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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프란츠 카프카 지음 | 소설&에세이 2018-10-2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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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변신

프란츠 카프카 저/안영준 역
생각뿔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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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한 후 몸이 비대해져 자기관리를 하지 않는 권위주의적 아버지, 허약하여 작은 일에도 몸을 가누지 못하는 어머니, 그나마 주인공 그레고르에게 버팀목이 되어주는 동생은 그에게 변함없이 따뜻함을 보여줬다. 어쨋든 빚에 쪼달리는 생활에 형편이 좋지 않았던 그의 가정사는 한번에 무너지고 마는데 물질 만능주의 사상의 폐허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에 묵직한 무게감에 어둠을 장식했다.

성실한 외판원이였던 그레고르는 무서운 악몽으로 아침을 맞이한다. 바로 누운 듯 한데 뒤뚱거려지는 흉측한 벌레의 모습으로 변신한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에 출근하려 애썼으나 침대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였다. 평소 회사에 지각하는 일이 전혀 없었기에 걱정이 된 지배인은 그를 재촉했고 입밖으로 변명을 하려해도 상대에게는 제대로 전달되어지지 않았고 켤코 상상하지 못한 모습으로 변해버린 그레고르의 모습을 보고 모두 경악하고 만다. 가족의 경제적인 의존자가 무너지면서 삶의 질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가족애 또한 흔들리면서 살아있음의 의미도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삶의 무게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어두운 벼랑으로 급격하게 추락하는 가족사의 모습은 현재를 대변하듯 무척이나 차가운 지금의 현실과 다를바가 없어 마음이 무거웠다. 소중한 누군가가 나락으로 빠질때 손 내어주는 것에 대한 고뇌와 변하는 인간상의 냉혹함을 가감없이 지적하는 카프카의 통찰에 놀랍기도 했고 가리고 싶은 인간의 차가운 내면을 드러내어 독자에게 무거운 주제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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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메시스의 사자] 나카야마 시치리 장편소설 | 소설&에세이 2018-10-2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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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네메시스의 사자

나카야마 시치리 저/이연승 역
블루홀6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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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을 가리고 한 손에는 심판의 저울을 들고 한 손에는 칼을 든 '율법의 신 테미스'의 교육을 받은 어느 교육 연수범의 '의분'은 자신만의 해석으로 검사장의 위에 당당히 맞서 정의롭게 죄인들을 처단하는 듯 하지만 과연 이것이 정답일지 무척이나 이성의 혼돈을 가져다준다. 그에반해 제우스의 갖은 구애를 피하며 거위로 변신하였다가 다시 흰백의 백조로 변신하며 복수의 칼날을 드러냈던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정의인가 아니면 국법이 정한 규율인가 무척이나 심란하게 이성을 뒤흔드며 혼선을 주기도 했다.

'인간적으로'라는 말을 뒤집는 듯 '개 만도 못한 인간'이라는 여론의 소리가 들끓는 요즘이다. 아침햇살이 밝아 기운차게 기지개를 펴며 일어나서 접하는 첫 소식은 그야말로 극악무도한 범죄사건들이 즐비해 떠들어대고 있는 요즘에 국민청원이 빗발치고 여론은 시끌시끌, 일분 일초가 잠잠할 날이 없는 요즘은 이런 썩어빠진 인간은 그냥 죽여버리라는 여론에 경찰청마저 눈치를 보고 있다. 혹시 심신미약이라는 이유로 또다시 가해자와 피해자가 대면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거나 보복범죄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두려워 형량의 조절이 절실히 필요해 목소리 또한 높아지기 때문이다.

'네메시스의 사자'는 이런 인간같지도 않은 사건의 범죄자가 중형을 받지 않고 온정 판사로 인한 처벌에 대한 반발을 하는 스토리인데 나도 모르게 흔들리는 이성의 끈을 놓지않으려 무척이나 애쓰기도 했다. 자신의 삶의 좌절과 인정욕구로 인한 무차별 범죄는 정상참작을 비롯한 감형사유가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선고기일을 낮춰 공분을 사고 쓰레기같은 인간을 다시 사회로 돌려보내려는 주관적 관점을 더 높은 법의 심판을 대신하는 네메시스의 사신은 끝까지 긴장줄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현재 우리나라의 최고형량도 사형이긴 하지만 실제적으로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무기수처럼 복역하고 있지만 사형제의 존폐론은 종교와 대립태세로 현재도 정착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책에서도 에도 시대의 사적 복수를 허용했고 우리의 삼국시대에도 강한 법령으로 사형을 집행을 하였지만 근대에 들어 인간존엄에 의한 사형제 폐지는 아직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과연 독자는 어느쪽에 손을 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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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아 우주인] 야로슬라프 칼파르시 장편소설 | 소설&에세이 2018-10-2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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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보헤미아 우주인

야로슬라프 칼파르시 저/남명성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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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우주에 인류의 모든 해답이 있을거라는 인간의 어리석음에 답하듯 우주는 평화로워 보였지만 우리를 기만하고 말았다. 책에서는 이것이 시적 관념이거나 싸구려 지혜가 아닌 지구의 겹겹이 쌓인 대기층처럼 물리적인 사실임을 입증했다.

