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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책읽는 주말/북켄드] 4월 - 들리지 않아도 | B리뷰 2011-04-30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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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들리지 않아도

사토 리에 저/한성례 역
이덴슬리벨(EAT&SLEEPWELL) | 2011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바쁘다"는 뜻의 망 (忙)은 마음(心)을 잃다(亡)라고 씁니다. "잊다"라는 뜻의 망(忘)자도 마음(心)을 잃다(亡)라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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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티스는 마음과 술은 팔아도 몸은 파는 직업이 아닌 것."


이라고 자신의 직업관을 밝히는 사토 리에는 화려한 긴자의 넘버원 호스티스다.
프로필 사진만 보아도 알 수 있듯 아주 아름다운 여성이며 온화하게까지 보이는데, 그녀의 책 제목은 [들리지 않아도]였다. 그 뒤 생략된 문장들이 머릿속을 간질이는 가운데, 얼마 읽지 않아 곧 그녀가 여느 호스티스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들리지 않아도는 그녀 자신을 향해 있는 화살표였던 것이다.

생후 22개월, 수막염을 앓은 뒤 찾아온 장애는 평생 그녀를 장애인으로 살게 만들어 버렸다. 말을 할 수 없고 들을 수 없다는 것! 표현의 핸디캡을 안고 인생의 출발선에 섰던 그녀는 부모님이 공무원과 간호사여서 넉넉했을 가정형편과는 상관없이 얼마간의 방황의 세월을 거친다. 마치 통과의례처럼.
그리고 헬렌켈러나 베토벤처럼 핸디캡의 꼬리표를 떼어버렸다. 더이상 표현의 장애는 그녀를 슬프게 하지 않았다.

단점을 장점화 하여 그녀는 이제 긴자에선 유일무이한 "필담 호스티스"로 유명해졌는데, 메모지와 펜으로 하는 접객행위는 손님들로 하여금 위안과 다정함을 느끼게 만들었던 것이다. 차분하면서도 재치있는 필담이 단골들이 그녀를 사랑하게 된 매력점이 되어 화려한 밀당의 세계에서 승자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유혹하고 스마트하게 물러나기 기술을 노련하게 구사하는 그녀이지만 처음부터 완벽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세월이 흘러가며 호의적이지 못한 사람들도 만나고 해를 끼치려는 사람들도 만나면서 세상을 향해 더 강하게 밀고 나악 부딪혀가며 단단해진 마음이 타인을 향해 열리면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너는 신에게 귀를 빼앗겼다"며 장애학생을 괴롭혔던 선생과 8년만에 우연히 다시 마주쳤을때엔 사실 따귀라도 때려주길 바랬었다. 동등한 성인이 된 그녀 앞에 나타난 스승이라는 작자가 너무나 뻔뻔스러웠기에....하지만 그녀는 우아하게 복수(?)했고 소원했던 가족과의 화해도 도모중인듯 했다.

장애를 물건처럼 팔고 싶지 않았다던 그녀가 왜 마음을 바꾸어 출판하게 되었는지 이제야 알 것만 같다. 그 이유가 제목의 뒤에 생략된 문장이었던 것이다. 큰 눈이 매력적인 너무나 아름다운 84년생 아가씨는 여전히 세상이라는 바다를 항해 중이다. 때로는 폭풍을 만날테고, 때로는 순풍을 만나면서 더욱더 멋진 항해사가 될 것이다. 도망가지 않고 숨어지내지 않고 그녀답게! 당당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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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곤충소년 | B리뷰 2011-04-30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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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곤충 소년

제프리 디버 저/유소영 역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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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형 범죄자는 중독자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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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나토 카리시는 [속삭이는 자]에서 연쇄살인범의 형태를 망상가형, 선교자형, 권력추구형, 쾌락추구형, 속삭이는자로 분류하면서 그들은 결코 멈추지도 쉽게 잡히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경고했다. 완벽한 구성으로 글의 재미를 한계점까지 몰곡는 작가 제프리 디버 역시 같은 생각을 지닌 듯 했다. 링컨 라임 시리즈 세번째 이야기인 [곤충 소년]을 통해 그는 진행형 범죄자는 중독자와 같다는 사실을 풀어내고 있다. 

