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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곱명의 술래잡기 | B리뷰 2016-08-2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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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일곱명의 술래잡기

미쓰다 신조 저/현정수 역
북로드 | 201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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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전의 사건, 봉인해제!!!

'니시도쿄 생명의 전화'를 받고 있던 상담원 누마타 야에에게 이상한 전화가 한 통 연결되었다. 보통은 가슴속에 차올라 있는 이야기들을 털어놓기 위해 전화하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반해 이번 전화는 달랐던 것. 물론 모든 통화의 결과가 만족스러운 건 아니었다. 죽음을 막을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하곤 했다. 그런데 이상한 전화는 처음부터 묵음상태였다. 완전한 침묵. 그리고 이어진 노랫가락 하나.

 

'다~레마가 죽~였다...'(p15)

 

목덜미 털이 곤두설만큼 동요된 상태였지만 차근차근 자살 위험도를 판단하기 위해 탐문을 시작한 야에는 자살을 준비중이던 남자가 30년전 함께 놀던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음을 파악하게 된다. 월요일부터 한 명씩, 다섯 명에게 걸었고 전화가 연결되지 않으면 목을 매겠다는 결론을 미리 정해두고 과정으로 전화를 돌리고 있었던 것. 대체 무엇때문에 그는 30년 전의 동창들을 그의 자살 서바이벌에 불러 들이게 된 것일까.

 

15년 넘게 근무했던 회사에서 정리해고를 당한 것도 모자라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간호하던 아버지가 남긴 엄청난 부채, 연이은 불행으로 그는 삶의 의지를 잃어버렸고 오랜 친구들에게 차례차례 전화를 걸면서 다들 잘 살고 있는 것과 달리 자신에게만 삶이 가혹하게 펼쳐지고 있음을 알아버렸던 것. 어차피 죽으려고 했다면 타인의 삶이 행복하든 불행하든 상관없어야하지 않았을까. 이 대목에서 남자의 망설임이 느껴졌으나 그는 사라졌다.

 

애초에 야에가 전화 자원봉사자로 일하게 된 것은 남편의 자살 때문이었다. 둘 사이의 아이를 잃고 나서 그녀는 홀로 남겨졌다. 그 남편의 고향이 바로 남자가 나고자란 곳이기도 하다면....이 인연은 악연일까? 우연일까? 남자가 목을 매달겠다고 했던 장소로 가 보았으나 시체는 없었고 스산한 기운만이 가득했다. 겨우 그의 이름이 다몬 에이스케인 것을 알아내고는 그와 통화 했던 친구들을 수소문하던 중 한 친구가 꽤 유명한 소설가인 고이치라는 것이 밝혀졌고 그는 직업상 예리한 감각을 발휘해 30여전 친구들과 자살하겠다는 말을 던져둔채 사라진 다몬 에이스케를 찾아나섰다.

 

기억속 동창은 여섯. 하지만 키워드는 그의 기억속에서 지워졌던 일곱 명째 아이의 존재가 끌어올려졌을 때 봉인해제 되었고 그동안 막혀 있던 그 시절, 그 사건을 다시 파헤쳐볼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30년이란 세월 속에 묻혀 있던 소년 연쇄유괴사건의 범인이 현직 경시청 경부라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결국 범인이 소년의 어머니였고 그녀가 누구인지 알고 다시 소설을 처음부터 읽는다면 애초에 모든 판은 펼쳐진 채 시작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일곱명의 술래잡기>는 무서움보다는 참 슬픈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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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쿠시마의 고양이 | B리뷰 2016-08-29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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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후쿠시마의 고양이

오오타 야스스케 저
책공장더불어 | 2016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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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때마다 영혼이 털릴(?)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곧잘 한 웅큼씩 뽑히고 만다. 거기에 눈물 한바가지 추가요!!! 1인 출판사인 <<책공장 더불어>>에서 출간된  "후쿠시마의 고양이"

