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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인의 사계절 : 봄의 살인 | B리뷰 2016-10-30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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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살인의 사계절 봄의 살인

몬스 칼렌토프트 저/강명순 역
문학수첩 | 2013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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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형사 말린은 10대에 딸 토베를 낳았다. 몇 살 위였던 남편과는 현재 헤어진 상태이며 <살인의 사계절> 중 두번째 이야기인 '봄의 살인' 도입부에서 장례식장으로 향하며 마음속으로 죽은 엄마에게 읊조리는 생각들을 조합해보면 그녀의 어머니는 그리 다정한 여인은 아니었던 듯 하다. 경찰관이 되겠다는 딸을 조롱하기도 했고, 어릴 때 아이를 낳아 자신이 생각한 딸로 자라주지 않았던 것에 대한 원망으로 딸과 손녀를 외면했던 차가운 여인이었다.

 

ATM기가 도심 한 복판에서 폭발한 사건을 수사하는 도중, 말린은 그 사회적 체면을 중시하던 어머니가 생전에 바람을 피웠으며 심지어 그 남자의 아들까지 낳았다는 사실과 직면하게 된다. 그리고 장애가 있던 그 아들을 낳은 어머니도 그녀의 바람을 덮기로 한 아버지도 외면했다는 사실에 몸서리를 치고 말았다. 말린은 어머니와 달리 자신의 아이에 대해 책임을 다하기로 그 옛날 결정했던 10대였으니까.

 

ATM기 폭발 사고로 죽은 아이들은 대부호의 딸인 요세피나 마를뢰브가 낳은 아이들이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가족과 연락을 끊은 채 아이들을 낳았고 입양시켜 달라는 말을 남긴 채 마약에 찌들어 살았다. 그런데 누가 아이들을 죽인 것일까. 아이들의 아버지는 누구인가? 라는 의문이 남지만 이야기가 알려주는 정보들을 따라 계속 나아가다보면 그 끝엔 인간의 멈추지 않는 탐욕이 도사리고 있다. 가장 추악한 인간의 마음. 그 마음이 타인을 해하고 빼앗는다.

 

<살인의 사계절>시리즈 중 두번째로 읽게 된 '봄의 살인' 역시 그 재미가 빠지지 않았다. 4개의 계절을 다 읽고나면 어떤 마음이 남겨지게 될까. 누가 범인인가는 중요하지 않았다. 읽은 후 남겨진 생각들을 정리하는 일이 더 중요했다. 특이하게도 '인간'에 대해 넘칠 정도로 많이 생각하게 된다. 사회를 비판하고 꼬집는 사회범죄소설계열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인간의 추악한 단면들을 많이 들여다 본 것 같아 생각이 깊어진다. 자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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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인의 사계절 | B리뷰 2016-10-3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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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살인의 사계절 한겨울의 제물

몬스 칼렌토프트 저
문학수첩 | 2013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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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

몬스 칼렌토프트의 소설 <살인의 사계절>시리즈는 북유럽 작가 중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을 가장 재미나게 읽은 내게 도발적인 작품이었다.  평단은 그의 소설을 두고 '밀레니엄을 능가한다'는 극찬을 바쳤기 때문이다. 봄/여름/가을/겨울 중 가장 끝 권인 겨울부터 펼쳐든 나는 직접 목도하려 한다. '이보다 더 아름다운 범죄소설은 없다'는 아마존의 찬사를 받은 이 소설을.....!

 

 

 

대학도시이자 주교의 도시인 '린셰핑'. 남들 눈에 고상해 보이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시민들이 사는 허영심 많은 도시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혹한의 추위 속에 나무 위에 매달린 남자. 그는 사회 복지사였고 4년 전 외딴 숲 속에서 성폭행을 당했던 마리아 무르발이라는 여자의 담당자였다. 그는 죄가 있었던 것일까?



'미친 형제들'로 불리었던 아담, 야콥, 엘리아스 무르발 형제들을 용의 선상에 올려 놓은 경찰들은 그 가족을 탐문하기 시작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그들의 알리바이는 완벽했다. 가족들이 서로서로 알리바이를 제공해주면서 빈틈이 사라진 것이다.

 

 

소설은 정신없이 읽혔을만큼 가독성이 대단했다. 방대한 양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지루할 틈이 없었다. 어째서 이토록 극찬을 받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역시 <밀레니엄 시리즈>를 능가하진 못했다. 여형사 말린이 리스베트의 치명적인 매력을 넘어서지 못한 것처럼.


