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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책읽는 주말/북켄드] 7월 - 마당을 나온 암탉 | B리뷰 2011-07-3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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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당을 나온 암탉

황선미 글/김환영 그림
사계절 | 2002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애니메이션도 원작도 완전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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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회에 다녀왔다. 얼마전 일이었다. 
 [마당을 나온 암탉] 애니메이션 시사회 초대를 받고 친구와 함께 동행했는데, 아이가 있는 친구는 이미 원작을 읽은 상태였다.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었던 나와 원작을 알고 있던 친구의 감동은 그 깊이차가 얼마나 되었을까. 

마지막에 "나를 먹어"라는 암탉의 슬픈 대사에 충격을 받은 나머지 좀처럼 자리에서 일어날 줄 몰랐던 나를 친구가 일으켜세웠다. 원작ㅇ르 보면 닭장을 나오기전까지가 참 처절하게 묘사되어 있다며 원작을 권하면서. 그렇게 친구의 권유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원작을 읽기 시작했는데, 원작은 애니메이션보다 많은 내용들로 채워져 있었다. 비록 유머의 달인 달수씨가 없어 서운했지만.

잎싹은 아파트같은 닭장 안에서 매일 알을 낳아야하는 암탉이었다. 조금 열린 문틈으로 보이는 마당을 동경한 나머지 독한 마음을 품고 곡기를 끊어 마당으로 탈출하는데는 성공했으나 보금자리를 잃은 그녀에게 쉼터를 내줄만큼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때마다 주어지던 끼니조차 스스로 해결해야할 판이었다. 

족제비의 공격에서 구해준 청둥오리 나그네에게도 의지할 수 없던 그녀에게 소망을 이룰 순간이 다가왔다.  짝을 잃은 이웃, 이웃 청둥오리의 알을 대신 품어주면서 그토록 꿈꾸던 엄마가 된 잎싹이. 하지만 그 이웃조차 배고픈 족제비에게 잡혀가고 갓 부화한 새끼 "초록머리"와 터전을 옮겨가며 살아가지만 세월은 어쩔 수 없어 사춘기에 접어든 초록머리는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엄마를 멀리한다. 

외로움과 그리움으로 바싹 말라가던 잎싹이 세상 무서운 줄 모르던 초록머리를 마당에서 구해내면서 극적으로 화해했으나 곧 무리에 속해 땅을 떠나는 청둥오리와 안녕하는 순간 잎싹은 족제비의 먹이가 된다. 

애니메이션과 원작. 둘 다를 보면서 극 속에서 가장 잔인한 존재는 인간이었다. 그토록 미웠던 족제비조차 제 새끼들을 배불리 먹이기 위해, 또한 자신의 배고픔을 위해서만 사냥을 하지만 인간은 넉넉하면서도 더 욕심을 부리며 자연의 생물조차 날개를 꺾어 제 마당에 두려했다. 어쩔 수 없어가 아닌 더 갖고 싶어서 다른 생명을 해하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는 것일까. 

주어진 것에 순응하며 살기보다 자신의 이상향을 향해 살다간 잎싹은 마지막 순간 후회가 없었을까. 배고픔 없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닭장을 벗어나는 순간부터 어느 광고에서처럼 "개고생"이 시작되었지만 줄곳 신나했던 잎싹.  원하던 삶을 살게 된 잎싹에게 배고픔과 외로움은 훗날의 걱정거리일 뿐이었지만 곁에서 바라본 나는 이 암탉이 참 안쓰럽게 느껴졌다. 

자유의 댓가가 고생과 죽음이라니.....!!!
디즈니 원작의 [추위를 싫어하는 펭귄]이 목욕통을 타고 바다를 건너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행복을 찾을 것처럼 잎싹도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만은 안타까움만 가득묻혀 놓은 채 사라진 이 암탉에 대한 연민은 어디에서 식혀야 좋을지 아직 잘 모르겠다. 

자연의 섭리, 약육강식 을 들어 동화의 정당성을 말하려는 이가 있을수도 있겠지만 이 동화는 그보다는 좀 더 따뜻하게 살아가고자 했던 한 암탉의 꿈과 모험이 담긴 동화임을 기억해주면 좋겠다. 행복의 길이가 아닌 행복의 깊이를 알다간 이의 삶으로 이해해보면 어떨까. 

아픈 마음이 잦아들면 극장을 다시 찾아 좀 더 찬찬히 애니메이션을 구경해야겠다. 좋은 작품은 두번, 세번 봐도 좋듯 이 동화는 두 번, 세번 봐질 것 같은 마음이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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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장의 본심 | B리뷰 2011-07-29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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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장의 본심

윤용인 저
알키 | 2011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10년차 현진 사장님이 털어놓는 사장님들의 리얼 본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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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라도 연봉 1억을 받을 수 있다]의 이토 요시유키가 알려준 바보의 6대 비법은 무모하기보다는 재미있는 일들이었다. 엘리트 코스로 출세를 꿈꾸는 사회 초년생들에게 던지는 물폭탄같은 내용으로 1억 연봉을 일구어낸 그의 비법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가 "사원"의 생각이 아닌 언제나 "오너"의 마음가짐으로 일을 대했다는 것을 발견해낼 수 있다.

