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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신 알바를 제안받다니... | B리뷰 2019-01-3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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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후지마루 저/김은모 역
arte(아르테) | 201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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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9일 출간된 핫한 신간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사신'이 등장하는 책이나 드라마 중에서 가장 재미나게 본 이야기는 이사카 코타로의 <<사신 치바>>와 김은숙 작가의 <<도깨비>>다. 치바와 저승이는 둘 다 나름의 매력이 진해서 잘 잊혀지지 않는 캐릭터인데, 이번에 읽게 된 소설 속 사신은 미성년자였다. 영화 <<신과 함께>>에 등장하는 차사들처럼 과거에 죽은 이가 아닌 아직 살아있는 소년에게 내밀어진 '사신 아르바이트'. 별다른 혜택도 없이 시급이 달랑 300엔인 이 아르바이트는 최악의 알바로 기억 속에 남아 있지만 왜 그는 잊지 못한 것일까.

 

 

행복이란 잃고 나서야 깨닫는 법임을...

P23

 

 

당시 소년이 처한 상황은 알바와 다르지 않았다. 부모님의 이혼, 막대한 빚을 진 아버지, 아들을 두고 친정으로 돌아가버린 엄마, 중3 이후로 달릴 수 없게 되어 버린 다리, 지독한 가난......바로 그때 같은 반이지만 친하지 않은 여학생의 아르바이트 제안은 솔깃할 수 밖에 없는 일이었겠지만 사정은 달랐다. 시간 외 수당도 없고 시급도 쥐꼬리만하지만 일 자체가 너무 황당해서 믿고 싶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에.

 

근무 기간을 다 채우면 소원 하나를 들어주겠다는 말만 믿고 덜컥 수락해도 좋을까, 이 아르바이트....

 

 

 

묻지도 따지지도 못하고 시작된 알바를 통해 알아가게 된 사실들....

환경적으로 너무 막다른 골목에 서 있어서 앞만 보고 가기에도 벅찬 소년에게 주위를 둘러볼 계기를 만들어준 아르바이트는 최악이지만 특별했다. 죽은 후에도 미련이 남아 추가 시간을 얻게된 사람들의 인생을 들여다보며 가난 밖의 인생에 한 발 발디딤을 하게 된 것이다. 타인의 죽음을 통해 인생 성장을 거듭하고 있던 소년에게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난 특별했다

특별하게, 변변치 못한 인생을 살고 있다

P25

 

 

동생과의 관계에 문제가 있었던 아사쓰키,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편지 아저씨 구로사키, 생명이 위태로워져도 아이만 낳으라는 시부모님과 관심조차 없는 남편에게 남겨놓은 아이 소식이 궁금했던 히로오카, 엄마의 학대를 견뎌내야했던 초등학생 유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하나모리 유키의 고백.

 

 

들어줘, 사쿠라. 내가 태어나고 죽은 이야기를...

P285

 

 

추가시간은 죽은 자를 위한 시간인 셈이다. 추가시간이 끝나고 망자가 저 세상으로 떠나고나면 그간의 일은 모두의 기억 속에서 지워진다. 죽음 이후에 일어난 일은 산 자에겐 남겨지지 않는다. 약간은 허무하게 느껴질 법도 한 규칙을 알면서도 망자의 미련을 덜어주기 위해 열심히 사신 알바를 하게 된 소년 사쿠라가 마지막에 원한 '희망'은 무엇일지 궁금해서 끝까지 열심히 탐독했다.

 

 

 

알아주었으면 해. 이 세상에 멋진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어머니를 만나러 갈 차비를 마련하기 위해 알바를 시작했던 소년은 그 돈으로 아버지의 손목시계를 구매했다. 3년이 흘렀고, 여자친구도 있고 알바제안도 받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미시감'을 느끼고만 그에게 기억은 돌도 돌아 먼 여행을 떠난 편지처럼 돌아왔다. 곧 지워져버릴 기억 따위, 그 누구의 기억속에도 남겨지지 않을 기억 따위라고 쉽게 말할지도 모르지만 의미없는 일이 아니었다. 결코. 삶이 계속 되는 사람들에겐 가치가 미미할지언정 삶의 시간이 끝나 다시는 돌아갈수도, 나아갈수도 없는 이들에겐 마지막에 주어진 기회이기 때문에. '희망'은 이처럼 판도라의 상자 안에 갇힌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인생 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던 것이다.

