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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스_ 아버지란 이름의 킬러 | 나의 서재 2018-06-2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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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악스 AX

이사카 고타로 저/김해용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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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사명만큼 가족을 지켜야만 했던 아버지라는 이름의 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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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경쾌하고, 이토록 따스한 킬러가 또 있을까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사명만큼 가족을 지켜야만 했던 아버지라는 이름의 킬러!

 

 

 

   코드 네임 '풍뎅이'.

   40대 중반의 나이로 문방구 제조업체 영업부에서 일하는 베테랑 직원이자 한 집안의 가장인 미야케는 사실 살인청부업자다. 그는 오늘도 도내의 오피스 거리 한 귀퉁이에 있는 내과 진료소의 의사로부터 살해 지시를 받는다. 겉으로 보면 의사와 환자의 관계처럼 보이지만 대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술'이라는 단어는 살해하는 행위를, '악성'은 표적이 프로인 경우를, '환자'는 살해해야 할 상대를 가리키는 말로, 그들만의 약속된 언어를 통해 숨겨진 이 관계의 진짜 목적을 엿볼 수 있다. 이처럼 10대 시절부터 몸담아온 세계였던 만큼 철두철미하고 날카로운 판단력으로 이미 킬러 업계에서는 완벽하게 일을 처리하기로 유명한 미야케지만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는 따로 있었으니, 다름 아닌 '아내'다.

 

 

 

   미야케는 목표가 정해지면 반드시 임무를 완수해내는 냉혹한 킬러이지만, 실상은 아내의 말이라면 사소한 것에까지 신경을 쓰고 눈치를 보는 지독한 공처가다. 살인 의뢰를 처리하고 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날이면 아내가 깰까 봐 냉장고 문 여는 소리까지도 신경 쓰고, 돈가스가 너무나 먹고 싶지만 아내가 간단히 국수를 먹자고 하면 사실 국수를 먹고 싶었다며 자신의 의견을 단박에 접을 줄도 아는 이 남자, 정말 킬러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오죽하면 고등학생인 아들 가쓰미가 불쌍하다 못해 한심하게 볼 정도일까. 이렇듯 <악스>는 여타의 작품들과는 달리, 남편이자 아버지의 역할 앞에서 고심하고 또 인간적이기까지 한 성격의 킬러를 앞세워 차원이 다른 킬러 시리즈를 선보인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작품이다.

 

 

 

유쾌하지만 따뜻한 감동과 반전이 있는 킬러 소설 

 

 

   미야케는 지금은 고등학생이 된 아들이 태어난 무렵부터 킬러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고 중개인인 의사에게 그 뜻을 전달해왔지만 번번이 묵살되고 말았다. 그만두는 데에도 상당한 비용이 필요했기에 이 일로 돈을 버는 부득이한 상황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그는 내내 은퇴하고 싶다는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자신이 살해할 상대에게도 아버지나 어머니가 있을 테고 또 사랑하고 사랑받는 사람일 테니까. 적어도 그는 이상과 현실이 다르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가능하다면 무해한 인간을 살해하는 사태만큼은 피하고 싶은 인간적인 킬러였다.

 

 

 

공정한 것. 그것은 풍뎅이가 아들에게 하는 대사이기도 했다. '옳은 일을 해라'라거나,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마라'라거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라거나, 그런 훌륭한 것을 요구할 마음은 없다. 유일하게 풍뎅이가 전해 줄 수 있는 것은 '되도록 공정해라'라는 그 말 뿐이었다. 누군가를 비난할 때도 누군가를 옹호할 때도 공정하자고 생각하라고. / 48p

 

 

 

 

 

 

   <악스>는 코드네임 '풍뎅이'인 미야케가 살인의뢰를 받고 목표한 바를 실행하는 동시에 한 집안의 가장으로 가족과 이웃과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로 이어진다. 은퇴를 결심하는 마음이 굳어지면 굳어질수록 그의 목숨도 점점 위험에 노출되고 마는 긴장감 넘치는 전개는 물론, 가정의 평화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의 따뜻한 마음과 유쾌함까지 갖춘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읽게 된다. 특히 일과 가정의 일에 몰두하느라 제대로 마음 나눌 만한 친구도 없던 그가 아버지라는 삶의 공통적인 무게를 짊어진 이들과 함께 펼치는 에피소드에서는 우리 시대의 가장들이 겪어야만 하는 인생의 고단함과 쓸쓸한 자욱들을 엿볼 수 있어 내내 나의 아버지와 나의 남편을 생각하게 된다.

 

 

"부모라는 사람들은 늘 아차, 하고 생각하는 법이야."

"그 아이, 불쌍했어."

"저기 말이야, 그 아이도 엄마가 진심으로 말한 게 아니라는 걸 알았을지도 몰라. 그렇게 부모도 완벽하지는 않다, 감정에 사로잡혀 이상하게 행동할 때도 있다, 그런 걸 배워 가는 건지도 모르고." / 94p

 

 

"튀는 일이라는 게 뭔가요. 어둡다는 건 그저 조용히 일상을 즐길 수 있다는 뜻이에요." 밝은 성격이라고 스스로를 평가하는 인간이 걸핏하면 다른 이를 끌어들이지 않고는 인생을 즐기지 못하는 경우를 풍뎅이는 알고 있었다. "오히려 성실하게 살아온 아버지를 아드님은 자랑스럽게 여겨야 합니다." / 177p

 

 

 

 

 

 

   이 소설의 진정한 의미는 아들인 가쓰미가 아버지인 미야케의 흔적들을 쫓는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완연하게 느낄 수 있다. 자신을 조여 오는 죽음의 위협 앞에서 어떻게 해서든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애썼던 아버지로, 아들이 어릴 때 '아빠, 힘내 줘서 고마워요.' 라고 크레용으로 그린 그림을 내내 생각하고 늘 아내와 아들을 신경 썼던 아버지의 모습으로,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이별 앞에서 고군분투하는 미야케의 모습은 따스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 아이가 앞으로 살아가며 체험할 무서운 것, 불합리한 것으로부터 내가 지켜 주고 싶다, 지켜 보이겠다고 당연한 일처럼 생각했다. 물론 그런 한편으로, 살아가면서 무서운 것이나 괴로운 것을 피해 갈 수 있을 리 없다는 것도 안다.

