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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형벌인 사람들, 소설 『탄금, 금을 삼키다』 | 소설 에세이 2021-03-03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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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탄금

장다혜 저
북레시피 | 2021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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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작가의 작품이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 『탄금』의 뜻은 '금을 삼키다'라는 뜻이다. 죽을 때까지 금을 삼켜야 하는 형벌 '탄금' 대체 이 표지 속 여인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기에 이들은 금을 삼키는 형벌을 받아야 했나. 그 궁금증에 책을 들었다.

 

『탄금』의 주요 배경은 심상단이다. 원래 민반효의 상단인 민상단이나 사위로 들인 심열국이 예술 작품에 심미안이 있는 한평대군의 뒷배로 수준 높은 예술 작품을 거래하며 상단의 세력을 키워나간다. 이제 어느 정치 세력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이 심상단은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다.

 

하지만 덩치가 커진 만큼 내부 사정도 복잡한 법. 특히 조선 시대라면 우리는 부를 이룬 심열국에게 순애보를 기대할 수 없다. 심열국에게는 배다른 남매 딸 재이와 아들 홍랑이 있다. 딸 재이는 심열국의 씨받이이에게서 태어난 피붙이며 본처인 민씨 부인은 오랜 시간 끝에 아들 홍랑을 나았다. 연약한 홍랑을 '아드님'이라 떠받드는 민씨 부인에게 재이는 눈에 가시다. 아들이 조금이라도 다치면 모든 원망과 분노는 재이에게로 향한다.

어김없이 재이에게 금족령을 내리고 체벌을 하여 재이가 방에 갇힌 날, 아들 홍랑이 실종되고 심상단은 발칵 뒤집힌다. 아들을 찾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지만 찾지 못한 채 어느 새 10년이 흘러간다.

 

만약 소설이 아들을 잃은 슬픔 속에서만 유지되었다면 이 이야기는 그대로 중지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산 자는 살아야 한다는 말이 있듯 심열국 또한 상단을 꾸려가야 하기에 상단을 이을 양자 무진을 데려오고 재이 또한 민씨 부인의 미움 속에서 감옥과 같은 나날을 보낸다. 모두가 지옥 같은 삶을 겨우 살아내고 있는데 이제 반포기하고 있던 아들 홍랑이 돌아온다.

 

그리웠던 아들 홍랑이 돌아오며 심상단의 인물들의 응어리가 터져나온다. 조금만 더 있으면 모든 것을 이루리라 기대했던 양자 무진도,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던 누이 재이도, 끝까지 희망을 놓지 못했던 아들 홍랑을 찾게 된 민씨부인 등 모두의 마음과 분노가 노출되며 숨겨졌던 진실이 하나씩 드러난다.

 

그 진실은 서로가 알고 있었음에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모른체하거나 악용하며 서로를 증오한다. 어찌보면 살기 위해 내 가족이 나를 죽이려 함을 앎에도 떠나지 못하며 옆에 머무는 이 모든 인물들에게는 삶 자체가 형벌이었다. 말 그대로 '금'을 삼키는 형벌. 태어나면서부터 끝까지 '금'을 삼키며 서로에게 형벌을 가한다.

이 형벌을 주는 자는 조직이 아닌 모든 등장인물들이 서로에게 금을 먹이고 자신 또한 금을 삼킨다.

 

소설을 읽으며 어쩌면 이 소설 뿐 아니라 우리 모두 금을 삼키는 형벌을 받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금'에 취해, '물질'에 취해 스스로를 벌주는 모습이 지금 우리가 받고 있는 기후변화와 코로나 등으로 되돌려받고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장다혜 신인작가의 여운은 그래서 더욱 강한 것 같다. 모든 인물에게서 개연성과 아픔을 부여하며 끝내 모든 이들을 미워하지 못하게 한다. 함께 상처받고 고통받는 모든 이들을 감싸안게 한다. '금'을 삼키는 형벌을 면하기 위해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 답은 결국 사랑임을 깨닫게 한다. 서로를 미워하는 마음 속에 서로에게 '탄금'이란 형벌을 준 사람들. 사랑이 없는 삶 자체가 결국 형벌이었음을 말해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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