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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건 지금 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 - 에세이,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 기본 카테고리 2018-11-30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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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저
놀 | 201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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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알기 전까지 나는 만화 <보노보노> 알지 못했다. 그저 흔한 일본 만화겠거니라고 생각했고 에세이스트 김신회 작가의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도 눈여겨 보지 않았었다
그렇게 나의 무관심 속에 잊혀져 무렵 동생의 강한 추천을 받게 되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좋게도 예쁜 윈터 에디션 디자인의 책을 읽게 되었다

제목처럼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는 저자 김신회씨가 만화 [보노보노]에서 위로받았던 문장들을 중심으로 써내려간 에세이다

나처럼 보노보노를 번도 보지 못한 사람을 위해 그리고 에세이의 내용을 더욱 깊이 이해하기 위해 뒷면에 자세한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있어 보노보노를 몰라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소심한 보노보노, 무덤덤한 보노보노의 아빠, 지루한 견디는 너부리 .. 단순해 보이는 만화에서 저자가 공감하고 위로받은 문장이 무엇일까 매우 궁금했다


누군가를 돕는 건 엄청 부자연스러운 일이야.

우리가 하는 일 중에 가장 부자연스러워.

그 부자연스러운 짓을

부모가 되면 평생 해야만 하는 거야. 

내가 엄마가 되고 가장 힘들었던 위주의 삶에서 아이의 위주로 나를 맞춰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이가 배고픈지 아픈 데는 없는지 모든 세세하게 챙겨주고 돌봐주는 .. 
엄마가 된다는 결국 자신을 내려놓고 아이를 위한, 남을 위한 삶으로 바뀌게 되는 전환점이였다
그리고 길은 결코 쉽지 않은 길을 보노보노에서는 남을 돕는 부자연스러운 짓을 평생 해야만 하는 표현을 했다. 맞다. 아이를 돕는 , 가장 부자연스럽다. 모든 인간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자기 중심적이니까. 그런 삶을 벗어나 평생 부자연스러운 짓을 해야만 하는 것이 바로 부모의 길이였다
이만큼 부모에 대해 표현한 문장이 있을까? 만약 내가 부모가 아니였다면 결코 문장에 공감하지 못했을 것이다


난 나야. 지금 이대로의 내가 좋다고. 
너는 지금 네 자신에게 불만이 있는 거야. 맞지? 
그러니까 뭐가 되고 싶다느니 하는 말을 하는 거라고. 

가수가 되고 싶어하는 홰내기에게 너부리는 지금 자신의 모습이 좋다고 말한다. 가수의 꿈에 부풀어 있는 홰내기는 너부리의 말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 꿈이 없다는 건 왠지 삶을 포기한 것처럼 느껴지거나 패배하는 것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꿈이 있으면 멋져 보였고 나이가 들어도 오랜 내 꿈을 포기하지 못해 끙끙거렸다. 그 꿈이 안 된다는 것을 인정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저자가 [보노보노]에서 공감한 문장은 꿈이 없는 자신의 모습도 수용하고 껴안는 삶이었다. 어른이 되는 건 포기도 알아가고 꿈이 없는 상태로도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다하지만 꿈이 없다고 해서 결코 초라하지 않다고 말한다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에서 저자가 
공감하고 위로받는 건 결국 어른이 되어가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늘 재미를 추구하는 너부리나 가수가 되고 싶어하는 너부리 등 평범한 걸 질색하고 특별함을 추구하는 이들의 모습은 우리의 청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하지만 등을 긁어주는 행위만으로도 재미를 찾고 평범함을 기뻐하며 "평범하게 사는 게 가장 어렵다"라는 걸 아는 야옹이형이나 보노보노의 아빠를 보며 어른이 된다는 건 결국  현실 속에서 행복을 찾아가며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의 글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보노보노] 좋아하게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수록된 보노보노의 문장으로 자신이 위로받고 있음을 느꼈다
이렇게 평범한 것도 결코 나쁘지 않음을 알려줘서 고맙다
내가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괜찮다고 말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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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는 우리가 온전한 애도를 할 수 있을 때 시작된다 [우리는 저마다의 속도로 슬픔을 통과한다] | 기본 카테고리 2018-11-30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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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는 저마다의 속도로 슬픔을 통과한다

브룩 노엘,패멀라 D. 블레어 공저/배승민,이지현 공역
글항아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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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를 위로하는 것은 힘들다. 그 중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고통 속에 있는 사람을 위로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내가 가장 최근에 겪었던 죽음은 바로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였다. 정정하셨던 할아버지가 서울로 오시는 버스 안에서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돌연 우리의 곁을 떠나셨고 예기치 못한 이별에 모든 가족들은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하고 할아버지를 잃은 슬픔에 잠겨야만 했다. 