힘내라. 속으로 아들에게 응원을 보내다가 나도 아직 힘내고 있는 중이지 않은가 싶어 쓰게 웃고 만다. '아빠, 힘내 줘서 고마워요.'라고 쓴, 크레용으로 그린 자신의 그림을 떠올린다. / 287p

 

 

 

   책을 읽다보면 우리는 이 인간적인 캐릭터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음을 느끼게 된다. 킬러가 등장하는 장르의 특성을 잘 살리면서 거기에 휴머니즘과 유쾌함까지 담아낸 이 책을 읽으며 이사카 고타로의 소설 세계가 더욱 궁금해졌다. 그의 다른 작품들도 하나씩 찾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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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탈피오트의 비밀_ 상상을 혁신으로 바꾼 최고의 엘리트 조직의 힘 | 나의 서재 2018-06-24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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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스라엘 탈피오트의 비밀

제이슨 게위츠 저/윤세문,박지수,이영래 공역/윤종록 감수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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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혁신을 통해 내리막을 오르막으로 바꾸는 자의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 탈피오트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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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을 혁신으로 바꾼 이스라엘 탈피오트 프로젝트의 비밀을 파헤치다!

세상은 혁신을 통해 내리막을 오르막으로 바꾸는 자의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 탈피오트의 도전!

 

 

   1948년, 오랜 박해로 인해 전 세계 각지로 뿔뿔이 흩어져있던 유대인들이 마침내 척박한 팔라스타인 사막에서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건국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지리적으로 레바논과 시리아, 요르단, 이집트와 맞닿아 있는 탓에 건국 초기부터 이들에게 공격의 위험에 시달려야 했고, 건국된 바로 그날 첫 번째 전쟁을 치르고 만다. 국방 시스템 없이 출발한 이들은 집단 농장 키부츠의 보초들을 내세워 힘들게 버티고 싸우며 일했고, 국가의 전열을 가다듬은 다음 6일 전쟁을 통해 세계 전쟁 역사상 가장 불가사의한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하지만 불과 6년 뒤, 이스라엘은 6일 전쟁의 승리가 믿겨지지 않을 만큼 처절한 패배를 맛보게 된다. 유대교의 가장 신성한 날인 안식일에 기습을 맞은, 이른바 욤 키푸르 전쟁이 발발한 것이다.

 

 

 

   욤 키푸르 전쟁은 이스라엘을 각성하게 하는 중대한 계기가 되었다. 처절한 패배가 곧 혁신을 위한 출발선이 된 것이다. 참혹했던 욤 키푸르 전쟁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히브리대학의 물리학 교수인 샤울 야치프와 펠릭스 도싼이 이스라엘의 생존을 위하여 오늘날 필사적으로 필요한 질적 경쟁력에 관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그들의 목표는 진취적 생각의 회복과 다른 군대에서 공격하거나 진압할 수 없는 무기로 이스라엘을 재무장시키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새롭고 더 나은 방법으로 적들을 감시하고 뛰어넘기 위하여 젊은이들의 생각을 훈련시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이렇듯 이스라엘 재무장을 위한 두 교수의 의지는 오늘날 최고 중의 최고 엘리트 조직이라 불리는 탈피오트의 탄생과 더불어 이스라엘을 혁신의 나라로 만드는 도화선이 되었다.

 

 

소프트파워 중심의 나라로 거듭나는 거대한 도전의 시작

 

 

   탈피오트는 히브리어로 몇 가지 뜻이 있었지만 그중 가장 대중적인 뜻은 '견고한 산성' 또는 '높은 포탑'이라고 한다. 성경의 구약성서 중 아가서에서 탈피오트는 리더십을 뜻하는 은유적 표현이다. 앞서 밝혔듯이 가장 창의력이 왕성한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두뇌가 이스라엘을 구한다는 생각으로 두 명의 뜻있는 교수에 의해 탈피오트라는 새로운 도전과 성공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최고 중의 최고를 의미하는 탈피오트 부대는 하드파워 중심의 이스라엘을 새로운 소프트파워 중심의 나라로 바꾸는 거대한 도전의 시작이었다. 그들의 철학은 바로 '상상을 혁신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렇듯 탈피오트는 우리에겐 꽤나 낯선 이름이자 조직이지만, 이 조직이 양산해낸 수많은 인재들이 오늘날 이스라엘을 혁신의 나라로 만드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점에서 21세기형 인재의 비전을 제시하는 이들의 철학은 우리에게도 시사 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탈피오트 프로그램은 목표 지향의 젊은이 중에서 최고를 선발하여 불과 3년 만에 히브리대학 전 과정을 마치게 한 후 6년을 더 근무하게 하는 것이다. 군대 훈련을 병행하며 3년 만에 대학을 이수하는 것이 쉬울 리가 없겠지만, 이들은 그룹 학습과 협력을 통해 효율적으로 프로그램을 이끈다. 군대 같은 조직에서 매일 24시간 함께 지내며 동기들과 유대를 쌓게 함으로써 그룹의 한 한생이 빨리 움직이기 시작하면 나머지 학생들도 그 속도를 함께 유지하게 하는 것이다. 또한 평범한 환경에서 평범한 교육을 마칠 뻔했던 학생들에게도 기회의 지평을 넓혀 진주를 발굴하는 열정이 엘리트 교육 탈피오트 프로그램의 성공 요인이었다. 학업 성적순으로 학생들의 역량을 단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심리학자를 동원하여 학생의 역량을 한 껍질 더 벗겨 들여다보며 잠재된 가능성을 확인하고 격려했다.

