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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우 (細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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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미루기의 완벽한 포장》 | 기본 카테고리 2022-09-30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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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

헤이든 핀치 저/이은정 역
시크릿하우스 | 2022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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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뿐인 인생인데 즐겨, 괜찮아 천천히 가도 돼’

한없이 온화하고, 긍정이 충만한 착한 말을 잘 들었을 뿐이다. 잠시 일은 뒤로 미루고 현재를 즐겼다가 조급한 맘에 일을 시작하려고 하면, 괜찮다며 천천히 하라고 한다. 멋쩍게 느리게 산다는 말로 위안 삼으며 끝까지 뒤로 미룬다.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며 물고 늘어지는 심보로 미루기 끝판왕 타이틀을 따내는 걸로 봐서는, 게으름과는 차원이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바로 그 이면에 숨은 완벽주의 기질이다.

마무리해야 된다는 압박과 스트레스를 완벽이라는 말로 포장하기까지의 고통은, 달콤한 미루기가 낳은 저주라고 생각한다. 이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이 세운 목표와 가치를 되돌아보고,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을 되새기며 흐름에 집중해야 한다고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에서는 말한다. 즉, 완벽한 목표 달성의 결과물을 위해 실행을 하게 되면 부담감과 압박감 때문에 일을 미루게 된다. 목표를 분산시켜 쉽게 실행하는 과정에서 오는 성취감을 자주 느끼면, 미루는 습관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은 시작될 것이다.

「인간의 두뇌는 즉각적인 만족감을 아주 좋아한다. 그래서 미루기는 멈추기가 어렵다.」 목표를 작게 분산시켜 빠르게 달성하면, 즉각적인 만족감을 뇌가 느끼게 되어 미루기가 들어올 틈은 없을 것이다. 이게 바로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에서 말하는 100퍼센트 전념이라 생각한다.

「미루기는 단지 게으름이나 노력의 문제가 아니다. 미루기는 심리학적 문제이다. 다시 말해 심리학을 활용하면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에서는 미루기 극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시간 관리로 보는 게 아니라, 감정에 주목하고 있다. 불편한 감정을 피함으로써 얻는 안정감에는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나중에 유사한 감정이 떠오르면 다시 미루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불편한 감정에서 벗어나려는 중독적인 행동인 미루기의 근본적인 원인과 심리학적 극복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과업을 수행하는 모습을 상상할 때 느껴지는 감정과 그것을 미루기로 할 때 드는 안도감을 파악하면 미루는 원인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결국 반복되는 악순환과 거듭된 자신을 향한 실망이 부르는 죄책감은 우리가 미룬 대신 선택한 활동이 선사하는 즐거움의 정도를 희석한다.」

미루면 적어도 지금 당장은 기분은 좋지만, 결국 더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미루기 위한 핑계가 아니라 미루지 않기 위한 동력으로 일을 제때 처리한다면 ‘완료가 완벽보다 더 낫다’는 사실도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을 통해 알게 되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인정’이라는 말만 남기는 책이다. 인정은 하되, 미루는 생활을 끝내게 될지는 아직도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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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비문에 새겨놓고 싶은 말》 | 기본 카테고리 2022-09-2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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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른 공부

양순자 저/박용인 그림
가디언 | 2022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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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한때 유서 쓰기가 유행한 적이 있었어. 긴 유서가 부담스러워 포기했다면 두 줄도 아니고 한 줄로 비문을 써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야. 내 인생 전부를 압축기에 넣고 엑기스를 짜내듯 비문에 새길 한 줄의 글을 써봐. 그것을 매일 읽어 본다면 삶의 이정표가 되어 그곳을 향해서 열심히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목적 없이 가는 삶은 힘이 없어.」

비문에 새길 짧은 문장 하나 생각하며 사는 것도 삶의 방향을 잃지 않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30년간 사형수 교화위원으로 활동한 저자는 사형수들이 일깨워준 삶의 가치 속에서 나눔을 실천하고, 타인의 삶을 위로한 내용을 책에 담았다.

일이 잘 안 풀리거나 답답할 때,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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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과 재미의 간격은 살짝과 약간의 찰나》 | 기본 카테고리 2022-09-2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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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안 일한 하루

안예은 저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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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있게 살 줄 알았는데, TMI와 내면의 숨겨둔 이야기가 결합된 에세이다.

흰 천을 뒤집어쓴 부끄럼 많은 유령, 핑크 돼지 애벌레, 미러볼 장착한 문어와 나란히 걸어가고 있다. 핑크빛으로 상기된 수줍은 얼굴에 멜로디언 호수로 입을 막고 있는 모습이 ‘말 걸지 마세요 내 대답은 책에 다 있어요’라고 말하는 걸까? 여러 가지 상상을 담고 있는 책 표지이다. 내면은 우울해도 그녀가 내뿜는 아우라 때문에 주변의 모든 게 형형색색 화려하다.

