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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_ 사랑할 수 있는 그 모든 순간들에 대하여 | 나의 서재 2018-12-29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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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

톰 말름퀴스트 저/김승욱 역
다산책방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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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죽음이 닥쳐왔을 때에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삶의 경이로운 순간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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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탄생과 함께 사랑하는 아내와 아버지를 잃은 한 남자의 자전적 소설!

예상치 못한 죽음이 닥쳐왔을 때에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삶의 경이로운 순간들에 대하여!

 

 

   책을 읽기 전, 책의 실제 주인공인 남자와 딸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본 적이 있다. 금발의 예쁜 소녀가 아버지인 주인공의 등에 살포시 기대고 있는 따스하고도 사랑스러운 사진이다. 이 책이 무엇을 담고 있건 간에 그들이 수십 개월, 수 년간 나누었을 시간과 교감의 순간들을 감히 헤아릴 수 있을 만큼 이 사진을 보고 또 보게 되는 것은 아마도 나 역시 한 아이의 엄마이자 또 한 아이를 뱃속에 품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의 경이로움과 내 삶보다 아이의 모든 순간이 더 우선이어야 했던 현실적인 고충, 눈 깜빡할 사이에 걷고 뛰고 말하고 이제는 부모의 마음까지 헤아릴 줄 아는 아이로 자라나기까지. 특히나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아이를 홀로 키워야했을 이 남자의 사연을 알게 되었을 때는 어쩐지 마음이 뭉클해져서 이 책을 과연 내가 담담하게 끝까지 다 읽을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사랑하는 아이를 얻는 순간, 또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야만 했던 그 순간들에 대한 이 진솔한 묘사들이 슬픔보다는 희망과 축복의 또 다른 가치를 선물해줄 것만 같아서 나는 꽤 복잡한 마음으로 책장을 펼쳐나갔다.

 

 

 

소중한 사람에게 안부를 물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지, 우리는 모른다

 

 

   톰과 카린은 대학 시절에 만나 10년을 함께 살아오면서 뱃속의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결혼식을 올리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33주, 임신 8개월에 이르러 갑자기 카린이 중환자실에 실려 오게 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폐렴인 줄 알았는데 톰은 그녀가 급성백혈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고야 만다. 분명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영화를 보고 발톱에 매니큐어도 칠하며 카린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닥친 슬픔에 톰은 주위의 그 누가 보아도 걱정될 정도로 깊은 상실감에 빠진다. 카린은 숨을 쉬기 힘겨워 하는 와중에도 아기가 태어나면 이름을 '리비아'라고 지어 달라 말하고 가까스로 제왕절개수술을 통해 아이를 낳지만 그녀의 생명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사그라져 간다.

 

 

 

   톰은 마치 삶과 죽음이라는 간격을 넘나들듯 카린이 있는 특수병실과 리비아가 있는 인큐베이터 병동을 오가며 착잡한 심정을 달랠 길이 없다. 때로는 이해할 수 있는 병원의 시스템에 답답함을 느끼기도 하고, 그나마 신생아실 간호사들과 조산사들이 가까이에서 리비아를 보살펴줄 수 있음에 안도도 하고, 딸의 죽음을 목전에 앞둔 카린의 부모들을 마음껏 위로해주지 못하는 그 거리감 사이에서 떠돌며 스스로 무너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하지만 이내 카린은 세상을 떠나고, 세상에 남겨진 이 천사 같은 아이를 오롯이 혼자서 책임져야 하는 무게감을 덤덤하게 받아들여야만 한다.

 

 

 

   카린이 죽은 후, 톰은 문득문득 떠오르는 카린과의 만남과 그녀와 나누었던 시간들, 또 여느 커플들이 겪게 되는 공통의 고민들을 그들이 어떻게 통과해왔는지를 회상한다. 무엇보다 느닷없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어린 아이를 책임져야 하는 그가 겪게 되는 혼란과 상실감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미처 혼인신고라는 법적절차를 거치지 않은 그가 리비아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입증해야만 하는 불편한 사회시스템의 부당성에 목소리를 드러내는 장면 등은 ‘절망은 결코 우리를 그저 기다려 주지만은 않는다’는 매우 현실적인 깨달음을 얻게 한다.

 

 

 

그러니까 만약 카린이 사회복지국의 어떤 늙은 관리에게 내가 이 아이의 아버지라고 미리 말해두었다면, 이런 엉터리 같은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겠군요? 맞아요. 나지마가 대답한다. 국립의학감식위원회의 DNA 분석 결과보다는 여자의 말 한마디가 더 믿을 만하다는 겁니까? 아버지인 내 목소리는 아무것도 아니고요? / 210p

 

 

 

 

 

 

   소설은 아버지마저 암을 얻어 작별을 앞두게 되면서, 그간 완연히 이해할 수 없었던 아버지의 삶을 비로소 이해하는 과정을 그리며 '살아 있는 모든 순간에 대한 소중함과 경이로움'을 다시 한 번 더 느끼게 한다. 그것은 언젠가 가족 그 누구도 알아보지 못할 만큼 정신이 아득해져가는 순간에 내 이름 석 자에는 반응했던 나의 할머니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또 언젠가 내 곁에서 보내드려야만 할 누군가와의 이별을 생각하게 해서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기도 한다.

