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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이국기 : 바람의 만리 여명의 하늘 | B리뷰 2015-02-2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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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십이국기 6

오노 후유미 저/김소형 역
조은세상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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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만리 여명의 하늘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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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디게 나오는 신판을 기다리다 못해 도서관으로 뛰어갔다. 구판이 있을 것만 같았다. 여러 출판사를 통해 출판되었다는 이 유명한 판타지를 뒤늦게 읽고 발동걸려버린 관계로 나는 정신없이 도서관을 뒤지며 좀 더 깨끗한 상태로 읽을 수 있는 책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

 

열 두 나라가 있다. 열 두 왕이 있고 열 두 기린이 있어 존재하는 세상. 일본과 세상을 오가며 엮어지는 이야기는 그래서 매우 흥미롭고 매우 방대했다. 애초 하나의 주인공이 세상을 헤쳐나가는 기존의 애니메이션적인 이야기와 달리 십이국을 골고루 비추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다소 춘추전국적인 시각으로 퍼져 진행된다. 하지만 헷갈릴 이유가 없다. 이야기는 한 권, 한 권 그 에피소드를 그 권 수에서 끝내기 때문에.

 

'바람의 만리 여명의 하믈'은 2권으로 나눠져 있었다. 신판으로 나온다면 한 권 분량이겠지만 이유야 어쨌든 이야기 속에는 이미 전편에서 경의 여왕으로 등극한 요코와 다른 처지의 두 소녀들이 등장한다. 비슷한 나이의 세 소녀에게 펼쳐진 다른 인생길.

 

먼저 경의 여왕으로 등극한 요코는 일본에서 태어나 기린의 택함을 받았다. 싫어도 왕이 되어야 하는 상황. 경은 차츰 안정되어 가는 듯 했으나 요코는 여전히 어설프다. 요코처럼 일본에서 건너온 스즈는 가난하여 14살에 첩으로 팔려가다  이쪽 세상으로 빠졌으나 이곳에서의 삶도 고달프기는 매한가지였다. 도무지 말을 알아들을 수도 없고 좋은 신분을 가질 수도 없으니 고생이 당연한 일. 그러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이나 여왕이 된 요코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그녀를 만나게 되면 자신을 대우해주지 않을까. 이 시궁창 같은 삶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간절히 바라게 되었다. 제발 나를 만나줘. 라고.

 

반면에 방극국의 봉왕 츄타츠의 딸로 태어났으나 봉기가 일어나 그 자리에서 끌어내려진 왕녀 쇼우케이. 달라진 환경 속에 적응하지 못하고 원망만 쌓여갔던 그녀에게 요코의 소식은 기름에 불을 붓는 격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아비의 폭정에 귀를 닫고 자신의 의무를 져버린 일조차 변명하며 자기 합리화만 일삼는 방의 공주는 귀를 닫고 원망하고 질투만 하다 겨우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다. 왕이 없는 나라가 어떻게 되는지...나라가 어떻게 황폐해져 가는지......!

 

이 세 소녀가 한 곳에서 만나게 될까. 1권만 읽었으니 아직은 알 수 없고 아직 이야기가 끝맺음 되지 않았으니 어느 권에서도 다시 이야기 될 수 있겠지만 나는 이 세 소녀가 동시에 만나졌을 때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졌다. 아무리 상상을 해도 잘 되지 않았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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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를 그리다 | B리뷰 2015-02-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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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개를 그리다

정우열 저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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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보고 싶은 책이 있었다.

올드독이라는 네이밍으로 귀엽게 그려진 캐릭터들을 볼 때마다 그 캐릭터를 탄생 시킨 작가의 개들이 궁금했다.

어느 날 작가가 두 마리의 반려견 소리와 풋코를 데리고 제주도로 이사갔다는 글을 읽고 나선 더더욱 그 개들의 모습이 궁금했더랬다. 개를 보고 나면 개를 그리게 되는 것일까. 그것이 과연 수순일까. 그런 맘이 들 무렵 작가가 냈다는 책 제목을 알게 되었다

아, 책 제목이 [개를 그리다]였다.

