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제주 책바당
http://blog.yes24.com/hemanpaul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숨비북
네이버 <제주 책바당> 블로거에요! 주로 서평과 제주살이 단상, 일상을 나눕니다.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12월 스타지수 : 별28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나의 리뷰
기대평
서평
태그
내용이 없습니다.
2020 / 0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월별보기
나의 친구
최근 댓글
갈팡질팡하는 그대에게 설마 죽으라는.. 
결정 장애가 있는 저지만 전 항상 짬.. 
리뷰를 읽는 내내 딱 제 얘기를 적어.. 
우유부단함의 의인화가 바로 전데요.... 
잘 읽었습니다. 추천합니다 
새로운 글
오늘 11 | 전체 4951
2018-08-22 개설

2020-05 의 전체보기
엉통령과 함께 사건속으로~ | 서평 2020-05-29 14:56
http://blog.yes24.com/document/12552626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엉덩이 탐정 다른 그림을 찾아라!

편집부 저
고은문화사 | 2020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어린이들의 엉통령 엉덩이 탐정의 인기가 보통이 아니다. 엉덩이 탐정 주제가만 나오면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일어나서 엉덩이를 흔들어대며 따라부르는 녀석들의 모습 속에서 왜 엉덩이 탐정이 엉통령으로 불리는지를 실감한다. 얼마 전 엉덩이 탐정 코믹북을 마르고 닳도록 넘겨보며 스토리를 거의 암기했을 정도로 엉덩이 탐정의 광팬인 우리집 1호가 이번에 만난 책은 바로 <엉덩이 탐정 다른 그림을 찾아라!>이다.

 

엉덩이 탐정을 주인공으로 다양한 등장 캐릭터들을 통해서 다른 그림 찾기, 숨은 그림 찾기, 같은 그림 찾기, 그림자 찾기 등의 섹션으로 나뉘어져 있는 일종의 놀이 워크북이라고 보면 이해가 쉽다. 우리가 어린 시절 동네 오락실에서 보았던 같은 장면의 그림 속에서 미묘하게 다른 부분을 찾아내는 게임과 동일한 아이템으로서 다른 그림 찾기, 같은 그림 찾기 미션을 이해할 수 있다. 책을 받자마자 아이와 함께 펼쳐놓고 누가 먼저 찾는지를 경쟁했다. 크게 어려운 미션은 아니었지만 간혹 인상을 쓰며 초집중을 해야지만 찾을 수 있는 미션들이 흥미를 더한다.

 

 

우선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먼저 이 책의 주인공인 엉덩이 탐정과 그의 성실한 조수 브라운 군 그리고 귀여운 말티즈 서장님과 그의 부하 형사들을 비롯해서 다양한 주요 캐릭터들을 소개하는 페이지가 보인다. 처음에 애니메이션 속 엉덩이 탐정을 보고 복숭아라고 말했다가 우리집 1호에게 핀잔을 들었던 흑역사가 있기에 혹 아이들의 최애 애니메이션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부모님 특히 아빠들은 이 책의 캐릭터 소개를 꼼꼼히 읽어보는 것도 좋으리라.

 

다양한 사건 속에서 엉덩이 탐정이 그의 조수 브라운과 함께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그의 추리력과 상상력, 판단력을 비롯한 사건 해결능력이 제법 그럴듯하다. 그리고 이러한 엉덩이 탐정의 활약으로 범인을 색출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에 어린이 시청자들은 열광한다. 그런데 이러한 아이들의 감성과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책이 바로 오늘 보게 되는 이 책이다. 애니메이션을 시청하면서 아이들이 발산해내는 추리력과 집중력, 사고력과 상상력의 극대화를 한권의 놀이 워크북으로서 애니메이션과의 연관성 속에서 기획한 점이 이 책의 최대 장점이다. 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각 장의 문제 속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기에 아이들에게는 이보다 더 흥미롭게 집중할 수 있을 만한 것이 없을 정도다.

