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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잡학 사전! | 서평 2020-10-29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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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세계 괴물 백과

류싱 저/이지희 역
현대지성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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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세계적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의 로고를 두고 침 튀어가며 논쟁을 벌인 적이 있다. 스타벅스를 상징하는 로고의 여인이 여신이다! 요정이다! 등의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사실은 '사이렌'이라고 불리는 신화 속에 등장하는 일종의 괴물이었다. 이렇듯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리에게 있어서 하나의 문화적 콘텐츠로서 다소 생소하게 다가오는 것 중 하나가 신화와 전설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모습의 괴물과 괴생명체에 관한 이야기이며 그것을 상업적으로 가장 잘 이용하는 곳이 바로 현대의 거대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어렸을 때 밤마다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누워서 들었던 다양한 전설 속 이야기들에 등장하는 도깨비, 구미호, 달걀귀신, 홍콩할매와 같은 존재들을 통해 우리는 이미 괴물에 대해 정서적으로 어느 정도 친숙함(?)을 느끼며 살아왔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이번에 만난 <세계 괴물 백과>라는 책은 내게 있어서 생소함보다는 매우 친숙하게 다가온 저작 중 한 권이었다.

 

이 책은 동서양을 통틀어 민간 신화와 전설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괴물들에 대한 일종의 보고서다. 고대 근동과 이집트, 그리스와 유럽 신화, 개신교 성경 속에 등장하는 종교 전설까지 110여 종의 전 세계 다양한 괴생명체들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나 흥미로워서 눈을 떼기가 어렵다. 등장하는 괴물들 가운데 우리에게 그 이름이 매우 익숙한 페가수스, 켄타우로스, 스핑크스, 사이렌, 유니콘, 늑대 인간에 얽힌 이야기들은 우리의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또한 개인적으로 개신교 신자로서 구약 성경 욥기서를 통해 읽었던 레비아탄, 베헤못 그리고 이사야서에 등장하는 스랍, 창세기에 등장하는 거룹(그룹)과 인신 제사의 악독함을 보여주는 몰록까지 역사적 고증을 통해 서술되는이야기들은 사뭇 흥미롭다.

 

저자는 이 책이 괴물에 관한 이야기뿐 아니라 인간의 관념과 인식까지 그대로 비춰 보여주는 거울의 기록이라고 표현했다. 동서양에 걸쳐서 존재하는 공통된 관념은 모두 동일한 시기에 대동소이한 신화와 전설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각 신화와 전설 속에 등장하는 괴물들은 바로 그 시대 사람들이 동시대와 후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무언의 메시지를 투영시킨 일종의 메타포다. 그렇기에 어떠한 괴물이 출현했던 특정한 시대의 사람들은 그 시대가 가진 고유의 사회적 메시지를 그 괴물체에 투사시켰다. 이렇게 그 시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지한 괴물체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할 때 우리는 시대를 읽는 혜안과 더불어 지금의 시대를 해석할 수 있는 하나의 문화적 해석 도구를 얻게 된다.

 

 

재미있는 내러티브를 구성하는 상상 속 존재로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야기의 원형이 가진 진의를 파악하도록 독려하는 괴물에 관한 이야기는 그래서 흥미로움과 동시에 교훈적이다. 특별히 나는 제5장 동방 여러 민족 전설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괴물들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작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머리가 없는 종족인 '블레미에스', 식인 종족인 '안드로파기', 외발 종족인 '스키아푸스', 코 없는 사람이며 거대한 아랫입술을 가진 '에이맥티래' 와 같은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는 나로 하여금 깊이 생각하게 만든 내용이었다. 사실 이들은 괴물이라고 표현하기보다는 외형적인 모습이나 삶의 방식이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들에 대한 평가는 거의 대부분이 유럽을 포함한 서양적 관점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즉, 문명사회를 이루며 주류 세계라 일컬어졌던 유럽인들의 관점에서 이들은 괴물이고, 비정상이며 이방인이다. 그러나 그들의 관점에서 보면 그들이 정상이고 유럽인들이 괴물이 아니라는 법이 없지 않은가? 관점의 차이다. 도대체 누가 괴물이며 누가 정상적인 인간인지에 관한 이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와 기준은 어떻게 설정된 것인가 말이다! 마치 조너선 스위프트의 대표작 <걸리버 여행기> 제4부 후이늠국 이야기 편에서 고매한 존재인 말(馬)이야말로 지극히 정상이며 반대로 미개한 존재로 묘사되는 야후(인간)야말로 괴물적 존재로서 비정상적 취급을 받는 것을 보면 사실 그 기준은 당시의 사회와 시대를 이끄는 주류 세력에 의한 제한적 해석일 따름이다.

