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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감히 우리 집안을 | 기본 카테고리 2020-11-30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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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네가 감히 우리 집안을

장병주 저
맥스밀리언북하우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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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제목을 보고 무척이나 놀랐드랬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네가 감히 우리 집안을'이란 표현을 쓸까 했다. 아직도 이런 집이 있을까. 이런 말을 쓰는 집이 있기는 할것이다. 근본도 모른다는 말과 더불어.. 하지만 그런 말을 쓰는 사람들이 솔직히 뭔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많이 뭔가가 부족해 보일뿐이다. 하지만 저자는 여성의 지위에 대해서 과도기적 시대를 거쳐왔다고 말하면 이 산문집 속에서 그녀의 자아를 찾아가고 있다고 말할수 있을것 같다. 잘은 모르겠지마나 우리나라는 성리학을 근간으로 하면서 여성의 지위가 많이 낮아졌었다. 그저 남자들의 부속물로 여겨졌을뿐 어떤 대접을 받지도 못했던 것같다. 예전에는 여자들 팔자는 뒤웅박 팔자라고 하지 않았었나. 배우자를 잘만나야 대접받는다는 말처럼 쓰이긴 했지만 그것은 옛말이다. 요즘 같으면 돌맞기 쉽상이다. 아직 갈길은 멀지만 여성들의 지위가 많이 상승해 있지 않은가. 하지만 저자는 그런 시대를 거쳐 왔다. 여자는 밖으로 내둘리면 안된다. 졸업과 함께 집에서 정해주는 결혼을 해서, 아들을 낳아 대를 이어야 하고, 제사를 챙겨야 하고.. 참 읽으면서도 답답했다. 아마 나는 그렇게는 못살것 같다.


그렇게 순종적으로 살아왔지만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자신부터는 바꿔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제사를 없애고, 명절날이면 여행을 가도록 하던가, 그리고 가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 개인이 자아를 찾아가는 것처럼 우리 사회도 정체성을 찾아 가야 한다고 본다. 육아나, 집안일등은 절대로 여성만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함께 사회생활을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여성들이 슈퍼우먼이 되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여성도 사람이다. 어머니도 사람일뿐이다. 우리 사회는 너무나도 여성에게 희생을 강조만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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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을 법정에 세우다 | 기본 카테고리 2020-11-27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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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법원을 법정에 세우다

신평 저
새움 | 2018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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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이 궁금했던 이유중에 하나가, 아주 민감한 사항 때문이었다. 나는 정치에는 참 문외한이다. 참 아는것도 없다. 하지만 지금 국민들이 참 피로도를 높이고 있는 사건이 코로나와,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의 격돌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는 시간을 거슬러 작년즈음 조국 전 장관의 임명을 두고 말이 많았을 때 진보인사로서 쓴소리를 했던 신평변호사가 신기했던 탓이었다. 나는 어쩜 진보쪽보다는 약간의 보수 성향이 있지 않나 싶었는데, 다들 제식구 감싸기를 하고 있을때, 쓴소리를 하던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참 궁금했었다. 그래서 찾아보다가 이 책을 구입하게 되었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총장이 살아있는 권력에 열심히 수사를 하니, 그렇게도 똘똘뭉쳐 감싸던 이들한테 현재는 '팽'당하는, 당하고 있는, 작금의 사태는 그런것이 아닐까. 하지만 이 책을 읽으니, 사법부나, 검찰의 개혁은 있어야 하는게 맞는듯하다. 하지만 지금의 사태는 검찰의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행동보다는 우리편인줄 알았는데 우리편이 아니었네라고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나라가 왜 이지경이 되었나 한탄하기 앞서 나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무엇이 문제인지 짚어봐야 하지 않겠나 싶다. 너무 거창한가.

신평 변호사는 1993년 돈봉투가 오가는 부패한 사법부의 현실을 질타하였다가 현행 헌법 시행 후 최초로 법관 재임명에서 탈락되었다고 한다. 그후 변호사 생활을 잠시 했었는데, 내부고발자라는 이름아래 그 일도 쉽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 후 경북대학교 로스쿨 교수로 일하게 되었는데, 동료 교수 성매매 비리에 대해 쓴 글로 명예훼손 소송을 당했던 당시의 이야기에 대한 저자의 일기 형태의 에세이라고 볼 수 있다. 사회생활의 파벌이야 뭐 나도 한두번은 겪어 보기는 했다. 하지만 똘똘뭉쳐진 집단의 비리를 외부세계에 알리는 일은 정말이지 허허벌판에 홀로 서있는것과 같은 외로운 싸움이다.

