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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1일 1미술 1교양 | 서평 2021-01-24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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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1일 1미술 1교양 2 : 사실주의 ~ 20세기 미술

서정욱 저
큐리어스(Qrious) | 2020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시각적 아름다움과 지성, 철학을 한 번에 엿볼 수 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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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뛰어난 화가들은 보통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외부 자극에 관한 특별한 감수성이나 감각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클레는 그런 면에서 무척 뛰어났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이해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았던 것이고, 당연히 모든 자연 이치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239쪽, 1일 1미술 1교양.



 

해가 지고 실제 장면이 사라지면 모네는 그림을 그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 순간은 이미 지나가 버린 후였으니까 말이죠.
71쪽, 1일 1미술 1교양.

심지어 자신의 부인 카미유가 죽어 갈 때 모네는 그 슬픔을 억누르지 못하면서도 손으로는 변해 가는 부인의 얼굴빛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모네의 빛에 대한 집착. 대충 짐작이 되십니까?
72쪽, 1일 1미술 1교양.

 

 통근하는 지하철 안 눈과 마음을 달래준 1일 1미술 1교양. 미술에 대한 다양한 관점은 물론이고, 그러한 관점이 생겨난 배경과 작가의 사상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인상주의 작품들의 부드러운 색채를 보며 평온함을 느끼기도, 야수파 작품들의 화려운 색채를 보면서 감명을 받기도 하면서 미술 작품이 주는 심미적 요소에 한껏 빠져들 수 있었다. 작품에 담긴 철학에 중점을 두는 현대에 와서는 심오한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들이 많았다. 대상을 해체하며 본질에 가까워지는 입체파 화가들의 작품과 고뇌와 순수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에곤 실레와 프리다칼로의 작품들을 보며 감상에 젖기도 했다. 미술은 시각적인 틀에 갇힐 수 없는, 모든 분야가 얼기설기 얽혀있는 표현의 방식이라는 것을 절감했다.


 


 

살다 보면 누구나 자신의 다름 때문에 고민하게 됩니다. ‘난 왜 이럴까?’라는 질문을 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꼭 그럴 필요 없습니다. 지금은 그 불편한 다름이 후에는 최고의 기회를 가져다줄 수도 있을 테니까요.
163쪽, 1일 1미술 1교양.

당장은 칭찬받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좀 더 끈기를 갖고 노력하거나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 당시 세상이 고흐를 몰라봤듯이 지금의 세상이 아직 여러분을 알아보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168쪽, 1일 1미술 1교양.

 

 19세기 중후반부터 예술가들은 아름답고 신성한 것을 그려야 한다는 정형적인 관습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는데 집착하며, 상식과는 거리가 먼 행동을 보이거나 광기 어린 모습을 띄기도 한다. 자신의 기준이 정답인 양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렬히 비난했던 평론가들과 시민들의 시선을 견디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 같다. 또, 그에 수반되는 불명예와 가난을 버티는 일은 어땠을까. 작품이 만들어낸 혹독한 결과를 버티는 데 위로가 되어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작품이었다. 세상이 비웃을수록 작품에 자신을 투영하는 행위도 더욱 격렬해진다. 자아의 세계가 추구하는 이상을 담은 작품들을 만드는 건 어떤 느낌일까. 어떠한 감각조차 느끼지 못한, 무아지경에 이른 자아가 만들어내는 것일까.

 

 그들의 작품 속에 드러나는 숭고함과 괴로움에 빠져들 때 즈음, 서정욱 작가는 위로 어린 말을 던지곤 했다. 가끔 한없이 약해지는 내 자신을 보는 것이 너무도 힘들었는데, 예술가들 또한 이러한 괴로움에 허덕였다고 하니 일종의 유대감이 느껴졌다. 형언할 수 없는 고통에도 묵묵히 살아간 이들이 맺은 결실을 보곤 희망을 얻기도 했다. 고흐의 ‘까마귀 나는 밀밭’이 이 감정을 더욱 강렬하게 만들어주었다.