 

같은 일이 주어저도 어떤 마인드로 행하느냐에 따라 일의 성과가 다르게 나타남을 알려주는 책은 참 많지만 "우리 사장이 날 어떻게 생각할지"를 리얼로 알려주는 책은 본 바가 없다. 알고 싶을까? 알고 싶은 마음 반과 알기가 두려워지는 마음 반을 가지고 접한 [사장의 본심]은 승진, 해고, 보너스를 결정하는 오너가 알려주는 핫한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조직화가 덜 된 사원과 일하는 것은 흔히 군대에서 고문관이라 칭하는 무슨 일을 해도 잘하지 못하는 사람과 한 조가 된 것처럼 같은 평사원끼리는 꺼려지는 일인데, 하물며 이런 사원을 바라보는 오너의 심정은 어떠하겠는가. 윗사람 뿐만 아니라 동료에게도 보이는 결함을 가진 이들의 필독서가 되어야할 [사장의 본심]은 장기적인 업무레이스를 위해서는 바이블처럼 읽고 익혀야 할 듯 하낟.

 

회사를 운영해온 10년차 현직 사장의 눈에 보인 사원들의 행동을 통한 진솔한 속마음은 때론 소금처럼 때론 설탕처럼 우리에게 주어지는데, 정 떨어지게 만드는 직원도, 능력 있고 잘 나가는 직원을 바라보는 시선도 우리와는 남달라 충격을 던져준다. 무능한 팀장을 총애하는 이유도 한번 사표낸 사원을 더이상 신뢰하지 않는 오너의 마음도 미리 읽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사장이 되어야지만 알 수 있는 마음을 미리 읽어두고 나면 그들에 대한 오해도 줄고, 모르는 척 눈감아주고 있는 그들의 속내도 속시원히 알 수 있다.

 

사장도 사원도 원웨이가 될 순 없다. 서로에 대한 이해없는 소통은 불가능한 극과극의 관계인 사장과 사원 사이. 언젠가는 오너가 되기를 꿈꾸는 이라면 그들의 마인드와 실수담들을 미리 알아 미연에 방지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 또한 실수를 줄일 수 있는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언제나 사원이었다. 평사원에서 승진에 승진을 거듭해도 언제나 나는 사원의 입장이었다. 단 한번도 오너로 살아본 일은 없다. 세상엔 성공한 오너들의 성공법에 관한 책들은 많지만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마인드는 바로 이런 내용의 멘토링들이 아닐까. 우리가 오너가 되었을때 가져야할 마음가짐. 그 설레는 마음가짐을 이 책을 통해 많은 이들 또한 가져보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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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완전한 사람들 | B리뷰 2011-07-2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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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불완전한 사람들

톰 래크먼 저/박찬원 역
시공사 | 2011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브래드 피트 영화사에서 영화화 결정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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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겐 쉽게 읽혔을 이 책이 내겐 참 어렵게 다가왔다. 브래드 피트 영화제작사 "플랜B"에서 영화화 할 예정이라는데, 책을 읽었으나 영화로 이해하고 책을 다시 펼쳐들어야될 듯 싶다. 과거 [반지의 제왕]이 글로 읽어 정리되지 않던 부분들이 영화를 보고 쉽게 이해되어진 것처럼 [불완전한 사람들] 역시 내겐 그만큼이나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진 소설이었다.

 

저널리즘을 공부한 저널리스트인 톰 래크먼은 [불완전한 사람들]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그의 소설속엔 총 11명이 등장하는데 그들 모두가 어느 시점에선 주인공이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우리네 삶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타인이 주인공인 삶 속에선 내가 그들의 조연이 되고 엑스트라가 되어 지나쳐가는 것처럼 내가 주인공인 삶 속에선 타인이 조연이 되고 엑스트라가 되며 무명의 배역을 맡는 이치가 소설 속에 녹혀져 있었다. 그래서 내겐 조금 더 복잡하게 느껴졌나보다. 글이 3D처럼 입체적으로 느껴져서.

 

소설을 읽으면 새롭게 깨닫게 된 사실이지만 나는 이토록 촌스러운 사람이었다. 입체적인 이야기에선 어지럼증을 느껴버리게 되는...!!!

