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제주 책바당
http://blog.yes24.com/hemanpaul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숨비북
네이버 <제주 책바당> 블로거에요! 주로 서평과 제주살이 단상, 일상을 나눕니다.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12월 스타지수 : 별101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나의 리뷰
기대평
서평
태그
내용이 없습니다.
2021 / 10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월별보기
나의 친구
최근 댓글
갈팡질팡하는 그대에게 설마 죽으라는.. 
결정 장애가 있는 저지만 전 항상 짬.. 
리뷰를 읽는 내내 딱 제 얘기를 적어.. 
우유부단함의 의인화가 바로 전데요.... 
잘 읽었습니다. 추천합니다 
새로운 글
오늘 4 | 전체 5017
2018-08-22 개설

2021-10-08 의 전체보기
교회 & 목사, 나의 고민 나의 사랑 | 서평 2021-10-08 17:41
http://blog.yes24.com/document/15208005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어쩌다 쿠팡으로 출근하는 목사

송하용 저
한사람 | 2021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신학교에는 웃픈 농담이 하나 있다. 신대원 청빙 게시판에 유명 대형 교회 목회자 청빙 공고가 올라온다. 전도사들 세계에서는 삼성, LG, 현대와 같은 기업의 신입사원 모집 공고라고 여긴단다. 씁쓸한 농이다. 한국 교회의 담임 목사직 세습, 돈과 스캔들에 얼룩진 교회 강단, 명예와 공명심에 찌든 교회 정치판은 그야말로 진흙탕과 같이 추하다.

한국 교회의 부끄러운 민낯을 볼 수 있는 책 한 권을 만난다.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장로교 통합 교단 서울의 한 대형 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한 저자가 자신의 삶을 반추하며 참된 교회와 목회자상에 대해 고민한 흔적을 남겼다.

대형 교회 담임 목사를 성공의 척도로 여기는 한국 교회 풍토 속에서 저자 또한 오로지 성공을 향해 8년의 시간을 달음박질했다. 이후 성도의 죽음 앞에서 가면을 쓴 채 가식적인 '애도쇼'를 하는 교회 지도자들의 모순적 행태를 보며 자신 또한 현대판 바리새인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역겨워 목사직의 옷을 벗었다.

저자는 책에서 자신이 경험한 부패한 한국 교회 모습의 한 단면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부교역자들은 교회와 담임 목사의 종이며 기계 부속품과 같이 쓰다가 성능이 다해 내다 버리면 되는 존재처럼 취급된다. 인격적 대우는 고사하고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예의도 없다. 사회의 일반 직장에서도 하지 않을 짓들이 교회에서 암묵적 동의하에 버젓이 벌어진다. 그런데도 이 땅의 수많은 젊은 사역자들은 오늘도 전임 전도사가 되고 목사가 되고 교구 목사가 되고 담임 목사가 되는 상승의 허영을 좀비처럼 좇는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모든 영혼이 담임 목사와 선임 목사들에게 '탈탈' 털려야 하는 말 못 할 아픔이 강이 되어 바다를 이룬다.

저자는 말한다. 목사는 사명을 좇을 때 행복하다. 사명이 아닌 아무개 대형 교회의 목사라는 타이틀과 그 직함 속에 따라오는 사택과 높은 사례비를 추구할 때 목사는 목사가 아닌 '먹사'가 된다. 저자의 날선 가르침이 사뭇 매섭다. 이야기하는 현실이 저자가 꾸며 낸 거짓이나 과장이 아니라 실제 한국 교회의 현장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이기에 한 명의 신자로서 읽는 내내 아팠다. 불편한 진실이 가져다주는 반박 불가의 팩트라서 더 그렇다.

 


 

목사직을 그만두고 편의점 알바를 했다. 면접을 보기 위해 이력서를 내민 저자에게 연세 지긋한 사장님이 "목사가 이런 일할 수 있겠어?"라고 반문하신다. 힘든 일 한 번도 안 해보고 매일 성도들에게 "우리 목사님! 주의 종님!"이라고 상전 대우만 받은 목사가 편의점에서 라면 찌꺼기 비우고, 바닥 청소하고 진상 손님 맞이하는 소위 3D 업무할 수 있겠냐는 뼈 때리는 질문이다.

저자도 독자인 나도 서글퍼졌다. 도대체 한국의 목사들이 불신자들에게 어떻게 비쳤으면 그들의 입에서 이런 말들이 서슴지 않게 나올까!

이후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며 생계의 막다른 골목에 처한 사람들의 삶을 그대로 살아냈다. 그 시간을 통해 자신이 지금껏 사명이 아닌 야망을 위해 살아온 사람임을 깨닫는다. 먹고사는 문제가 아닌 왜 살아야 하고 무엇 때문에 살아야 하는지와 같은 실존과 부르심의 물음이 삶의 지평 속에서 만나 부딪쳤다. 신앙과 신학이 충돌해서 사방으로 파편처럼 흩어졌다. 목사가 아닌 일반 신자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찐' 사명을 찾는 작업이 이어졌다.

90년대와 2000년대를 정점으로 최고의 성장세를 구가했던 한국 개신교는 어느새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주일 학교가 없는 교회가 태반이다. 청년들의 출석률은 반 토막 난지 오래고 30~40대 청장년들도 교회를 외면한다. 저자는 한국 교회를 침몰하는 배와 같다고 말한다. 그러나 오해는 마시라! 한국 교회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저자의 마음이 책의 곳곳에 녹아 있다. 너무나 사랑하기에 안타까움으로 쓴소리를 마다 않는다.

저자는 인간의 전통과 관습, 제도의 틀 속 썩을 대로 썩어 문드러진 한국 교회 부패의 참상 앞에서 성경적 교회로의 회복과 회귀를 꿈꾸며 자신의 삶을 향한 하나님의 진짜 사명과 소명을 찾았다. 목사의 옷을 벗고 말이다.

한나절 만에 완독했다. 구구절절 마음에 와닿았고 전부 나의 이야기 같다. 용기가 없어 쓰지 못한 이야기를 저자가 대신 써준 것 같아서 읽는 내내 감사했다. 야망이 아닌 사명을 찾은 저자가 그 사명대로 잘 걸어가길 빈다. 돈과 명예와 권력, 쾌락을 사명처럼 여기며 목숨 거는 이 시대 오염된 한국 교회 목회자들에게 이 작은 책이 영적 카운터펀치가 되길...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1
나의 북마크
이벤트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