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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섬 앞바다] 서평단 모집 | 서평단 모집 2015-12-3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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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사 작은책 시리즈 5권 [범섬 앞바다] | 한국문학사 작은책 시리즈 2015-12-3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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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홍상화  분야 소설  판형 120*188  페이지 240쪽

가격 7,000원 행일 2016년 1월 4일  발행처 한국문학사

 

 

“뜨거운 예술혼이 빚어낸 불멸의 사랑!”

그간 굽이치는 시대의 파고와 질곡의 세월 속에서도 우리 삶에서 놓치지 않아야 할 근원적 진리에 깊이 천착해온 홍상화 작가가 새롭게 선보이는 소설 『범섬 앞바다』를 ‘한국문학사 작은책 시리즈’ 네 번째 책으로 소개한다. 작가의 웅숭 깊은 연륜이 묻어나는 『범섬 앞바다』는 지나치게 쉽고 빠른 인스턴트식 사랑에 익숙해져 있는 현대인들에게 순수한 사랑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사랑 이야기다. 현실의 벽을 뛰어넘는 사랑과 문학, 그리고 예술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오묘한 삼중주는 가슴속 깊은 울림을 준다.

 

 

사랑은 언어를 초월하고 결코 서술될 수 없는 그 어떤 것

 

일간신문에 장편소설을 연재하면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이정훈은 작가생활 초기 단편소설을 쓸 때처럼 더 이상 좋은 소설을 쓸 수 없다는 자조감에 빠져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비극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이혜진이라는 여자와 운명적으로 만난다.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묘한 분위기에 이끌리던 이정훈은 우연찮게 그녀의 일기장을 몰래 보게 된다. 그 과정에서 그녀가 그녀의 연인 김혁수에게 크게 배신감을 느낀 나머지 자살을 계획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미국으로 건너가 김혁수와 함께하라는 주위의 권유에 괴로워하는 그녀를 위로해주던 그는 그녀의 격정적인 감정에 이끌려 꿈같은 사랑을 나누게 된다.

 

처음에는 혼란스러웠다. 어지러움으로 가득 찬 머리가 입술의 감각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그녀의 입술이 내 입속에서 끊임없이 거친 탐험을 하는 사이, 내 입술은 다시 감각을 찾기 시작했다.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단단한 껍질로 싸여 있던 어떤 욕망이 처음으로 벗겨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껍질이 벗겨진 욕망은 영원히 다시 껍질 속으로 들어갈 수 없는 것처럼 내 몸속으로 퍼져나갔다. (……) 그다음 순간, 내가 그녀의 몸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세상의 어떤 힘도 막을 수 없는 성질의 것이었다. 그다음에 어떤 징벌이, 어떤 잔인한 형벌이 기다리고 있다 하더라도 전혀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p.95)

 

이렇듯 이정훈의 사랑은 뜨겁게 시작되지만, 이혜진이라는 여자는 처음부터 어찌할 수 없는 강한 비극적인 이미지를 지니고 있기에 이 둘들의 사랑은 순탄치 않다. 이들의 사랑은 제주도 서귀포 바닷가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정열적인 사랑을 나누는 데로 이어지지만, 이혜진이 이정훈에게 자신이 죽으면 그 재를 서귀포 앞 범섬 앞바다에 뿌려줄 것을 부탁하면서 여전히 불안의 씨앗을 남기고 만다.

결국 일주일간 취재차 인도 여행에 다녀온 이정훈은 그녀가 자신과의 지순한 사랑을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 미국에 있는 김혁수에게로 떠났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이에 크게 절망한 이정훈은 그 후 1년간 이혜진을 그리워하면서 술에 의존하거나 다른 사랑을 찾거나 여행을 하는 등 마냥 세월이 흐르기만을 바라는 방황의 시간을 보낸다.

이렇듯 이 작품은 한 여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한 남자의 사랑이 현실적 장벽에 부딪쳐 안타까운 순간을 맞이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사랑을 “문자와 언어를 초월하는, 서술하거나 설명할 수 없는 아주 성스러운 것”으로 여기는 이정훈은 그녀와의 추억을 그리워하면서 또한 그녀가 곁에 없는 현실에 괴로워하면서 스스로 자기파멸적 삶을 이어간다.