 

개와 함께 살면서 배운 세상을 담았다는 이야기는 그래서 한결 유쾌했고 또 한결 편안했다. 어려서 마당 있는 집에 살아 많은 개들과 함께 성장했다는 작가는 성인이 되어 지인의 개 한 마리를 맡게 되었다. 임신으로 인해 개를 키우다가 다른 곳으로 보내는 이들이 많은데 아이와 함께 키워도 문제 없다는 책들이 즐비하지만 여전히 버려지고 떠밀려 다른 집으로 가게 되는 반려동물들이 많은 것을 보면 인간의 머릿 속에 한 번 자리 잡은 편견의 고리를 그리 쉽게 끊어지기 힘든 것인가 보다.

 

여우 사냥 견이었다는 폭스테리어 '소리'도 작가의 지인에게 아이가 생기는 바람에 그에게 온 개였다. 그리고 소리가 외로울까봐 한 마리 더 데려온 개가 '풋코'. 글보다 사진들이 더 많은 책 속에서 소리와 풋코는 '고로케형 꼬리, 오징어튀김형 꼬리'의 모습으로 창 밖을 내다 보고 있기도 했고, 2층 계단에 끼여서 그대로 잠드는가 하면, 크리스마스 만찬에 잔뜩 차려 입고 앉아 있는 모습들까지...어느 하나 웃음이 터져나오지 않게 하는 모습들은 없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개들의 모습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마음 속 저 깊숙이까지 따뜻해지면 좋을텐데.....말이다.

 

두 개의 모습이 너무 닮아서 어떻게 구별할까 했더니. 고리 모양도 다르고 귀 모양도 약간씩 달랐다. 한쪽 귀가 접힌 쪽이 소리였는데 안타깝게도 이 아이는 벌써 개의 별로 돌아갔다고 했다. 이제 풋코 혼자 남아 주인과 함께 하고 있는데 풋코는 분리불안 증상이 있어 소리가 죽고 나서는 혼자 영화 한편 보러 외출하기 힘들단다. 가족이니까. 이럴 땐 같이 있는 게 맞는 거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지 않았을 때엔 사실 이들에게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학대의 소식이 들려오거나 먹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거부 반응이 일곤 했지만 어디까지나 이성의 끈이 조여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산 세월이 6년. 이젠 다른다. 가슴에서부터 분노의 불길이 활활 타오를 수 밖에 없다. 왜 인간은 좀 더 주변을 둘러보고 함께 살아가려는 노력들을 하지 않는 존재인 것인가. 이기적으로 살아가라고 학습받고 태어나는 것도 아닐텐데.

 

'개를 그리다'는 개를 그리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개와 함께 하는 즐거움, 가족으로서 사는 당연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그의 모습이 '나혼자 산다' 나 '반려동물극장 단짝' 등에 나와 보여지면 어떨까. 개를 보고 그림을 그리고 싶어진 작가처럼 보는 사람마다 반응은 다르겠지만 분명 긍정의 효과들이 퍼져나올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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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로의 인형 | B리뷰 2015-02-2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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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불로의 인형

장용민 저
엘릭시르 | 2014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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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은 사실 영화로 보면서 그닥 감흥을 남기지 못했다. 그래서 작가의 이름을 쉽게 잊어버렸다. 하지만 [운명계산시계],[신의 달력],[궁극의 아이]등을 읽으면서 내게 장용민이라는 이름 석자는 믿고보는 브랜드가 되어버렸다. 어떤 식으로든 시시하지 않게 풀어가는 정성 가득 들인 플롯과 제프리 디버처럼 공들여 쓴 흔적이 물씬나는 방대한 양의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부지런한 작가이기 때문이다.

 

불로의 인형은 기원전 210년으로 되돌아가 진시황이 죽은 후 항우와 유방이 만나는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과거와 현재, 미스터리와 실마리를 교차하며 그 재미를 배가시키는 이야기 속에서 3국의 역사를 뛰어넘는 그 무엇을 발견해내는 일이 무엇보다 즐거운 일이었다. 미술관 큐레이터로 근무하며 성공적인 삶을 자축하던 가온에게 아버지의 부고가 전해진 것은 그가 막 췌장암의 존재를 알게 되고 나서였다. 자신의 미래를 좀먹는 암덩어리와 인연을 끊고 살았던 아버지의 죽음. 어느 쪽이 더 그에게는 스트레스였을까.