소설은 라임이 1%의 가능성에 희망을 걸고 신경세포 수술을 받기 위해 미국 남부 노스캐롤라이나의 한 메디컬 센터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전신마비 범죄학자인 라임을 찾아온 짐 벨은 롤랜드 벨의 사촌으로 파케노크 카운티의 보안관으로 재직 중인데 납치 사건의 자문을 의뢰하며 수술 전 이틀의 시간을 내어달라고 부탁한다. 젊은 두 여인의 무사귀환을 위해.

결국 수락하게 된 라임과 색스는 가족 모두가 사망해서 양부모에게 위탁된 천재 곤충 소년 개릿 핸런을 뒤쫓게 되고, 16세의 소년이 심취한 취미생활 속에서 단서들을 찾아나갔다. 주변 지형과 곤충들에 해박한 개릿은 쉽게 잡히지 않았지만 라임과 색스는 포기하지 않고 그의 습성을 쫓아 결국엔 두번째로 잡혀갔던 간호사 리디아 조핸슨을 구출하기에 이른다. 곧이어 메리베스도 구출되지만 경관에게 총을 발사했던 색스는 수감되고 라임은 수술을 받지 못하게 되었으며 듬직한 톰은 총상을 입고 입원하게 된다. 

고등학생 소년 하나가 살해당하고 여대샌 1명이 납치 되었으며 다음날 간호사마저 납치된 사건에 뛰어들었던 라임과 색스는 위기에 봉착하지만 결국 모든 증거가 라임의 손을 들어주게 되어 색스의 혐의를 무죄로 벗길 수 있게 된다. "곤충소년"으로 불리던 개릿도 가족을 살해한 일당들이 밝혀지고 나서 더이상 마을의 천덕꾸러기로 여겨지지 않게 되었고 좋은 가정에 새로 입양되는 것으로 소설은 끝을 맺는다. 

[곤충소년]에서 소년은 범인으로 오인받게 된다. 가족까지 살해된 가운데 범인으로까지 몰리지만 그는 복수를 꿈꾸기 보다는 자연생명탐구에 더 열중해 있다. 소년과 비교했을 때 일당들은 얼마나 추악해 보이는지 모른다. 다 가졌지만 더 가지기 위해 남의 위해하고 그들의 목숨을 빼앗기를 서슴치 않으며 공생보다는 공멸을 추구하는 그들의 욕심은 인간 본연의 것인지 묻게 만든다. 추악함 속에서도 인간에 대한 희망을 잃게 만들지 않도록 "정의"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라임이 오늘따라 더 고맙게 느껴진다. 이번 권에서는 반전과 트릭의 묘미에 감탄하기 보다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증명해내는 라임의 노력과 끈질김에 감탄해야 옳을 것이다. 

곤충이 가족을 잃은 소년에게 가족이 되고 위안이 되었듯 인간에게 실망하는 우리에게 끊임없는 위로가 되는 라임 시리즈가 계속되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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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 속 여행 | B리뷰 2011-04-3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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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구 속 여행

쥘 베른 저/김석희 역
열림원 | 2007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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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내장을 구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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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터울인 동생은 참 책을 안 읽는다. 녀석이 평생 읽은 책이 내가 한 달간 읽은 책보다 좀 많을까? 그 정도이지만 녀석의 좋은 책 골라내는 재능은 가히 살인적이다. 깜짝 놀랄만큼 정확하고 날카롭다. 주로 자기계발서나 처세서등을 읽는 동생이 골라낸 책들은 꽤나 책을 많이 읽고산다는 내가 골라낸 것보다 괜찮다. 그래서 가끔 한번씩은 녀석이 근래에 읽는 책의 리스트가 있는지 확인하는 버릇이 생겨버렸다.  함께 읽고자.

