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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책읽는 주말/북켄드] 5월 - 합★체 | B리뷰 2011-05-3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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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합★체

박지리 저
사계절 | 2010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제 8회 사계절 문학상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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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7  사람들은 아버지를 난쟁이라 불렀다

앞으로 계속 반복될 이 문장이 처음엔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이 떠올려져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지만 차츰 형제의 컴플렉스가 드러나는 문장임을 깨닫게 되었다. 타고난 쇼쟁이로 소개되는 아버지에 대한 추억이라기보다 아버지처럼 살다 죽을까봐 겁내는 사춘기 청소년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도시에는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난쟁이인 아버지는 하늘로 많은 공을 쏘아올리는 쇼쟁이가 될 수 밖에 없었는데 결국 그는 그 작은 키가 원인이 됭 차에 치여죽었다. "실수로~"라는 변명이 아닌 "너무 작아서 보이지 않았다"가 사고사의 원인이 되는 슬픔을 뒤로한채.

좋아하는 여학생보다 키가 작고 줄곳 소수점까지도 똑같았던 쌍둥이 형보다도 작아진 "체"는 똥줄타게 마음이 급해졌다. 성장판이 이대로 멈추어버리면 아버지처럼 살게 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치매걸린 노인으로 판명난 약수도사, 계도사의 말까지도 철썩같이 믿고 싶어졌고 종국엔 형을 꾀어 계룡산 동굴에서 33일 버티기에 돌입했다.

곰도 아니고 호랑이도 아니고 이미 사람인 그들의 동물생활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인의 정체와 함께 무너져 버렸고 키가 클 수 있는 비기가 사기였다는 사실에 실망한 그들의 키는 방학이 끝나도 똑같았다.

하지만 심신수련을 거친 그들의 일상이 조금씩 변하고 있었는데, 키 때문에 지레 포기했던 일들을 포기하지 않았더니 기적같은 일들이 일어났다. 농구시합 득점 같은.

그리고 자신들도 깨닫지 못한 사이, 키는 조금씩 자라고 있었다. 옷길이가 짧아진 것으로 표시를 팍팍내주면서.

사실 성장소설이 너무 교훈적이면 재미가 떨어진다. 그렇다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한 성장소설에 일탈과 약탈만 일삼아 그들의 성장 자양분에 방부제를 뿌려댈 수도 없는 일이다.그래서 그 적당한 선에서의 수위 조절이 필요한데, 그 강도가 아주 잘 조절된 소설이 합★체였다.

제목이 딱 그들을 대변하듯 보여주며 타인이 모르는 나만의 고민들을 책읽는 모두와 함께 나누며 공감을 이끌어낸 합★체형제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난쏘공은 슬프게 끝을 맺었지만 합★체는 유쾌하게 끝맺음으로써 우리에게 오늘을 열심히 살아냈을때 부수적으로 얻어지는 기적의 힘을 믿게 만든다. 많은 청소년들이 이 점을 책 속에서 발견해 내었으면 좋겠다. 보물찾기는 소풍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책읽기 속에서도 찾아낼 수 있음을 알아주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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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의 말 | B리뷰 2011-05-31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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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부처의 말

코이케 류노스케 저/양영철 역/김재성 감수
21세기북스 | 2011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법구경 380. 자기 마음의 주인이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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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의 말]과 [행복의 함정] 두 권의 책을 책상 앞에 두고 먼저 어떤 책을 읽을 것인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결국 [부처의 말]을 먼저 집어 들었는데, 그 이유는 "그 행복이 깊다"는 머릿말 때문이었다. 

약 2550년전 인도의 왕자로 태어난 고타마 싯다르타는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간직한 채 자라난 소년이었다. 이윽고 혼례를 치르고 가장이 되었지만 그 속에 채워지지 않는 갈망을 수행으로 채워보고자 수행자의 길로 들어섰고 29년의 삶과 고행으로 지낸 6년을 합해 그는 드디어 "부처"가 되었다. 

35세는 그렇게 깨달음을 얻은 나이지만 그의 인생은 순탄하지 않았다. 흔히 사서 고생한 사람에 속한 그는 끊임없는 질탄과 배신 그리고 이별의 아픔을 견뎌내면서 인류의 스승이 되어 나갔고 80세에 그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제자들에게 모범이 된 멘토였다. 

그의 위대함은 종교지도자라는 그의 위치에 있지 아니하고 그의 가르침에 있었다.  그 중 코이스케 류노스케 주지 스님이 골라낸 190여가지의 말 속에서 마음을 다스릴 용기와 희망의 불씨를 부지런히 찾아 메모하기 시작했는데 곧 그만두고 말았다. 평소 습관대로 메모하려 했더니 숫제 책 한 권을 다 베끼게 될 판이었으므로. 