 

 

 

슐라쳇은 탈피오트의 경험 중 가장 큰 강점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협력'이라고 말했다. "교육 과정은 어떤 형식으로든 경쟁적이지 않습니다. 제가 일한 곳 중 가장 경쟁적이지 않은 곳이라고 말할 수 있으니까요. 학생들은 본인이 손해를 보거나 낮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다른 학생들을 도와줍니다. 멋진 상황이지요. 굉장히 가까운 유대 관계가 형성되고 영원히 지속됩니다." / 92p

 

 

 

   <이스라엘 탈피오트의 비밀>의 감수를 맡은 윤종록은 경영 환경이 빛의 속도로 변하는 상황에서 가장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것은 '대담한 상상력'이라고 말한다.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었을 때 창의적인 상상력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탈피오트는 이를 유독 강조하고 실천하는 데 주력했다. 여기에는 겁 없이 방아쇠를 당기게 하는 힘인 그들의 국민성 '후츠파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후츠파 정신은 형식 타파, 질문, 융합, 목표 지향, 끈질김, 위험 감수, 실패의 용인 7가지 속성을 가지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을 꼽자면 사고의 자유를 보장해주는 실패의 용인이며 이것이야말로 대담한 상상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고 강조한다.

 

 

 

마탄은 이렇게 말했다. "탈피오트의 가장 대단한 점을 얘기하자면, 거기서 배우는 도구들이 실전에서 의미 있는 1%의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실용적인 것들이라는 겁니다. 생각해 보세요. 딱 1%의 차이점입니다. 보병들은 1%의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아마도 작은 부대의 거대한 목표를 지향하는 파일럿의 경우 그러한 차이를 만들어 낼 수는 있겠지만, 탈피오트는 하루하루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방면으로 우리는 때에 따라 수백 명, 수천 명의 생명을 구해 낼 수 있는 그런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 131p

 

 

 

 

 

 

   어느 경우건 혁신적 프로젝트의 수행에는 거센 저항이 있기 마련이다. 탈피오트 역시 처음부터 많은 이들의 찬성을 이끈 것은 아니었다. 몇몇 장군들과 작전참모들은 탈피오트를 초기에 없애고 싶어 했다. 그들은 이 프로그램에 예산이 너무 많이 들어가고, 엘리트주의를 조장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탈피오트의 신병 모집자들은 기존에 존재했던 다른 특수 부대와 엘리트 공군 등과의 경쟁도 고민거리였다. 하지만 탈피오트는 인간은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 성향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수많은 인재들이 이스라엘 각계각층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에 이르렀고, 탱크나 미사일 같은 하드파워가 아닌 정보통신 기술, 유전자 데이터 기술, 재료공학 기술을 이용한 의학 기술의 발전에도 이바지하며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나가고 있다.

 

 

 

요시는 탈피오트 프로그램이 그러한 위협과 싸우고, 경제에 동력을 공급하고, 이스라엘의 기술 우위를 지키는 데 대단히 중요하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동기부여를 받은 사람을 더 의욕적으로 만듭니다. 이것은 이스라엘의 모든 부분에 대단히 유용한 일입니다. 탈피오트 졸업생들의 특별한 자질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들은 성공적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학계, 산업계, 신생 기업, 대기업, 중소기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이스라엘 방위군에 남아있기도 하죠. 모두가 이 나라에 보탬이 되는 일입니다." / 370p

 

 

 

   이렇듯 <이스라엘 탈피오트의 비밀>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우리 사회에 걸맞는 혁신 모델을 탈피오트에서 찾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책은 단순한 군대 이야기가 아니라 혁신을 지향하는 여러분의 경영 이야기입니다!"라는 소개 문구처럼 생각의 전환, 대담한 상상력이 필요한 이 시대의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좋은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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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 연대기_ 신비하고 놀라운 진화 이야기 | 나의 서재 2018-06-20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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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 몸 연대기

대니얼 리버먼 저/김명주 역/최재천 감수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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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을 만든 진화의 경이로운 여정을 통해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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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을 만든 진화의 경이로운 여정을 통해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얻다!

 

 

  아이가 어린이가 읽는 백과사전을 뒤적거리다 인류의 진화 과정을 담은 그림을 보며 나에게 물었다. "엄마, 원숭이가 점점 변신하는 거야?" 하고 말이다. 아이의 눈에는 원숭이인지 침팬지인지 모를 형태의 그것이 점점 허리를 곧추 세우고 현생 인류로까지 진화하는 과정이 짜잔, 하고 변신을 하는 듯 보였나보다. 나는 아이에게 오랜 세월에 걸쳐 우리의 몸이 점점 환경에 적응하고 발달된 형태로 진화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긴 했지만, 문득 우리 몸이 점점 발전되는 형태로 진화하는 것이 맞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우리가 좀 더 효율적인 형태의 몸으로 진화하는 과정이라면, 미래의 인류는 어떤 형태의 몸을 가지게 될 것인지 궁금해진 것이다. 한편으로는 진화에 역행하는 불편한 현실도 떠올리게 된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온갖 비만이나 만성질환 등 다양한 기능장애에 시달리며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질환들을 겪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진화가 반드시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향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우리 몸을 만든 진화의 경이로운 여정을 쫓아가다

 

