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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속에서 피어나는 교훈 | 서평 2018-10-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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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중세의 전쟁 378~1515

찰스 오만 저/안유정 역/홍용진 감수
필요한책 | 2018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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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태동한 이래 부족과 민족, 국가 단위의 죽고 죽이는 전쟁은 인류 역사의 한 축을 이룰 정도로 매우 중요한 사건 가운데 하나였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중세 유럽의 전쟁 양상을 시간적 순서, 민족과 나라의 대결 구도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역사적 전투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들을 역사적 고증과 함께 기술한 중세 유럽의 전쟁사를 다룬 저작이다. 특별히 각 민족과 나라들의 전쟁을 기술함에 있어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각 나라의 전쟁 무기와 무장, 전술을 중심으로 전쟁에서의 성패와 관련된 유무형의 대내외적 요소들을 간략하지만 매우 상세하게 그리고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우선 중세 유럽하면 떠오르는 나라는 바로 로마제국일 것이다. 고대에서 중세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중세 유럽을 호령할 수 있었던 당대 최강의 로마군단인 '레기오'는 보병 중심의 군대였다. 그러나 필적한 만한 적수가 없다고 여겼던 보병 중심의 무적 로마군단은 어느새 말을 타고 싸우는 날렵한 기병 중심의 전투집단인 고트족과 훈족에 의해 무참히 깨어지게 된다. 이로써 화려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보병 중심의 로마군단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보병 중심의 로마군단이 기병 중심의 고트족과 훈족의 적수가 될 수 없다는 배움을 엄청난 피의 댓가를 수업료로 치루며 얻게 된 후 중세 유럽 전장의 전술은 보병 중심에서 엄청난 기동성과 활동성을 겸비한 기병 중심으로 재편되어진다. 그러나 언제나 역사는 반복되는 법. 봉건 기사를 중심으로 한 기병들의 활약 또한 본서의 중간 정도에 등장하는 스위스군의 독특한 무기 체계 앞에서 속수 무책 무너지는 상황을 연출한다. 그것은 바로 스위스군이 가진 긴 장대 끝에 뾰족한 창을 단 '파이크'와 한쪽은 육중한 도끼, 반대쪽은 날카로운 창을 달고 있는 '미늘창'이라는 무기에 의해서였고, 더욱 중요한 사실은 스위스군이 고대 마케도니아군의 전술을 벤치마킹한 '팔랑크스 전투대형' 전술과 그들의 용맹성, 그리고 칸톤(도시국가연합체)이라는 동질성을 띈 체계 안에서의 전우들간의 신뢰와 전투에의 강한 의지가 결합되어 빠른 기동성과 민첩성을 지닌 중세 봉건 기병들을 압도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더욱 재미있는 사실은 영원히 중세 유럽 전장의 패자(覇者)가 될 것만 같았던 스위스군의 파이크 보병과 미늘창 보병들도 이후 견고하게 여겨졌던 팔랑크스 대형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 짧은 검으로 스위스 보병들을 무참히 쑤시고 다닐 수 있었던 에스파니아 돌격병에 의해 처참한 패배를 당하고 만다. 그 이후 전장은 장궁을 사용하는 영국군의 등장으로 다시 한번 혼전에 빠지게 되는데...

로마, 비잔티움 제국, 봉건기사, 스위스, 영국에 이르기까지 중세 유럽의 패권을 다투었던 민족들과 나라들의 전술과 무기체계, 그들이 가진 유무형의 전력들을 한눈에 볼 수 있었던 점은 이 책이 가진 장점 중 하나이다. 역사적인 고증을 통해서 재현된 전쟁의 상황들은 때로 처참하기도 하고, 인간의 야만성과 폭력성에 대해 다시 한 번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하지만 유한한 자원을 향한 인간의 끊임없는 탐욕은 인류 역사 가운데 전쟁이라는 방식으로 표현 되었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는 생각으로 애써 외면한 체 한편으로는 감정적 둔감함을 느끼며 책장을 덮는 나 자신의 냉랭함을 보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본서를 통해 깨닫는 것은 전쟁을 수행함에 있어서 인간 사고방식의 중요성이었다. 몇번이나 동일하게 패배하면서도 기병이라는 새로운 전술 패러다임의 변화를 인정하지 못하고 고집스럽게 보병의 옛 영화를 추억하며 번번히 전장에 나가서 도륙 당했던 멍청한 지휘관들의 고집스러운 사고 방식은 애끛은 병사들의 귀중한 목숨을 수차례에 걸쳐 값비싼 댓가로 지불하고 나서야 포기할 수 있었다는 사실.

