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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버그_ 진화하고 있는 글로벌 전염병의 위협과 딜레마 | 나의 서재 2020-03-16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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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슈퍼버그

맷 매카시 저/김미정 역
흐름출판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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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염병의 위협으로부터 인류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의료인들의 사투를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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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재앙으로 다가온 슈퍼버그, 그들의 경고에 당장 주목해야 한다!

글로벌 전염병의 위협으로부터 인류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의료인들의 사투를 그리다! 

 

 

   WHO가 마침내 팬데믹을 선언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래 전 세계 확진자 수가 12만 명에 달하며 피해 국가도 110개국을 넘어선 가운데, 앞으로 몇 주 혹은 수개월에 걸쳐 코로나 19의 영향을 받는 국가의 수가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의학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수준이 낮은 국가는 감염이 일어나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기에 우려가 된다. 문제는 아직까지 코로나 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는 뚜렷한 치료제와 백신이 없다는 점이다. 각국의 연구기관들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국제간 연구 협력이 활발히 추진 중에 있으나 임상 실험을 거쳐 시판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전 세계는 현대의학 사상 가장 절박한 도전에 직면했다. ‘글로벌 전염병이 핵폭탄이나 기후변화보다 훨씬 더 위험한 재앙을 인류에게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한다던 빌 게이츠나 ‘2050년에는 3초에 1명의 인류가 슈퍼버그로 사망할 수 있다’던 경제학자 짐 오닐의 끔찍한 예언이 현실화되고 있으니 말이다. 2003년의 사스와 2012년의 메르스를 제외하고도 매년 슈퍼버그 감염으로 사망하는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에 직면했음을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질문 하나가 떠오른다. 의료 기술이나 위생 개념이 현저히 떨어지는 과거 시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오늘날, 우리는 왜 끊임없이 슈퍼버그의 위협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또 치료제 개발은 어째서 이토록 더딘 것일까. 『슈퍼버그』는 바로 이러한 질문에 해답이 되어줄 아주 놀랍고도 유익한 책이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슈퍼버그의 위협 앞에서 그가 내어놓은 이 보고서들은 현대의학이 당면한 현실과 미래를 보여주는 전 인류적인 메시지가 될 것이다.

 

 

 

 

 

 

슈퍼버그의 시대, 보이지 않는 적들과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

 

 

