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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선생님이 직접 가르쳐 주는 글쓰기 책 《신이 내린 필력은 없지만 잘 쓰고 싶습니다》 | 기본 카테고리 2019-04-29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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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신이 내린 필력은 없지만 잘 쓰고 싶습니다

심원 저
은행나무 | 2019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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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및 SNS을 통한 글쓰기의 창구가 넓어지며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더 높아졌다. 

그리고 이런 관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여러 글쓰기 책들을 볼 수 있다. 스티븐 킹의 <유혹적인 글쓰기>부터 시작하여 <무엇이든 쓰게 된다>.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등등... 시중의 글쓰기 책들은 넘쳐난다. 그리고 그 책들 중 십중팔구는 글쓰기는 많이 쓰고 많이 읽어야만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많이 보는 글쓰기의 책들이 주로 소설가 또는 기자 등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 유명인들이 쓴 책들인데 비해《신이 내린 필력은 없지만 잘 쓰고 싶습니다》의 저자 심원씨는 학생 또는 일반인을 가르치는 글쓰기 강사이다. 

누구나 쓰게 된다는 마법의 주문의 제목이 아닌 잘 쓰고 싶다는 일반인의 마음을 간절히 드러낸 저자는 먼저 많이 쓰고 많이 읽으라는 글쓰기의 진리를 부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많이 읽고 쓰면 된다는 건 누구나 잘 알지만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거나 흰 종이를 대면하는 순간 한 문장도 쓰기를 두려워하는 일반인들을 위해 저자는 3단계를 제시한다. 


현실 베어 물기 -> 소화하기 -> 배설하기


1단계인 현실 베어물기는 바로 첫 문장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한다. 

많은 사람들은 알고 있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 것인지.. 그 첫 문장은 글쓰기를 매우 어렵게 한다. 

그에 대해 저자의 대안은 간단하다. 바로 자신의 경험을 쓰는 것. 

바로 "이런 일이 있었다." 자신의 사소한 일이라도 기록하는 것. 그것이 바로 현실 베어 물기의 첫 단계이다. 


글쓰기의 소재는 경험에서 나온다. 


그 경험으로부터 시작해 저자는 우리가 글을 쓸 수 있는 폭을 넓혀나가준다. 

우리가 본 영화, 책, 드라마 등을 본 후 우리의 느낌 또는 그에 대한 반박을 할 수 있다. 그래도 글쓰기가 어려울 수 있는 독자들을 위해 저자는 극약 처방을 제시한다. 

바로 자신의 비밀을 쓸 수 있는 것. 자신만이 알고 있는 나의 모든 흑역사를 기술하라는 것을 제시한다. 


자신의 콤플렉스, 쪼잔함, 더러움, 비열함, 사악함 등에 관해, 자신의 흑역사를 기술하라. 

그것이 이 세상에서 오직 당신만이 쓸 수 있는 글을 쓰게 해줄 것이다. 


전에 어느 글쓰기 수업에 참가했을 때 강사분이 "글쓰기는 솔직해야 합니다. 뼈속까지 진실되고 솔직하게 써야 읽는 이의 마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라는 말씀을 하셨다. 

저자의 이 글을 읽으면서 그 수업 때 들었던 말씀이 떠올랐다. 자신이 내보이고 싶지 않은 흑역사까지 솔직하게 드러날 때 공감을 줄 수 있고 나만의 무기가 될 수 있다.


2단계 소화하기는 정확한 질문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정확한 질문이 정확한 문장을 만들고, 정확한 문장이 정확한 글을 만든다. 

그러려면 어떤 질문을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정확한 글을 만들기 위해 저자는 먼저 자신이 쓴 단어의 뜻을 확인하는 "무엇?"으로부터 시작하도록 권한다. 가령 폐미니스트라는 단어를 썼다면 이 단어의 뜻을 알고 있는지 끝까지 질문해보고 답하도록 말한다. 자신이 쓴 단어에 제대로 알지 못하는 단어는 정확한 글을 만들 수 없다. 



원인과 결과를 알기 위한 "도대체 왜? 어떻게? 그런 일이?" 와 이유와 근거를 도출해내는 질문법 등 질문이 왜 중요한 것인지를 저자는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저자는 특히 2단계에서 글쓰기의 중요한 태도를 강조한다. 