또한 자신들의 팔랑크스 대형의 우수성을 너무나 자만한 나머지 지휘관의 명령 조차도 따르지 않음으로서 군 기강의 해이로 인해 정신적인 무형의 전투력을 상실한 스위스군의 사례들, 과감한 공격과 결단만 있었다면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우세한 싸움의 상황을 승리로 종료시킬 수 있었음에도 단지 옛 선배 지휘관이 고수했던 수비적인 전술을 택함으로서 퇴각하는 프랑스군이 전열을 가다듬고 역공할 빌미를 만들어줌으로서 승리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처참한 패배(항복한 영국군을 프랑스군들은 전부 학살했다고 한다)를 당한 백년전쟁 포르미니 전투의 영국군 사령관 키리엘과 같은 우유부단함과 무능력 등 전쟁은 탁월한 무기만이 있다고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무기와 전술을 누가 어떻게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운용하느냐에 따라서 결정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기에 1200여년 중세 유럽의 전쟁사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본서를 통해 독자는 전쟁의 참혹함과 야만성, 비인간적인 부분에 경악하면서도 반면 인간 정신의 탁월함이 위기의 순간에 어떻게 빛을 발할 수 있고 또한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짓을 저지를 수 있는 지에 관한 교훈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전쟁사를 보면 작은 인간 세계를 축소시켜 놓은 것과 같다. 칼과 창이 난무하지는 않지만 먹고 살기 위해 끊임없는 생존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지혜와 용기,인내와 절제, 과감한 결단 등을 전쟁사 속에서 발견하게 된다. 당신이 진정 인간답게 살고 싶다면 비인간적 짐승의 역사인 전쟁사를 펼쳐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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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미학 | 서평 2018-10-0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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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너에게만 알려 주고 싶은, 무결점 글쓰기

이은화 저
피어오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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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이들이 읽고 공감할 수 있는 한권의 책은 그냥 탄생하지 않는다. 좋은 책은 좋은 문장을 펼쳐가는 글쓰기라는 작업을 통해서 완성된다. 여기서 말하는 좋은 문장, 좋은 글쓰기는 화려한 미사여구와 현란한 기교의 어휘들로 치장된 난해하고 전문적인 그것을 가리키지 않는다. 좋은 글쓰기는 읽는 독자들에게 진정어린 마음이 느껴질 수 있도록 손쉽게 다가가는 글을 쓰는 것이다. 작가의 마음을 담아 순수하고 담백하게 자신의 생각과 깨달음을 하얀 백지 위에 펼쳐 나갈 때 비로소 좋은 글쓰기를 통한 좋은 책 한권이 탄생되는 것이다.

 본서는 이러한 좋은 글쓰기, 즉 책의 제목과 같이 무결점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다양한 경험과 다년간의 글쓰기 현장에서 체득한 통찰을 매우 정직하고 순수한 필치로 적어내려간 담론을 한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기존의 수 많은 책쓰기 방법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전문적인 책쓰기 가이드북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책쓰기'가 아닌 '글쓰기' 책이라고 보면 이해가 쉽다. 좋은 책 한권을 내기 위해서 좋은 글쓰기가 선행되어야 하기에 독자는 본서를 통해 저자가 말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충분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좋은 글쓰기를 향한 발돋움을 위해서 3가지의 핵심적인 주제어를 제시하는데 그것은 변화, 생명력, 지속성이다. 제 1장 변화 단원을 통해서는 지금 현재 독자인 당신의 글쓰기 상태와 위치를 점검하도록 독려하며 2장 생명력 단원을 통해서는 실제적으로 단어와 문장, 문단으로 대변되는 글쓰기의 실제적인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 3장 지속성 단원에서는 작은 글들이 모여 비로소 한권의 책이 탄생되는 순간에 관한 기록들을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한다.

글쓰기 방법론을 위한 책이라기보다는 글쓰기 예찬론의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글쓰기라는 주제를 매우 담담하게 삶과 연결시키는 저자의 섬세함이 느껴진다. 이를테면 글쓰기를 통해 나의 본 모습을 직면하게 된다라는 등의 구절은 나로 하여금 책장이 넘어가는 속도를 잠시 늦추게 할 정도로 생각에 잠기게끔 만든다. 갑옷 속에 꽁꽁 숨겨져 있던 나의 마음 속 깊은 곳의 아픔, 상처, 기쁨, 환희와 같은 감정들은 글쓰기가 아니었다면 결코 그 본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 핵심감정들이다. 그러나 차분한 마음으로 자신의 삶을 성찰하며 하얀 백지 위에 글을 써내려가는 동안 위와 같이 믿기지 않는 일들이 발생한다.

또한 글쓰기는 깊은 사유의 과정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말을 통해 생각하기 귀찮아하는 이 디지털 세대 속에서 다시 한 번 참된 글쓰기의 유익은 깊은 사고와 사유를 길어내는 마중물이 될 수 있음을 발견한다.나를 찾아가는 깊은 사유의 여정! 나의 본 모습을 직면하고 나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기회가 바로 글쓰기라면 쉽게 믿겨지는가? 그런데 그것이 사실이다.

 작가는 아니지만 나 또한  가끔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내 마음 안의 고민과 고심의 흔적들을 블로그 비밀방에 한글자 한글자 끄적이며 속 깊은 생각들을 끄집어내곤 한다. 그리고 그 시간이 내게 말할 수 없이 큰 정서적 청량감을 선사한다는 사실을 다소 체험한 바 저자가 말하는 글쓰기의 유익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동의할 수 있다. 이렇듯 현재 나의 삶을 정직하게 진단함과 동시에 글쓰기를 통해 변화를 꾀하고, 남에게 읽혀짐으로서 꿈틀거리며 살아움직이는 생명력이 느껴지는 글들을 묶어 지속성 있는 한권의 책으로 탄생시킬 수 있도록 돕는 힘은 비로소 나의 삶을 백지 또는 새하얀 pc모니터의 공간 위에 풀어놓을 때만이 가능한 작업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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