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신통한 다이어리의 마음 발자국
http://blog.yes24.com/helpmeoo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신통한다이어리
신통한 다이어리는 눈물겹지만 편안한 길을 걷는다
파워 문화 블로그

PowerCultureBlog with YES24 Since 2010

15·16·17기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4월 스타지수 : 별4,550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전창수 소설
전창수 에세이
전창수 시모음
명상
즐겁게 즐겁게
마음 발자국
나만의 공간
신다의 해우소
신통한 다이어리 리뷰
나의 리뷰
2021 신다의 감상
문학과 함께
에세이 리뷰
시 리뷰
소설 리뷰
글쓰기 리뷰
신춘문예
신통한 한줄평
홍씨의 하루
리뷰가 좋아 (영화)
리뷰가 좋아 (잡지)
리뷰를 믿어 (상담)
리뷰를 믿어 (글쓰기 자기계발)
리뷰를 믿어 (인문 창의 시사 건강)
리뷰를 믿어 (고전 역사 미술)
리뷰를 믿어 (기타)
박경리 토지
히가시노 게이고
보노보노랑 만화 전체
리뷰 사랑 (예수 경영)
리뷰 사랑 (연애 경제)
리뷰 사랑 (동물 정치)
별로 신경 안 쓴 리뷰
조금만 신경 쓴 리뷰
아무거나 읽어보고 싶은 날의 시
나의 메모
신다의 촌철살인
함께쓰는 블로그
이벤트 참여
태그
아주작은습관 서평단발표 프랑스미스터리 마유쌤 마유캠퍼스 미국인들이가장많이쓰는영어회화코어패턴 코어패턴 이벤트 귀막힘병 이관개방증
2021 / 02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월별보기
최근 댓글
그렇다고 하네요. 감.. 
단언적인 책 제목을 .. 
웰컴 신통한다이어리.. 
네이버블로그와 브릭G.. 
눈이 아파서 긴 글은 .. 

2021-02-10 의 전체보기
이상한 탐정, 신통한 만남, 그 졸렬한 서막 | 신통한 다이어리 장르소설 2021-02-10 22:30
http://blog.yes24.com/document/13813075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이상한 탐정, 신통한 만남, 그 졸렬한 서막

 

 

1. 만남

 

나는 영업부장 신통한

소수의 고객만을 책임진다

소수에게만 드리는 기쁨!

 

명함을 받아든 이상한의 얼굴이 묘하게 일그러졌다그도 그럴 것이 이상한이 제일 싫어하는 녀석들이 바로 영업을 하는 인간들이기 때문이다이상한의 눈에 영업을 하는 인간들은 모두 사기꾼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순진한 사람들을 그럴 듯한 말발로 현혹시켜 일단 자신의 고객이 되면 마치 VIP처럼 모실 듯 하지만실제로 그런 대접을 받기는커녕 마치 지나가는 개처럼 대하기도 하는 녀석들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그도 처음엔 순진하기만 했었다그러나 그가 친절한 영업사원에게 몇 번 사기를 당하면서부터는 그의 생각은 차츰 달라져갔고그는 그 영업사원들 때문에 경찰이란 직업까지 택했고 경찰 역시 위에서 지시하는 대로 따라야 한다는 것이 체질에 안 맞아서 1년만에 경찰 생활도 접었다그리고 그는 비로소 '이상한 탐정 사무실'이란 허가도 되지 않은 '탐정'이란 이름을 붙여 신장개업을 한 것이다그러나그 탐정 사무실이라는 것이 '사업자 등록'을 한 사무실이 아니라 이상한 스스로가 막노동하고 공장일을 하면서 모든 재산으로 만든 개인사무실이다이름만 '탐정 사무실'이었지 아무도 의뢰를 하지 않는 철저하게 은둔하고 있는 이상한의 거처였던 것이다그런데 그런 사무실에 뜬금없이 신사복 차림의 정장을 한 '신통한'이라는 자가 나타나 그의 맘을 심란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 보십시오신통한씨차를 파실 생각이라면 다른 곳을 알아보십시오이따위 고급차를 살만큼의 여유가 제게는 없습니다.”

신통한은 움찔했다그는 자신의 명함을 살펴보았다어디를 보아도 차를 판다는 내용은 없었다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신통한은 일부러 단 세 줄의 홍보용 문구 이외에는 아무것도 써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이 작자미처말도 하기도 전에 고급차를 파는 영업사원이라는 것을 금방 알아채 버렸다니또한이따위 고급차라니사무실은 겉보기에 그렇게 가난해 보이지 않는다그때신통한은 자신이 사무실로 들어올 때의 일을 기억해냈다. '탐정 사무실특이하군한국에서도 사립탐정이 활동하고 있었다니.' 신통한은 이 정도의 탐정 사무실을 차릴 정도라면 적어도 고급차 한대 정도는 구입해야 할 듯 싶었다안전도가 최우선인 고급차 말이다. 그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그는 고급차를 경멸하며또한 그만큼의 여유가 없다는 것은 그가 그렇게 부유하지 않다는 것이다.

"신통한씨이제 그만 나가주시겠습니까?”

영업경력 20년의 신통한이 여기서 물러날 수는 없었다그렇다고 해서 막무가내로 밀어붙여서 될 문제는 아닐 성 싶었다.

"한 가지만 여쭙겠습니다선생님제가 고급차를 파는 사람이라는 것을 어떻게 확신하십니까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까?”

