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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의 신화에서 지혜를 발굴하다! | 서평 2021-10-3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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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길가메시 서사시

앤드류 조지 편역/공경희 역
현대지성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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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근동의 역사와 문화, 종교와 관습의 단면을 볼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작품 중 하나는 <길가메시 서사시>이다. 이제 사어로서 쐐기문자인 수메르어와 아카드어를 통해 고대 바빌로니아의 신화와 전설을 접할 수 있는 이유는 지금도 이야기의 원형이 되는 토판이 계속 출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현대지성 출판사에서 런던대학교 고대 근동 언어 전문가인 '앤드류 조지' 교수에 의해 편역된 길가메시 서사시의 몇 가지 판본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출간했다. 세계사 수업 시간 이름만 듣던 '길가메시'라는 인물이 우루크 지역의 폭군이었음을 책을 통해 알았다. 그리고 드디어 길가메시를 만난다.

<심연을 본 사람>이라는 바빌로니아 길가메시 서사시가 표본이다. 그 외 수메르어와 더 오래된 파편들이 동일명으로 전해져 온다. 하지만 현대 독자는 표본을 통해서 서사의 대략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서사시의 세계관은 다신의 종교관을 베이스로 한다. 다양한 신들의 세계와 지상 인간의 세계가 중첩되는 영웅 신화의 분위기가 짙다.

길가메시 또한 반신반인이다. 그의 대항마인 '엔키두'가 길가메시와 싸우지만 이윽고 이들은 친구가 된다. 둘은 힘을 합쳐서 신들이 만들어 놓은 삼나무 숲의 괴물 훔바바를 죽인다. 이후 여신 이쉬타르의 구애를 거절한 길가메시를 죽이기 위해 내려온 천상의 황소 또한 죽인다. 마침내 길가메시와 엔키두가 신들의 노여움을 사게 되고 엔키두는 신들에 의해 죽임 당한다. 친구 엔키두의 죽음을 보며 자신 또한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존재임을 자각한 길가메시는 영생을 얻기 위해서 모험을 떠나게 되는데...

저작의 기록 형식이 행과 구로 나누어진 시의 형태다. 특징은 역시 점토판 출토의 불완전성에 있다. 모든 토판이 완벽하게 발굴되고 복원된 것이 아니기에 이야기의 흐름 또한 군데군데 구멍 뚫린 듯 빈 공간이 많다. 편역자가 앞뒤 문맥을 다른 토판에서 발견된 공통된 어구를 대입시키는 노력으로 대략의 줄거리를 이었다. 편역자의 수고로 현대 독자들은 그나마 전체적인 메시지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배를 지으라! (중략) 모든 살아있는 것의 씨앗을 배에 실으라! 서사시 표준 판본 XI-25
너는 고페르 나무로 너를 위하여 방주를 만들되...창세기 6:14

흥미로운 독자 포인트가 있다. 본문의 몇몇 내용들이 기독교의 구약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와 유사하다. 특별히 신들이 인간을 멸한다는 대홍수 이야기는 성경 창세기 6장에 등장하는 노아의 홍수 이야기와 너무나 유사하다. 연대를 따지면서 길가메시 서사시의 대홍수 이야기가 창세기 노아 홍수 이야기의 근원 설화라는 주장과 그에 따른 기독교의 반론이 팽팽하다. 그러나 역자 해제에서도 볼 수 있듯 여러 문명 신화 전승 방법과 기원의 다양성을 감안할 때 상황이 다른 전승이 공존할 수 있다.

한 친구는 혼자지, (중략) 비록 그들이 약할지라도, 둘은......(중략) 둘은 [성공하리!] 세 겹 밧줄[은 쉽게 끊어지지 않네.] 서사시 표준 판본 V-75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 전도서 4:12

구약 성경 지혜 문학인 전도서의 한 구절이 길가메시 서사시에도 비슷하게 등장한다. 폭군 길가메시는 인생의 심연을 바라보며 지혜자로 거듭난다. 어쩌면 시대를 초월한 인류의 공통적 고민에 대해 말하는 일종의 지혜서다.

