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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4 의 전체보기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_ 담백하고, 맛깔나게 살아보기로 | 나의 서재 2020-03-2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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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권남희 저
상상출판 | 2020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그녀의 글에서 딸로서의 나, 엄마인 나를 들여다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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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섬세한 번역가 김남희의 소소하지만 웃음이 나는 일상 이야기!

그녀의 글에서 딸로서의 나, 엄마인 나를 들여다보게 된다! 

 

 

   종종 이런 질문은 받곤 한다. 스무 살로 돌아간다면 넌 뭐하고 싶으냐고. 그때마다 나는 ‘외국어 공부’라고 답한다. 시시하고 보잘 것 없는 글 실력으로 문학 하겠다 덤비기 전에 외국어 공부 바지런히 해서 번역가가 되었다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한다. 당시에는 번역가란 직업은커녕 번역의 중요성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을 때였다. 지금이야 잘 된 번역과 그렇지 않은 번역을 적당히 구분할 줄 아는 요량이 생겼고, 같은 작품을 두고도 누가 번역을 했느냐에 따라 작품의 분위기나 결이 미묘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알 정도가 되었지만 그때는 그런 부분까지 신경 쓰며 읽지는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창작이 아니라고 해서 번역이 쉬울 리는 없을 터. 게다가 번역의 중요성과는 상대적으로 번역가란 직업에 대해서라든지 번역 일을 하지 않을 때의 일상에 대해서는 더더욱 알지 못해서, 나는 단순히 한 베테랑 번역가의 에세이집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이 책에 흥미를 느꼈던 것 같다.

 

 

 

 

 

 

가끔은 세상을 즐깁니다

 

 

   아마도 일본 소설 좀 읽었다는 사람들이라면 그녀를 모를 리 없을 듯하다. 혹은 책장에 꽂혀있는 일본 소설을 살펴보다보면 그녀의 이름이 적힌 책이 꼭 한 권은 나오지 않을까. 『애도하는 사람』,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카모메 식당』, 『츠바키 문구점』 등 수많은 일본의 유명 작품들을 한국 독자들과 만나게 해준 그녀의 이름은 바로 28년차 베테랑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권남희다.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는 번역가이자 아줌마라 불리기에 스스럼없는 중년의 여성이면서 한 아이의 엄마이자 또한 한 부모의 자식으로서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풀어쓴 글이다. 짤막하지만 삶의 흐름이 고스란히 묻어나오는 그녀의 글은 매우 솔직담백해서 낄낄대며 읽는 맛이 있다. 책을 덮고 나올 때는 어쩐지 이모를 만나 한껏 수다라도 떨고 헤어진 듯한 기분이다.

 

 

 

   번역 전문가답게 1장 ‘하루키의 고민 상담소’, 2장 ‘잡담입니다’, 3장 ‘남희 씨는 행복해요?’에서는 번역을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들이 주로 등장한다. 당신의 작품을 한국어로 번역한 번역가라는 것을 숨긴 채 고민을 써 보냈다가 무라카미 하루키로부터 답장을 받은 사연에서부터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어떤 작가의 책을 번역하셨어요?” 하는 질문에 이 작가는 아실까, 저 작가는 아실까 고민하느라 말 한 번 제대로 떼보지 못한 웃픈 사연하며, 편집자와 오해가 쌓여 본의 아니게 역자 후기가 수난을 당한 사연 등은 어렴풋하게나마 이 직업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어 흥미롭다.

 

 

 

   그 중에서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을 다수 번역한 이력으로 인해 매해 노벨문학상 발표일이 가까워지면 여기저기서 인터뷰 요청이 오는 것에 난색을 표하는 장면이 재미있다. 그녀는 인터뷰 요청이 오면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죄송합니다. 저는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해 개뿔도 아는 게 없습니다”라고. 심지어 무라카미 하루키가 받지 않아서 너무 기뻤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그에게 억하심정이 있는 건 아니고, 인터뷰 요청을 받는 게 싫고 일본에 노벨문학상 안겨 주는 게 싫을 뿐이라고.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 번역자치곤 참, 대범할 정도로 솔직하지 않은가.

 

 

 

태생이 쫄보라 결국 화살을 내게 돌리고 있는데, 편집자에게 사과 메일이 왔다. 그래서 해피엔딩인가 하면 그렇지 않다. 얼굴도 본 적 없는 편집자와의 사이에 산 같은 불편함이 남았다. 이제 그 출판사는 내게 번역을 의뢰하지 않겠지,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남았다.

그 편집자는 어떻게 그런 마인드로 회사 생활을 하지? 용케 잘리지 않고 잘 다니네? 하는 의문에 빠져서 한동안 본의 아니게 그 편집자 생각만 하고 지냈다.

일을,

너무 잘해.

게임 끝.