는 인간이라면 절대 외면해서는 안되는 현실과 책임에 대해 각성하게 만들어주는 좋은 책인 동시에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야하는 이유와 그 순간을 선물하는 책이라 결코 가볍게 읽히지 않았다. 하지만 글을 모르는 유아동부터 노안의 노인층까지 전세대가 함께 읽기에도 적당하게 , 보기 좋게 편집 되어져 있다. 그 두께까지도.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후쿠시마의 고양이>를 읽게 되어 생각의 시간이 두 배로 길어졌다. 나라고 다르겠는가. 소록도, 분쟁지역, 지진터, 원전사고지...안전에 대한 염려와 두려움을 갖고 산다. 만약 원전 폭발 사고 지역으로부터 10킬로미터 이내에서 거주할 수 있겠니? 라고 물어온다면 고민할 것도 없이 "no"라고 대답할  게 뻔하다. 그래서 피폭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원전으로부터 10킬로미터 떨어진 도미오카에서 남겨진 동물들을 돌보며 살고 있는 "마츠무라"씨의 용기에 탄복할 수 밖에 없었다. 국가에서도 살처분 결정을 내리고 포기한 생명들을 돌보며 살고 있는 마츠무라씨. 국가도 할 수 없는 일을 개인이 해내고 있었다. <아바타>라는 영화에서 보여준 상황보다 현실의 사정이 더 감동일 수 밖에 없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시로'와 '사비'가 후쿠시마 사고 당시 그곳에 있던 고양이인줄 알았는데, 이들은 2013년 보호소 앞에 버려져 있던 고양이로(대지진 이후 탄생) 안락사의 운명에서 벗어나 마츠무라씨 집으로 온 케이스였다. 그  누구도 새로운 생명을 데려올 생각을 못했을 그 땅에 어린 고양이 두 마리가 새 둥지를 튼 것이다.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의 결말을 보고 충격을 받았던 것처럼, 복구가 아닌 리셋 상태로 되돌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 오염되었다고는 하지만 살아 있는 생명들을 깨끗하게 없애는 쪽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한 비극에 대해 인간으로서 무한한 미안함을 느끼게 되고 만다. 누가 인간에게 이런 결정권을 주었단 말인지....자연이 말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소리높여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수없이 살려달라고 말했을까.

 

"동물을 버린 사람들은 모른다  버려진 동물들이 어떻게 되는지 ..."           

(p20)
     

무뚝뚝하다는 마츠무라씨가 고양이들과 함께 찍힌 사진 속에선 자상하면서도 온화한 표정을 머금고 있다. 사진 한 장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사랑을 쏟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불쌍하네.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지."(p20)라는 짧은 대답이 참으로 따뜻하게 느껴진다.

 

 

우리 모두가 그와 같은 삶을 선택하긴 어렵다. 하지만 옳은 일에 대한 응원을 그만두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편리를 위해 만든 것들이 문제를 일으켰다면 그 결과 역시 인간이 져야지 다른 누군가에게 전가해서는 안될 일이기 때문이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이 있어났다. 쓰나미와 원전 폭발 사고로 후쿠시마가 오염되었다.

그리고 한 번 일어난 방사능 오염은 단시간내 빠른 복구가 불가능하다. 경계 구역은 해제 된 상태라고해도 여전히 이 지역에서 사람이 살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리라.

 

 

사람들은 사라졌지만 마을에서 함께 살던 개, 고양이, 그외 가축으로 분류된 많은 생명들이 남겨졌다. 그 누구도 그들에게 '어떤 선택을 할래?'라고 묻지 않았다. 가족과 함께 이주하고 싶지만 자의로 어떻게 할 수 없었을 그들을 두고.

 

그동안 잊고 있었다. 사고 뉴스를 접하면서 우려하는 바가 없진 않았으나 솔직히 곧 잊혀졌다. 그러는 동안 2014년, 고양이 시로와 사비는 10마리의 새끼 고양이를 낳아 기르고 있었다. 건강하고 귀여운 녀석들이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어떻게 이 생명들을 모조리 다 죽이자고 말할 수 있을까.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

 

 

'알려지는 것의 힘'이 발휘되어야할 때는 바로 지금이 아닐까. <후쿠시마의 고양이>가 전세계 많은 이들에게 읽혀지길 바란다.  '동물들을 마지막까지 지켜주고 싶습니다'라는 따뜻한 바램이 지켜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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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같이 살래? | B리뷰 2016-08-2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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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 같이 살래?