거대한 먼지가 태풍처럼 밀려와 행성으로 만들어져 태양계로 침투해 온 이것을 '초프라'라 호칭하고 지구의 멸망과 함께 새롭게 생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아래 쏘아 올려진 우주선엔 한 인간만이 타고 있었다. 바로 주인공이자 말라깽이 인간 야쿠프는 전적으로 혼자만의 세상으로 향했다. 국가가 지향했던 정치체계와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듯 말이다. 하지만 거리가 점점 멀어짐에 따라 그리운 지구에서의 삶을 추억하게 되고 자신의 어린 시절과 성장과정, 그리고 현재 사랑하는 아내와의 그리운 정사를 묘사하는데 글의 표현이 매우 회색의 망상에 빠져드는 듯 어떤 부분에선 쉽사리 상상이 되지 않아 어렵기도 했다. 자신을 두고 혼자 우주로 떠나버린 아내 렌카의 심리변화와 몸이 멀어지면서 마음 또한 멀어지는 조직된 감정으로 치닫게 만든 내용도 매력있었지만 안타까운 마음은 감추지 못했다. 게다가 의문스런 어둠의 존재 하누시는 거미의 모습으로 연상되지만 자신의 어둡고 더러운 내면을 보여주는 듯도 해서 끝까지 이 미스터리를 해석하지 못해 아쉬웠다.

이 책은 주인공의 심리묘사를 극적으로 표현하면서 기발한 방법으로 정치적 문제를 탄압하고 음지의 현실을 보여주는 듯도 했지만 그 공간이 우주라는 것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을만 했다. 전 세계를 들썩이며 이슈를 남기고 역사의 한 획를 긋지만 정작 진정한 영웅에게 남는 건 그냥 나라는 껍데기일 뿐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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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 백영옥 에세이 | 소설&에세이 2018-10-2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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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

백영옥 저
arte(아르테)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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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느즈막히 일어나 신문을 펼치는 예전의 아빠들처럼 아침을 얻어먹지 못하는 직장인들에게 익숙한 장면이 표지에 들어있다. 부스스한 얼굴로 이불 밖을 나와 버릇처럼 시리얼에 우유를 붓고 책의 어느 한 페이지를 열어 정신없이 읽어나가고 파자마에 흰 면티를 입고 우유가 넘치든말든 상관없이 내 할 일을 하는 표지의 모습에 왠지 작가의 아침을 연상하게 된다.

책을 읽으며 선긋기를 못하는 나는 포스트잇을 채우고 감동이 있었던 문구에 표식을 남기며 혹시모를 다음 기회를 옅보며 체크해 나가는 발췌는 내가 이 책을 읽었고 '이 부분이 정말 좋았으니 너도 한번 내가 체크했던 부분을 다시한번 정독해봐'라고 하듯 작가의 발췌문구는 역시 어딘지 모를 가슴의 문을 두드리듯 했다.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에서 주옥같았던 말을 죄다 긁어오듯 찡하게 만들었던 글귀가 조금전이였던듯 한데 책 속의 한 단락을 끌어 온 이 책은 잔잔한 호숫가에 파장을 남기듯 했다.

삶을 보낸다고 해야하나... 삶을 지탱하고 있다고 해야하나... 삶을 버텨내고 있다고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왠지 불끈 솟는 에너지는 작가만이 골라내는 언어의 힘이 깃든거 같다고 해야겠다. 말이 많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무기와도 같은 언어를 쥐어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말에 치우치고 권력에 억눌리는 삶이 아니라 글로 전해주는 언어의 힘을 그대로 전달하는 보석과도 같은 말에 우리는 알게모르게 힘을 받고 있다.

혼자일땐 책을 읽어야 한다. 혼자는 외로운 것이 아니고 자신을 돌보는 기회일 수 있음을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선물하고 있다. 내 스스로가 자신을 지키고 있음을 잊지말고 힘내어 모든 것을 끌어안을 수 있는 마음을 내어주듯 모든 독자에게도 같은 마음이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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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새끼손가락은 수식으로 연결되어 있다] 사쿠라마치 하루 지음 | 소설&에세이 2018-10-19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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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의 새끼손가락은 수식으로 연결되어 있다

사쿠라마치 하루 저/구수영 역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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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 듯 보이지 않았던 먼지가 쌓이고 쌓여 찌든때를 만들었고 하나가 둘이 되는 순간 퀘퀘묵었던 먼지들을 씻어내듯 흘려버리는 이 책은 마음을 다독이며 심장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소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심장 이식을 받고 전향성 건망증을 앓고 있는 소녀가 새끼손가락을 엮은 마음으로 상대를 수식으로 연결한다. 도대체 알아먹을 수 없는 설명에 따르면 수학천재였던 소녀는 이 병을 앓고 난 후부터는 수식이 연결된 아름다운 숫자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 중에 생일과 핸드폰 번호가 친화수로 연결된 주인공과 인연의 끈을 엮는다. 소녀의 기억은 한달에 한번씩 리셋되고 암호로 끄적인 일기장만이 그녀의 기억 일부분이 되어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는데...

각자의 사정에 의해 아픈 기억을 가슴에 품고 산다거나 기억의 끈을 놓치지 않기위해 누군가를 붙잡고 싶다거나의 문제는 아무것도 아닌 양... 하나에서 둘(책에서는 외로운 수라고 표현한다)이 되어 순수한 고교시절의 추억을 쌓아나간다. 나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고 청춘소설의 부드러움을 그대로 간직해 눈물을 머금게 하는 이 소설은 꽤나 가슴을 움켜쥐게 만들어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메말라가는 마음에 단비를 뿌리듯 사랑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거라고 가르쳐준다. 애틋한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어 독자의 가슴을 울리고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진정성을 전하면서 책을 덮는 순간에도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두근거림때문에 애를 먹기도 했다.
표지의 소년과 소녀가 마주보지않고 같은 곳을 바라보듯 나란히 손잡고 걸었음 좋겠다. 두 사람의 새끼손가락을 서로 연결하고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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