  하버드대학교 인간진화생물학과 교수이자 개체및진화생물학과 겸임교수로 활동 중인 대니얼 리버먼은 자신의 책 <우리 몸 연대기>를 통해 진화의 눈으로 인간 몸과 문명의 관계를 조망하며 이와 같은 의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그는 인간의 몸이 거친 진화의 역사를 흥미롭게 바라보며 우리 종은 필연적인 존재가 아니기에 왜 우리가 지금의 방식으로 존재하는지를 밝히는 데 이것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무엇보다 인간의 몸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살펴봐야 하는 긴급하고 실용적인 또 하나의 이유는 우리 종이 어떤 존재이며 무엇에 적응되어 있는지를 알아내 왜 우리가 병에 걸리는지 밝히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우리 종이 병에 걸리는 이유를 알아내야 하는데, 그 근거가 인류의 진화사에 존재한다고 믿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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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에 비추어보지 않고는 생물학의 어떤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생명은 기본적으로 살아 있는 존재가 에너지를 이용해 살아 있는 존재를 더 많이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만일 당신이 왜 당신의 조부모, 이웃, 혹은 미스터리 멍키와 다르게 생기고 다르게 기능하고 다른 병에 걸리는지 알고 싶다면 생물학적 역사를 알 필요가 있다…(중략)…장구한 몸의 진화사를 고찰하면 왜 우리가 원래 적응되어 있는 것과 다른 방식으로 행동할 때 병에 걸리거나 다치는지 알 수 있다. / 37p

 

 

  책의 서두에서는 인류가 적응이라는 가치를 통해 이로웠다가 해로웠다가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과정에서 얻어진 불완전한 산물임을 우선으로 밝힌다. 예를 들어 인간의 치아는 과일을 잘 씹을 수 있도록 적응되어 있다. 우리는 과일을 주로 먹던 유인원에서 진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치아는 날고기를 씹기에 효과적이지 않다. 때문에 우리는 도구를 만드는 능력, 요리하는 능력 같은 다른 적응들을 진화시켰고, 그 덕분에 지금의 우리는 대부분의 음식을 씹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상호작용하는 여러 가지 적응들은 이익이 되기도 하고 불이익이 되기도 한다. 인간은 똑바로 서서 걷고 달리기 위한 적응들을 진화시켰지만, 그로 인해 전력 질주하거나 날쌔게 나무를 타는 능력에는 제한이 생겼기 때문이다. 요컨대 인간의 수많은 적응이 꼭 육체적, 정신적 행복을 증진하기 위해 진화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직립은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첫 번째로 일어난 큰 변화다. 인류 계통을 다른 유인원들의 진화적 경로에서 분리시킨 진화 초기의 중요한 적응을 단 하나만 고르라면 두 발 보행, 즉 두 발로 서고 걷는 능력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1871년에 다윈이 특유의 선경지명으로 이 가설을 처음 제시했다. 화석 기록을 갖고 있지 못했던 다윈은 최초의 인간 조상들이 유인원에서 진화했으리라고 추측했다. 유인원들이 똑바로 서면서 손을 이동에 쓰지 않아도 되었고, 자유로워진 손으로 도구를 만들어 쓸 수 있게 되었으며, 그로부터 더 큰 뇌와 언어를 포함한 인간만의 독특한 특징들이 진화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 49p

 

과일 외에 다른 음식을 먹기 위한 적응은 인간의 몸에 일어난 두 번째 큰 변화의 핵심이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최초의 호미닌도 가끔씩 잎과 줄기를 먹을 필요가 있었지만, 다양한 음식을 먹는 추세가 극적으로 가속된 것은 약 400만 년 전에 살았던 그들의 후손에서였다. 이 후손들은 비공식적으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류'라고 부르는 두루뭉술한 집단이다(그들 다수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속에 속하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다.). 이 다양하고 매혹적인 조상 집단이 인간의 진화에서 특별한 위치를 점하는 이유는 그들의 식생활로 인해 우리가 지금 거울을 볼 때마다 확인할 수 있는 적응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질기고 단단한 음식을 씹기 위한 치아와 얼굴의 적응들이다. / 81p

 

치아에 자연선택이 이토록 강렬하게 작용하는 이유는 치아 각각의 모양과 구조가 한 동물이 음식물을 작은 입자로 부수는 능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씹어서 잘게 부서진 음식물은 소화 작용을 거쳐 필요한 에너지와 영양소를 제공한다. 음식물 입자가 작을수록 소화시킬 때 더 많은 에너지를 얻는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유인원들처럼 하루의 거의 절반을 씹는 데 쓰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류 같은 동물들에게 효과적으로 씹는 능력이 얼마나 큰 이익이었을지 알 수 있다. / 9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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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1장에서는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가장 첫 번째 핵심 변화인 '직립'을 선택하게 된 것에서 출발하여 과일에서 벗어나 다른 음식을 먹기 위해 적응 과정이 일어나게 된 이유, 지구의 기후 변화에 따른 현생 인류의 탄생 과정, 두뇌와 몸이 이끈 현생 인류의 완성 과정을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놀랍게도 최초의 호모 사피엔스가 적어도 20만 년 전 아프리카 고인류에서 진화했다는 점, 다시 말해 아주 최근까지 모든 인간은 아프리카인이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고 현생 인류를 특별하게 만드는 자질들 중 문화적 능력이 우리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조명한 부분에서 또 한 번 장대하고도 복잡한 인류의 진화사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호모 에렉투스와 그 후손들인 고인류 종들에게서 나타나는 가장 확실하고 인상적인 변화는 뇌가 커진 것이다. 그림 10은 빙하기 동안 호모속에서 뇌 크기가 거의 두 배가 되었음을 잘 보여준다. 네안데르탈인 같은 종들은 오늘날 우리의 평균 뇌보다 약간 더 큰 뇌를 가졌다. 큰 뇌는 사고, 기억, 그 밖의 복잡한 인지 과제들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진화했을 것이다. / 162p

