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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교] 시인의 욕망과 소녀의 세계 | B리뷰 2010-04-30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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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은교

박범신 저
문학동네 | 201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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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등의 추억....

 

 

박범신 작가의 [외등]은 특별했다. 그해 겨울 소설을 읽으며 나는 양파를 삼키듯 아린 가슴을 쓸어안고 살아야했다. "잠시 사랑했던 기억만으로도 행복했다"는 남자주인공의 다 주어버리는 사랑이 안타까워, 그의 모든 것을 다 받고도 평생을 그리워만 하는 몹쓸 핏줄인 여자주인공의 사랑이 안타까워 그렇게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외등]의 추억은 상처를 남길만큼 특별했다.

 

 

그후 작가의 타작들을 보면서 나는 안도했다. [외등]만큼 시린 작품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은교] 앞에서 멈추어져 버렸다. 전작이 차가운 쓰라림을 안겨주었다면 후작은 활활 끓는 용광로 같은 불길을 던져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매혹의 순간...

 

 

나이를 떠나 사람이 사람에게 매혹되는 과정은 단 한 순간이다. 그 순간이 그들의 운명을 결정해버린다. 그 속에서 동전의 양면처럼 희극이 소생하고 비극이 비집고 나온다. 시인과 은교, 그리고 지우의 관계는 동전의 어느면일까.

 

 

나는 그들이 알지 못했다고 생각지 않는다. 알면서도 어쩔 수 없었다고 믿고 싶다. 시인이 바라보는 은교의 뒷면엔 지우의 모습도 있다. 제자 지우가 바라보는 은교의 옆면엔 항상 시인이 함께 서 있다. 그리고 은교는 그 둘 사이에서 그들관계를 재조명하고 있었다. 결국 그들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알면서도 그 충동을 이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들의 이름은 "인간"이기 때문에.

 

 

지우는 시인의 시상에 매혹되어 버렸고, 시인 적요는 은교의 헤나로 인해 사로잡혀 버렸다. 은교는 그들의 공간에 갇혀 버렸다. 시간은 그렇게 그들을 하나로 묶어 버렸다. 180이 넘는 장신의 노인의 모습은 흡사 빼짝 말라버린 이집트 미라 람세스 왕을 상상하게 만들었다. 과거에는 사회주의 운동에 투신하고 오랜 감옥생활을 버티면서도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던 도무지 타협이라고는 모르던 시인 이적요의 삶 전부와 은교를 만나 보낸 그 얼마간의 시간을 비교했을 때 어느쪽이 진정한 시인의 삶이었을까. 제자 서지우의 헷갈림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닐까.

 

 

노시인의 마음을 눈치챘으면서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사내. 존경과 질투사이를 넘나들며 가장 첨예한 갈등을 겪을 쪽 지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 갖게 되었다. 물론 센세이션한 부분은 시인이 은교를 마음에 품어서 겪게되는 내적갈등과 질투일지도 모른다. 그에 비해 은교가 겪는 갈등은 그다지 수위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연인]에서 그 백인 소녀의 시크함도 엿보이지 않고 그저 청순하게만 그려지는 매력적인 은교. 그들은 은교에게 매혹되는 순간 스스로를 잊어버렸다.

 

 

 

욕망을 풀어내는 두가지...

 

 

고고하고 청명한 늙은 시인의 욕망을 풀어내는 두 가지는 바로 포르노그래피적 소설과 소녀 은교다. 그저 은교만 사랑했다면 시인의 내적자아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자의 대필 소설을 쓰면서 그것도 자신의 시세계를 뒤집고도 남을 도발적인 소설을 선보이면서 그는 세상을 향해 또 다른 욕망을 표출하고 있었다. 그는 이미 욕망이 그득한 사내였다. 신체적인 나이와 상관없이. 애초에 이적요는 그런 사내였기에 은교를 스치면서 욕망이 더해갔다. 어느날 갑자기 분출된 노인의 그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세명의 미묘한 관계는 변호사 Q의 노트탐독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진다. 제 3자의 시선이라고는 하지만 대부분은 노인의 노트와 지우의 노트라는 1인칭 고백으로 이어진다. 어느 시인의 음악적 살인은 지우의 노트 결미쯤 가면 그 진실이 밝혀진다. 그리고 둘 다의 사랑을 알게 된 은교의 절규는 그래서 갈등의 산을 내려온다. 열일곱, 소녀가 가장 예뻤을때 소녀를 사랑했던 두 사내. 그 거부할 수 없는 매혹은 은교의 잘못도 그들의 잘못도 아니었다.