 

 

같은 그림 찾기 3번은 위의 사진에서 보여지듯이 주인공 캐릭터들의 얼굴을 제시하고 같은 표정을 하고 있는 얼굴을 찾는 미션이다. 얼핏 보면 "아! 뭐 저 정도는 일도 아니네!" 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은근 헷갈린다. 표정 하나하나를 전부 대조하며 주의깊게 관찰해야하기에 마치 아이는 본인이 돋보기를 들고 범인의 발자국을 비추며 관찰하는 엉덩이 탐정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빠른 시간 내에 미션을 완수하려면 단기 초집중력이 요구되어진다.

 

또한 만화의 한 장면과 더불어 다섯장의 예시 장면을 제시하고 그 중에서 다른 그림을 찾아내는 미션도 결코 만만치 않다. 어른이라고 한번 보고 척척 찾아낼 수는 없다. 이번 미션에서도 관찰력과 주의집중력의 극대화가 요구되기는 마찬가지이다. 같은 그림과 다른 그림 찾기 미션의 일부를 해결하고 나면 숨은 그림 찾기가 기다린다. 숨은 그림 찾기는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다. <윌리를 찾아라>와 같이 머리 복잡한 숨은 그림 찾기 미션은 아니다. 충분히 빠른 시간내에 미션 완수가 가능하기에 후반부에 등장하는 그림자 찾기 1, 2와 더불어 마치 머리를 식히고 넘어가는 휴게 코너와 같다. 후반부에 계속적으로 다른 그림과 같은 그림 찾기, 그림자 찾기 미션이 있은 후 마지막 장에는 역시나 해답을 제시해주는 정답지가 붙어있기에 미션을 완수 한 후 정답을 대조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집에서 보내는 답답한 시간이 많은 요즘 한권의 놀이 워크북이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오아시스 같은 기쁨을 선사해준다. 두 세 장 정도 경쟁적으로 미션을 완수한 후 나머지 미션은 스스로 풀어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했다. 아이에게 독립적인 문제 해결 능력과 풀리지 않는 문제를 끝까지 주의깊게 관찰하여 해결할 수 있는 자립심과 인내심을 북돋는데에 매우 효과적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와 함께 해결해가는 미션들이 늘어날수록 아이의 성취감 또한 상승한다. 무덥지만 화창한 주말이 예상되기에 많은 이들이 마스크를 끼면서까지 외출을 감행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시금 사회적 거리두기의 이야기가 나오는 이번 주말은 맛있는 먹거리를 가운데 두고 아이들과 함께 이 책 한권으로 미션을 해결해가는 엉덩이 탐정이 되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정치철학서의 고전 | 서평 2020-05-26 17:41
http://blog.yes24.com/document/12539447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군주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저/신동운 역
스타북스 | 2020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인간 본성의 심연을 냉철하면서도 정확하게 꿰뚫어 본 일종의 정치철학서로 꼽히는 책은 단연코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다. 이번에 기회가 되어 서울대 필독 인문고전서로도 뽑힌 본서를 펼치고 그 안의 내용들을 살필 수 있었다. 내용이 방대하거나 고전이기에 소화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무겁지 않을까 염려한다면 그것은 모두 기우에 불과할 정도로 책 자체는 매우 라이트하다. 어떻게 보면 인간사에 있어서 시대와 장소를 뛰어넘어 어디에서나 맞닥뜨리게 되는 현실 문제의 화두를 정치판에 집약시킨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군주는 이러해야하고, 국가는 저러해야한다!" 라는 조금만 생각하면 누구나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다소 평이한 내용들이 책의 전면을 채운다. 마치 삼국지 유비의 책사인 제갈공명이 곁에서 군주의 도리와 역할, 책임을 간언하듯 저자인 마키아벨리가 피렌체의 군주인 '위대한 로렌조 메디치'에게 행하는 깨알조언이 흥미롭다.