 

얼마 전 뉴스를 통해 올 12월에 괴물이 우리를 찾아온다는 이야기가 사회적 이슈로서 떠오른 적이 있다. 여아를 상대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감옥에 간 후 복역을 끝내고 출소할 범죄자를 사회는 괴물로서 묘사했다. 그렇다! 다리가 하나 없고 아랫입술이 비정상적으로 커서 머리를 덮을 수도 있으며 머리가 없어서 얼굴이 가슴에 붙어있는 기형적 모습을 한 사람들만이 괴물일까? 정상적인 인간의 모습을 갖췄다고 한들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격을 포기한 존재는 인간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괴물이다. 그렇기에 겉으로는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었으나 내면은 괴물인 존재들이 넘쳐나는 사회를 바라보며 읽게 된 <세계 괴물 백과>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저작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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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속에서 발견하는 진심의 참모습! | 서평 2020-10-15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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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브레드이발소 5 웃음 가득 브레드의 일상

㈜몬스터스튜디오 원저/임광천 편
형설아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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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드 이발소 필름북 중 최근에 출간된 다섯 번째 책을 펼친다. 수록된 에피소드 전부 TV에서 놓쳤던 이야기들이기에 더 집중하고 볼 수 있었던 시간이다. 브레드의 연애 스토리가 펼쳐지는 '브레드의 데이트' 이야기도 재미있고, 베이커리 타운의 빌런 감자칩이 관광객들인 초밥들을 등쳐먹으려고 시도한 이야기도 웃기다. 그러나 매권마다 공통적으로 적어도 하나의 이야기는 상당히 교훈적이다.

 

다섯 번째 책에서도 브레드 이발소의 작가는 '브레드의 생일파티' 에피소드를 통해 따뜻함과 재미를 적절히 믹스하여 한편의 웃음 섞인 감동의 교훈을 선사한다. 브레드의 생일이 돌아왔다. 그의 충실하면서도 마음씨 착한 조수 윌크는 브레드 사장님의 평소 성품으로 볼 때 생일을 챙겨 줄 친구하나 없을 것으로 여기고 자신만이라도 브레드의 생일을 정성껏 준비해서 축하해 주리라 다짐한다.

 

그러나 가진 것이 없는 윌크는 자신이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을 브레드 사장님의 생일 선물로 준비한다. 그것은 윌크 본인의 생일 때 먹으려고 아껴둔 초코과자(초코파이)와 매장 앞에서 밤새 줄 서서 받은 도넛 레인저 레드 한정판 피규어다. 너무나 소중한 자신의 물건들을 브레드 사장님께 드리기로 결정한 윌크의 마음은 오직 혼자 쓸쓸히 생일을 맞이할 사장님을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은 착하고 순수한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윽고 초코와 함께 브레드의 집을 찾은 윌크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는다. 사장님의 집은 으리으리한 저택이었으며 어디서 몰려왔는지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이 브레드 이발사의 집에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알고 보니 베이커리 타운에서 브레드를 애정 하는 그의 팬들이 브레드의 생일을 맞아 수많은 선물들을 가지고 찾아온 행렬이었다.

