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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의 신간 : 아웃 포커싱(OUT-FOCUSING)을 경계하라 | 인문 교양 MD 리뷰 2011-04-25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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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쓰시는 분들이 워낙 많다보니 '아웃 포커싱'이라는 말도 생활어에 근접해 진 것 같습니다. 아웃-포싱. 피사체에 카메라를 들이댈 때, 촛점을 피사체 주위의 좁은 영역에 한정하면 그 영역을 제외한 나머지 영역이 뿌옇게 흐려지는 것을 말합니다. 말 그대로 촛점이 나간거죠.

이같은 원리는 사람에게도 적용이 되는 것 같습니다. 특정한 사건에 촛점을 맞추다 보면 시야가 좁아지곤 하죠. '서태지-이지아 이혼설'이 보도되면서 '신정아'가 잊혀지는 것처럼 말이죠. 무언가에 시선을 고정하다보면 우리는 그 사건 전후 좌우의 다른 사건이나 맥락들을 잘 떠올리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나 사회는 총체적인 것이죠. 부분만 봐서는 전체 그림을 그릴 수 없습니다. 저를 비롯한 인문/사회 독자들에겐 아웃 포커싱이 경계해야 할 무엇이 아닐까 합니다.


2주의 신간 : 아웃 포커싱을 경계하라

블랙워터

박미경 역
삼인 | 2011년 04월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 부시 대통령은 2달도 채 되지 않아 종전을 선언했죠. 많은 사람들은 당연한 듯 받아들였습니다. 우리에게 전쟁은 미군VS이라크군 즉, 정규군VS정규군의 구도로 다가왔기 때문이죠. 미군을 이겨낼 군대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라크 전쟁이 실제로 끝이 났던가요? 종전선언 이후에도 미군은 끊임없이 죽어갔고, 전쟁은 오래 지속되었습니다. 소규모 시가전, 테러 등으로 지속되었죠. 이같은 양상에 전투기나 막강한 화력의 화기를 사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부르짖으며 침공한 미군이 민간인을 살상해선 안되기 때문이란건 다들 주지하시는 바입니다.
 
그래서 미국은 다른 방법을 동원했던 것 같습니다. 바로 용병입니다. 이 책의 제목 『블랙워터』는 미국의 재정지원 뿐만 아니라 고문-납치-살인에 대한 면책지원까지 받은 용병부대 혹은 용병 고용회사의 이름을 그대로 딴 것입니다. 스스로의 체면을 구겨서는 안 되는 미국이, 목적을 위해 더러운 일들을 블랙 워터에 아웃소싱한 과정 - 우리가 학살이라고 부르곤 하는 것들 - 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있습니다. 우리가 미군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사이에 '블랙 워터'가 촛점이 흐려진 영역에서 이라크를 소탕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

한윤형 저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04월


처음 비(RAIN)가 데뷔를 했을 때 참 멋있어 보였습니다. 눈이 마구 반짝이는게, 정말 열정적으로 보였습니다. 어린 나이에 자신이 원하는 일에 집중하는 모습이 대단해보였죠.(실력을 겸비한데다 겸손하기까지 했죠!) 당시에 그 친구가 털어놓은 연습생 시절은 놀라웠습니다. 빵 사먹을 돈이 없서 사흘을 굶기도 했다고 하죠. 어려운 환경에서 시작한 셈입니다. 우리 사회가 그런 상황에 있는 청소년이라 할 지라도 재원을 나눠주거나 하는 사회는 아니었으니, 그 친구는 정말 이 악물고 한 셈입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 친구의 '열정'은 참 멋있는 것이었지만, 열정만으로 자신의 삶을 떠받쳐야 한다는 건 사회적인 견지에서 무책임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마음놓고 열정을 쏟을 토양을 만들어 주는게 아니라, 열정을 쏟아야만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건 당사자들의 입장에서 위태위태한 일이죠. 열심히 한다고 다 성공하는 게 아니니까요. 슈퍼스타 K, 위대한 탄생을 보면 알 수 있잖아요? 이 책은 그런 실태, 20대를 위한 자리는 준비하지 않은 채 '열정'을 선보이라며 닥달하는 사회를 꼬집고 있습니다. 열정을 쏟지 않으면 탈락이라고 협박하거나, 열정을 쏟으면 가볍게 저가로 구매하는 사회의 모습이 디테일하게 담겨있죠. 수천수만분의 일의 확률로 성공한 이의 '멋진 열정'에 시선을 뺏겨서, 그 열정이 놓인 위태위태한 맥락을 못보는 우는 없어야 할 것 같습니다.


책의 우주

움베르토 에코 저/임호경 역
열린책들 | 2011년 04월


전자책이 한 동안 큰 이슈였습니다. 여기저기서 단말기를 출시했고, 출판계-서점가에서도  e-book시대를 대비한 움직임들을 보였죠. 아직 e-book 컨텐츠가 충분치 않은 상황입니다만, 장기적으로 전자책의 시대가 도래하리라는 것은 '예정된 미래'로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대표적 지성 에코와 카리에르는 그런 예측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책은 사라지지 않으리라 장담하고 있죠. 인류의 기록들을 보존할 수 있는 매체는 플로피 디스크, CD롬, DVD, 전자책 단말기... 계속 진화해왔습니다만 그만큼 빨리 기존의 도구가 쓸모 없어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즉, 지식을 언제 폐기될 지 모를 그런 매체에 보관한다는 것은 엄청난 비효율일 수 있는거죠. 하지만 책은 고래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연재해 상황에서 인류의 기록을 보존하고자 할 때도 각종 단말기와 저장매체를 챙기는 것보다 책을 챙기는 것이 수월합니다. 책은 전기가 없는 곳에서도 볼 수 있으니까요. 등등해서 '기록'과 '보존'이라는 영역에서 책의 경쟁력은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높을 수 있습니다. 전자책이란 새로운 매체에만 시선을 집중하지 않는다면 말이죠. 새로운 것에 눈이 팔리기 보다는 그것의 본질적 기능에 촛점을 두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나저나 이들은 도대체 어디에 그런 방대한 지식들을 저장해 놓고, 자유자재로 꺼내며 수다를 떨 수 있는 걸까요? 매번 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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