현생 인류와 관련된 고고학 기록을 살펴보면, 혁신을 이루어내고 새로운 생각을 전달하는 우리의 능력과 성향은 다른 어떤 종과도 견줄 수 없을 만큼 뛰어나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호모 사피엔스는 철두철미 문화적인 종이다. 사실 문화는 우리 종의 가장 독보적인 특징이다. / 2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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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환경이 바뀌어 진화적 불일치가 유발되는 과정과 작용 중 가장 흔하고 강력한 것이 바로 이 문화적 진화 때문에 발생했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지난 몇 세대 동안 일어난 기술적, 경제적 진보는 우리가 걸리는 병, 우리가 먹는 음식, 우리가 복용하는 약, 우리가 하는 일, 우리가 삼키는 오염 물질, 우리가 겪는 스트레스를 모두 바꾸었고, 이의 대부분은 도움이 되었지만 어떤 오염 물질이 특정 질병을 유발하기까지 수년이 걸린다는 점이나 특정 질병에 취약성을 보이기도 한다는 점에서 문제를 낳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저자는 새로움과 안락함 속에 숨겨진 위험들에 자주 노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주는 안락함에만 매몰되는 것을 지향하고, 정상이라고 여기고 편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진화적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바라본다면 더 나은 신발과 의자, 매트리스, 책, 안경, 전구, 집, 도시를 만드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세계가 가능한 모든 세계 중에서 최선이 아니듯이, 우리 몸도 가능한 모든 몸 중에서 최선이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몸이고, 따라서 우리는 그 몸을 즐기고 돌보고, 보호해야 한다. 우리 몸의 과거는 더 적합한 자의 생존이라는 과정이 만들었지만, 그 몸의 미래는 우리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안이한 낙관주의를 비판하는 볼테르의 풍자소설 <캉디드>의 말미에서 주인공은 평화를 되찾으며 이렇게 선언한다. "내 밭을 일구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거기에 덧붙여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내 몸을 일구지 않으면 안 된다." / 51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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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듯 <우리 몸 연대기>는 인류 진화사부터 문명사에 이르기까지 우리 몸을 만든 진화의 경이롭고도 광범위한 여정을 한 권으로 알기 쉽게 정리해놓은 진화의학 입문서다. 이 책은 무엇보다 우리 몸의 진화적 설계와 문명 간의 부조화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밝힘으로써 몸의 과거 이야기에서 얻은 교훈으로 미래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하는데 의의가 있다. 저자는 인간의 건강과 행복이 몇 백 년 전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문화와 과학의 폭발적인 발전 덕분에 크게 개선되었지만 이 진화의 속도와 힘이 자연선택의 속도와 힘을 크게 능가했고 우리가 물려받은 몸은 아직도 지난 수백만 년간 우리가 진화해온 다양한 환경조건에 적응되어 있기에 우리 몸의 진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완벽한 적응이란 있을 수 없듯 미래의 인류 역시 완벽한 몸을 갖출 수는 없기에 우리는 계속해서 "내 몸을 일구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저자의 마지막 당부를 새겨들어야 할 듯하다.

 

 

  <우리 몸 연대기>는 분량이 꽤 방대한 편이지만 체계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어 진화사에 대해서 이렇다 할 지식이 없던 나에게도 참 재미있게 읽힌 책이었다. 진화와 현대인의 질병 예방에 관한 궁금증이나 지적 호기심을 느끼는 이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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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 가자고요_ 낡고 오래된 것들에게서 온 사연들에 대하여 | 나의 서재 2018-06-19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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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놀러 가자고요

김종광 저
작가정신 | 201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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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치 있는 입담가가 풀어놓는 한 편의 우화 같은 우리네 삶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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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치 있는 입담가가 풀어놓는 한 편의 우화 같은 우리네 삶의 이야기!

 

 

 

   눈을 뜨면 나무 서까래가 보이고 시선을 돌리면 다닥다닥 모여서 잠들어 있는 사촌 형제들의 숨소리가 가득 고인 방 안의 정경이 떠오른다. 분명 방바닥은 뜨끈뜨끈한데 코끝은 말도 안 되게 시려서 이불을 죄다 모아 끌어올려도 냉기가 가시질 않는 것은 왜인지. 유독 '빨간 휴지를 줄까, 노란 휴지를 줄까' 같은 음성이 들릴 것만 같은 재래식 화장실과 대체 무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큰 소 한 마리가 외양간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경운기 한 대가 위풍당당하게 마당에 놓여 있는 풍경까지. '싫어, 시골에 안 갈래.' 나는 유독 얼음장 같이 차가운 물로 세수를 해야 하고, 몸을 구기고 구겨서 잠들어야 하는 게 너무도 싫어서 늘 명절만 앞두면 이번에는 결코 따라가지 않겠다고 몇 번이나 다짐하고 또 다짐했는지 모른다.

 

 

 

   그러던 어느 해에 갑자기 그 낡은 기와집이 사라지고 붉은 벽돌이 겹겹이 둘러싸인 예쁜 양옥집 하나가 덩그러니 들어서게 되었으니, 그 풍경이 한없이 낯설었지만 어린 나의 눈에는 낡은 시골집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땐 그렇게도 좋았다. 사촌 오빠가 끌어주는 자전거를 타고 달렸던 좁은 길과 작은 담벼락을 돌고 돌면 나오던 구멍가게와 쥐불놀이를 하며 뛰어놀았던 마른 논밭은 이제 자동차가 지나가는 길과 대형마트와 아파트가 들어섰을 만큼 변해버려서 '시골'이라는 말이 무색해졌지만, 지난 날 시골이 간직했던 풍경을 떠올릴 수 있는 기억이라도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은 그곳이 '고향'이라는 향수가 가져다주는 특별함 때문이 아닐까 싶다.