 

그러나 고전이 달리 고전이 될 수 있었겠는가? 누구나가 평범하게 이해하고 생각해 낼 수 있는 지적 결과물 그 이상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대다수 범인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인간 내면과 본성의 특성에 주목하여 그것을 현실 정치의 무대위로 소환해냈음에 있다. 국가와 군주, 신민의 관계가 어차피 모두 인간사의 문제이기에 얼키고 설켜 복잡하게 여겨질법한 정치 메카니즘을 가장 기본적인 인간 본성의 문제로 단순화시켜서 제시했기에 지금까지도 세대를 넘어 모든 독자들에게 깊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책은 총 2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가의 종류와 형태, 주권과 군대에 대한 이야기, 군주가 갖추어야 할 인품과 선택해야 할 도덕적 가치들, 군주의 명성, 군신간의 올바른 관계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탈리아를 해방하기 위한 호소까지 한 나라를 통치하기 위해서 군주가 섭렵하고 있어야 할 중요하면서도 핵심이 되는 내용들을 잘 요약하고 정리해서 한권의 책으로 설명한다. 본서에서 발견할 수 있는 악에 대한 독특한 직관 또한 새롭다. 마키아벨리는 악행을 사용하여 군주가 된 자들에 대한 챕터에서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잔인한 수단의 사용을 두둔한다. 그러나 이러한 잔인하고 폭력적인 수단은 결코 되풀이 되어서는 안되고 단회적으로 그쳐야 함을 주지시킨다. 즉 권력을 쟁탈해야하는 순간에는 잔혹하면서도 냉철하게 반대파의 숨통을 확실히 끊어버리는 과감함과 결단이 필요하며 그러한 악행들이 단회적으로만 그친다면 그 악행도 유용하다는 악의 선용이라는 관점을 제시한다.

 

또한 저자는 백성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것과 두려움을 받는 것의 선택 속에서 두려움 받는 것을 선택하라고 말한다. 인간의 본성은 악하므로 경우에 따라서 언제든 신의를 저버릴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에 대한 전제 속에서 두려움은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형벌이라는 공포에 의하여 지탱되므로 권력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즉 마키아벨리는 백성들이 군주를 향한 어느 정도의 경외와 두려움을 가질 때 군신의 관계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음을 인간 내면의 속성을 근거로 제시한다. 그러나 덧붙이는 것은 백성들에게 두려운 대상이 되는 것은 좋지만 미움을 받는 대상은 되지 말라는 매우 중요한 키포인트이다. 두려움과 미움은 개별적이며 양립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독자들에게 있어서는 본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인생의 지혜다.

 

더불어 군주의 신의에 대한 화두 또한 주목할만하다. 군주론을 읽기 전 누군가에게 이 책이 차갑고 냉혹한 담론이 기술된 저작이라는 평을 들은 적이 있다. 책에 대한 이와같은 사견이 아마 군주의 신의를 다루는 부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마키아벨리는 위대한 업적을 남긴 군주들 대부분은 신의를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음을 밝힌다. 즉 신의를 지키는 일이 해롭거나 굳이 지킬 이유가 없을 때에는 단호하게 약속을 파기하는 것이 옳다. 왜냐하면 여기에서도 인간 본성의 문제가 등장하기에 그렇다. 인간은 본래 선하지도 않고 군주에게 맹세한 언약도 지키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기에 군주 또한 위험을 무릎쓰고 신의와 약속을 지킬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되도록 선을 행하려고 해야하지만 부득이한 경우에는 악의 편을 드는 법도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시대의 흐름과 정황의 변화를 주의깊고 면밀하게 관찰하여 처신을 그때그때 바꿀 수 있는 유연한 삶의 태도와 자세를 갖추라는 의미다.

 