비탄에 빠진 엄마를 어떻게 위로해야 하는지 막막했고 남겨진 우리들은 긴 애도의 늪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몇 년 전, 엄마의 병 진단 확정부터 지금까지  우리 가족은 매일 투병생활을 하는 엄마를 지켜보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죽음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하고 긴 애도 과정을 거치는 남겨진 자들을 지켜보기 부담스러워하는 지인들은 그저 일상으로 돌아오라고만 한다. 

산 자는 살아야 하지 않느냐고, 힘내야 한다는 말을 할 뿐이다. 어느 누구도 남겨진 자들에게 어떻게 슬퍼해야 하는지 이 고통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나 역시 그랬다. 외할아버지를 갑자기 잃었을 때에도, 엄마의 투병이 본격화된 후부터 내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아 더욱 힘들었다. 누군가가 내게 알려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우리는 저마다의 속도로 슬픔을 통과한다』는 아이들의 좋은 아빠이자 전남편을 떠나 보낸 패멀라 D. 블레어와 친오빠를 갑작스런 사고로 잃은 브룩 노엘의 경험과 많은 상담과 연구를 통해 남겨진 사람들이 어떤 애도의 과정을 통과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알려주는 실제적인 가이드를 제공해준다. 

단지 위로하고 힘내라는 책이 아닌 저자들의 경험과 상담을 통해 슬픔의 늪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은 죽음의 경우를 통해 각 상황에 대처하는 법을 알려주며 각자가 저마다의 속도로 슬픔을 통과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책이다. 가장 힘들면서 어렵지만 누구도 이야기해주지 않았던 애도의 방법. 이제 주변의 부고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되고 부모님의 노화와 투병을 지켜보는 내게 가장 필요한 책이였다. 


책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후 우리가 겪는 증상 및 각 대처법 또한 우리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하여 상세하게 기술해 준다. 


극복하고, 이해하고, 앞으로 나아갈 시간은 나중에 올 거예요. 

지금 당장은 당신 자신만 생겨야 합니다. (46p) 


애도의 가장 우선순위는 바로 자신을 챙길 것을 말한다. 당장의 충격에 탈진과 분노 등 갑자기 닥친 슬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남에게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하고 모든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우리는 아무런 힘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슬픔에 마음을 쏟는 것만이 남겨진 자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다. 그 사실을 직시하고 자기만을 생각해야 한다. 아이가 있는 자는 주변 사람에게 아이를 부탁하고 장례 진행을 위한 도우미를 찾고 나를 대신하여 도와 줄 지인을 가까이에 두어야 한다. 



애도의 과정에 있는 자들에게 건네는 위로 중 우리가 가장 흔히 건네는 위로가 바로 "산 사람은 살아야 돼." 또는 "너도 이제 다 잊고 네 삶을 살아."라는 위로이다. 하지만 저자는 잊는 것보다 고인을 기억하고 잊지 않는 태도가 애도의 회복을 돕는다고 말한다. 어느 책에서 온전한 슬픔을 겪은 자만이 상처에서 온전히 회복될 수 있다는 글을 읽었다. 우리의 슬픔을 외면한 일상으로의 복귀는 오히려 우리의 회복을 방해하고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된다는 글이였다. 
저자 또한 일상으로 빨리 돌아가야만 한다는 믿음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며 오히려 고인과의 추억을 소중하게 간직하며 지킬 것을 권유하는 것도 온전한 애도 기간을 가지는 것이 회복의 필요조건임을 말하고 있다. 