그런 녀석이 [지구 속 여행]이라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도중에 원작을 읽었다는 놀라운 고백을 했다. 읽는 책의 수도 많지않고 더군다나 편식독서를 하고 있는 녀석이 소설이라니...그것도 쥘 베른의 소설을......!!

순간 심봉사가 눈을 크게 뜨는 순간이 바로 이런 순간이 아닐까 싶어질만큼 두 눈이 크게 떠졌는데, 녀석도 겸연쩍었는지 재미있었노라고 변명하듯 덧붙였다.  좋은 책 골라내기 선수인 동생의 손에 들려진 [지구 속 여행]은 [80일간의 세계일주],[해저2만리]등을 써낸 작가 쥘 베른의 작품이다. 충직한 안내인, 헌신적인 조카, 확고한 신념을 가진 학자가 지구의 내장을 구경하러 지구 속으로 여행을 감행하는 과학소설이며 동시에 교육적 요소와 오락적 요소까지 골고루 섞여 있는 소설이다. 지금도 평범한 우리들은 지구의 중심으로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 과학이 발달해 지구 속에 무엇이 있는지 공부해왔고 쥘 베른보다 더 해박한 지식들을 검색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지구 속 여행은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여기며 살고 있다. 저 중심에서 마그마가 뿜어져 나오지 않을까? 너무 뜨거운 열기로 중심에 다다르지 못할거야!라는 그때의 사람들과 별반 달라지지 않았을 생각들을 가지고.

하지만 1863년 5월, 별반 과학적 장비를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도 리델브로크 교수와 그의 조카 악셀은 지구 중심으로 가는 길에 올랐다. 운명이 이끄는대로. 솜털오리 사냥꾼인 한스를 동반한 채로. 스노리 스투를루손의 [헤임스크링글라]의 룬문자 해독이 가져다준 여행은 스타르타리스 봉우리부터 시작되어 세 개의 구멍과 지하 64km를 지나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동부지방 활화산인 에트나 화산으로까지 이어진다. 

게르만 민족이 1c부터 사용한 표음문자이며 5~8c에 가장 성행했다고 알려진 룬문자로 쓰여진 "7월 1일 스테펠스 요클의 분화구 안으로 내려가면 지구의 중심에 도달할 수 있다"는 아르네 사크누셈의 글만으로 단행되어진 무모한 여행은 절반의 성공으로 끝이 났지만 그 당시는 물론 지금 역시, 그 누구도 쉽게 실행하지 못할 일을 상상해낸 쥘 베른은 그 어떤 판타지 보다 멋진 SF를 완성해냈다. 

앙리 4세의 '낭트칙령'으로 유명한 낭트태생인 작가는 [삼총사]의 작가 뒤마와 친구이며 법률공부,증권거래소 근무,시의회의원으로 당선되어 작가로서의 삶외에도 사회적으로 부유하고 성공한 인물이었다. 이렇게 축복만 받으며 살아온 사람도 드물지 않을까 감탄스러울 지경의 프로필을 뽐내던 그도 백내장과 당료로 77세에 별세했다고 한다. 

만약 쥘 베른이 현대를 살고 있었다면 어떤 SF를 상상해냈을지 궁금한 가운데 노스트라다무스와 쥘 베른이 지금 동시대에 살고 있다면 참 재미있었겠다는 엉뚱한 상상을 끝으로 책읽기를 마치고 [지구 속 여행]을 책장에 꽂아두었다. 추후 동생과 더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게 되길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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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짜 변경선 | B리뷰 2011-04-3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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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날짜 변경선

전삼혜 저
문학동네 | 201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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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걸어줄께...우리는 백지 위에서 어디로든 갈 수 있다...내 언어와 내 기억을 믿어...나 자신에게는 절대 지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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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걸어줄께,우리는 백지 위에서 어디로든 갈 수 있다...

백 권의 책을 읽고도 변화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과 마주할때엔 과연 이 사람에게 책이 끼치는 영향력은 자양분이 하나도 없는 거죽같이 느껴져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것이 책이 아닌가 싶어진다. 하지만 반대로 [날짜변경선]처럼 좋은 청소년 소설을 읽게 될 때엔 책이 문제가 아니라 책 읽는 사람에게 문제가 많음을 깨닫게 되어 또다시 희망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기도 한다. 