1.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기

2. 자기가 들은 말을 기억하거나 기록하기 


어떤 소설가는 소재를 찾기 위해 식당에 가서도 옆 테이블에 어떤 대화가 들리는지 유심히 듣는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또 한 번역가는 실생활에 가까운 말투를 찾기 위해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말하는지를 유심히 듣는다고 한다. 글 쓰는 사람은 SNS에 열린 자세로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 원리는 이 책에서도 동일하게 강조된다. 말하기보다 듣고 기록하라는 것. 

그 기본 토대 안에 문장을 쓰면서 계속 구체적으로 질문하고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말해준다. 


3단계 배설하기는 2단계의 질문이 끝난 후 어떻게 글로 표현할 것인지를 가르쳐준다. 

신념과 견해 구분하기 등 비판하는 글, 또는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글 등 여러 방법에 대한 설명과 

함께 계속하여 고치는 작업에 도전할 것을 권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글쓰기의 첫 단추로 필사를 제안한다. 먼저 좋은 문장을 보고 글을 써 보고 모방하는 것부터 시작하도록 제안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어 본 사람이 음식을 할 때 그 유사한 맛을 흉내낼 수 있다. 

만약 다양한 음식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 요리를 할 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내기는 어렵듯 저자 또한 좋은 문장을 많이 접하고 경험한 사람이 문장을 쓸 수 있다고 말하며 모방부터 시작하되 자신만의 글쓰기를 창조하도록 권한다. 


《신이 내린 필력은 없지만 잘 쓰고 싶습니다》의 저자가 글쓰기 강사인만큼 이 책은 한 문장을 써도 어떻게 정확한 문장을 만들어 낼 것인지에 주목한다. 첫 문장 쓰기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예문과 함께 글쓰기의 기본기에 주력한다. 일반 소설가들이 말하는 글쓰기의 비법처럼 화려하지는 않아도 자신이 쓰는 글이 정확하게 읽히고 쓰여지도록 돕는 글쓰기책이다.

이 책에 수록된 예문들을 읽고 따라 쓰기만 해도 글쓰기에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글쓰기의 기본기부터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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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를 | 추천 2        
결혼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결혼 상대는 추첨으로』 | 기본 카테고리 2019-04-2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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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결혼 상대는 추첨으로

가키야 미우 저/이소담 역
지금이책 | 2019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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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상대는 추첨으로』의 저자 가키야 미우는 항상 우리 안의 평범한 일상들을  따뜻하게 꺼내는 작가이다. 특히 <며느리를 그만두는 날>에서는 전율을, 그리고 <남편의 그녀>는 일본 드라마로 제작될 만큼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 뿐 아니라 일본 또한 저출산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요즘, 저자는 『결혼 상대는 추첨으로』하는 '추첨맞선법'이 법률로 제정되며 일어나는 해프닝을 그리고 있다. 

이 소설에는 여러 젊은이들의 등장한다.
폭력남편 밑에서 딸을 위해 참고 살았고 딸에게만 의지하는 엄마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요시미, 
라디오 방송국에서 엽서 정리를 하며 부자집 애인 란보와 결혼을 꿈꾸지만 추첨맞선법을 앞두고 애인에게 차인 나나, 
유명한 기모노 디자이너 어머니와 중견사업가 아버지를 둔 유복한 집안 출신의 란보 
그리고 연애와 거리가 먼 모태 솔로 남자 3인방.. 

이 소설을 읽으면서 과연 현 세대들에게 결혼은 어떤 의미일까를 생각하게 된다. 
어머니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도피처로 삼고 싶은 요시미와 나나에 대조해 
모태 솔로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남자 3인방의 이야기를 읽으며 의외로 나는 가족이 결혼에 주는 영향에 대해 떠올려본다. 

자신의 인생을 제대로 살지 못했던 부모의 영향으로 결혼으로 도망치고 싶었던 요시미와 
남편에게서 받지 못한 친밀감을 딸에게서 찾으려 한 엄마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나나를 통해 결혼보다 더 중요한 건 바로 개인의 행복과 자신의 삶이 바로 서는 것이라는 걸 느낀다. 
자신을 무조건 희생해가며 억누른 삶을 살기보다 힘들지만 당당한 개인의 삶을 살아갈 때 자녀들에 결혼은 도피처가 아닌 여유로운 선택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힘들고 불안한 사회 속에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그들에게 제일 중요한 건 결혼이 아닌 자신의 정체성과 행복이였다. 
책을 읽으면서 가수 옥상달빛의 "연애상담"의 가사가 떠올랐다. 