 

나를 울렁거리게 만든 11명은 모두 신문발행과 관련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었는데, SNS의 시대에도 여전히 읽히는 신문존재의 필요성이 역설된 것은 물론 그와 관련된 사람들이 삶을 살아가는 필요성까지 덧붙여져 있어 읽는 재미는 남다른 편이다. 누구에게나 인생에 베스트극장 한 편씩은 잇듯이 리얼 인생 버라이어티화 되어 있는 [불완전한 사람들]은 각각 기자, 편집자, 발행인, 독자, 기자 지망생, 특파원 등등의 자격으로 소설 주인공 역할을 따냈다.

 

누군가를 외부에서 바라보고 내부에서 이해하게 만드는 이 소설은 복잡하지만 재미면에서는 쏠쏠한 재미를 가져다준다. 다만 영화가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해석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은 있지만.

 

불완전하기에 좀 더 기대할 여지를 두고, 불완전하기에 좀 더 삶의 재미를 찾아나설 수 있게만드는 삶처럼 불완전한 사람들이기에 그들은 우리의 존경이 아닌 이해를 얻어낼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우리네 삶과 다르지 않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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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책읽는 주말/북켄드] 7월 - 두 도시 이야기 | B리뷰 2011-07-22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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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두 도시 이야기

찰스 디킨스 저/장윤오 그림/박동숙 역
제삼기획 | 2008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민중이 폭도가 되어 가는 가운데, 그 사이에 서게 된 한 가족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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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의 힘은 무섭다. 회초리가 한 개일땐 잘 부러지지만 다발일때엔 부러뜨리기 힘든 것과 같은 이치다. 뭉친다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큰 힘을 가진 행위가 된다. 잘 뭉쳐지면 참 좋은데, 자칫 어긋난 방향으로 뭉쳐졌을때의 파급효과는 사회가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경우가 있다. 마치 [두 도시 이야기]에서처럼.

왕정이 무너지고 시민정치가 도립되면서 그 과정에서 야기된 혼란은 겪어보지 않아도 실로 대단한 것이라 사려된다. 배경이 되는 영국과 프랑스는 1775년 각각 최악의 절망을 겪으며 현대사회를 정립해냈다. 아픔 뒤에 성숙이 오는 것처럼 시행착오 가운데 한 가족의 비극이 휩쓸려 있었는데, 프랑스에서 귀족의 삶이 영원할 것이라고 착각하며 사람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했던 에브레몽드 후작이 바로 그 시발점이 된 사람이다.

그는 탐욕스럽고 음흉하기 짝이 없는 작자로 자신의 마차에 치인 어린 아이에게 위로와 사과대신 금화 한 닢을 던져주며 부모가 아이 간수를 제대로 하지 못해 자신을 귀찮게 한다고 생명을 경시하는 발언을 일삼는 작자였다. 과거에도 누가 되었건 원하는 여자는 손에 넣고야 마는 못된 습성으로 한 소작농 일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는데 결국 그는 잠자던 중 칼에 찔려 비명횡사하고야 말았다.

그 뒤를 이어 에브레몽드 후작에 올라야할 샤를은 어린 시절부터 이런 남자들로 둘러싸인 가문이 싫어 작위와 가문을 버린 채 영국으로 건너가 샤를 다네라는 이름으로 평범하게 살게 되었고 그러던 중 아름다운 여인 루시 마네뜨를 만나 가정을 이루었는데 그녀는 바로 한 처녀를 범한 후작이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 억울하게 감옥으로 보낸 알렉상드르 마네뜨 박사의 외동딸이었다. 운명의 잔인함으로 묶인 그들의 과거를 들춰낸 것이 바로 프랑스에서 일어난 혁명이었으며 자신ㅇ르 대신해 소작농들을 돌보던 늙은 하인을 구하기 위해 프랑스로 향한 샤를은 재판에 회부된다.

두 번의 재판 중 한번은 승소하였으나 다른 한 번은 패소하여 사형에 처해질 위기에서 구해져 가족과 함께 멀리 도망가게 된 샤를과 사랑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기요틴에 걸고 희생한 시드니 카튼의 숭고함은 복수심에 불타 군중울 자극하고 원수 에브레몽드 후작과 다를바 없는 행동을 일삼은 드파르쥬 부인과 대조된다.

후작에 의해 언니가 유린당하고 가족이 난도질 당한 드파르쥬 부인은 혁명세력과 더불어 민중을 폭도로 몰아가며 자신의 개인 복수를 완성했으며 결국 그녀 또한 마네뜨 가의 하녀 미스 프로스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다.

