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세우 (細雨)
http://blog.yes24.com/hidetto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세우다
님의 블로그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2월 스타지수 : 별498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함
전체보기
기본 카테고리
나의 리뷰
나의 리뷰
기본 카테고리
나의 메모
기본 카테고리
태그
내용이 없습니다.
2022 / 1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월별보기
나의 친구
나의 친구들
최근 댓글
맥주를 부르는 책이네요. 애주가에게는.. 
새로운 글
오늘 13 | 전체 1095
2007-01-19 개설

2022-11-02 의 전체보기
《사유 덩어리 속의 미로가 만들어낸 글멍》 | 기본 카테고리 2022-11-02 23:40
http://blog.yes24.com/document/17091866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문장과 순간

박웅현 저
인티N | 2022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고 얼굴은 화끈거리게 하는 여인을 만나는 것보다, 심장 소리는 멎고 온몸에 전율이 전해지는 문장을 만날 때가 여운이라는 이름으로 삶을 버티게 한다. 순간이라는 찰나의 눈 깜박임보다 앞서야 할 것 같은 번득임에, 떠오르는 생각을 놓치면 머리털을 죄다 뽑을 만큼 후회를 할 것 같아 필사하며 생각을 기록한다. 그런데 필사를 하고 내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느긋함에 빠져 생각은 꼬리를 물기 시작한다. 동공은 커지고 입에서 하얀 감탄사가 나오면 글멍은 시작된다. 문장과 내 생각이 하나가 되어 달아올랐다가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미소를 짓기도 한다. 남녀 간의 육체적인 관계 뒤에 오는 현타와 차원이 다른 만족감에 빠지는 순간이다.



『문장과 순간』
박웅현 저 | 인티N | 2022년 09월



‘여덟 단어’ ‘책은 도끼다’의 박웅현 저자의 『문장과 순간』은 글멍으로 이뤄진 묶음으로, 또다시 글멍의 세계에 빠지게 하는 미로 같은 책이다. 저자가 읽은 책 속의 문장과 저자의 생각이 결합하여 독자로 하여금 순간을 끌어내기도 한다. 하얀 책 커버에 빨간 활자로 보아하니, 선명하게 기억하고픈 저자의 마음이 보이고, 하얗게 보이지 않는 움푹 파인 문장은 이미 체화된 저자 자신인 것 같다.



『공중에 흩어지는 말을 붙잡아두는 게 책이다』
고 박맹호 민음사 회장의 말이다. 저자는 이 말에 자극받아 지금까지 축적해놓기만 한 활자들을 정리해 기록해두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여 책으로 출간했다. 이 책은 손으로 문장을 직접 옮겨 적은 메모 더미 속에서, 의도하지 않았으나 문장과 어울리는 글씨로 쓰일 때의 기쁨과 몇 마디 말보다 한 문장으로 메시지가 각인될 때의 쾌감을 담고 있다. 저자가 기억하기 위해서 옮겨 적은 것이고, 좋아서 손수 써본 문장들이다.



『지혜란 그저 한 움큼일 뿐. 그 한 움큼을 내 몸으로 체화시켜 삶 속에서 어떻게 실천해나가는지의 여부가 중요한 것』 ‘다시, 책은 도끼다’ 中



알았으면 행하라 한다. 깨달은 바를 삶 속에서 살아낼 때, 진정 몸으로 내가 새긴 그 문장을 읽어 내는 것이라며, 책을 읽고 문장을 기록하고 거듭 종이 위에 손수 새기는 것부터 시작하길 권하고 있다. 저자의 문장과 순간 중 일부를 남겨본다.



『제가 죽으면 제 육신이 썩어가면서 저를 형성했던 것들을 개미가 조금 먹고, 구더기가 조금 먹고, 그것들을 다시 새가 먹고, 그 새를 다른 동물이 먹고, 그렇게 순환할 거예요. 육신이 원소의 형태로 되돌아가서 다른 형태를 소생시키는 거죠. 이게 죽음에 대한 저의 태도입니다』 ’다시, 책은 도끼다’ 中



잠시 동안 물거품으로 현생을 살고, 때가 되면 터져버리며, 부서진 물방울은 다시 무한한 곳으로 스며들어 간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말하는 죽음이라고 저자는 기록했다. ‘돌아가셨다’라는 표현을 좋아하는 저자는, 그 어떤 표현보다 이렇게 쉽고 품위 있게 죽음을 이야기할 수 있느냐며, 존재의 마무리에 두려움 같은 건 없어 보였다. ‘다시, 책은 도끼다’ 역시 저자가 쓴 책이다. 저자가 쓴 글에서 또다시 문장과 순간을 감지해 글을 써 내려가는 방식이야말로 진정한 생각의 축적이라 여겨진다.



『늙은 고양이는 죽음에 임박했다 해서 공포의 급류에 휩쓸리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숲으로 들어가서 나무 밑에 웅크리고 앉아 죽음을 맞이할 뿐이다. 병든 울새는 버드나무 가지에 편안히 앉아 황혼을 바라본다. 그러다 더 이상 빛을 보지 못하게 되면 마지막으로 눈을 감고 조용히 땅에 떨어진다』 캔 윌버 ‘무경계’ 中



저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피하고, 외로움에 의지하는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의 존재 유무는 알 수 없고, 다시 돌아가야 하는 그 길에 죽음보다 외로움의 비중을 둔 글을 기록한 걸 보면.



여유롭게 읽고 싶었다. 저자가 기록한 문장의 사유가 강하게 다가와 감탄이 앞서 나의 사유는 느끼지 못했다. 시간 내서 술기운을 빌려 읽어 봐야겠다. 술은 감탄을 무시하는 용기라는 무기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생각이 많아 정리가 안 되는 분께 권하고 싶다. 그 생각을 집어삼켜 버릴 사유 덩어리와 빨간색의 문장들이 덮쳐 당신의 생각은 잠시 잊어버릴 테니까.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4        
1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
이벤트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