 

 

 

 

 

 

누구나 지니고 있는 마음 속 특별한 고향, 범골의 상징성

 

 

   김종광의 <놀러 가자고요>는 옛날에 호랑이가 살았다 해서 범골이라 불리는 시골 농촌 마을을 배경으로 한 일곱 편의 단편 소설과 그 외 두 편의 단편 소설을 함께 엮어 만든 소설집이다. 책은 우연히 국문학자인 임 교수가 자신의 고향인 범골에 관해 쓴 글을 읽고 이곳에서 살게 된 성염구가 마을을 대표하는 역사서를 기술하기 위해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 자료를 모으는 것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범골사 해설」을 필두로 하여 모내기의 달인들, 견인의 달인들, 부업의 달인들 등 마을 마다 장기 하나쯤은 있다는 사람들을 다룬 「범골 달인 열전」으로 이어진다.

 

 

 

   특히, 표제작인 「놀러 가자고요」는 노인회장 김사또의 아내인 오지랖이 마을 사람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주말에 놀러가기로 한 것에 대한 참석 여부를 묻는 내용으로, 농촌 특유의 정서가 대화체에서 고스란히 묻어나와 의외의 웃음과 그네들의 삶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다. 이어지는 「김사또」는 앞서 「놀러 가자고요」에 등장했던 노인회장과 그 아내의 이야기로 전형적인 시골 부부의 삶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무뚝뚝하고 신경질적이지만 자식이 온다는 소식에 좋은 고기를 얻어 먹이려는 아버지의 모습, 실수로 갈비찜을 태우게 되자 며느리에게 몰래 전화를 걸어 집으로 오는 길에 고기를 사오게 해 남편을 속이는 아내의 모습들은 일상적인 것에서 특별함을 자아내는 작가 특유의 작법이 장기처럼 발휘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임 교수는 사석에서는 솔직했다. "나는 고향, 고향 하면서 되지도 않는 감상에 빠지는 것들이 참 싫어요. 굶주려서 아무거나 주워 먹고 배탈 난 기억밖에 없어. 아버지한테 술주전자로 두드려 맞기나 하고, 꿈속에 다시 볼까 두려운 게 고향이여."

"칼럼에 쓴 건 뭔데?"

"그럼, 고향을 나쁘다고 쓰나? 말은 나쁘게 할 수 있어도 글은 좋게 쓸 수밖에 없다니까. <좋은생각> 몰라?" / 48p

 

 

-그렇다니까. 저번 회의 때 나만 놀러 가는 거 반대했다니까. 곧 죽어도 놀러는 가야 한다는 거지. 우리 젊었을 때는 놀러 가는 게 의미도 있고 보람도 있었어. 촌놈들이 1년에 딱 한 번 때 빼고 광내고 유흥을 즐기다 오면 친목 도모를 넘어 보람 상조까지 되었어. 지금은 아니잖아. 놀러 다닐 만큼 다녔잖아. 아줌마도 안 다닌 데 없잖아? 그만큼 놀았으면 됐지. 곧 땅속에 묻힐 것들이 기어코 놀러 가겠다니, 어이가 없어, 어이가. 팔구십 노인네들이 버르적버르적 기어 다니는 거 보고 뭐라고 하겠어? 단체로 고려장 왔나 그럴 거 아냐. / 112p

 

 

 

 

 

 

   이어 「봇도랑 치기」에서는 이른바 농촌에서 청년들로 분류되는 이들의 고민과 애환을 무람없이 보여준다. 아직도 기계로 못 하는 농사일도 있단 말인가, 의아해하며 논바닥을 에두르는 구불구불한 봇도랑을 말끔히 퍼내는 작업을 하기 위해 청년들이 한 데 모였는데 한 때 개차반 청소년으로 동네에서 자자했던 나를 비롯하여,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없는 사손이, 스카이를 나와 범골을 빛낼 인재로 촉망 받았지만 졸업해서 수년째 백수인 이태백 등이 바로 그러하다. 도시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시골에서 머무를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현실, 그렇다고 얕볼 수도 없는 것이 농사일임을 뼈저리게 깨달으며 우리가 낡고, 하찮게만 여겼던 일들에도 다 사연이 있고 귀한 것들이 존재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김사또가 또 한바탕 질러댔다. "하필이면 다른 때 다 놔두고 모내기 철에 선거를 하냔 말이여. 농촌에서 가장 바쁠 때가 모내기 철 아니냐고. 그렇지 않아도 일할 사람이 읎는다, 그나마 일할 만한 사람을 선거판이 싹쓸이해버려. 뽑는 게 몇 개고, 하나 뽑는 거에 후보가 몇씩이냐. 여덟 개에 후보 다섯 명씩만 잡아도 후보가 40명이여. 그 40 후보 놈이 선거원을 열 놈씩만 써도 400명이다, 400명. 그놈들이 법이 정한 대로만 쓰겠냐? 무법적으로 쓰는 선거원까지 합치면 천 명은 다 선거운동하고 자빠졌다는 거 아니냐? 우리 호구시에 젊은 놈이 몇이나 있냐? 이 바쁜 농번기에 그나마 있는 젊은 놈 천 명이 선거운동 판에 가 있어." / 163p

 

 

아버지 말이 틀리지는 않았다. 내가 보기에도 '진짜 농부'들은 애오라지 논농사만으로 생계와 자식 학비를 도모하지는 못했다. 논농사는 그저 농부로서의 처량한 자존감을 지키는 일에 불과하거나, 도시 사는 아들, 딸, 손자 식량 대주기 위한 의무 수행처럼 보였다. 소나 돼지나 염소나 닭을 키웠고, 내 아버지처럼 노가다를 다녔고, 공장을 다녔다. 논농사만 지어서 먹고사는 집은 단 한 집도 없었다. / 186p

 

 

 

