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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자리'의 의미를 새롭게 재정립해야 한다. 《실직도시》 | 인문 2021-12-30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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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실직 도시

방준호 저
부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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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눈 감아 버려도 괜찮은가?

그들의 고통은 고립된 채 그들만의 고통이어야 하는가?

그럴 수 있는가?

 

《실직도시》라는 제목부터 마음을 무겁게 한다. 하지만 저자와 출판사 담당자들 역시 '현대중공업 조선소'와 '한국지엠 군산 공장'이 철거한 후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후폭풍을 견디고 있는 군산을 이보다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제목을 찾지 못했을 것이다.

 

책의 초반은 한국지엠 군산 공장 철거 후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군산을 방문한 2018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중공업에 이어 한국 지엠 공장까지 철거하여 고용 및 산업 위기 지역으로 지정된 후 현장 방문을 온 경제부총리 뒤에는 전북도지사와 군수 그리고 지엠대우 노동자였던 김성우씨가 있다. 기자들은 경제부총리의 말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열심히 사진을 찍고 음성을 기록한다. 자신들이 처한 현실의 어려움을 설명하는 실직자 김성우씨의 말은 구체적이지만 김성우씨의 말을 경청하는 경제부총리의 말은 두루뭉실하다. 하지만 기자들은 구체적이고 절박한 김성우씨의 말보다 공허한 경제부총리의 말을 받아적기에 바쁘다.

 

공허하고 당연해도 중요한 말과

구체적이고 절박하지만 덜 중요한 말을

무참히 갈라 내는 것이 우리 일이라고. 나는 그때 믿었다.

 

기자들뿐이 아니였다. 언론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들 또한 군산 노동자들의 절박한 말을 잘 듣지 못했다. 그저 안 됐지만 어쩔 수 없다고만 생각했다. 그리고 쉽게 잊혀졌다. 문제에 대한 원인은 본사가 결정한 일이니 해답도 없으니 다른 대기업 공장 유치만이 정답이라는 원론적인 말만이 맴돌았다.

 

《실직도시》의 저자 방준호 기자는 군산에 머물며 현대중공업 조선소와 지엠 공장이 세워지던 과정을 취재한다. 군산시청 공무원 백일성씨가 사방을 뛰어다니며 현대중공업 조선소를 유치하기 위해 대학에 조선소 관련학과 신설하고 고등학교 또한 조선소 인력을 키우기 위한 교육과정으로 개편된다. 그야말로 대기업 공장이 세워지기 위한 조건으로 탈바꿈한다.

 

한국지엠 공장 또한 마찬가지였다. 대우 자동차 공장은 지엠과 인도 타타대우상용차로 매각된다. 이제 군산은 현대 중공업 조선소와 지엠대우 공장이 군산을 대표하는 일자리가 된다. 땅값이 들썩이고 군산 토박이 및 외지 사람들이 유입된다. 협력업체들 또한 신바람이 났다. 안정적인 대기업 공장 근로자라는 정체성은 노동자들의 자부심을 높여주었다. 대기업 공장들의 유치로 신바람나있던 그 때 다른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무엇보다 의사 결정을 하는 기구가 없이

공장만 달랑 한국에 있는 형태인 것이 걱정스러웠어요.

말 그대로 생산 기지가 되는 것이죠.

생산 기지라는 건 생산 원가만 따지게 되죠.

언제든 어려워지면 공장을 접을 수 있겠다는

이야기를 그 때도 했어요.

 

이 우려의 목소리는 현실이 된다. 저유가 시대에 수주가 줄어드는 조선소와 수요가 줄어드는 지엠 차량. 수요가 줄어드니 당연히 본사에서는 계산기를 두드리기 바쁘다. 생산원가가 안 맞아 일방적으로 철수를 결정하고 뉴스로 공장 철수 소식을 듣게 되는 지엠 노동자들. 비정규직은 어떤 보호책도 없이 실직자가 되고 정규직은 희망퇴직금과 다른 공장으로의 배치 전환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풍요로웠던 모든 삶이 정지가 된다.

