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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하우스

김희재 저
CABINET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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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되면 집안의 커튼이 우아한 속도로 걷힌다. 일일히 손대지 않아도 알아서 해주는 집. 뭐하나 흠잡을 수 없는 집이다. 하지만 여기.. 한가지 흠잡을 만한건 정진은 1층, 서원은 2층에서 잠을 잔다. 아이 이야기만 나오면 얼굴이 굳어지는 정진. 그래서 서원이는 아이를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갔다. 함께 사는 집이지만 2층은 정진은 올라서는 안되는 공간이 되었다.


정진이 출근을 하고 나면 다른 남자가 나타난다. 서원의 첫사랑 승우. 둘이 사는 집. 그러나 한 사람을 모르는 동거가 시작되었다.대학 신입생 시절 서원은 부모님을 잃었다. 삶의 의욕을 잃었던 서원을 다시 세상으로 나오게 한 것은 승우였다. 하지만 승우가 사라졌다. 대화방에서도 나갔고, 전화번호도 없어졌고, 아무런 말이 없었는데, 다니던 회사에 사표도 내고 감쪽같이 그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참 책을 읽는 내내 이해하기 어려웠다. 한승우라는 남자. 그토록 사랑하는 여자였는데, 회사일과 거래처 일은 깔끔하게 마무리를 해놓고서, 서원에게만 그렇게 무책임하게 없어질 수 있는지. 그래놓고 이제 다른 남자와 결혼한 서원에게 돌아와 마치 정진만 몰아내면 모든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 마냥 행동하는 것이 너무나도 뻔뻔해 보였다. 또한 목숨 같았던 승우를 잃고 나락으로 떨어진 그녀를 돌봐주었던 정진이었다. "천천히 조금씩 행복해지기로 해요"라며 수줍게 청혼한 그였기에, 지금 이러한 서원의 행동은 더더욱 이해 되지 않았다. 어느 손도 놓지 않겠다는 서원.


이 위험한 동거가 과연 가당키나 할 일인가.


'열린 문." 마음과 몸이 건강할 때 이 문을 통제하는 것은 자신이지만, 연약해진 인생은 의지와 상관없이 빗장이 풀리고 열지 말아야 할 상대에게 문을 열어버린다고 생각합니다. 그 문으로 들어온 악한 존재는 통제되지 못한 욕망과 맞물려 점점 그 몸집을 불려간다고도 생각합니다.(작가의 말, p.244)


작가님의 이 말이 핵심인것 같다. 어떠한 상황에서는 내 마음과 몸이 건강하다면, 정확한 판단을 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왜 그랬을까'라는 후회가 소용없을 정도로 위험에 휩싸이게 된다. 아마도 승우를 잃었다는 찾을수 없다는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졌던 그녀가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을 이끌지 않았을까. 그래서 한때는 꿈이었던 집이, 안전하지 않은 곳으로 변모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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