"이 순간 네가 하는 모든 일이 중요한 거야." 
"너는 지금, 삶을 살아가야 해. 내일을 위해 사는 사람들은 진정 살아 있는 게 아니야." 
현재를 사는 법을 배우고, 이 순간의 선물을 거둬들이는 것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특히 우리를 위한 최선입니다.  (131p, 132p)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후 미래가 무의미하고 삶의 목적이 사라질 때 중요한 건 현재이다. 
미래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 바로 우리 앞에 놓여진 현실을 살아가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되면 우리의 위치도 바뀐다. 더 이상 아내나 엄마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는 등 우리의 삶이 거꾸로 뒤집히게 될 수 있다. 하지만 바뀐 현재를 사는 법을 배우고 삶을 살아가는 것이 바로 슬픔을 통과하는 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2014년 세월호라는 불행한 사건으로 우리 국민이 얼마나 애도에 부족한 민족인지를 깨달았다. 
사람들은 아직도 비탄에 빠져있는 유족들에게 그만하면 됐다고, 이제 그만하라고 일상으로 돌아가라고 말했다. 그만큼 우리는 애도하는 법을 알지 못하고 부담스러워 한다. 
올바르게 자신의 속도로 통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 책에는 실제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저자들의 경험과 여러 상담자들의 풍성한 사례를 통해 슬픔을 통과하는 법을 도와준다. 

우리는 애도하는 법을 알아야 위로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일상으로 돌아가라는 흔해 빠진 위로가 아닌 자신의 속도록 온전한 슬픔을 토해내고 그 고통스러운 과정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죽음과 애도에 관한 책 뿐만 아니라 생사의 기로에 있는 투병하는 가족이 있는 경우에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온전한 애도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러하기에 이 책은 꼭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이 책은 yes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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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작가의 신작 소설, [옥상에서 만나요] | 기본 카테고리 2018-11-29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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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저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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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피플>을 읽은 뒤로 내가 애정하는 작가 목록에 정세랑 작가가 추가되었다
50
명의 인물이 주인공이 되고 다른 인물들의 주변인물이 되는 촘촘한 이야기 구성으로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지하며 감탄하였던 믿고 읽을 수 있는 작가 정세랑 작가의 단편소설집 『옥상에서 만나요』가 출간되었고 감사하게도 사전서평단으로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옥상에서 만나요』와 『이혼 세일』 중 내가 읽은 작품은 『이혼일기』다
『이혼 세일』은 친구들 사이에서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한 이재가 이혼을 하게 되며 자신의 물품을 처분하기 위해 판매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재의 이혼 소식은 친구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경윤은 자신이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이재의 요리 솜씨를 부러워하고 민희는 이재의 패션 감각과 이재만의 분위기를 부러워하며 아이 둘을 키우며 매일 힘겨운 육아와의 전쟁을 치르는 지원은 아이가 없이 자유롭게 지내는 이재가 부럽기만 한다
모두에게 부러움의 대상이였던 이재의 이혼 소식과 이혼 세일을 접한 친구들의 반응과 이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짧은 단편 속에서 저자는 우리가 한 사람의 인생의 단편만으로 쉽게 예단하고 말하는 지 보여준다
친구들은 학창 시절을 지나 꽤 오랜 시간 걸어온 친구이기에 이재를 다 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한 그들은 이재에게 쉽게 말을 건넨다

"
나 사는 꼴 보니 낳기 싫어졌니?" 
"
그래서 그렇게 상큼하게 이혼할 수 있었구나?"
"
여자한테 일이 최고다, 돈이 최고다, 그치?"

친한 사이일수록 우리는 "넌 내 손바닥 안에 있어." "내가 너를 모르냐?" 등등 서로를 잘 안다는 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한 이불을 덮는 부부일지라도, 오랜 시간 함께 한 부모와 자식 간이라도 그 사람의 인생을 온전히 다 알기는 힘들다. 하지만 우리는 오랜 세월 속에서 그 사람의 인생에 대해 너무 쉽게 말한다. 그리고 가까운 사이일수록 자세히 살펴보지 않고 결론짓곤 한다

『이혼 세일』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내 경험이 떠올랐다. 6년 넘게 지낸 회사 동료 및 상사들의 나를 향한 거침없는 입담, 나를 다 안다고 자부하는 남편의 말 등등... 모두 나의 이야기를 듣기도 전에 쉽게 판단하고 말한다. 그리고 그건 상처가 되기도 하고 마음의 문을 닫게도 한다

이재의 새로운 출발에서 친구들은 이재의 앞날을 응원해주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필요한 건 그저 그 사람의 인생을 지켜봐주며 응원해 주는 것이 아닐까
위로랍시고, 충고랍시고 그 사람을 위한답시고 건네는 말보다 우리에겐 그냥 바라만 봐주는 사람이 필요한 것 같다.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않고 묵묵히 바라만 봐 주는 것

친구 경윤이 떠나는 이재에게 남긴 한 마디 

"
완성된 뇌가 내린 판단을 믿어. 믿고 가." 