열명이 한사람 바보 만들기가 쉽다라는 옛말처럼 하나둘 사람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하는 상황을 당할때의 저자의 심정을 고스란히 느낄수 있었다. 저자 역시 판사를 역임했던 법에 대해선 내노라 하는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느꼈던 커다란 벽앞에 좌절했던 그 순간이 꽤 괴로웠다고 한다. 하물며, 법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이라면 얼마나 외롭고 좌절감이 심했을까. 그는 학창시절 제정신에 법을 공부할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것은 가진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뿐이라 술에 취하지 않고서는 책을 읽을수가 없었다고 한다. 사실 우리 사회에서 법은 교묘하게 피해가는 사람에게만 유리한 것 같다. 촛불혁명이 일어나 비리에 온상이었던 전 정부를 끌어내리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때 희망을 가지고 지금 이 정부를 지지했던 저자의 모습이 씁쓸하다. 새로운 세상이 열리리라, 정의로운 세상이 열리리라 생각했지만 모든 세력들은 변하지 않는것 같다. 상대들의 당당했던 태도가 뭔가의 큰 뒷배때문에 자행된 일이라 생각했지만, 정권이 바뀌고 난 후의 대법판결은 여전히 저자의 손을 들어주지는 않았다. 그야말로 그의 표현대로 날개가 꺾이고 말았다. 이 이야기는 2018년즈음에서 마무리가 된다. 며칠전 저자의 논평을 봤었는데, 지금 그의 생각은 어떤지 조용히 듣고 싶어진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도 그의 날개를 꺾은것 처럼 또 다른 사람의 날개를 꺾으려 드는것만 같다. 지난 과거의 저자에게 내려진 판결은 참 아쉬웠다. 하지만 지금의 다른이의 날개는 꺾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법개혁을 향해 '영원한 내부 고발자'가 온몸으로 쓴 비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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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눈으로 그리다 2 | 기본 카테고리 2020-11-24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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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백두대간, 눈으로 그리다 2

김태연 저
지식과감성#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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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다지 산과 친하지는 않다. 동적인 것보다 정적인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여행을 간다면 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정도, 혹은 둘레길 정도만 가지 산을 정상까지는 잘 올라가지 않은듯하다. 대학생 시절, 설악산, 오대산정도 생각난다. 지리산은 노고단까지 차를 타고 올라간정도, 도봉산도 아마 정상까지 가본적은 있는듯하다. 정말로 손에 꼽을만하구나. 솔직히 지리산은 빼야할듯 싶다. 물론 한라산도 차를 타고 공항에서 서귀포쪽으로 넘어갈때 차를 이용했으니, 정말 산을 오른건 아니다.


산과 찬하지 않아서 아마도 대학생시절 동아리에서 오색약수터에서 산을 올라 대청봉인가 산장에서 하루 머물고 하산한 기억이 겨우 있는 정도다 보니, 산은 정상을 올랐다가 내려오는 것뿐이지 무박2일이라든지, 능선을 따라 간다는 것은 상상도 못하겠다. 그래서 이 책의 표지를 보고, 산의 뒷면이 보이는 것도 아닌데 뒷쪽을 보겠다고 힐끔 쳐다보는 웃지 못할 행동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저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산이라는 것은 정상까지 올랐다가 다시 내려오고 다시 정상까지 오르는 것은 아닌가보다. 능선을 따라 옆봉우리로 또 옆봉우리로 이동을 할수도 있는 것같다. 하지만 그 오르내림도 쉽지만은 않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실 산을 별로 좋아하지 않다보니, 이 책에 실린 사진이 아니었음 큰일날뻔 했다는 생각을 했다.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는 탓이었다. 그래서 어쩜 지금의 그런 모습보다 옛이야기에 더 정감을 느낀듯도 하다.


이 책은 백두대간의 하늘재부터 진부령까지였는데, 이 책 발간에 앞서 향로봉까지 갈수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진무령에서~향로봉 구간은 민간이 출입이 통제되었던 곳이었는데, "백두대간 민족평화트레킹 대회"참여하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18개 구간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된다.