이러한 다소 고전적인 사랑의 방식을 작가는 속도감 있는 문체와 솔직한 언어로 그리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이 작품을 진부한 사랑 이야기에 빠지지 않게끔 하는 문학적 장치라 할 수 있다. 이들이 펼쳐내는 지순하고도 안타까운 사랑은 가슴속 깊이 스며들면서 진한 여운을 남긴다.

 

 

사랑과 문학, 그리고 예술이 빚어내는 오묘한 삼중주

 

이혜진과 이루어지지 못하는 사랑으로 인한 고통 못지않게 현실 속에서 이정훈을 부단히 괴롭히는 것은 ‘좋은 소설을 쓰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다. 그는 대중의 인기만 좇는 엉터리 대중소설에서 벗어나 과거 창작 초기처럼 제대로 된 소설을 쓰기 위해 문학적 열정을 불태운다. 그간 신문연재 소설에 쫓겨 새로운 경험이나 느낌을 충전해놓지 못한 채 이제는 소재 고갈에 치달은 자신의 처지에 고뇌한다. 이는 곧 이정훈의 입과 눈을 통해 말해지는 홍상화 작가의 치열한 작가정신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작품 중간 중간에 배치한 에피소드나 등장인물의 대화를 통해서도 진정한 문학을 추구하는 작가의 혼을 엿볼 수 있다. 다층적 삶의 이면과 존재의 심연을 깊이 들여다보는 작가의 혜안이 작품 곳곳에서 번뜩이면서 철학적 사유의 지평을 넓히고 있는 점도 이 소설의 완성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그때 나는 불멸의 단편소설 하나 남기는 것을 인생의 유일한 목적으로 삼았다. 명예도, 부도, 대중적 인지도도, 다른 아무것도 안중에 없었다. 그때 나는 가난했고 무명이었지만 행복했다. 그리고 그때는 누가 뭐라 해도 진정한 소설가였다.(p.9)

 

이혜진이 김혁수 곁으로 떠난 후 절망 속에서 방황의 시간을 보내는 이정훈에게 “그녀를 잊기 위해서는 그녀에 대해서 소설을 써보라”고 심미정이 권하지만, 이정훈은 바로 소설로 옮기기 못한다. 그녀와의 추억이 너무 생생해서 그 처절한 고통을 이겨내고 도저히 소설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그녀를 영원히 살아 숨쉬게 하기 위해 서귀포 밤섬 앞바다 바닷속 암벽에 그녀의 전신상을 새긴다. 이정훈이 바닷속 암벽에 이혜진의 미소를 새기는 데 심취한 나머지 잠수병에 걸려 다리가 불구가 되면서까지 조각이라는 예술을 통해 사랑을 표현하는 부분은 이 작품의 백미를 이룬다.

 

잠시 후 그는 입에 문 레귤레이터를 다시 떼었다. 그리고 암벽 쪽으로 다가갔다. 그는 벽 한 곳을 두 손으로 잡고 몸부림치며 얼굴을 그곳에 비벼댔다. 그동안 그는 숨을 쉬지 않고 있었고, 주위의 모든 것도 따라서 숨을 쉬지 않았다. 그가 다시 돌아와 레귤레이터를 입에 물고 공기를 들이마셨을 때 주위의 모든 것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 그는 손전등으로 그가 조금 전에 갔었던 벽 쪽을 비췄다. 그곳에서 무언가가 희미한 윤곽을 드러냈다. 아름다운 여인의 전신 조각상이었다. 여인은 그에게 은은한 미소를 보내고 있었다.”(p.239)

 

그리고 사반세기라는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이정훈은 “잠재의식 속에 갇혀 있다가 가슴을 통해, 손을 통해, 그리고 펜을 통해 원고지에 옮겨지는” 글쓰기의 고통을 통해 비로소 이혜진을 모델로 한 소설 『범섬 앞바다』를 완성한다. 이혜진을 향한 이정훈의 또 다른 사랑의 결실이 바로 한 편의 소설로 탄생한 것이다. 불구가 된 몸으로 한자 한자 원고지를 메워 나갔을 장면은 문학의 초월성으로 이어진다. 또한 이는 오랜 시간 좋은 소설 쓰기를 갈구했던 소설가 이정훈의 작가적 삶의 완성이기도 하다.