"좋은 질문이군요신통한씨우선 당신의 옷차림을 보십시오당신은 고급 정장을 하고 있습니다그리고 명함을 보십시오소수에게만 드리는 기쁨이라고 써 있군요과연이 좁은 한국에서 그렇게 고급정장을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더구나 영업사원이제가 묻고 싶은 것은 당신이 왜 이런 누추한 곳을 찾았는지가 더 궁금하군요돈 많은 사장님들을 접대하기도 바쁘실 텐데요하지만 당신이 입고 있는 그 정장은 부유한 사장님들이 있는 것보다는 약간 낮은 패션이군요사장님들이 당신보다는 높은 사람인 것을 인식해야 될 테니까요그래서 고급이라는 것은 제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확신할 수 있습니다하지만차라는 것은 어떻게 알았을까요그것은 저만의 노하우입니다함부로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아닌 거 같군요그리고 그것은 알고 보면 아주 쉬운 문제입니다스스로 풀어보도록 하십시오.”

신통한은 이상한의 강렬한 눈빛에 빨려들었다그에게는 분명 뭔가 다른 것이 있었다그런데 그것이 뭔지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이제 그만 나가 주시겠습니까?”

그러나 신통한은 그 자리에서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다자신을 끌어당기는 무엇인가기 있었다이상한의 말대로 신통한은 여기까지 오게 된 배경을 이해할 수 없었다자신은 스스로 높으시다는 양반들만을 상대하는 고급인력이 아닌가그런데이런 이상한 곳까지 끌려 들어오다니.

신통한은 한참을 그렇게 아무 말 없이 이상한을 바라보았고 이상한도 신통한을 그냥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신통한의 머리에는 온갖 생각들이 춤을 추었다이대로 나갈 건가좀더 있을 건가저 탐정이란 사람이 나를 바라보는데저 사람은 무슨 생각으로 그냥 뚫어지게 보고만 있을까한참을 뚫어지게 쳐다보던 이상한은 신통한의 허리춤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신통한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숙여 허리춤을 바라본다아니언제 이렇게그의 허리춤에는 몇 종류의 차키가 매달려 있었고 차량에 대한 설명이 가득한 서류가 그가 들고 온 가방 위로 삐죽이 드러났다.

"영업사원 맞습니까그렇게 서툴러서야 무슨 영업을 한다고

그것은 신통한의 가슴을 후벼 파는 말이었다아니겨우 이런 모습을 보고 나를 서툴게 평가하는 건가아니면나를 시험하는 건가신통한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이상한을 바라보았다이상한은 그렇게 자신을 쳐다보는 신통한의 얼굴을 보더니비로소 웃음을 지었다.

"놀란 표정이군요무엇 때문에 그리 놀라십니까나가지도 않고딴 사람처럼 멍하니매력 있네요.”

아니이런남자한테 이런 고백을 듣다니같은 남자면서당황하는 신통한의 표정을 보더니 이상한이 다시 말했다.

"참고로 말하지만전 저의 사랑스런 부인이 미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 뜻이 그 뜻이 아니었구나.

"서툰 게 매력 있다는 뜻입니다그래서 영업사원을 하시는군요잘 하시겠네요

칭찬인지비꼬는 것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제 명함입니다나중에 제가 필요한 일 있으면 연락주세요저는 고급차를 살 여유는 없습니다.”

아까보다 한참 부드러운 말투로명함을 건네는 걸 보면이 사람잘 사귀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겠다는 예감이 들었다차를 살 고객이 아니더라도마음을 나눌 친구로그런 사람 한 명쯤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영업사원이 된 뒤신통한에게서 멀어진 친한 친구도 있었다그리고 신통한은 그의 어려움을 함께 나눌 친구를 찾지 못했다어쩌면이상한이 그런 친구가 되어 줄 수 있을까사회에서 만난 친구는 그런 친구가 되기 힘들긴 하지만신통한은 그런 고정관념이 깨지길 바랐다.

이상한이 건네는 명함을 받아들었다.

 

어려움이 없다면이상한 친구.

어려움이 있다면이상한 탐정.

 

신통한은 살짝 웃음을 지어보였다그의 미소가 마음에 들었는지이상한도 살짝 웃음을 지어 보인다나중에 만나자는 무언의 약속을 한다이상한도 신통한도 그 무언의 약속이 그들 사이를 그렇게까지 만들지 몰랐다이상한과 신통한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2. 첫 의뢰

 

이상한은 창 밖을 바라보았다. '오늘도 손님 없으면, 내일은 또 공사장에 나가봐야겠군.' …… 한숨을 쉬는 그의 마음이 복잡해졌다. 법으로는 금지된 탐정사무소이지만, 그의 사무실에 들어와 불법이라며 사무실을 내리라는 경찰도, 그를 기소하는 검찰도 없었다. 이상한에게는 다소 도박일 수도 있는 사무소 개업이었는데, 나름 다행이다 싶긴 했지만, 이상한은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아무리 열심히 생각을 해봐도 좀처럼 답이 나오지 않았다. 물론,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해 볼 수는 있었다. 그가 경찰 출신이기 때문에 눈을 감아줄 가능성도 있고, 앞으로 탐정이란 직업이 허가될 예정이기에 함부로 건들지 않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별로 신경 안 써도 될 만큼 이상한의 존재가 작기 때문일 수도 있었다.  ‘오늘은 날씨가 좋은데…… 내일도 날씨가 좋아야 할 텐데……' 이상한이 한참 고뇌에 빠져 있는데,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 누구지?'

  이상한이 문을 열자, 조금은 앳되 보이는 남자가 서 있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탐정 사무실이라고 해서요. , 고민 있어서 왔는데요?”