특히나 내 눈길을 끌었던 것은 소백산에 자리잡고 있는 국망봉이다. 신라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가 왕건으로부터 기울어진 국운을 회복하려다 실패하자 엄동설한에 베옷 한 벌만 걸치고 망국의 한을 달래며 개골산으로 가는 길에 이곳에 올라 경주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하여 국망봉이라 부른다(p.77, 78)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고국을 등지고 떠나는 이의 마음은 어떠할까. 게다가 마의태자는 왕의 아들이 아니었나. 일반 백성과는 그 느낌이 달랐을까. 나라를 잃는 그 마음을 책 속에서만 느껴봤지 경험해 보지 않아서 그의 심정이 어떠한지 잘 모르겠다.


지금은 곳곳에 표지판들이 있어서 길을 찾기 쉬운것 같은데, 그 옛날 사람들은 어찌 가늠했을까? 이 산길들을 따라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가던 이들도 있었을테고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팔던 보부상들도 있었을텐데 말이다. 저 고개만 넘으면 어디쯤이라다고 하면서 몇달을 걸쳐 그렇게 발걸음을 재촉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저 능선을 따라서 나도 산을 오르내리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는데, 이제는 삐그덕 거리는 내 무릎이 아쉬울 뿐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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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 | 기본 카테고리 2020-11-2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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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

이은정 저
마음서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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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저 여인은 참 낯익다. 유화로 그린것인지.. 그림에 대해 1도 모르니, 하지만 왠지 낯설지 않다. 아마도 이 책의 내용을 읽으면서 낯선 느낌을 받지 않아서 일까. 그래서 표지를 표현한것이 아닌가 그냥 나만의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잘못한 사람들』,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 『그믐밤 세 남자』, 『피자를 시키지 않았더라면』, 『친절한 솔』, 『숨어 살기 좋은 집』, 『엄 대리』, 『개들이 짖는 동안』의 8편의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는 소설집이다. 단편에 약하지만 그래도 5편 정도는 이해하면서 읽을것을 보면, 내 입장에선 아주 선전한 편이다. 가끔 단편들을 읽을 때면 비로서 이야기에 녹아들때쯤 뚝 끊기는 감이 있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우가 있어서 단편을 그리 선호하지는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재미나게 보게 되었다. 아무래도, 내가 장르 소설을 선호하다 보니, 비슷하게 흘러가는 경향이 있어서 그랬을까. 안그래도, 작가의 말에 보면 이 소설들을 쓰면서 끊임없이 떠올린 단어는 '가해자'와 '피해자'였다(p.258)라고 나온다. 정말로 올곧은 나의 독서 취향을 저격한 것이 아니겠는가. 게다가 아름다운 소설이 아니라서 미안하다(p.259)는 말을 저자는 덧붙힌다. 뭐, 소설이라고 꼭 아름다울 필요가 있겠는가. 세상의 이면도 볼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싶다.

첫 시작을 여는 『잘못한 사람들』은 몇년전 폐지 줍던이를 폭행해 살해했던 사건이 떠올랐다. '나'는 세호한테 불려나왔다. 나오는게 아니였는데 말이다. 죽은 세호 아버지는 세호가 어린날 밖에서 화난 일이 생기면 집으로 돌아와 어린 세호에게 화풀이를 하곤 했다.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 때리고 때렸다고 한다. 그러면 세호는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어야만 했다. 가장 못난 사람들.. 자신에게 화가 나면 어떻게든 혼자서 풀어야지, 그것을 내 가족 혹은 약자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화풀이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자신의 화가 풀릴때까지 꼬투리에 꼬투리를 물고 시비를 건다. 세호는 생활정보지를 제시간에 배포함에도 불구하고 정보지가 없다는 클레임이 들어왔던 것이다. 세호는 자신이 잘못한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잘못했다고 빌었고, 바로 그때 죽은 아버지가 생각이 났고, 자신도 모르게 욕이 나왔고, 해고를 당했다. 그런 기분에 일찍 도착한 집 근처에서 폐지를 줍는 할머니를 발견했다. 폐지 사이에 생활정보지가 보였고, 할머니를 쫓아가다가 시비가 붙었고, 결국엔 할머니를 폭해하기에 이른다. 이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잘못했다고 비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과연 그들은 무엇을 잘못했나. 잘못한 것도 모르고 비는 사람들. 각박한 이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소설이 아닐까 싶다.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은 안타까운 가족의 모습을 보게된다. 가족이라 함은 서로의 소유물이 아닌데, 소유물로 생각하고 폭행을 일삼고, 당연히 가족이라는 미명아래 희생을 강요한다. 하지만 우리는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범죄들을 단죄하지 못한다. 아동학대, 폭행, 가족살인등의 씁쓸한 사건들이 계속해서 들리는 까닭이 바로 그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이별을 하더라도 좀 더 쿨하게 할수는 없을까. 정말로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은 이것뿐인지 참 마음 아플뿐이다.

