로 빛내면 좋겠습니다.

 

  같이 손을 잡아요. 어린이부터 알아들을 수 있는 말씨로 이야기해요. 어린이 눈높이로 말하려고 하면 어느새 꺼풀이나 허울을 벗어던지기 마련이에요. 아이 눈망울을 가만히 보면서 티없이 말을 하고 글을 쓰는 어른으로 피어나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쓸 말은 우리 마음을 사랑으로 가꾸어 온통 짙푸른 숲으로 이끄는 아름드리나무 같은 말일 때에 별님처럼 초롱초롱 빛나리라 생각합니다.

 

ㅅㄴㄹ

 

“쉬운 말이 평화”라고 한다면 “어려운 말이 전쟁”이란 소리가 됩니다. 쉬운 말로 어깨동무를 한다면, 어려운 말로 금긋기를 한다는 뜻이 됩니다. 쉬운 말이기에 서로 동무나 이웃이 된다면, 어려운 말이기에 위아래를 가르는 굴레인 계급이나 권력이 불거지곤 합니다. (7쪽)

 

쉬운 이야기는 쉬우니까 쉽게 풀어서 쓰고, 어려운 이야기는 어려우니까 더욱 쉽게 풀어내어 쓴다면, 대학교뿐 아니라 사회나 정치나 경제나 문학이나 문화는 어떤 모습으로 거듭날까요? 다시 말해서, 쉬운 이야기도 어렵게 덮어씌우고, 어려운 이야기는 어려우니까 그냥 어려운 채 내버려두는 흐름이 오늘날이라면, 오늘날 우리 삶터가 어떤 모습인가를 고스란히 읽어내면 됩니다. (17∼18쪽)

 

‘쉬운 말’이란 무엇인가 하면, 우리가 서로 즐겁게 생각을 나누도록 돕는 말이라고 할 만합니다. 우리한테 아직 덜 익숙하더라도 여러 사람이 생각을 더 넓고 깊게 나누는 길에 징검돌로 삼을 수 있는 낱말이 쉬운 말이에요. (28쪽)

 

올바른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로 ‘정확한 의사표현·의사소통’을 해도 나쁘지 않아요. 다만 우리 삶이, 우리 만남이, 우리 하루가, 우리 어울림이, 우리 오늘이, 빈틈없이 짜맞춘 틀에만 머문다면 어떤 빛이 될까요? (82쪽)

 

어느 낱말 하나에 뜻을 제대로 붙일 수 있다면, 이리하여 제대로 붙인 뜻풀이를 찬찬히 읽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우리는 어느 낱말 하나를 제대로 알아차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삶과 살림과 사람과 사랑을 모두 새롭게 바라보면서 스스로 씩씩하게 일어서는 힘을 찾아내거나 키울 수 있답니다. (113∼114쪽)

 

우리가 재미나게 신바람을 내면서 쓸 우리말을 알맞게 가다듬거나 갈고닦거나 세우지 못한 ‘어른’이야말로 우리말을 무너뜨리거나 흔들거나 허문다고 해야 올바르지 싶습니다. (141쪽)

 

‘사투리를 쓴다’고 할 적에는 입으로 말하는 결을 그대로 살려서 글로 담는다는 뜻으로 여기면 됩니다. 사투리는 틀에 매이지 않는 말이요, 남 눈치를 안 보는 말입니다. 사투리는 스스로 지은 말이며, 저마다 다른 고장이나 마을에서 저마다 다른 살림하고 삶에 맞추어 스스로 길어 올린 말입니다. (164쪽)

 

더 헤아리면 ‘생활공간·주거공간’ 같은 일본 한자말은 ‘살림터’로 담아낼 만해요. 살림터라는 낱말로 일본 한자말을 손질한다기보다, 살림터라는 낱말로 우리가 지내는 자리를 넉넉히 나타낼 만하다는 이야기입니다. (202쪽)

 

말에는 힘이 있습니다. 슬기롭게 가다듬은 말에는 사랑을 짓는 힘이 있습니다. 말에는 씨가 있습니다. 슬기로우면서 사랑스레 갈고닦은 말을 마음이라는 자리에 생각이라는 씨앗으로 즐겁게 심으면, 이 ‘말씨’는 우리가 꿈꾼 길을 이루는 밑거름이 되어 줍니다. 그리고 이러한 말씨는 어느새 평등과 평화와 민주로 이어가고, 마침내 서로 참답고 아름다이 사랑하는 즐거운 숲길이랑 만나는구나 싶어요. (24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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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748 난 나의 춤을 춰 | 그림책 2021-08-2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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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난 나의 춤을 춰

다비드 칼리 글/클로틸드 들라크루아 그림/이세진 역
모래알(키다리) | 2021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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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8.29.

그림책시렁 748

 

《난 나의 춤을 춰》

 다비드 칼리 글

 클로틸드 들라크루아 그림

 이세진 옮김

 모래알

 2021.6.18.

 

 

  눈치를 보기에 노래도 춤도 안 되는 줄 알면서, 참 오래도록 노래도 춤도 섣불리 못 했습니다. 큰아이랑 작은아이가 잇달아 찾아오면서 이 아이들 곁에서 노래짓하고 춤짓을 지켜보기도 하고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노는 사이에 ‘눈길’이랑 ‘눈치’를 새롭게 생각했습니다. 눈치를 본다면 옷차림이며 매무새가 딱딱합니다. 눈길을 헤아리기에 옷차림이며 매무새가 홀가분합니다. 눈치를 보기에 얼굴이나 몸매를 뜯어고치려 하고, 눈길을 가꾸기에 스스로 즐겁게 피어날 삶길을 돌봅니다. “Odette fait des claquettes”를 우리말로 옮긴 《난 나의 춤을 춰》입니다. ‘claquettes’는 ‘구두춥·굽춤·발바닥춤·소리춤’입니다. 딱딱한 신을 꿰고서 마룻바닥에서 소리를 콩콩쿵쿵 울리는 춤이에요. 또는 맨발로 바닥을 힘차게 차면서 즐기는 춤이지요. 다른 아이들 눈치를 볼 적에는 ‘나다운 춤’하고 멀어지는 줄 아는 아이는 스스로 즐거울 춤을 생각합니다. 저도 발바닥춤을 매우 즐겨요. 맨발로 풀밭이나 마당이나 마루에 서서 쿵쿵 울리거나 콩콩 뛰면서 즐기는 춤은 스스로 새몸으로 피어나는 허물벗기 같아요. 길춤(비보이)을 할 만합니다. 틀에 매이지 않고서 손과 몸과 발로 하늘을 가르고 바람을 타면서 마음껏 노래할 만합니다.

 

ㅅㄴㄹ

#Odettefaitdesclaquettes

#DavideCali #ClothildeDelacro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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