 

 

 

아버지가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저녁에 잠들 때까지 항상 곁에 있어요. 아버님이 그렇게까지 쇠약해지셨나요? 마치 어머니가 평생 아버지한테 그렇게 했던 것처럼 보입니다.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일은 말하기와 글쓰기밖에 없고, 나머지 일은 전부 어머니가 도맡았던 것 같아요.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두 분 세대가 세대니만큼 그런 것 아닐까요? 제가 여기에 늦지 않게 와서 다행입니다. 가만히 앉아서 두 분을 지켜보는 게 좋아요. 두 분은 많이 웃습니다. 그러다가 이마를 맞대기도 하고요. 저는 두 분의 그 모습을 기억하기로 했습니다. / 334p

 

 

 

 

 

 

   비록 감동적인 실화이기는 하나 소재의 특성상 자칫 신파에 그칠 수 있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에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는 것은 역시나 죽음과 상실, 고통과 외로움에 대한 감정들을 담담하게 절제된 언어들로 표현했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또한 시인이라는 그의 이력답게 서사의 강렬함보다 현실적이면서도 주변 상황과 감정을 감각적으로 표현해낸 그의 남다른 문체 역시 빛을 발한다는 점이다. 여러 문장들 중에서도 '내 이름은 이제 아빠다'라는 고백과 함께 시작되는 문장은 상실감보다 이제 더 진한 온기를 전해줄 아이에 대한 애틋한 아버지의 마음이 전해져서 더욱 감동적이다.

 

 

 

리비아가 햇빛과 함께 깨어나 일어나 앉는다. 내 이름은 이제 아빠다. 아이가 또 나를 부르고 있으니 내게는 생각에 잠길 시간도 뭔가를 느낄 시간도 없다. 너처럼 리비아도 삶의 작은 것들을 눈에 담는다. 이를테면 쏟아진 기름의 다양한 색깔, 빗자루 손잡이 끝에 붙어 있는 벌레, 내 팔꿈치의 긁힌 상처,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의 크리스털 공들 사이에 걸쳐 있는 거미줄 같은 것들. 심지어 녹슨 병뚜껑조차 리비아에게는 마법이 된다. 아이는 네 사진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그 사진들을 침대의 내 옆자리에 두고 아침저녁으로 인사를 건네기 때문이다. 아이가 사진을 만질 때면 이렇게 말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이제 터득했다. 리비아, 아빠가 슬픈 건 네가 뭘 잘못했기 때문이 아니야. / 372p 

 

 

 

   지금 내 곁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다정한 안부를 건넬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그 모든 순간이 내게 다정할 수도 있었음을 뒤늦게 깨닫기 전에 이 책을 읽을 수 있어 다행이다.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 이 소설이 모든 독자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이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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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품격_ 건강하고 현명한 관계를 위한 7가지 법칙 | 나의 서재 2018-12-2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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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계의 품격

오노코로 신페이 저/유나현 역
비즈니스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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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을 모으고 현명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처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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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 있는 사람들의 한끗 차이를 완성하는 관계의 법칙!

좋은 사람을 모으고 현명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처세술!

 

 

  눈에 띄는 여러 신조어들 중에 '오지라퍼'라는 말이 있다. 이른바 오지랖이 넓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남의 일에 지나치게 상관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 너 생각해서 그러지.", "내가 다 해봐서 하는 말인데… 기분 나쁘게 듣지 말고 들어." 와 같은 오지랖 넘치는 말들. 당사자가 원하지도 않는데 자기 마음대로 상대방을 위한 일이라고 하는 말들이 때로는 상처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아이를 키우다 보니 "아이는 이렇게 키워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 자신의 경험이 마치 진리인 것처럼 얘기하는 이들이 있고, 아이가 하나면 둘은 낳아야한다, 또 아들이 둘이면 딸도 있어야지 하며 상대방의입장과 처지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너를 위해서'라고 말하는 사람들 대부분 실제로 선의에서 그런 말과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선의라 해서 그 결과가 항상 옳거나 좋은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내 쪽에서 불쾌감을 드러내놓고 표현하거나 내 의사를 분명하게 말하려다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기에 하고 싶은 말을 꿀꺽 삼켜버릴 때가 더 많다. '그래, 잠시만 내가 참으면 그만이지.' 하고 상대방이 내 마음속 영역에 마음껏 침입하는 것을 내버려뒀다가 결국 관계가 망가지고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까지 발생하고 나면 이미 때는 늦었다.

 

 

 

 

바운더리를 존중하면 당신의 품격이 달라진다

 

 

   일본 최고의 심리 카운슬러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인 오노코로 신페이는 자신의 저서 <관계의 품격>에서 인간관계에서 놓쳐서는 안 될 핵심 열쇠로 자기만의 '바운더리'를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바운더리란, 자신과 타인 사이의 경계선을 가리킨다. 한쪽이 싫은데도 억지로 하는 상황이라면 이는 '바운더리 오버'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생활하려면 부부건 부모 자식이건 친구건 간에 '이것은 내가 할 일, 저것은 네가 할 일'이라는 규칙이 있어야 한다. 즉, 각 개인과 개인의 삶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거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부모가 끼워주는 관계의 첫 단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부모의 가르침에 따라 타인과의 관계에서 넘어서는 안 될 선이 있다는 것을 배우고, 부모와 자식 간에도 적정한 거리가 있음을 자연스럽게 체득한 이들은 건강하고 현명한 관계를 어렵지 않게 이끌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부모와 자식의 상하 관계는 가정교육이 중요한 유년기에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고 유년 시절의 상하 관계를 계속 유지하며 아이의 '뇌 속 판단 공간'을 부모가 점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면 아이는 점점 더 의존적으로 변하고 이는 주체적인 삶을 사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운전할 때는 자동차 브레이크가 작동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거리, 즉 앞차와의 적정 간격이 있습니다. 이 여유 구간이 없으면 브레이크를 살짝만 밟아도 급정지하기 때문에 사고가 날까 봐 불안에 떨며 운전해야 하죠.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예요. 어느 정도 간격이 있어서 서로 거리를 조절할 수 있는 상태가 이상적입니다. 그런 간격을 고려하지 않고 급격하게 거리를 좁히면 서로 의견이 다를 때 급브레이크를 밟은 것처럼 쿵 하고 부딪힐 가능성이 커지죠." / 30p