그래서 대신 애벌읽기를 끝내고 빈노트를 꺼내 하루에 한 페이지씩 경건한 마음으로 베껴적기로 했다. 그 첫 페이지를 적어나가며 경쟁자를 고민하게 만드는 최고의 방법은 화를 내지 않고 밝은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오늘의 가르침을 뼛속에 새겨넣는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천천히 씹는 음식은 체하지 않듯이 서서히 소화해나가는 말들은 마음의 자양분이 되어 잘 소화되리라 믿는다. 

경집, 상응부경전, 중부경전, 법구경의 말씀이 행복을 깊게 만들어주리라 믿는다. 

세상에는 많은 재능을 지닌 스님들이 계신다. 설법을 잘하는 스님, 그림을 잘 그리는 스님, 시를 잘 짓는 스님, 가르침이 남다른 스님들이 계시지만 웹사이트에 '가출공간'을 만들고 카페를 관리하는 스님도 존재한다. 그것이 세상이다. 가장 규칙대로 살아갈 법한 그들의 세상에서 사실 가장 다양하게 살아가는 방식이 허용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

"자신의 것"과 "남의 것" 이 두 가지를 따지지 않는다면, 비록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더라도 행복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경집의 말씀을 가슴에 새겨넣는다.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 역시 나의 것이라 착각하고 살아왔던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 올 줄 미처 알지 못해 당황스럽지만. 

책의 첫 페이지에 이런 말이 남겨져 있다. 

어떤 페이지를 무심코 펼쳤을 때, 거기에 적혀 있는 부처의 말이 마음 속에 스르륵 스며들었으면 좋겠다

라고. 정말 마법처럼 그런 마음으로 읽혀지는 가르침을 눈 앞에 두고 한 페이지씩 욕심을 버리며 읽어나가는 일도 내겐 어느새 수행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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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의 그림 | B리뷰 2011-05-30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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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신의 그림

라인하르트 하베크 저/박미화 역
예문 | 2010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P. 135 언젠가 우리가 실제라고 믿는 것은 꿈의 세계보다 더 큰 환상이었음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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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사고를 가지게 되면 이 그림들의 진실을 바로 볼 수 있게 될까?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과학과 기적이 혼재하는 그림 속 세상은 무엇이 진실인지를 떠나 믿고 싶게 만드는 그 무엇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림 속 코드를 해독하는 일은 단순히 일요일 아침시간을 기다려 보고 있는 "서프라이즈"에 나올법한 소재로 하락시키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았다. 물론 놀라운 일이긴 했다. 

어떤 일은 재앙이었고 어떤 일은 기적이었으며 또 어떤 일은 황당한 일이기까지 했지만 그 모든 에피소드들을 제외해 놓더라도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살고 있는 평범한 우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것이다.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라는 이름의 전시회를 2001년부터 열고 있는 저자 라인하르트 하베크가 결국 말하고자 하던 것은 "우리가 아는 세계는 존재 가능한 세계중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이었다. 

인간이 가진 기능 중, 사고하고 이해하는 기능은 하나일 뿐인데 가끔 우리는 이해의 범위가 전세계적이고 전우주적인양 잘난척을 해댈때가 있다. 오만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잠재기능이기에 나 역시 피해갈 수가 없어 책을 읽다가 황당한 부분이 등장하면 "믿을 수 없어"라는 닫힌 생각들을 늘어놓곤 했다. 그리곤 바로 후회하게 되었지만. 

열린 사고를 가진다는 것은 이토록 어려운 일이었다. 가령 선사시대 동굴벽화 중 너무나 귀엽게 그려진 곰그림은 프랑스 쇼베 동굴벽화그림이었는데, 요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그림들과 별차별이 없어보여 깜짝 놀랐다. 마치 월트 디즈니가 타임머신을 타고 선사시대를 다녀온 것은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였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소설로 영화로 끊임없이 그 기적의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에데사의 만딜리온,토리노 수의 의 신비로운 이야기는 이 책 역시 수록하고 있었는데, 다른 책들과 다른 점이라면 수의의 주인공이 ab형이라는 점이었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ab형이었단 말인가? a형이나 o형에 비해 희귀한 혈액형인 ab형이었을 수도 있는 예수님의 형상이 새겨진 토리노 수의는 작년에 이미 몇몇 소설을 통해 그 역사적 사실을 지식화한 일이 있다. 

