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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6 의 전체보기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_ 지혜는 유치원의 모래성 속에 있다 | 나의 서재 2018-06-06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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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로버트 풀검 저/최정인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단순해보이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진리는 알고 보면 우리가 이미 배운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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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해보이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진리는 알고 보면 우리가 이미 배운 것들이다!

 

 

 

   4살이 된 아들에게 내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 "가지고 놀 던 것 제자리에 둬야지. 친구랑 나눠 먹어야겠지? 밖에 나갔다가 와서는 손 씻고 놀아라. 밥 먹을 때는 제자리에 앉아서 먹어야 한다. 골고루 먹어야지. 항상 차 조심하고 주변을 살펴보고 횡단보도를 건너야 해. 물건을 던지거나 친구를 때려서는 안 돼!" 같은 것들이다. 생각해보면 이런 말들은 아이가 어릴 때나 하는 말인 것 같지만, "제자리에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자. 콩 한쪽이라도 나눠먹어야지. 빗길에 운전 조심해. 부당한 폭력이나 위협은 모두를 긴장하게 만들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아." 와 같이 좀 더 세련되고 어른스러운 말로 바꿔서 사용할 뿐 성년이 되어서도 실상 어릴 때 듣던 말과 다름없는 말들을 하고, 또 듣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어떻게 살 것인지,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에 대해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나는 유치원에서 배웠다'던 로버트 풀검의 깨달음은 틀린 말이 아닌 듯하다. 의미 있는 삶을 사는 데 꼭 필요한 것들은 이처럼 가장 기본적인 것들로부터 비롯되며 정작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는 아는 것이 아니라 아는 대로 사는 것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생은 유치원에서 배운 것들을 제대로 아는지, 실천하는지 끊임없이 확인하는 과정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는 1988년에 출간되어 무려 97주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현재까지도 전 세계의 사랑을 받고 있는 로버트 풀검의 에세이집이다. 그의 사소한 일상, 이웃들, 낯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특유의 따뜻한 어조와 시선으로 담아낸 이 책은 아주 소소하지만 단순한 것들로부터 삶의 진리를 얻는 어느 다정한 할아버지의 일기장을 엿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이 책은 첫 출간 이래 꽤 오랜 세월 동안 여러 번의 개정 과정을 거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사실은 우리가 어릴 때 배웠던 유치원에서의 가르침은 살아가는 내내 필요하며 그 안에 가장 중요한 삶의 지혜가 존재함을 강조한다. 강의, 백과사전, 성경, 회사규칙, 법, 설교, 참고서 등 훨씬 복잡한 모습으로 바뀌기만 할 뿐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유치원에서 배운 것들을 계속 다시 배우는 과정을 거치며, 생은 우리가 유치원에서 배운 것들을 제대로 아는지, 실천하는지 끊임없이 확인하는 여정이라고 말이다.

 

 

 

우리는 살면서 옳고 그름, 선과 악, 진실과 거짓의 문제에 부딪힌다. 그럴 때마다 아주 어린 시절,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것을 세심하게 가르쳐주던 그 방으로 들어간다. 물론 그때 배운 것이 말 그대로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때 배운 기본적인 것을 체득하지 못했다면, 개인과 사회는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반대로 기본적인 것을 잘 알고 아는 대로 실천하고 있다면, 인생에서 알아야 할 나머지 것들에 튼튼한 토대가 쌓이는 셈이다. / 25p

 

 

 

 

 

 

거미가 줄을 타고 올라갑니다.

거미가 줄을 타고 올라갑니다.

비가 오면 부서집니다.

해님이 다시 솟아오르면

거미가 줄을 타고 내려옵니다.

거미가 줄을 타고 내려옵니다.

  '거미와 인간'편에서는 이와 같은 노래가 등장한다. 4살인 나의 아들이 곧잘 부르곤 하는 동요다. 워낙 널리 알려진 탓에 이 무렵의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접하게 되는 곡이기도 하다. 그나저나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에게 왜 이 노래를 가르칠까? 이에 대해 저자는 이 노래가 삶의 모험을 분명하고 쉬운 말로 표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끊임없이 모험을 찾아다니는 이 작은 생물은 빛을 향해 가는 긴 터널, 즉 배수관을 발견하고 올라가려 하지만 그만 비가 오고 홍수가 나 재난이 닥치고 만다. 거미는 밀려 떨어져 처음에 있던 곳보다 더 먼 곳으로 쓸려 내려간다. 하지만 해가 나오고 구름이 걷히고 젖은 몸이 마르자, 다시 배수관으로 기어가서 위를 보며 저 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싶어 한다. 전보다 조금 더 현명해졌기에 먼저 하늘을 살펴보고, 발을 내디딜 튼튼한 곳을 찾고, 기도를 올리고, 빛을 향해 수수께끼 같은 곳을 뚫고서 올라가려 한다.