 

 

 

   저자는 건강하고 현명한 관계를 위해서는 일곱 가지 관계 법칙만 알면 좋은 사람들이 저절로 다가온다고 말한다. 첫 번째 법칙은 '자기 연출력'이다. 여기서는 첫인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형식적인 명함은 잠시 넣어두고 능력보다는 성품을 연출하는데 힘쓰라고 조언한다. 두 번째 법칙은 '은근한 신비주의를 유지할 것'이다. 여기서는 대화할 때 전부 다 말하지 않는 것은 바운더리를 자유롭게 유지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자신에 관해서는 최소한의 것만 말할 것, 즉 현재 상대방이 요구하는 부분에 관해서만 적절하게 대답하고 요구하지 않은 부분은 일일이 말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세 번째 법칙은 '의외의 매력으로 놀라움을 선사할 것'이다. 이는 말 그대로 평소와 달리 말하는 태도와 언행에 큰 차이를 둠으로써 의외의 면을 보여주는 방법이다. 알고 보면 굉장히 특별하고 똑똑한 사람일 것 같다는 분위기를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네 번째 법칙은 '긴장 효과를 이용하라'다. 다섯 번째는 '선택적 단호함을 보여줄 것'이다. 늘 같은 태도와 반응으로는 상대와의 관계를 바꿀 수 없다면 예측 불가능한 타이밍에 불편함을 내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중요한 건 상대방이 나를 존중하게 만드는 것이다. 어떤 행동을 하든 전부 이해해주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시키려면 때로는 의도적으로 화낼 필요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여섯 번째는 '스마트한 결정력으로 주도권을 쥘 것'이다. 다른 사람이 하자는 대로 따라 하거나, 오롯이 타인의 결정에 맡기는 걸 경계하라는 뜻이다. 일상에서 자신의 행동을 하나하나 스스로 결정하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책임지고, 인간관계를 분명히 하겠다는 결의의 표현과 마찬가지라고 말이다. 마지막 일곱 번째 법칙은 '절묘한 타이밍을 활용할 것'이다. 요즘 많이 듣는 용어로 TMI라는 것이 있는데, Too much information이라고 해서 쓰잘데기 없는 말까지 너무 과한 정보를 말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인데, 저자는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정색하지 않으면서 세련되게 화제를 전환하거나, 늘어지는 대화를 중단시키며 대화를 유연하게 주도하는 능력은 바운더리를 분명히 하는 데 꼭 필요한 힘이라고 강조한다.

 

 

 

'G.F.E.R 대화법'이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자.

   1. 먼저 대화의 목표를 그려본다. (말하는 것은 나중에)

   2. 되도록 사실을 묘사하면서 말한다.

   3. 그다음 그 사실에 동반하는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한다.

   4. 필요한 경우 협력을 요청하는 말을 덧붙인다.

  · Goal 목표

  · Fact 사실

  · Emotion 감정

  · Request 요청 / 72p

 

 

 

   이 책에서는 말투와 몸짓으로 관계의 품격을 높이는 기술을 소개한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다. 이를 위해 'G.F.E.R 대화법'과 표정이나 몸짓으로도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조절할 수 있는 ‘다섯 가지 메세지존’이 눈에 띈다. 우리 몸에는 의미가 발생하는 영역이 있어서 무의식적으로 마음을 표현하는데, 그것을 역으로 이용해서 상대에게 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 몸은 각 부분이 전달하는 의미에 따라 다섯 가지로 나뉘는데, 머리 부분인 '아이 존', 고개·팔·손 부분인 '암 존', 가슴 부분인 '셀프 존', 배 부분인 '필링 존', 다리 부분인 '레그 존'이 그것이다. 중요한 점은 한 사람의 고유한 분위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처럼 저자가 책을 통해 공유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차근차근 제대로 활용한다면 관계 조절은 물론 나의 고유한 분위기를 완성하는 데도 도움을 얻을 수 있을 듯하다.

 

 

 

 

 

잠재의식을 공략해 바운더리를 형성하는 방법으로 하나 더 추가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윈저 효과'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윈저 효과는 제3자를 통한 칭찬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현상을 말한다. 갈등 상황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응용하면 큰 도움이 된다. 공통 지인의 발언을 대화에 적절하게 끼워 넣어 큰 다툼이나 관계의 훼손 없이 원하는 바를 전달할 수 있으니 말이다. / 106p

 

 

