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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22.10.23. 푸른 시간 | 오늘 읽기 2022-11-14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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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시간

이자벨 심레르 글/박혜정 역
하늘콩 | 2018년 10월

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0.23.

 

《푸른 시간》

 이자벨 심레르 글·그림/박혜정 옮김, 하늘콩, 2018.10.12.

 

 

안산으로 간다. 시외버스에서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쪽잠을 누린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입가리개로 틀어막는다. 입가리개는 ‘자유·민주·평화·평등’ 어디에도 안 들어가는데, 재갈에 주리틀기를 걷어치우자는 목소리는 그냥 밟힌다. 안산 버스나루에서 전철나루까지 짤막히 풀빛길이 있다. 숨돌릴 쪽틈이다. 시흥 〈백투더북샵〉 들르러다가 오늘 쉬는 듯해서 지나갔더니 여셨다고 한다. 부천 〈글 한 스푼〉으로 첫걸음을 뗀다. 가을해가 넉넉히 스민다. 이윽고 〈빛나는 친구들〉로 걸어간다. 이곳에서 여러 이웃님하고 수다꽃으로 저녁을 밝힌다. 지난날에는 한문이나 한자말로만 책집이름을 지었다면, 요새는 어린이도 알아들을 쉬운 우리말로 책집이름을 짓는 분이 부쩍 늘었다. “글 한 숟갈”이나 “빛나는 어깨동무”란 이름은 얼마나 눈부신가. “책으로 돌아간다”도 멋지지. 그림책 《푸른 시간》은 새삼스레 돌아보아도 안타깝다. 그런데 이 그림책이 안타까운 줄 모르는 분이 퍽 많은 듯싶다. 그래, 안타까울 일이 아니구나. ‘풀빛’하고 ‘파랑’을 가려쓰지 않는다면, ‘green’하고 ‘blue’를 가리지 않으려 한다면, 서울 시내버스는 뭐라 할 셈일까? 우리말 ‘푸르다·파랗다’조차 제대로 알려줄 어른이 없으면 아이는 뭘 배울까?

 

#IsabelleSimler #HeureBleue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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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22.10.22. 오만한 제국 | 오늘 읽기 2022-11-14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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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한 제국

하워드 진 저/이아정 역
당대 | 2001년 01월

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0.22.

 

《오만한 제국》

 하워드 진 글/이아정 옮김, 당대, 2001.1.9.첫/2001.6.20.3벌

 

 

읍내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큰아이는 시골버스에서 시골 푸름이가 쏟아내는 사납말(욕설)이 거슬리다고 한다. 길거리에 가득한 부릉이가 내는 시끄러운 소리로 여기면서 노래를 듣는다. 저녁에 큰아이하고 얘기한다. “고흥 같은 시골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네 또래라 할 푸름이 입에서 사납고 거친 말씨가 쏟아진단다.” “그래요? 그런데 나한테는 사납거나 거친 말씨가 뭔 소리인지 안 들리는데요? 그냥 시끄러울 뿐이라 노래를 들어요.” 큰아이 말을 곰곰이 생각한다. 어버이가 사납말이나 거친말을 아예 안 쓴다면 아이는 ‘사납말·거친말’을 아예 모를 만하고, 누가 이런 말을 해도 귀에 안 들어오거나 그저 스쳐 지나갈 만하다. 버스가 지나가건 말건 그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까닭이 없듯. 고흥읍에 붕어빵장수는 꼭 한 분만 남는다. 사람들이 허벌나게 줄을 선다. 한 시간을 기다려도 못 산다. 바람맛을 느끼며 별잔치 미리내를 누린다. 《오만한 제국》을 새삼스레 되읽는다. 스무 해 만에 되읽으니, 그동안 춤추거나 뒤바뀌는 푸른별 얼거리하고 맞물려 꽤 재미있다. 글님이 겪은 싸움판(전쟁) 이야기를 오늘날에도 들려줄 글바치가 있을까? 글순이도 글돌이도 싸움터(군대)를 겪은 일이 없어 아예 글로 안 쓸 수 있겠다고 느낀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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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책 읽기 160 카카오, 신들의 양식 인간의 욕망 | 숲책+사전/우리말 2022-11-14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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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카카오

안드레아 더리,토마스 쉬퍼 공저/조규희 역
자연과생태 | 2014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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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숲책/숲노래 환경책 2022.11.14.