 

 

추가시간을 받고 사신을 만난 이들은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라서 더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 듯 싶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일 '죽음'. 태어난 순서와 달리 죽음의 순서는 길이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순간순간을 더 소중하게 살아내야한다는 것을 소설은 '사신 아르바이트'를 통해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는 듯 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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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을 잃는 순간 멈추어버린 시간 | B리뷰 2019-01-15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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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붉은 낙엽

토머스 H. 쿡 저/장은재 역
고려원북스 | 201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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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드엔딩을 예감하며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리뷰가 너무 좋아서, 책 표지가 너무 을씨년스러워서 바람이 심하게 부는 겨울의 어느날 읽기 시작한 토머스 쿡의 소설 한 권. 스토리는 심플해보였다.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소녀가 실종되고 그 용의자로 지목된 소년은 간헐적으로 베이비시터를 맡아온 키이스였다. 그날도 최후 목격자였던 키이스의 그날 행적은 여러모로 수상했고 급기야 가족인 아버지까지 자신을 의심한다고 여긴 소년은 절망하고 만다. 작은 마을 안에서 죄인으로 낙인 찍혀버린 소년이 겪었을 고통은 대도시에서 지목된 용의자의 그 마음과는 확연히 다른 무게감이지 않을까. 어제까지는 살갑게 인사하던 이웃 주민들이 자신을 피하고 쑥덕거리는 것은 물론 대놓고 범인취급한다면.....수줍음 많은 십대 소년에겐 이미 하루하루가 지옥이었으리라....짐작된다.

키이스의 아버지인 에릭은 사진관을 운영하면서 가족과 단란하게 살고 있었으나 과거 고통받았던 상처가 내재된 사람이었다. 아버지는 파산했고 여동생은 죽었으며 별볼일 없이 혼자 살고 있는 형 또한 그에게는 트라우마의 연장선이었다. 결혼 전 가정이 무참히 박살났기에 에릭에게 새로 꾸려진 가정은 그 무엇보다 소중했지만 결국 그는 지켜내지 못했다.

 

끝까지 믿어주고 싶은 마음과 어쩌면 범인일지도 모른다는 의심 사이에서 첨예한 갈등을 겪다가 결국 아들에게 그 마음을 들켜버린 아버지. 그때 그의 표정은 어땠을까. 어떤 표정으로 아들을 바라보고 있었을까. 영상이 아니라 글로 쓰여진 소설이라 꽤나 디테일하게 상상하게 되는 <<붉은 낙엽>>은 가슴을 쓸어내리는 순간 폭탄을 투하해 버린다. 에릭이 아들의 말을 흘려 듣지 않고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면 키이스에게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가장 지키고 싶은 존재를 자신의 과오로 지켜내지 못한 아비의 생이 계속 흘러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생은 그 순간에 멈춰져 있을것이다. 가장 후회되는 바로 그 순간. 자신의 누명의 벗기 위해, 가족을 위해 그리고 한 소녀를 위해 용기를 낸 소년의 생이 멈춘 바로 그 순간에.

아버지의 마음이 매 순간 고스란히 전달되는 소설 <<붉은 낙엽>>은 잔잔한 파도를 타다가 큰 파도에 휩쓸리고 만 어부의 심정으로 읽은 이야기다. 다 읽고난 뒤 너무나 먹먹해져서 눈물을 흘릴 여유도 허락하지 않는 작가의 섬세한 필력에 감탄하면서, 바르트 무이아프트의 '1월 0일'을 읽었을때만큼이나 충격적이어서 책 속에서 빠져나오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영상이 아닌 글로 읽어서 더 잔상이 오래 남은듯 하지만....

 

 

 

너는 벌거벗은 그 나뭇가지 밑에 보이는 것이

피가 고인 웅덩이인지, 아니면 그냥 흩어져 있는 붉은 낙엽인지도 분간할 수 없었다

P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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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약구매까지 걸어가며 산 인절미북 | B리뷰 2019-01-1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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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안녕하세요 내 이름은 인절미예요

절미 언니 저
위즈덤하우스 | 201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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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로 접했던 강아지 '절미'는 물에서 건져진 녀석이었다. 성경 속 인물인 '모세'처럼 물에 동동 떠 있는 강아지를 저자의 아버지가 구조, 반려견으로 맞이했다는 사연이었다. 사진 속 강아지가 너무 귀여웠는데 아니나 다를까 곧 sns스타로 등극했다. 이대로 잘 커주면 좋겠다 싶었던 '인절미'는 바램 그대로 과수원집 막내딸이 되어 행복한 견생을 살아가고 있었고 최근엔 사진이 가득 실린 책이 출판되었다.

?