제이 아셰르작 [루머의 루머의 루머]를 읽고 있다는 한 이웃의 쪽지를 건네받는 순간 소설을 읽었을때의 안타까움이 떠올려졌다. "그게 최선이었습니까?"라고 김주원처럼 버럭 소리지르고 싶었던 소설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제 읽은 [날짜변경선]은 그 반대의 느낌을 선물했는데 "이게 최선이라면"으로 긍정의 기분을 느끼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보통 청소년 성장 소설은 어둡게 시작해서 밝게 끝나거나 시종일관 밝게 진행되기 마련인데, 소설은 평지에서 시작해 굴곡없이 평지에서 끝난다.  재미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기복을 그래프화하자면 그랬다. 말미의 극대화된 감동을 위해 주인공들을 일부러 극한의 위기로 몰아넣지도 않았으며 반항심이나 영웅심으로 똘똘 무장한 단독 주인공을 내세우지도 않았다. "요즘 아이들 책을 안읽는다"라는 어른들 말을 살짝 비켜갈 고1,고2 문학청소년들이 주축이 되어 있다. 


내 언어와 내 기억을 믿어...


그들은 예고 문창반 우진, 만년 백일장 참가생이기만 한 현수, 나왔다하면 상을 휩쓸어버리는 유명한 윤희였다. 

가장 재능이 뛰어난 윤희는 왕따였던 과거를 팔아 상을 휩쓸고 있다는 우진의 옛악플과 달리 자신을 왕따시켰지만 언제 그랬냐는듯이 주변에 머물고 있는 친구들과 그런 그들에게 아무말도 하지 못했던 자신을 향한 "화"를 글로 풀어내고 있는 소녀였다. 세상의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적는 것으로 풀어가며 자신과의 화해를 시도하면서도 정작 사람들의 악의에 대해서는 여전히 묵묵무답으로 변명을 늘어놓지 않았다. 나이에 비해 성숙하게 풀어내고 있지만 그 상처는 그녀의 성장과 함께 후퇴하지도 잊혀지지도 않았으며 여전히 같이 성장하고 있었다. 그래서 뛰어난 글재주에도 불구하고 문창과가 아닌 사범대로 진로를 결정했다. 자신과 같은 아이들에게 자신이 만났던 선생과는 다른 모습의 선생이 되기 위해.

간간히 상을 타고는 있지만 과거 윤희의 글을 훔쳐 상을 탔던 경력과 그녀에 대한 악플을 올렸던 우진은 문창과 합격을 꿈꾸는 문학도다. 살리에르처럼 윤희의 빛나는 재능에 몸살을 앓고 편입한 예고 문창과 급우들의 천재성 속에서 파묻히지 않기 위해 자신만의 몸무림을 치는 가장 열정적인 캐릭터인 동시에 인간적인 캐릭터다. 정말로 글이 좋아 글을 놓칠 수 없는 그에게선 너무 즐거워 이게 아니면 안돼!라는 것이 간절히 느껴진다. 

반대로 만년 백일장 참가인원수만 채우고 있는 현수는 단 한번도 수상을 하지 못했지만 부모님의 우려와 담임의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백일장 참가를 멈추지 않고 있다. 묵묵히, 꾸준히 하고 있지만 재능이 없어보이고 열정적이지도 못한 자신의 모습에 흔들릴 때 한솔을 가장한 윤희와 만나게 되고 원래부터 친분이 있던 우진과 셋이 함께하며 자신에게 "글"이란 어떤 존재인지 답을 얻었다. 문창과 거절이유를 "잘 쓰고 못 쓰고 상관없이. 이게 즐거워. 이게 아니면 안 돼. 그렇게 생각하는 애들이 가는 거야."라고 밝혔던 윤희의 말처럼 그 역시 우진과 마찬가지였다. 마땅찮아하는 담임과 엄마와 싸우고 서라도 상 하나 주지 않는 백일장에 나가기로 결심을 굳힌다. 단 여태 무관심했던 아버지로부터 "뭐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해 봐라"는 긍정의 답을 얻은 채. 