 

‘폭풍의 하늘에 휘감긴 밀밭의 전경을 그린 이 그림으로 나는 나의 슬픔과 극도의 고독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까마귀 나는 밀밭을 그린 뒤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라고 한다. 며칠 후 고흐는 들판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고흐의 마지막 모습은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희망과는 거리가 멀 수도 있다. 그러나 고흐가 생각한 희망과는 맞닿을지도 모르겠다. 자신은 다른 이들과 어울릴 수 없는 괴물이라고, 세상이 자신을 낭떠러지로 내몰 것이라는 괴로움속에서 내면의 모든 것을 표출한 작품으로 칭송 받게 된 고흐. 그런 그가 평생을 사로잡혀 있던 극한의 감정들로 공감 받는다니, 칭송에 앞서 공감만으로도 그에게 큰 위안이 되지 않았을까. 끝내는 공감 받지 못하더라도, 다른 세계의 이들은 나를 이해해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희망을 안고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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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 서평 2021-01-16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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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예스리커버]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히가시노 게이고 저/최고은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마술처럼 나타난 다케시와 마술처럼 끝난 추리극. 히가시노 게이고가 만든 주인공 유형 중 유쾌한 캐릭터가 끌린다면 읽어야할 새로운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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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타임까지 잠시 기다려 주시길 바랍니다.” 
448쪽, 블랙 쇼맨과 이름없는 마을의 살인.

 

 

 ‘블랙 쇼맨과 이름없는 마을의 살인’은 삼촌인 다케시와 조카 마요가 이끄는 추리 소설이다. 마요의 결혼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기에 아버지 에이치가 자신의 집에서 누군가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이 사건으로 경찰들이 집에서 조사를 하기 시작하자, 성인이 된 이후로 본 적 없었던 다케시 삼촌이 등장한다. 아버지의 죽음과 삼촌의 정체에 대한 의문으로 가득해진 마요는 삼촌과 함께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의혹을 풀어나가기로 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번 신간은 새로운 시리즈물이라고 한다. 시리즈물이니만큼, 극을 이끄는 주인공의 매력과 특성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다케시는 마술사 출신으로 퍼포먼스와 잔기술, 추리력에 능했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심리를 간파하고 이용하는 것에 탁월했다. 다소 호탕한 성격의 다케시는 보통 사람이라면 생각해내지 못할 면모를 보여주곤 한다. 다케시의 여러 능력을 제외하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예전 작품인 ‘아들 도키오’의 다쿠미를 떠올리게 했다. 다쿠미와 다케시의 가벼운 성격이 그 둘의 공통된 속성으로 보였다. 초기에서 중기까지의 게이고의 작품을 보면 다소 무거운 성격의 주인공들이 주를 이루었다. 중기 이후에는 다케시와 같은 유쾌한 주인공들도 종종 보이곤 한다. 요즈음의 작품들을 선호하는 독자들이라면 다케시의 캐릭터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싶다. 반면, 또 다른 주인공인 마요라는 캐릭터에 대한 고민은 조금 빈약했다. 개성이 두드러지거나 관심이 가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독자로서의 궁금함을 대신해서 묻는 역할 정도로 활약했다. 모든 사건에 지나치게 무던했던 점도 아쉬웠다. 다음 시리즈에 마요가 다시 등장하게 된다면 아버지의 사건의 의문을 해소한 과정을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면 좋을 것 같다. 더 이상 다케시로부터 ‘머리를 쓰라’는 핀잔을 듣지않는 마요를 보고싶다. 

 

 500장이 넘어가는 서사 내내 다케시와 함께 범인을 추리하는 시간을 보냈다. 등장인물들이 나타날 때마다 촉각을 세웠고, 그들의 알리바이와 발언을 곱씹었다. 어느덧 범인을 찾아내고 싶다는 한 가지 생각에 사로잡힌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결국 내 스스로 범인과 그 이유를 정확히 지목하면서 일종의 뿌듯함을 느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모든 작품엔 그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상이 녹아있다. 그의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시대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이 책 또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변화된 일본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었다. 코로나로 인해 생계 위협을 받고 있는 자영업자, 재택 근무 확대, 도시 간 이동 제한과 같은 변화된 시대상이 곳곳에 드러났다. 온라인 장례식과 같은 모습은 우리 나라에선 접하기 힘들었던 장례식이었기에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언젠가 지금의 시대는 접하지 못한 이들이 이 책을 펼친다면, 이것 또한 줄거리의 설정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마술같이 등장한 다케시로 시작해서 마술로 끝난 ‘블랙 쇼맨과 이름없는 마을의 살인, 다음 이야기에선 어떻게 극을 이끌어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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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이제 아픈 구두는 신지 않는다 | 서평 2021-01-1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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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제 아픈 구두는 신지 않는다

마스다 미리 저/오연정 역
이봄 | 2020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에세이스트의 소박한 일상을 경험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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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 타임머신을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이미 갖고 있다. 이 향기를 맡으면 언제라도 초등학생인 나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27, 이제 아픈 구두는 신지 않는다.

