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오십의 나이를 지천명이라고 불렀다.
즉 하늘의 뜻을 알고 행할 수 있는 지혜가 생겼다는 의미인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에서 나이 오십대가 되니 지금까지 살아 왔던 일상이 다르게 보이더라는 말한다.
이 말은 공자가 말한 지천명과 의미가 상통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세상이 아닌 하늘을 가늠하고 이해하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의 글을 찬찬히 읽어 보면, 내가 위에서 생각한 내용과 다르게 자신이 살아 온 삶이 갑자기 이해 불가한 대목이 있고, 일면 당황스럽기도 하다는 자각이다.
지금은 건강 백세 시대다.
내가 자란 고향에 몇몇 어르신이 이미 구십을 넘겼고, 고모는 백세를 넘겼다.
오십 살이면, 꼭 반을 산 것인데, 저자는 아마 오십 대 후반을 살고 있는 여자 분이다.
특히 미국에서 공부하고 작은 교회를 개척하여 오랫동안 그 곳에서 목회를 한 분이다.
오십, 언제부턴가 ‘자신의 인생 되돌아보기’가 시작되더라는 고백이다.
우리은 흔히 어렸을 때는 주로 우뇌를 사용하며 산다. 그러다가 학교에 다니며 공부를 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좌뇌 편중의 생활을 하게 된다. 여기에 저자는 좌뇌와 우뇌가 연결되는 통합적 사고를 하게 되더라고 말한다.
이는 감성과 지성이 조화를 이룬 원만하고 성숙한 인격을 갖추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 책은 저자가 오십년 동안, 살아오면서 보고 느낀 삶들을 담담하게 고백하는 글들이다. 자신의 가족사와 개인의 신상과 삶을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으로 써 놓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목회자이기에 글 곳곳에는 신앙관이 돋보인다.
그는 기독교의 근본주의의 신학을 전공한 입장에서 유교나 불교에 대체적으로 용인하고 관대한 자세를 취한다. 아마 이는 세상을 오십 년 살아오면서 터득한 여유나 지혜가 아닌가 짐작이 된다.
그는 주로 어린이 사역을 담당해 왔기에 어린이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이 책에서는 어린이에 대해서, 청소년기에 대해서, 남자에 대해서, 신앙과 교회생활에 대해서 자신의 솔직한 소회를 기록하고 있다.
오십 이 된 그녀의 좌우명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내가 원하는 것을 하며 산다’ ‘죽을 때 후회하지 않도록 오늘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산다(51p)' 등이다. 지천 명의 나이에 걸맞는 좌우명에 꼭 어울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