"진정한 사랑을 하고 싶다면 
 혼자일 때도 씩씩한
 그런 사람이 되야 해."  

결혼이 전제되기 위해서 강제성보다 개개인의 행복이 우선되어야 한다. 
도피처로서,삶의 수단으로 이루어지기 위한 선택이 아닌 개인의 행복이 전제될 때 결혼과 출산율이 향상될 수 있다. 한국 시대에서 3포,4포세대가 늘고 있는 건 바로 이런 행복이 전제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저출산대책을 세우기 위해 개인의 행복과 선택은 배제하고 '테러박멸단'에 들어가게 되는 강제성을 두며 행해지는 결혼추첨맞선법의 폐해와 폐지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리고 결혼을 떠나 개개인의 삶을 찾아가는 인물들의 결말이 꽤 만족스러웠다. 

결혼이 결코 수단이 될 수 없음을 그리고 있는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과 가족,결혼,2030세대들의 고민 등의 현실풍자가 절묘하게 어울러진 『결혼 상대는 추첨으로』의 저자 가키야 미우는 과연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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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향한 묵직한 울림, 소설 [레몬] | 기본 카테고리 2019-04-2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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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레몬

권여선 저
창비 | 201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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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언니 해언이 살해되었다. 사인은 외부 충격으로 인한 두부 손상. 
권여선 작가의 소설 「레몬」은 그 언니 해언의 죽음에 대한 유력한 용의자 한만우를 경찰이 취조하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언니 해언의 죽음에 대한 범인이 잡히지 않은 상태로 이 사건에 연루된 다섯 인물들의 이야기가 「레몬」에서 펼쳐진다. 

아름다운 미모인 언니 해언과 다르게 평범한 외모의 똑똑한 동생 다언,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이자 별명이 하안만우우우 로 불리우며 중국집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만우,
해언이 죽기 전 해언을 차에 태웠던 부유한 회계사 집안의 아들 신정준, 
한만우가 또 다른 증인으로 지목한 해언의 친구 윤태림. 
해언의 같은 반 친구이자 동생 다언과 함께 문예반 활동을 했던 상희 

이 다섯 명은 해언의 죽음 이후 각자 방향을 잃고 살아간다. 도피 유학을 떠나듯 도망친 정준, 그리고 떠난 언니의 죽음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다언과 엄마 등 어느 누구 하나 이 죽음 이후 자유롭게 살아가지 못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몇 년 만에 우연히 만난 다언을 통해 그들 모두가 뭔가를 잃어버렸음을 자각한다. 

다언만이 뭔가를 잃어버린 게 아니었다. 나 또한 뭔가를 잃어버렸다. 
오히려 더 치명적인 쪽은 나일 수 있었다. 
다언은 자신이 뭘 잃어버렸는지 분명하게 자각하고 있는 데 반해 
나는 무엇을 잃어버렸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살고 있었다. 


역설적이게도 언니의 죽음 이후 자신의 삶을 잃어버린 다언은 언니를 죽인 유력한 용의자 한만우를 찾아가기로 결정하면서 자신이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를 찾기 시작한다. 


어느 누구도 힘들게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는 한만우의 증언을 믿어주지 않았고 오빠 한만우를 변호하는 동생 선우의 증언이 무시되었고 그 무서운 후폭풍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다섯 명 중 가장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불행하면 불행한대로, 살아가면 살아지는 대로 순간 순간의 삶을 살아가는 이 가정을 통해 다언은 자신을 찾아간다. 


어느 누가 봐도 박복한 인생이라고 불릴 만한 한만우. 하지만 그러함에도 끝까지 살아가는 한만우와 유학 생활 후 돌아와 사업상 거래처럼 결혼한 강준과 태림의 모습, 그리고 해언의 죽음과 자신들에게 닥친 불행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현재 모습이 교차되며 저자는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인지를 독자들에게 묻는다. 


어떤 반전도 없이 운도 지지리도 없었던 한만우의 죽음을 통해 해언의 동생 다언은 언니의 죽음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나는 궁금하다. 우리 삶에는 정말 아무런 의미도 없는 걸까. 

아무리 찾으려 해도, 지어내려 해도, 없는 건 없는 걸까. 

그저 한만 남기는 세상인가. 

혹시라도 살아 있다는 것. 희열과 공포가 교차하고 평온과 위험이 뒤섞이는 생명 속에 있다는 것, 

그것 자체가 의미일 수는 없을까. 