메디치 가문을 통해서 고문과 내쫓김을 당하는 치욕을 경험했으면서도 자신의 조국 이탈리아 피렌체에 대한 연민과 융합된 자신의 정치 이상의 실현을 위해 써내려간 <군주론>을 메디치 가문의 군주에게 헌정한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참으로 역설적이면서도 비범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후 그의 인생 말년에 그가 현실 정치의 무대에 복귀할 수는 없었지만 그의 저작이 가진 영향력은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 책의 마지막 뚜껑을 덮으며 떠오르는 상념은 본서가 비단 15~16세기 중세 유럽이라는 한정된 시공간에 갇혀있는 지협적 통찰이 아니라 세대를 관통하는 보편적 인간 사회가 가진 진리의 정수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 정치판의 생리는 차치하고 당장 우리네 평범한 민초들의 삶의 현장 속에서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 자체가 바로 군주론의 현대판 버전 아니겠는가? 기업(국가)의 오너(군주)가 있고 측근 임원(귀족)들과 일반 직원(백성)들이 존재한다. 오너는 임원들과 직원들과의 관계, 경쟁 기업(적국)들과의 관계라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행하며 마키아벨리의 조언을 자신의 일상에 적용하고 접목시킨다. 시대 간극의 오류가 있기에 100%의 씽크는 불가능하지만 분명 이 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결코 새롭지 않으면서도 중요한 안목을 선사하기에 충분한 저작이 아닐 수 없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내세를 통해 이생을 관조하다 | 서평 2020-05-07 12:16
http://blog.yes24.com/document/12457192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신곡

단테 알리기에리 저/귀스타브 도레 그림/서상원 역
스타북스 | 2019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몇해 전 개봉하여 1000만 관객을 찍은 영화 <신과 함께>는 윤회사상을 비롯한 불교적 세계관을 흥미롭게 묘사한 작품으로서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런데 오늘 리뷰하는 책 <신곡> 또한 내세에 대한 가톨릭적 세계관을 보여주기에 제격인 저작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탈리아의 시인 '단테 알리기에리'는 본 작품을 1307년 시작해서 1321년에 완성했다.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으로 구성된 본서는 저자 단테가 35살 성(聖)금요일을 앞둔 전날 밤 체험한 일종의 영적 기행담이다. 어느 음침한 숲속에서 눈을 뜬 단테는 빛이 비추는 언덕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려는 중 자신을 가로막고 서 있는 세 마리의 야수들을 보게 된다. 그것은 바로 육욕을 상징하는 표범, 권력과 야망을 상징하는 사자, 탐욕을 상징하는 늑대로서 이들 앞에 선 단테는 너무나 두려운 나머지 자신을 도와달라고 허공을 향해 외친다. 그의 기도가 응답된 듯 잠시 후 그의 앞에 나타난 사람은 단테가 스승으로서 그토록 존경했던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 였다. 이후 베르길리우스는 단테를 데리고 영원한 곳으로 안내하는 안내자와 조력자의 역할을 자처한다.

 

이로서 단테가 환상 속에서 여행하게 되는 첫번째 관문인 지옥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베르길리우스를 따라 단테는 먼저 지옥의 참상을 경험하게 된다. 그가 목격하게 된 지옥은 9개의 등급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각 등급의 지옥은 생전 세상에서 지은 죄의 경중에 따라 죽은 영혼들이 그 죄의 대가로서 영원토록 형벌을 받는 장소다. 이곳에서 단테는 수 많은 사람들이-그중에서는 너무나 유명한 사람들을 포함하여-끊임없는 고통의 형벌을 받고 있는 장면을 목도하며 두려움에 몸서리친다. 생전 다른 이들을 향한 기만, 배신, 정욕을 포함한 각종 악행을 저지르며 살다간 사람들은 이 지옥 심연에서 벗어날 수 없는 고통을 생생하게 맛보게 되는데 그것은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고통의 무한연속이다.

 

끔찍한 비명과 처절한 울부짖음이 가득한 지옥을 벗어나 단테가 이른 곳은 다름아닌 연옥이다. 7개의 죄악인 교만, 질투, 분노, 나태, 인색, 탐욕, 애욕의 죄를 정화하기 위한 장소로서 개신교에서는 인정하지 않지만 가톨릭에서는 매우 중요한 교리로 인정되는 연옥의 존재에 대해서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장이다. 가톨릭에서 말하는 연옥은 지옥에 갈 정도의 죄를 짓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천국으로 곧장 직행할 만한 공덕을 쌓지 못한 사람들이 천국으로 가기 전 죄를 씻으며 중간에 머무는 장소다. 이곳에 온 영혼들은 자신들이 지은 다소 경미(?)한 죄악들에 대해 회개하면서 나름 연옥이 제시하는 보속의 행위들을 이어간다. 그 기간은 100년이 될 수도 있고 500년이 될 수도 있지만 그들에게는 이 보속의 기간을 온전히 통과하고 나면 그래도 천국으로 향할 수 있다는 실낱같은 소망이 있기에 단테가 거쳐 온 지옥과는 비교할 수 없는 온화함과 작은 환희가 존재하는 그야말로 죄를 씻는 정죄(淨罪)의 공간이다. 그리고 살아있는 자들의 중보적 기도가 있게 될 때 이 연옥에 있는 영혼들의 보속의 기간은 단축되기에 책에서는 연옥을 통과하는 단테에게 자신을 위해서 기도해달라고 부탁하는 영혼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보게된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에서 독자는 1517년 종교개혁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된 교황 레오10세의 성베드로 성당 건축을 위한 면죄부 판매에 얽힌 비화를 기억해 낼 수도 있다.