   얼마 전, 한 기사에서 낯익은 이름 하나가 등장했다. 바로 『슈퍼버그』의 저자이자 뉴욕 프레스비테리안 병원의 의사 맷 매카시다. 한국의 코로나19 검사 속도를 언급하면서 미국 보건당국의 대응 체계를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의 기사였다. 그는 코로나19의 진단 키트조차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미국 의료계의 현실을 꼬집으며 곧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할 것을 경고했다. 그도 그럴 것이 맷 매카시는 현재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슈퍼버그에 맞설 새로운 항생제 임상시험의 최전선에 서 있다. 그와 동료들은 슈퍼버그의 치명적인 위험으로부터 많은 생명을 치료하기 위해 험난한 여정을 겪고 있다. 책 『슈퍼버그』 속에도 이 위험천만하고 안타까운 현실이 답답하리만치 고스란히 담겨 있다. 슈퍼버그가 얼마나 가까이에서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지, 어째서 인류가 극도로 전염병에 취약한 상태에 놓이게 되었는지, 희귀 감염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의 목소리에서부터 치료법 개발의 딜레마에 이르기까지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그렇다면 슈퍼버그란 과연 무엇일까. 슈퍼버그는 강력한 항생제로도 치료되지 않는 변이된 박테리아를 의미한다. 책에 따르면 슈퍼버그는 1960년대 이전에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고, 1990년대까지도 산발적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러나 의사들의 잘못된 항생제 처방 관행과 함께 항생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상업적 농업이 박테리아들에게 우리의 소중한 약품들을 노출시켰고, 그 결과 박테리아들은 그 약효를 무력화시키는 법을 알아냈다. 즉,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항생제를 분해하고 파괴할 수천 가지 효소를 만들어냄으로써 박테리아들이 슈퍼버그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근래에 와서 슈퍼버그는 더 적응력이 강해지고 악성이 되었다. 다시 말해 점점 똑똑해지고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슈퍼버그와 항생제 내성 감염으로 인해 사망하는 수에 비해 그들을 치료하기 위한 약의 공급로는 거의 말라붙었다는 점이다. 제1차 세계 대전 시 감염병으로 고통 받고 죽어가는 수천 명의 부상병들을 구하기 위해 알렉산더 플레밍이 페니실린을 개발한 이후, 1950년대에 분자 생물학의 발전으로 간종 신약이 나오면서 항생제 개발의 황금기가 도래했지만, 오늘날 사용되는 약의 절반은 바로 1950년대에 발견된 것에 불과할 만큼 답보상태다. 더군다나 아무리 훌륭한 항생제라도 그에 대한 내성이 발생하기 때문에 과거에 썼던 항생제는 곧 무용지물이 될 지도 모른다. 현대의학의 발전 속도로 미루어봤을 때 약을 써야 하는 데도 적절한 약이 없어서 못 쓰고, 조만간 우리가 쓸 수 있는 항생제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맷 매카시의 말은 충격적일 정도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전문가 대부분은 미생물 혹은 실험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의해 생성된 분자로서 박테리아 감염의 예방과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것들에 항생제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항생제로 인정받으려면 최소 한 종류 이상의 박테리아를 죽이거나 생장을 저지해야 한다. 박테리아를 죽이는 것을 살균, 박테리아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을 정균이라고 부르는데, 살균제가 효과가 더 큰 경향이 있으므로 그 구분을 두고 옥신각신할 때가 많다. 일부 항생제는 기생충과 진균도 죽일 수 있지만, 바이러스에는 거의 효과가 없다. 그래서 의사들은 감기 환자에게 항생제를 잘 처방하지 않는다. 감기 증상은 대체로 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되기 때문이다(과학자들은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가 다르다는 것을 1930년대까지 인식하지 못했다. 바이러스는 식물, 동물, 인간, 박테리아 등 다른 유기체 내부에서 복제되며 대체로 항생제가 듣지 않는다). / 33p

 

 

어처구니없게도 시프로플록사신은 더 건강한 식육 및 가금육을 얻을 수 있다는 이유로 가축에게도 쓰였다. 동물에게 항생제를 무분별하게 쓰는 관행은 슈퍼버그 출현의 주요인 중 하나였다. 동물 안에 사는 박테리아들이 우리가 가진 최고의 약물들에 노출되면서 그것들을 피할 방법을 학습하는 까닭이다. 최근 18개 주에서 100명 이상에게 발병한 감염의 최종 원인은 예기치 않게도 강아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감염된 개들 거의 전부가 애완동물 가게에서 팔린 것들이었고, 최소 한 차례 항생제를 투여 받은 이 개들 속에 살던 치명적인 슈퍼버그가 새 주인에게 옮겨간 것이었다. / 172p

 

 

 

 

 

 