 


지지리 운도 없는 인생이건, 젊고 꽃다운 나이에 죽은 인생이건 생 그 자체로 의미를 찾아가는 이 소설의 여정은 아주 묵직한 울림을 준다. 어느 인생이건 의미 없는 인생은 없음을 이야기하며 이 순간을 살아낼 것을 이야기하는 이 소설에 나는 울고 말았다. 


때때로 친정 엄마가 내게 말하곤 한다. 

시댁의 도움과 다정다감한 제부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동생에 비해 너무 힘들게만 살아가는 나를 보시며 너는 참 복도 없다고 말씀하신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내가 한없이 불쌍해지곤 했다. 

하지만 내 인생도 내가 살아 있는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삶이라고 말해준다. 

살아 있음.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해주며 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라고 권한다. 


결국 우리가 잃어버린 건,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는 우리의 삶이였다. 

해언의 죽음 이후 자신의 살아 있음을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한만우의 가족은 알고 있었다. 아무리 불우한 인생일지라도 그들은 살아있고 살아가야 함을. 

그러하기에 그들의 방식대로 따스하고 향기롭게 살아 있을 수 있었다. 


강준과 태림처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지 못한다. 살아지니까 살아간다는 것처럼 방향을 잃고 서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한 가운데에서 더 나아가야 함을 말해준다. 



그들은 죽었고, 나는 살아 있다. 

살아 있음. 

그것만으로 충분하다면 그밖의 것은 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살아 있고 하루하루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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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중국편 1.2 | 기본 카테고리 2019-04-22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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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중국편 1~2권 세트

유홍준 저
창비 | 201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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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중국편 1,2권>을 가제본으로 만나볼 수 있었다. 

그 광활한 중국 대지 중에서 유흥준 교수님의 평생 로망이였던 돈황과 실크로드의 답사기와 막고굴 및 주요 문화유산에 대한 우리가 잘 몰랐던 숨겨진 유래와 뒷 이야기 등으로 가득한 책이다. 


제 1권 《돈황과 하서회랑 - 명사산 명불허전 鳴不虛傳》은 서안에서 출발하여 돈황, 그리고 돈황에서 명사산에 가는 여정이다. 


천수를 거쳐 맥적산석굴, 난주의 병령사석굴, 하서사군 그리고 가욕관, 그리고 명사산까지의 여정 등을 그린 1권은 주로 삼국지의 조자룡에 얽힌 유적지, 그리고 이백과 두보 등 자세한 설명으로 그 지역의 문화유산을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특히 맥적산석굴의 잔도 등 그 웅장함을 가감없이 설명하면서 저자는 함께 온 일행이 왜 한국에는 이러한 문화유산이 없는 것일까라는 말에 문화유산은 결코 비교대상이 없다고 강조한다. 


문화란 그 나라의 자연환경에 맞추어 구현되는 법입니다. 


이제 우리는 남의 문화를 볼 때 그 자체의 생성과 발전과정을 보면서 세계사적 견문을 넓혀야지 그것이 우리나라에 있나 없나를 생각할 필요도 이유가 없습니다


인도의 아열대성 기후로 인해 석굴사원이 조성되었고 중국의 경우 바위의 석질이 모래가 굳어져 이뤄진 역암이기 때문에 석굴 조영에 제격이었던 반면 사암이 없는 한국의 경우 마애불을 조성하며 우리 자연에 맞게 산사를 지어 불교의 신앙형태를 계승하였던 것이다.

오히려 좁은 영토에서 외세의 침입에도 끊임없이 자국의 문화를 만들어가며 독립국가로 지켜올 수 있었던 역사적 사실에 대해 자긍심을 가질 것을 저자는 촉구한다. 


유홍준 교수님의 역사 이야기 중 가장 인상깊었던 대목은 「하서사군」에 수록된 한나라의 환관 중항열에 흉노로 가서 선우를 섬기면서 조언한 내용이다. 