숲책 읽기 160

 

《카카오, 신들의 양식 인간의 욕망》

 안드레아 더리·토마스 쉬퍼

 조규희 옮김

 자연과생태

 2014.8.11.

 

 

  《카카오》(안드레아 더리·토마스 쉬퍼/조규희 옮김, 자연과생태, 2014)를 여러 해 앞서 읽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도 널리 마시는 까맣고 달콤한 덩이나 물이 무엇이고 어떤 길을 거치는가를 수수하게 들려주는 꾸러미입니다. 까만 달콤이나 달콤물을 즐긴다면, 카카오라는 열매나 나무나 씨앗을 문득 눈여겨볼 만할 텐데, 뜻밖에 열매나 나무나 씨앗을 눈여겨보는 사람은 드문 듯싶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 겨레는 쌀밥을 늘 먹지만 막상 ‘벼·나락·쌀’을 찬찬히 짚는 책이 읽히지는 않는구나 싶고, 이 이야기를 쓰거나 그리거나 담는 사람도 드물어요. 어쩌면 ‘없다’고 해야 할 테지요. 보리나 서숙을 누가 이야기할까요. 팥이나 수수를 누가 쳐다볼까요. 씨앗 한 톨부터 비롯하는 모든 열매를 차근차근 짚으면서 마음으로 만나지 않고서는 풀밥(채식·비건)을 누린다고 말한다면 좀 창피한 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풀밥을 먹느냐 고기밥을 먹느냐 그냥밥을 먹느냐 하고 가르기 앞서, 푸른별을 이루는 뭇숨결을 하나하나 마주하면서 스스로 살림짓기를 가다듬을 노릇이라고 봅니다. 풀밥을 먹으나 막상 풀꽃나무가 자라나는 들숲바다를 등지는 서울(도시)에서 돈을 벌기만 한다면, 무엇보다 스스로 왜 사람인가부터 잊기 쉽다고 느껴요.

 

  어느덧 우리나라는 이웃일꾼(이주노동자)이 이 나라 지음터(공장)뿐 아니라 삽일(토목공사)을 하는 데에다가 논밭까지 들어와서 일합니다. 이웃일꾼이 이 나라를 떠나면 이 나라는 멈춥니다. 싸움터(군대)가 없어도 나라가 멈출 일이 없으나, 이웃일꾼이 멈추면 그야말로 나라가 끝장나요.

 

  카카오밭을 살피는 눈길은 너와 나 사이가 무엇인지를 바라보는 첫걸음입니다. 더디거나 작아도 됩니다. 첫걸음을 뗄 노릇입니다. 앞으로 이 나라 젊은이가 무엇을 보고 듣고 느끼고 배우면서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스스로 꿈을 가꾸는 어른으로 살아갈 적에 아름다울까 하고 생각해야지 싶습니다. 아주 늦었습니다만, 이제라도 제대로 바라볼 때입니다.

 

ㅅㄴㄹ

 

병충해에 강한 몇 가지 복제종으로 구성된 경작지는 몇 세대가 지나면 결국 새로운 전염병에 특히 취약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53∼54쪽)

 

2009년 100그램 초콜릿 한 판 가격은 평균 69센트다 … 농민에게 돌아가는 몫은 약 3센트다. 카카오 재배는 곧 가난한 삶을 의미한다. (79쪽)

 

카카오를 재배하고 수확하는 대다수 농민은 최종 산물인 초콜릿을 즐기지 못한다. 카카오 농민과 그 가족 대부분은 초콜릿 한 조각도 맛보지 못했을 것이다. 심지어 많은 농민은 카카오를 가지고 정확히 무엇을 만드는지도 모른다. (81쪽)

 

오늘날 우리가 아는 유용식물 중 상당수는 중남미가 원산지다. 예를 들면 해바라기, 감자, 호박, 옥수수, 아보카도, 담배, 토마토, 콩, 카카오가 그렇다. (187쪽)

 

마야는 글을 돌에 새겼을 뿐 아니라 코덱스처럼 책에 적어 넣기도 했다. 무화과나무 껍질로 만든 몇 미터나 되는 긴 껍질종이에 매우 얇게 석회를 발라 글을 썼다. 폭이 좁은 이 두루마리 종이를 연속 용지처럼 접었고, 나무로 책 표지를 만들었다. 어떤 문건들은 재규어 가죽으로 표지를 만들었다. 마야 책이 얼마나 있었는지를 밝히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양이 엄청났으리라 추정된다. (20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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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시렁 248 로자 룩셈부르그의 사상과 실천 | 인문책 2022-11-14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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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로자 룩셈부르크 생애와 사상

파울 프뢸리히 저/최민영,정민 공역
책갈피 | 200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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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1.14.