우리는 서로를 전부 다 알 수 없다. 100% 아는 사이는 없다

그러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믿어주고 지켜봐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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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평단 모집]★수림문학상★『콜센터』 | 기본 카테고리 2018-11-2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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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김의경 저
광화문글방 | 2018년 11월

신청 기간 : 124 24:00

서평단 모집 인원 : 10

발표 :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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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공화국 대한민국에 울림을 주는 청춘들의 ‘웃픈’ 이야기
콜센터에서 일할 때 등단하고, 콜센터 이야기로 수림문학상을 수상한 
[청춘 파산], [쇼룸]의 작가 김의경의 신작


꿈이 있지만 냉혹한 현실 앞에 절망하는 이 시대 청춘의 초상을 문학계에서 본격적으로 조명하기 시작한 가운데, 우리 사회의 불편한 소재인 ‘갑질’에 얽힌 20대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 바로 김의경 작가가 자신의 체험담을 생생한 디테일로 풀어낸 장편소설 ‘콜센터’다. 소설에서는 갑질과 언어폭력이 가장 빈번한 것으로 알려진 콜센터가 주 무대로 등장한다. 

사무실에 앉아서 하는 일인 콜센터 상담원은 근무 시간을 조절할 수 있고 남는 시간에 영어공부 등을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아나운서, 공무원, 대기업 입사, 음식점 창업 등 각기 다른 목표를 가진 주인공인 다섯 명의 스물다섯 살 동갑내기들이 콜센터를 기착지로 삼아 일하면서 꿈을 이어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 시간에도 수십 통씩 전화를 받으면서 온갖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일은 엄청난 감정노동일 수밖에 없다. 

소설은 이 시대 청춘의 모습과 정확히 닮아 있는 주인공 다섯 명이 콜센터에서 겪은 갑질 세태를 ‘웃픈’ 형식으로 제대로 포착한다. 또 진상 고객의 허세와 갑질의 상황들이 청춘의 현재와 어우러져 웃음과 헛헛함을 동시에 선사한다.

갑질공화국 대한민국에 울림을 주는 청춘들의 ‘웃픈’ 이야기!
콜센터에서 일할 때 등단하고, 콜센터 이야기로 수림문학상을 수상한 
[청춘 파산], [쇼룸]의 작가 김의경의 신작

‘갑질’ 속에서 신음하면서도 꿈을 위해 치열한 삶을 사는 이 시대 청춘의 초상을 다룬 화제작 


꿈이 있지만 냉혹한 현실 앞에 절망하는 이 시대 청춘의 초상을 문학계에서 본격적으로 조명하기 시작한 가운데, 우리 사회의 불편한 소재인 ‘갑질’에 얽힌 20대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 나와 독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김의경 작가가 자신의 체험담을 생생한 디테일로 풀어낸 장편소설 ‘콜센터’다. 

갑질은 백화점이나 마트 판매원, 은행 창구 직원, 항공사 승무원, 사회복지사 등 사람을 많이 상대하는 감정노동 직군에서 주로 발생한다. 소설에서는 갑질과 언어폭력이 가장 빈번한 것으로 알려진 콜센터가 주 무대로 등장한다. 

사무실에 앉아서 하는 일인 콜센터 상담원은 근무 시간을 조절할 수 있고 남는 시간에 영어공부 등을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아나운서, 공무원, 대기업 입사, 음식점 창업 등 각기 다른 목표를 가진 주인공인 다섯 명의 스물다섯 살 동갑내기들이 콜센터를 기착지로 삼아 일하면서 꿈을 이어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 시간에도 수십 통씩 전화를 받으면서 온갖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일은 엄청난 감정노동일 수밖에 없다. 