제3장에서 '자신의 마음을 지배하지 못하는 자일수록 타인의 의사를 지배하려고 한다'라는 괴테의 말을 인용했다. 그 말처럼 정말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은 오히려 그걸 드러내지 않는다. 은근히 남을 깔보는 듯한 발언을 하는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잘 아는지 어필해야만 할 정도로 마음에 여유가 없는 사람이다. 우리 인간은 그런 모순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다. (중략) 상대가 거들먹거린다고 느낀다면 먼저 나의 마음속부터 들여다보자. 나 역시 상대를 인정하기 싫은 것은 아닌지. 아마 '그렇게 대단한 사람도 아니면서'라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 있을지도 모른다. / 126p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기준을 바로 세웠을 때, 건강한 관계가 만들어진다"는 점을 유념하는 일인 것 같다. 모든 일을 시작하기 전에 그 일은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인가라고 반드시 자신에게 물어보고, 다른 사람의 의도나 시선에 얽매이지 않는 자기 긍정감을 가지고, 바운더리만 잘 지켜도 즐겁고 능동적인 인생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지금 당신에게 어떤 사람이 남아 있는지 되돌아보라!"는 그의 질문처럼 나의 인간관계지도를 그려보고 앞으로 어떠한 관계를 형성해나갈 것인가 주도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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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 내 얼굴_ 글은 내면의 해우(解憂)다 | 나의 서재 2018-12-1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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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웃어라, 내 얼굴

김종광 저
작가정신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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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럽고 복잡한 세상 울고 웃으며 털털 털어내게 되는 사람 냄새 가득한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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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하지만 우리네 일상의 낯을 진솔하게 담은 삶의 기록들!

어지럽고 복잡한 세상 울고 웃으며 털털 털어내게 되는 사람 냄새 가득한 이야기들!

 

 

   올 여름, <놀러 가자고요>를 통해 평범하고도 사소한 우리네 일상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포착해내고 해학과 풍자라는 근래에 보기 드문 작풍을 선보이며 2018년 동인문학상 후보작에 오르기까지 한 김종광 작가가 이번에는 에세이집으로 돌아왔다. '생계형 소설가'라는 수식어답게 생활인으로서의 글쓰기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이번 작품은 나의 아버지 같기도 하고, 나의 삼촌 같기도 하며 내 이웃하는 어느 낯익은 누군가들을 떠올리게 해서 매우 친숙한 느낌이다. '절로 웃을 수밖에 없는 소설, 위로받아서 웃고, 짠해서 웃고, 기가 막혀 웃고, 분해서 웃고, 절묘해서 웃고, 깨쳐서 웃는, 가진 자들의 체제와 권력에 대하여 날이 바짝 서 있으면서도 울음보다 강한 웃음기를 머금은 그런 웃기는 소설'을 써야겠다던 그의 다짐처럼 어지럽고 복잡한 이 세상, 허허- 하고 웃으며 털털 털어내게 되는 사람 냄새 가득한 그런 이야기들이다.

 

 

 

 

 

 

20년차 소설가의 생활탐구영역

 

 

   <웃어라, 내 얼굴>은 김종광 작가가 지난 20년 동안 쓴 1500여 편의 산문 중에서 126편을 골라서 엮은 첫 산문집이다. 총 4부작으로 구성된 책의 1부에서는 아버지의 시커먼 청춘을 상징하는 '석탄박물관'을 비롯하여 유년 시절, 연필이 가장 큰 보물이던 때를 회상하게 하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 지난 20년 동안 묵혀왔던 컴퓨터가 단돈 5천 원짜리 한 장으로 요약되어 고물로 정리된 씁쓸한 광경을 보여주는 '컴퓨터 방출', 아이들의 수집 욕구를 불태우게 하는 그 시절, 그 때의 대박 상품 따위들을 떠올리게 하는 '깜찍이' 등 일상의 사사로운 물건이 하나하나 의미가 되어 내게로 오는 순간들을 담아낸다.

 

 

 

 

 

 

   그 중에서도 꼬맹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이다 보니 이에 공감하게 되는 글들이 유독 눈에 띈다. 유치원 때부터 숙제가 일상이 되어버린 요즘 아이들과 부모의 역할을 고민케 하는 '숙제' 편에서는 '엄마가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함께 숙제를 해나가는 것인가 보다' 하는 문장에서 고개를 크게 끄덕이게 되고, '왜 싸워?' 편에서는 학습지를 팔고야 말겠다는 판매원과 절대 살 수 없다는 엄마의 그 팽팽하고도 날선 기싸움이 불과 며칠 전의 내 얘기 같아서 웃음이 난다. 한편으로는 아이가 있어서, 아이가 있으니까 가게 되는 동심어린 장소들을 통해 '아직까지는 같이 놀러 다녀주는 제가 참말로 고맙다. 늦기 전에 한 곳이라도 더 가봐야 할 텐데. 아빠는 너랑 유치하게 놀고 싶다!'는 그의 고백에 마음 한 쪽이 찡해지기도 한다. 비록 껌딱지 같이 귀찮게 굴어도 엄마만 바라보며 애정표현을 서슴없이 해주는 지금이 좋을 때라던 누군가의 말처럼 아이와 진정으로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생각보다 그리 길지 않다는 사실에 마음이 울컥해진 탓이었을 것이다.