 "고민?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십니까?”

 "저 고등학생이요. 여기 가면, 고민 들어줄 거라, 누가 그래서.”

 "누가 그런 말을? 그런데, 무슨 고민입니까?”

 "어떤 검은 정장을 입으신 분이요. 제가 놀이터에서 울고 있으니까, 이리로 한 번 가보라고 했어요.”

 "검은 정장?”

 이상한은 짐작 가는 바가 있으나, 그 학생에게는 그 신사에 대해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래, 고민이 뭡니까?”

 ", 아저씨는 제가 학생이라고 밝혔는데, 반말을 안 하시네요?”

 "어색합니까? 어색하면, 반말로 할까요?”

 "아니요. 저를 무시하지 않으시는 것 같아서 좋아요. 다른 애들은 그렇게 깍듯하게 대하면, 왠지 부담스럽다고 하는데, 저는 아니에요. 그렇게 대하실 때 저는 제가 존중받는다고 느껴요. 길에서 만나는 아저씨들도, 아주머니들도, 그리고 선생님도 제게 반말을 하는데, 저는 그게 친근감의 표현으로 안 느껴져요. 제가 이상한 건가요?”

 이상한은 한동안 그 학생을 바라본다. 그 학생도 이상한을 말없이 바라본다. 한참 동안을 그렇게 바라보기만 한다. 그러다가 드디어 이상한은 학생에게 물어볼 말을 찾았다.

 "고민이 뭡니까?”

 "방금 말했어요.”

 "그렇습니까?”

 ". 그것 때문에 많이 울어요. 아까도 그래서 울었어요. , 그런데, 아저씨, 상담료는 얼마에요? , 여기 자주 오고 싶은데.”

 "주고 싶은 대로.”

 ", 돈 많이 드려도 돼요?”

 "부자십니까?”

 ". 아버지는 JK 그룹 사장님이시구요. 어머니는 현장특별시 시장님이세요. 한번 올 때마다 50만원씩 드릴께요. 1주일에 한 번씩 올 거에요. 대신, 아침부터 저녁까지 저랑 같이 있어주세요. 매주 토요일마다 올 거에요. 해 주실 수 있죠?"

 이상한은 한동안 그 학생을 쳐다보았고, 대답하는 대신 질문 하나를 던졌다.

 "학생 이름이 뭡니까?”

 ", 이름 안 말하고 싶어요. 그냥, 샘물이라고 불러주시면 안돼요?”

 "이름은 안 말하고 싶고. 샘물이라고 불리고 싶다. 그럽시다. 현금 결재입니까?”

 지금까지 어둡기만 했던 학생의 얼굴이 갑자기 환해졌다. 그러더니 지갑에서 즉시 5만원권 10장을 꺼낸다.

 "50만원이요! 아저씨 정말 좋아요. 아무것도 자세하게 묻지 않으시고, 화끈하시고. 그럼, 오늘부터 저 아저씨랑 같이 있을 수 있는 거죠? 오늘 토요일인데!”

  이상한은 오늘이 토요일이란 사실조차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내일 공사판에 갔더라면 허탕치고 올 가능성이 많았겠군.' 그러면서, '이 학생에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를 생각해 보면서, 아직은 날이 좋다는 것을 다행스럽게 여겼다.

 "아저씨! 저랑 게임방 가요!”

이상한은 드디어 올 것이 왔나 보군, 하면서 샘물이라 불리고 싶어 하는 그 학생의 뒤를 따라서 걷기 시작했다.

 

 

3. 미행

 

신통한은 학생이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이유 없이 울고 있던 한 학생. 이유 모를 만남. 학생을 이상한에게 안내하는 자신의 마음이 뭔가에 홀렸음에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신통한의 마음은 복잡해졌다. 신통한은 그 학생이 이상한의 사무실이 있는 건물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정말로 들어가네?' 어느 낯선 남자의 소개. 그 이상한 소개가 그 학생을 이상한에게로 이끌었다. 그 이상한 힘을 신통한은 알 수 없었다. 신통한은 그 학생에게 이렇게 말했다.

"학생, 왜 울고 있어?”

"아니, 아저씨? 아저씨는 울고 있는 학생에게 일일이 신경 써요? 참 특이한 아저씨네?”

"일일이 신경 안 써. 오늘만 신경 쓰는 거야.”

"왜요?”

"이상한 탐정을 만났거든.”

"이상한 탐정?”

"이름이 이상한.”

"……그게 이름이 이상하다는 거예요, 이상한이 이름이라는 거예요?”

"이상한이 이름. 이름처럼 이상해.”

", 왠지 관심 간다. 어딨어요, 그 아저씨?”

울음을 뚝 그친 학생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뭐지, 이 상황은?'

"저기 저 건물 2층에.”

"어떻게 찾아요?”

"앞에 써 있어.”

"고마워요.”

이 대화가 끝이었다. 학생은 더 이상 신통한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신통한은 벤치에 앉았다. 오래 전에 끊었던 담배 생각이 간절했지만, 다시 피게 되면 두 번 다시 못 끊을 것 같아 피우지 않았다. 끊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은 담배만이 아니었다. 이상한 탐정. 그가 건넨 명함에 새겨진 문구 "어려움이 없다면, 이상한 친구. 어려움이 있다면, 이상한 탐정." 기가 막힌 문구였고, 기가 막힌 친구였다. 그 문구에 의지해서 한 학생을 발견했다. 학생은 울고 있었다. 그것도 소리내어 펑펑. 마치 누군가 자기가 우는 소리를 들었으면 좋겠다는 듯이.