소설은 이 시대 청춘의 모습과 정확히 닮아 있는 주인공 다섯 명이 콜센터에서 겪은 갑질 세태를 ‘웃픈’ 형식으로 제대로 포착한다. 또 진상 고객의 허세와 갑질의 상황들이 청춘의 현재와 어우러져 웃음과 헛헛함을 동시에 선사한다. 

작가의 실제 경험이 담긴 생생한 이야기

서사가 강한 이 소설은 작가의 남다른 인생 역정에서 비롯됐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갑질을 풍자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실제로 일한 피자 주문 콜센터에서의 경험담을 골격으로 해 스토리를 완성했다. 2014년 한국경제신문 ‘청년신춘문예’에서 장편소설 ‘청춘파산’으로 당선되면서 등단한 작가는 당시 피자 주문 콜센터에서 일하다 마침 갑질을 일삼는 고객으로 인해 힘들어하던 중 당선을 통보받은 일화가 있다. 

대한민국의 을들, 콜센터로 모이다

콜센터는 피자 주문 콜센터를 배경으로 20대 젊은이들의 꿈과 좌절, 우정과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으로, 콜센터에 모인 청춘들이 일상에서 접하는 ‘갑질’의 문제도 정면에서 다룬다. 

소설 주인공은 스물다섯 살 동갑내기인 주리와 용희, 시현, 형조, 동민 다섯이다. 

이들이 콜센터를 선택한 것은 다른 아르바이트에 비해 몸이 덜 힘들기 때문이다. 또 서류 전형에서 번번이 탈락한 지난날과 달리 면접 기회가 쉽게 주어지고 실제 일하기까지 일사천리여서 당장 수입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만한 차선책이 없다. 근무 시간을 조절할 수 있고 남는 시간에 목표로 한 취업에 필요한 공부를 할 수도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던 주리와 용희는 취업이 될 때까지 잠시만 있기로 하고 콜센터에 들어가 상담원으로 일하게 된다. 이곳에서 방송사 아나운서를 꿈꾸는 시현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형조, 콜센터 상담원으로 있다 피자 가게 창업을 꿈꾸며 현장 경험을 쌓기 위해 피자 배달원이 된 동민을 만나 친해진다. 

콜센터에서는 끊임없이 전화 받고 고객 요구에 응대해야 하는데, 일부 ‘진상’ 고객들로부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욕설을 포함한 언어폭력이다. 무시와 멸시에 성희롱까지 해대고, 하루에도 수십 번씩 전화해서 한 상담원을 집중적으로 괴롭히는 사람도 있다. 

작가는 콜센터에 전화해 갑질을 하는 사람들이 특별한 권력을 가진 기득권층이 아닌 우리의 평범한 이웃일 수 있는 일반 대중이라는 점을 들춰낸다. 콜센터 안에서 바라본 밖의 모습은 치열한 경쟁 속에 승자만이 살아남는 사회 구조와 미래 희망에 대한 상실감 때문에 누구나 신경증적인 증세를 보일 수 있는 세상으로 비친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이러한 스트레스가 엉뚱하게도 기득권층이 아닌 소설 속 주인공의 처지와 같은 대한민국의 을들을 향해 날을 세운다는 점이다. 

한 편의 로드무비 같은 청춘들의 이야기

시현은 업무를 꽤 능숙하게 해내 일반상담사에서 전문상담사로 승급해 시급을 조금 더 받게 된다. 콜센터에서 잔뼈가 굵어지면 일반 주문을 처리하다 진상처리반으로 옮겨진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콜센터 상담원들은 긴장한다. ‘크리스마스의 쓰나미’라고 불릴 정도로 주문 콜이 엄청나게 몰리기 때문이다. 진상을 만날 확률도 그만큼 올라간다. 이때 안하무인격으로 민원을 제기해 대는 ‘슈퍼 진상’이 시현 앞에 등장한다. 듣자하니 그는 대기업의 부장이란다. 한창 일할 시간인 오후 1시에서 6시 사이에, 그것도 하루에 몇 시간씩 전화기를 붙들고 있는 대기업의 부장이 현실에 존재할까. 진상의 세계에 존재할 뿐이었다.

집안 사정으로 아나운서 아카데미에 더는 다니기가 어려워져서 아나운서 꿈마저 멀어져가는 시현은 감정이 폭발해 부산 해운대가 주소인 바로 그 갑질의 최고봉에 찾아가 ‘사이다 복수’를 하겠다고 선언한다. 

