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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9 의 전체보기
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_ 사랑할 수 있는 그 모든 순간들에 대하여 | 나의 서재 2018-12-29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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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

톰 말름퀴스트 저/김승욱 역
다산책방 | 2018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예상치 못한 죽음이 닥쳐왔을 때에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삶의 경이로운 순간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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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탄생과 함께 사랑하는 아내와 아버지를 잃은 한 남자의 자전적 소설!

예상치 못한 죽음이 닥쳐왔을 때에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삶의 경이로운 순간들에 대하여!

 

 

   책을 읽기 전, 책의 실제 주인공인 남자와 딸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본 적이 있다. 금발의 예쁜 소녀가 아버지인 주인공의 등에 살포시 기대고 있는 따스하고도 사랑스러운 사진이다. 이 책이 무엇을 담고 있건 간에 그들이 수십 개월, 수 년간 나누었을 시간과 교감의 순간들을 감히 헤아릴 수 있을 만큼 이 사진을 보고 또 보게 되는 것은 아마도 나 역시 한 아이의 엄마이자 또 한 아이를 뱃속에 품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의 경이로움과 내 삶보다 아이의 모든 순간이 더 우선이어야 했던 현실적인 고충, 눈 깜빡할 사이에 걷고 뛰고 말하고 이제는 부모의 마음까지 헤아릴 줄 아는 아이로 자라나기까지. 특히나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아이를 홀로 키워야했을 이 남자의 사연을 알게 되었을 때는 어쩐지 마음이 뭉클해져서 이 책을 과연 내가 담담하게 끝까지 다 읽을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사랑하는 아이를 얻는 순간, 또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야만 했던 그 순간들에 대한 이 진솔한 묘사들이 슬픔보다는 희망과 축복의 또 다른 가치를 선물해줄 것만 같아서 나는 꽤 복잡한 마음으로 책장을 펼쳐나갔다.

 

 

 

소중한 사람에게 안부를 물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지, 우리는 모른다

 

 

   톰과 카린은 대학 시절에 만나 10년을 함께 살아오면서 뱃속의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결혼식을 올리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33주, 임신 8개월에 이르러 갑자기 카린이 중환자실에 실려 오게 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폐렴인 줄 알았는데 톰은 그녀가 급성백혈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고야 만다. 분명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영화를 보고 발톱에 매니큐어도 칠하며 카린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닥친 슬픔에 톰은 주위의 그 누가 보아도 걱정될 정도로 깊은 상실감에 빠진다. 카린은 숨을 쉬기 힘겨워 하는 와중에도 아기가 태어나면 이름을 '리비아'라고 지어 달라 말하고 가까스로 제왕절개수술을 통해 아이를 낳지만 그녀의 생명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사그라져 간다.

 

 

 

   톰은 마치 삶과 죽음이라는 간격을 넘나들듯 카린이 있는 특수병실과 리비아가 있는 인큐베이터 병동을 오가며 착잡한 심정을 달랠 길이 없다. 때로는 이해할 수 있는 병원의 시스템에 답답함을 느끼기도 하고, 그나마 신생아실 간호사들과 조산사들이 가까이에서 리비아를 보살펴줄 수 있음에 안도도 하고, 딸의 죽음을 목전에 앞둔 카린의 부모들을 마음껏 위로해주지 못하는 그 거리감 사이에서 떠돌며 스스로 무너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하지만 이내 카린은 세상을 떠나고, 세상에 남겨진 이 천사 같은 아이를 오롯이 혼자서 책임져야 하는 무게감을 덤덤하게 받아들여야만 한다.

 

 

 

   카린이 죽은 후, 톰은 문득문득 떠오르는 카린과의 만남과 그녀와 나누었던 시간들, 또 여느 커플들이 겪게 되는 공통의 고민들을 그들이 어떻게 통과해왔는지를 회상한다. 무엇보다 느닷없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어린 아이를 책임져야 하는 그가 겪게 되는 혼란과 상실감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미처 혼인신고라는 법적절차를 거치지 않은 그가 리비아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입증해야만 하는 불편한 사회시스템의 부당성에 목소리를 드러내는 장면 등은 ‘절망은 결코 우리를 그저 기다려 주지만은 않는다’는 매우 현실적인 깨달음을 얻게 한다.