 

“사랑이 바로 최고의 예술이에요. 예술이란 인간이 겪는 모든 것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지요. 모든 슬픔과 고통과 잔인함까지도……. 사랑이 바로 그런 거지요.”(p.137)

 

이처럼 이 작품은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애절한 사랑을 조각이라는 예술로, 그리고 처절한 창작의 고통을 깨고 나오는 소설로 승화시켜 영원한 사랑으로 완성해가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색다른 구성은 너무도 뻔해질 수 있는 사랑 이야기에 풍부한 입체감과 깊이 있는 중량감을 더한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사랑이 마침내 예술로 새겨지고 소설의 옷을 입어 찬란한 빛을 발하는 그 비현실적 장면 앞에서 독자들은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울려 퍼지는 감동의 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차 례

운명 앞에 서다

지나가는 사랑, 다가오는 사랑

사랑을 그리는 날들

인생의 모닥불 앞에서

세월 속에 남겨지다

만남

에필로그

 

 

 

지은이 홍상화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경제학과를 거쳐, 1989년 장편 『피와 불』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이 작품을 영화로 각색하여 ‘아시아⋅태평양 영화제’ 최우수각본상을 수상했다. 소설 『거품시대』는 조선일보에, 『불감시대』는 한국경제신문에 연재되었으며, 장편소설 『피와 불』 『거품시대』(전 3권) 『디스토피아』 『신⋅한국의 아버지』 『사람의 멍에』, 연작소설집 『우리 집 여인들』, 소설집 『전쟁을 이긴 두 여인』 『우리들의 두 여인』 등이 있다. 2005년 소설 「동백꽃」으로 제12회 이수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문예지 『한국문학』 주간과 인천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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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즈번드 프로젝트] 서평단 모집(YES24 블로그) | 서평단 모집 2015-12-2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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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즈번드 프로젝트] 서평단 모집 | 솟을북의 책들 2015-12-15 09:29
테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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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국문학사의 또 다른 이름 '솟을북'의 블로그에서 [허즈번드 프로젝트] 출간 기념 서평단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링크를 눌러주세요.

고맙습니다.^^

 

참여하러 가기~

http://blog.naver.com/soseulbook/220563466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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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소개! [허즈번드 프로젝트] | 솟을북의 책들 2015-12-0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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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국문학사의 또 다른 이름인 솟을북에서 "굉장히 웃기는 결혼생활"을 그린 에세이 [허즈번드 프로젝트]가 출간되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원제 How to be a Husband  지은이 팀 다울링(Tim Dowling)  옮긴이 나선숙

분야 비소설(에세이)  페이지 336쪽  가격 13,800원 행일 2015년 12월 10일

 

 

가수이자 804명의 아빠, 션 추천!
“좋은 남편, 좋은 아빠를 꿈꾸는 세상의 모든 남편, 아빠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허즈번드 프로젝트』는 영국 여성과 결혼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삶을 뒤로하고 대서양을 건넌 한 미국인 남성의 20여 년간의 결혼생활을 담은 에세이다. 어느 부부에게나 첫 만남에서 결혼에까지 이르는 여정은 쉽지 않지만 결혼 뒤에는 당연히 더 험난한 항해가 기다리고 있다. 이 항해를 즐겁게, 잘해나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시니컬한 로맨스와 지질한 자기반성, 세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요란법석이 유쾌하게 그려지고 있는 『허즈번드 프로젝트』는 굉장히 웃기는 결혼생활에 대한 일종의 선언문이다. 결혼생활에 짜증이 날 때조차 왜 그것을 열심히 계속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좋은 남편이란 어떤 남편인가"를 고민하는 일 자체가 필요한 것!

요즘 육아하는 아빠, 집안일하는 남편, 요리하는 남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TV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예전 남편/아빠의 주된 임무가 가족을 먹여 살리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그 밖에 많은 가정일들이 남성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물론 이는 남성의 일이 늘어난 것이라기보다, 이전에는 아내/엄마만이 담당했던 일들을 나눠 하게 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부양의 책임을 함께 지는 것처럼 집안일과 관련한 의무도 함께 지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가정생활에서 남편의 자리가 더 넓어지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더 이상 저녁 늦게 집에 돌아와 신문, TV만 보는 아빠가 아니라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남편/아빠상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원제는 ‘남편이 되는 법(How to be a Husband)’이지만, 스스로 밝혔듯 저자 자신도 완벽한 남편은 아니다. 칼럼니스트로 집에서 일하면서 고양이 토사물도 무시하고 지나칠 만큼 청소에 소홀하고, 결혼해서 처음 영국에 살게 됐을 때는 가정 경제를 오로지 아내에게 의지하기도 했다. 이전에 ‘남편’이란 단어가 갖고 있었던 권위적이고 과시적인 의미가 사라지고 있는 요즘〔“나는 자랑스러우면서도 기쁜 마음으로 ‘아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지만, 아내는 그 단어를 “제 남편 만나보셨어요?” 같은 문장에만 사용할 뿐이다.”(p.16)〕, 좋은 남편이란 어떤 남편일까? 어떻게 해야 좋은 남편이 될 수 있을까? 이는 요즘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좀 더 근본적인 고민을 필요로 하는 질문이다. 물론 이 책이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제시해주지는 않는다. 정답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좋은 남편이란 어떤 남편인지를 고민하고 그에 대해 생각해보는 일 자체가 필요한 것이다.