길가메시가 직시한 인간의 연약함과 필멸의 운명에 대한 고뇌가 서사시의 전체 분위기에 녹아있다. 그렇기에 신과 인간, 죽음과 영생, 성공과 좌절 등 모든 세대를 뛰어넘는 인간의 근원적 질문이 현재성을 띠고 다가오는 인상 깊은 작품이다. 즉, 죽고 사는 문제, 성공에 열광하고 실패에 좌절하며 신에게 자신의 운명을 맡기다가도 어느새 신에 대항하여 싸우는 인간의 이율배반적 삶의 모습이 표본 서사시의 BC 10세기나 인간이 우주를 여행하는 21세기의 지금이나 대동소이하다.

코로나 팬데믹의 기세는 여전하다. 이제 우리는 '위드 코로나'라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가게 된다. 인생은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부루마블 게임판 같다. 누군가는 걸근대는 신들 앞에 자신의 운명을 내맡기고 인생의 주사위를 던진다. 또 다른 사람은 길가메시와 같이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기보다 그 운명을 개척하고 변화시키기 위한 모험을 감행한다. 오랜 시간 땅속에 묻혀있던 고대인들의 지혜가 현대인들의 냉랭한 사유의 장에 불을 붙이는 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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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차 운전기능사 필기 시험의 강자! | 서평 2021-10-2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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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2022 기분파 지게차운전기능사 필기

㈜에듀웨이 R&D 연구소 저
에듀웨이 |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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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마트나 백화점 등에서 주차를 하다 보면 간혹 지하 공간 한편에서 다양한 물건들이 적재되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이때 눈에 띄는 운송 장비 하나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한국어로는 지게차로 불리는 물류 창고의 왕자 '포크리프트 트럭'이다. 기다란 포크가 상하로 움직이며 그 위에 무거운 박스와 물건들을 손쉽게 들어서 이동하고 적재하는 지게차의 위용에 잠시 넋을 잃고 멍 때리며 바라본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 지게차는 운전하기 위한 별도의 자격증을 필요로 한다. 오늘 리뷰하는 책은 바로 이 지게차 운전기능 자격 시험을 위한 <기분파 지게차 운전기능사 필기>문제집이다. 각종 자격증 수험 문제집 전문 출판사로 명성이 높은 에듀웨이에서 2022년판으로 새롭게 개정되어 출간되었다.

우선 책의 구성을 살펴보자! 총 10챕터로 구성된 본서는 안전 관리, 작업 전/후 점검, 화물 적재, 운반, 하역작업, 도로주행, 엔진 구조, 전기 장치 익히기 등의 차량 운전과 각종 기계장치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간략히 정리했다. 수험생은 각장의 기본 개념을 익히고 이어서 등장하는 기출문제를 풀면서 공부한 내용을 온전히 습득할 수 있다.

책이 가진 장점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기출문제만으로도 고득점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기출문제는 말 그대로 예전 시험에 단골로 등장했던 문제들이다. 책은 기출문제를 별(★)의 개수로 구분해서 수험생들에게 문제의 출제 빈도와 중요도를 파악하도록 돕는다.



두 번째 장점은 책의 뒤편에 실린 '시험에 자주 나오는 쪽집게 192선' 부록이다. 이것은 말 그대로 자격시험에 빈번하게 출제된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은 일종의 summary note다. 시험 직전 자투리 시간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보고 각인시킬 수 있는 내용이 그야말로 알차다.

세 번째 장점은 책의 후반부에 실려있는 총 일곱 번의 모의고사 문제집이다. 출제 가능성이 높은 문제를 중심으로 실전 느낌의 모의고사 문제를 7회에 걸쳐 풀어 볼 수 있다. 실전 감각을 키우는데 안성 맞춤이다.

네 번째 장점은 책의 전반부에 지게차 운전기능사 실기 코스, 작업 요령이 상세한 이미지와 함께 수록되어 있다. 필기를 합격한 후 실기 시험에 응시해야 하는 수험생들에게 미리 실기 시험 요령을 확인해 볼 수 있는 것은 최종 합격을 위한 사전 지식으로서 중요하다.

더불어 실기 코스 요령 동영상을 볼 수 있도록 QR코드를 첨부했다. 책이 주는 깨알 팁이 아닐 수 없다.

책의 전체적인 구성이 지게차 운전기능사 시험을 처음 응시하는 수험생들에게 적합하게 이루어져 있다. 응시자들이 시험을 차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세심하면서도 짜임새 있게 구성돼 있다는 점은 수험서 전문 출판사 에듀웨이만이 가진 축적된 경험이며 강점이다.