그밖에 엑스칼리버의 전설이나 여전히 의문투성이인 아서왕의 무덤, 십자가 모양의 잔디밭, 피눈물 흘리는 성모상은 알고 있는 미스터리들이었지만 명화 속의 UFO그림은 색다른 것이어서 언젠가 이 비밀에 대해서는 이번주부터 방영시간을 화요일 밤으로 옮긴 [명작스캔들]에서 그 작품들과 함께 논쟁 대상으로 붙여졌으면 싶어졌다. 좀 더 다양한 의견들을 들어볼 수 있도록.

P. 135  언젠가 우리가 실제라고 믿는 것은 꿈의 세계보다 더 큰 환상이었음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책을 읽고 가장 이 책을 잘 나타낼 수 있는 문장을 골라내게 되었는데 바로 135페이지의 단 한 줄이었다. 딱 이 문장이 작가가 하고픈 말이며 읽고난 우리들에게 남겨진 선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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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생각해 | B리뷰 2011-05-30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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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를 생각해

이은조 저
은행나무 | 201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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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28 없는 것보다 낫잖아. 그 말은 너무 쓸쓸해서 몸이 타 들어갈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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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다 저마다 각자의 생활방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표현하느냐 마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비슷비슷하게 보여도 그들의 삶은 하나같이 다르기만 하다. [나를 생각해]는 다르다는 것이 틀리다는 것과 같은 의미가 아님을 편안하게 알려주는 똑똑한 소설이었다. 이야기를 다 읽고나면 주요인물들을 떠올렸을때 여자들만으로 꽉찬 엘리베이터 속에 승원이라는 남자 하나만 타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실장이나 한사장, 박사장 등등 등장하는 남자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야기의 흐름상 떠올려지는 남자는 그 하나인 듯 했다.  나머지는 할머니 둘, 엄마 둘, 언니와 동거인과 동거인의 딸, 지나, 여배우, 옛친구 정민에 이르기까지 죄다 여자들만 있는데도 아마존같은 느낌이 아니라 한강에서 푸른 물고기들이 제 살길을 찾아 펄떡펄떡 뛰는 느낌을 전한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실장이 며칠째 소식이 없는 극단 명우를 끌고 나가는 건 첫작품을 극단에 올리게 된 유안이다. 감히 커밍아웃하지 못한 채 홀로남아 반성일기를 써가며 살아가는 외할머니,명품조연으로 거듭나고 있지만 인생의 위안은 바람나 이혼해버린 남편이 아닌 여자친구에게서 찾고 있는 엄마, 싱글맘의 집으로 독립한 언니 재영의 가족구성원인 유안에겐 가난하지만 열정적으로 매달릴 수 있는 일이있고 뜨뜨미지근하지만 결혼을 생각해볼 수 있음직한 남자 승원이 곁에 있다. 평범하게 흘러갈 것만 같았던 그녀의 일상이 변하게 된 것은 사라진 실장 대신 실장의 자리를 맡게 되면서부터다. 계속 될 것만 같던 남자친구와의 관계도 적신호가 켜지고 극 한편을 올리기 위해 성가신 일들은 죄다 그녀차지다. 결국 자리가 사람을 만든 것인지 연극은 대박이 나고 가정사는 화해모드 물살을 탔고 남자친구에게 가졌던 미련은 물탄듯 맹맹해져버렸다. 

공간이나 시간에 재약없이 그저 편안하게만 읽어도 좋을 소설은 서행의 속도로 독서를 이끌면서도 이야기가 가진 진국의 맛을 느끼게 만든다. 다르다는 것이 틀린 것인지 고민하는 사람들은 엄마 이전의 세대라면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변명하지 않고 살아가는 세대는 재영이후의 세대로 갈린다. 이해하든지 말든지 남들의 시선을 중요시여기지 않으며 살아가는 무덤덤한 언니 재영이나 시시콜콜 변명따윈 해대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동생 유안은 그래서 같은 색깔로 겹친 교집합 내음이 나는 사람들이다. 