나 자신에게는 절대 지지 않기...

우진, 윤희, 현수는 백일장 키드다. "날짜변경선"을 수시로 접속하며 전국의 백일장에 참가한다. 그 사이 자신의 재능과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현수는 우진과 윤희를 만나면서 재능과 미래가 아닌 자신에 대한 확신의 답을 얻어냈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아냈으므로. [날짜변경선]은 이 답만으로도 따뜻한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좋은 성장소설이 된다. 게다가 읽는 내내 "비교"보다는 "이해"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 준 소설이었다. 그래서 참 따뜻했다. 이 소설의 느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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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책읽는 주말/북켄드] 4월 - 꾼 | B리뷰 2011-04-28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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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이화경 저
뿔(웅진문학에디션) | 201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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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왕과 조선 최고 이야기꾼 사내의 세상을 건 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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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수, 책 읽어주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접했던 것은 드라마였다. [별순검]의 열혈시청자여서 단 한 회도 빠짐없이 즐겨보았는데, 그 중 어느 이야기 속에 책을 읽어주는 남자라는 직업이 등장해서 신기했었다. 책을 읽어주다니....!!


"저는 검은 놈입니다"했던 김흑이 죽음으로써 소설은 끝을 맺지만 이야기를 통해 시대상을 알아가는 재미는 결코 끝맺음되지 않았다. 조선시대엔 양반과 왕족만이 사람답게 살아갈 권리를 가진 척박한 시대처럼 여겨지는데, 승려나 글쟁이들조차 자신의 제 할 일을 함부로 다 하지 못하던 시대였으니 더이상 말해 무엇하겠는가. 근질근질했을 글쟁이들의 손끝은 아마 구전이라는 이야기라도 이야기를 풀고 싶지 않았을까. 그래서 구전문학이 승세였을까? 찾아보면 그것도 그렇지가 못했다. 

누구보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기회를 허락했을 법한 왕 정조가 문체반정이라는 문화운동을 일으키며 글의 다양한 장르를 저해했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연암 박지원의 글조차 세상에서 사라질뻔 했고 "이야기"를 상품으로 사고파는 행위가 반역과 연결되었다는 당시의 시대상황과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붐을 이루는 요즘과 비교하자니 그 차이가 너무나 어마어마하게 느껴졌다. 살 수 있는 시대를 고르라면 연암은 조선을 버리고 대한민국을 택하지 않았을까. 

사람사는데 이야기는 빠질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이를 물어날으는 사람들의 입은 또 얼마나 가벼운가. 
모든 이야기가 교훈적일 수만은 없으며 가볍다고 해서 퇴폐적일 수도 없는 것임을 사람들이 점차 알아가는 것은 인간의 진화와 맞물려가는 행위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을 튼 소설은 정조 왕을 나랏님으로 두고 이옥이라는 실존 인물을 이결로 둔갑시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조선의 이야기 왕이 되고자 했던 김흑의 이야기 속엔 술막 주모의 사랑이야기, 선비 이결의 글쟁이로서 불운했던 삶, 임경업 장군의 죽음에 울컥해 낫으로 사람을 찌를 민초 이야기, 고자 남편으로 인해 수절과부 인생을 살아야했던 양반집 부녀자의 숨겨둔 비밀, 장애를 가진 처녀와 김흑의 사랑이야기 등등 이야기 꾼들의 입담을 거쳐 나오는 세상 얘기는 그 재미가 끝날 줄을 모른다. 천일야화를 읽을때처럼 밤새 읽으며 그 속의 재미뿐만 아니라 담긴 시대상과 그럴 수 밖에 없었을 상황에 안타까움이 더해졌다. 

작가 최명희의 [혼불]계승작이라고 칭찬을 받은 [꾼]은 이야기 하나로 세상을 희롱한 조선의 책 읽어주는 남자의 사연인 동시에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역사가 담겨 그 재미를 한 층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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