 

연옥을 지나 이제 스승 베르길리우스는 단테를 그가 사모하는 여인 '베아트리체' 에게 맡기고 사라진다. 천국의 문 앞에 이른 단테는 베아트리체를 따라서 10개의 층으로 구성된 천국을 여행한다. 연옥을 통해서 인간의 본성과 죄악을 정화한 영혼에게 있어서 남은 것은 선과 도덕적 덕목의 실천이다. 천국은 완전한 선의 집합체이신 하나님이 계시는 장소로서 그곳에 다다른 인간 영혼에게 요구되어지는 것은 온전한 정의와 사랑의 실천이다. <신곡>은 단테가 환상 속에서 경험한 영적 기행담이지만 비단 사후 세계에서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어쩌면 단테가 살다간 중세 시대의 현실을 겨냥한 종교적 메시지의 진의가 더 진득하게 묻어나는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천국편에서도 등장하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인간의 자유 의지를 강조하는 내용을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은 단테가 경험한 지옥과 연옥, 천국이 의미하는 바는 모두 인간의 의지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한다. 현실 세계 속에서 지옥은 인간 스스로가 의지적으로 결정하고 만들어가는 것이다. 타인을 미워하고 증오하며 빼앗고 갈취함도 모자라 죽이기까지 하는 인간의 타락한 행위는 인간의 자발적 의지로서 그야말로 지옥을 탄생시킨다. 그리고 그보다 못한 죄악들을 행하지만 그것을 벗어나서 천국을 갈망하기 위해 연옥에서와 같이 보속의 행위를 끊임없이 행하는 행위의 자발적 주체 또한 의지를 가진 인간 자신이다. 또한 궁극적 선의 실천을 위한 정의와 도덕, 사랑의 행위를 갈망하는 천국이 요구하는 덕목 또한 인간의 의지를 필요로 하기에 어쩌면 단테가 경험한 사후 세계의 모습은 단테의 시대상을 적실성있게 반영한 것이 아닐까?

 

워낙 유명한 대서사시로서의 고전인 단테의 <신곡>이 'tvN 책 읽어드립니다'를 통해서 소개 된 후 꼭 읽어봐야지 생각만하다가 이번 기회에 완독할 수 있었다. 단테가 살았던 당시의 현실과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이 결코 크게 다름이 없다. 단테가 여행을 시작하기 전 만났던 세 마리의 야수가 상징하는 육욕과 권력야망, 탐욕의 모습이 인간 세상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사실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기에 그리 놀랍지만은 않다. 인간 누구에게나 상존하는 죄악된 본성에서의 탈출과 덕을 지향하고자 원하는 인간의 근원적 갈망의 민낯을 지옥과 연옥, 천국이라는 내세의 구조를 통해서 표현한 단테의 문학적 천재성이 돋보이는 이 책은 고전으로서의 그 가치가 빛을 발하는 저작이다. 또한 개신교 종교개혁이 있기 전 탄생한 저작답게 인간 의지의 자유라는 가톨릭적 색채가 묻어나기에 가톨릭의 신학적 교리들과 분위기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적지 않은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녹음이 짙어가는 5월, 혹 그동안 어렵게만 느껴져 멀리했던 고전이 내뿜는 향기 속에 취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1
나의 북마크
이벤트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