인문책시렁 248

 

《로자 룩셈부르그의 사상과 실천》

 파울 프뢸리히

 최민영 옮김

 석탑

 1984.9.15.

 

 

  《로자 룩셈부르그의 사상과 실천》(파울 프뢸리히/최민영 옮김, 석탑, 1984)을 곰곰이 읽습니다. 떠난 로자 룩셈부르그(1871∼1919) 님을 퍽 일찌감치 가까이에서 바라본 바대로 담아낸 드문 책이라고 할 만합니다. 오늘날에도 죽임질(테러)이 벌어지지만, 지난날에는 죽임질이 훨씬 흔했는데, 사람이 사람으로서 살아갈 길을 새롭게 밝히려고 목소리를 내고 움직인 이들은 자꾸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죽이는 이, 죽이려는 이, 죽임질 심부름을 하는 허수아비는 낄낄거립니다. 이들은 이슬로 사라지는 불꽃을 보면서 손가락질을 합니다. 그러나 이슬은 풀꽃나무하고 숲을 살리는 숨결입니다. 불꽃처럼 타오르는 해가 아침마다 뜨기에 푸른별은 푸르면서 파란하늘빛으로 싱그럽고 따뜻합니다.

 

  모든 싸움은 우두머리가 일으키고, 허수아비가 총알받이로 쓰러집니다. 모든 싸움은 사랑을 찍어누르려 하고, 언제나 사람을 위아래로 갈라서 서로 다투도록 부추깁니다.

 

  갈아엎는다는 ‘혁명’이지만, 물결친다는 ‘혁명’이고, 타오른다는 ‘혁명’이지만, 들풀이라는 ‘혁명’이기도 합니다. 어느 쪽으로 보든 ‘혁명’이라고 하는 길은, 서울빛으로는 해낼 수 없습니다. 쟁기질로 갈아엎으면 씨앗을 심거나 보금자리를 지을 노릇입니다. 우글우글 바글바글 물결치는 서울이 아닌, 들꽃으로 물결치는 터전에서 삶을 지을 노릇입니다. 미움이 타오르는 서울에서 아귀다툼을 벌일 노릇이 아닌, 열매가 익도록 떠오르는 해를 품는 터전을 품을 노릇이요, 누구나 스스로 들풀로 어깨동무하는 곳에 비로소 사랑이 깨어납니다.

 

  곰곰이 보면 숱한 혁명가는 서울(중앙정부)로 모였습니다. 참으로 갈아엎거나 물결치거나 타오르면서 들풀로 자리를 잡으려면, 외려 서울을 떠나 시골에서 살림을 지을 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리석은 허수아비나 벼슬아치나 글바치나 감투꾼을 쓸어내는 가장 쉬우면서 빛나는 길은 ‘손수짓기(자급자족)’입니다. 씨앗 한 톨을 손바닥에 얹고서 멧새를 부르고 벌나비를 부르는 곳에 슬기로우면서 사랑스레 새길(혁명)을 연다고 느낍니다. 떠난 이슬을 기립니다.

 

ㅅㄴㄹ

 

폴란드의 모국어 사용은 학생들 사이에서마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었고 러시아인 교사들은 이 금지령을 강제시행하기 위해 비루하게도 밀고자가 되었다. 이처럼 편협한 탄압책은 학생들의 저항정신을 일깨울 수밖에 업었다 … 로자 집안의 자유주의정신과 폴란드민족의식, 일찌기 싹튼 절대주의에 대한 타오르는 증오와 도전적인 독립정신은 어린 그녀를 학교의 이 저항운동으로 몰아넣었다. 실제로 그녀는 단순히 가장자리에 서 있던 것이 아니라 그 운동의 선두에 있었다. (26쪽)

