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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진행되는 [교양도서 아지트AZIT]에서는 의미있는 신간, 고전, 독서주제, 출판사, 저자 등을 선정해 추천합니다. 동시에 한 권에서 완성되는 독서가 아니라, 다음 책으로 계속 다리를 놓으며 "책 한 권, 그 이상"을 지향하려 합니다. 양질의 컨텐츠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니, 조금 더 넓고 깊은 독서를 원하시는 인문/역사/정치사회/교양과학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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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충성

에릭 펠턴 저/윤영삼 역
문학동네 | 2013년 08월

 

 

충성, 그 '오염된 미덕'을 성찰한다

 

 

최근 군대 생활을 체험하는 한 예능 프로가 인기다. 군대를 다시 들어가는 꿈을 꿨다며 악몽이라 말하는 이들을 수없이 봐왔다. 악몽이었던 체험이 예능 프로의 소재가 되는 기이한 현상 안에서 ‘충성’의 복잡미묘한 특성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고 얘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상명하복(上命下服)’ 혹은 ‘절대복종’의 엄격한 군율을 떠올릴 때 충성은 몹시 지긋지긋하고 권위적이며 낡은 것이 된다. 하지만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이라면 동료를 버리지 않는 전우애로 생사를 가르는 귀중하고 절대절명의 것이 될 수 있다.


1953년 8월 눈보라 속에서 히말라야의 K2 봉우리에 오르기 위해 등반에 나선 여덟 명의 미국인들이 있었다. 거의 정상에 다다른 지점에서 대원 중 한 사람이었던 아트 길키의 다리에 피가 뭉치는 증상이 나타났고 그를 하산시키기 위해 함께 내려오던 도중 아브루치 능선에서 손가락에 동산이 걸린 다른 한 대원이 밧줄을 놓치며 45도 경사면으로 굴러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가 떨어지면서 그와 함께 밧줄로 연결되었던 사람들 모두가 추락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이 밧줄 맨 위에 있던 사람이 길키를 업고 있던 피트 스코닝이었다. 그는 그 상황에서 팽팽해진 밧줄을 팔에 감아 당기기 시작했다. 스코닝이 길키를 업은 채 다섯 명의 무게를 혼자서 버텨주자 밑의 동료들이 밧줄을 타고 올라올 수 있었다. 스코닝이 했던 기술은 암벽등반에서 말하는 ‘빌레이belay’이다. 43년 후 기자 존 크라카우거는 돈을 내고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등반대에 참여한다. 등반대에 참여한 사람들은 수십 명에 달했지만 서로를 잘 알지 못했으며 6만 5,000달러라는 거금을 지불한 개인적인 탐험에만 골몰했다. 모두 정상에 올랐으나 캠프로 내려오는 길에 여덟 명이 죽었다. 사고 원인은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결국 그들이 한 팀으로 뭉치지 않았기 때문이 가장 크다.

 

충성은 신뢰에 관한 것이다. 믿지 못하는 시대에 친구는 담보 대출로 맺어진 관계만큼이나 불확실하다. 충성이 없으면 사랑도 존재할 수 없다. 충성이 없으면 가족도 존재할 수 없다. 충성이 없으면 친구도 존재할 수 없다. 충성이 없으면 공동체나 국가에 헌신할 수도 없다. 충성이 없으면 사회가 유지될 수 없다. (…) 토머스 홉스는 자연상태의 삶이 “고독하고 초라하고 더럽고 야만적이며 부족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발전한 사회에서도 우리는 밤에 문을 잠가야 하고, 사무실의 금고는 눈을 뜨고 있을 때에도 잠가둬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하지만 삶을 조금이나마 덜 지저분하고 덜 야만적으로 만드는 관계는 우리의 본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관계이다. 도둑이라고 의심이 가는 사람 옆에서는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없다. 믿음이 핵심이다. 충성이란 믿을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미덕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충성이란 여전히 맹목적이거나 부정적인 이미지와 결부된 것이다. 연일 신문에서 보도되고 있는 전(前) 대통령의 재산 은닉과 세금 탈루는 국민과 정의가 아니라 그들의 이익을 지켜주는 보스만을 충성의 대상으로 삼은 몇몇 정치가들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 생각해보자. 이들의 소위 ‘저질 충성’을 보고 우리는 충성이 바로 그러한 것이라 생각해 온 것은 아니었을까. 이렇게 충성의 본질적 가치가 훼손되어 있는 만큼 우리에겐 충성의 본모습과 본래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충성을 드러내는 방식에 대한 고민과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 그것이 스노든이 택한 ‘양심을 건 폭로’의 방식이든, 그 이전의 부끄러움과 분노를 드러내는 방식이든 충성을 되세우기 위한 자신의 방식에 대한 고민은 간절하다. 에릭 펠턴의 『위험한 충성』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충성이 어떤 미덕인지 제대로 사유할 수 있게 될 것이고, 그를 통해 충성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우리에게 필요한 충성의 방식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담당편집자 강명효 실장

 

 


 

 

[함께 읽으면 좋은 책]by 문학동네 강명효 실장 

 

삶을 바꾼 만남

정민 저
문학동네 | 2011년 12월
‘충성’이 믿음과 신뢰, 헌신이기도 하다면, 우리는 <삶을 바꾼 만남>에서 그 아름다운 관계가 어떻게 사람을 바꿔놓는지, 그 모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알게 된다.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전방위 지식인 다산 정약용 그가 강진 유배 시절에 만난 더벅머리 소년, 황상. ‘저 같이 아둔한 아이도 공부할 수 있느냐’는 황상의 물음에 ‘너 같은 아이라야 공부를 할 수 있다’며 평생을 경영할 가르침을 준 스승 다산. 다산의 수많았던 제자들 중에서 오로지 단 한 사람 황상만이 다산의 가르침을 따라 평생을 살아갔다. 그 아름다운 만남과 그리고 사제간의 도타운 정리 속에서 가슴 뜨거운 감동을 맛볼 수 있으며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다산의 인간적인 면모를 발견하는 즐거움도 가득하다.



 

자백의 대가

티에리 크루벨리에 저
글항아리 | 2012년 10월

캄보디아 폴 포트의 크메르 루즈에 의해 자행된 학살은 인류 역사상 가장 잔혹한 만행 중 하나로 기록된다. 프놈펜의 뚤슬렝 S-21에서 고문을 통해 받아낸 거짓 자백으로 1만2000명을 죽인 고문 및 사형 책임자 깡 켁 이우. 본명보다는 두크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그가 국제 전범 재판소에 섰다.  

“한 인간으로서, 정의를 믿는 한 사람으로서 제가 몸담았던 캄푸치아 공산당이 이 모든 불행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도망쳐 나올 수도 없었고 무조건 상급 기관의 명령에 복종해야 했으니까요. 저는 감옥에서 사람들을 심문하는 일을 주로 했어요. 결코 내 손으로 누군가를 죽인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죽이진 않았어도 분명 저 대신 다른 사람이 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죠. (…) 저는 혁명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고 제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그 당시엔 혁명 세력이 세운 정권을 자랑스럽게 생각한 것 같아요.”

‘충성’이 오염되고 훼손될 때, 우리는 이런 비극을 목도하게 되고, 그 비극 속에 갇히게 될 위험은 여전히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충성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인간 본성에 대한 한 편의 드라마를 볼 수 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발견하게 될 진실이 비록 섬뜩한 것일지라도 끝까지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충성의 인문학 세트

정민 저/티에리 크루벨리에 저/에릭 펠턴 저
YES24 | 2013년 08월

[3권 함께 구매시 예스포인트 3,000원 추가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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