 

 

사장님은 자신의 생일을 축하해 주러 온 윌크와 초코를 무덤덤하게 대한다. 사장님이 매우 쓸쓸하고 외롭게 생일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찾아온 윌크는 자신의 우려와는 달리 너무나 화려하게 생일을 보내고 있는 브레드의 모습을 보며 힘 없이 발길을 돌린다. 이후 값비싸고 화려한 선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저택의 거실에서 브레드는 대부분의 값비싼 선물들이 전부 시시하게만 여겨진다. 또한 베이커리 타운의 여왕이 보낸 산해진미 진수성찬도 맛이없다. 그러다가 우연히 아주 초라한 종이 상자를 발견하고서는 상자 안에 든 도넛 레인저 레드 피규어를 보며 "누가 이 귀한 걸 선물한 거야?!"라고 환호한다. 아울러 한쪽 켠에 놓인 초코과자를 맛 보고서는 어린 시절 자주 먹던 초코과자의 추억을 떠올리며 행복해한다.

 

비싼 선물들과 화려한 음식들이 아닌 초라한 상자에 담겨있던 도넛 레인저 피규어와 초코과자 한 봉지가 브레드로 하여금 "오늘은 내 인생 최고의 생일이야!"라고 외치게 만들었다. 물론 그는 그것들을 누가 놓고 갔는지 모른다. 윌크 또한 자신의 작은 선물이 사장님을 행복하게 해드렸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진심은 통하는 법! 가진 것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사람을 향한 진심과 진정 어린 사랑은 어떻게든 전해지는 것 같다. 단지 우리가 진심과 진정성이 상실된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에 그것이 쉽사리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서글플 뿐이다.

 

이렇게 요 며칠 브레드 이발소 필름북을 통해 아이와 함께 행복한 독서의 시간을 보냈다. 아이의 책장에는 필름북 다섯 권이 가지런히 꽂혀있다. 현재 다섯 권이 출간되었지만 TV 애니메이션이 계속 이어지는 한 6, 7, 8권으로 후속작들이 기획되고 출간되지 않을까 짐작하게 된다. 좋은 만화 한편이 아이들의 여린 심성을 더욱 아름답고 건강하게 다듬고 성장하게 도울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브레드 이발소와 같은 애니메이션은 단연코 추천해 줄 만한 책 중 하나다. 또한 재미와 함께 적절한 교훈을 선사해 주기에 아이들과 함께 읽고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만한 애니메이션으로도 적절하다. 필름북은 덮지만 TV 속에서 새로운 에피소드로 만나게 될 브레드 이발소 빵들의 이야기를 기대하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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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행복은 마음가짐 속에... | 서평 2020-10-14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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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브레드이발소 4 개성만점 베이커리타운

㈜몬스터스튜디오 원저/임광천 편
형설아이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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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기 애니메이션 <브레드 이발소> 필름북 세트를 읽으며 발견하는 것은 요절복통 폭소 코드가 매회 수록된 에피소드 속에 잘 녹아져 있다는 것과 동시에 작은 감동과 교훈을 선사하는 스토리가 가진 순기능이다. 그런데 오늘 네 번째 책을 읽고 리뷰를 쓰기 위해서 자리에 앉은 순간 브레드 이발소 필름북이 독자들에게 주는 또 하나의 유익은 바로 일상의 소중함과 의미에 대한 환기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거나 등교한 후 일하고 공부하며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고, 퇴근과 하교 후 잠시 저녁 시간을 보낸 후 곤한 몸을 잠자리에 누이는 이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매일의 삶 속에서 현대인들에게 다가오는 일상이 가진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브레드 이발소 4권에서는 이 일상 속에 숨겨진 작은 행복들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브레드 이발소의 캐셔로서 시크한 차도녀의 이미지로 알려진 초코의 모습은 항상 무표정함이다. 어느 날 무딘 감정의 소유자로 느껴지기도 하는 그녀를 웃게 만들어야 하는 미션이 베이커리 타운 빵들에게 내려진다. 그것은 다름 아닌 '행복한 중소기업 보조금 '을 받고 싶어 하는 이발사 브레드가 직원인 초코의 웃음기 없는 표정 덕분에 매번 자신의 이발소가 정부의 보조금 지원에서 제외되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초코를 웃게 만드는 빵에게 상금 7천 원을 주겠다고 이벤트를 열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빵들이 초코를 웃게 만들겠다는 야심찬 도전장을 내밀지만 초코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수많은 도전자들의 재치와 우스꽝스러운 동작에는 조금의 요동도 없던 초코가 자신의 물건을 갖고 방문한 택배 기사에게 택배 물건을 건네받고는 미소 지었던 것이다. 결국 '초코를 웃겨라 대회'의 우승은 얼떨결에 택배 기사가 차지하게 된다.