 

 

시인의 욕망과 제자의 두가지 마음, 소녀의 세계는 단 한권으로 끝을 맺는다. 하지만 관능적이다 라는 시인의 마지막 문장은 차가운 폭력성이 되어 우리에게 되돌림 음표가 된다. 관능적이다라는 표식으로 인해 우리는 소설을 제일 처음으로 돌려 다시 읽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다. 애초의 그 시작이 관능이었기 때문이다.

 

 

작가 박범신의 신작은 [외등]처럼 나를 슬프게 하지 않았다. 하지만 또 다른 감각으로 사로잡혀 버렸다. 여름날 열에 들떠 거리를 방황하는 느낌을 갖게 만들었고 뫼비우스의 띠처럼 결코 끝나지 않을 소설의 고리안에 갇혀 있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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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을 내일로 미루는 바보 | B리뷰 2010-04-2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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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날, 예스블로그에서 책을 찾다 참여

[도서]행복을 내일로 미루는 바보

로버트 홀든 저/오수원 역
지식노마드 | 201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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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당연한 것이다...

모든 것이 빨라지고, 여러 방면의 일을 잘해내는 멀티플레이어를 선호하는 세상이지만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누구나 행복해지기를 원하는 행복추구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다. 헤르만 헤세가 이미 "행복을 찾아다니는 한 행복을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라는 현명한 결론을 내렸지만 그가 죽은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행복을 찾아다니기에 급급하다. 


좀 더 많이 가지면 행복해질까? 좀 더 아름다워진다면? 많이 배우게 되면?

어떤 것에도 정답은 없다. yes 일수도 있고, no일수도 있는 것이 행복에 대한 양면적 답이다. 알면서 살게 되는 일도 있지만 살아보면 알게 되는 일도 있다. 행복의 정의도 그런 것들 중 하나였다. 어떤 상황에서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커다란 행복인 것이다.  


그렇다면 "기억하기"와 "잊기" 둘 중 어느 쪽이 치유에 도움이 될까. 저자의 질문에 나는 주저없이 "잊기"를 꼽았다. 좋은 것은 기억하되 되도록 나쁜 기억들은 저 너머로 보내버리는 쪽이 행복에 이르는 길이 아닐까 하고 단순하게 판단해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가 원한 답은 "기억하기"였다. 왜였을까. 몇 페이지만 넘겨보아도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진정한 치유는 자신의 자아를 기억하는 일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다시 행복해지는 법은 기억해내는 일이었다. 평화, 사랑, 믿음, 성공을 기억해내는 것. 행복은 이렇듯 당연한 것이었다. 


행복에는 자격증이 필요없다....


행복을 원하면서도 끊임없이 자신을 불행으로 몰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살면서 만나게 되는 많은 사람들 중에 스쳐가는 사람들에겐 공통적으로 그런 점들이 있었다. 같은 말을 들어도 부정적으로 해석하고 그 부정적인 시야로 타인을 바라보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에게 공격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사람들. 결국 그 누구하고도 잘 지내지 못하는 그들은 가족 관계 속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없었다. 세상을 바꾸려면 우선 자신의 마음부터 바꾸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그들은 자신 외의 모든 것들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고맙게도 결국 곁에 남게 되는 사람들은 그들이 아니라 "긍정적 보따리"를 가득 채운 사람들이었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타인의 삶까지 사랑할 줄 아는 친구와 가족, 이웃이 있어 나는 지금 너무나 행복하다. 결국 자신에게 만족하지 않으면 함께 있는 사람에 대해서도 만족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타인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고나 할까. 