 

가온은 평생 아버지를 미워했다. 떠돌이 광대의 삶에 빠져 가족을 돌보지 않았고 결국 죽고 나서도 배다른 여동생만 남겨놓았기 때문에. 그런 아버지의 죽음이었지만 자살이 아닌 타살의 흔적을 발견하고서는 남의 일처럼 곧바로 돌아서지 못했다. 그리고 배다른 여동생 '설아'가 보여준 아버지의 인형 컬렉션 속에서 그는 범상치 않은 인형 하나를 발견해냈다. 고대 중국의 유명 화가이자 발명가였던 백안 창애가 만든 인형. 그는 마주보기도 추악할 정도의 곱추였는데 그 재주는 또한 신통방통하여 진시황의 불로초 원정대에 요긴하게 쓰였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처럼 간사하기 이를 데가 또 어디 있을까. 그의 재주를 몰래 써오던 '서복'은 그 옛날의 서복이 아니었다. 왕의 감투를 쓰고 점점 진시황을 닮아가더니 급기에 그 역시 불로장생에 집착하기 시작했는데 불로초는 영생뿐만이 아니라 만병을 치유할 수 있다는 설이 있어 창애 역시 그 불로초가 필요하던 참이었다. 아내가 죽음으로 잉태한 자신의 딸이 곱추였기 때문에.

 

불로초의 위치를 발설한 전령을 살해하고 영주산으로 떠났던 창애는 다시 잡혀와 갖은 고문을 당하면서도 끝내 불지 않았던 그 비밀을 죽기 직전에 만든 여섯개의 인형에 기록하였고 그 인형들을 각각 여섯 제자의 손에 들려 아들에게 전하라는 유언을 남긴다. 하지만 추적대에 쫓겨 여섯 제자들은 중국과 일본 등에 뿔뿌리 흩어져 버렸고 추후 그 여섯 인형이 모이는 '삼우회'를 십년에 한 번씩 열어 그 비밀을 확인하다 어찌된 영문인지 100년 전 갑자기 그 모임이 중단되어 버렸다. 그리고 100 여년이 지나서야 누군가에 의해 다시 초대장이 인형의 주인들에게 전해지고 말았는데......!

 

 

p167  여섯 개의 인형이 모이면 사달이 난다

 

 

죽은 아버지는 왜 여섯 개의 인형이 모이는 것을 그토록 무서워했던 것일까. 그가 알아낸 불로장생의 비밀은 무엇이었을까. 이 모든 비밀의 가운데 '설아'가 존재했다. 신선에게서 아비에게로, 아비에게서 자신에게로 전해진 불로의 힘. 아비를 끝내 용서하지 못했던 아들 가온과 아비에 의해 구해졌으나 추악한 진실과 마주하고난 뒤 괴로워했던 설아. '천 년을 하루처럼 하루를 천 년처럼'라는 말을 남기고 바다로 사라진 설아와의 만남이 고작 10일간의 이야기라는 것을 자각하지 못할 정도로 이야기는 무섭게 몰아쳐 '읽는다는 것'에 전력투구하게 만든다.

 

정말 여섯 개의 인형이 모이면 늘 사달이 났다. 인형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욕심이 문제였던 것이다. 이 이야기가 영상화 되면 어떨까 잠시 떠올려본다. 가상의 캐스팅을 해보고 몇몇 명대사들을 떠올려본다. 책으로 읽어도 즐겁지만 영상으로 즐겨도 즐거울 듯한 이 이야기가 묻히지 않고 수면으로 떠올라 많은 이들에게 보여졌으면 좋겠다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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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보 똥개 뽀삐 | B리뷰 2015-02-23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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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바보 똥개 뽀삐

박정윤 저
엔트리 | 2015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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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이 '수의사'인 사람들이 있다. 반면 살려 보겠다고 마음부터 아둥바둥하는 수의사도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해온 6년의 시간.  나는 이런저런 수의사들을 만나왔다. 친절하지는 않아도 그 무뚝뚝한 이면에 최선을 다해주는 모습이 전제되어 있는 '신의 손'이라 불리는 아저씨도 있고, 말은 약간 어눌하지만 진중한 자세로 동물을 대해주는 사람도 있었으며 말이 번지르르하고 최신의 기계설비를 갖추었지만 그 표정에서부터 내가 얼마짜리 보호자인지 계산하고 있는 것이 뻔해 보이는 작자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달콤한 말보다는 따뜻한 손으로 내 가족을 대해주는 수의사를 찾게 되었다. 동물농장에서 봐 와서 익숙했던 그녀, 박정윤 수의사처럼.