 

또 하나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홍차의 달인'이다. 어느 날 브레드가 자신의 조수 윌크에게 홍차 한 잔을 부탁했는데 차에 대해 문외한인 윌크는 차가 뱃속에 들어가면 다 똑같지 뭐가 다르겠냐는 생각으로 녹차를 가져다준다. 녹차를 맛본 브레드는 윌크에게 홍차와 녹차도 구분 못한다고 면박을 주게 되고, 윌크는 이번 기회에 차를 맛있게 끓이는 전문가가 되어서 사장님께 인정받겠다는 결심하에 차의 대가로 알려진 찐빵 도사를 찾아간다. 그의 밑에서 제자로서 수련을 한 후 유통기한이 지난 차 세트를 비싼 돈을 주고 찐빵 도사에게 사기당하듯 사가지고 하산한 윌크는 홍차를 끓여서 사장님께 드리려고 하다가 자신이 끓인 차의 맛을 보고 실망하며 울게 된다. 그때 윌크가 흘린 눈물과 콧물 방울이 홍차 잔에 떨어지게 되는데 마침 브레드가 그 홍차를 마시고서는 환희와 감격에 빠진다. 이후 브레드는 윌크를 차의 대가로 인정하며 앞으로 자신의 홍차를 끓여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윌크는 브레드의 홍차 잔에 약간의 침을 뱉어서 가져다드리는데 이게 바로 '로얄 윌크티'가 된다.

 

수많은 흥미로운 일이나 재미있는 이벤트도 초코를 웃게 할 수 없었지만 초코를 웃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택배로 배달되어 온 자신의 새 핸드백이었다. 참된 행복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온다. 자신에게 좋고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매우 소소한 일상의 요소 하나가 우리를 웃음 짓게 만들고 행복하게 만든다. 5만 원짜리 뷔페 레스토랑의 음식보다 동네 떡볶이 맛집에서 먹는 매콤 달콤한 쌀떡볶이와 김말이 튀김 하나에 더 행복할 수 있음을 보며 일상의 행복은 정말 작은 것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것 같다. 마치 초코처럼 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일상은 뉴노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맛보고 있다. 감정적 피로도는 쌓여만 가고, 일상의 행복은 요원하기만 하다. 그러나 이러한 와중에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님을 '초코를 웃겨라' 에피소드를 통해 배우게 된다.

 

또한 윌크에게 녹차와 홍차도 구분 못하냐고 면박을 주었던 브레드가 정작 유통기한이 지난 데다가 윌크의 눈물과 콧물까지 빠진 차를 맛보고 런던 템스강에 떨어지는 빗소리 같은 천국의 맛이라는 회화적 극찬을 하는 모습이 마치 원효대사가 밤중에 잠을 자다 갈증을 느끼던 차 해골바가지에 든 물을 맛있게 마셨던 일화를 떠올리게 만든다. 즉 마음가짐이 우리의 감정과 기분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지 않은가?

 

브레드 이발소 필름북 네 번째 책은 우리가 찾을 수 있는 행복은 소소한 우리네 일상 속에서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이며 우리의 마음가짐 하나가 우리의 일상을 행복하게 바꾸어 갈 수 있다는 교훈을 선사해는 것 같다. 작은 교훈적 이야기 속에 적절한 웃음 코드를 버무린 애니메이션 한편으로 오늘도 우리의 책 읽는 시간은 가장 즐겁고 행복한 시간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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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통해 사회의 단면을 보다! | 서평 2020-10-13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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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브레드이발소 3 천재 이발사 브레드

(주)스튜디오버튼 원저/미디어S 편
형설아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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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코로나19로 인해 답답했던 내게 작은 즐거움을 선사해 주고 있는 <브레드 이발소> 필름북 3권의 리뷰를 올리는 나의 마음이 사실 조금 즐겁다. 글이 잘 안 써질 때는 서평 하나 남기는 일이 그렇게 곤욕일 수 없는데 책 자체가 워낙 재미있는 경우는 서평 쓰는 시간이 기다려질 정도다. 그런데 브레드 이발소 필름북이 서평 쓰는 재미가 느껴지는 바로 그런 책 중 한 권이다.