"흉노가 강한 것은 입고 먹는 것이 한나라와 다르고, 의존하는 일이 없기 떄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선우꼐서 한나라의 풍습과 물자를 좋아하게 되면 

그들 물자의 10분의 2도 소비시키기도 전에 흉노는 모두 한나라에 귀속되고 말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결코 우리와 무관하지 않게 느껴진 부분은 바로 우리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일제시대 때 일본이 한국을 문화적으로 말살시키기 위한 문화말살정책과 6.25전쟁 이후 미국의 밀로 인해 한국의 밀이 터전을 잃어버리게 된 아픈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난주, 가욕관을 거쳐 명사산에 이르며 그 아름다움의 감동을 "명사산은 명불허전"이라고 함을 끝으로 다시 돌아올 것을 기약하며 1권의 여정은 마무리된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 중국편 2권》은 『막고굴과 실크로드의 관문』으로 첫 번째 답사 때 갔던 막고굴의 여정과 1차 답사 때 보지 못했던 막고굴의 특굴 등을 더 자세히 답사하기 위해 비수기인 겨울에 이뤄진 막고굴 2차 답사, 그리고 제국주의 침략에 의해 빼앗긴 돈황문서의 슬픈 역사를 담고 있다. 


문화유산 보호차원으로 이루어진 특굴 참관 불허로 인한 1차 답사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2차 답사를 한 만큼 막고굴의 2차 답사는 함께 동행한 원욱 스님의 불교사 설명과 미술사학과의 최선아 교수님의 부연 설명이 깃들어져 사진과 함께 막고굴의 설명이 풍부하게 담겨 있다. 

동양의 비너스라고 일컬어지는 제45굴, 왜 저자가 추운 한 겨울에 이 45굴을 그토록 가고 싶어했는지 사진과 함께 저자는 그 아름다움을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불교 이외에도 여러 종교, 역사, 문학, 민속 등 거대한 대배고가사전 같은 사료인 돈황문서가 도사 왕원록에 의해 발견되어지고 그 가치를 알지 못한 무지로 인해 영국의 오렐 스타인, 프랑스의 폴 펠리오, 러시아의 블라디키르 오브루체프 등 학자들이 제국주의의 후원을 등에 업고 약탈을 자행할 수 있었는지를 설명한 막고굴의 역사는 사회의 무지로 인해 눈 뜨고 코 베어간다는 말이 연상될 만큼 우리의 문화 유산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 준다. 


중국 뿐만 아니라 조선 시대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 유배시 영국 배에서 놓고 간 정밀하게 그린 제주도와 남해안을 그린 지도를 보고 깜짝 놀랬다는 일화는 그 당시 제국주의 국가들이 침략하기 위해 치밀하게 조사하였음을 나타내준다. 


돈황문서를 침탈해간 약탈자와 함께 무기징역을 산다는 각오로 들어가 첫 번째 아내와 헤어지면서까지 끝까지 남아 돈황을 지킨 상서홍 등 돈황의 수호자들의 역할은 이 유산이 지켜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있었는지를 설명해 준다.


영토의 차이부터 문화유산의 규모까지 한국과 다른 중국 답사기를 보면서 저자는 이 유산에 대한 감동과 함께 중국의 반절도 안 되는 조그마한 나라 한반도에서 찬란한 자국 문화가 형성되었는가를 줄곧 설명해주며 우리의 문화유산에 대한 자긍심을 함께 심어준다. 

그리고 의식이 높아진 중국의 문화유산 관리 방법에 감탄하면서 우리 또한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를 설명해준다. 


풍성한 사진과 함께 문화유산에 대한 여러 역사적 이야기, 그리고 중국의 여러 명시가 함께 곁들어진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중국편》은 하나의 보물창고 같았다. 

어렴풋이 알고 있는 중국을 이 책을 통해 생생하고 살아 움직이는 하나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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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우리 살고 있고 앞으로도 살아낼 겁니다." [보통이 아닌 날들] | 기본 카테고리 2019-04-18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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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보통이 아닌 날들

미리내 저/양지연 역/조경희 감수
사계절 | 2019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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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이 보편화되며 셀카가 유행하고 온갖 인증샷이 난무하는 시대이다. 

지금의 사진이 남들에게 보여지기식이 대부분이라면 오랜 과거에서 사진은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 사진들이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피차별부락에서, 심지어 아이누, 오키나와를 넘어 필리핀과 베트남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사진들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보통이 아닌 날들』은 그 오랜 사진들이 바로 "여기, 우리가 살고 있어요!"라고 외치는 목소리라고 말한다. 일제 치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재일조선인으로, 피차별부락민으로, 아이누, 오키나와, 필리핀 등 소수민족으로 살아가는 여성들. 한 때는 부인하고 부끄러워했던 자신들의 역사를 오랜 가족 사진을 통해 자신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이야기를 담은 책 『보통이 아닌 날들』은 우리 시대의 마이너리티 지대에 살고 있는 여성들의 삶을 그려낸 책이다. 



