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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의 신간 : 시선을 달리하는 책 | 인문 교양 MD 리뷰 2011-08-30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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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로부터의 역사', '장애인의 눈으로 일상 바라보기', '왼손잡이가 되어 살아보기' 등등 입장을 바꿔보면 세상이 달리 보인다는 얘기는 사실 예전부터 유행했던 얘기죠. 그래서 조금 식상하게도 느껴지네요. 하지만 인간 사회가 여러 계급-계층, 여러 성, 인종, 지역 등으로 나뉘어 구성되는 이상 이 주제는 결코 소멸하지 않을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바라마지 않는 평화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함으로써만 가능하기 때문이죠. 우리는 끊임없이 타자의 입장이 되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건 그런 일의 일환입니다. 특히 이번 주에 소개해 드릴 신간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2주의 신간 : 시선을 달리하는 책

생태주의

이상헌 저
책세상 | 2011년 08월


생태주의는 '환경을 살리자' 정도로 흔히 생각 됩니다. 고속도로를 뚫을 때 산의 피해를 최소화하자, 강으로 폐수를 흘려 보내지 말자, 아파트 단지를 지을 때 정원도 만들자. 이런 정도의 실천이 생태주의적 실천으로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청계천도 그래서 친환경, 생태적 도시공간 등등으로 스스로를 수식하기도 했죠.

하지만 생태주의는 환경을 '덜' 훼손하고, 도심에 나무를 몇 그루 심는 걸 의미하는 걸 의미하지 않습니다. 제가 보기엔 '선순환'이라는 개념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보듯 바다와 강이 증발해 구름이 되고 그 구름이 다시 비를 내리는 것처럼 막힘없이 흐르는 '순환'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4대강은 강을 준설하고 주변을 개발해 나무도 심고 잔디도 깔아 푸르게 꾸민다고 한 들 생태적일 수 없습니다. 자연스런 물길을 변화시켜 물이 땅을 넘보지 않고 자연스럽게 흐르는 것을 막기 때문이죠.

이같은 '생태주의' 개념은 확장성도 넓게 지닙니다. 경제적으로 예를 들면, 국민의 세금을 걷어 대기업에 집중 지원했는데 대기업의 수익창출이 다시 국민들의 이득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도 '선순환'이 막힌 예입니다. '생태경제학'은 경제적 활동의 효과가 각 경제단위들로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흘러나오는 것에 대해 고민하죠. 이처럼 '생태주의'는 사회에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시스템 운영에 좋은 참고점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책을 읽어보면 저의 이해도 많이 제한적이긴 합니다.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적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생태적 시선을 지니면 우리 사회의 시스템 전반이 새롭게 보일거라 자신합니다. 이 책을 여러분께 소개하는 이유입니다.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

타밈 안사리 저/류한원 역
뿌리와이파리 | 2011년 08월


이슬람은 '폭력의 종교'라는 오명을 얻게된 것 같습니다. 이런 인식은 10년 전 정도까지는 그렇게 광범위한 인식은 아니었던 것 같죠. 우리에겐 낯선 종교이고, 우리가 보기에 후진국에 많이 있는 종교라 약간 거리낌이 있었을 뿐 지금과 같은 선입견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2001년 9월 11일 이후 모든 것이 바뀌었죠. 사실 인류의 역사에서 이슬람의 폭력이나 기독교의 폭력이나 우열을 가리기는 힘들지만, 어쨌든 이슬람은 '세계의 불안요소'로  각인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슬람 사회에서는 과연 오늘날의 세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요? 저자는 우리들이 보는 이슬람의 모습은 정보의 대부분을 서구 언론에 의지하기 떄문이라 말합니다. 저자는 1,500년의 찬란한 역사를 연 이슬람의 창시 내러티브, 무함마드와 초기 칼리프들의 일생에서 출발해 그 뒤로 펼쳐진 광대한 제국들의 시대를 거쳐, 최근 몇 세기 동안 이슬람을 황폐하게 만든 이념운동들과 9.11에 이르게 한 복잡한 갈등에 이르기까지 이슬람 세계를 관통하는 거대한 흐름을 흡입력 있는 문체로 풀어 냅니다. 이 흐름을 알아야만 오늘날의 이슬람과 이슬람이 세계를 보는 방식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죠. 무엇보다 이슬람이 폭력의 종교가 아닌 것은 물론이며, 민주주의의 반대 개념도 아니란 것을 보여줍니다. 즉, 서구의 이슬람 공포증을 치료하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알던 것과는 분명 다른 이야기겠죠? 우리에게 허용된 만큼이나마 인식의 객관성을 추구하려는 독자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반란의 세계사

오준호 저
미지북스 | 2011년 08월


대기업의 시선에선 대형마트는 유통혁신이지만, 지역 상인들의 시선에선 생존권 위협입니다. 이 양자의 관점 사이에서 객관은 없습니다. 대기업의 시선에서 마트의 확산을 장려하거나, 영세 상인의 입장에서 마트를 제한하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하죠. 물론 마트를 유지하면서, 지역 상권을 보호하는 새로운 정책을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 역시 '객관'이라기 보다는 '일시적인 절충'일 뿐인 것 같아요. 두 입장은 섞인 것이 아니고, 서로 양보한 것일 뿐이니까요. 어느 한 쪽이 조금만 움직이면, 나머지 한 쪽이 다시 전투를 준비할겁니다. 그만큼 사회적 위치에 따른 입장은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오래' 대립합니다.

그런 만큼 역사를 읽을 때도 그것이 누구의 입장, 시선에서 쓰여졌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반란의 세계사'라는 접근 방식은 의미가 있죠. 반란은 애초에 사회에서 소외된 자들 혹은 권력의 핵심부로부터 배제된 자들이 수행하는 것이니까요.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봤는지는 '반란'을 읽으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절해고도에 위리안치하라

안대회 저/이종묵 저
북스코프 | 2011년 08월


위리안치는 유배객이 머무는 집의 지붕 높이까지 가시나무를 둘러치고 그 안에 유배객을 유폐시키는 형벌입니다. 귀양 + 가택연금인 셈이죠. 죄인을 외부와 완전히 격리시켜 개구멍 같은 작은 틈으로 먹을 것을 넣어 주어 목숨을 연장하도록 한 가혹한 형벌입니다. 게다가 유배는 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무기형입니다. 결국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유배된 자들의 시선일텐데, 아마도 이들의 시선엔 하나같이 외로움과 절망 같은 것들이 담기기 쉬웠을 겁니다.

하지만 유배객들의 삶도 제각각이었습니다. 절해고도 외로운 섬에서 몸과 마음의 안식을 얻는 경우도 있었고, 고통을 예술로 꽃피운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비슷한 처지에 있다고 해도 모두 세상을 동일하게 보는 것은 아니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은 처한 상황(객관)과 그에 대한 대응(주관)을 통해 삶을 일구어 간다는 것을 깨닫게 되죠. 인간의 시선은 자신의 환경과 무관하진 않지만, 절대적으로 종속되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유배지에서 일구어 낸 삶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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