 

제3권 또한 여섯 편의 에피소드가 수록되어 있다. 그중에서 오늘은 요즘 시대에 대한 교훈을 선사해 준 '거지 손님'이라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베이커리 타운에 비상이 걸렸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잡지사인 '머슐랭'의 암행 평가단이 베이커리 타운에 떴다는 소문이고, 더군다나 이들이 브레드 이발소를 타깃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천재 이발사 브레드와 그의 조수 윌크, 초코 등은 머슐랭의 평점 하나에 가게 문을 닫을 수도 있는 이 절체절명의 순간을 극복하기 위해서 초긴장 모드로 돌입한다. 별점 3개를 받음으로써 최고의 가게로 거듭날 것인가 아니면 별 1개도 받지 못하고 파산을 신고할 것인가의 갈림길!

 

머슐랭의 평론가가 방문하리라는 예상일과 시간을 접수한 브레드 이발소에 마침내 손님 한 명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머리는 아무렇게나 헝클어져 떡지고, 몸에서는 고약한 악취를 내뿜으며 머릿속 곳곳에는 구더기와 같은 벌레가 득실거리는 정말 제대로 된 거지 그 자체의 모습을 한 빵이다. 이런 최악의 모습을 한 손님을 보고 브레드는 직감한다. 분명 이는 브레드 이발소의 민낯을 평가하기 위해 찾아온 머슐랭 평론가의 암행을 위한 거지 코스프레 일 것이라고 말이다. 브레드는 예리한 직감 하에 이 거지 손님을 앉히고 냉정하면서도 열정적인 모습으로 자신의 천재적인 이발 실력을 발휘하여 최선을 다해 거지 손님의 머리를 꾸미기 시작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거지가 이발소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곧장 뒤따라 들어온 손님 한 명이 더 있었고, 거지에게 간발의 차이로 순서를 빼앗겨 뒤에서 하염없이 기다리게 된 이 손님이 바로 진짜 머슐랭의 평론가였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모든 상황을 모르는 브레드는 거지를 머슐랭의 평론가일 것이라고 찰떡같이 믿은 채 그의 머리를 깨끗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일에 혼신의 힘을 쏟는다. 너무나 더러운 거지의 머리를 처음부터 완전히 새로운 헤어스타일로 바꾸어야 하는 극도로 어려운 작업이기에 이발소 폐점 시간이 다 되어가는 때까지 거지의 머리를 다듬고 있는 브레드를 보고 기다리다 못해 화가 난 머슐랭의 평론가가 신경질적으로 내뱉는다. "도대체! 기껏 거지의 머리를 이발하는데 이렇게까지 시간을 쏟는 이유가 뭐요?!" 평론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비장한 표정의 브레드는 이렇게 대답한다. "기껏? 지금 기껏이라고!? 이 가위 앞에선 거지나 왕족이나 똑같은 손님일 뿐이오!"

 

"헉! 이렇게 고결한 인성을 가졌다니... 이 자에겐 뭔가 특별한 게 있어...!" 평론가는 이처럼 말하고 자리를 뜬다. 나는 이 대목에서 완전 빵 터졌다. 깨알 반전! 이야기의 결말은 우리가 예상할 수 있듯이 해피엔딩! 이발사 브레드는 베이커리 타운 최고의 천재 이발사라는 머슐랭의 극찬을 받으며 별 3개를 받는다. 그리고 그 시각 이발소에서는 모든 상황의 전말을 알게 된 브레드와 거지 간의 한 바탕 소동이 벌어지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거지 손님' 에피소드는 우리에게 두 가지 깨달음을 던져준다. 첫째는 인간 본연의 가치와 인간성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 사라져 가는 우리 사회 민낯에 대한 보고다. 그깟 거지에게 뭘 그리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열정을 쏟아부을 필요가 있는가라며 따지듯이 물었던 머슐랭 평론가의 말을 통해서 인간을 외모와 겉모습, 그가 가진 조건으로만 모든 것을 판단하는 우리 사회의 병든 관점에 대해 엿볼 수 있다. 자신이 볼 때 영향력 있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굽신거리고, 예의를 다해 대하지만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되는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예의는커녕 한없이 차갑고 냉정한 모습으로 돌변하는 위선적인 사람들이 내 주변에 좀 있기에 나는 이 에피소드가 각별하게 다가온다.