   「산후조리」는 구제역이라는 재앙이 바로 코앞에 닥쳐온 시점에서 자신의 소 '얼간년'의 산후조리를 하게 된 주인공 나의 사연을 담은 이야기다. 몇 안 되는 소이지만 팔기 전까지는 자식같이 키우는 마음으로 기른 얼간년과 이제 막 낳은 새끼마저도 한꺼번에 죽을지도 모른다는 말에 어떻게 해서든 살려보려고 애쓰는 그녀의 모습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재앙 앞에서도 끈질기게 생명력을 유지하려는 지극한 모성을 엿볼 수 있다. 그 와중에 "큰며느리가 친손자 낳았을 때 도시로 올라가서 한 달, 딸애가 외손녀 낳아 데리고 왔을 때 두 달, 그걸로 산후조리 끝. 미안하다 아직 결혼 못 한 작은 아들아, 너는 알아서 해라, 내 인생에 산후조리 다시는 없다"고 선언했는데 이게 무슨 팔자냐며 푸념하는 모습은 꽤나 유머러스하게 그려지지만 한편으로는 애처로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만병통치 욕조기」 역시 평생을 농사일로 고단하게 살아온 엄마라는 존재의 애환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아프지 않은 데가 없는 엄마에게 이것만큼 좋은 게 없다며 무려 400만원에 달하는 욕조기를 판매하러 온 외판원 앞에서 사지 않겠다고 조목조목 반박하는 아내와 그런 그녀가 밉지만 한편으로는 시원하게 사드리지 못하는 주인공의 착잡한 심경을 매우 사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이 외에도 [장기호랑이]와 [아홉 살배기의 한숨]은 옆에서 훈수를 두는 어른들이 못 견디게 싫은 아이와 끊임없이 한숨을 늘어놓는 아홉 살배기의 아이를 통해 세대 간의 갈등, 시대가 품고 있는 상처들을 담아내고 있어 이 또한 남다르게 읽히는 작품들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어른들의 훈수가 정말 싫었다. 또 안절부절못하는 아빠의 얼굴도 싫었다. 나는 장기판을 흩뿌리면서 "안 둬!" 하고 빽 소리를 질렀다. / 38p

 

 

우리가 아무리 반성을 해도 아이의 깊은 한숨은 끈질기게 계속되었다. 녀석은 폭격기 같았다. 녀석의 단어 마법 신기록은 120개를 돌파했는데 그중에 '폭탄(폭탄)'도 있었다. 녀석은 18평 공간에다 한숨 폭탄을 퍼부어댔던 것이다.

의사는 약 말고도 처방을 주었단다.

아이를 하루에 열 번 이상 웃겨라!

부모부터 항상 웃고 있어라! / 293p

 

 

 

 

 

 

   김종광 작가가 선보인 <놀러 가자고요> 속 작품들은 대체로 우리가 한 때 읽었던 <태평천하>, <삼대>가 지닌 문학성과 궤를 같이 한다는 점에서 오늘날에는 꽤 보기 드문 작풍을 지닌 작가가 아닐까 싶다. 해학이라는 요소를 능청스럽게, 꾸밈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큰 장점으로 받아들여진다. 무엇보다 인생의 말년을 살아가는 어른들의 삶을 감정적인 것에 호소하지 않고 사실적으로, 때로는 희망적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 또한 긍정적이다.

 

 

"우와! 솔직히 저는 얘들이 못 살 거라고 봤슈. 워칙히 살았지? 살라는 의지들이 강했구만. 그려, 참 보기 좋다. 조금만 거시기하면 못 살겠다고 살기 싫다고 확 가버리는 인간들보다 너희들이 훨씬 낫다. 안 그러냐? 누구는 뭐 희망이 넘쳐서 사냐? 열심히 사는 게 사람의 운명이니께 그냥저냥 사는 거지. 사는 게 희망 아니야구." / 241p

 

 

 

   소설을 읽으면서 나의 조부모님들, 나의 부모님, 소똥 냄새가 은근히 피어올랐던 시골 앞마당의 정경들이 내내 떠나질 않았다. 범골이 상징하는 바가 바로 그것인 것 같다. 비록 외형은 많이 바뀌었지만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는 한결같은 고향의 이미지가 주는 따스한 포만감 같은 것 말이다. 평범하지만 우리네 정다운 일상을 포착하고, 그것에서 따뜻한 기억을 소환하게 하는 이 특별한 순간이 또 그리워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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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앞에서 기죽지 않고 말 잘하는 법_ 자신감을 높이는 스피치 기술 | 나의 서재 2018-06-15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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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람들 앞에서 기죽지 않고 말 잘하는 법

도리타니 아사요 저
상상출판 | 2018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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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울렁증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당신을 위한 실용만점 스피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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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다른 사람 앞에 서는 것이 두려운 당신!

발표 울렁증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당신을 위한 실용만점 스피치 기술!

 

 

 

   유년 시절의 나는 꽤 소극적인 성격이어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것이 못 견디게 싫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두려운 마음이 더 컸다. 자칫 실수라도 하면 모두가 나를 비웃을 것 같고, 두고두고 놀려댈지도 모른다는 일종의 피해망상이 계속해서 나를 괴롭혔다. 발단은 학급 대표로 선발되어 나간 토론 대회였던 것 같다. 계속 기회만 보다가 말할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결국 단 한 마디도 말하지 못하고 대회에서 돌아온 적이 있었는데, "반대표로 나갔으면서 말 한 마디도 못하는 게 말이 되냐?" 하는 친구들의 따가운 눈총과 따돌림을 당시 학기 내내 시달렸던 것이 나를 결국 스피치 울렁증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스피치 울렁증을 내내 떠안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발표 수업은 날이 갈수록 늘어만 갔고, 조원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 없었기에 어떻게 해서든 극복해야만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철저하게 리딩 자료를 준비하고, 집에서 실전처럼 발표해보기를 반복하며 거의 내용을 외워버리는 것이었다. 발표할 내용을 미리 연습해두고 나면 설사 앞에 나섰을 때 긴장이 되더라도 어떻게 해서든 입에서는 말이 술술 나오곤 했기에 내내 이 방법을 사용했다. 더러는 내가 발표를 참 잘하는 것 같다고 말을 하곤 했는데, 이처럼 뒤에서 수많은 연습을 했다는 사실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발표가 죽기보다 싫은 당신을 위해!