봄-여름-가을-겨울 순일 것만 같지만 <살인의 사계절>시리즈의 첫번째 이야기는 이번에 읽은 '한겨울의 제물'이었다. 어째서 겨울-여름-가을-봄의 순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꼭 우리에게 익숙한 계절의 순서대로 작가가 집필할 필요는 없기에 그 순서에 맞게 읽어보려 한다. 그래서 다음 권은 봄이었다. 봄에서는 14살 딸을 둔 젊은 엄마 말린(17세에 남편을 만나 19세에 딸을 낳은 워킹맘)이 어떤 사건과 마주할지 기대가 된다.

 

 

분명 밀레니엄 시리즈에 버금갈 만큼 재미있다. 하지만 일탈이 주는 짜릿함, 매혹적인 캐릭터가 전하는 신선함이 덜했다. 파격적이었던 밀레니엄에 비해서는. 그래서 참 재미있는 범죄소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겐 스티그 라르손의 소설이 최고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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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드맨 | B리뷰 2016-10-3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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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샌드맨

라르스 케플레르 저/이정민 역
오후세시 | 2015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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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에 실종된 남자는 7년 전 공식적으로 사망 처리 되었다. 그런데 그 망령이 살아돌아왔다. 왜 ? 어떻게? 지금? 그는 나타난 것일까. 이렇듯 스웨덴의 국민작가 부부(부부의 공동필명 : 라르스 케플레르)의 소설 <샌드맨>은 헐리우드 영화처럼 시작된다.

 

 

우레크 발테르의 희생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미카엘 콜레르- 프로스트가 돌아왔다. 총 45명이 사라진 연쇄살인사건에서 생존자의 증언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더불어 공범에 대해 확신하고 있었던 경찰 유나 린나의 의심이 합리적이었다는 것도 밝혀진 셈이고.



차츰 안정을 찾아가고 있던 미카엘은 아직 동생이 빠져나오지 않았다고 증언함으로써 대규모 수색대를 꾸리게 만드는데, 그는 자신들을 가둔 범인을 '샌드맨'이라고 불렀으며 자신들은 '캡슐'이라 불렀던 닫힌 공간에서 음식물 쓰레기등으로 연맹해왔다고 증언했다. 아직 그곳에 여동생 펠리시아가 갇혀 있다고 덧붙이면서.

 

 역시 범인은 두 사람이었다. 유레크는 감독에 갇혀 있었지만 쌍둥이 형제는 밖에 남아 유괴한 아이들을 관리(?)감금하며 경찰인 유나의 가족까지 위협하고 있었던 것. 범인의 아버지인 바딤 레바노프는  두 아들 이고르와 로만을 데리고 레닌스크에서 도망쳐 스웨덴으로 건너왔다.


 

대규모 채석장에서 일하면서 시민권이 나오기 전까지 쌍둥이들을 외국인 노동자 숙소에 숨겨 키우다가 어린 레이다르의 고발로 아이들은 아버지와 헤어지게 되었고 그로 인해 샌드맨이 탄생하게 된 것이었다. 아팠던 동생과 달리 건강했던 형은 가자흐스탄으로 송환되어 겨우 열 다섯의 나이에 강제 차출되어 군인으로 살아야했고 분쟁의 포로로 살아야했다.



겨우 삶에서 탈출한 그가 동생을 찾았을 땐 이미 정신지체 판정을 받고 정신병원을 전전하다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고 그 아버지는 두 아들을 찾아 백방으로 편지를 보냈으나 결국 찾지 못한 채 채석장에서 자살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로만은 피의 복수를 다짐하며 <샌드맨>이 되었다. 자신들을 일러바친 레이다르부터 아동복지위원회 담당 직원들, 외부무 직원들이 그 대상이었고 아이들과 가족을 납치하면서 남아서 가족들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쪽의 피를 말리는 것. 그가 선택한 복수법은 자신들이 겪은 그대로를 겪게 만드는 일이었다.



경찰의 추격에 쫓겨 얼음 강물 속으로 사라진 유레크. 모두 그가 죽었다고 장담했지만 단 한 사람 유나만은 시신을 보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리고 유나가 입원해 있던 병실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 링거 병이 지지대에 달랑거리며 매달려 있고 주사 바늘 끝에는 피가 맺혀 있는 상태에서...병실이 텅 비었다. 6개월의 시간이 흐른 후 경찰관 유나 린나를 찾는 사람은 오직 단 한 사람, 비밀 경찰관 사가 바우에르 뿐이었다. 샌드맨은 살아 있을까.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에 매료된 부부 작가가 쓰고 있는 장르 소설은 기가막히게 상상력을 자극한다. 제목은 공포영화의 그것이었으나 내용은 범죄 스릴러로, 영상미가 가득한 작품이라 영화화되기 알맞은 소설이다 싶었더니, 이미 계약 상태라고 했다. 한국어 번역본이 2015년 작이라 이미 영화화 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



그리고 시즌을 기약하듯 범인의 죽음은 여지를 둔 상태고 그를 쫓던 경찰은 사라졌다....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샌드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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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 | B리뷰 2016-10-2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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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

위화 저/이욱연 역
문학동네 | 2016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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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작가 위화의 글은 조용하면서도 묵직한 힘이 느껴지는 글이다. 마치 사람 몸통만큼 커다란 붓에 먹을 듬뿍 묻혀 한 글자를 힘있게 내리 찍는듯한 무게감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글이어서 좋다. 인생의 화두를 던져주는 글들처럼 그의 글 역시 읽고나면 많은 생각들을 머릿 속에 남긴다.그래서 결코 가볍게 읽고 지나칠 수가 없다.

