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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스를 다시 읽고 | ▤ 나의 리뷰 2022-12-01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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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딥스

버지니아 M. 액슬린 저/주정일,이원영 역
샘터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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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입은 인간의 자아 찾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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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스는 아동상담 분야에서 고전과도 같은 책이다. 딥스는 미국에서 1964년 초판이 발간되었다. 한국에서도 여러 번역본이 출간되었고 내가 이 책을 처음 접했던 것은 2000년 초중반이었다. 당시 나는 딥스의 마음에 나를 대입해서 읽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번에 다시 읽어보니 딥스 주변인의 마음과 태도 변화에 눈길이 갔다. 특히 딥스의 어머니에 대하여 마음이 감을 느꼈다. 딥스의 어머니 역시 상처입은 내면아이로 자랐다. 모성신화에 얽눌려 부족한 엄마로서 자신을 탓하고 가부장제도에서 어떻게든 버티려는 전문직 여성의 분투가 읽혔다. 당시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만 해도 아동의 마음을 이렇게 깊게 살피는 책을 흔치 않았다. 어린아이에게 깊은 마음의 상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하여 당시 함께 모여 책을 읽었던 부모들 중 몇 명은 놀라워했다. 지금은 정신과 상담을 비롯하여 각종 상담의 문턱이 낮아졌고 또한 '병리적' 장애가 있는 사람만 정신과에 출입하거나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지만 십수 년 전만 해도 낯선 것이었다. 우리 각자는 상처받은 어린 시절을 딥스에 대입하여 책을 읽었고 치유의 실마리를 보았다. 아이를 가진 부모들은 행여나 내가 행하고 있을 수도 있는 잘못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다. 우리가 자랄 때 받은 양육방식을 내 아이에게 적용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아이의 마음은 어른과 다르다. 또한 상처받은 아이의 마음을 돌보기 위해선 부모도 함께 상담을 받아야 한다는 이른바 가족치료의 개념이 도입되고 확산되었다. 부모학교, 엄마학교, 아버지학교 등 각종 학교들은 자녀교육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토대로 생겨났다. 내 아이에 대한 교육은 사회의 질서와 규칙 도덕에 대하여 주입하고 훈계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 저마다 각자 다르게 가지고 태어난 기질과 성격을 토대로 아이의 마음과 감정을 돌보고 그들의 반응이 어른의 기대와 다를 때는 기다려 주고 인내하여야 하는 영역이 되었다.

 

 

P.129

딥스는 정신적 결함이 있는 아이가 아니고 정신병 환자나 뇌가 이상한 아이도 아니라고, 자기가 보아온 아이 중 가장 심하게 정서적으로 상처를 입은 아이고 도음을 받아야 할 사람은 남편과 저라는 것이었어요. 그러면서 우리 둘에게 정신과 치료를 받을 것을 제의했지요. 우린 정말 충격을 받았어요. 남편과 저는 누가 봐도 정상인이어요. (중략) 우린 딥스를 다시 집으로 데리고 와서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기로 했어요. 하지만 이 일은 결혼생활을 거의 파탄으로 이끌었어요.

 

P.255

그녀가 이제껏 딥스와 보낸 인생의 그림은 오싹할 정도로 두려운 것이었다. 어린아이가 그만큼이나마 자기 통제와 감수성을 유지했다는 것이 사실 기적이었다. 어떤 아이든 딥스만큼 압력을 받았다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상당히 위축되고 만다. 딥스 어머니는 자기가 가르치는 것을 딥스가 모조리 배울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지만, 아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힘들었을 것이다. 균형 있는 감정생활을 해칠 정도로 아이의 능력만 개발하는 것은 오히려 아이를 파괴시킬 수 있다.

 

P.276

아이가 평안한 듯 행복하게 웃었다. 아빠와의 관계가 개선된 뒤에야 비로소 아이의 마음에 있던 미움과 복수심이 밖으로 표현된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P.285

딥스는 엉킨 감정들과 씨름하면서 자아 개념을 구축해왔다. 딥스는 미워할 수도 있고 사랑할 수도 있다. 저주할 수도 있고 용서할 수도 있다. 딥스는 감정이 서로 얽히고설키면서 그 날카로운 모서리가 깎일 수 있음을 경험했다. 딥스는 감정을 표현하는 일과 책임감 있게 조절하는 방법도 배웠다.

 

P.321

그들이 떠났다. 자기를 발견해 행복하고 유능해진 소년과 그 재능 있는 소년을 이해하고 존중하게 된 그의 어머니와 함께.

 

p.329

우리는 경험과 관계, 사고와 감정이 자라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인격의 주체'이다. 우리의 삶을 형성해가는 모든 것의 총체가 바로 '나 자신'이 된다.

 

 

딥스는 상처받은 아이였지만 어찌 보면 행운을 누린 아이기도 하다. 상처 입은 모든 아이가 인내심 있게 기다려주는 상담사를 만날 수 없고 또 잘못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변하고 달라지고자 하는 부모를 가질 수도 없다. 우리는 부모라는 세계에서 벗어나 내가 결코 원하지 않았던 내 탓이 아닌 나의 상처를 숙제처럼 어떻게든 발견하고 해결해야 하는 입장이 된다. 요즘 느끼는 것은 이것도 운이 좋아야 옳은 방향으로 '발견'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한편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세상에는 자아 치료에 도움이 되는 귀한 책이 많다는 것이 아닐까 한다. 바로 '딥스'처럼 말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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