현대 산업 현장에서 특별히 물류를 이동하고 적재하며 하역하는 작업의 큰 축을 담당하는 지게차의 역할은 매우 크다. 오래전 굴삭기 필기시험에 응시했던 개인적 경험이 떠오른다. 남이 물려준 헌 수험 책을 받아들고 생소한 명칭과 구조를 외우기 위해서 식은땀을 흘렸던 기억이 있다. 정리되지 않은 수험 책은 오히려 수험생들에게 혼란만을 가중시킴을 몸소 체험했다.

그렇기에 에듀웨이에서 출간되는 다양한 기능직 자격증의 수험서들이 가진 장점과 탁월함을 보며 놀란다. 리뷰를 쓰는 지금도 책을 보며 이 기회에 기능사 시험 한번 도전해 볼까 하는 반(半) 객기와 같은 마음이 샘솟는다. 그 정도로 수험서가 너무나 공부하기 편하도록 수험생의 입장과 관점으로 잘 짜여 출간되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류가 증가함에 따라 지게차 운전기능직의 수요는 늘어날 것이다. 미래를 준비하기 원하는 수험생들에게 <기분파 지게차 운전기능사 필기>문제집이 길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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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은 살아있다! | 서평 2021-10-2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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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군중심리

귀스타브 르 봉 저/강주헌 역
현대지성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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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혼자일 때는 온순한 양이었다가 함께하면 무모할 정도로 용감한 사자가 되는가? 멀쩡한 남성이 예비군 훈련만 가면 흙바닥에 누워 게으름을 피우고, 노상방뇨를 한다. 이처럼 미스터리한 의문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는 고전을 만난다.

19세기 프랑스의 의사이며 사상가인 '귀스타브 르 봉'은 18세기 프랑스 대혁명 이후 1871년 '파리 코뮌'이라는 시민과 노동자가 세운 혁명 자치 정부의 출현을 직접 목도한다. 이후 르 봉은 역사와 문명을 뒤흔드는 '군중'이 갖는 의미에 주목하게 되고 이러한 관심 속에 탄생한 저작이 바로 본서 <군중심리>다. 책은 군중에 관한 사회심리학 보고서로서 지금까지도 세대를 뛰어넘어 인정받는 탁월한 저작이다.

개인이 모여 군중이 되면 개인으로 존재하는 때처럼 이성적으로 추론하지 못한다. p260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람들의 사고 체계를 한순간에 무력화시키는 비결은 군중이 가진 독특한 심리학적 메커니즘에 기인한다. 군중 속 개별성을 상실한 인간은 스스로 생각할 능력을 상실하고 군중 안에서 제시되는 견해와 행동을 반성 없이 따른다.

군중은 항상 무의식에 지배를 받는다. 개별 지성은 군중 안에서 소멸되고 무의식적 감정과 행동이 지배한다.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똑똑한 지성인들도 군중으로 모이면 생각할 능력을 상실한 채 야만인이 되는 이유다.

군중심리의 특징은 이성적 추론보다는 즉흥적이고 감정적이며 일시적이다. 군중에게는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 감정을 자극하는 언어의 이미지화가 중요하고 적절한 경구와 언어는 군중을 자극하여 행동케하는 데 매우 중요한 key다. 어떠한 사실에 대한 설득보다는 확언과 반복이 통하고 반복을 통해 형성된 무형의 메시지는 주변으로 전염된다. 전염된 사실은 마침내 위신이라는 권위를 얻게 되고, 위신은 사람들의 판단력과 분별력을 마비시키며 복종과 인정만을 요구할 뿐 어떠한 반론도 허용치 않는다.

 


 

'요제프 괴벨스'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 대중을 나치의 전쟁 도구로 삼는데 크나큰 역할을 한 대중 연설과 선전의 대가다. 독일 국민은 군중으로서 괴벨스라는 선전가에 의해 전쟁의 당위성을 암시 받았다. 집단 최면과 환각에 빠진 군중은 비판정신을 결여한 채 군중이 주는 익명성의 면죄부 안에서 개인이라면 결코 저지르지 않았을 끔찍한 범죄도 서슴없이 자행한다. 600만 유대인 홀로코스트라는 전대미문의 비극이 개인의 사고와 사유의 능력을 상실한 군중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악의 평범성을 말한 '한나 아렌트'는 생각하지 않을 때 인간이 괴물이 된다는 사실을 '아이히만'의 모습을 통해 봤다. 르 봉은 생각하지 않는 군중 또한 야만 그 자체이며 괴물임을 역설했다.

