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녹은 섬에 갇혀 러셀의 아이를 낳은 후 다시 영국으로 돌아오고 모든 것은 러셀의 약속처럼 원래대로 되돌아가 있다. 후작가의 재정 상태 뿐 아니라 저택의 하인들, 심지어 가까운 지인들까지 에녹이 유럽 여행을 떠나 있었다고 알고 있다.
영국으로 돌아온 에녹은 여동생 부부를 런던 저택으로 불러들이고 자신은 시골에 틀어 박혀 쓸쓸한 시간을 보낸다.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내던 에녹은 프랑스로 여행을 떠나고 무의식적으로 쎄실의 저택 근처를 배회하다 하녀가 안고 있는 갓난아기를 보게 된다. 그리고 그 아기가 바로 자신의 아기임을 직감하지만 곧이어 나온 쎄실과 러셀을 피해 도망치듯 자리를 피한다. 다정한 세 사람의 모습에 절망한 에녹은 폭음을 하고 어느 신분 높은 사내의 도움을 받는다. 자포자기 심정으로 사내의 구애를 받아들이려는 순간 참을 수 없는 신체적 이상 반응에 당황하고 그것이 각인으로 인한 거부 반응이라는 걸 알게 되는데...
평범한 또래 사내 아이의 사고방식과 성격을 가진 아름다운 소년 에녹은 열여덟살이 되어서야 극우성 오메가로 발현하고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결국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자신과 첫경험을 공유한 알파 러셀을 멀리 보내기로 결심하지만 에녹의 사주를 받은 인간들이 에녹이 준 러셀의 정착금을 가로채고 러셀마저 노예로 팔아 넘기면서 긴 복수극이 시작된다. 성노예로 팔리고 검투노예를 거치며 무수한 죽을 고비를 넘기며 복수심을 불태운 러셀은 8년 후 막대한 재산을 모은 전쟁 영웅으로 귀환하고 에녹의 숨통을 조이기 시작한다. 에녹을 협박해 육체를 착취하고 자기 사람을 심어 후작가의 재정을 바닥내고 에녹 여동생의 사랑의 도피를 도와주고 최종적으론 에녹을 납치해 노예로 파는 것이 목표. 하지만 러셀이 마지막 단계에서 망설이자 조력자 쎄실이 독단적으로 에녹을 납치하지만 러셀의 저지로 러셀 소유의 섬에 갇혀지내는 것으로 마무리가 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에녹이 임신했음이 밝혀지고 러셀은 아이를 지우려는 에녹을 만류하기 위해 아이를 낳아주면 모든 것을 원래대로 되돌려주겠다는 제안을 하는데...
3권까지 모두 읽고 나니 에녹이 그리 악역 같이 느껴지지 않네요. 치명적 매력으로 남자를 파멸에 이르게 하는 옴므 파탈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버릇없고 오만하지만 단순하고 솔직한 캐릭터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타의 순종적이고 질질 짜는 오메가랑 달라서 매력 있어요. 러셀을 사랑하면서 점점 러셀을 배려하는 모습도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개인적으론 막힘없이 술술 읽은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