열혈 랜선 집사는 아니라고 생각해왔는데 정신차리고보니 벌써 예약 판매를 누르고 있었다. 그만큼 매력적이었던 강아지 인절미. 안타깝게도 형제견이 사체로 발견되었다는 글을 읽고 우울한 마음이 들고 말았짐잔 사람의 인생과 마찬가지로 견생도 참 알 수 없다 싶은 대목이 아닐 수 없겠다.

?

부모님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을 반대해서 인형만 가득 모았다는 저자에게 봇도랑에서 건진 '절미'는 신의 선물이었을까.

사실 누군가의 인생을 구한다는 것, 관여한다는 것, 가족이 된다는 것은 신중해야할 일이다. 좋은 날만 계속 되는 것도 아니며 끝까지 책임진다는 그 무게를 견뎌야하는 일이므로. 하지만 인연은 이렇게 의도치 않게 이어질 수도 있고 차마 몰랐던 인생의 즐거움을 작은 생명으로부터 선물받기도 한다.


 

100만 팔로워의 랜선 강아지 '인절미' 북엔 글이 거의 실려 있지 않았다. 그림 조금, 사진 대다수, 그리고 어느 페이지에서 약간씩 보여지는 설명글이 전부였다. 활자중독인 내겐 아쉬운 부분이었으나 오히려 이 점이 책의 접근성을 높여놓았다. 아주 어린 아이와 함께 볼 수도 있고 한글을 모르는 외국 친구에게 선물해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 책이므로.

?

도랑에서 건져진 강아지의 모든 순간을 함께 한 가족이 털어놓은 여름, 가을, 겨울의 이야기는 <<안녕하세요 내 이름은 인절미예요>>에 몽땅 실려 있다. 걱정거리, 한숨 쉬어지는 일 등은 살짝 잊고 두 눈 동그랗게 쳐다보는 강아지 절미에게 빠져보자. 인생은 그닥 복잡하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꼬마 강아지에게서 인생의 한 자락을 배우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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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사도 함께 하고픈 고양이들의 밤 | B리뷰 2019-01-1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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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고양이 손톱과 밤

마치다 나오코 저/장선정 역
비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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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할 책을 고르기 위해 '온라인 서점'을 뒤적이다가 딱 멈춰버리게 만든 고양이 얼굴. 쪽찢어진 눈매 사이로 건방짐이 흘러나오고 그루밍하느라 혀를 내민 모습까지 앙팡진 고양이의 이름은 저자의 반려묘 '시라키'였다. 여덟 살부터 함께 살아 이젠 열일곱이 된 시라키가 영감을 주었는지 마치다 나오코의 그림책은 심플하면서도 아주 독특했다. 마치 갤러리에서 그림을 보고 있는데 그 밑에 글자가 몇 개 쓰여진 걸 발견한 기분이랄까.

그림만으로도 훌륭했지만 짧은 동화는 아주 재치가 번뜩였고 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기발한 상상이 담겨 있었다. 아, 나는 왜 한번도 달을 보면서 고양이 손톱같다 여기지 못했을까. 고양이들이 달을 보기 위해 줄지어 달려가는 모습에서 숨이 턱 막혀왔다. 심지어 '서둘러','서둘러'라니. 그 귀여운 뒤태를 보고 어떻게 심쿵하지 않을 수 있을까. 어른의 마음도 이렇게 홀딱 훔쳤는데 꼬맹이들의 마음이야 얼마나 흔들어댈지!!!!

 

 

그 순간을 기다리던 많은 고양이들의 눈동자가 휘둥그레 떠지는 페이지에서 나도모르게 두 눈을 크게 뜨고 말았다. 마치 고양이들 속에서 고양이손톱달을 함께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이젠 달을 보면서 고양이손톱을 기다리게 될 것 같다. 세상 어딘가에서 여러 고양이들이 모여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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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이 있는 모든 것에 닿은 인연 | B리뷰 2019-01-1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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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무탈한 오늘

문지안 저
21세기북스 | 201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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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탈한 오늘'. 너무나 위로가 되는 제목이었다. 오는 순서는 있어도 가는 순서는 모르는 것이 인생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나이가 들면서 사라지는 좋은 것들이 있는가 하면 나타나는 좋은 것들도 있는데, '평범함','무탈함'에 담긴 감사의 의미를 알아간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한때 로커였으나 현재는 가구공방의 대표인 사람이 있는가하면 약학을 전공했지만 다섯 고양이와 여섯 강아지를 돌보면서 글쓰는 인생도 있다. 사람들이 정한 기준보다는 자신들의 행복을 선택한 사람들이어서 문득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인연이 닿은 반려동물들과의 사연들까지......