또한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은 생각의 준거와 기준이 상실된 인간 집단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상세하게 보여 준 흥미로운 저작이다. 인간이 짐승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인간 본성의 변질과 인간성 파괴의 민낯을 본다. 집단 환각과 군중 속에 내재한 야만성을 보여주는 문학적 예시다. 이처럼 역사와 문학을 들추면 군중의 타락한 지성이 뿜어대는 열기로 질식할 정도의 실례가 수북하다.

정치와 종교의 영역에서 군중심리의 미묘한 기제를 간파한 영리한 지도자들은 군중을 통해 꿀을 빨았고, 빵을 먹었다. 반면 군중의 특성을 외면한 지도자는 버림받았고 내쳐졌다. 몇 해 전 영화 속 대사에서 국민을 일단의 미개한 동물로 표현하여 한동안 회자되었던 영화가 있다. 군중의 단순성을 정확히 이해한 원작자가 쓴 대사였다.

우리 또한 5년 전 군중이 보여준 일련의 행동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 정국은 내년 대선의 열기로 예열되고 있다. 현대 정치 또한 유권자라는 군중의 심리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성패의 관건이다.

책을 덮으며 오로지 관찰만으로 군중의 살아있는 심리를 이해하고 연구한 저자의 천재성에 감탄한다.

군중은 다수의 개인이라는 세포가 모여 만들어진 하나의 살아있는 유기체다. 하지만 개인이 모여 군중이 되면 개인의 개별성은 사라진다. 그렇기에 똑똑한 지성인들이 모여 만들어진 군중과 무지렁이 무식자층으로 구성된 군중의 지적 차이가 전혀 없다. 모두가 열등하고 단순 무식하다!

군중 속 개인은 복잡한 현대 사회 속 주어지는 수많은 아젠다와 거대 담론에 대해 충분히 사유할 기회를 박탈당한다. 그렇기에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덕목은 남들이 모두 Yes라고 말할 때 No라고 말할 수 있는 개별성의 추구라는 무모한 듯한 용기다.

개인의 의식과 개성, 각성과 성찰, 사고의 자유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처절한 몸부림이 동반되지 않을 때 군중 속 현대인의 삶은 순식간에 몰아쳐오는 집단정신의 파도 속에 함몰될 뿐이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군중이라는 바닷속에서 열심히 헤엄쳐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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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 기대평 2021-10-2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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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본질 아닌 것에 열광하는 세대 속에서 본질과 기본을 강조하는 저자의 가르침이 매우 귀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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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누각! 기본으로 돌아가라! | 서평 2021-10-24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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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손웅정 저
수오서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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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일한 취미 중 하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 축구 시청이다. 주말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특별히 토트넘 핫스퍼라는 세계적인 프로 축구 클럽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자랑 손흥민 선수의 경기는 밤잠을 설쳐가면서도 반드시 시청한다.

얼마 전 매우 흥미로운 책 한 권이 출간되었다.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월드클래스 축구 선수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씨의 자서전 겸 에세이다. 손흥민 선수 팬으로서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임을 직감했다. 책을 통해 반세기에 한 명 나올법한 세계적인 축구 선수 손흥민을 키워낸 뒤에는 전직 프로 축구 선수이자 스승인 아버지 손웅정의 어마 무시한 역할이 숨어 있음을 발견했다.

손웅정 씨는 젊은 시절 지금의 K리그 프로 축구 선수로서 국가대표 B군으로 차출될 정도로 촉망받는 선수였다. 하지만 아킬레스건 부상이라는 치명적이고 불운한 운명으로 이른 나이에 선수 생활을 접어야 했다. 그런 그가 성찰, 집념, 기본, 철학, 기회, 감사와 겸손, 행복의 7가지 주제를 가지고 자신의 가난한 어린 시절과 짧았던 선수 시절 이야기, 두 아들 흥윤이와 흥민이를 축구 선수로 키워 낸 이야기들을 담담한 필치로 기록한다.

책은 저자가 자녀 교육 신념과 철학, 굳건한 인생관, 기본을 강조하는 훈련 원칙과 겸손과 감사를 잊지 않는 인성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저자가 강조하는 가치는 몇 가지의 단어로 요약된다. 기본, 단순함, 행복, 겸손, 자기 삶의 주도권, 질서, 감사 등이다. 축구보다 사람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 저자의 가르침은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축구 선수 손흥민을 탄생시켰다.