「완벽하게 새로운 창작물이라는 것이 과연 있을까 싶다. 그래서 관점을 아주 ‘살짝’만 틀어서, ‘음악을 만든다‘ 대신 ‘소리를 부린다‘라는 출발점에 서본다. 그것은 어찌 보면 미묘한 차이지만, 조금 덜 어렵고 조금 더 즐겁다.」

‘음악을 만든다’ 대신 ‘소리를 부린다’

좋다. 나도 ‘약간’ 틀어서 말해보자면, 오늘의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관점을 창작하면 어떨까? 음악이나, 글, 예술만 창작하는 게 아니라 생각과 관점도 창작해 보는 것이다. 우울과 재미의 간격은 살짝과 약간의 찰나인가 보다.

‘좆같다’는 말도 서슴없이 써 내려갔지만, 수줍음이 많이 묻어나는 에세이다. 읽는 동안 슬쩍 웃어보기도 했다. 저자는 이적의 ‘지문 사냥꾼’ 출간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출판에 대한 꿈이 생겼다고 한다. 특히 단편소설집을 내는 게 꿈이라는데, 소설가로서의 안예은이 더 날개를 활짝 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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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함으로 생각나는 숲 | 기본 카테고리 2022-09-27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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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숲의 기억

박유진 저
보민출판사 | 2022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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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설 수 없어서 함께 서는 것보다 홀로 설 수 있는 개체들이 함께 설 때 둘은 더욱 건강해지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홀로서기 어려운 나무들을 보듬어 안아주는 숲, 그러한 푸른 술이 나의 이상향이 되었다.」

이 부분 참 좋다. 홀로 설 수 없어 기대는 것보다, 홀로 설 수 있어 보듬어 안아주는 숲이 되고 싶다.

「최근에 와서 좋아하게 된 그림들의 특징은
뭔가 ‘덜 그린 그림’이다
(…)
덜 그린 듯한 저 그림이 나를 붙잡듯,
조금은 부족한 듯한 그 모습이
상대에겐 함께 하고픈 마음이 들게 하는구나.」
-그림 읽어 주는 여자의 ‘덜 그린 그림’

완벽과 행복, 당신은 어느 쪽인가?
완벽을 추구하기 때문에 게으르다는 말이 있다. 늘 마음 한구석을 불편하게 끌고 가는 사람들일 것이다. 조금은 덜 해서 마음이 편하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행복한데 말이다. 숲의 기억을 통해 마음의 빈자리를 채워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숲의 기억 또한 덜 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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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와 마음멍》 | 기본 카테고리 2022-09-27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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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의 어린 왕자

정여울 저
크레타 | 2022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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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정말 예쁘다. 빛을 온몸으로 다 받아내고 있는 어린 왕자의 모습이 버겁게 보이기도 하지만, 눈부신 미래가 보이는 것 같아 아름답기도 하다.

꼬마꼬마스러운 귀여운 문장이 나의 옛 생각과 겹치면 행복해진다. 행복을 전해준 책의 일부를 적어본다.

「난 온몸이 눈부시게 환해. 하하! 그건 농담이고. 내 안에서 울리던 피아노 소리를 발견한 날이 유난히 환해. 두려움 없이 환하던 순간이야. 유치원에서 피아노 소리를 처음 듣던 날.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날 것 같았어. 그때부터 엄마에게 피아노 학원 보내 달라고 노래를 불렀잖아. 신기하게도 엄마가 웬만해서 내 소원은 안 들어주셨는데, 피아노 학원만은 보내주셨어. 너무 신나서 폴짝폴짝 뛰어서 학원에 갔던 생각이 나. 나는 어떤 노래의 멜로디를 알면 피아노로 곧바로 연주할 수 있는데, 그게 나 안의 가장 환한 빛이었어. 음악을 사랑하고, 온몸으로 이해하고, 그걸 온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 내겐 그런 환한 빛이 있어. 그것만은 잃고 싶지 않은 그런 환한 빛.」

우리 동네에도 피아노 학원이 있다. 이곳에 이사 온 첫날, 피아노 소리가 들리길래 한참을 서서 들었던 기억이 난다. 파란 하늘과 은은한 햇빛, 살랑이는 바람과 피아노 소리.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때 그날의 피아노 소리가 전해준 행복을. 나에게도 그날은 환한 빛으로 남아 있다.

오은영 박사가 하는 프로그램 중 금쪽이가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오직 AI 스피커와 단둘이 대화하는 장면을 제일 좋아한다. 『나의 어린 왕자』가 AI 스피커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어른이 되어 내면의 아이와 대화를 한다는 게 쑥스럽기도 하지만, 한 번쯤 마음멍을 하기에 곁에 둬도 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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