 

 

 

   이처럼 저자는 거미가 보여주는 일련의 행위를 통해 역경을 헤치고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생명력, 고난을 이겨내는 끈기를 들여다본다.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 나는 단순히 거미의 습성 혹은 올라가다와 내려가다의 의미를 배울 수 있는 곡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곳에서 놀라운 생명력과 희망, 인내, 끈기를 발견해내는 저자의 상상력과 애정 가득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남다른 포용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이러한 남다른 감수성은 페이지 곳곳에서 빛을 발휘한다.

 

 

 

살아 있는 것에게 소리 지르는 일은 영혼을 죽일 수 있다.

막대기와 돌은 우리의 뼈를 부러뜨리지만, 말은 우리의 마음을 부러뜨린다. / 72p

 

 

 

 

 

 

   또 하나의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있다면 바로 '인어들' 편이다. 교회에서 부모들이 모임을 하는 동안, 일곱 살에서 열 살까지의 아이들 80명을 돌보는 임무를 맡았던 때를 회고하며 쓴 글이다. 그는 아이들과 거인과 마법사와 난쟁이 놀이를 하기로 하고, 팀을 나눠 거인과 마법사와 난쟁이 가운데 어느 것을 할지 아이들에게 가위 바위 보를 통해 결정하도록 한다. 아이들이 잔뜩 흥분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 결정하는 가운데, 조그마한 여자아이가 자신을 쳐다보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묻는다. "인어는 어디에 서요?" 하고. 이 놀이에서 인어는 존재하지도 설 곳도 없다. 하지만 여자아이는 거인이나 마법사나 난쟁이 어느 것도 자신과 비슷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자신만의 카테고리를 갖고 있었는데, 그것이 인어였던 것이다. 아이는 당연히 인어가 설 자리가 있으며, 그가 그것을 안다고 믿고 있는 얼굴이다.

 

 

글쎄……. 인어는 어디에 서야 하나? 인어들, 남과 다른 사람들, 표준에 맞지 않는 사람들, 이미 만들어진 상자와 비둘기집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어디에 서야 하나? / 127p

 

 

 

   저자는 여자아이에게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인어는 바로 여기 바다의 왕 옆에 서는 거야." 그와 여자아이는 손을 꼭 잡고 거인과 마법사와 난쟁이들이 미친 듯이 날뛰는 것을 지켜보며 서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인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나는 적어도 한 명의 인어를 직접 알고 있다. 손도 잡아보았다.'는 말로 이 에피소드를 마무리한다. 우리는 흔히 세상이 원하는 기준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아웃사이더라고 규정짓는다. 남과 다르면, 기준점에서 벗어나면 이단아로 치부하고 중심에서 밀어낸다. 만약 이때 그가 "세상에 인어란 없단다. 너도 거인이나 마법사, 난쟁이 중에 하나를 고르렴." 하고 대답했다면 여자아이는 자신이 설 자리를 잃고 헤매게 되지 않았을까.

 

 

 

   이처럼 그의 책 속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제공하는 재미난 에피소드들로 인해 때로는 따뜻하고, 울컥하기까지 하며 유머러스한 이야기까지 만날 수 있다. 그러는 와중에 우리는 잊었던 어린 시절의 한 페이지들을 떠올리고, 나의 이웃을 돌아보게 되기도 하며 아주 반짝이는 문장 하나와 함께 내 인생을 밝혀줄 아름다운 삶의 철학들을 깨닫게 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사람은 가끔 자신이 설교하는 것을 실천해야 한다. 편견 없이 자비로운 마음으로 나방을 봐야 한다고 설교한다면, 꼬마들도 좀 더 관대한 눈길로 봐야 할 것이다. 비단을 만들 수 있는 나방이 있듯이, 사리에 맞는 말을 하고 '날아다니는 작은 테디 베어'를 알아보는 아이도 있다. / 212p

 

 

나는 로카르의 법칙을 확장해 '풀검의 교환법칙'을 만들어냈다. 이 세상에 살았다 가는 모든 사람이 자기도 모르게 무엇인가를 남기고 무엇인가를 가져간다는 것이다. 이 '무엇인가'는 볼 수도, 들을 수도, 셀 수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도 없다. 그것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남기는 것이며 다른 사람들이 우리 마음에 남기는 것, 바로 추억이다. / 270p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를 읽으며 나는 내 아이에게 정작 가르쳐야 할 것은 가나다라 한글이나 ABCD 같은 영어 따위가 아니라, 아이가 자라서 삶이 녹록하지 않음을 느낄 때마다 꺼내볼 수 있는 아름다운 추억 하나, 이웃 한 명,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길 수 있는 삶의 방식 같은 것들이라는 점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나 역시 내 일상 곳곳에서 묻어나오는 작은 가르침에 더욱 귀 기울이는 삶이야말로 내 인생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이란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또 힘들 때일 수록, 어려운 때일 수록 내 가슴을 따듯하게 채웠던 것들을 기억하자. 그리고 기본에 충실하자. 그러면 무거웠던 것도 좀 내려지고 늘 새로이 시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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