 

 

사실 <허삼관 매혈기>보다 <인생>을 감명 깊게 읽었고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를 위시 리스트에 남겨두기도 했지만 어느 글을 읽더라도 '위화의 분위기'는 감춰지지 않는다. 그래서 그가 <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라는 산문집을 통해 대중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에도 귀를 기울이게 된다. 중국인이 아니라고해서 공감할 수 없는 것도 아니므로.


최근 40여 년 동안 빠르게 변한 중국의 겉모습에만 치중했다면 작가의 책을 읽고서는 그만큼이나 중국인의 심리 변화 또한 변해왔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에서의 빈부격차는 바로 이런 것이었다. 어린이날의 맞아 진짜 비행기를 선물받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흰 운동화를 갖기를 소망하는 아이의 삶. 유럽인이 400년간 겪은 격차를 불과 40년 만에 겪은 중국인들의 삶은 그 광활한 땅의 너비 만큼이나 커서 혀를 두르게 만들지만 한편으로는 한없이 슬퍼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변해가는 중국에 대해서만 한탄하고 있을 작가 위화가 아니다. 책 속에서 그는 자신이 부조리 소설을 썼지만 부조리파 작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소신 발언을 하기도 하고, 윌리엄 포크너의 명성 뒤에 가려진 흑역사 몇 개를 털어놓기도 했다.

 

 

이언 매큐언, 알렉상드르 뒤마가 등장하고 부조리 소설과 사실소석의 차이점을 극명화 하는 등 <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는 평탄하게 읽는 가벼운 에세이가 아니라 일상의 생각이 담긴 에세이면서 자신의 생각을 담아내는 일기요, 소양을 기록하는 인문서의 복합적인 장르글 처럼 읽힌다.



스스로의 창작에 관해서는 '중국인의 일상생활에서 출발해, 정치, 역사, 경제, 사회, 체육, 문화, 감정....등을 거치고 다시 중국인의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간다고 밝히면서 중국인의 삶과 자신의 글을 한몸처럼 이야기하고 있었다. 대체 얼마나 사랑하면, 얼마나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면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설령 대한민국에서 시작해 대한민국으로 끝나는 글을 쓰더라도 스스로의 글을 두고 이렇게 터놓는 대한민국의 작가는 본 일이 없는데.....!



사랑한다고만해서 맹목적이다라고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애정과 비판을 동시에 쏟아놓는 작가가 바로 위화다. 그래서 한결 존경스럽다. 그의 모든 글, 모든 책을 탐독한 것은 아니지만 이제껏 읽은 작품들은 하나같이 한결같아서 좋았다.

 

 

 

날카롭게 사회를 비판하는 작가들이 국가별로 생존해 있다는 것은 그래도 그 국가가 망조가 든 것은 아님을 반증하는 증거라 생각된다. 지켜보고 바른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어떻게 좌초되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요즘 시끌시끌한 대한민국에 대한 걱정밥상에 숟가락을 하나 더 얹게 된다. 나라꼴이...나라꼴이....해학으로도 감쌀 수 없는 이 슬픈 모멸감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이 책을 읽고다니 한결 더 부끄러워졌다.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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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픔의 밑바닥에서 고양이가 가르쳐 준 소중한 것 | B리뷰 2016-10-2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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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슬픔의 밑바닥에서 고양이가 가르쳐준 소중한 것

다키모리 고토 저/손지상 역
네오픽션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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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에서 읽지 마세요!!마지막 30페이지,
충격적인 결말에  울음이 터져버렸습니다"

 

 

 

'기적의 붉은 실'같은 인연을 작은 시골 마을의 고양이들이 만들어내고 있었다. 어찌보면 일상을 살아가는 각양각색의 평범한 사람들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곪을대로 곪은 상처를 한 두개씩 가지고 살고 있는 사람들이 <슬픔의 밑바닥에서 고양이가 가르쳐준 소중한 것>에 등장한다. 일본식 교훈을 담고 있는 스토리라인이라 마지막 30장을 읽으면서도 나는 눈물은 나지 않았다.