재일조선인으로 일본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사진 속에 예쁜 저고리를 입고 환하게 미소짓고 있는 어린 아이의 모습 뒤에 감춰진 저고리를 입은 재일조선인들을 향한 차별. 외국인으로서 살아가는 그들의 고통이 숨겨져 있음을 우리는 알지 못한다. 

일제 치하에 강제 징용되어 일본으로 오거나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일본행을 택하여 차별 속에 살아가는 재일조선인들에게는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이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였다. 



대한민국 출신으로 일본으로 건너와 지금의 남편을 만나 일본에 정착했지만 일본어를 못하는 고독함과 외로움, 친인척의 냉대로 병들어가는 엄마의 몸과 마음. 그 외로움 속에 쓸쓸히 살아가야 하는 여성들의 삶이 어디 한 둘 뿐이였을까. 외국인으로 살아가는 일조차도 여성에게는 남자들보다 더욱 무거운 짐이였다.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가족을 부양하고 외로움의 무게를 홀로 감당해야 했던 재일조선인 여성의 삶. 

그들에게는 삶이 전투였고 고난이였지만 이 사진을 볼 고국의 가족들에게 "여기, 우리 잘 살고 있어요."라며 애써 웃으려고 하는 사진의 표정은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조선시대 하층민인 백정과 같이 전근대 사회의 최하층민이었던 사람들이 사는 피차별부락민으로 사는 삶. 사는 곳 자체가 자신의 신분을 말해주며 그들이 받는 차별이 당연시되던 곳. 피차별부락민. 

그들에게 차별은 일상이였다. 피차별부락민이라는 이유 만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부모님으로부터 냉대를 받는 곳. 결혼을 통해 벗어나고자 하는 곳이지만 피차별부락민에게는 결혼조차도 쉽지 않은 관문이였다. 

차별은 생활 속 도처에 있었다.


여자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죽을 고생을 했어. 

그렇지만 일절 불평하지 않았어. 지금 생각하면 눈물이 나. 


재일조선인과 피차별부락민이라는 복합 차별 속에서 살아가는 여성들. 그들은 차별 속에서 살아나온 할머니와 어머니의 역사에 함께 이제 더 이상 차별을 당연시하지 않기로 다짐하며 자신들의 부락 여성의 삶을 기록하며 인간의 존엄성을 찾기로 다짐한다. 그것이 이 복합 차별 속에서 자신들을 지켜낸 가족들의 힘이기에 그 원동력으로 자신의 존엄성을 찾기 위한 전투가 진행 중이다. 


어디에서도 난민이며 외국인의 삶을 살아가는 아이누, 오키나와 및 필리핀 베트남 여성들. 

소수민족으로 살아가는 삶이 그들에게 전혀 녹록치 않은 삶이였음을 짐작한다. 마이너리티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사진은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해본다. 

"여기, 우리가 살아가고 있어요."라며 사진을 보는 이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동시에 

"우리는 앞으로도 살아가고 이겨낼 겁니다." 라고 말하는 그들의 다짐이 있는 것이 아닐까. 

자신의 슬픈 사연을 마음에 고이 품고 잘 해낼 거라고, 지금까지 살아 왔으니 앞으로도 살아낼 것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 많은 사진 한 장 한 장이 바로 그들의 소중한 역사이자 발자취임을 이 책은 말한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들을 모야 <자이니치 가족사진전>은 사각지대에 살고 있는 여성들의 연대와 자신의 정체성을 더 이상 훼손당하지 않으려는 강한 의지로 느껴진다. 


아무도 들려주지 않았던 마이너리티 여성의 삶. 하지만 이 『보통이 아닌 날들』의 사진의 주인공들은 비록 자신들이 남에 의해 마이너리티로 명해졌지만 그들의 삶은 결코 마이너리티가 아닌 한 인생의 소중한 주역임을 말해 준다. 그리고 더 이상 그 차별을 당연시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한다. 

아무도 관심가져주지 않던 할아버지,할머니,부모님의 이야기들을 사진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한다. "여기 우리 살고 있고 앞으로도 당당히 살아갈 겁니다." 

그들의 사진에는 또 다시 어떤 사진들과 이야기들이 있을지 기대가 된다. 그리고 이 차별을 버텨내고 꿋꿋이 자신을 지켜낸 그들의 삶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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