 

불타는 듯한 증오로 그녀는 자연경제에 대한 자본의 투쟁을 그려낸다. 이러한 싸움을 거는 사람들(자본가들), 즉 권력에 대한 게걸스런 탐욕을 갖고 있으면서 자신들의 문명과 문화의 가치에 대해 자만하는 자칭 ‘문화의 전파자’들은 타민족들을 억누르고, 수백만의 사람들이 의존하고 있는 고래의 문화와 생산물을 파괴하고 기아와 대량학살을 자행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을 지구상에서 쓸어없애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그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잔인하게 위선적으로 해치우면서, 자본주의의 씨가 발아해서 번창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녀는 이 잔인한 유혈의 과정을 인디아와 알제리를 예로 들면서 묘사한다. (191쪽)

 

혁명적인 러시아의 이후의 발전에 대한 로자의 예측은 들어맞지 않았다. 그녀는 적군(赤軍)이 계속 유지되고 위대한 10월혁명의 뒤에 ‘사회주의’라는 거짓된 상표가 붙은 관료국가자본주의가 나타날 것이라는 점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녀가 예측한 대로 소부르죠아 농민자산계급의 집단적 봉기가 반혁명을 초래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으나 결국 민주주의의 완전한 파괴와 농민자산계급에 대한 제도적인 개혁조치가 있었을 뿐이다. (358쪽)

 

#RozaliaLuxenburg #PaulFrolich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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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782 : 개의 배회는 계속되었다 | 우리말 살려쓰기 2022-11-14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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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782 : 개의 배회는 계속되었다

 

 

배회(徘徊) : 아무 목적도 없이 어떤 곳을 중심으로 어슬렁거리며 이리저리 돌아다님

계속(繼續) : 1. 끊이지 않고 이어 나감 2. 끊어졌던 행위나 상태를 다시 이어 나감 3. 끊이지 않고 잇따라

 

 

맴돌거나 떠돌거나 돌아다닌다면 ‘맴돌다’나 ‘떠돌다’나 ‘돌아다니다’라 하면 됩니다. “개의 배회는 계속되었다”는 멋만 잔뜩 부린 군말이면서 옮김말씨입니다. 우리말은 ‘계속 + -되다’처럼 안 씁니다. 굳이 한자말을 쓰려 한다면 “그 개는 계속 배회하였다”처럼 엮어야 올바릅니다. 쉽게 우리말을 쓸 마음이라면 “개는 자꾸 맴돌았다”나 “개는 내내 돌아다녔다”처럼 손질합니다. ㅅㄴㄹ

 

 

그렇게 그 개의 배회는 계속되었다

→ 그렇게 그 개는 자꾸 맴돌았다

→ 그렇게 그 개는 또 떠돌았다

→ 그렇게 그 개는 내내 돌아다녔다

《개를 위한 노래》(메리 올리버/민승남 옮김, 미디어창비, 2021) 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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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말/사자성어] 복고주의 | 우리말 살려쓰기 2022-11-1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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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복고주의

 

 

 최근 들어 패션의 복고주의 경향이 뚜렷하다 → 요즘 들어 아스라한 차림새가 뚜렷하다

 대세를 바꾸지는 않는 복고주의였다 → 물결을 바꾸지는 않는 옛멋이었다

 복고주의의 재해석으로 탄생하였다 → 예스러움을 새로 읽어 태어났다

 

복고주의(復古主義) : 1. 과거의 정치, 사상, 문화, 제도, 풍습 따위로 되돌아가려는 태도 2. 자기 나라의 고전, 고사(古史)를 중요하게 여기고 외래 사상을 배척하는 사고방식

 

 

