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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자의 집청소 | 기본 카테고리 2021-01-3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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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죽은 자의 집 청소

김완 저
김영사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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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되었을 때부터 무척 궁금한 책이었는데, 아마도 나처럼 궁금했던 사람들이 많았었나보다. 도서관에서도 예약하느라 매우 힘들었고, 그리고 또 한참을 기다려서 책을 만날수 있었다. 청소라는 것이 그리 특별난 것이 아니지만, "죽음 언저리에서 행하는 특별한 서비스"라는 문구가 참으로 궁금했던것 같다. 사실 이런 직종이 있는 것은 예전 좋아했던 CSI 미국드라마를 통해서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사건현장 조사가 끝나면 청소업체에서 뒷마무리를 한다는 것을 등장인물들의 대화에서 들은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사건은 일어날텐데, 경찰조사가 끝나면 그 뒤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저 남은 가족들의 몫인가 생각했었다. 하지만 가족으로서도 어쩌면 힘든 일일테다.

1장의 홀로 떠난 곳을 청소하며.. 라는 이야기를 보면..스스로 목숨을 잃은 이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발견이 늦어서, 그리고 이웃들의 신고에 의해서 알게되는 곳. 그들도 어떤 사연들이 있을 텐데, 어찌 나는 홀로 삶을 마감했을 그들 생각이 아니라, 집 소유의 사람들, 이웃의 사람들을 생각하게 되었을까. 어쩜 아직 나는 그리 성숙하지 못했던 탓이 아닐까라는 반성을 하면서도 훗날 내가 이 세상을 떠나게 될때는 병원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 내 유품을 정리하는 가족들은 슬프겠지만 많은 다른 이들에게 폐는 안끼치지 않을까라는 좁은 생각을 해봤다. 하지만 인생사 모르는 일 아닐까. 어떤 사람이든 자신의 죽음까지 남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을까. 작년에 읽었던 <작열>이라는 책에서 주인공이 자살을 결심했을 때, 함께 자살하고자 했던 이의 말이 생각났다. 그녀는 죽고난 다음의 모습들이 혹여 나중에 발견되서 수습해주는 사람들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먹는것도 삼가하고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 가급적 손쉽게 수습할 수 있도록 애를 쓰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때는 몰랐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죽음 뒤에 모습들도 책임져야 할것 같은 생각이 들게된다. 너무나도 나는 야박한 사람인가. 오죽하면 삶을 포기하려는 그들의 남은 뒷자리를 생각해주지 못하는것 같기도 하니 말이다.

특별한 직업.. 분명 저자의 직업은 예사롭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죽음과 함께 또 다른 삶도 이어가야 하지 않을까.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들인것 같다. 그래서, 이 회사의 블로그에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시키는 특수 청소 서비스"라고 했는지 조금은 알 것만 같다.

우리는 그동안 삶이라는 눈 앞에 펼쳐진 방향만을 보고 걷느라 등짝까지 살펴볼 기회를 얻지 못했는지도 모릅니다.(p.249) 그렇네.. 이 책을 읽기 전에 한번도 내가 떠난 자리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나를 일깨워준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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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과일대통령입니다 | 기본 카테고리 2021-01-30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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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안녕하세요 과일대통령입니다

황의석 저
라온북 |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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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하는 일에서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말할 사람은 몇이나 될까.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낌은 저자만큼은 당당하게 "그렇다"라고 말할것 같다는 것이다. 나도 내가 하는 일에서 '나야말로 최고'라는 생각을 갖지는 않는것 같다. 항상 나는 내가 부족한것만 같고, 뭔가 나를 알리기 위해서 끝없이 노력하지는 않는것 같다. 그런점에서는 반성한다.

"나는 죽기 살기로 장사를 하지 않아. 죽기로 장사를 하지."(p.238)에서 볼 수 있듯이 참 열성적으로 매달린다. 어떤 일이든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해야 하는 것 같다. 정말로 '죽기 살기로 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말이 '오늘 죽을 정신"으로 하게 된다면 두려울 것이 없지 않은가. 끊임 없이 분석하고, 끊임 없이 노력하는 모습에서 과연 성공할 수 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성공 뒤에는 많은 힘든 시절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야말로 한순간 얻은 영광은 오래가지 못한다. 분명 성공하는 사람의 뒷면에는 그만큼의 노력이 따르고 있다고 여겨진다.