 

 

 

나는 아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연필이 가장 큰 보물이던 때. 그때 연필심은 잘도 부러졌습니다. 부러진 연필심을 주워 들고 엉엉 울었던 적도 있지요. 침을 묻혀가며 글씨를 썼지요. 연필을 깎다가 손을 벤 적도 많았지요. 핏물이 노트 위에 번지던 기억이 납니다. 연필은 금방 닳아버렸습니다. 볼펜대에 끼워 몽당연필을 만들었지요. 웅변대회에 나가 상을 받은 적이 있는데, 상품은 물론 연필이었습니다. 처음으로 받은 선물도 연필이었지요. 그렇게 연필이 제 인생의 모든 것이던 때가 있었습니다. / '아낌없이 주는 나무' 중에서 19p

 

 

예술은 전형적인 승자 독식 체계다. 극소수가 모든 것을 다 누린다. 소수가 조금 누린다. 대다수가 근근이 먹고산다. 가장 하찮은 예술가도 부러움을 살 때가 있다. "그래도 너는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잖아." 차라리 프로가 되지 못하고 고급 아마추어에 머물렀다면 다른 생계 방편을 가지고 취미로 우아하게 즐길 수도 있었다. 하고 싶은 것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었기에, '불안 속의 평균'을 친구 삼게 되었다. / '불안 속의 평균' 중에서 80p

 

 

 

   2부에서는 괴이하고 이상하고 인륜을 어지럽히고 귀신같은 이 극심한 괴력난신의 나날을 살고 있는 우리네 비루한 일상을 들여다본다. 위대한 생활인들은 왜 늘 가난한 것인지 그 분하고 서러운 감정을 토로하는 '일하라고 가난한 겨', 2년 10개월 동안 살았던 주공임대아파트에 도배값 100만원을 떼일 뻔한 사연을 담은 '도배값', 열두 살 먹은 소년의 입에서 '다시 태어났으면 좋겠어요!' 하는 푸념이 흘러나오게 하는 이 삭막한 세상의 풍경을 담은 '바쁜 소년', 권력과 소수정예의 힘을 마음껏 보여주는 국회의원들을 향해 꾸짖는 '소수의 힘'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하기 위해서 우리는 가난한 것이라고 허허 웃으며 이 지난한 삶을 위로해 보고, 보잘 것 없는 한낱 소수인 나지만, 멋지고 아름다운 소수를 감히 꿈도 못 꿀 만큼 미약한 나지만, 내가 최소한 저 후안무치한 소수를 또다시 국회에 보내는 소수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그의 글에서 굽은 마음을 의연하게 펴본다.

 

 

저 변덕스러운 기억으로부터 중심을 잡고 살아가려면 편집의 기술이 필요할 것 같다.내 기억만큼 다른 이들의 기억도 진실이라는 존중, 하지만 내 기억이 주관적인 고집일 수 있듯이 다른 이의 기억도 주관적인 고집일 수 있으리라는 비판력, 그리고 그 존중과 비판을 자신의 기억에게도 가할 수 있는 냉철함 같은. / '기억의 책을 넘기며' 중에서 132p

 

 

 

 

 

 

독서하는 그때가 그 사람의 가을이다

 

 

   3부에서는 각종 기념일들로 넘쳐나는 '무슨 날'을 통해 때로는 특별하고, 때로는 부끄럽고, 때로는 서글퍼지는 순간들을 회상한다. 개인적으로는 글을 쓰는 일을 업으로 삼으면서 생활인으로서의 글쓰기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4부의 내용들이 보다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한때 나 역시 문예창작학과에서 글을 배우겠답시고 문학도에 가까이 다가가 보았고, 인터넷소설 작가로 활동하며 나름 팬클럽이란 것도 가져보았고, 현실과 이상은 다르다고 결국은 그럴 듯한 예술인이 아니라 회사 사보나 어린이 책 출판사에 몸담으며 다른 길을 선택하기도 했기에 공감이 가는 글들이 많았달까. 특히 '비릊다' 편에서처럼 나의 선생님이 순우리말이나 우리가 흔히 쓰지 않는 단어를 소설에 사용하는 것을 좋아해서, 내내 신박하고 재미있는 표현을 찾느라 혈안이었던 대학시절을 떠올리게 해서 피식 웃음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책 한 권 한 권이 내 집착의 응결이었다. 그때의 사진이었다. 그러니까 책꽂이는 내 사진첩과 다름이 없다. 내 이십대의 파노라마와도 같은. / '계륵' 중에서 211p

 

 

나아가 남에게도 마구 사용하고 있다. 연장자들에게는 사용할 수 없는 말이겠지만, 후배나 학생들에게는 "좋은 시(소설) 비릊기를!", "두 사람이 아름다운 인연 비릊기를!", "소원하는 바 꼭 비릊기를!" 하는 식으로 덕담을 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내게 '비릊다'를 전해준 너구리는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녀의 너구리 닮은 얼굴이 떠오른다. 그녀가 어디서 무엇을 하든 뜻하는 바대로 넉넉히 비릊기를 바라본다. / '비릊다' 중에서 216p

 

 

 

 

 

 

   한날 나의 친구가 내게 왜 그렇게 열심히 책 읽느냐고, 또 읽고 나서 감상글을 써 올리면 뭐 돈이라도 생기느냐고 드러내놓고 물어본 적이 있다. 나는 순간 당황해서, 꼭 돈이 생겨야 뭘 하는 거냐고 친구에게 핀잔을 주긴 했지만 사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런 게 아니었을까. 이게 내가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야. 이게 내가 가장 즐겁게 노는 방법이야, 라고. 김종광 작가는 '글쓰기로 스트레스를 푸는 세상' 편을 통해서 일기든 에세이든 소설이든 SNS 글이든 뭔가를 쓰면서 살아가는 사람은 축복받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래, 쓸 수 있기에 행복한 사람도 있는 거다. 괴력난신공작소 같은 이 세상, 그렇게 웃으며 쓰면서 살아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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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다면_ 그럼에도 우리는 가족이니까 | 나의 서재 2018-12-1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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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가 없다면

애덤 해즐릿 저/박산호 역
은행나무 | 2018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어둡지만 비극적이지 않고, 슬프지만 따뜻한 감동이 있는 사람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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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족에게 몰아닥친 우울증이라는 병이 할퀴고 간 상처와 극복의 정서들!