 

 빌딩 사이로 이지러진 겨울달이 보였다. 그렇지만 나의 일요일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동그라미였다.

103, 이제 아픈 구두는 신지 않는다.

 

 대개는 ‘이런 것을 써야지정한 다음 원고를 쓰곤 하지만 오늘 밤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은 채 처음 한 줄을 써보았다.

80, 이제 아픈 구두는 신지 않는다.

 

 ‘이제 아픈 구두는 신지 않는다’는 한두장 정도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보통의 에세이보다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서인지, 이야기의 흐름을 깰 생각을 할 틈이 없었다. 40편 가량의 이야기들은 마스다 미리의 소박한 일상을 담고 있다. 같은 일상 속 날마다 달라지는 상념들이 각 이야기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하루하루의 공상으로 가득한 마스다 미리의 소소한 이야기를 읽게 되는 이유이다.

  사실 나는 계획을 세우는 것을 좋아한다. 휴일에도 그 계획에 맞게 행동할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하나씩 표시해 나간다. 어떤 활동에 대한 결과물을 도출해내는 것이 주된 목표이기에, 결과물만 보았을 땐 나의 계획과 행동이 체계적이고 생산적으로 비춰진다. 하지만 이를 수행해나가는 과정에서 가끔은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마스다 미리는 이런 나와는 철저히 배치되는 사람이다.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순간순간 본인이 원하는 것을 찾아 실천하기 때문이다. 나는 밥을 먹으면서도 남은 일정 안에 체크리스트를 다 해낼 수 있을지 걱정한다. 하지만 마스다 미리는 식사를 하는 그 순간, 그 순간의 모든 것에 촉각을 세운다. 음식의 맛, 그날의 분위기, 자신의 감정, 관련된 추억까지도. 좋은 이야기는 특별한 사건을 겪는 것보다는, 매 순간에 집중할 수 있는 마음의 평온함과 깨끗함이 있어야할 것 같다.

 





 

 잠깐이지만 ‘이곳에 사는 나가 되어 또 하나의 인생을 살아간다는 느낌을 맛볼 수 있다.

120, 이제 아픈 구두는 신지 않는다.

 

 여행은 여행하고 있을 때뿐 아니라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도 계속 여행중인 셈이다.

176, 이제 아픈 구두는 신지 않는다.

 

 책의 중간 중간 삽입된 노란 종이엔 여행에서의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독자들에게 무언가를 일깨워주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이 기록하고 싶어 남긴 일기 같았다. 긴장하지 않고 편안히 읽을 수 있는 이야기들. 여행지에서도 굳이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겠다는 강박 관념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소소함을 지키는 모습에 안온함이 느껴졌다. 여행지에서 일상을 마주할 때 일상에 대한 감사함을 새로이 느낄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작년에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갔다. 내 의지 보다는 친구들과 일정이 맞지 않아 혼자 가게 된 것이라, 떠오르는 걱정이 너무 많았다. 너무 외롭고 무서우면 어떡하나하는 우려와는 달리, 마스다 미리처럼 순간에 집중할 수 있는 여행이었다. 스스로 짠 계획을 실천하며, 생각의 흐름이 깨질 위험이 없는 자유로 가득했다. 낮에는 걸어 다니며 공상하고, 숙소에 돌아와서는 낮에 있었던 일을 기록하고, 여행지와 관련된 책을 읽는 그 시간들이 너무 소중했다. 마스다 미리의 이야기를 읽으며, 소중하게 여겼던 일들이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다시 상기할 수 있었다. 흐드러지는 꽃들로 가득한 봄, 마스다 미리의 이야기를 품은 채 다시 한 번 나와 소통할 시간을 길게 가져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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