물론 저자도 처음부터 과일가게로 성공한것은 아니지만 항상 고민하고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과일을 찾고, 과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노력이 아마도 신뢰를 얻지 않았을까 싶다. 또 끊임없는 소비자의 분석으로 그에 맞게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과일 배열을 달리하거나 하는 방법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항상 소비자의 입장에서 끊임없는 생각을 한다. 역시 어떤 일이든 진심을 갖고 일한다면 통하는 법임을 절실하게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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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는 언제나 검은 옷을 입는다 | 기본 카테고리 2021-01-29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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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피아는 언제나 검은 옷을 입는다

파올로 코녜티 저/최정윤 역
현대문학 |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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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는 임신 7개월이었다. 상당한 출혈을 하며 청색증의 자그마한 아기가 태어났다. 산모가 임신중에 먹지 말아야 할 궤양 약을 몰래 먹었다. 그렇게 소피아가 세상과 만나는 일은 참 험난했다. 소피아를 돌보던 간호사가 말한다. "소피아. 태어나는게 뭔지 아니? 전쟁터로 떠나는 배와 같은 거야."(p.14) 소피아는 보통 아이들이 겪는 전쟁보다 더욱더 혹독한 전쟁터로 항해를 시작한다.

이 이야기는 소피아 무라토레가 주인공으로 어린시절부터 성년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일반적이지 않았던 소피아. 자동차 엔지니어인 아빠와 미술학도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빠는 그래도 나름대로 소피아와는 잘 맞아 보이긴 했는데, 아마도 엄마는 임신과 함께 자신의 일을 접어야 했기에 우울증에 빠진것 같다. 그런 영향을 좀 받은것 같다. 결국 열여섯살에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시도하면서 집을 떠나 고모 마르타와 함께 하면서 소피아의 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것 같다.

이야기는 시간순서대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또한, 다른 이야기인가라는 착각을 하다가도 어김없이 거론되는 이름이 바로 소피아다. 아마도 소피아의 삶에서 때론 힘들기는 했지만 때론 위안을 받으며 삶을 헤쳐나가는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는것만 같다. 모든 사람들의 삶이 그리 평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야말로 초반에 나왔던 간호사의 말처럼 우리는 전쟁터에서 생활하고 있다. 승리의 깃발을 흔들며 전진하다가도 난관에 부딪쳐 후퇴하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는것만 같다. 그러면서도 끊임없는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성장해 나가는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나는 사실 단편에 약한편이긴 하지만 이 책은 소피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구성되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또한 부모로 인해 자녀들의 정서적 불안을 느끼게 된다면 굳이 양육을 부모에게만 맡길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어쩜 소피아에게는 마르타 같은 고모가 있었고, 그것을 수용할 수 있었던 아빠가 있었던 것도 다행인것 같다. 소피아의 불안함을 모두 엄마의 우울증 탓으로도 돌리고 싶지는 않다. 엄마도 왕성히 일할 나이에 임신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을까. 그런 엄마를 아빠가 혹은 주변사람들이 조금더 따듯하게 살펴봤다면 소피아가 자살시도를 하는데까지는 가지는 않았을가라는 여러가지 생각이 우후죽순 떠오른다. 우리들의 삶도 소피아와 다를바 없지 않을까. 하지만 쉽사리 포기하지 않으면 또다른 행복을 찾을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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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K의 미필적 고의 | 기본 카테고리 2021-01-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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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형사 K의 미필적 고의

이춘길 저
걷는사람 |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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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필적 고의 :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어떤 범죄 결과의 발생 가능성을 인식(예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의 발생을 인용한 심리상태(출처: 두산백과)

 

어떤 단어를 보면 대충 의미를 알겠는데, 정확하게 그 의미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바로 이 미필적 고의라는 것도 그 중 하나이다. 일부러 무언가를 했다는 것을 알겠지만, 정확하게는 알지 못했던 듯 싶다. 그럼 형사 K는 자신의 위험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계속해서 수사를 해나갔었는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소설집에는 따로따로 발표되었던 7편의 단편들이 묶여져 있다. 발표시기는 다르지만 혹여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염두해두고 연관성으로 쓴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드는 이야기도 있었다. 물론, 단편이라 자세하게는 아니더라도 어떤 인물등으로 인해, 혹시 그 작품성과 연관성이 아닌가 의심할 수 있겠다. 단편에 약한 나로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는 말은 꽤 놀라운 수확이라고도 하고 싶다. 다시 『형사 K의 미필적 고의』로 돌아가자면, 형이 몰고 다니는 차의 명의자는 나로 되어 있지만, 실제 사용자는 형이었다. 정기 검사를 못받으니 정기검사 의무 위반으로 벌금이 부과되었지만 낡은 차는 멈춰섰고, 세금과 벌금이 있으니 폐차를 못하니 불법으로 폐차를 하게 되었다. 벌금을 내고도 폐차되었다는 증거는 없으니, 세금은 계속해서 나오고 영 골칫거리가 아닌가 싶다. 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프기만 하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좀처럼 종착지에 도달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야기를 계속 따라가다보면 뭔가 의구심이 생긴다. 과연 나의 말은 맞는 것인가.. 그를 궁지에 몰고 있는 형사K. 정말로 형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리고 형사 K는 이 일에서 손을 떼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짧은 이야기이지만 뭔가 뒷통수 한대 얻어 맞은 그런 느낌이다.

