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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스_ 아버지란 이름의 킬러 | 나의 서재 2018-06-2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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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악스 AX

이사카 고타로 저/김해용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사명만큼 가족을 지켜야만 했던 아버지라는 이름의 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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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경쾌하고, 이토록 따스한 킬러가 또 있을까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사명만큼 가족을 지켜야만 했던 아버지라는 이름의 킬러!

 

 

 

   코드 네임 '풍뎅이'.

   40대 중반의 나이로 문방구 제조업체 영업부에서 일하는 베테랑 직원이자 한 집안의 가장인 미야케는 사실 살인청부업자다. 그는 오늘도 도내의 오피스 거리 한 귀퉁이에 있는 내과 진료소의 의사로부터 살해 지시를 받는다. 겉으로 보면 의사와 환자의 관계처럼 보이지만 대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술'이라는 단어는 살해하는 행위를, '악성'은 표적이 프로인 경우를, '환자'는 살해해야 할 상대를 가리키는 말로, 그들만의 약속된 언어를 통해 숨겨진 이 관계의 진짜 목적을 엿볼 수 있다. 이처럼 10대 시절부터 몸담아온 세계였던 만큼 철두철미하고 날카로운 판단력으로 이미 킬러 업계에서는 완벽하게 일을 처리하기로 유명한 미야케지만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는 따로 있었으니, 다름 아닌 '아내'다.

 

 

 

   미야케는 목표가 정해지면 반드시 임무를 완수해내는 냉혹한 킬러이지만, 실상은 아내의 말이라면 사소한 것에까지 신경을 쓰고 눈치를 보는 지독한 공처가다. 살인 의뢰를 처리하고 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날이면 아내가 깰까 봐 냉장고 문 여는 소리까지도 신경 쓰고, 돈가스가 너무나 먹고 싶지만 아내가 간단히 국수를 먹자고 하면 사실 국수를 먹고 싶었다며 자신의 의견을 단박에 접을 줄도 아는 이 남자, 정말 킬러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오죽하면 고등학생인 아들 가쓰미가 불쌍하다 못해 한심하게 볼 정도일까. 이렇듯 <악스>는 여타의 작품들과는 달리, 남편이자 아버지의 역할 앞에서 고심하고 또 인간적이기까지 한 성격의 킬러를 앞세워 차원이 다른 킬러 시리즈를 선보인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작품이다.

 

 

 

유쾌하지만 따뜻한 감동과 반전이 있는 킬러 소설 

 

 

   미야케는 지금은 고등학생이 된 아들이 태어난 무렵부터 킬러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고 중개인인 의사에게 그 뜻을 전달해왔지만 번번이 묵살되고 말았다. 그만두는 데에도 상당한 비용이 필요했기에 이 일로 돈을 버는 부득이한 상황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그는 내내 은퇴하고 싶다는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자신이 살해할 상대에게도 아버지나 어머니가 있을 테고 또 사랑하고 사랑받는 사람일 테니까. 적어도 그는 이상과 현실이 다르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가능하다면 무해한 인간을 살해하는 사태만큼은 피하고 싶은 인간적인 킬러였다.

 

 

 

공정한 것. 그것은 풍뎅이가 아들에게 하는 대사이기도 했다. '옳은 일을 해라'라거나,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마라'라거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라거나, 그런 훌륭한 것을 요구할 마음은 없다. 유일하게 풍뎅이가 전해 줄 수 있는 것은 '되도록 공정해라'라는 그 말 뿐이었다. 누군가를 비난할 때도 누군가를 옹호할 때도 공정하자고 생각하라고. / 48p

 

 

 

 

 

 

   <악스>는 코드네임 '풍뎅이'인 미야케가 살인의뢰를 받고 목표한 바를 실행하는 동시에 한 집안의 가장으로 가족과 이웃과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로 이어진다. 은퇴를 결심하는 마음이 굳어지면 굳어질수록 그의 목숨도 점점 위험에 노출되고 마는 긴장감 넘치는 전개는 물론, 가정의 평화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의 따뜻한 마음과 유쾌함까지 갖춘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읽게 된다. 특히 일과 가정의 일에 몰두하느라 제대로 마음 나눌 만한 친구도 없던 그가 아버지라는 삶의 공통적인 무게를 짊어진 이들과 함께 펼치는 에피소드에서는 우리 시대의 가장들이 겪어야만 하는 인생의 고단함과 쓸쓸한 자욱들을 엿볼 수 있어 내내 나의 아버지와 나의 남편을 생각하게 된다.

 

 

"부모라는 사람들은 늘 아차, 하고 생각하는 법이야."

"그 아이, 불쌍했어."

"저기 말이야, 그 아이도 엄마가 진심으로 말한 게 아니라는 걸 알았을지도 몰라. 그렇게 부모도 완벽하지는 않다, 감정에 사로잡혀 이상하게 행동할 때도 있다, 그런 걸 배워 가는 건지도 모르고." / 94p

 

 

"튀는 일이라는 게 뭔가요. 어둡다는 건 그저 조용히 일상을 즐길 수 있다는 뜻이에요." 밝은 성격이라고 스스로를 평가하는 인간이 걸핏하면 다른 이를 끌어들이지 않고는 인생을 즐기지 못하는 경우를 풍뎅이는 알고 있었다. "오히려 성실하게 살아온 아버지를 아드님은 자랑스럽게 여겨야 합니다." / 177p

 

 

 

 

 

 

   이 소설의 진정한 의미는 아들인 가쓰미가 아버지인 미야케의 흔적들을 쫓는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완연하게 느낄 수 있다. 자신을 조여 오는 죽음의 위협 앞에서 어떻게 해서든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애썼던 아버지로, 아들이 어릴 때 '아빠, 힘내 줘서 고마워요.' 라고 크레용으로 그린 그림을 내내 생각하고 늘 아내와 아들을 신경 썼던 아버지의 모습으로,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이별 앞에서 고군분투하는 미야케의 모습은 따스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 아이가 앞으로 살아가며 체험할 무서운 것, 불합리한 것으로부터 내가 지켜 주고 싶다, 지켜 보이겠다고 당연한 일처럼 생각했다. 물론 그런 한편으로, 살아가면서 무서운 것이나 괴로운 것을 피해 갈 수 있을 리 없다는 것도 안다.

힘내라. 속으로 아들에게 응원을 보내다가 나도 아직 힘내고 있는 중이지 않은가 싶어 쓰게 웃고 만다. '아빠, 힘내 줘서 고마워요.'라고 쓴, 크레용으로 그린 자신의 그림을 떠올린다. / 287p

 

 

 

   책을 읽다보면 우리는 이 인간적인 캐릭터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음을 느끼게 된다. 킬러가 등장하는 장르의 특성을 잘 살리면서 거기에 휴머니즘과 유쾌함까지 담아낸 이 책을 읽으며 이사카 고타로의 소설 세계가 더욱 궁금해졌다. 그의 다른 작품들도 하나씩 찾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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