(……) ‘남편’이라는 위치는 내 이력서에 들어갈 아주 중요한 사항 중 하나다. ‘영문학 학사’ 바로 아래, ‘돈 벌려고 상어 우리에 들어간 적 있음’ 바로 위에 들어갈 법한 사항이다. ‘남편’은 내가 하는 다른 모든 일을 취미인 것처럼 만드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다.(p.15)

『허즈번드 프로젝트』는 진지하고 어찌 보면 무거울 수 있는 이런 고민을, 저자 자신이 일상에서 겪은 크고 작은 사건들 속에 유쾌하게 녹여낸다. 남편으로서 체면을 구기지 않기 위한 틈새 기술이라든가 ‘망치로 고칠 수 있는 다섯 가지’ 리스트, ‘기분 좋은 식사 자리를 위한 팁’ 같은 것들이 간간이 실려 있지만 이 책은 ‘남편 입문서’나 실용서가 아니다. 결혼한 독자들은 고통스러운 공감으로 웃음 짓게 될지도 모른다. 유머러스하면서도 시니컬하고, 자학적으로도 느껴지면서도 유쾌한 글편들을 보며 마치 일상툰을 보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무수한 고난과 깨달음으로 점철된 육아가 바로 부모의 역할을 깨닫는 과정!

처음 자신이 아버지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저자는 너무나 기쁘고 설레는 마음이 드는 한편 “인생을 완전히 뒤바꿀 끔찍한 뭔가가 곧 일어나리라는 예감”(p.175)에 사로잡힌다. 함께 TV를 보다가 아내가 산통을 느꼈을 때, 그는 깨닫는다. 다시는 런던 이스트엔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국 드라마 <이스트엔더스>를 보는 호사를 누리지 못하리라는 것을. 아는 것이 전혀 없어 우왕좌왕했던 첫 번째 출산에서부터 혈기왕성한 세 아들을 키우는 이야기가 다소 코믹하게 그려지지만 이 모든 에피소드는 저자의 자기고백과 같다.

“이번 주에 제일 좋았던 일이 뭐였어?” 내가 포크로 막내를 가리키며 묻는다.
“불나서 수학 수업 안 했어.” 막내가 말한다.
“좋았겠네.” 내가 둘째를 돌아보며 묻는다. “넌?”
“트위터에 포커 채널 얘기를 썼는데 사람들이 그거 읽었어.” 둘째가 말한다.
“아주 자랑스러웠겠구나.” 나는 말한다.(p.280)

조개 사러 갔다가 갓난아기를 가게에 두고 오거나, 바닷가에서 수건 펼치는 데 신경 쓰느라 아이가 웅덩이에 빠지는 것을 못 보고, 아이 손이 낀 줄도 모른 채 자동차 문을 닫는 등 실수투성이다. 집에서 일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돌보는 시간이 아내보다 많은데도, 대부분의 아버지들과 마찬가지로 아빠 노릇이 아내가 일하러 나갔을 때나 휴가 갔을 때만 가끔 감당하는 부모 노릇의 일부라 생각하기도 한다. 자주 아들들의 놀림감이 되는 등 권위 있고 카리스마 있는 아버지는 아니지만〔“호머 심슨의 ‘수준 미달의 엉터리 자녀 양육’을 내 것과 비교할 때도 그 애는 그것을 페미니스트적인 음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양쪽의 양육법이 섬뜩하게 닮았다고 느낄 뿐이다.”(p.316)〕, 패싸움에 휘말릴 뻔한 아들들을 나름의 끈기로 위기에서 구해내는 등 현명한 모습도 보여준다.
양육과 관련된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이어가면서 저자는 아버지로서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한다고 말하진 않는다. 저자 본인의 경험에 근거해서 더 진실되게 느껴지는 가르침이란 이런 정도다.