  지나간 날로 돌아간다고 하는 결이 있습니다. 이때에는 ‘거꾸로’라 할 만한데, ‘고리다·고린내·고린짓·고리타분하다’나 ‘낡다·낡아빠지다·낡은것·낡은길·낡은버릇·낡은넋·낡은물·낡은틀’이나 ‘묵다·해묵다·케케묵다’나 ‘바래다·빛바래다·한물가다’나 ‘멋없다·아스라하다·지나가다’로 손볼 자리가 있습니다. 때로는 ‘예·예전·옛날·예전’이나 ‘예스럽다·옛날스럽다·옛길·옛날길’이나 ‘옛멋·옛맛·옛모습·옛날모습·옛빛·옛날빛’이나 ‘오래되다·오랜·오랜빛·오래되다’로 손볼 만합니다. 그리고 ‘다시서다·다시하다’나 ‘돌리다·돌아가다·되돌리다·되돌아가다’나 ‘되살다·되살아나다·되일어나다·되풀이’로 손보며 어울리기도 합니다. ‘또·또다시·또또’나 ‘새로·새로서다·새로하다·새로열다’로 손볼 곳도 있어요. ㅅㄴㄹ

 

 

또 민족문화의 발굴도 일종의 복고주의로 빠져들며

→ 또 겨레살림 찾기도 낡은길로 빠져들며

→ 또 겨레얼 찾기도 낡은틀로 빠져들며

《일제하 민족언론사론》(최민지·김민주, 일월서각, 1978) 176쪽

 

이 시를 퇴행적 복고주의니

→ 이 노래를 낡은틀이니

→ 이 글을 한물갔다느니

→ 이 노래를 케케묵었다느니

《시인 신동엽》(김응교, 현암사, 2005) 1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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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말] 방어 防禦 (7 +) | 우리말 살려쓰기 2022-11-1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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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방어 防禦

 

 방어 태세를 갖추다 → 굳건하게 갖추다 / 단단히 갖추다

 방어 본능으로 팔이 올라갔다 → 지키려고 팔이 올라갔다

 적의 공격을 방어하다 → 저쪽이 칠 때 버티다

 전력을 다해 방어하다 → 온힘을 다해 물리치다

 방어하기에만 급급한 → 막기에만 바쁜

 

  ‘방어(防禦)’는 “상대편의 공격을 막음 ≒ 한어(?禦)”를 가리킨다지요. ‘막다·가로막다·맞받다·맞서다·마주받다·틀어막다’나 ‘감싸다·둘러대다·에돌다·입다’나 ‘받아주다·품다·안다·보듬다’로 손질합니다. ‘견디다·참다·내버티다·버티다·버팅기다’나 ‘주체하다·진득하다·질기다·대들다·대척’이나 ‘끈끈하다·끈덕지다·끈질기다·뚝심’으로 손질할 만하고, ‘굳건하다·굳세다·단단하다·탄탄하다·튼튼하다’나 ‘꺾이지 않다·굽힘없다·꼼짝않다·주눅들지 않다’로 손질합니다. ‘담·벼락·담벼락·돌담·울·울타리’나 ‘닫다·빗장·자물쇠·잠그다’나 ‘물리치다·뿌리치다·이기다·지키다’로 손질해도 되고, ‘악착같다·억척스럽다·맷집’이나 ‘멍·소리없다·조용하다’로 손질할 만하며, ‘손쓰다·애쓰다·힘쓰다·용쓰다’나 ‘토·토씨·토를 달다·핑계’나 ‘달아나다·내빼다·숨다·감추다’로 손질해도 어울려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방어’를 둘 더 실으나 털어냅니다. ㅅㄴㄹ

 

 

방어(邦語) : 한 나라의 국민이 쓰는 말 = 국어(國語)

방어(放語) : 거리낌 없이 함부로 말을 함. 또는 그 말 = 방언(放言)

 

 

내가 주로 어떤 방어기제를 쓰고 있는가를 가만히 되짚어 보면

→ 내가 으레 어떤 빗장을 거는가를 가만히 되짚어 보면

→ 내가 흔히 어떤 돌담을 쌓는가를 가만히 되짚어 보면

→ 내가 늘 어떻게 맞받는가를 가만히 되짚어 보면

《심리학, 열일곱 살을 부탁해》(이정현, 걷는나무, 2010) 52쪽

 

방어적인 연주. 이 사람답다. 두 현으로도 좋은 소리를 낸다

→ 닫아거는 가락. 이 사람답다. 두 줄로도 좋은 소리를 낸다

→ 지키며 뜯기. 이 사람답다. 두 가닥으로 좋은 소리를 낸다

→ 견디며 켜기. 이 사람답다. 두 줄로도 좋은 소리를 낸다

《순백의 소리 7》(라가와 마리모/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4) 41쪽

 