본인이 자신은 무학자라고 밝히며 자신의 맹탕 같은 글에서 작은 건더기라도 건져갔으면 한다는 겸손의 마음을 서문으로 장식했다. 하지만 독자는 책을 읽으며 그가 결코 무식한 운동선수가 아님을 단번에 알아챌 수 있다. 화려한 미사여구와 멋진 문장은 아니지만 저자의 표현대로 담박한(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한 상태) 글귀 하나하나가 전부 명문이다. 그가 책에서 말한 '인파출명 저파비'(사람은 이름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돼지는 살찌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라는 중국 속담 속에 그의 지극한 겸손의 마음과 겸양의 태도를 발견한다.

뚝배기와 같은 사람이다. 오랜 시간 끓여야 나오는 진국과 같은 삶의 지혜와 진리가 그의 내면 안에 오롯이 담겨 있다. 저자는 자신의 무학을 어마무시한 양의 독서로 상쇄시켰다. 가난한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엄격하게 채찍질했고 그 안에서 질서 잡힌 삶과 단순 심플한 삶이 가지는 간결함의 힘을 신뢰했다. 오직 축구와 독서에 미친 사람!

지독한 연습 벌레이며 다독 다상량의 독서가다. 스스로가 책 속에서 길을 찾고 인생의 지혜를 발견했다. 자연스럽게 체험하고 체득한 지혜는 고스란히 손흥민이라는 선수의 몸과 마음에 이식되었다.

 


 

지금도 나는 '초심, 초심'을 강조한다. 자만하지 말라. 축구선수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교만이다. 명성을 쌓는 데는 20년이 넘게 걸리지만 무너지는 데는 3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우리는 그것을 종종 잊는다. p158

축구를 인생에 비유한다. 그렇기에 책의 내용은 비단 축구 선수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축구 선수라는 단어에 각자의 위치를 대입시켜서 읽으면 저자가 말하는 의미가 무섭게 증폭된 메아리가 되어 돌아온다. 인생의 모든 길을 돌다리 두드리듯 진지하고 조심스럽게 건넌다. 토끼 한 마리를 잡기 위해서도 호랑이는 죽을힘을 다한다고 한다. 매사에 장난은 없다. 오늘 이 일을 하다가 죽겠다는 심정으로 행했고 아들들에게 가르쳤다.

가장 인상 깊은 에피소드가 있다.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손흥민 선수가 여러 가지 상을 받아오면 "축하한다. 고생했다!"라고 진심으로 격려한 후 "상장과 상패는 분리수거하고 들어오거라!"라고 말했다. 상을 받는 일은 기쁜 일이지만 그 기쁨은 잠시면 사라지는 것이다. 성공보다는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서 순간의 우쭐함과 기쁨에 도취되지 말라는 매서운 경고다. 이 에피소드를 읽으며 전율했다. 정말 무섭고 대단한 사람이라고 밖에는...

손흥민 다큐를 본 적이 있다. 집이 절간과 같다. 정말 아무것도 없다. 극강의 미니멀 라이프다. 잡다한 사물에 정신을 빼앗기지 않도록 모든 일상을 단순, 심플로 정리했다.

네가 골을 넣었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다. 지금 네가 할 일은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것이다. p161

저자는 손축구아카데미에서 어린 선수들을 훈련한다. 볼 컨트롤하는 훈련을 포함해서 기본기를 다지는 시간이 10년이다. 기본기에 기술 훈련까지 도합 15년! 고개가 숙여진다. 독하다. 그리고 이런 굳건한 인생관과 교육 철학, 신념으로 무장한 지도자가 지금 영국과 유럽 축구판을 씹어먹고 있는 손흥민이라는 괴물을 탄생시켰다.

근래 들어 읽은 책 중 밑줄로 도배를 하게 만든 책. 책 한 권 전체가 저자의 명문 어록이다. 너무나 올곧고 정도를 걷는 바른 사람, 손웅정! 저자가 바라보는 삶의 가치관, 인생관이 존경스럽다. 축구를 바탕으로 한 인생철학이 담긴 매우 훌륭한 저작이다. 나는 사람들에게 책을 잘 추천하는 편이 아니다. 그런데 본서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는 정말 정말 강력 추천이다! 보화로 가득하다. 밥 한 끼 안 사 먹고 이 책을 사본다면야 이보다 수지맞는 장사는 없다!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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