 

 

 

그러니까 만약 카린이 사회복지국의 어떤 늙은 관리에게 내가 이 아이의 아버지라고 미리 말해두었다면, 이런 엉터리 같은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겠군요? 맞아요. 나지마가 대답한다. 국립의학감식위원회의 DNA 분석 결과보다는 여자의 말 한마디가 더 믿을 만하다는 겁니까? 아버지인 내 목소리는 아무것도 아니고요? / 210p

 

 

 

 

 

 

   소설은 아버지마저 암을 얻어 작별을 앞두게 되면서, 그간 완연히 이해할 수 없었던 아버지의 삶을 비로소 이해하는 과정을 그리며 '살아 있는 모든 순간에 대한 소중함과 경이로움'을 다시 한 번 더 느끼게 한다. 그것은 언젠가 가족 그 누구도 알아보지 못할 만큼 정신이 아득해져가는 순간에 내 이름 석 자에는 반응했던 나의 할머니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또 언젠가 내 곁에서 보내드려야만 할 누군가와의 이별을 생각하게 해서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기도 한다.

 

 

 

아버지가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저녁에 잠들 때까지 항상 곁에 있어요. 아버님이 그렇게까지 쇠약해지셨나요? 마치 어머니가 평생 아버지한테 그렇게 했던 것처럼 보입니다.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일은 말하기와 글쓰기밖에 없고, 나머지 일은 전부 어머니가 도맡았던 것 같아요.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두 분 세대가 세대니만큼 그런 것 아닐까요? 제가 여기에 늦지 않게 와서 다행입니다. 가만히 앉아서 두 분을 지켜보는 게 좋아요. 두 분은 많이 웃습니다. 그러다가 이마를 맞대기도 하고요. 저는 두 분의 그 모습을 기억하기로 했습니다. / 334p

 

 

 

 

 

 

   비록 감동적인 실화이기는 하나 소재의 특성상 자칫 신파에 그칠 수 있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에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는 것은 역시나 죽음과 상실, 고통과 외로움에 대한 감정들을 담담하게 절제된 언어들로 표현했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또한 시인이라는 그의 이력답게 서사의 강렬함보다 현실적이면서도 주변 상황과 감정을 감각적으로 표현해낸 그의 남다른 문체 역시 빛을 발한다는 점이다. 여러 문장들 중에서도 '내 이름은 이제 아빠다'라는 고백과 함께 시작되는 문장은 상실감보다 이제 더 진한 온기를 전해줄 아이에 대한 애틋한 아버지의 마음이 전해져서 더욱 감동적이다.

 

 

 

리비아가 햇빛과 함께 깨어나 일어나 앉는다. 내 이름은 이제 아빠다. 아이가 또 나를 부르고 있으니 내게는 생각에 잠길 시간도 뭔가를 느낄 시간도 없다. 너처럼 리비아도 삶의 작은 것들을 눈에 담는다. 이를테면 쏟아진 기름의 다양한 색깔, 빗자루 손잡이 끝에 붙어 있는 벌레, 내 팔꿈치의 긁힌 상처,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의 크리스털 공들 사이에 걸쳐 있는 거미줄 같은 것들. 심지어 녹슨 병뚜껑조차 리비아에게는 마법이 된다. 아이는 네 사진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그 사진들을 침대의 내 옆자리에 두고 아침저녁으로 인사를 건네기 때문이다. 아이가 사진을 만질 때면 이렇게 말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이제 터득했다. 리비아, 아빠가 슬픈 건 네가 뭘 잘못했기 때문이 아니야. / 372p 

 

 

 

   지금 내 곁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다정한 안부를 건넬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그 모든 순간이 내게 다정할 수도 있었음을 뒤늦게 깨닫기 전에 이 책을 읽을 수 있어 다행이다.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 이 소설이 모든 독자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이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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