변기 시트를 올려놔야 할까 내려놔야 할까에 대한 유서 깊은 논쟁은 결혼생활의 진짜 불화의 원인이 아니다. 서로 싫어하는 룸메이트나 이런 문제로 싸움을 벌일 것이다. 여기서 가장 간단하고 분명한 규칙은 이것이다. 변기 시트에 오줌을 묻혀선 안 된다. 아들들이 있는 경우, 이 규칙의 중요성을 확실하게 각인시켜주는 것이 아버지의 의무다. 내가 그렇게 하지 못했기 때문에 얼마나 큰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p.142)

큰아들이 나랑 같은 사이즈를 입을 정도로 자랐을 때, 우리는 엄마와 딸들이 그렇듯 오래된 옷과 새 옷과 안전한 옷과 대담한 옷을 서로 바꿔가며 매치해 입을 수 있는 상황이 못 되었다. 대신 내 옷장에 있던 흰 셔츠들이 하루 아침에 모두 사라졌다. 아들 녀석이 교복 안에 받쳐 입을 셔츠가 없을 때 입으려고 허락 없이 가져가버린 것이다. 그 후 내가 빼앗긴 셔츠 하나를 찾아 입었을 때 소맷동에는 온통 파란색 볼펜으로 그린 남자 성기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난 도저히 그걸 태연하게 입어낼 자신이 없다.(p.232)

게다가 다른 일과 마찬가지로 부모 노릇이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도 아니다. 부모로서 무력함을 느끼는 때도 많다. 저자는 아이들의 안전과 관련해서 편집증에 가까운 강박을 갖고 있는데, 아무리 육교를 건널 때마다 “옷깃을 꽉 부여잡고, 해변을 순찰 돌고, 안전벨트와 헬멧을 재차 확인하고, 지겨운 설교를 늘어놓”(p.305)아도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얼음덩어리가 뚝 떨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남편 역할과 마찬가지로 아버지 역할 또한 사전에 준비돼 있는 것이 아니다. 고난과 깨달음으로 점철된 육아 자체가 부모의 역할을 깨닫는 과정이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온갖 실수를 통해 만들어진 성공적인 결혼생활 보고서!

결혼은 하나의 새로운 가정을 탄생시키는 일이다. 그리고 하나의 가정을 이끌어가는 데는 여러 가지 의무와 책임이 따른다. 이 의무와 책임은 한 사람에만 지워지는 것이 아니며, 어느 한쪽만 희생해야 할 필요도 없다. 결혼은 두 사람이 안팎의 생활을 동등하게 공유하면서 함께 계획하고 구상해나가는 평생의 과정이다. 저자는 부부 간의 일은 ‘협상(negotiation)’하는 것이 아니라 ‘항해(navigation)’하는 것이며, ‘좋을(기쁠) 때나 나쁠(슬플) 때나’라는 말은 “당신의 상태가 좋거나 나쁠 때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약속을 하는 것”(p.207)이라고 말한다. 가정도 하나의 사회이기 때문이다. 가정이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해준다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누군가가 상처를 치유해주는 안식처라는 것은 옛날 생각이다. 저자가 책 말미에서 페미니즘에 대해 거론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20여 년의 결혼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저자는 전반적으로 이제까지 남편으로서의 자신의 역할이 미흡했다고 고백한다. “뭔가 충분해야 하는 것을 충분하게 행하지 않거나, 그냥 충분하지 않다”.(p.328) 매일매일의 일상이 자신이 잘못한 것들에 대한 교훈이자 가르침이라는 것이다.

 

나의 결혼은 대단히 유능하고 정서적 이해 능력이 탁월한 여성에게 구제된 불운한 얼간이의 진부한 이야기가 아니다. 나는 이렇게 주장하고 싶지만, 당신이 그런 식으로 느끼더라도 결코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외형적으로 능력의 저울이 아내 쪽으로 기울어져 있을지는 몰라도,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이어가는 다른 많은 부부들의 경우처럼, 우리의 결혼 역시 수많은 대립 요소 간의 균형과 타협에서 비롯된 산물이다.(p.329)

 

남편으로서 저자의 고민은 타국의 여성과 사랑에 빠져 갑작스레 결혼을 선택한 20여 년 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어느 날 그는 피임약에 포함된 호르몬 성분이 여성의 후각 반응을 방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20여 년 전 자신과의 결혼을 결정한 아내의 판단이 착각 탓은 아니었는지 의문을 느낀다.