 

서울에 살지 않기에 그녀를 직접 만나볼 기회는 없었다. 동네에 저런 수의사가 있으면 좋겠다 바래봤을 뿐. 요즘엔 통 그 모습을 '동물농장'에서 볼 수 없어 궁금하기 짝이 없지만 아마 다른 일들로 한 없이 바쁘리라 짐작하며 그녀가 털어놓는 일상의 이야기들을 책을 통해 살펴 보기로 했다.

 

내가 만난 동물들은 한결같이 바보처럼 사람을 사랑했다

 

'올리브동물병원'의 원장은 오늘도 바쁘다. 수의사가 아니면 누릴 수 없는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스쳐갔던 수 많은 동물 환자 중에서도 그녀의 뇌리 속에 박힌 녀석들은 대체 어떤 아이들일까. 한강시민공원에서 가족에 의해 구조된 거지 강아지 '한강이'는 일고 여덟살이나 된 성견이었다. 네 다리로 서지 못해 결국 항문이 좁아져 매일 관장을 해야 했던 성질 성질 나쁜 미모의 강아지는 '개똥'이었고, 한쪽 눈이 없지만 병원 이모의 무한 사랑을 받으며 살고 있는 유기견은 '청운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어느 아이 하나, 사연이 없는 아이가 없었다. 강아지들 뿐만이 아니었다.

 

박정윤 원장의 막둥이 고양이인 '소롱이'는 보호자가 병원에 버린 고양이였다.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로. 완전 애교쟁이인 '요미'는 사람을 너무나 좋아하다가 봉변을 당했다. 어느 빌어먹을 인간이 이 착한 고양이의 온 몸에 휘발유를 끼얹고 불을 붙였던 것. 이쯤되면 정말 세상에서 사람이 가장 흉악하고 나쁘다 싶지만 그런 인간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구하고 사랑해주고 안타까워하는 사람들도 함께 살아가고 있기에 그래도 절반의 희망에 매달려 살아가게 되는 것이 아닐까. 우리도. 우리 곁의 동물들도.

 

 

p184  내가 사는 공간에 다른 존재가 함께 거주한다고 해서 그 생명을 함부로 죽이거나 해칠 수 있는 권리는 사람에게 없다

 

 

다른 학문을 전공하다가 수의사가 되었노라고 한다. 할인을 너무 많이 해주다보니 직원들에게 꾸중듣고 있지만 '원장'보다는 '수의사'일때가 더 편하다고 살짝 고백하고 있다. 강아지 다섯마리와 고양이 열마리를 병원식구로 둔 것으로도 모자라 집에 가도 반려하는 고양이와 강아지가 또 있단다. TV동물 농장의 수의사 박정윤은. 가족들이 그녀를 말려볼 법도 한데, 얘기를 듣다 보니,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보다 더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읽는 내내 눈시울을 붉히는 대신 가슴 한 켠을 보일러 켜듯 따땃히 데울 수 있었다.

 

예전에 누군가가 동네 놀이터에서 아기 고양이를 집어와서 며칠 키우다가 귀찮다고 도로 그 자리에 놔두고 왔다고 자랑하는 걸 옆에서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던 적이 있다. 멀쩡한 아이를 집어 왔으니 고양이 엄마는 새끼를 잃고 가슴 앓이를 했을 테고 단 며칠이라지만 사람 손을 탄 제 새끼를 알아보지 못해 케어를 포기했을 거였다. 그 어린 고양이는 아마 살아남을 수 없을 확률이 컸다. 소위 동물을 좋아한다는 사람이 제 멋대로 구는 행동을 옆에서 보면 잘 참지 못하는데, 무관심한 이들보다 어쩌면 자신이 동물을 사랑한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의 무분별한 행동이 더 위험할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편의에 의한 살생'그들의 행동이 안락사와 맞먹는 행위라는 것을 언제쯤이면 자각하게 될까. 동물도 감정이 있고 생각이 있는데.