나무가 알아서 스스로 방어하는 경우가 있다

→ 나무가 알아서 스스로 지키는 때가 있다

→ 나무가 알아서 스스로 돌보는 때가 있다

《나무 수업》(페터 볼레벤/장혜경 옮김, 이마, 2016) 22쪽

 

왕따를 당하는 친구를 방어해 주면 좋겠지만

→ 따돌림받는 동무를 지켜 주면 좋겠지만

→ 따돌림받는 동무를 돌봐 주면 좋겠지만

→ 따돌림받는 동무를 보듬어 주면 좋겠지만

→ 따돌림받는 동무를 안아 주면 좋겠지만

→ 따돌림받는 동무를 감싸 주면 좋겠지만

《생각의 주인은 나》(오승현, 풀빛, 2017) 45쪽

 

부끄러움이나 수치심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 방어막을 친 것인지

→ 부끄럽다고 느끼지 않도록 막아 놓았는지

→ 창피를 느끼지 않게끔 울타리를 쌓았는지

→ 남우세스럽지 않으려고 틀어막았는지

《변화를 위한 그림 일기》(정은혜, 샨티, 2017) 81쪽

 

해결 불가능한 자기모순을 방어하는 방법은

→ 풀 수 없는 엇갈림을 지키는 길은

→ 풀지 못하게 뒤틀려서 지켜내는 길은

《혁명노트》(김규항, 알마, 2020) 60쪽

 

내 안에 방어기제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 마음에 울타리를 친다

→ 마음에 담벼락을 쌓는다

《결혼 탈출》(맹장미, 봄알람, 2021) 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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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2022.5.10. 서울 숨어있는책 | 책숲마실 2022-11-1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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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웅진 아동 문고 (2022.5.10.)

― 서울 〈숨어있는 책〉

 

 

  모든 발걸음은 오늘을 새롭게 이루어 주는 살림길이지 싶어요. 하나하나 겪으면서 스스로 새록새록 느끼고 보고 배우고, 다음 걸음을 바꾸어 내니까요. 모든 말글은 하루를 새롭게 밝히는 마음길이지 싶어요. 한 마디 한 줄을 혀에 얹거나 눈으로 담으면서 문득문득 알아차리고 헤아리고 꿈을 그리거든요.

 

  뜻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반갑게 찾아드는 살림(세간)이 있구나 싶습니다. 뜻을 미처 세우지 못 했다면 이제부터 차곡차곡 가다듬으면서 느긋이 나아갈 노릇이라고 여겨요. 아이들은 소꿉을 놀면서 천천히 받아들입니다. 어른이라면 곁에서 심부름을 하거나 거들면서 어깨너머로 가만히 맞아들여요.

 

  서두르지 않으면 누구나 볼 수 있습니다. 서두르면 누구라도 못 봅니다. 느긋하지 않으면 언제나 못 보지만, 느긋하면 언제라도 낱낱이 봅니다. 시골에서 살아가며 책집마실을 자주 다니지는 못 하나, 틈틈이 찾아가서 한가득 장만해 놓은 책을 봄바람 머금듯 한갓지게 폅니다.

 

  서울 〈숨어있는 책〉에 ‘웅진 아동 문고’가 꾸러미로 들어왔습니다. 온짝은 아니고, 그동안 읽고 건사한 책도 있으나, 꾸러미를 고스란히 장만합니다. 웅진출판사는 이 ‘어린이 작은책’을 오래 선보이지는 않았지만, 여러모로 뜻깊어요. 주머니가 가벼워도 장만할 수 있도록 헤아린 꾸러미요, 어린이 손아귀에 쏙 들어와 가볍게 들고다닐 만하기도 합니다.

 

  요즈음 적잖은 펴냄터는 어린이책마저 ‘겉갈이(러커버)’를 해댈 뿐, 막상 가볍고 값싼 판으로 널리 읽을 판을 선보이지 않습니다. 펴냄터마다 ‘가볍고 값싸게 내면 오히려 안 산다’고 말하지만, ‘후줄근한 작은책’이 아닌 ‘정갈하며 알차면서 고운 작은책’을 내려고 마음쓴 일은 없다고 느껴요. 이웃나라 일본에서 내놓는 작은책은 글씨가 작아도 읽기에 좋고 매우 가볍고 값싸지만, 짜임새가 단단하고 곱게 여밉니다.