어둡지만 비극적이지 않고, 슬프지만 따뜻한 감동이 있는 사람 사는 이야기! 

 

 

 

나는 살인자다. 그게 내 정체다. 난 삶을 훔치고 있다. / 125p

 

 

 

   책을 읽는 내내 나는 그날, 엄마의 표정이 내 머릿속에 들러붙어 좀처럼 떨쳐낼 수가 없었다. "괜찮은 줄 알았는데, 직장으로 암이 퍼졌다네." 불과 2년 전에 자궁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했던 엄마는 자신의 몸에 또 다른 암세포가 번지고 있었음을 꽤 담담하게 말했다. 회사에 취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조금 모아놓은 월급을 엄마의 첫 수술에 고스란히 보탰던 나는 2년 뒤, 학자금 대출 상환을 목전에 두고 다시 또 엄마의 수술 비용을 대어야 할 것이란 생각에 당장 엄마의 아픔보다 내 앞일이 더 막막했던 것 같다. 아버지는 당시 무너진 회사를 수습하느라 엄마를 제대로 돌볼 여력이 없었고, 직장과 병원을 오가며 고군분투 해야만 했던 나는 마치 내가 그 질병을 얻기라도 한 것처럼 속절없이 무너졌다. 그렇게 엄마의 아픔은 나에게로까지 전이되었다. 돌이켜보면 그때의 상처와 상흔이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당신 몸의 아픔보다 가족이 짊어져야 할 무게에 더 숨막혀했던 것 같다. 자신이 가족 모두에게 짐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 삶을 망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염려해 하던 그 자괴감을 무엇으로 다 말할 수 있을까. 소설 속의 존과 마이클이 그러했던 것처럼.

 

 

 

당신이 최선을 다해 가족들을 사랑했다는 점을 알아두세요

 

 

   <내가 없다면>은 우울과 불안이라는 강박에 시달리는 가족을 둔 한 가정의 상처와 극복과정을 담아낸 소설이다. "일이 생겼어요. 제 형에게요." 입 밖으로 꺼내버리는 순간 형에게 닥친 비극이 현실이 되어 버릴것 같은 두려움에 휩싸인 앨릭, 비상사태 직전에 연결되지 못한 담당의사의 음성사서함을 통해 형인 마이클에게 닥친 비극이란 것이 곧 죽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독자를 흥분과 충격에 빠져들게 하는 도입부는 이미 그 어느 소설보다도 강렬하다.

 

 

 

   흥미롭게도 소설은 곧장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엄마인 마거릿의 시점에서 다시 출발한다. 여느 미국 여자들처럼 어느 정도의 나이에 이르면 사교계에 데뷔하고 적당한 남자를 골라 결혼을 하는 전형적인 삶을 뒤로하고 영국으로 떠났던 그녀는 그곳에서 영국식 예의범절과 형식을 중시하는 존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미국적 사고관을 가진 여자, 영국식 사고관을 가진 남자의 만남은 서로가 너무나 달랐기에 마음을 이끌기에 충분했고, 결국 영원을 맹세할 날만을 앞둔 어느 날 존이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만다. 마거릿은 그가 이미 한 번의 병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지만 되돌리기에는 늦어버렸을 만큼 그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로부터 17년 동안 언제 재발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마이클, 실리아, 앨릭을 낳아 가정을 이룬다. 하지만 예정된 불안은 언제고 마주하게 될 운명이었을까. 우울증이라는 괴물은 존을 끊임없이 따라다녔고 마침내 일상이 뒤틀리고 가족 모두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 지경에 이르게 된다.

 

 

 

   소설은 우울증에 시달리는 존의 강박 증세를 매우 섬세한 필치로 묘사해냄으로써 마치 괴물과도 같은 그 존재가 한 개인 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이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스스로를 가족의 삶을 망가뜨리는 살인자에 비유하며 점점 자신이 존재하는 현실과 아이들을 분리시키려는 준비를 하는 모습을 비롯하여, 괴물이 마침내 아들인 마이클에게로까지 손길을 뻗는 모습에 가족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로 자살을 선택하는 모습은 비극적이지만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속을 알 수 없는 사랑스러운 아이가 내 눈앞에서 털갈이 같은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다. 만약 런던의 그 병원에 있는 작고 낯선 방에서 그 의사가 내게 아니라고, 어떤 인생을 살게 될지 재고해보고 싶을지도 모르겠다고, 결혼을 연기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고 했다면, 그 의사가 내게 존을 사랑하는지 묻지 않았다면,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 일어났을 가능성도 있다. 마이클이 태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마이클이란 말을 혼자서 수도 없이 되뇌다 보면 그 의미가 사라져버리지만, 내 첫 아이의 신비는 마이클 외에 그 어떤 말로도 나타낼 수 없다. / 55p

 

 

이제 아이의 눈에서 날 동정하지 않으려고 얼마나 애를 쓰고 있는지가 보였다. 이게 바로 내가 식구들에게 하고 있는 짓이다. 끝도 없이 계속. 그러다 지금 앨릭의 얼굴이 그렇듯 식구들의 얼굴은 날 고문하기 위해 야수가 사용하는 가면이 된다. 옛날에는 앨릭을 위해 이야기들을 지어내 들려주면서 내 목소리로 앨릭을 지켜줬다. 유령들로부터 앨릭을 보호했다. 이제는 내가 앨릭의 집에 갇힌 유령이 돼버렸다. / 114p

 

 

 