 

《실직도시》는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며 흔하게 볼 수 있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 광고를 떠올리게 한다. 모든 지역들이 노동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 유치하는 것을 제1목적으로 삼는다. 공장이 세워지면 자연스레 일자리가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도시들이 대기업의 입맛에 맞게 바꾸고 열심히 일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은 군산의 모습을 보며 이제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지역에게 일자리는 무엇인가.

사람에게 일자리는 무엇인가.

 

사람을 위해, 이 숱한 관계를 위해

일자리가 존재할 수도 있는 거였다.

거기 맞는 일자리를 지역이 구상할 수도 있는 거였다.

 

대기업의 생산 기지로만 존재했던 군산의 현대중공업 조선소와 지엠 공장의 노동자는 철저히 생산 원가로서만 평가받았다. 그들의 절박함이 멀리 떨어진 미국의 디트로이트 본사에 통할 리 없었다. 대기업 유치에 급급하여 온갖 세금을 감면해주며 혜택을 제공하고 존재하는 것만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은 결국 오래가지 못한다. 일자리가 사람을 위해 지역을 위해 구상할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가야 함을 이제는 고민해야 할 때이다.

 

새롭게 떠오르는 '광주형 일자리'와 '군산형 일자리' 등 새로운 일자리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도 대기업에 치중하는 현상이 피할 수 없다. 함께 상생하기 위한 발자국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군산은 과연 이 후폭풍을 견디고 새롭게 나아갈 수 있을까? 《실직도시》에서 보여지는 군산의 현재는 아직까지 불투명하다. 전기차 '명신'이 인수하고 공장이 들어섰지만 지엠 공장때는 꿈도 꿀 수 없다. 문제점은 알지만 해결책은 요원하기만 하다.

 

다시 저자가 했던 첫 번째 질문으로 돌아가본다. 이 고통은 단순히 그들만의 고통이어야만 하는가? 이대로 내 일이 아니라고 눈감아 버려도 괜찮은가? 군산의 지엠 공장 노동자들 또한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이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은 공장 철수 이후, 미국 다른 지역의 공장이 철거하고 남은 지구 반대편의 고통이 바로 자신의 고통이 될 수 있음을 알았다. 글로벌 시대에 지구 반바퀴 지역의 고통이 단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깨달았다. 이건 우리에게도 통한다. 아직까지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외치는 지역 관공서뿐만 아니라 노동자인 우리 모두가 단순히 그들만의 고통으로만 생각할 때 군산과 같은 문제가 우리 앞에 도돌이표처럼 되돌아올 수도 있음을 말해준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근본적인 질문 앞에 다시 고민해야 한다.

우리에게 일자리가 무엇인지. 지역에게 일자리가 무엇인지. 기업만 빛나는 일자리가 아니라 지역과 사람 그리고 기업이 함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일자리를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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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까발린 영화감독 《세르조 레오네》 | 인문 2021-12-29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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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국을 까발린 영화감독 세르조 레오네

박홍규 저
틈새의시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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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출신 영화감독 세르조 레오네를 아냐고 묻는다면 모른다고 답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영화 <황야의 무법자> , <좋은 놈, 나쁜 놈, 추한 놈>, <석양의 무법자>, <옛날 옛적 미국> 등의 영화를 모르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설사 보지는 않았어도 한 번쯤 들어본 영화 제목일 만큼 할리우드 영화에서 한 획을 그은 작품들이다. 그리고 이 작품들은 모두 세르조 레오네라는 감독 아래 만들어진 작품들이다.

미국 할리우드에서 명성을 떨친 세르조 레오네이지만 그의 출신은 이탈리아다. 세르조 레오네는 파시즘이 횡횡하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화계에서 일했던 아버지와 영화계에서 은퇴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났다. 2차 세계대전을 말하지 않고는 세르조 레오네를 말할 수 없다. 그가 이 시절에 겪은 일들이 후에 그의 작품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미군이 파시즘과 나치와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던 세르조 레오네는 이탈리아가 미군에 항복하고 미군의 점령 안에 거할 때 달라질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세르조 레오네가 목격한 미군의 현실은 독일군과 다르지 않은 다만 전승국의 군인이었다는 점뿐이며 아메리칸 드림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미국에 대한 실망은 후에 그의 서부극에서 중요햔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국을 까발린 영화감독 세르조 레오네》라는 제목답게 이 책은 영화 감독 세르조 레오네의 작품 속에 미국 강대국에 대한 비판이 어떤 식으로 자세하게 소개해준다. 남북전쟁 때 세 명의 악당이 보물을 찾는다는 설정의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추한 놈>에서 세르조 레오네는 '좋은 놈, 나쁜 놈, 추한 놈'이라는 구별은 근원적인 면에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나쁜 놈이 이타적인 행동을 하고 추한 놈이 훌륭한 인물일 수도 있음을 말하는 그의 영화의 밑바탕에는 '미국이 폭력 위에 세워졌다'는 미국의 허울을 폭로하며 남북전쟁을 비판한다.