시현을 짝사랑하는 동민이 이 길에 따라나서고, 처음에는 만류하지만, 숨 막히는 콜센터에서 탈출을 꿈꾸던 주리와 용희, 형조 역시 여기에 합세한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감행된 이들의 즉흥적인 탈주를 들여다보면 로드무비 같은 경쾌함이 한껏 살아난다. 인물들은 그동안 감정노동 속에 억눌린 진짜 감정과 생존을 위해 너무 빨리 배워버린 것만 같은 ‘굴욕’ 이면에 웅크려 있던 자아를 발견한다. 소설에는 갑질 속에서 신음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현실을 극복하려는 청춘들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친다. 불투명한 미래 앞에서 꿈을 포기하고 삼포, 오포를 넘어 칠포를 말하는 젊은이들에게 강주리, 우용희, 최시현, 박형조, 하동민 등 우리 청춘들의 이름이 남다르게 느껴진다.

소설 심사평과 작가의 말 

등장인물들의 교차를 통해 소설 또한 교차하는 구성이 돋보인다. 다섯 명의 젊은이들이 보여주는 적나라한 모습은 요즈음 세태가 얼마나 헐벗어 있는지 그대로 나타낸다. 헐벗어 있는 게 아니라면 맹렬히 투쟁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젊음은 소모되면서 새로움을 얻어간다. 이 소설의 진실 획득 과정이기도 하다. 아, 우리도 이렇게 살아왔던가. 잊혔던 순간들을 살려내는 소설의 힘이 우리를 남루함에서 이기게 한다. 또 하나의 새로운 소설에 경하를 보낸다. (윤후명 소설가)

핍박과 궁핍에 굴하지 않는 청춘의 진군가. 눈물겹고 맵싸하고 아리면서도 감상적이지 않고 섬세한 디테일이 밑받침된 긍정의 에너지가 강렬하다. (성석제 소설가)

콜센터는 케이블에 저당 잡힌 청춘의 보고서라고 할 만하다. 화를 내고, 소리치고, 윽박지르는 목소리들에 언제나 다정하고, 신중하고, 예의 바른 목소리로 응대해야 하는 그들은 케이블의 유령에 다름 아니다. 전화선 바깥의 삶은 없는 것일까? 콜센터는 이 서늘한 질문 앞에 분연히 ‘노’라고 외친다. 이 소설에 따르면, 젊음은 케이블을 꿈의 엔진으로 바꾸는 마술의 다른 이름이다. 강주리, 우용희, 최시현, 박형조, 하동민 등 내 형제자매, 우리 아들딸의 이름이 남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그 때문일 것이다. 한없이 애잔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든든하다, 콜센터! (신수정 문학평론가)

콜센터를 읽었을 때 처음에는 무기력에 빠졌다. 하지만 점점 읽어갈수록 분노하게 되고 전의를 불태우게 됐다. 콜센터 상담사 다섯 명이 자신들을 감정 노동의 쓰레기통처럼 느끼게 만든 진상고객을 찾아 부산으로 가는 이 해프닝 같은 여행이 그들에게는 저항일 수도 있다는 것. 이처럼 절망하지 않으려 애쓰는 스물다섯살 청년들은 생활 속 정치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 있는 주체가 아닐까. (강영숙 소설가)