이유정,하수진 공저
허밍버드 | 2016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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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만 많이 모인 회사에서는 조심해야 할 것들이 많다. 너무 튀어도 곤란하고 너무 소극적이어도 얕잡아 보일 수 있으며 무리에 끼이지 않아도 왕따, 무리에 끼여 있어도 시끄러운 일....이성과의 비율이 적절한 회사에 비해서 한결 처세에 신경써야지만 본전치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을 경험으로 터득했기에 비슷한 취미를 가졌거나 비슷한 성향의 사람이라도 여자들끼리만 한데 모여산다면 나는 당연히 '반대'에 손을 드는 쪽이다. 그런데 살짝 궁금해졌다. 허밍버드 출판사에서 출간한 <우리 같이 살래?>라는 책을 앞에 두고. 일반인도 아닌 소위 글을 쓴다는 예민한 밥벌이군인 시나리오 작가, 카피라이터, 회사원 이 세명의 여자가 한 집에서 그것도 몇 년씩이나 갈등없이 성공적인 동거를 이루어내었을까. 라는 의문이 던져졌기에. 신혼집 대신 셰어하우스를 택했다는 용감한 그녀들의 성공적이고도 유쾌한 동거는 자유의 박탈이 아닌 특별한 자유를 선물받으면서 시작된다. 놀랍게도.

 

 

p9  이요 : 앉을 수 있는데 왜 서 있어? 누울 수 있는데, 왜 앉아 있어?

 

p10  진이 : 역시 천재야...외치는 조증과 세상에 글 잘 쓰는 인간들이 왜 이렇게 많아 라는 울증을 오간다

 

p11  빵가 : 몸만 씻어도 주부 습진이 생기고 약속이 두 개만 겹쳐도 피로가 쌓이는 체질

 

 

이 세 여인이 6년간 함께 동거동락한 리얼쌩쌩경험담이 바로 이 책 한 권이다. 저만큼만 보고서도 어떤 사람인지 짐작가는 부분들이 있다. 참 다르다...누군가는 무신경하고 누군가는 참아야하는 범위가 크겠고 누군가는 스트레스 받겠다...싶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6년이라는 시간뒤, 주인집에서 월세를 올리기로 한 시점에서 각자 독립해서 '잘 헤어진' 것을 보면 이들은 꽤 잘 맞는 룸메이트들이었던 것 같다. 지지고 볶고 싸우기만 했다면 "함께 살길 잘했다"는 뒷말을 남기긴 어려웠을 것이므로.

 

결혼적령기가 모호해지고, 늦은 결혼, 빠른 독립 등으로 싱글족이 많아진 요즘 "우리 같이 살래?"는 참 달콤하게 들리는 유혹이다. 우선 금전적인 절약, 외롭지 않음, 위험에 노출되는 수위가 혼자살 때보다는 적어짐...등등의 좋은 점 들이 있긴 하지만 청소/음식/불을 켜고 끄는 사소한 습관/소음/tv채널 에 이르기까지 사소하게 다툴 것들 투성이다. 감정은 쌓아두면 폭발하기 마련이고 게다가 짝수도 아닌 홀수의 숫자는 언제나 위태롭다. 그래서 6년이나 성공적으로 같이 살아본 그들의 "동거기술"은 현재 함께 살고 있건 꿈만 꾸고 있는 쪽이든 간에 톡톡한 팁이 된다.

 

 

공과금과 식비의 나눔과 관리, tv요금과 인터넷요금 정산, 계절별 난방비,,,,생각지도 못했던 내용들이 쏟아져나왔다. 멋져 보이는 곳을 두고 살고 있는 사람과 여행을 하려는 사람의 차이가 극명한 것처럼 독립의 나이테만 늘어갔지 가족이 아닌 누군가와 함께 살아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세심한 부분까지 이들은 알려주고 있었다. 깨알팁이 아닐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검거된 연쇄살인범과 차로 5분 거리에 살고 있었다는 고백은 홀로 살고 있는 여성들에게는 간담이 서늘하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물론 가족과 함께 살고 있어도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독립해서 사는 쪽이 훨씬 더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니까. 험난한 세상 속에서. 그렇지 않아도 연쇄살인범과 근거리에 살고 있어 심장이 쪼그라들었을텐데 같은 건물에서 여자가 식칼에 찔려 실려나가는 모습을 봤다면 나라도 당장 이사나가고 싶어졌을 듯 하다. 바로 옆집인데...그 외에도 술취한 상태에서 소음발생으로 경찰까지 출동하게 만들었던 이웃, 커피 가는 소리에 런닝머신 뛰지 않았냐며 득달같이 달려온 아랫층 예민한 이웃을 만날 가능성도 있다. 꼭 동거인들과 내적 갈등이 없다고 해도 성인이 되어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고 살아가는데는 여러 사람과 부딪히며 살아가기 마련이다.