 

  가족과 자신을 위한 선택이었으나 애석하게도 아버지의 자살이 가족 전체에 미치는 트라우마는 모두의 삶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회복되지 않는 가난, 서로를 돌봐야 한다는 연대 의식이 낳는 피로감, 타인의 감정에 적극적으로 기대지 못하는 데에서 비롯되는 외로움까지. 특히 아무리 가족이라 하여도 오빠마저 상태가 바닥을 치는 광경을 보며 자신의 몸부터 사릴 수밖에 없게 되는 이 지난한 현실에 대한 실리아의 고백들은 굉장히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의 우울 증세가 맏아들인 마이클에게 유전되는 이 비극을 어떻게 해서든 바로잡아 가족 모두가 안정되기를 소원하는 마거릿,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충분한 애정을 받지 못해 더 깊은 우울과 불안에 사로잡히는 와중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려고 했던 마이클,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가족의 정서적 불안을 최대한 돌보며 치유하고자 애썼던 실리아, 가장 이기적인 성격이지만 종래에는 형의 고통을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극복하게 하려 했던 막내 앨릭까지. 우울증과 불안으로 고통 받는 가족의 상처를 모두가 감내하고 함께 치유하려는 이러한 시도들은 깊은 감동을 준다.

 

 

 

마이클도 메신저백에서 10달러 지폐를 꺼내서 수줍게 내밀었다. 앨릭은 보지도 않고 그 돈을 받아서 같이 셌고 그 모습을 실리아가 테이블 맞은편에서 보고 있었다. 앨릭은 현금을 지갑에 넣고 계산서 위에 비자카드를 놓고, 계산서 덮개를 덮은 후에 테이블 가장자리로 밀었다. 나는 계속 신용카드를 쥐고 있었지만 앨릭이 무시했다. 좀 덜 비싼 곳으로 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날 좋은 곳에 데려와서 대접하고 싶어하는 마음은 고맙지만, 솔직히 집에서 먹었더라면 좀 더 마음이 편했을 것이다. / 232p

 

 

한 번이라도 진정한 공포를 겪어본 사람이라면 그의 마음속에 구체적인 두려움의 대상이 있는 게 아니라 마음 자체가 공포로 꽉 차서 자신이란 존재가 공포 자체란 걸 깨닫게 된다. 내가 지금 이렇게 공포를 표현하려는 헛된 노력을 하는 이유는 이것 말고 다가올 1초 1초를 달리 어떻게 견뎌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두려움으로 가득 찬 삶의 조건이다. 결코 끝나지 않을 이 두려움의 순간들로부터 탈출하고 싶다는 간절하고 절박한 소망으로 가득한 이 삶. / 316p

 

 

마이클이 우리 곁은 떠났다고 해서 우리가 그를 구하려는 노력을 멈춘 건 아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알게 된 것이다. 그 노력은 줄어들었지만 사라지진 않았다. 그건 우리가 겪는 혼란의 일부이자 동기 없는 활동이 됐지만 어쨌든 기이하게도 그 나름대로 계속 이어졌다. / 419p

 

 

 

 

 

   '내게 상담하러 오는 여자들과 그들의 애인이나 남편, 아이들이 있는 사람들. 그들의 관계는 무너지고 있어. 돈 때문이든 정신적인 문제든 이유가 뭐든 말이야. 그런데 그들은 그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절망하고 있어. 엄마는 우리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거지. 우리가 함께했던 세계가 변하지 않도록 말이야. 나도 이젠 그걸 이해해.' 결혼식 당일, 실비아가 엄마와 나누는 대화가 유독 마음에 많이 남는다. 가족으로 살아간다는 건 무엇인지, 어떤 정서가 우리를 연대하게 하는지, 어떠한 질병으로부터 가족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어디까지 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대목이어서가 아닐까.

 

 

 

  <내가 없다면>은 우울증과 불안에 관한 이야기이자, 가족에 관한 이야기이며 결국에는 사람 사는 이야기였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으로부터 비롯된 상처는 결국 사람으로 극복되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퓰리처상 최종후보작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을 만큼 입체적인 캐릭터와 섬세한 문장, 시대상이 낳은 인간사에 대한 철학까지 깊이 있게 그러나 너무 무겁지 않게 잘 다룬 소설이라 특히 더 기억에 남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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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사소한 일에 화를 냈습니다_ 화가 나도 쿨하게 털어내는 법 | 나의 서재 2018-12-11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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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오늘도 사소한 일에 화를 냈습니다

와다 히데키 저/정지영 역
상상출판 | 2018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잃지 않고 현명하게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는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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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욱하고 후회하는 이들을 위한 감정 대처법!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잃지 않고 현명하게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는 노하우!

 

 

 

   어지간해서는 감정의 동요가 없는 편인 나도 한 번씩 울컥할 때가 있다. 바로 4살이 된 아들과 시간을 보낼 때다. 웬만하면 아이의 감정과 의사를 존중하고 타고난 천성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바꾸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한 번씩 이유를 알 수 없는 생떼를 부릴 때는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지고 만다. 돌이켜보면 정말 사소한 일이었는데, 쿨하게 넘어가줘도 되는 일이었는데 왜 그리 얼굴을 붉혀가며 서로의 마음을 할퀴고 마는 것인지.