 

  흔히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다’ 하고 말하는 듯싶습니다만, ‘사람들이 책을 즐겨읽도록 온갖 책을 알차게 내’야지요. 자꾸 ‘작은책은 안 사더라’ 하고 말하는 듯싶은데, ‘사람들이 건사해서 물려주고프도록 엮음새를 바꾸고 가꿔’야지요.

 

  토를 달거나 핑계를 대기는 쉬워요. 타박하는 말을 고개숙여 듣기는 어려울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책마을을 살찌우려면 고인물로는 안 됩니다. 잘난책(베스트셀러)으로도 안 됩니다. 큰 펴냄터로도 안 됩니다. 더 작고 더 낮고 더 깊이 스며들면서, 오히려 서울을 벗어나 시골이며 들숲바다를 품는 길로 나아가야 거듭납니다.

 

ㅅㄴㄹ

 

《아기붕어와 해나라》(이원수, 웅진출판주식회사, 1985.3.31.)

《광부 아저씨와 꽃게》(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엮음, 웅진출판주식회사, 1985.3.31.)

《애국자 다바코》(송재찬, 웅진출판주식회사, 1985.9.15.)

《은하수에 가지 않은 까치》(박홍근, 웅진출판주식회사, 1985.5.15.)

《담쟁이가 뻗어 나가는 쪽》(손춘익, 웅진출판주식회사, 1985.3.31.)

《불조심 할아버지》(신송민, 웅진출판주식회사, 1985.7.30.)

《봉황리 아이들》(윤기현, 웅진출판주식회사, 1985.3.31.)

《인디언 이야기》(김정환 옮김, 웅진출판주식회사, 1985.3.31.)

《점복이 도련님》(정휘창, 웅진출판주식회사, 1985.7.30.)

《꽃으로 성을 쌓은 나라》(김병규, 웅진출판주식회사, 1985.9.15.)

《까치고동 목걸이》(손동인, 웅진출판주식회사, 1985.4.30.)

《열 두 대문》(윤석중, 웅진출판주식회사, 1985.3.31.)

《큰 바위와 산새》(배익천, 웅진출판주식회사, 1985.5.15.)

《아기도깨비 루루의 모험》(이현주, 웅진출판주식회사, 1985.5.15.)

《태백산 품 속에서》(김녹촌, 웅진출판주식회사, 1985.5.15.)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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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2022.5.16. 광주 ㅊ의자리 | 책숲마실 2022-11-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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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글 + 그림 (2022.5.16.)

― 광주 〈ㅊ의 자리〉

 

 

  푸른배움터를 마칠 무렵까지 ‘우리말처럼 보이는 적잖은 말’은 우리말이 아니고 일본말인 줄 몰랐습니다. 둘레 어른들은 이 대목을 안 가르쳤고, 흘려넘겼고, 배움수렁(입시지옥)에 어린이·푸름이를 몰아넣기만 했습니다. 열아홉 살에 서울을 비로소 만나고 여러 또래나 윗내기를 만나면서 ‘우리나라에서 서울 아닌 데에서 사는 사람은 다 바보일 수 있겠다’고 느꼈습니다. 모두 서울로 쏠리기도 했지만, 서울내기처럼 숱한 책을 마음껏 읽을 터전은 다른 고장에 없더군요.

 

  큰고장을 아주 떠나 시골에서 살아가며 돌아보노라면, ‘서울에서는 종이꾸러미로 배우는 길이 가장 넓을’ 수는 있어도 ‘종이가 온 숲을 배우는 길은 가장 막히고 좁’다고 느껴요.

 

  총칼로 우리나라로 쳐들어와서 짓밟고 괴롭힌 일본을 나무라거나 미워하는 분은 많되, 일본사람이 지어서 이 나라에 심은 일본 한자말이나 일본말씨를 하나하나 털어내는 분은 없습니다. ‘적지도 않고 없’습니다. 다들 그냥 씁니다. ‘사회·문화·정치·학교’ 같은 한자말도 일본사람이 머리를 굴려 엮은 한자말입니다. ‘도서관·서점·출판사’ 같은 한자말조차 일본사람이 퍼뜨린 한자말입니다.