 

째는 '거지 손님'이라는 에피소드 제목이 내포한 역설이다. 대우받을 수 없는 존재인 거지와 극진히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손님이라는 단어가 마치 합성어처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는 것 자체가 역설 아닌가? 거지와 손님의 구별을 애써서 구별하려는 우리 사회는 신분의 높고 낮음에 따라서 사람들을 평가하고 줄 세우는 데에 익숙한 사회다. 그렇기에 높은 신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볼 때 비천하다 여겨지는 사람들에 대해 경시하며 유무형의 폭력을 정당화시킨다. 거지가 머슐랭 평론가가 아니고 그로 인해 진짜 머슐랭 평론가를 그냥 돌려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브레드가 거지와 싸우면서 "너 때문에 중요한 손님을 놓쳤어!"라고 던진 말 한마디는 우리 사회 속에 병적으로 뿌리 깊이 박혀있는 계급과 신분 의식에 대한 우리 스스로에게 던지는 일갈이다. 세상에 중요한 손님이 어디 있고 덜 중요한 손님이 어디 있단 말인가? 가위 앞에선 거지나 왕족이나 똑같은 손님일 뿐이고, 조물주 앞에선 거지나 왕족이나 똑같은 인간일 뿐이다!

 

한바탕 웃고 덮어버리면 그만인 애니메이션 한편에 진짜 이렇게 심오한 의미가 숨겨져 있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숨겨진 교훈 코드들을 찾아내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점은 <브레드 이발소> 이 책은 제대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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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건네는 힐링 스토리 | 서평 2020-10-12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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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브레드이발소 2 맛있게 꾸며주는 이발의 달인

(주)스튜디오버튼 원저/미디어S 편
형설아이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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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커리 타운의 천재 이발사 브레드와 그의 동료들이 펼치는 요절복통 이야기가 가득한 두 번째 책을 펼친다. 두 번째 책에서는 어떠한 이야기들이 우리를 즐겁게 해줄지 자못 궁금한 마음을 가지고 자리에 앉았다. 여섯 편의 에피소드 제목 하나하나가 흥미로움을 자아낸다. 우리 집 1호는 벌써 다섯 권을 완독했기에 책을 들고 앉은 내 옆에서 깔깔대며 마치 바둑을 복기하듯 눈으로 나의 책장을 따라 시선을 옮긴다. 재미있는 장면이 나오면 어쩔 줄 모르고 웃어대는 아이의 웃음소리에 책장 넘기는 시간의 더딤을 느끼지만 일반적인 책을 읽는 독서와는 또 다른 소소한 즐거움이 묻어난다.

 

이번 2권에서도 모든 이야기들이 재미있었지만 유독 한편의 에피소드가 재미와 함께 찐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책의 두 번째 이야기인 '윌크 이야기'가 그것이다. TV에서 방영하는 것을 놓쳤기에 필름북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된 윌크 이야기는 브레드 이발사의 조수인 우유 '윌크' 군의 출생비밀이 담긴 스토리이다. 나는 처음에 브레드 이발소 애니메이션을 접했을 때 왜 우유가 MILK가 아닌 WILK로 철자가 잘못 씌어 있는지에 대한 이유를 몰랐다. 작가가 그냥 재미있게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서 캐릭터 중 하나의 이름을 엉뚱하게 작명한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본서의 윌크 이야기를 통해서 윌크가 태어날 때부터 이름의 첫 철자가 M이 아닌 W로 태어났으며 이것은 현대의학으로도 고칠 수 없는 심각한 결함이었음을 말해준다. 아들의 결함은 부모들에게는 매우 큰 슬픔이었으며 윌크가 자라서 학교에 갈 나이가 되었을 때 그것은 또래 밀크들에게 하나의 놀림감의 원인이 되었다. 자신이 정상적인 밀크가 아닌 윌크라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윌크로 하여금 세상과 담을 쌓게 했고, 깊은 슬픔의 근원이 되었다.