 

 

   아마도 자신의 스피치 실력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긴장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오롯이 드러내는 일이란 쉽지 않은 까닭이다. 스피치의 귀재인 스티브 잡스조차도 그가 얼마나 더 새로운 것을 보여줄 것인가 잔뜩 기대를 하고 있는 청중 앞에서 긴장하지 않을 리가 없었을 테니 말이다. 일본의 일반재단법인 스피치 울렁증극복협회 대표이사이자 <사람들 앞에서 기죽지 않고 말 잘하는 법>의 저자 도리타니 아사요 역시 무려 10년 간 스피치 울렁증으로 괴로웠던 과거를 떠올리며 정신과 치료는 물론, 최면요법까지 시도해봤으나 효과가 없었음을 고백한다. 지금은 우연히 한 스피치 강좌를 듣게 되면서 울렁증을 극복하게 되었지만 지금도 발표를 할 때면 여전히 긴장이 된다고 말한다. 스피치 울렁증이 없다는 것이 곧 긴장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저자는 다만 긴장하는 것을 '특별한 일'이나 '나만 겪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사고법을 바꾸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는 발표를 '바들바들 떨리고 창피를 당하게 되는 일,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면 앞으로는 '긴장되지만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기를 바라며 자신이 체득하고 경험했던 쉽고 효과적인 스피치의 기술들을 익혀보기를 권고한다.

 

 

 

   <사람들 앞에서 기죽지 않고 말 잘하는 법>은 스피치 울렁증과 마주하여 극복해 내고 어떤 곳에서라도 흔쾌히 스피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처세서이다. 크게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첫 장은 어째서 발표할 때마다 긴장이 되는 것인지, 말주변이 없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점은 무엇인지, 긴장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등을 통해 '나는 왜 사람들 앞에서 말을 못할까?'하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시작한다. 그의 글에 따르면 청중에게 말주변이 없는 사람이라고 인식되는 사람들은 대개 변명이 많고, 부정적인 발언이 많으며, 중언부언하고 이야기의 결말이 없이 장황하게 말을 하는 것은 물론, 긴장하면 바로 무표정해지거나 뾰로통해지고 대화를 주고받는 데 서툴거나 상대의 상황이나 심정을 고려하지 않고 계속 이야기하여 상대를 피곤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과도한 긴장은 좋지 않지만 '적당한 긴장감'은 퍼포먼스를 향상시킵니다. 집에서 편안히 있는 것 같은 태도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불가능합니다. 반복해 말하지만 긴장은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적당한 긴장감은 최대의 퍼포먼스를 낳습니다. 또 긴장을 컨트롤 할 수 있습니다. '긴장을 컨트롤' 할 수 있는 트레이닝을 하여 청중의 마음을 울릴 스피치를 목표로 합시다! / 48p

 

 

 

 

 

 

   이에 2장에서는 일단 적절한 긴장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대신 어색하지 않게 말하는 법에 대한 여러 방법들을 소개한다. 그에 따르면 1분은 300자 정도의 내용이 가장 적당하고, 대화를 잘 풀어내기 위해 평소 다양한 에피소드의 소재를 모아두기를 추천한다. 회의나 모임에서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쓸데없는 겸손이나 서론으로 시간을 버리는 것보다 청자를 배려해 바로 본론에 들어가는 것이 훨씬 현명한 방법이라 이른다. 또한 내가 스피치 울렁증을 극복하기 위해 사용했던 방법처럼 실전에서 당황하지 않도록 미리 원고를 쓰고 소리 내어 읽는 연습을 하는 등 사전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조언한다.

 

 

 

 

사람들을 감명시키는 스피치의 위력은 절반이 문장구성력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평소에 자신의 생각, 전하고 싶은 것을 간결하게, 이해하기 쉽도록 표현하는 연습을 해 두면 좋습니다. 스피치 소재의 의 수집과 문장력 향상을 위해 평소에 쓰기 연습을 꼭 하십시오. / 97p

 

 

 

 

 

 

 

   3장과 4장, 5장은 보다 더 실전적인 방법들을 수록하고 있다. 경직된 몸을 풀어 주는 스트레칭이나 손발의 떨림을 없애주는 체조, 시선처리 방법, 날숨을 길게 쉬어 목소리의 떨림을 멈추게 하는 기본적인 방법을 비롯하여 '느낌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대화법, '대화를 잘 이어가는 사람'이 되는 대화법, '대화를 잘 이어가는 사람이 되는 대화법'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어디에서도 떨지 않고 잘 말하는 법에 대해서 익혀본다. 특히, '떨고 있는 나', '잘하지 못하는 나'를 인정하지 못했던 자신의 태도가 오랜 시간 스스로를 괴로움으로 몰고 갔음을 고백하며,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자신을 몰아붙이고 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스피치 울렁증을 앓고 있다고 솔직하게 밝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란 점이 참 인상적이다.

 

 

 

 

 

 

   결국, 들어 주는 사람이 있기에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하며 말하는 것 자체에서 오는 즐거움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책의 서론에서 '이 책을 선택한 독자들은 앞으로 사람들 앞에서 말할 기회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말은 곧 당신은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라 했던 것처럼, 발표 자체를 하나의 소중한 기회로 여긴다면 마음가짐도 내용도 달라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오늘도 발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스피치 울렁증으로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이 책이 소소하지만 커다란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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