 

작년 여름 즈음 해서 구조해야지 맘 먹을 만큼 어리고 약하고 예쁜 고양이를 누군가가 돌 던져 죽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동안 가슴앓이를 심하게 했더랬다. 이틀만 지나면 구조해 올 수 있는 여건이 되어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건만 아이는 그렇게 허무하게 세상에서 사라져 버렸다. 아울러 그 예쁜 아이를 돌로 찍어 죽였다는 나이 50의 아저씨 맘 속에 도사리고 있었을 잔혹성에 치를 떨면서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이 정말 '함께 살아가고 있는 세상'인가? 에 대한 회의 마저 들 지경이었다. 그 때 이 책을 읽게 되었다면 심정이 어땠을까. 이렇게 담담하게 읽어내지 못한 채 오열했을지도 모르겠다. 사람도 사람을 한결같이 믿기 어려운 세상에서 그래도 이런 우리들을 무조건적으로 믿어주고 사랑해주는 생명을 우리는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는 없는 것일까. 내 집안에 있는 아이이건 길에서 척박하게 살아가는 아이이건간에-.

 

언제나 동물동장에서 먼저 눈물 흘려주고 안타까운 표정으로 구조에 임해주었던 수의사의 책 한 권이 밤잠 이루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많은 생각들을 머릿 속에 심어주면서. 좀 더 많은 사람들과 이 책의 내용을 나누고 싶다. 그리고 좀 더 다양한 에피소드들로 채워질 그녀의 다음 책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치유'의 손길을 건네받고 나 역시 그런 손길로 세상의 생명들을 대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하면서. 내일도 오늘처럼 동네 길냥이들 밥을 챙기러 나갈때 좀 더 많은 아이들과 마주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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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성의 아이 | B리뷰 2015-02-20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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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성의 아이

오노 후유미 저/추지나 역
엘릭시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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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질링'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유괴되었던 아이가 바뀌어왔던 이야기. 가미카쿠시도 마찬가지였다. 신이 감춘 아이라는 의미의 가미카쿠시를 당한 다카사토는 또래 아이들과는 묘한 이질감이 엿보이던 아이였다. 담임인 고토와 교생실습 나온 히로세의 눈에도.

 

아이의 주변에는 묘한 기류가 감돌았는데, 다카사토에게 해를 입히면 반드시 복수 당하고 만다는 소문이 아이들 사이에 팽배하면서 그럴 멀리하는 아이, 경외감에 휩싸인 아이, 이를 이용하려는 아이들로 그 부류가 나뉘었고 좋은 감정으로든 나쁜 감정으로든 그에게 어떤 영향력을 끼치게 되면 반드시 그 아이는 다치거나 죽었다. 그 무리 속에서도 2학년 6반 아이들의 공포가 극에 달했는데 쓰이키가 톱에 다리를 베이고 하시가미의 손에 못이 박히는 사건을 거쳐 이와키가 죽어 버리자 아이들은 집단 히스테릭 상태에 빠져 그만 다카사토를 2층 창문으로 밀어 버렸다. 그리고 다가올 죽음 앞에 무서워 했다.

 

하지만 정작 다카사토는 그 누구도 해 할 심정이 아니었고 그냥 그를 둘러싼 주변에 자꾸만 이런 일들이 잦아지자 스스로도 움츠러 들곤 했는데 학교 뿐만 아니라 가족에게조차 이해받지 못했던 이 착한 소년은 그래서 교생 히로세의 집에 머물면서 사태가 진정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한번 인 폭풍은 쉽게 잠재워지지 않았다. 다카사토의 가족들까지 무참하게 살해되자 이젠 매스컴까지 달려들어 소년의 저주에 대해 방송하기 시작했다. 소년이 점점 더 고통스러워하게 되자 소년 주위에서 그를 보호하기 위해 이 모든 일을 주도했던 그것들 역시 더 날뛰기 시작했다.

 

p160  다카사토, 너 대체 뭐야. 정말 인간이냐?

 

누군가의 외침이었지만 언제나 스스로에게도 하곤 했던 질문. 자신이 가미카쿠시 당한 그 시절의 기억을 몽땅 잃어버리고 이 세계에 맞지 않는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부정하고 있었던 소년. 연왕이 건너오고, 산시, 고란의 존재를 기억해낸 소년은 자신이 '기린'이며 왕을 구하기 위해 저 세계로 건너가야하는 사명을 떠올렸다. 그리고 히로세를 이 세상에 남겨둔 채 고국으로 돌아갔다. 소년의 이름은 다이키. 앞 서 읽었던 두 권 중 하나의 에피소드에 등장했던 잃어버렸던 기린이었다.

 

다음 권에서는 요코의 이야기를 기대했으나 다이키가 이 세상에서 겪었던 에피소드들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그 진행이 더디게 느껴져서 좀 답답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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