 

책을 읽으며 미처 깨닫지 못했던 브레드 이발소의 세계관을 엿보게 된다. 태어날 때부터 윌크는 정상적인 밀크가 아닌 윌크로서 소위 말하는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다. 뭔가 어리숙하고 실수투성이에다 똑똑하지 못한 윌크는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아이들의 전형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러한 아이들은 장애인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세상의 편견과 차별을 극복해야만 하는 힘겨운 싸움을 이어간다. 숨고만 싶고 혼자 있고만 싶은 이러한 아이들에게 세상의 밝은 빛으로 손을 잡고 이끌어 줄 수 있는 그 누군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들을 편견 없이 그들 나름의 고유한 가치로서 존귀하게 바라봐 줄 수 있는 그 무엇 말이다. 

 

 

윌크는 자신의 유일한 친구인 도넛 레인저 피규어를 품에 안고 골방에서 홀로 눈물짓지만 이내 자신의 장애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한다. 그것은 바로 천재 이발사 브레드를 찾아가는 것! 윌크와 브레드의 운명적인 만남! 브레드는 자신의 천재적인 이발 솜씨를 발휘하여 윌크의 W를 M으로 고쳐주기에 혼신의 힘을 다하나 결국 실패하고 만다. 그러나 브레드는 마침내 윌크를 향한 최고의 솔루션을 처방하기에 이른다. 유일한 희망이었던 브레드 이발사마저 자신을 고칠 수 없음을 알게 되어 슬퍼하는 윌크에게 브레드는 이렇게 말한다. "너는 이곳에 왜 많은 빵들이 찾아오는지 알고 있니? 바로 특별해지기 위해서란다. 모든 빵들은 저마다 특별한 매력을 갖고 싶어 하지! 그래서 이발소를 찾아와서 머리를 꾸미는 거란다. 그런 면에서 윌크, 넌 정말 행운아야! 생각해 봐. 다른 우유들은 모두 똑같이 MILK라고 인쇄되어 있잖아? 오직 너만이 윌크인 거야!"

 

브레드의 이 말에 윌크는 자신이 이상한 게 아니라 특별한 거였음을 깨닫는다. 다른 이들과 다른 자신의 장애가 결함이 아닌 자신만의 고유함과 특별함일 수 있음을 깨달은 윌크의 삶은 이후 초긍정의 삶으로 바뀐다.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발견함과 동시에 참된 가치를 깨닫게 해준 브레드 이발사의 말 한마디가 그의 삶을 바꾸어놓는 장면을 보며 한편의 만화를 통해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한편의 애니메이션이 이렇게 순기능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며 브레드 이발소가 가진 긍정적 가치에 높은 평가를 매기게 된다. 윌크의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의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아이들을 향한 작가의 숨겨진 메시지가 내포된 것인지 그 진의와 집필 의도를 확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브레드 이발소라는 필름북은 책을 펼친 우리의 아이들에게 자신이 세상에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며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특별하고 존귀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대한 긍정적 자기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히 선한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말 멋진 애니메이션이다!

 

오로지 때려 부수고 죽이는 것 아니면 훌러덩 벗고 나오는 폭력성과 선정성이 극에 달한 쓰레기 같은 애니메이션이 우리 아이들의 영혼을 갉아먹는 오염된 시대 가운데서 단연 브레드 이발소 필름북은 보석 같은 만화책이 아닐 수 없다. 부모로서 같은 돈을 주고 살바에야 이런 책 한 권을 더 사주고 싶다.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과 함께 어디 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 올가을에는 깨알 재미와 흥미 만점, 거기에 덧붙여 감동과 교훈을 선사하는 브레드 이발소 필름북 세트와 함께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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