고통을 이겨냈다고 해서 훌륭한 사람이 아니다라는 저자의 공식처럼 행복을 위한 편도티켓이나 자격증 따위는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 책의 도움이 절실한 그들은 몰랐던 사실들을 우리는 삶과 경험을 통해 배워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열심히 시청하고 있는 [신데렐라 언니]라는 드라마 속에서 나는 은조와 효선 그 두 인물에게 똑같이 이 책을 선물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랑받고 자란 효선과 사랑에 관한 결핍을 앓고 자란 은조는 이제 한 남자와 도가를 사이에 두고 똑같아졌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미 행복해질 권리를 타고 났지만 모르는 사람처럼 얽혀가고 있다. 드라마 속에서도 책의 충고가 필요한 인물들을 쉽게 발견해낼 수 있었다. 


행복은 당신이 세상에 주는 선물이다...

고맙게도 행복은 공짜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도 주어지고, 끊임없이 해야할 일들에게서도 해방감을 맛보게 만든다. 무언가를 이루어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생각도 버리게 만든다. 그렇다고 한없이 나태해지거나 백수세상을 만들어가라는 의미는 아니었다. 로버트 홀든은 꼭 무언가를 배우거나 이루고자하는 결핍상태에서 벗어나라고 말하고 있다. 지금 그대로, 현재의 지금도 여전히 우리는 행복의 땅에 발을 내딛고 있음을 각성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행복의 이면에 불행이 있다는 양면적인 생각의 틀을 벗어나는 것. 그 누구도 해주지 못했던 현명한 충고를 [행복프로젝트]를 통해 우리에게 전달하는 그는 심리학자인 동시에 프로그램 전문가 이기도 하다. 


마치 [멘탈리스트]의 주인공 제인이 사람들의 마음을 꿰뚫어보듯이 로버트는 우리의 불행한 심리를 꿰뚫어보고 뚫어 없애 버린다. 그의 책을 읽고 있으면 행복이라는 "쥐"가 불행이라는 "치즈"를 야금야금 먹어 없애버리듯 행복만을 남기게 도와준다. 

물론 인생에는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도 있다. 절망의 끝에서 우울과 함께 했던 순간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랑하고 행복했던 순간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  행복은 바로 나 자신 이라는 사실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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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려봐, 볼펜으로 | B리뷰 2010-04-2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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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려봐, 볼펜으로

가나하요코 저/박현미 역
루비박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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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만으로도 즐거워지는 책이 있다. 그림이 많은 책, 예쁘게 구성된 책,  메모할 좋은 리스트가 가득한 책, 가고 싶은 여행지의 사진이 잘 찍혀 있는 책, 맛나는 음식의 레시피가 가득한 책 등등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쇼핑을 한 느낌을 주는 책들이 있다. 

그런데 기분좋게 해주는 또 한권의 책을 발견했다. [그려봐, 볼펜으로]는 구경만으로도 즐거움이 가득해지는 책이었다. 볼펜. 어린시절 연필의 사각거림보다는 잘 굴려지는 볼펜으로 필기하는 그날을 얼마나 꿈꿔왔던가. 결국 볼펜으로 흘려 쓴 글씨를 고치느라 학창시절의 절반을 할애해야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펜은 여전히 좋은 필기구로 남아 있다. 

이젠 나만의 글씨체가 있어 더이상 지렁이 글씨를 쓴다는 오명을 벗긴 했지만 나는 여전히 글씨연습을 하기 위해 연필과 볼펜을 번갈아 사용하고 있다. 물론 가장 좋아하는 것은 굵게 그려지는 네임펜이지만 볼펜 역시 색색깔로 구비하고 있다. 색연필처럼.