 

“당신, 나 만났을 때 피임약 먹고 있었어?” 내가 묻는다. 그녀가 읽고 있던 신문에서 고개 들어 날 쳐다본다.

“지금 그걸 묻기에는 좀 늦지 않았나.” 그녀가 말한다. “그런데 먹긴 했어.”(p.49)

 

저자 팀 다울링과 아내 소피는 서로에게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부부는 아니다. 다른 부부와 마찬가지로 그들의 결혼생활은 온갖 실수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무분별한 발언과 얕은꾀가 늘 되풀이되며, 비겁함과 조바심, 제발 진정하라는 호소도 빼놓을 수 없다. 꼼짝없이 갇혔다거나 시달린다거나 자유를 위협받는 기분이 들 때마다, 상대방도 같은 기분을 느낄 거라 생각하고 기분이 조금 나아지기도 한다. 오로지 사랑 때문에 선택한 결혼이지만 저자는 사랑에 너무 많은 공을 돌리고 싶지는 않다고 말한다. 그가 ‘나름 성공적인 결혼생활’이라고 평가하는 그 항해에는 사랑 외의 요소도 작용했다. 그들은 거래를 하고 계약을 했으며, 그 계약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 “언제든 이혼할 수 있다”는 조건이 포함됐던 계약치고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저자는 말한다.

 

물론 우리 앞에는 여전히 거친 물살이 도사리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거의 다 자라서 이 배를 떠날 태세를 취하고 있다(말하자면, 배에서 뛰어내리려는 쥐들처럼). 전에는 순항했던 결혼의 많은 부분이 좌초하려는 듯한 여행의 한 지점이다. 우리 함선에 약간의 누수가 생겼을 수는 있지만, 그것이 우리가 가진 전부다. 당연히 난 이곳 이외에 다른 어디에도 있고 싶지 않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만큼은 끝까지 이 배에 올라 있고 싶다.

진심이다. 그러니 날 돛대에 묶어도 좋다.(pp.331-332)

 

 

차례

머리말
1. 시작
2. 우리가 잘 맞을까?
3. 결혼을 왜 해?
4. 잘못한 사람 되기
5. 나는 쓸모 있는 존재인가?
6. DIY, 남자의 자산
7. 확대 가족
8. 행복한 결혼의 마흔 가지 수칙
9. 가장 노릇
10. 섹스에 대한 짧은 글
11. 출산에 대한 찬반양론
12. 알파메일, 오메가맨
13. 슬픈 사건
14.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함께
15. 나 취미생활 해도 돼?
16. 바보들의 아버지
17. 마법이 살아 숨 쉬도록
18. 안전부장
19. 남성혐오―그런 말은 있지만, 그런 게 정말 존재할까?
20. 변화의 대상
마무리
감사의 말


저역자 소개

지은이  팀 다울링(Tim Dowling)
저널리스트 팀 다울링은 코네티컷에서 태어나 29세 때 결혼하여 영국으로 갔다. 지금까지 『The Giles Wareing Haters’ Club』이라는 소설 한 권 외 네 권의 책을 출간했으며, 밴드 ‘폴리스 독 호건(Police Dog Hogan)’의 일원으로 밴조를 연주하고 있다. 지난 6년간 『가디언』지에 주 1회 연재하는 인기 칼럼을 통해 가정생활의 우여곡절과, 능숙한 아버지 겸 남편으로 인정받고자 하지만 대체로 실패로 끝나버리는 시도들을 기록해왔다. 현재 런던에서 아내, 아들들과 함께 살고 있다.

옮긴이  나선숙
이화여자대학교 사회사업학과와 성균관대학교 번역대학원을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 『유리성』 『인빅터스: 우리가 꿈꾸는 기적』 『엔더의 그림자』 『밤을 쫓는 아이』 『빨강머리 앤이 어렸을 적에』 『레드 라이딩 후드』 『그 남자랑 결혼해』 『이브의 발칙한 해외봉사 분투기』 『백만장자 시크릿』 『똑똑하게 이별하라』 『남편이 달라졌다』 『생각이 너무 많은 여자』 『엄마 마음을 왜 이렇게 몰라줄까』 『다시 결혼할 수 있을까?』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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