 

  총칼굴레(일제강점기)에서 홀로서기(독립운동)를 꿈꾼 분들은 일본말 아닌 우리말을 되찾으려 했고, 몰래 한글을 살리면서 지켰고, 우리 삶과 넋과 생각을 담을 우리말을 새로 지으려 했습니다.

 

  그냥그냥 ‘만화책’이란 일본스런 한자말을 써도 안 나쁘지만, 굳이 ‘글 + 그림’이라는 얼개를 꽃처럼 피우는 결을 헤아리면서 ‘그림꽃책’처럼 새말을 엮어 봅니다. 그림책하고 그림꽃책(만화)은 닮되 달라요. 그림꽃(만화)을 안 읽는 사람은 그림꽃이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가를 모를 뿐 아니라, 알 마음조차 없지 싶습니다만, 아름다운 그림꽃을 알아보고 손에 쥐기를 바라는 새 이름입니다.

 

  광주에서 〈일신서점〉하고 〈광일서점〉을 들르고서 〈ㅊ의 자리〉로 찾아옵니다. 책집이면 그냥 가면 되리라 여겼는데, 미리 여쭈어야 한다더군요. 일본 한자말로 ‘예약제’라고 합니다. 다음에는 미리 여쭙기로 하고서 조용히 둘러봅니다.

 

  가을은 모두 살찌우는 볕이고, 봄은 모두 깨우는 빛입니다. 겨울은 모두 꿈꾸는 밭이고, 여름은 모두 노래하는 별입니다. 철마다 다른 결을 헤아립니다. ‘이름없는(무명)’ 사람은 없듯, ‘들꽃같은’ 사람이나 ‘들풀같은’ 사람이 있고, ‘바다같’거나 ‘하늘같’거나 ‘숲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ㅊ이라는 닿소리를 혀에 얹으며 ‘철’을 생각합니다. 철마나 찬찬히 착하게 초롱초롱 읽습니다.

 

ㅅㄴㄹ

 

《죽고 싶지만 살고 싶어서》(장화와 열 사람, 글항아리, 2021.9.3.)

《숨을 참는 아이》(뱅상 자뷔스 글·이폴리트 그림/김현아 옮김, 한울림스페셜, 2022.3.21.)

《아무튼, 순정만화》(이마루, 코난북스, 2020.2.1.)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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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집놀이터 277. 도시는 나쁠까 | 숲집 놀이터 2022-11-1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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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집놀이터/숲노래 사랑꽃 2022.11.13.

숲집놀이터 277. 도시는 나쁠까

 

 

서울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시골은 나쁘다”고 여길는지 모르고, 시골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서울은 나쁘다”고 여길는지 모른다. 하나는 뚜렷하다. 서울이든 시골이든 스스로 마음에 들거나 사랑하는 곳에서 살아간다. 시골이 덜 마음에 들기에 시골에서 안 살고, 서울이 마음에 들 수 없어 서울에서 안 산다. 우리 집 아이들은 어버이나 둘레 어른이 안 가르쳤어도 스스로 몸마음으로 느껴 “우리는 서울에서 안 살겠어요. 우리는 학교라는 틀에 박힌 수렁에도 가지 않겠어요.” 하고 말했다. 가만히 보면 둘레 어른들은 우리 아이들한테 “서울에서 살면 이런저런 게 좋고, 학교에 가면 이런저런 게 좋아.” 하고만 말한다. 서울이나 배움터에서 무엇이 말썽이거나 뒤틀리거나 얄궂은지는 말하지 않더라. 아마 그분들 스스로 생각조차 안 한 대목이겠지. 시골에서도 얄궂은 모습은 으레 볼 수 있다. 서울에서도 돋보이는 대목은 많다. 그렇지만 전라도하고 경상도가 있듯, 강원도하고 충청도가 있듯, 제주도하고 경기도가 있듯, 다 다른 고장에서 저마다 푸르게 꿈을 키워서 하루를 일구기에 즐겁다. 어느 시골아이가 ‘서울·학교’가 어느 대목에서 얄궂고 말썽이며 끔찍하다고 생각을 밝힌다면, 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서울·학교’에서 곪은 구석을 차근차근 바로잡거나 고치거나 손질할 수 있어야 비로소 ‘어른’이란 이름을 쓸 만하다고 본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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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3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