볼펜은 필기를 위한 최적의 수단이다. 색색깔로 다양하게 나와있는 필기구인 동시에, 사이즈별, 국가별, 가격별, 색상별, 골라쓰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골라쓰는 재미는 아이스크림보다 볼펜이 먼저였던 것이다. 메모광에 다이어리 광인 내게 볼펜은 필통 4개 가득 차 있는 정겨운 친구다. 가끔은 글을 쓰고, 가끔은 그림을 그리고, 가끔은 표식으로 나만의 암호를 만들고...볼펜이 없었다면 할 수 없었던 혼자놀이의 진수.

그런 볼펜놀이를 나말고 더 멋지게 승화시켜 작업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책의 저자였다. 간단하게 그려진 그림들. 스티커처럼 예쁘게 그려진 일러스트들. 

쉽게 구할 수 있는 볼펜으로 그림을 그린 사람은 역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디자이너로 일하는 전문가였다. 그녀가 사용하는 재료도 우리가 구하기 쉬운 것이지만 그녀가 그려놓은 그림들도 따라그리기 쉬웠다. 책을 구경하는 내내 A4지에 볼펜으로 따라그려가며 유치원생이 된 듯 즐거워했다. 

어른이 되어도 즐겁게 할 수 있는 놀이가 얼마든지 있다. 이 책이 알려주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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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경제독립백서 | B리뷰 2010-04-27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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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여자 경제독립 백서

노르마 싯 저/이유경 역
나무한그루 | 201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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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는 하늘이 내는 거라고 했다. 그만큼 실력과 운 둘 다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게다가 이룬다고 다 유지되는 것도 아니다. 부자는 되는 순간부터 똑똑해져야만 관리가 되는 재택자유직종이다. 그런데 저자는 이 말부터 확 깨버린다. 

부자가 되기를 선택하라...

부자가 선택사항? 그랬던가? 워렌 버핏이나 도널드 트럼프도 선택해서 이루어낸 부자란 말인가. 누구나 선택을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나? 모든 답은 "no’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부자가 되기를 선택할 줄 알아야 한다. 똑똑한 삶을 위해서-.

부자를 꿈꾸지 않고 저절로 되는 부자는 없다. 드라마 [부자의 탄생]을 보면 생계형 부자인 이신미는 부유한 아버지의 상속녀인데도 쫀쫀하게 따져가며 산다. 게다가 그 어느 것 하나도 부자이기 때문에 거져 달라고 하는 것이 없다. 그녀의 노력이 곧 그녀의 부와 직결된다. 부유함 하나가 근두운이 되는 듯 살고 있는 부태희와는 대조적으로 더 부각된다. 

그런데 주인공 "치사뽕"을 보면 부자가 되기 위해, 아버지를 찾기 위해 그는 사실 부자가 되는 법을 하나하나 밟아나가고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성실히 일하고 최선을 다하며 자신만의 사람으로 주변을 채워나가는 인맥관리까지.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의 집약편같기도 하다. 


다소 생소하게 들리겠지만 1600년대엔 튤립 알뿌리가 투자거래된 적이 있다고 한다. 지금 생각하면 우습게 들리는 일이다. 튤립이 주식거래처럼 투자종목이 되다니. 그런데 얼마나 가치가 컸던지 땅/가축/집 등과 교환되었다. 놀라운 일이었다. 


그 당시엔 튤립이었지만 요즘엔 튤립을 대체할만한 것들이 우리 주변에 무엇이 있을까. 
이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면 이 책을 제대로 읽은 것이 틀림이 없을 것이다.


작은일에 땀흘리지 마라....