신통한은 자신이 지금 일하러 나왔다는 사실도 까마득히 잊어버렸다. 어차피, 먹고 살 만큼 돈은 많이 벌었다. 이제, 외근은 그만해도 될 만한 위치다. 그럼에도 신통한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고 밖으로 돌아다니는 것이 좋아 외근을 계속해왔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는데, 저 멀리 그 학생이 나오는 것이 보였다. 이상한 것은, 학생의 표정이 너무 밝아졌다는 것이다. 너무 신나게 팔짝팔짝 뛰면서 자꾸 뒤를 돌아보며 웃었다. 그 뒤에는 이상한 탑정이 심각한 표정으로 그 학생을 바라보았다. 그 심각한 표정이 학생 눈에는 보이지 않는 듯 했다. 학생이 이상한에게 빨리빨리 가자고 조르는 듯 했다. 이상한은 가끔 그 학생을 향해 살짝 미소를 보이기는 했지만, 그것이 진정한 미소로 보이지는 않았다. 조금은 씁쓸해 보였다. 신통한은 이상한이 그 학생에게서 뭔가를 눈치챘는데 모른 척 하고 있는 것이라고 확신을 했다. 그는 무엇을 하는 학생일까. 그러고 보면, 신통한은 그 학생에게 정말로 학생인지, 어느 학교에 다니는지, 나이는 몇 살인지 아무것도 묻지 않은 것이 생각났다. 그냥, 울고 있길래 무작정 이상한에 대해서 말했을 뿐이다.

신통한은 결정했다. 그들의 뒤를 따르기로.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판매보다 더 큰 건이 걸려있을 거란 본능적 느낌이 그를 휘감기 시작했다.

문득, 방문판매가 불법인 법안이 될 거라는 뉴스를 접한 것이 기억났다. 이제 시대는 바뀌고 있다. 더 이상 고객을 불쾌하게 하는 방문판매는 하지 못할 것이며, 이제 본격적인 온라인 네트워크 시대가 열릴 것이다. 그 시대를 읽어내지 못하면, 신통한의 영업도 끝이 난다. 신통한은 지금 이상한을 따라가지 않으면, 자신이 일구어왔던 지금까지의 경험, 그리고 자신의 인생이 무의미해질 것 같은 절박감이 몰려왔다. 이상한이 신통한을 봤는지 안 봤는지 신통한은 알지 못했다. 다만, 멀찌감치 서서 그들을 지켜보다, 그 학생과 이상한이 4차선 도로가 있는 길가가 있는 곳으로 가자 부리나케 따라잡았다. 거기엔 상점들이 일렬로 나열해 있는 것을 보았고, 그 중 하나의 건물로 그들이 들어가는 것을 보았을 뿐이다. 그 건물은 5층짜리 건물로, 4, 5층은 대중목욕탕, 찜질방이 있었으면, 3층은 PC, 2층은 당구장, 1층은 식당이 대형 평수로 있는 큼직한 건물이었다. 신통한은 그 중 어느 곳으로 그들이 들어갔는지 알 수 없었따. 이상한이 무슨 생각에 그 건물로 따라 들어간 건지도 알 수 없었다. 그 학생과 이상한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지, 더더욱 의문이 남았다. 신통한이 그 건물에 도착했을 때는 그들이 이미 보이지 않았기에, 신통한의 궁금증은 더더욱 커져 갔다. 조금 고민하던 신통한은 이상한의 사무실로 향했다. 그가 돌아오면,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신통한은 그가 돌아올 때까지 이상한의 사무실에서 기다리기로 작정했다. 이상한에게는 알 수 없는 뭔가가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가 지금 일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부여잡을 수 있는 가치, 그것이 있을 것만 같았다.

신통한은 이상한의 사무실 앞에 도착했다. 신통한은 거기에 새로운 안내문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상한 탐정 사무소 - 지금은 아무도 없으나 그대가 원한다면  곧 돌아오겠습니다! 그러나 그  "이 언제가 될지는 장담할 수는 없으니, 기다리지는 말아 주십시오. 그것이 저의 운명이니까요! 급한 용무가 있으신 분에 한하여 연락 주십시오. 연락처는! 꺼턱* 아이디 : 께림칙해.”

신통한은 그 안내문을 사진으로 찍었다. 그리고 이상한의 카톡으로 이상한의 아이디를 입력했다. "찾을 수 없습니다되지 않는다. 다시 한번 검색을 해 보았다. 역시 되지 않는다. 신통한은 할 수 없이, 그를 문 앞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의자가 없을까. 신통한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신기하다. 마치 그가 다시 올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한쪽 편으로 조그만 의자가 하나가 놓여 있다낡고 낡아서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나긴 했지만, 신통한은 그 의자가 분명 이상한의 사무실에서 보았던 의자였음이 기억났다. 이상한은 이미 알고 있었던 걸까. 신통한은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기록되었던 자신의 영업실적들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의자의 삐그덕 소리가 복도에 울려퍼졌으니, 그에게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너무도 허름한 사무실이이서, 오직 이상한 탐정 사무소만이 유일하게 간판을 걸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무실에는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몰랐다. 신통한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몰라 답답한 마음도 있긴 했지만, 그보다는 이상한과 얘기를 하고 싶은 생각에 시간을 보내는 것이 마냥 더디지만은 않았다. 그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자신을 어떻게 생각힐지 모르면서도 신통한은 기꺼이 그의 반응을 즐길 마음의 준비를 했다. 오래도록 이상한과 만났던 첫 만남을 다시 되새겨보면서 말이다.

