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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달, 블루문이 떠서 더 환한 밤 | 나의 리뷰 2018-03-25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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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두 번째 달, 블루문

신운선 저
창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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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캄캄하지는 않다.
밤하늘에 달이 떠 있기 때문이다.

열여덟 살의 수연이에게 인생은 어두운 밤이다.
한 살이 되기 전에 엄마가 떠났고,
아홉 살 때 아빠가 엄마에게 수연이를 떠넘기려다 수연이는 또 한번 엄마에게 버림받고,
엄마로부터 그리고 아빠로부터 상처를 입은 채 어두운 밤을 헤맨다.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가 곪을 대로 곪아가다 결국 터지고
수연이는 집을 나와 친구 은지 집에서 지내게 된다.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다
우연히 중학교 동창 혜미와 엮이게 되어 큰일을 당할 뻔하지만,
그 일을 계기로 지호를 만나게 되고, 수연이는 첫사랑을 하게 된다.

어린 연인은 서툴게 하지만 진심으로 서로를 안는다.
하지만 서툴러서였을까, 수연이는 곧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지호는 당황하고 혼란스러운 나머지 자꾸 수연이와 멀어져간다.

수연이는 이제 스스로 선택을 해야 한다.
낳을 것인지, 수술을 할 것인지.

수연이는 자신의 부모와 똑같은 사람이 되기를 거부한다.

"내가 계획한 열여덟 살의 삶은 아니었지만, 비록 실수였더라도
이 아이는 우리 둘의 아이였고 우리가 어떤 식으로든 책임져야 했다."

수연이가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 것은 자기를 거부한 부모에 대한 복수이기도 했다.
나는 당신들과 다름을 증명이라도 하겠다는 듯이.

수연이는 달처럼 부풀어오르는 딸 달이의 존재를 서서히 느끼며,
엄마가 되겠다는 차오르는 의지도 함께 느낀다.
 
"아마도 그때 아기가 온전히 내 안에서 나만을 의지해 자라고 있고
나를 통해 세상을 보려고 한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은 나에게 속했지만
나와는 다른 새로운 생명이라는 것을 느꼈던 것 같다.
그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엄마가 뭔지 잘 모르지만
까짓것 한번 해 보자는 의지가 내게 서서히 들어찼다."

여전히 어두운 밤이다.
하지만 이전보다 더 환하다.
희미한 기운으로 홀로 떠 있던 수연이 곁에
두 번째 '달이(가)' 떠 있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더 어릴 때는 누군가 문을 열어 주기만을 기다렸지만 지금부터는 내가 문을 열 작정이다. 내가 나를 정의해 나갈 생각이다.
-
헤매더라도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려 애쓸 생각이다. 그건 그동안 엄마와 아빠에게 거부당한 나 자신을 증명해 보이는 일이기도 했다.

수연이는 아홉 살 때 엄마를 만나러 갔던 집 앞의 문,
그리고 아이를 낳을 안전한 곳을 찾다 발견한 미혼모 쉼터의 문.
수연이에게는 열기 어렵고 힘든 문들이었다.
그 두 문을 통과해 만난 '달이(moon)'라는 문.
이제 수연이는 엄마라는 문을 열게 되었다.
이 문 역시 결코 열기 쉬운 문이 아니다.
하지만 이전과 다른 것이 있다.
이 문은 수연이가 달이 엄마로 지나갈 문이라는 것이다.
비록 수연이와 나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만
같은 초보 엄마로 수연이를 힘차게 응원해주고 싶다.

밤하늘에 떠 있는 수연이와 '달이'를 생각하니
떠오르는 세 사람이 있다.
'아침이 온다'의 히카리와 아사토 그리고 사토코.
수연이처럼 히카리도 10대의 어린 엄마이다.
히카리도 갖은 고생을 하고 결국 아사토와 아사토를 입양한 사토코를 만나게 된다.
히카리의 이름이 갖는 '빛'이라는 의미, 그리고 아사코가 갖는 '아침'이라는 의미,
첫번 째 '달'인 수연이와 두번 째 '달'인 달이를 생각하면
이 네 사람이 갖는 의미가 더욱 빛난다.

https://blog.naver.com/wingtoywing/221129090995


'아침이 온다'는 가족의 탄생에 좀 더 집중했다고 볼 수 있고,
'두 번째 달, 블루문'은 10대의 임신에 좀 더 무게를 실었다.
그래서인지 주인공인 수연이의 내면에 귀를 대고,
그 숨소리 하나하나, 떨림 하나하나를 밀착해서 느낄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또 한사람 '지호'가 신경쓰인다.
'지호'가 주인공인 소설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본다.