   그렇다면 새로운 항생제를 만드는 일이 그토록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로 맷 매카시는 슈퍼버그 치료제로 달바반신이라는 항생제를 연구하며 임상시험을 거쳐야만 했는데, 그 과정 속에서 새 항생제 개발의 어려움을 연거푸 마주한다. 일단 까다로운 임상시험 규정을 통과해야 한다는 점이다. 과거 나치가 여성 강제 수용자들이나 감염된 병사들에게 인체 실험을 하고, 매독균 실험을 위해 터스키기의 한 마을이 집단 인체 실험에 이용된 사례를 교훈삼아 오늘날 임상시험은 보다 엄격한 규정 하에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규정을 통과해 승인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약을 시도해 볼 용의가 있는 적합한 환자를 찾는 것 역시 어려운 일이다. 임상시험에 동의하지 않는 환자들도 있지만, 임상시험이 가장 필요한 환자들이 정작 참여 자격이 안 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마주해야 할 때도 있다. 또 게르하르트 도마크의 설파닐아마이드가 다수의 어린이들을 사망에 이르게 했던 것처럼, 입덧 치료에 효과가 있다던 탈리도마이드가 사지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해표지증을 포함한 선천성 기형을 발생시켰던 것처럼, 항생제가 지닐 수 있는 위험성을 지적하는 FDA의 엄격한 기준을 인정은 하지만, 죽어가는 환자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시간을 끄는 듯한 인상을 주는 복잡한 절차과정은 재고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개발 비용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항생제에 대한 투자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 또한 문제로 지적된다. 한 경제학자에 따르면 ‘3,000만 달러를 낭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항생제에 투자’하는 것이라 말했을 정도이니,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제약 회사로썬 항생제 개발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은 셈이다. 혹여 개발이 된다 하더라도 이미 약에 내성이 생겨버린 박테리아의 진화로 인해 효용 가치가 오래 유지되지 않는 것 또한 그 이유다. 덕분에 최근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들을 위협하는 사프로케테 클라바타의 표적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관심을 둔 제약회사가 하나도 없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2011년 가을부터 2012년 사이에 프랑스 내에서 발병 사례가 30건에 달했음에도 말이다. 2001년에서 2003년 사이에 재고가 부족한 항생제가 148종이나 되는 바람에 전국의 의사들은 그보다 못한 치료제를 써야만 했다니 더욱 애석한 일이다.

 

 

 

   문제는 이처럼 미진한 항생제 개발로 인한 경쟁의 부재는 자연스럽게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서라면 도덕적으로 의심스러운 지시도 불사하는 CEO들에게 좋은 핑계거리가 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신약 제조사들은 특허권을 복제약 제조사들과 경쟁하기 전에 12년에서 15년간 판매 독점권을 갖는데, 만약 복제약 제조사들이 생산에 나서지 않는다면 특허가 만료된 후에도 가격이 오를 수 있다. 실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항생제 10종 중 1종이 경쟁 부재로 인해 가격이 90% 인상됐다고 하니 우려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항생제가 있다 한들 그들이 요구하는 비싼 값을 치를 수 없다면 무용지물일 테니 말이다. 새삼 재벌 기업의 후원과 지속 가능한 연구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록펠러 대학의 재력은 우리 분야의 곤궁을 경감시켜 주었다. 감염병 전문의가 미국 일부 지역에서 사라져가고 있을 정도로 이 분야는 현대 의학에서 소외되어 있다. 현재 의사 대부분은 자신이 행한 처치의 종류(그리고 비용)에 따라 보수를 받는데 감염병 전문의들은 실질적인 처치를 하지 않았다. 우리는 전문 자문을 제공하는 지적 전문의인데 의료수가제도는 우리의 자문에 대한 엄청난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감염병 분야는 두뇌 유출을 경험하고 있고, 그 정도가 해마다 심해지고 있다. 동부와 서부 연안 지역에는 아직 감염병 전문의들이 모여들지만, 중부 지역은 변화하는 의료 경제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젊은 의사들은 전임자들보다 감염 질환에 관심이 덜하다. / 235p

 

 

 

 

 

 

   최근 코로나19의 발생으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다수의 의료진들이 생업을 포기하가며 지원을 왔다는 말에 울컥한 적이 있다. 현재 매일 발생하고 있는 확진자 수보다 완치자 수가 더 많아졌다는 희소식은 모두 그들의 노고 덕분임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비록 지금의 위기를 극복한다 하더라도 더 강한 슈퍼버그가 언젠가 나타나 우리의 생명을 또다시 위협하겠지만, 그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연대하는 성숙한 시민으로서의 자세를 잃지 않는다면 우리는 또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런 의미로 『슈퍼버그』는 슈퍼버그의 위협을 경고하는 동시에 오늘도 슈퍼버그로부터 생과 사를 다투는 의료진들의 노고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우리에게 더없이 귀중한 책이다. 누구든지, 꼭 한번쯤은 읽어보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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