사랑의 무늬가 같지 않듯 인생의 무늬도 다르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사람이 새겨넣는 나이테도 인생마다 판이하게 다를 것이다. 운명의 여신이 인간이라는 나무의 밑둥을 잘라 봤을때 그들 마음에 드는 나이테 문양을 가진 사람이 과연 몇사람이나 될까. 읽는 내내 나는 유안이 되어 이 사람도 이해하려 애써보고 저 사람도 이해하려 애써보았다. 유안은 소설을 이끌어 가는 동시에, 관찰자인 인물이 관찰하기 가장 좋은 위치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결국 사람에 대한 이해와 나를 사랑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의 여정이 담긴 소설이 바로 [나를 생각해]였던 것이다.

p. 28 없는 것보다 낫잖아. 그 말은 너무 쓸쓸해서 몸이 타 들어갈 것만 같았다

사실 그랬다. 없는 것보다 나아 곁에 사람을 두는 삶은 얼마나 재미없고 쓸쓸한 삶일까. 반대로 없는 것이 더 나아 곁에서 치워버린 삶 또한 쓸쓸하긴 마찬가지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함께 살아가는데 제약도 많고 시비도 많고 신경쓸 일들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래도 혼자 사는 것보다 함께 살아가는 이유를 소설 속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래서 위로가 되고 따뜻함이 느껴지고 종국에는 나를 사랑하게 만드는 힘을 소설이 가지고 있었다. 

읽어가며 녹아들며 나는 [나를 생각해]를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소설이 내게 남긴 긍정의 힘과 유안이 내게 가르쳐준 "어떻게 살아야하는 거야?"에 대한 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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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불가사의 (1) | B리뷰 2011-05-30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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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과학으로 여는 세계 불가사의 1

이종호 저
문화유람 | 2006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왕들의 계곡에 내린 파라오의 저주/계속되는 피라미드의 미스터리/플라톤과 아틀란티스/소돔과 고모라/스톤헨지/나스카문양/이스터섬/연금술/황금의 나라 엘도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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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100을 즐겨보다보면 일반적 상식이란 과거로부터 꾸준히 굳혀져 왔던 지식 더하기 급변하고 있는 시사적 내용까지를 포괄적으로 포함하는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했다. 학교다닐때는 줄줄 외웠던 역사와 지리, 수수께끼들이 왜 어른이 되고나면 머릿속에서 새카맣게 탄 재가 되어 쓸려버리는지 아쉬울 따름이지만 그래도 다시 불씨를 되살려주면 활활 타올라주는 지식들에게 일말의 고마움을 느끼면서 [세계 불가사의] 첫권을 읽어냈다. 

과학으로 여는 세계불가사의라는 제목이 붙여졌지만 과학적 실험이 주가 되거나 딱딱한 과학용어가 난무하는 책이 아니다. 할머니가 손자를 무릎에 앉혀놓고 도란도란 옛이야기 들려주듯 진행되는 이야기 속엔 신과 미지의 수수께끼에 도전한 인간들의 이야기가 들려져 나온다. 

예전부터 주목하고 있었던 스톤헨지와 이스터 섬의 비밀은 서프라이즈식의 놀라움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세운 사람들과 세우게 된 과정, 그들 외의 주변 설치물들과의 관계까지 조명해놓아 논리적으로 유적을 바라보게 만들었으며, 황금의 나라 엘도라도와 나스카 문양을 구경할 때엔 외계인보다는 어릴적 보았던 애니메이션 [태양의 소년 에스테반]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저 재미있게 보았던 애니메이션이 철저한 고증에 의거해 만들어졌구나를 깨닫게 되니 새삼 감탄스러웠고 그들의 용어 등장인물의 이름 하나하나에도 역사적 사실들이 숨겨져 있는 듯 해 퍼즐을 꿰어맞추듯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다. 또 한편의 애니메이션 [쿠스코쿠스코]도 함께 떠올려지며 쿠스코가 뜻하는 바를 책 속에서 찾아낼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발견자가 동시에 약탈자가 되어 문화를 훼손하는 존재가 되어버린다는 것도 알게 되었는데 가장 악랄한 약탈자는 무식이 줄줄 흐르는 피사로였고 그는 그의 문맹적 무식뿐만 아니라 사람에 대한 공명감도 없어 한때 사람이 살던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든 악마적 재능을 타고난 사람처럼 여겨졌다. 그의 발견이 역사적, 인류학적으로 얼마나 위대한 가치를 지니든 간에 그 후 그의 만행은 유적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은 것만은 확실해보였다. 

뿐만 아니라 익숙한 이집트의 이야기나 사라진 대륙 아틀란티스를 둘러싼 미스터리, 소돔과 고모라의 기후학적, 과학적 증명 등등은 아주 흥미로운 것들이었고 그 중 피라미드가 가진 이상한 힘은 보통의 우리들은 모르고 살았던 일이라 더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 장소가 무엇이간데 피라미드의 특정장소에서는 결정구조를 초기상태로 되돌려 놓는단 말인가. 사람도 일정시간 머무른다면 회춘할 수 있게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게 만들었다. 진시황이 이 사실을 알았다면 중국에도 피라미드를 세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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