'두 번째 달, 블루문'
10대의 임신을 둘러싼 가족, 부모, 사랑, 학교, 친구, 꿈, 성, 인생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 참 많은 질문의 문을 지나게 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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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만 보는 사전이 아니라 모두 함께 보는 사전 | 나의 리뷰 2018-03-1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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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홉 살 함께 사전

박성우 글/김효은 그림
창비 | 2018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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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아이였던 나는
처음 우리말 사전을 보는 법을 배웠을 때
어른에 한 발 다가간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세상의 모든 단어를 다 알 수 있으니
어른들의 언어도, 책 속의 단어들도 이제
막힘없이 다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 우리말 사전에 대한 기대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단어의 뜻을 풀어주고 설명해 주는 것이 사전일 텐데
이상하게도 그 뜻과 풀이에 모르는 단어가 더 많아
알고 싶은 단어 뜻을 알기까지 돌고 돌아 지쳐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우리말 사전과 안녕하고 다시 만날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정작 사전을 그리 필요로 하지 않을 것 같은 어른이 되어서
우리말 사전을 하루에도 몇 번을 뒤적이는 한국어 강사가 되었다.
어린 시절에 느꼈던 그 답답함을 이제는 문제로 보게 된 것이다.
우리말을 배우려는 외국인들,
그들의 우리말 언어 수준은 아이와 비슷해
내가 어린시절 느꼈던 답답함을 그대로 느꼈을 것이다.

그런 답답한 마음들을 풀어줄
사전다운 사전, 사전의 미덕을 갖춘 사전이 필요한 나에게
이 정도면 쓸만한 사전이라며 다가온 '아홉 살 함께 사전'

아이들이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나와서
학교라는 사회에서 친구와 선생님과 관계 맺기를 하며
필요한 단어들을 골라 만든 '아홉 살 함께 사전'

이전까지 갖고 있던 '사전'이 주던 답답함은
살짝 뒤로 미뤄놓고
어떤 말들이 실려있을지 호기심으로
'아홉 살 함께 사전'을 만났다.

등장인물을 소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반복해서 나오는 아이들이 있어
캐릭터가 있는 소설 같은 사전이다.
한 단어, 한 단어 뒤로 가다 아까 본 아이가 나오면
그 아이가 나왔던 단어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다 "삐쳐" 집에 가던 아이가

친구들과 "화해"하러 다시 나오고,

한 살 어린 옆집 동생 성진이가 줄넘기를 잘하지 못할 거라 "얕보"다가

나보다 잘하는 걸 보고 줄넘기는 동생이 최고라고 "인정하"러 다시 나온다.

단어 뜻을 찾다 뜻 속에 모르는 단어가 나와 사전을 이리저리 뒤지는 게 아니라
화해한 이 아이들이 아까 싸운 아이들인지 확인하러 가는 것이다.
이렇게 재미있는 사전이 또 있을까?

"아홉 살 함께 사전'의 또 하나의 칭찬거리는
성역할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어른과 아이 사이에 불합리한 권위 대신 합리적인 존중이 있다는 것이다.

친구들 앞에서 태권도 실력을 "뽐내"는 여자아이가 있고,

방과 후 뭘 할지 엄마와 아이가 "상의하"고,

컴퓨터 자격증 시험을 보러 가는 엄마를 "응원"한다.

죽어 있는 예문이 아니라
실제 아이들이 사용하는 상황과 맥락을 가져와
설명하고 있는 표현을 쓸 수 있는 경우를 보여준다.
그래서 그 뜻이 다소 어렵게 설명된 단어라도
예문들을 보면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재미있게도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때도
상황과 맥락 속에서 그 뜻과 의미를 유추하게
설명하는 데 보통 3가지 정도의 예시를 보여준다.
'아홉 살 함께 사전'도 세 가지의 예시 상황이 나온다.)

아이들과 함께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는 적절한 상황을
더 많이 찾아보는 활동을 하는 것도
'아홉 살 함께 사전'을 재미있게 보는 방법일 것이다.