 

나 역시 오래전에 독립해서 1인가구로 살고 있어서인지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해서는 천일 밤낮을 떠들어댈 수 있을만큼 에피소드가 무궁무진하다. 뉴스를 며칠만 틀어놓고 있어도 결혼에 대한 생각, 아이를 낳아 기르고 싶은 생각 따위는 싹 사라지게 만들어 버려 아마 당분간은 이대로 살게 될 듯 싶다. 나같이 생각하는 사람, 어쩌면 이런 생각도 못할만큼 바쁘게 살고 있는 젊은 층이 많지 않을까. 그들에게 이 책은  위로의 책, 실전의 책, 희망의 책 등으로 다양하게 읽힐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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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흉가 | B리뷰 2016-08-2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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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흉가

미쓰다 신조 저/현정수 역
북로드 | 2016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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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다' or  '무섭지 않다' 그 두가지 답밖에 없을 줄 알았는데 미쓰다 신조의 <<흉가>>는 전혀 다른 느낌을 남긴 소설이었다. 마지막 장을 향해 갈수록 '어라? 시리즈 물이었어? 왠지 마지막장에 <계속>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는 미완성작인가?' 라는 의구심이 들만큼 점층화되던 스토리가 갑자기 확 줄여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풀어내야하는 미스터리의 분량에 비해 남아 있는 페이지가 너무 적었다. 하지만 결국 한 권 분량으로 끝났고 예상했던 답이 달려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훅 꺼져버렸다. 스믈스믈 올라오던 한기가.

 

8월 한 달간 읽었던 미쓰다 신조의 호러 소설 중에서는 처음 읽었던 <화가>가 가장 무서웠다. 사실은 이번에 읽은 <흉가>에 기대가 가장 컸음에도 불구하고. 먼제 골라놓은 소설 네 권 중 제목이 전하는 스산한 느낌 + '그것'의 등장. 공포감이 극대화되기 좋은 소재처럼 보여졌다. 그리고 이사한 새로운 마을에서 모두가 피하는 고립된 사연이 있는 집. <화가>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흉가>는. 게다가 마을이라는 곳 역시 어찌보면 하나의 큰 공간인데 마을 전체가 비밀의 공간이 된다면 옥죄어드는 기분을 한층 더 느끼게 만들지 않았을까....또 이 장르에 빼 놓을 수 없는 강렬한 반전을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다 <흉가>라는 소설을......!

 

아, 질풍노도의 시기를 맞는 청소년기의 중학생이었다면 더 좋았을걸....!!! 주인공 히비노 쇼타가 초등학생임을 발견하면서 든 생각이었다. 아, 아쉽다!! 어릴적부터 불길한 기운을 느끼는 기묘한 감각, 육감이 발달했던 쇼타는 아버지, 어머니, 누나를 각각 위험스러운 상황으로부터 구한 적이 있다. 하지만 가족 중 그 누구에게도 자세한 이야기를 털어놓은 적은 없었다. 그 상태에서 아버지의 전근으로 이사하게 된 곳은 '나가하시 촌'이라고 불리우던 '나가하시 마을'이었고 그들의 집은 주택가와 떨어진 산에 홀로 위치하고 있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집을 짓다만 세 집터 사이에 네번째 집이자 완성된 유일한 집에 그들은 입주했다. 이곳에서 쇼타의 육감은 또 발동하기 시작했고 첫 번째 집, 두 번째 집, 세 번째 집은 각각 바닥없는 늪, 화재, 교수대처럼 보였다. 게다가 그들이 사는 집에 또 다른 존재가 함께 살고 있었다. 막내 동생에게 접근한 그들은 자신의 이름을 '히히노/히미코/킷코/타타에"였다. 반전은 이 이름에 있었고 그들을 쇼타가 만나는 순간, 가족을 몽땅 잃어버렸다. 한 순간에!!!