큰 그림과 큰 목표를 세우고 행한다면 작은 일은 정말 작은 일로 지나갈 뿐이다. 라는 충고는 적절했다. 우리는 당장 눈앞의 작은 것들에 너무 현혹되고 휘둘린다. 그래서는 목표를 이룩하기 전에 포기하는 일이 빨라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저자는 이렇게 정의 내렸다. 
[경제독립이란 더이상 일하지 않고도 자신이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저자의 똑부러지는 정의만큼이나 실천법도 실학적이었다. 실천 가능한 리스트 아래, 구체적인 항목도 조목조목 꾸려놓았고 실천 강령도 꽤 바람직하다. 작심삼년 정도만 되더라도 우리는 스스로의 재무재표를 책임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똑똑하게 돈 관리하는 법에 대해 다른 누군가에게 알려주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부자가 되면서 다른 누군가도 함께 부자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사실은. 

예산을 짜고, 레벨 1에서 레벨4까지 상승하는 삶을 살며 자신의 부에 책임자가 되는 일. 당장 하루도 미룰 수 없는 일을 우리는 너무나 많은 세월 동안 미루어 온 것은 아닐까.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큰 후회는 바로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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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책읽는 주말/북켄드] 4월 - 에버모어 | B리뷰 2010-04-2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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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에버 모어

앨리슨 노엘 저/김경순 역
북폴리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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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는 혼자 남았다. 사고로 부모님과 여동생을 잃고 혼자 살아 남았다. 하지만 사고는 에버에게서 가족뿐만 아니라 다른 무언가도 가져가버렸다. 정상적인 삶. 그녀는 사고이후 그것을 잃어버렸다.

 

 


살면서 볼 것만 보며 사는 삶을 정상적인 삶이라고 정의내린다면 에버는 분명 정상적이지 않다. 후유증으로 그녀는 사람들을 둘러싼 색색의 오라를 볼 수 있게 되었고 그들의 생각을 실시간으로 전해들을 수 있었다. 접촉은 그 삶을 생애를 알 수 있도록 만들었다. 슈퍼히어로도 아닌데 이런 능력이 생겼다는 건 아주 괴로운 일일 것이다. 원치 않는데도 알고 싶지 않은 것까지 알게 되는 일따위는 사춘기 청소년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일텐데, 에버에게 그런일이 일어난 것이다.

 

 

가족을 잃고 독신인 고모와 함께 살게 된 에버. 새로 전학한 학교에서는 그 누구와의 접촉도 피한채 홀로 다니고 있었다.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고 또 누구로부터도 피해를 당하고 싶지 않았던 에버. 그런 그녀에게 왕자님이 나타났다. 끝내주는 스펙의 왕자님인 데이먼. 왜 데이먼은 굳이 피하려는 에버에게 자꾸만 다가서는 것일까.

 

 

하지만 어느 새 에버 역시 그에게 끌리고 있었다. 우연한 끌림 이상을 느낀 에버는 데이먼과의 키스에서 특별한 것을 느꼈지만 곧 그가 영원불멸의 존재인 불사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가족들이 죽은 가운데 홀로 살아남았던 이유가 데이먼 때문인 것을 알게 된 에버는 분노하는데....

 

 

그와의 냉전은 데이먼을 또 한명의 불사자인 드리나의 등장으로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언제나 데이먼을 사랑했던 드리나에게 에버는 정적이었고 그런 에버를 제거하기 위해 애쓰는 가운데 어부지리처럼 에버는 데이먼의 사랑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해피엔딩. 바로 에버에프터가 되는 것이다.

 

 

이야기의 공식은 간단했다. 뱀파이어 대신 불사자가 등장하고 약간의 시련이 있는 남녀의 로맨스가 있고 해피엔딩으로 끝맺어 진다는 점. 기대했던 것처럼 어두운 비밀이나 긴장감 있는 로맨스를 맛본 것 같지는 않다. [트와일라잇]이후 그 어떤 책도 그 스토리의 짜릿하면서도 몽환적인 로맨스를 능가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런면에서보면 이후 출판되는 로맨스들은 운이 없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실 내용만으로 보면 어느 작가나 쓸 수 있는 내용의 소설이다. 하지만 미야베 미유키의 손을 탄 소설은 이중적 재미라는 날개를 단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녀는 우리에게 가장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펼쳐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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