콜센터는 감정 노동의 시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뜻밖의 상호 접속과 위로의 순간을 잡아내고, 인물들이 스스로를 다독이고 일으키는 시간에 끝내 도달한다. 그 현재의 미미하지만 단단한 실체는 이 소설의 ‘감정 노동’이 일구어낸 소중한 문학적 진실이라 할 만하다. 막막한 대로 사랑을 시작하는 두 연인의 남루하지만 간절한 첫 잠자리는 잊기 힘든 소설적 감흥의 순간을 빚어낸다. (정홍수 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콜센터에서 상담원으로 일하면서 모멸감을 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목소리가 섹시하다'는 둥 성희롱도 종종 당했죠. 처음에는 심한 얘길 들으면 몇 시간 동안 몸이 부들부들 떨렸어요. 계속 일하다 보면 그런 감정이 조금씩 줄어들긴 하는데, 그래도 익숙해지진 않더라고요. 너무 괴로울 땐 그 사람 주소를 적어놔요. '언제 찾아가서 돌멩이를 던져주겠다' 생각하죠. 그러다 또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고…그런 일이 반복되는데, 그 이야기를 소설로 꼭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옥상에서 다들 담배를 피웠는데, 저는 담배를 안 피워도 전화 받기 싫을 때 자주 올라갔어요. 그런데 어느 날 옆에서 남학생들끼리 얘기하는 걸 들었어요. '너 왜 연애 안 하냐?'/'연애에 쏟을 감정이 어디 있냐'/'진상한테 쏟을 감정은 있고 연애에 쓸 감정은 없냐?' 이런 대화였는데, 이게 딱 감정노동에 진이 빠져 연애도 못 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다 싶었죠. 또 제가 거기서 일할 때 워낙 답답하니까 '여기 있는 애들을 다 바다에 데려다 놓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걸 소설 속에서 이뤄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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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트 에코의 유작 [제0호] | 기본 카테고리 2018-11-28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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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0호

움베르토 에코 저/이세욱 역
열린책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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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가짜뉴스가 난무하는 사회이다. 세월호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기점으로 오보 및 가짜뉴스는 이제 한국사회에서 놀랄 일도 아니다. 제대로 된 확인절차는 뒤쳐지고 오로지 내보내기 위함에만 급급한 언론이 되어버렸고 이제 청와대는 가짜뉴스와의 전쟁까지 선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가짜뉴스가 어떻게 해서 만들어지는지, 저널리스트들이 가짜 뉴스를 생산하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거치는지 프랑스의 거장 움베르트 에코는  우리에게 저널리즘의 민낯을 그의 마지막 유작 『 제0호』 를 통해 보여준다

소설 『제0호』 지방신문에서 간간히 글을 써서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는 글쟁이 콜론나가 창간 신문을 준비하는 시메이 주필의 작품 대필을 의뢰받으면서 시작된다. 시메이 주필은 사주인  콤멘다토르 비메르카테의 신문 <0>라는 이름으로 만들게 될 창간 예비 판들의 제작을 맡고 있었다. 그리고 콜론나는 그의 곁에서 신문 창간을 맡는 일에 함께 참여하며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널리즘을 다루는 소설답게 작가 움베르트 에코는 사건 하나 하나가 어떻게 기자들의 손에서 조작되고다듬어지며 가짜뉴스를 만들게 되는지를 익살스럽게 보여준다
예를 들면 <0>를 읽게 될 지역인 시칠리아의 메시아에서 벌어진 사고는 침묵하되 밀라노 옆에 있는 베르가모에서의 사고는 호들갑스럽게 보도해야 한다는 지침 및 정확한 출처는 밝히지 않고 애매모호하게 인용하여 독자들의 판단의 기준을 흐리게 만드는 등의 모습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형태로 재현되고 있다

신문사 사주인 콤멘다토르 비메르카테의 사업에 손실을 끼치는 뉴스는 철저하게 무시하고 사주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공권력에 대하여는 언론을 이용해 사주의 수호신 노릇을 해야 할 것을 지시하는 모습 또한 웃픈 현 사회의 모습이다

"
뉴스들이 신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신문이 뉴스들을 만드는 것입니다."

"뉴스가 없는 상태에서 뉴스를 만들어 냈어요."  

거짓뉴스에 대한 책임을 피하면서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가짜 언론인들의 모습을 움베르트 에코는 오히려 익살스럽게 보여준다. 또한 이러한 거짓뉴스들이 읽는 독자들을 얼마나 우롱하는 행위인지 시메이 주필의 말을 통해 우리는 알 수 있다

사건 하나 하나를 통해 정치에 대한 풍자와 저널리즘에 대한 각성을 이야기하는 움베르트 에코의 방식이 매우 놀랍다.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가짜뉴스가 어떤 방식으로 사건을 조롱하고 축소 확대시킬 수 있는지 이 소설만으로도 알 수 있다. 이야기에 빠져 읽어가다보면 어느새 우리는 가짜 뉴스의 민낯을 알고 분별할 수 있을 것이다
움베르트 에코의 마지막 유작 『제0호』, 어쩌면 이런 가짜 뉴스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작가가 이 작품이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준 선물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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