연이어 나오는 작품들도 그리 낯설지가 않다. 낯설지 않게 우리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일들이어서 그러지 않을까. 저자의 아름다운 소설이 아니라 미안하다라는 말을 이해할수 있는것은 그다지 아름답지만은 않은 현실탓인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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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현관 | 기본 카테고리 2020-11-2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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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빛의 현관

요코야마 히데오 저/최고은 역
검은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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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책과 작가를 잘 연결시키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제목만으로 책을 기억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작가를 기억하곤 했다. 하지만 이 요쿄야마 히데오는 왠지 낯설었는데, 접하는 접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서야 낯설지 않은 작가인 것을 알았다. 저자는 2013년 < 64 >를 츨간하며 '압도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일본 소설의 수준을 단번에 끌어올렸다'는 극찬을 받았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때 어렴풋이 < 64 >라는 소설이 기억이 난다. 2013년이 끝나갈 즈음 그 책을 읽었었다. 아마도 작가의 명성보다는 내용에 끌려서 읽었던 듯 하다. 7년이 지난 지금도 소설 제목만 보고 자세하게는 아니어도 결말이 생각나는 것을 보니(당시에는 리뷰를 잘 안 썼다), 꽤 인상 깊었던 듯하다. 그 뒤로 < 64 >의 작가라고 한다면 읽었을텐데, 잊혀졌던 이유가 저자의 건강 악화와 기억 장애로 슬럼프에 빠져 작품을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이 < 빛의 현관 >이 궁금하기도 했다.

이 < 빛의 현관 >은 < 64 >의 탈고가 끝난 후, 여행잡지에 연재했던 이 작품의 개고를 시작했지만 슬럼프와 더불어 작업에 매우 난항을 겪은 탓인가보다. 원래 문장 중 남아있는 것이 10퍼센도 안될거라니, 차라리 새로 쓰는 편이 나았을텐데 그만큼 이 작품에 작가의 노력과 정성, 그리고 애정이 들어가지 않았나라고 생각해본다.

건축사 아오세는 "당신이 살고 싶은 집을 지어달라"라는 의뢰인의 제안에 따라 Y주택을 설계했다. 설계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나지만, 만약에 내가 살고 싶은 집을 직접 만든다라고 하면 얼마나 애정이 깃들지는 짐작이 간다. 사소한 부품 하나하나 신경쓰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만큼의 애정을 지닌 집이 제 역할을 다 하기를 빌 것이다. 하지만 다른 이들의 찬사를 받았던 Y주택은 정작 의뢰인 요시노에게는 외면 당했다. 외면이란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요시노는 집열쇠를 건네받은뒤 그곳에 이사하지 않은 것 같았다. 자신의 작품이기도 하고 아오세 본인이 만든 집이 제 구실도 하지 못하고 버려진듯한 느낌과 의뢰인의 실종에 아오세는 왠지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래서 조심히 그를 찾아나서게 된다. 하지만 이 Y주택은 자신을 자꾸만 과거로 이끄는것만 같다.

분명 요시노는 실종이 된것 같지만, 그렇다고 살인사건도 어떤 범죄와 연루되었다는 사실도 나오지는 않는다. 왜 내가 만든 집이 집으로서의 생명력을 잃게 되었는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되었다고 할까. 그 흔적을 찾아가는 아오세를 쫓아가다 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사건들을 만날수가 있다. 얼마나 작가의 고뇌와 정성이 들었을까가 느껴지며, 작가의 매력에 취할수가 있다.

또하나 개인적인 작가와의 인연이라면, 물론 나만의 인연이겠지만 작가는 < 루팡의 소식 >이라는 작품으로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지난 봄, 책을 좋아하는 친구에게서 선물 받았던 책이 바로 이 < 루팡의 소식 >이었다. 그때는 미처 작가의 이름을 살펴보지 못했었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선물받고 아직 읽지 않았던 책을 읽어봐야겠다. 이 책의 여운을 간직한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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