 

*꺼턱 : 카카오톡과 비슷한 어플. (기능은 카카오톡과 같으나 조금 다른 버전으로 실존하지 않습니다)

 

 

 

4. 조용한 만남

 

뻐끔뻐끔 담배를 피는 조용한의 눈에 그의 모습이 들어왔다. 어딘가 어색하면서도 유심히 누군가를 관찰하는 모습이 마치, 그를 납치라도 하려는 듯한 기세였다. 그러나 조금 후에 보니, 그는 저 멀리 사라져갔다. 그의 앞에 있던 누군가도 어느 덧 조용한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조용한은 피던 담배를 끄고 주위를 살폈다. 아무래도 담배 탓인 듯 했다. 그의 시야를 가린 뿌연 담배연기 때문에 아마도 그들을 놓친 것 같다. 조용한은 공원을 가로질러서 그의 모습을 발견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마치 뭔가를 쫓고 있는 듯 했다. 그러나 그의 모습은 아무래도 뭔가 영 어색했다. 뒷모습에서 그의 불안이 느껴졌다. 조용한은 그의 뒷모습을 보다가 갑자기 그가 되돌아오는 것을 보고 얼른 그 자리를 피했다. 조용한은 다시 공원으로 돌아와 태연하게 벤치에 앉았다. 조용한이 주시하던 그가 조금 허름한 건물로 들어갔다. 조용한 그에 대한 궁금증을 더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조용한은 그가 들어간 건물로 들어가 1층부터 뒤지기 시작했다. 1층은 조그마한 헌책방이 있었다. 사람이 없을 거란 예상과 달리, 그 책방에는 의외로 사람들이 북적였다. 열 댓 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 사람이 열 명이 넘게 있어, 사람들이 아주 많은 듯한 착각이 든 것이다. 발 디딜 틈도 없는 그 좁은 공간에 조용한이 찾던 그는 보이지 않았다. 조용한은 좁은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거기에 그가 있었다. 조용한은 의자에 앉아 뭔가에 몰두하고 있는 그를 유심히 관찰했다. 핸드폰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계속해서 불안해 보였다. 조용한은 한동안 그를 관찰하다가 그에게 다가갔다. 한참, 핸드폰을 들여다보던 그가 조용한을 보더니, 다소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조용한은 그의 목소리가 꽤나 밝고 중후하다는 데에 놀랐다.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라는 느낌이 조용한에게 느껴졌다.

"실례지만, 여기서 무엇을 하고 계십니까?”

", 누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만, 뭐가 문제가 있으십니까?”

"아니요.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조용한이 말을 이어가기 전에 그는 재빨리 말을 끊었다.

"그보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저와 대화가 가능하신 분입니까?”

조용한은 뭔가에 찔린 듯, 뜨끔했다. '역시, 쉬운 상대가 아니었어.'

"검찰에서 나왔습니다. 당신이 쫓던 그 사람에 대해서 조사할 게 있어서 나왔습니다.”

"제가 쫓던 사람이라뇨? 그런 사람 없습니다.”

조용한은 이상한 탐정 사무소라는 푯말을 뚜렷이 바라보면서 말을 이어갔다.

"이상한 탐정 - 그 사람에 대해서 조사 중입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그보다 당신 신분증 있습니까? 제가 당신을 어떻게 믿습니까?”

조용한은 조용히 검찰배지를 그에게 내밀고, 그의 신분증마저 내보였다. 그제서야 그는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갔음을 알게 되었고, 뭔가 거대한 파도가 그를 휩싸게 될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안녕하세요, 조용한 검사님. 신통한이라고 합니다. 저는 외판원입니다. 저는 단지, 차를 팔기 위해서 잠깐 들렀을 뿐입니다.”

조용한 검사는 이 뻔한 거짓말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평정을 찾고 그에게 말했다.

"걱정 마십시오. 신통한 선생님. 저는 선생님을 체포하거나, 이상한씨를 체포하려고 하는 게 아닙니다. 선생님과 얘기하셨던 그 학생,  학생을 보호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 학생, 지금 어디 있습니까?”

신통한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신통한은 조용한에게 얼른 따라오라고 손짓을 했고, 조용한은 그의 뒤를 말없이 따라갔다. 그러면서 조용한은 한편으로 자신이 너무 심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학생에게 접근하기 위해 조용한은 너무 심한 거짓말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5. 샘물투어

 