그러고보면 사람이 가장 무서운 존재이며, 뭉쳐진 힘이 자칫 휩쓸려갈 경우 작은 진실도 뒤덮어 버릴 수 있는데 그 순간 민중은 폭도로 변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무서운 이 소설은 찰스 디킨스 작이다. [크리스마스 캐럴],[올리버 트위스트]보다 더 좋은 평을 받고 있는 작품이지만 그래도 내겐 앞의 두 작품이 개인적으로 더 가슴에 와 닿는 작품들이었다. 물론 훌륭한 소설이지만 두 도시를 오가며 얽힌 사람들의 역사보다 한 인간을 구원해내고 한 인간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작품에 더 찬사를 보내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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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뛰어라! 지금이 마지막인 것처럼 | B리뷰 2011-07-21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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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뛰어라! 지금이 마지막인 것처럼

양준혁 저
중앙북스(books) | 2011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버텨라, 살아남아라. 그래야 강해질 기회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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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개그맨의 외침처럼,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 변하고 있다. 1박 2일에서는 명품조연 특집이후 "대세 김정태"의 새로운 발견이 있었고 무한도전에서는 1인자 뒤, "2인자"를 강조하는 박명수가 대세다. 누구나 자신의 인생에서는 주인공이지만 모두가 어울리는 사회 속에서 1등보다 2인자, 3인자가 많은 것이 현실인 셈이다. 하지만 1등 외의 사람들이 주목받는 세상이 도래했다. 그래서 세상은 오래살면 살수록 살만한 세상이 되나보다. 

자신 역시 인생의 명품 조연이라 자처하는 전직 야구선수가 있다. 남자들의 자격으로 우리곁에 성큼다가온 양준혁 선수다. 그는 2인자로 살아온 삶을 회고하며 "좋았노라"고 고백했다. 물론 쉽지 않았다. 없는 형편에, 아무도 주목해주지 않는 굴욕도 겪었고 본인은 의리를 지켰지만 자신을 배신한 구단도 만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즐거웠다"고 추억하는 여유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야구에 대해 전혀 문외한이어서 같은 도시에서 살고 있어도 나는 은퇴전까지 그의 이름조차 알지 못했다. 남자의 자격을 통해서 그를 알게 되면서 전직 야구선수였으며 꽤 유명한 사람임을 알게 되었고 "전직 삼성맨"이지만 혜택을 여전히 누리고 있다는 한 광고를 통해서 그의 얼굴과 목소리를 자세히 인식하게 된 사람 중 하나다. 

그랬기에 반대로 야구를 뺀 인간 양준혁에 더 호감을 느낄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은퇴 이후 지도자의 길을 모색하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그는 여유롭다. 마음만 여유롭고 사실 그는 매우 바쁘게 산다. 밀려드는 강연에, 예능 나들이에, 야구해설에, 이젠 책까지. 책을 통해 고백하는 그의 비명은 그래서 "행복한 비명"처럼 들린다. 

"한방"을 기다리지 않고 "한 발" 더 뛴 사나이의 삶은 그래서 다큐멘터리 같은 진솔한 감동이 전해진다. 야구를 통해 얻은 인생의 몇가지 깨달음을 우리에게 털어놓으며 누구나 하는 실패 뒤의 다음 삶을 중요성을 강조하는 그는 더이상 야구팬들만의 양준혁이 아닌 것이다. 32년의 야구인생 동안 하기 싫은 것을 참고 해냈던 90년대 타자는 그 당시엔 가장 빠르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현재엔 가장 멀리 와 있는 사람이 되어 우리네 인생을 돌아보게 만들고, 강해서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살아남았기에 강한 자로 기억될 사람이다. 

그리하여, 

"버텨라, 살아남아라. 그래야 강해질 기회를 얻는다"

라는 그의 충고는 직언이자 리얼토크로 우리의 가슴에 홈런된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평생 그렇게 살아왔는데요~"라는 구수한 말투와 웃음으로 답을 대신하고 "사람은 늙었다고 생각할때 늙는다"라는 멋진 말도 서슴치 않으며 누구는 외워서 하는 말을 그는 경험에서 우러나 해서 우리의 마음을 움직여 놓는다. 

그는 더이상 2인자가 아니었다. 제 2의 양준혁은 있을지 몰라도 우리 앞에 양준혁은 하나며, 첫번째다. 최고의 대우를 받지 못해도 팀을 위하는 길을 택했던 그가 이젠 전혀 다른 멤버 속에서 팀웍을 다지며 주말마다 나타난다. 심방제동을 앓아 운동을 그만두라는 의사의 권고를 그대로 받아들였더라면 인생이 얼마나 변했을지 그 열여섯의 소년은 감히 상상이나 해봤을까. 

12월 31일과 이듬해 1월 1일이 얼마나 차이가 납니까? 

라는 한 문장으로 공자, 맹자 같은 순간의 깨달음에 도달하게 만든 그의 촌철살인을 가슴에 새기며, 이런 사람이 함께 사회 구성원으로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 얼마나 좋은 세상인지 새삼 알아가고 있다. 살아있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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