감동을 느끼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예상할 수 있었던 스토리여서 눈물까지 나오진 않았던 것 같다. 거짓말같지만 또 그래야만 감동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이 따뜻한 내용의 책 한 권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사실 길고양이의 밥을 주고 있는 입장이고, 바로 며칠 전에 누군가가 고양이들을 흉흉하게 연쇄살해할 사건을 접한 뒤 보게 된 이야기여서 남이야기 같지는 않았다. 캣맘 유미코씨의 이야기는 길냥이들을 보살피는 내 이웃들의 이야기인 동시에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길냥이들에 관해서는 제법 관대한 편이라는 일본에서조차 밥주는 것을 타박하는 사람들이 있다는데, 동물법이 있으나마나한 상태인 대한민국에서야 오죽하랴!! 하지만 작가 다키모리 고토는 길고양이들의 척박한 삶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고양이들로 인해 조금씩 삶이 변해가는 사람들에게 그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사람을 향해 있는 이야기!!! 그 매개체는 고양이인 셈이다.

 

 

시골 파친코가게에서 노닥노닥하며 일하고 있는 '고로'는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기억이 있는 청년이다. 비슷하게  어릴 적 미혼모인 엄마에게 학대당하다 버려진 경험을 갖고 있는 히로무와는 형동생처럼 지내게 되는데 캣맘 유미코 아줌마의 '입양노트' 때문에 그들의 인생에 고양이 구조라는 천직(?)이 추가 되어 버렸다.

첫번째 이야기는 연대보증인이 되어 주었으나 배은망덕하게 남편까지 꼬셔서 빚 500 만엔을 추가한 채 달아나버린 친구로 인해 아들과 함께 하루 아침에 길바닥에 나 앉게 된 여자의 이야기인데, 이들이 남기고 간 고양이 '라이트'를 판매업자에게 넘겨주는 과정에서 고양이 학대범을 검거하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그 전에는 길고양이 '미이'의 밥 좀 챙겨달라는 유미코 아줌마의 부탁이 귀찮기만 했던 고로였는데..여차저차 하면서 그는 노트에 사연이 추가 될 때마다 출동하게 되는 고양이 삼촌(?)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그와 더불어 고양이를 멀리 하고 있던 히로무까지 코가 꿰어져 그들은 함께 고양이를 구출하거나 찾아다니게 되었다. 알고보니 한량 사장인 줄만 알았던 파친코 가게 주인인 가도쿠라에게도 아내가 데려온 아들인 쇼타로(16세)가 어린아이의 지능을 지닌 아픈 사연이 있었으며 열심히 고양이를 위한 삶을 이어가다 고로와 히로무는 뜻밖의 출생의 비밀도 알게 된다.



울지 않는 고양이 / 인연의 조각 / 투명한 출발선 / 기적의 붉은 실 



네 개의 에피소드는 등장 인물들을 하나하나 이어주며 결국 고양이를 위하는 일이 사람을 이어주는 일임을 깨닫게 만든다. 처음 악덕업자에게 넘겨진 고양이 '라이트'를 구해오기 위해 20만엔을 빌려 달라고 부탁했을 때 가도쿠라가 한 말은 "20만 엔만 있으면, 무언가를 지킬 수 있다 이거지?"(p45)였다. 덧붙여 그는 "돈은 살리면 자연스럽게 되돌아온다. 누가 훔쳐가서 없어진 돈은 그놈이 쓰고 끝이야. 죽고 없어지지. 하지만 살리기만 하면 돈은 사라지지 않고 돌아오게 되어 있어"라고도 말했다. 그런데 돌아오는 건 돈 뿐이 아니었다. 사랑과 정성도 돌아와 별볼일 없던 일상을 의미있게 바꾸어 놓았다.

 

 

이야기 속에서 '고양이'는 인연의 끈인 동시에 치유의 존재였다. 현실은 이보다 훨씬 더 잔인하기도 하고 슬픈 사건들도 점철되어져 있지만 이야기 속에서만이라도 따뜻한 온기를 품어보고 싶어진다. 이렇게 고양이들이 몽땅 사랑받으며 살 순 없는 것일까. 현재 고양이 다섯마리와 동거중이라는 저자 역시 비슷한 마음이었나보다. 고양이를 버리고 이사가는 사람들 소식을 접하면서 답답한 기분이 들었다는 저자는 그래서인지 아주 따뜻한 에피소드 넷을 우리의 가슴으로 던져놓는다.

 

 

세상에 의미없이 태어난 생명은 없을 것이다. 사람도, 고양이도.
<슬픔의 밑바닥에서 고양이가 가르쳐 준 소중한 것>을 가슴에 품은 사람이라면 내일부터라도 외출할 땐 마주치는 길고양이들, 길강아지들에게 따뜻한 눈길 한 번, 당장의 배고픔을 해갈할 수 있는 한끼 정도는 대접해주지 않을까....글의 힘이 아닌 감동의 힘을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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