이상한과 학생이 간 곳은 조금 오래된 건물이었다. 샘물이라 불리고 싶어하는 그 학생은 애초에 PC방이던 행선지를 들어서면서부터 바꾸었다.
아저씨, 우리 이 건물 투어해요!”
투어라니요?”
투어 모르세요? 이 건물에 음 보자1층에 식당이 있네우선 밥부터 먹어요!”
그러고 싶으십니까?”
! 오늘 저한테 쓰기로 하셨잖아요!”
, 그렇게 합시다.”
아 좋다! 식당에서 밥 먹고, 당구장에서 한시간 당구치고, pc방에서 2시간 게임하고, 찜질방에서 남은 시간 보내면 되겠어요! 아저씨, 당구 칠 줄 아시죠?”
“30 칩니다
푸하하하하하진짜요?”
딱 한번 쳐봤습니다.”
의외의 반전이라는 듯, 샘물은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이상한은 살짝 겸연쩍은 미소만 띄운 채 그 학생을 쳐다볼 뿐이었다.
아저씨, 뭐 먹고 싶으신 것 있으세요?”
제가 골라야 됩니까?”
, 이런 거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네 맘대로 골라, 내가 사줄께! 이런 거요.”
알겠습니다. 그럼, 여기 식당 한번 둘러보면서 결정하겠습니다.”
얼굴에 웃음이 가득한 샘물은 1층의 식당을 쭈욱 둘러보았다. 그리고, 별을봐 레스토랑이란 곳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십시오. 몇 분이십니까?”
별무늬가 아록다록 새겨진 정장을 입은 희한한 복장의 남자 웨이터가 그들을 맞이했다.
저랑 이상한 아저씨, 두 명이요.”
이상한 분이신가요?”
, ! 이상한 분이에요.”
그러면서 샘물은 또 까르르 웃었다.
, 이리로 오세요!”
이상한과 샘물은 역시 별무늬로 장식되더 있는 벽장식이 있는 곳을 지나, 별모양이 새겨진 나무탁자로 소개되었다.
으와, 별천지다! 정말, 오늘 좋아요. 너무너무 행복해요.”
샘물의 눈에 갑자기 눈물이 고였다. 이상한은 샘물의 눈을 가만히 응시하면서 말했다.
행복하시다니, 저도 기쁩니다. 샘물님은 마음껏 행복할 수 있는 자유가 있으십니다.”
샘물의 눈에 더 많은 눈물이 흘러내렸고, 입가엔 미소 같은 것이 아로새겨졌다. 그 미소는 정말로 행복할 때만 나올 수 있는 미소였다. 그 미소가 얼마나 오래가게 될지, 이상한으로서는 알 수 없었다. 조금이라도 더 이 행복을 붙들고 있기를 이상한은 간절히 소망했다. 이 학생에게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아직은 모르지만, 오늘만은 이 학생의 소원을 마음껏 풀어주기로 했다. 어떤 사건이 이상한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고, 아무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이상한의 날카로운 눈은 샘물군의 내면을 향하고 있었다. 이상한이 알 수 있는 건, 샘물군을 좇고 있는 누군가가 분명히 있을 거란 것이었다. 본능적으로 이상한은 주위를 경계했다. 그때, 웨이터가 메뉴판을 들고 왔다. 이상한은 메뉴판을 보았다. 별봐 돈가스. 별봐 함박 스테이크. 별봐 무제한. 별봐 무제한엔 5만원이란 표시가 있었다. 돈가스와 스테이크의 무려 다섯 배 차이였다. 그리고 그 밑에 조그만 글씨로 별봐 미니우동이란 글씨가 조그맣게 쓰여있고 3000원이란 표시가 있었다. 이상한은 알 수 없었다. 5만원이나 내고 미니우동을 먹으려면 3000원을 또 내란 말인가? 그때, 샘물이 웨이터에게 말했다.
아저씨, 이거 다 주세요!”
손님, 무제한 메뉴는 돈가스 스테이크 미니우동까지 포함한 가격입니다. 그걸로 드릴까요? 1인당 5만원입니다.”
아니요, 무제한 메뉴 1인분 주시고, 돈가스 스테이크 미니우동 1인분씩이요. 아저씨, 장사하지 마시고요!”
, 손님 죄송합니다. 혼자 계신 줄 잠깐 착각했습니다. 앞에 있는 분이 잠시 잠깐 제 눈에는 안 보였습니다. 그렇게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샘물은 잠깐 앞의 이상한을 바라보았다.
아저씨, 외계인이거나 초능력을 가진 인간 같은 거 아니죠?”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제 눈에도 잠깐 안 보였던 것 같은데요?”
착각하신 걸 겁니다.”
그렇겠죠?”
울음을 그친 샘물은 이제 조금 멍한 눈으로 이상한을 쳐다보았다. 별무늬로 새겨진 형형형색의 그림들이 샘물의 눈으로 들어왔고, 이상한은 샘물에게 넌지 말을 건넸다.
이제, 얘기해 주시겠습니까?”
, 뭘요?”
여기에 저를 데리고 온 이유 말입니다. 샘물님은 애초부터 이 식당으로 저를 끌고 올 계획이 아니었습니까?”
, 그게
당황하던 샘물의 눈에 놀라워하는 눈빛이 역력했다. 이상한은 진지한 눈빛으로 샘물을 바라보았다. 샘물과 이상한은 그렇게 오래도록 눈빛을 교환하고, 샘물의 입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상한은 샘물의 얘기를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열심히 경청했다. 그리고 드디어 그 방에 누군가가 들어왔다. 이상한은 120킬로는 됨직한 거구의 여인을 바라보았다. 샘물은 그 여인을 바라보며 이상한에게 소개시켜 주었다.“아저씨, 저희 이모님이세요. 이 식당의 주인이기도 하구요.”

 

 

 

6.

조용한과 신통한은 이상한과 이상한이 데리고 있는 학생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이상한은 셈물이 말한 이모님을 바라보다가 한참을 생각에 잠겨 있다가 말했다.

이모님. 정말 이모님이신가요?”

글쎄요!”

그렇다면, 여기서 협상을 종료하시겠습니까?”

글쎄요!”

그렇습니까? 샘물님, 그럼 이만

 

이상한은 조용한을 바라보았고, 신통한을 바라보았다, 샘물과 샐물이 말한 그 이모님이란 분은 이상한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조용한은 이상한이 지나가는 것을 멀뚱히 쳐다보고만 있었고, 신통한은 이상한을 바라보는 조용한을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4)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2        
그놈 어시스트 | 전창수 단편소설 2021-02-10 20:16
http://blog.yes24.com/document/13811570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그놈 어시스트

 

 

 

1.