 

 

세상에는 안온한 일상을 갈망하는 이들이 있다

중요해 보이는 것들을 미련 없이 놓고

별것 없는 일상을 택하는 이들이 있다

?

.

.

?

그렇지 않음을 결과로 증명해 보일 수도 없고

누구에게, 왜 증명해 보여야 하는지 알 수도 없는 일들

p008

 

 

 

잠든 고양이의 발바닥, 혀를 내밀며 웃고 있는 개의 미소,..예쁜 사연들만 담겨 있을 것만 같았지만 사모예드 상근이는 방치 된 앞집 개였다. 여느 시골개들처럼 사람의 잔반을 먹으며 살았고 산책이나 털관리는 전혀 받지 못했던 대형견. 다행히 이들의 눈에 띄여 산책도 가고 털도 빗겨지고 사료도 먹고 집도 생긴......하지만 2년 뒤 심장 사상충에 감염되어 아픈 몸으로 그들의 반려견이 되었다. 두번째로 소개된 노란개 '관우'는 키워서 먹겠다는 개를 데려왔고 편의점을 가다가 마주친 배고픈 강아지 나루와는 15년 째 함께하고 있었다. 쉽게 다가서지 못했던 연이에겐 시간이 필요했는데, 안락사 예정인 개들에 속해 있던 연이에게 사람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었을까. 사진상으로는 참 예쁜 개였는데 그런 개를 누군가가 버렸고 또 상처받았을 것을 생각하니.....세상에서 사람이 제일 몹쓸 생명이라는 생각이 들고 말았다.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주었으면 좋았으련만 3년을 살고간 연이는 보리를 남겼다고 했다.

?

 

그런가하면 강아지처럼 졸졸 뒤따라와 이불에 누워 잠든 넉살좋은 고양이 '호두'는 출산을 했고 정상급 미치광이가 될 것 같다는 고양이 오공이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내 고양이와 닮아 있고, 애교많은 연탄이는 코에 연탄을 콕 찍은 모습이라 무척이나 귀여웠다. 마당고양이 우유는 앞집 개에게 물려 죽었다. 이별은 예고하고도 찾아오지만 이렇게 갑자기 훅 치고 들어와서 헤어질 준비를 할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을 때가 있다. 

 

?

그런가하면 하얀 솜뭉치 같은 강아지 뭉이는 저자와 13년을 살다간 녀석이었다. 비장암 진단을 받고 두 달 정도 더 머물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2주 만에 이별하게 된 뭉이의 마지막을 지키며 직접 만든 관에 넣어 묻어주기까지....그 이별의 시간이 어느 페이지에 담겨 있다. 밥을 챙기는 길고양이들과의 이별 외 아직 반려하고 있는 녀석들과 이별해 본 적이 없는 내게 그 어느 페이지보다 아픈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언젠가는 다가올 일이지만 되도록 한참 후에 맞고 싶은 통보이기 때문에. 하지만 지인의 늙은 고양이를 위한 관을 만들면서 남긴 글에서 또 위안을 얻는다. "가장 아픈 작업이었고 가장 미루고 싶은 작업이었고 가장 하고 싶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가장 잘한 작업이었다고 생각한다"(p87)는 문장에서.

 

?

사람이 떠난 자리는 참 쓸쓸하다. 삶을 살아가는 동안 모든 인연을 다 끌어안고 살 수는 없지만 좋은 인연을 놓아야하는 것만큼 슬픈 일도 없었다. 하물며 가족으로 함께 산 반려동물과의 이별은 말해 무엇하랴. 그들에게서 받은 위안 행복, 사랑이 한 순간에 모두 사라져버린 것 같은 느낌은 견딜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나는 과연 이별 앞에 담담할 수 있을까 질문을 던져보지 않을 수 없었다.

 

?

저자처럼 건강을 잃어보았고 해온 일들을 내려놓으면서 반려동물과 소소한 오늘을 보내고 있는 내게 <<무탈한 오늘>>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동물가족들과 함께하는 온기, 그러면서 알게 된 길생명들의 척박한 삶. 버려지는 동물들에 대한 안타까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팔을 걷어부치는 작은 용기....좀 더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한 걸음만 더 옆으로 걸어봐주길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옆으로 디뎌주길...그리고 발견해주길......이 순간 같이 살아가고 있는 모든 것들을 둘러볼 수 있는 여유를 스스로에게 허락하면서-.

 

 

 

 

생명이 있는 모든 것에는 인연이 있고

모든 인연의 끝에는 헤어짐이 있다

끝이 있음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사는 동안 더 많은 존재와

좋게 닿았다가 헤어질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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