나의 어린 시절과 선생님이었던 때를 추억하게 하고,
앞으로 우리 아이들과 함께 봐야겠다 마음 먹게 한
'아홉 살 함께 사전'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되면서 전업주부가 되었지만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사전을 볼 일이 많을 것이다.
내 아이들의 언어 선생님으로,
세상과 어울려 사는 법을 알려주고픈 어른으로,
나 스스로도 관계에 회의가 들 때마다
 아이들과 함께, 혹은 혼자
 '아홉 살 함께 사전'을 펼쳐보게 될 것 같다.

* 지금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교육 쪽 인프라도 많이 구축되었을 테니
상황별, 맥락별로 쉽게 설명된 사전들이 많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래도 이 '아홉 살 함께 사전'처럼 '함께'라는 '관계'에 의미를 둔 사전이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남는다.
다양한 목적으로 한국어를 배우지만 그들 모두 한국어를 사용하는 한국 사람과 친구가 되거나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게 될 텐데 이런 사전이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냥 종이로 된 사전이 아니라 '아홉 살 함께 사전'처럼 따뜻한 기운을 품고 있는 사전이 있다면 정말 도움이 될 것 같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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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모두를 응원하는 '날고 싶은 아기 펭귄 보보' | 나의 리뷰 2018-03-0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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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날고 싶은 아기 펭귄 보보

라이놀 저/문희정 역
큐리어스(Qrious) | 2018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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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계의 수은주가 그 어느 때보다
더 아래를 향해 머물렀던 겨울이 끝났다.
그런 우리의 겨울보다 더 추운 남극에 살고 있지만
다가온 우리의 봄만큼 따뜻한 온기를 지닌
아기 황제펭귄 한 마리를 소개하고 싶다.

이름은 보보
가정주부인 아빠와 펑크록 가수인 엄마를 두고 있고,
날고 싶다는 이룰 수 없는 꿈을 꾸는 아이.

"당신과 바라는 것이 당신과 어울리지 않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시도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요.
서툴러도 당신만의 길을 찾으려면......"

꿈꾸기를 머뭇거리는 우리의 등을 이렇게 도닥거려주기도 하고,

"우리는 다른 문화를 접하면서
습관처럼 익숙한 틀에서 벗어나
나 자신의 맹점을 볼 수 있게 되지요."

다름을 이해하기보다 거부해버리기 일쑤인 우리에게
겁먹지 말고 나와서 만나보라고 손을 내밀어 주기도 하는 보보.

인간의 시선을 내려놓고
펭귄의 시선으로 바라본 우리는 '거대펭귄'.
작가의 발상이 재미있다가 이내 아차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지구 위에 살아가는 생명체는 인간뿐만이 아닌
정말 다양한 생명들이 함께 살아간다는 너무나도 평범한 진리를
인간인 우리만 잊고 사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그 누구도 다른 누군가에게 무엇을 해야 한다고 규정짓거나 요구하지 않는 보보의 세계.
남녀의 역할을 구분해 놓고 고정관념과 편견에 사로잡힌 우리에게
어떤 모습이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 수 있고,
다양한 아름다움이 존재하는 세계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키며
무엇을 좋아하든 어떤 모습이든 그런 우리를 응원하겠다는 작가의 마음이
그려 놓은 세계.
우리 모두가 환영하는 세계가 아닐까?
모두가 자기 자신으로, 존재 그 자체로 존중받고 이해받는 세상을 꿈꿔본다.
그러면 인간 세상에서 자기다움으로 반짝거리는 사람들과
더이상 동물들도 멸종위기라는 수식어를 달게 되는 일이 없지 않을까?
'우리'의 '우리'에는 인간만, 특정 계층만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모든 것을 아우르는 '우리'로 말해지길 바라본다.


동그스름한 몸매에 뒤뚱뒤뚱 귀여운 걸음걸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만큼이나
마음이 훈훈해지는 이야기를
넘치지도 않게 모자라지도 않게
잔잔하고 따뜻한 목소리로 조곤조곤 들려준다.
동글동글한 아기 펭귄 보보야,
이룰 수 없는 꿈이라도 꿈꾸는 보보를 응원해!

그리고 꿈꾸는 모두를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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