그놈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그놈은 나를 모른다. 내가 그 녀석의 돈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그 녀석의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를 한다. 그 녀석은 분명 내가 목사인 줄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 녀석을 속이는 것은 너무 쉬웠다. 나는 그 녀석에게 내게 돈을 바치면 영생을 주겠노라고 했다. 너무 쉬웠다. 그래서 그 영생을 얻겠다고 그놈은 내게 전 재산을 바쳤다. 이제 이놈에게 내가 만든 영생약을 주면 된다. 그놈과는 이것으로 마지막이다.

 

 

2.

나는 하늘에 있다. 분명 그놈에게 영생약을 먹였는데, 내가 왜 하늘에 있는 것일까. 알 수 없었다. 그놈이 내게 물어본 딱 한 마디 한 것이 기억났다.

, 이 약 먹으면 어떻게 돼?”

어떻게 되긴, 영생을 얻지!”

그 다음은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분명, 그놈은 그 말을 했고 약을 먹었다. 근데 나는 왜 여기에 있는 것일까.

 

 

3.

눈앞에 그놈이 보인다. 그놈도 분명 영생약을 먹은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나는 영생약을 먹지 않았는데 왜 여기 있는 것일까. 그놈이 내게 말했다.

덕분에 진짜 영생을 얻었네요!”

미칠 노릇이다. 나 때문에 영생을 얻다니.

목사님, 그럼 목사님도 영생을 얻으신 건가요?”

, , 그렇군요. 환영합니다. 하하하

 

 

4.

여기가 어디인가. 내 두 손이 뒤로 묶여 있고 눈은 가려져 있다. 어디에선가 목소리가 들려왔다.

돈은 어딨어?”

눈 가리개를 푼다.

나 누군지 알지?”

아니, 전도사님이?”

내가 왜 네 전도사야? 나 전도사 아닌 거 알잖아!”

아니, 그러니까 여기 왜?”

왜는? 돈은 어딨어?”

, 돈은근데, 옆에 있는 분은 누구?”

내 친구야. 이분도 목사님이셔. 근데, 이분은 진짜 목사님이야.”

? 그게 무슨 소리?”

알게 될 거야.”

 

 

5.

눈을 뜨니, 하늘이 온통 하얀색이다.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내 옆에 누워 있는 뭔가를 보았는데, 고양이다. 이놈은 왜 여기 있는 거지. 너무 평온하게 자고 있는 고양이. 나는 고양이에게 말을 걸어본다.

, 왜 여기있니?”

야옹!”

, 왜 여기 있냐고?”

야옹!”

, 너 왜 여기 있냐고!!!!!!!!”

야옹!”

, 너 진짜 그럴래!!!!”

야옹!”

하늘이 점점 어두워진다.

 

 

6.

목사님, 영생을 얻으니 어떠신가요?”

영생을 얻으니 좋은데, 여기는

목사님, 지금 어디 계신지는 알고 계신가요?”

왜 벽이 온통 연두색이죠?”

목사님, 세상에 평화가 찾아왔어요.”

그게 무슨

알게 될 거예요

 

 

7.

하늘이 온통 푸른색이다. 그놈은 내게 여전히 목사님이라고 부른다. 나는 그놈에게 말했다.

내게 전 재산을 바쳤느냐?”

그렇습니다.”

그럼 영생을 얻을 걸 믿겠느냐?”

목사님,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시고 계시는 건가요?”

그게 무슨 말이느냐?”

, 지금 갖고 있는 돈이 없는데요?”

그게 무슨 소리냐?”

집에 두고 왔어요. 돈이요.”

그러하냐?”

목사님께서 돈 없어도 재산을 바치면 되는 거라고 하셨잖아요?”

그러하냐?”

, 그래서 저의 전 재산인 영생을 바쳤잖아요!”

그러하냐?”

, 그러한대요?”

, 그럼 돈은 어디 있느냐?”

저 집에 있어요. 돈이 필요하시면 말씀하세요. 제가 좀 드릴 수 있는데요?”

그러하느냐?”

하늘에 있는 파란색이 갑자기 맑은 구름으로 뒤덮였다.

영생을 바라는 그놈의 목소리가 맑은 구름 사이로 덮쳐왔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2)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1        
신다의 글쓰기 방법 (3) 되는 대로 쓴다 | 글쓰기 방법 2021-02-10 19:35
http://blog.yes24.com/document/13811229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신다가 글쓰는 방법 중 하나는 그냥 되는 대로 아무렇게나 쓰는 것입니다. 이 말의 뜻은 그냥, 지금 떠오르는 대로 꾸밈없이 진솔하게 쓰려고 노력한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문장이 엉망으로 되는 것 같아도 우선은 마구 써놓고 교정은 나중에 보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부담없이 가볍게 써내려 가는 건데요. 그렇게 하는 이유는, 그렇게 썼을 때 내가 생각하는 바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쓸 때, 이걸 어떻게 표현할까 하는 걸 생각하지 않고, 그냥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 하면서 그 생각을 그대로 표현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렇게 썼을 때, 나중에 제가 쓴 제 글을 확인해 보면, 가장 잘 써져 있더라구요! 그리고, 거기에서 중요한 것이 나의 생각을 솔직하게 써내려가려면 나에게 설명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즉, 내가 알아듣게 나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1)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쓴다.

2) 내가 알아듣도록 나에게 설명한다.

