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설계사 태일은 화재로 눈앞에서 가족을 잃고 충격으로 미각도 잃었다.
오직 일만 하며 자신의 주위에 오직 후배 하나 남기며 주위와 소통을 하지 않고 살고 있다.
그런 그가 회사 주변의 도시락점 주인 지안을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중학교때 사고로 청각을 잃었다.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 지안에게 처음에는 불편함을 느끼던 태일은 점점 그녀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그녀와 연애를 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청각을 잃은 지안쪽이 더 불편하리라 생각되는데, 자신의 장애에도 굴하지 않고 밝게 살고 있는 지안이 너무 대단해 보였다.
그녀를 사랑하고 응원해주는 가족이 주위에 있기 때문이라 생각이 든다.
가족을 잃고 차갑게 변해버린 태일의 아픔도 충분히 이해가 갔고 시간이 지날수록 지안에게 맞춰가는 태일도 보기 좋았다.
차갑고 냉정하던 남자가 지안으로 인해서 안달하는 모습을 보는것은 의외의 즐거움이었다.
자신을 동정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그녀 그대로 보아주는 태일에게 호감이 갔다는 지안의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태일을 스토킹하던 여조를 한방에 물리친 지안이 멋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가볍게 넘어간것 같아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이야기가 늘어지지 않고 금방금방 넘어가서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태일을 질투하는 지안의 남동생도 너무 귀여웠다.
태일도 나무랄데 없는 남주지만 오랜만에 보는 정말 멋있는 여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