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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다《늘 그랬듯이 길을 찾아낼 것이다》 | 인문 2020-06-24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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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늘 그랬듯이 길을 찾아낼 것이다

권김현영 저
휴머니스트 | 2020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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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은 이제 낯선 용어가 아니다. 시중에는 많은 페미니즘 서적이 출간되어 있고 많은 유명 인사들이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칭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에 반발하는 거리감도 있다. 이 상승세와 다르게 세상은 텔레그램 n번방, 유명연예인들의 성추문, 성폭행 기사가 난무하다. 미투운동은 여전히 미완성이다. 이러한 흐름에서 저자 권김현영은 페미니즘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한다. 《늘 그랬듯이 길을 찾아낼 것이다》는 그 고민과 답을 찾기 위한 과정을 담은 칼럼들을 모은 책이다.

《늘 그랬듯이 길을 찾아낼 것이다》에서는 현재 가장 큰 이슈라고 할 수 있는 성범죄에 대하여 이 범죄의 역사를 추적해간다. 텔레그램 N번방 이전에도 보이지 않는 여성 성범죄는 은연중에 널리 유포되어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인터넷 역사와 디지털 성범죄의 긴밀한 연관성에 대해 주목한다.

흥미로운 건 이 성범죄에 대해 주로 단속을 당하는 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위주라는 점이다. 저자가 예를 들자면 n번방 사건 이후 많은 부모들은 딸의 인스타를 단속한다. 위험을 피하기 위해 딸의 인스타를 막으며 몸조심을 당부하는 방식이 딸을 가진 한국 부모의 보편적인 형태이다. 저자의 글은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연상케 한다. 버스 안에서 자신을 힐끔거리며 추행하는 남성을 피해 내린 후 당황하여 우는 김지영을 보고 아빠는 오히려 "그러게 치마 짧게 입지 말라고 했지?" 라며 김지영을 채근한다. 한국의 성범죄는 많은 경우 여자의 옷차림이나 몸조심에 대한 경고로 끝나곤 했다. 저자는 이 규범이 폐기되어야 할 담론임을 강조하며 다른 방식을 모색해야 함을 강조한다.

섹스를 했든 하지 않았든,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아무것도 상관없어진 시대다.

무엇을 조심하라는 말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일찌감치 폐기되었어야 할 '몸조심'류의 담론이

더욱 강력한 규범으로 작동할수록

성적자기결정권은 고사하고 신체의 자유와 더불어

남은 자율성도 '안전'을 위해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빨간 마후라' '소라넷', 'n번방', '버닝썬'등 여러 디지털 성범죄의 역사와 그 판결을 보면 소량의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최근 가수 정준영과 버닝썬의 판결, 위안부를 매도한 연세대 교수의 1개월 정직 처분의 가벼운 처벌은 이 사회에서 성범죄를 보는 사회의 지표가 낮음을 나타내며 'N번방은 판결을 먹고 자랐다'라는 해시태그를 만들어냈다.

디지털 성범죄와 함께 정치권, 기업에서 널리 용인되는 성접대 등을 용인된 강간문화라고 칭하는 저자는 '몸조심'에 대한 담론보다 남성들을 분류하여 각 분류대로 다르게 나아갈 방법을 찾을 것을 제안한다.또한 사회에서 여성들을 겨냥하고 공격하는 각종 거짓말들을 유념하고 그 단호하게 대처하며 결코 포기하지 않을 때 우리는 성범죄를 극복할 수 있다.

저자의 전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이였을 당시 '여성'에 대한 담론이 화제에 있을 때 저자는 정작 중요한 여성에 대한 토론이 없었음을 지적한다. 이 사회에서 말하는 '여성'은 단지 생물학적인 여성에서 지나지 않았음을 말하며 아직 이 사회에서 여성, 사회적 담론으로서의 '여성'은 전혀 거론되지 않았음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 외에도 미투운동, 여성주의적 안보 기획 등 다양한 이슈들을 이야기한다. 나는 이 저자의 글을 보며 몇 달 전에 본 윤이형의 소설 <붕대감기>가 떠올랐다. 같은 여성이라도 각자의 상황에 따라 생각이 다르고 갈등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 다른 인물들이 서로 다투면서도 대화를 나누고 이해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도록 한다. 이해되지 않는다 하여 문을 닫기보다 서로 끝까지 토론하며 나아간다. 나는 페미니즘의 대중화에 대해 고민하는 저자의 글을 보면서 이 <붕대감기>가 하나의 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다르더라도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포기하지 않는 것. 이해되지 않을수록 더 이야기하고 토론할 때 우리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어쩌면 미투운동도, n번방도, 바로 포기하지 않고 서로 이야기할 수 있었기에 힘겹게 이만큼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페미니즘은 많이 발전했지만 사회의 변화는 아직도 여전하다. 하지만 '82년생 김지영'의 조남주 작가는 '세상은 변하지 않게 보여도 여전히 우리는 나아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저자 또한 늘 길을 찾아낼 것이고 이기고 있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이기고 있다고 말하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새로운 국면에서 또다시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까 봐

나는 여전히 두렵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혁명은 상상 속에서 먼저 실현된다.

그러므로 이렇게 말할 것이다.

언젠가는 우리가 이길 것이다.

그러므로 바로 지금, 우리는 "이기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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