 

그럼, 이상입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2)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2        
[신다의 독서 습관 03] 슬픔의 한 | 독서 습관! 2021-02-10 09:36
http://blog.yes24.com/document/13807913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독서 습관 캠페인 : 오늘 읽은 책 참여

어쩌다, 검찰수사관

김태욱 저
새로운제안 | 2019년 12월

 

검사실에 조사받기 위해 소환된 사람들은 상당히 긴장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검사나 수사관이 조사하기에 앞서 커피 한 잔을 권하면서 긴장감을 풀어 준다. 일반인이 느끼는 선입견보다 검사실의 분위기는 그리 딱딱하지 않다. 그렇다고 검찰청 분위기도 파악할 겸 조사받으러 오라는 말은 아니다.  - p.26

 

분명, 검찰청 분위기는 딱딱할 거다. 그들만이 있으면. 때로는 알려줄 수 없는 진실도 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을 씁쓸하게 한다. 커피 한 잔의 여유와 소환의 긴장감. 그 사이에서 줄 타기를 하는 사람의 심정은 분명,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일 거다. 

 

때로는 어떤 범죄의 진실은 슬프다. 슬피기에 우리는 알고 싶어할 거다. 그 슬픔의 어느 언저리에 세상을 딱 갖다놓으면 그 의미는 그렇게 딱딱하지는 않을 것 같다. 오늘의 삶. <<어쩌다, 검찰수사관>>을 읽는 것은 슬픔의 한 형태를 보는 것 같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2)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1        
[문학과 함께 004] 시선으로부터 | 문학과 함께 2021-02-10 09:29
http://blog.yes24.com/document/13807879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저
문학동네 | 2020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하와이 제도에서 자라고 고급 목재로 쓰여. 화산제 속에서도 크는 신기한 나무인데, 악기를 만들면 소리가 좋대."

"여보는 정말 모르는 게 없구나."

난정은 명준의 칭찬을 그냥 흘려버렸다. 그리고 바닥에 그려진 태평양 지도 위에서 아웃리거 카누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는 도슨트에게 다가갔다.

- 시선으로부터 P.89 -

 

명백한 것은 인기가 있다는 사실이 내게, 아주 놀라운 변화를 일으키곤 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난 지금 나의 글이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정말 모르는 게 없는 사람들이란 어떤 사람들일까. 때로는 그 모든 것들이 내게 의미를 생성시켜서 또 다른 의미로 탄생되지 않을까. 때론 소멸되는 인생과 다시 태어나는 인생이 같을 거라 생각되기도 한다. 그렇게 하루의 의미는 의미로 다시 시작하는 삶이 된다. 오늘도 그렇게 삶이란 시간의 의미가 생성된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4        
[한줄평]시선으로부터, | 신통한 한줄평 2021-02-10 09:23
http://blog.yes24.com/document/13807849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평점

시선은 아니길, 시선은 똑바로, 시선은 그렇게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1        
[한줄평]2021 신춘문예당선 소설집 | 신통한 한줄평 2021-02-10 09:22
http://blog.yes24.com/document/13807845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평점

올해도 한줄기 바람, 너만은 아니기를 바라.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1        
[문학과 함께 003] 2021 신춘문예당선 소설집 | 문학과 함께 2021-02-10 09:21
http://blog.yes24.com/document/13807838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2021 신춘문예당선 소설집

이지은 등저
한국소설가협회 | 2021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너를 처음 봤을 때 생각은 어리다, 였다. 어리구나. 한눈에 봐도 알 만큼 어리다. 매끄러운 불과 초조한 눈에서. 붉은 손끝에서 알 수 있었다. 아직 빛이 죽지 않은 가방과 닮지 않은 로퍼에서 알아봤던 것 같기도 하다. - 김화진 <나주에 대하여 - 문화일보 당선작> 중에서

 

여전히, 내게는 겨울이면 기대하게 되는 책이 있다. 오랜 세월의 바람으로 어느덧 스쳐가기만 했던 시간이 몇 줄기의 바람으로 치환될 때, 이 어려운 삶은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삶은 그렇게 가니까. 삶이란 그렇게 사라지니까.

 

신춘문예는, 어리다, 라는 생각이 내게로 들어올 때도 어느 덧 몇 가지의 삶이 스쳐가 버리곤 한다. 그렇게 삶은 가니까, 그렇게 삶은 이어지니까.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1        
[한줄평]마음의 부력 | 신통한 한줄평 2021-02-10 09:14
http://blog.yes24.com/document/13807814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평점

마음의 짐을 지고 가는 , 너는 한 마음의 부력.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1        
[문학과 함께 002] 마음의 부력 | 2021 신다의 감상 2021-02-10 09:14
http://blog.yes24.com/document/13807805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마음의 부력

이승우,박형서,윤성희,장은진,천운영,한지수 저
문학사상 | 2021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수백 번의 헛수고를 반복하고 나서야 성범수는이른바 생각이라는 것을 시작했으니, 그렇게 따져보면 지난 수백 번도 마냥 헛수고만은 아니었던 셈이다.

-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중 박형서 <97의 세계> 중 -

 

헛수고를 반복하는 날들이 계속된다. 그러나, 그 헛수고조차 어느 순간, 의미로 생성되었을 때 이 세상은 비로소 존재의 가치가 성장된다.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읽는 것은 내게는 버거운 작업이다. 이 버거운 작업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하다 보니, 나는 어느 순간 이상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가끔 진실의 실체는 길을 잃고 방황한다. 어쩌면, 이 작품들은 이상한 결론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지도 모른다.

 

진실이 승리하길. 진실이 쓸모있기를. 진실이 아름답기를.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2        
1 2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
이벤트 세상
나의 친구
출판사
오늘 64 | 전체 350008
2009-05-19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