 

그리고 또 하나의 반전은 마지막 문장에서 오픈된다.

 

"오빠, 어젯밤에 하네타란 이름의 양이 나왔어" (p325) 라는 모모미의 말을 마지막으로. 미쓰다 신조는 자신이 등장하는 '작가 시리즈', '집 시리즈','도조 겐야 시리즈' 등 시리즈물을 써 온 작가다. 이제 겨우 몇 권 읽은 것이 다지만 이 작가의 미스터리는 이유없이 잔인하게 도륙하는 장면이 등장하지 않아 안심이 된다. 잔상이 남아 꿈에까지 찾아오지 않는 미스터리 소설. 참 좋다. 다 읽고나면 딱 덮고 그 무서움을 잊어도 좋은 이야기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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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의 기원 | B리뷰 2016-08-2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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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종의 기원

정유정 저
은행나무 | 2016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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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라마 <덱스터>에 주목하고 원작소설 읽기에 몰입하게 된 것은 '남다른 기대감' 때문이었다.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흉악범들을 응징할 수 있다는 쾌감. 어린 시절 '홍길동전'이나 '일지매'를 보면서 느꼈던 것과 비슷한 그 느낌. 커서는 '스파이더맨', '배트맨','슈퍼맨'이 자신의 신분을 숨긴채 악당들을 징벌하는 영화속 장면에서 현실에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통쾌감을 받게 된 것과 같은 효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덱스터>가 영웅이 아니라는 사실은 잊혀지지 않았다. 사이코패스였지만 기대감을 갖게 했던 '덱스터'와 달리 정유정 작가가 쓴 <종의 기원>의 주인공인 "유진"은 그 어떤 공포영화 스토리보다 더 섬찟하게 만들만큼 '악' 그 자체였다. 같은 사이코패스인데도 둘의 이미지는 참 달랐다. 어쩌면 유진이야말로 우리가 직면해야할 사이코패스의 전형이 아닐까 싶어질 정도였다.

 

영화 <추격자>에서 하정우가 연기했던 살인마와 닮은 '유진'을 통해 우리는 '악 그자체'를 만나볼 수 있었지만 소설을 읽는내내 그는 악의 꽃이 아닌 악의 원석같은 존재처럼 느껴졌다. 또한 그는 시한 폭탄이었다. 발작이 언제 일어날지 몰랐고 일단 발작이 시작되고나면 형을 밀고 엄마를 찔러대면서도 죄의식 따위는 발견되지 않았다. 인간백정. 이런 유진에게 걸맞는 표현이 아닐까. 게다가 그는 아주 똑똑했고 아직 어렸다. 가족을 죽인 것으로도 모자라 죽이고 친형처럼 함께 살아온 '해진'도 제거했다. 물론 불특정인물들도 그의 손을 벗어날 수 없었다.

 

미스터리나 공포물보다 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이 더 무섭게 느껴진 것은 '사람이 가장 무서운 것'이라는 것을 다시 실감케 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이 뉴스에서도 흔하게 등장하고 있다. 아울러 뉴스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이웃이었으며 동창이었고 가족이라는 사실이다. 그 실체를 모른 채 편의점에서도 마주치고 은행이나 병원에서도 스쳐 지나쳤을지도 모른다는 거다. 어제 밥을 먹은 식당 옆 테이블에서 밥을 먹었을지도 모른다. 현대사회에서는 이런 불안증을 너무 많이 체감하게 만든다. '남의 일'로 치부하기엔 너무 빈번하게 일어난다. 너무 많은 것처럼 느껴진다. 뉴스가, 매체들이 그렇게 만드는 것일까. 과연 그들만의 문제일까.

 

그 고민을 심도있게 하게 만든 소설이 바로 <종의 기원>이었다. 소설 한 권에 붙여지기엔 그 무게감이 너무 무겁지 않나? 생각했었는데 읽고나니 제목은 화두가 된다. 개인의 것이 아닌 사회의 화두로 던져졌다. <7년의 밤> 이후 좀처럼 전작을 뛰어넘는 소설을 발견하지 못해 안타까웠는데 독자 한 사람으로써 그녀를 계속 응원하길 잘했다 싶어진다. <종의 기원>은 <7년의 밤>만큼이나 멋진 작품이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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