저자가 설명해 주는 세르조 레오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의 작품을 단순히 서부극으로만 보았던 시각이 달라짐을 느낄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처럼 세르조 레오네의 작품을 더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해 준다. 이탈리아 출신이며 미국을 거침없이 까발리면서도 할리우드에서 명성을 포기하지 않은 독특한 이력의 세르조 레오네의 작품과 함께 들여다보는 그의 세계를 더 깊이 알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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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챈들러의 추리소설 《살인의 예술》 | 소설 에세이 2021-12-29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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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살인의 예술

레이먼드 챈들러 저/정윤희 역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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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머먼드 챈들러는 미국 하드보일드 추리 소설의 거장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챈들러의 <기나긴 이별>을 12번이나 읽고 폴 오스터가 극찬한 소설가 중의 소설가로 통하는 레이먼드 챈들러의 소설 주인공 '필립 말로'는 영국 자가 코난 도일의 '셜록 홈스'와 견줄만큼 유명하다.

레이먼드 챈들러의 소설 《살인의 예술》은 다섯 편의 단편 추리소설이 소개된 소설집이다. 특이한 점은 이 책의 표제작이자 제목인 <The Simple Art of Murder>, 즉 <살인의 예술>은 나와 있지 않다는 점이다.

다섯 편의 단편 소설에는 모두 다른 탐정이 등장한다. 보통 추리소설의 경우 동일 인물이 여러 가지 사건을 해결하는 단편을 수록하는데 레이먼드 챈들러는 각각의 다른 주인공들이 여러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챈들러의 소설에 초보자인 내게 이 책에 대한 느낌은 '무법자의 세계'였다. 첫 번째 단편 <황금 옷을 입은 왕>에서의 주인공 스티브가 야간 경비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음에도 힘없이 쫓겨나는 장면과 스티브가 레오파드를 내쫓는 방법 등은 마치 무법 세계처럼 거칠다. 또한 등장인물에 여자가 많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퇴폐적인 묘사라는 느낌을 준다.

'소설가의 소설가'로 불린 레이먼드 챈들러의 작품이라서 기대가 컸지만 내용이 기대치에 만족한다고 보기 어려웠던 이유는 시대를 감안하더라도 마초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책의 분위기에 적응하기 어려워서였다. 술을 마시면서 운전하는 장면이나 총질이 난무하는 이 소설 속에 쉽게 빠져들지는 못했다.

 

하지만 마초적인 부분을 제외한다면 이야기 속의 반전과 해결 과정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책의 내용을 분위기에 맞게 맞깔나게 번역해서 읽을 때 분위기가 풍성하게 전달되는 점도 매우 훌륭하다. <황야의 무법자> 풍과 같은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에울리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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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특별한 형제들 | 기본 카테고리 2021-12-27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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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형제들의 이야기를 통해 근현대사의 굴곡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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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굴곡 많은 근현대사가 만들어낸 『특별한 형제들』 | 기본 카테고리 2021-12-27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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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특별한 형제들

정종현 저
휴머니스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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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근현대사는 미국과 소련의 개입으로 인해 유난히 굴곡이 많은 시기였다. 일제 식민지 시절에는 독립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싸울 수 있었지만 해방 후에는 좌익과 우익의 이름으로, 38선으로 남과 북 둘 중 하나를 택일해야만 하는 뼈아픈 역사이기도 하다. 분단은 동지들 뿐만 아니라 한 가족 내에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목적을 향해 싸우고 투쟁했지만 사상은 가족까지 갈라설 것을 요구했다. 휴머니스트 출판사에서 출간된 『특별한 형제들』은 형제들의 이야기를 통해 얼마나 근현대사의 굴곡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해준다.