교정도 잘 보았고, 번역 누락 부분도 근사하게 번역해 놓았다. 화가 났던 마음은 교정지를 보며 눈처럼 녹고 그 자리에 고마움이 가득해졌다. / 45p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번역가의 서재’를 취재하고 싶다는 의뢰가 들어온다. 그럴 때마다 나는 “죄송합니다. 서재가 없어서요” 하고 거절하지만, 정말 없어서 거절하는 거라고는 믿지 않는 눈치다. 믿지 못해도 어쩔 수 없다. 참고로 내 작업 공간은 이렇다. 책상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주방, 오른쪽에는 거실. 앞에는 텔레비전, 옆에는 소파, 발밑에는 멍멍이, 주부미(主婦美)가 철철 넘쳐 난다. 이러니 따뜻한 번역이 절로 나오는 게 아닐까?(웃음)

그래서 나는 번역가라는 수식어보다 ‘번역하는 아줌마’라는 말이 더 좋다. / 113p

 

 

 

 

 

 

   4장 ‘자식의 마음은 번역이 안 돼요’와 5장 ‘신문에 내가 나왔어’에서는 우리네 일상과 같은 가족과의 에피소드가 담겨져 있다. 중년의 나이에 이른 그녀는 이제 외출을 할 때면 딸로부터 “가서 말 많이 하지 말고, 자식 자랑하지 말고, 겸손하게 있다가 와. 그분들이 어떻게 성공했는지 어떤 생각하며 사는지 잘 듣기만 해.”라는 말을 들으면서 부모와 자식의 역할이 역전되는 순간을 실감한다. 또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의 ‘갑 오브 갑’이 자식이라고, 가벼운 듯 무거운 듯 자식과 어쩔 수 없이 마주하게 되는 불편한 순간이 올 때마다 ‘자식도 제 뜻이란 걸 갖고 태어났으니 부모 뜻대로 되지 않는 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뜻과 뜻이 일치하면 다행이지만, 대부분 충돌하니 꺾이든가 꺾든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유연하게 흘려보내기도 한다. 무엇보다 향년 50세, 똑같은 무게가 어느 때는 더 무겁게 느껴지고 똑같은 어둠이 어느 때는 더 짙게 느껴질 때가 있음을 고백하는 대목에서 문득 얼마 전에 엄마와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아무 생각 없이 “엄마는 갱년기 지나갔어?” 하고 물었더니 “지금 갱년기야”라고 대답했던 엄마. 나 사느라 바빠서 엄마 처지를 돌보지 못하고 있는 게 한없이 죄송스러웠던 그 순간.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옆에 50세 사람이 있거든 어지간하면 개기지 말아요. 버티는 것만으로도 힘들지 모르니”라고. 다들 알아서들 엄마에게 잘 하자. 당신의 엄마는 지금 갱년기 중일지도 모르니까.

 

 

 

 

 

 

   마지막으로 ‘가끔은 세상을 즐깁니다’에서는 일과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떠난 여행지에서의 일화들이 수록되어 있다. 마치 부산이라도 가듯 『츠바키 문구점』 속의 가마쿠라로 즉흥 여행을 떠난 사연, 특가로 마쓰야마로 떠난 여행에서 딸 정하와 돈 때문에 사이가 틀어진 사연, 마스다 미리의 『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어』를 번역하다 동유럽 패키지투어를 감행한 사연 등은 곧장 그녀의 여행 속으로 동참하고 싶어지게 만든다. 나도 언젠가 아이 한 명씩 데리고 해외여행을 할 수 있다면, 나이가 들어서라도 오랜 친구와 우정 여행을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텐데.

 

 

 

외출 준비의 귀찮음보다 외로움이 낫지, 나쁜 일로 연락 오는 것보다 휴대전화 조용한 게 낫지, 즐겁고 신나는 일 없지만 심심했던 어제처럼 별일 없는 오늘이 낫지. 내일도 무료한 오늘과 같은 날이면 좋겠고, 다음 달도 밍숭맹숭했던 이번 달과 같은 달이면 좋겠어. 이런 생각으로 하루를 보낸다. 어차피 내 성격이나 직업이 달라질 일은 없으니 집순이에게 최적화된 사고방식이다. 존재감 없던 어린 시절부터 나름의 생존 방식으로 굴려 온 행복회로인지도 모른다. / 240p

 

 

 

 

 

  유명 번역가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번역하는 아줌마’로 수식하는 그 소탈함 덕분일까.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속에는 어떤 거창하고 대단한 일화가 담겨 있지는 않지만 그래서 편안하고 더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데가 있다. 아마도 그녀가 번역한 대부분의 작품들이 따뜻하면서 섬세하고 편안하게 읽히는 것 또한 그녀를 닮아서이기 때문이 아닐까. 무엇보다 뜻밖의 대목에서 터지는 유머 같은 게 참 매력적이다. 앞으로 번역만 하지 마시고, 지금처럼 자신의 글도 써 주십사 이 자리를 빌려 부탁드려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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