 

 

이야기들 중에 또 한 편을 들라면 『카라반』을 들고 싶다. 동생이 친구들과 바캉스를 계획했는데, 서로의 개인적인 사정때문에 갈수 없게 되어서 언니에게 이 카라반을 이용하라고 주게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상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휴양림 속에서 괜시리 언니는 무언가 불편함을 느끼며 망상에 빠지게 된다. 아마도 그것은 동생과 남편은 동문사이였고, 또 자신은 가정주부인데 반해 동생은 연봉이 높은 은행원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자격지심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동생에게 직접 물어보거나 하는 방법이 아니라 혼자사 의구심을 키워만 가는것만 같아 안타까웠다. 살짝 어떤 식의 마무리가 아닌 열린결말조로 끝나서 가뜩이나 단편에 약한 나로서는 쉽사리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기 힘들어서 기억에 남는다.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보다 갸웃한 순간이 압도적(p.248)이라는 평론가의 말에 동의할수 있을 것같다. 절대로 긴장의 끈을 놓고 읽어서는 안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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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국화 | 기본 카테고리 2021-01-25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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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하얀 국화

매리 린 브락트 저/이다희 역
문학세계사 | 2018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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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아도 무슨 이야기인줄 짐작했다. 더군다나 띠지에 적힌 말만으로 더이상 말이 필요없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중 하나가 한국소설인줄 알았더니 영미소설로 분류가 되더라. 작가가 한국계 미국인이기 때문이다. 역자도 처음에는 한국계이지만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이라 과연 위안부와 제주 4.3사건의 일을 얼마나 잘 표현하겠느냐라는 생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고 한다. 나도 읽는 내내 거부감 같은 것은 없었다. 이 이야기는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웨덴 등 세계 20여 개국에서 출판되어 감동적인 찬사와 함께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말했다. 일본 정부의 과거사 인정과 진정한 사과를 위해 20년이 넘도록 투쟁하고 있는데 왜 우리는 무시당하고 있는가. 피해자가 여성이고 강간을 당했기 때문에 그녀들을 깎아내리는게 쉽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독자로 하여금 한 소녀의 처참한 경험을 목격할 수 있다면, 그 독자들은 마지막 '위안부'여성이 이 땅을 떠난 뒤에도 오랫동안 그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지니고 살 것 같았다(p.7)고 한다.

이 이야기는 1943년의 하나이야기와 2011년 아미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제주도에서 해녀로서 물질을 하던 하나는 일본군인과는 마주치지 말라는, 그리고 동생을 지켜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7살이나 어린 아미. 엄마를 따라 바다속에 들어가면 아미는 아직 어려 해안가에서 기다리곤 했다. 하지만 그날, 해안가로 일본군이 다가오고 있었다. 하나는 아미를 지켜야만 했다. 아미를 큰 바위 뒤에 숨기고 일본군인에 의해 끌려가게 되었다. 그녀의 삶은 너무나도 마음 아팠다. 소녀들끼리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며 잊지 말라는 장면이 오래토록 남는다. 마치 우리들에게 잊지 말라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

아미는 자식들에게 까지도 언니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마치 언니가 끌려가는 것에 대해서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 자기 자신을 용서할수 없다는 듯.. 언니는 자신을 지켰지만, 그녀의 삶은 평탄지 않았다. 그녀에겐 4.3사건이 또 다른 아픔이었다. 그 모든 것을 가슴에 품고 그녀는 1년에 딱 한번 서울로 간다. 그리고 수요집회에 참여를 한다. 혹시나 언니를 만날수 있을까, 언니의 소식을 들을수 있을까. 소녀상을 마주한 아미는 언니를 마주한 것 같아 심장을 움켜쥐고 정신을 잃고 만다.

어렸을때는 잘 몰랐던 일들이, 아니 어떤 사건으로만 기억되던 일들이 세월이 지나면서 마음으로 다가옴을 느낀다. 화면에서 위인부 할머니들이 나오시면 그냥 울컥해지는 마음이 생기는건 아마도 같은 여성이고, 같은 한국인이어서가 아닐까. 아직 할머니들이 살아계실때 일본으로부터 정식 사과를 받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할머니들 나이들이 너무 많으셔서 참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작가의 말대로 잊지 않을테다. 어쩌면 그들은 할머니들이 다 돌아가시기만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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