 

『특별한 형제들』에는 열 세편의 형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같은 부모, 같은 집안에서 태어난 형제들의 삶이 어떻게 갈라지게 되었는지 저자 정종현 박사는 이 형제들의 삶을 조사해나간다.

열세 편의 이야기들 중 근현대사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꼽는다면 검찰총장 출신 이인과 남로당원 이철 형제이다.

1950년 2월 23일 남한 초대 법무부장관 출신 국회의원 이인의 집에 형사들이 들이닥친다. '남조선노동당(남로당) M.L 연구부' 활동으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이인의 동생 이철은 물론이고 이인의 큰아들 이옥까지 연루되어 체포되었다. 형제가 함께 같은 독립운동을 했지만 사상이 달라 형은 우익 세력인 남한에서 법무부장관으로 엘리트의 길을 밟을 반면 동생 이인은 형의 집에서 좌익 서적을 편찬하며 험난한 길을 걷는다.

끝내 전향을 거부하고 6.25때 인민군의 대열에 합류하며 형과 등진 이인의 잔혹한 운명은 미국과 소련의 개입이 없었다면 과연 어떻게 됐을지 또는 김구 선생의 바램대로 38선이 없이 단일정부가 설립되었다면 이러한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근현대에는 대부분의 지식인들이 사상에 따라 남과 북 둘 중 하나만을 택해야 했다. 남한에서 좌익 세력은 감옥에서 끊임없는 전향 압박을 받아야 했고 일부 사람들은 압박을 피해 월북해야만 했다. 미국과 소련이 갈라놓은 38선에서 좌우가 함께 할 수 없었고 갈라설 수 밖에 없었다. 모두 자연스럽게 자신의 갈 길을 찾는 동안 좌익과 우익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형제들이 있었다. 바로 이 책에 소개된 <오기만, 오기영, 오기옥>형제 이야기다.

3.1운동을 도운 아버지의 영향으로 삼형제 모두 독립운동에 뛰어들어 쉽지 않은 세월을 보냈다. 하지만 이 비루한 현실에서 형제들의 운명 또한 다른 특별한 형제들처럼 갈라설 수 밖에 없었다. 모두 나뉘어서 대립했던 이 시기에 좌우합작으로 이루어진 나라를 생각했던 오기영의 목소리가 좌익 세력을 뿌리뽑기 위한 남한에서 곱게 들릴 리가 없었다. 한 민족이고 한 국가이므로 좌익인 형을 이해하고자 했고 함께 상호작용하는 정부를 만들고자 하는 오기영의 움직임 또한 좌익으로 치부되어 끝내 오기영은 월북을 해야만 했다.

 

 

『특별한 형제들』 을 읽으면서 서양 강대국에 좌지우지된 한국의 근현대사가 아닌 우리가 스스로 만든 단일정부였다면 이 형제들의 운명은 달라졌을까 하는 의문이 떠나지 않았다. 그 당시 김구 선생과 오기영 선생같은 좌우합작하는 단일정부를 꿈꾸던 지식인들은 김구 선생님처럼 피살되거나 오기영 선생처럼 압박에 못 이겨 남한을 떠나야만 했다. "한 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이데올로기에 형제가 적이 되는 비극을 맞이해야만 했다. 그리고끝나지 않은 이데올로기에 이 비극은 아직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일제 시대에는 한 민족이라는 가치 아래에 똘똘 뭉칠 수 있었지만 해방 후 이데올로기로 배척하고 등지는 이 비극. 어쩌면 저자의 말대로 우리 사회에서 점점 심해지는 차별과 배제는 그 때부터 조금씩 자라고 있는지 모른다. 하나가 되기를 포기한 공동체에서 차별과 배제는 당연한 결과물이니까. 그리고 우리 사회가 하나가 되는 공동체를 꿈꾼다면 모든 것을 적대시했던 그 시대를 벗어나 포용하고 다양성을 인정해줄 때 비로소 공동체의 참 의미를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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