 

 

 

   주위를 둘러보면 작은 일에도 기분이 나빠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감정의 동요가 크지 않은 사람이 있다. 기분이 나빠졌다가도 바로 풀리는 사람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겠지만 언짢은 기분이 다른 일을 할 때도 계속 이어지는 사람은 일은 물론 인간관계까지 나빠지는 경우가 흔하다. 불쾌한 감정을 쉽게 털어내는 사람과 감정이 오래 지속되는 사람 중에 어느 쪽이 이득을 보고 어느 쪽이 손해를 보는 지는 누가 봐도 명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쉽게 기분이 나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쉽게 화내고 뒤늦게 후회하지 않으려면?

 

 

   작은 일로 기분 상하지 않고, 울컥해도 쿨하게 털어내는 비법을 담은 책 <오늘도 사소한 일에 화를 냈습니다>의 저자 와다 히데키는 우리가 쉽게 기분이 나빠지는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꼽는다. 첫째는 남이 나를 소중히 대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어서, 둘째는 쉽게 상처받는 자신을 지키려고, 셋째는 어려운 일을 무리해서 하고나 하는 일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라고 말한다. 특히 자기애와 기분의 상관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데, 이에 대해 정신분석학자인 하인즈 코헛은 "사람은 자기애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불쾌함을 느낀다"고 하였다. 어린 시절에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은 자기애가 쉽게 충족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부모에게 충분한 애정을 받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서도 매사에 불만족스러운 기분이 들고, 타인의 사소한 말실수에도 바보 취급을 당했다거나 모욕당했다고 느껴서 불쾌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기애를 충족시키면서 작은 일로 기분 상하지 않고, 인간관계까지 술술 풀리는 감정 정리법이 있다면 무엇일까. 저자는 이를 위해 6장에 걸쳐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잃지 않고 현명하게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는 노하우를 소개한다. 첫 번째는 '마음의 부담을 확실히 줄이는 방법'이다. 여기서는 바꿀 수 있는 일은 고민하다 보면 적절한 돌파구가 나오지만, 바꿀 수 없는 일은 아무리 고민해봤자 해결책이 나올 리 없다고 말하면서 바꿀 수 없는 지나간 일에 미련을 두지 말고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어려운 일을 마주쳤을 때는 무리하게 나를 밀어붙이기보다는 세상에는 내가 할 수 없는 일도 많다고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고 덧붙이다.

 

 

 

   두 번째는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연습'을 하는 법에 대해 소개한다. 지금 당장의 실패에 조바심내지 말고 느긋하게 멀리 내다보는 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적당한 수준으로 기준을 정하고, 그 이상의 일은 깨끗이 포기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며, 자잘한 실패에 얽매이지 말라고 한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평생 상대방의 기호에 나를 맞출 수 없다면 차라리 내 그대로를 보여주는 편이 낫다고 말하며 타인의 가치관에 휘둘리지 않기를 조언한다.

 

 

 

무언가를 달성하는 사람은 한 번도 실패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실패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실패하면 안 돼' '실패하면 어쩌지' '창피당하고 싶지 않아'라고 생각하면 어떤 일에도 도전하지 못합니다. 그런 사람은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흘려보내게 됩니다. / 97p

 

 

 

 

 

 

   세 번째는 '무의미한 경쟁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다. 경쟁에 있어서 상대의 평가를 떨어뜨린다고 해서 자신이 성장하지는 않으므로, 무슨 일이든 상대와 관계없이 자신을 갈고닦아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법이라고 말한다. 이어 네 번째로는 '누구에게나 관대해지는 마음 단련법'을 소개하는데, 여기에서는 우리가 타인을 험담하고 싶어지는 이유는 심리학적으로 자기 내면에 욕구불만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심리 요법 중 가족 전체를 치료 대상으로 하는 '가족 요법'의 접근법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조작적인 가족 요법으로 부모의 접근법을 바꾸면 아이가 바뀐다는 사고방식을 기초로 합니다. 다른 하나는 아이에 대한 고민과 괴로움을 들어주는 동시에 아이는 부모가 바꿀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고 전달하는 것입니다. 아이를 바꾸는 일을 포기하고, 자신의 노후나 취미를 생각하도록 제안하죠. / 140p

 

 

 

 

 

 

   다섯 번째로는 '인간관계가 놀랍도록 술술 풀리는 요령'에 대해 설명한다. 여기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미움받고 싶지 않은 마음을 버리면 편해진다는 것이었는데,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과 예측 불가능한 타인의 마음에 신경을 쓰기보다 내 사람과 내 편에 더 마음을 쓰는 일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마지막여섯 번째 감정 정리법은 '사소하지만 강력한 기분 전환법'으로 웃음이 얼마나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되는지 강조하는 대목이다. 여기에서 '표정은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집니다. 웃는 표정을 자주 지으면 웃는 근육이 단련되고 그 이외의 근육은 약해져서 웃는 게 습관이 됩니다.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일단 웃는 버릇이 생기면 그 후로는 어려움 없이 항상 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던 저자의 말을 새겨볼 일이다.

 

 

 

   이렇듯 <오늘도 사소한 일에 화를 냈습니다>는 일본 최고의 자기 심리학 전문가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가 자존감을 높이면서 어떤 상황에서든 부정적인 감정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처세서다. 읽다보면 우리가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지 않는 방법이란 것은 나의 기분에 충실하고, 눈앞의 실패나 상처에 연연하지 않고 멀리 내다보는 유연한 자세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이가 내 마음을 울컥하게 하고, 욱하게 할 때에도 아이가 내 뜻대로 따라주지 않는다고 속상해하기보다 '어쩌겠나, 그럴 수도 있지. 아직 어린 아이인데.' 하고 생각을 달리 해보면 욱하는 횟수도 줄어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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