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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우정,구애,사랑,결혼》 앨리스 먼로가 그리는 사랑의 모든 풍경 | 소설 에세이 2020-05-31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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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앨리스 먼로 저/서정은 역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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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생활 6년차에 들어섰다. 보통 결혼 전 불타오르는 사랑은 3년을 간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후는 사랑이 아닌 미운 정, 고운 정으로 산다고 말한다. 사랑하기에 결혼했는데 사랑이 아닌 정으로 버텨가는 게 부부라면 참 슬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 역시 슬프지만 사랑보다는 익숙함에 살아간다. 그 익숙함이 사랑이 아니라는 게 슬픔으로 다가오곤 한다. 앨리스 먼로의 작품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은 내게 그런 느낌이었다.

82년의 노령에 단편 소설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거장 앨리스 먼로는 주로 여성의 삶에 집중한다. 작가의 전작들 <거지 소녀>, <행복한 그림자의 춤>, <착한 여자의 사랑>, <소녀와 여자들의 삶>등 여성이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총 9편의 단편 소설이 있는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또한 화자가 모두 여성들이다.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의 느낌은 앞에서 말했듯, 익숙함 속에 슬픔을 느끼는 여성들의 모습이었다. [물 위의 다리]에서 위중한 병에 걸린 지니, [위안]에서 남편 루이스를 떠나 보낸 니나의 이야기를 읽을 때면 남편의 별난 성격에 익숙하다. 창조론을 인정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는 남편 루이스에 대한 반발이 없어 보이고 지니 또한 자신을 간병할 헬렌을 고용하며 간병 모드로 돌입하는 남편 닐에게 익숙하다. 하지만 소설은 곳곳에 이 논쟁 속에 지쳐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위안]의 남편 루이스의 끝없는 논쟁이 아내 니나를 피곤했음을 알려주며 이 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의사 에드와의 시작을 알려준다.

이 소설 속에 흥미로운 건 결혼하는 여성에 대한 인물의 시선이였다.


"네가 알아서 하겠지. 가고 싶은 곳엔 가봐야지.

어쨌거나 곧 결혼한 여자가 될 테니까."

그녀가 덧붙였다.

그녀의 말은 '이제 네가 성인이라는 걸 인정해야겠구나.'라는 뜻인 것 같기도 했고

'너도 곧 구속된 삶을 살 수밖에 없을 거야.'라는 뜻인 것 같기도 했다.


"네가 알아서 하겠지. 가고 싶은 곳엔 가봐야지. 어쨌거나 곧 결혼한 여자가 될 테니까." 라는 친척 앨프리다의 말을 보면서 나는 엄마들이 결혼 하지 않은 딸들이 엄마를 도와주려고 할 때 자주 하던 말들이 떠올랐다.

"결혼하면 다 하게 되니 지금이라도 쉬어라." 라는 엄마들의 말이 연상되며 서양이든, 동양이든 결혼이 여성에게는 구속의 의미로 다가옴이 인상깊었다.


집에 갈 때마다 부딪치는 어려움이 하나 있었다.

거기에서는 내 인생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공감이 되었던 문장이였다. 나의 인생이 부모님에게 또는 다른 이웃들의 시선에 재해석되고 짜맞추어진다. 그리고 나는 괜찮다고 생각했던 나의 인생이 남의 시선에 의해 불쌍하게 되고 안쓰럽게 보여진다. 나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인생에 대한 어려움이 시대가 지나도 여전하구나 하는 한탄과 이 현실을 적시하는 작가의 표현력이 매우 놀라웠다.

이 소설은 불륜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겉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이는 부부이기에 언뜻 보기에 다른 상대방과 관게를 갖는 그들의 모습이 당혹스러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는 상대방에게 익숙해졌지만 익숙해졌기에 슬픔을 느끼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 공감대를 만들어준다. 우리 부부의 경우만 해도 내가 남편의 면들을 잘 알고 있지만 끝내 적응하지 못하는 것처럼.. 그리고 그런 면들이 내게 슬픔으로 다가오는 것처럼.. 그래서 내게는 다른 상대방과 관계를 갖는 그들의 모습이 이해가 되었다. 그 관계에서 갖는 슬픔과 피로감을 다른 상대방에게서 위안을 찾을 수 있는 그 현실을 나는 비난할 수 없었다.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는 큰 사건이나 서사는 없다. 다만 평범한 일상 속에 상대방의 심리 묘사가 매우 탁월하다. 이들의 관계에 생겨나는 감정, 상태등이 상황과 어울러져 주인공의 마음을 이해하도록 만들어낸다.

결코 영원할 수 없는 인간의 마음이 상대방에 의해 어떻게 변해져 가는지 작가는 세심하게 보여주며 사랑, 그리고 결혼에 대하여 끊임없이 질문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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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 성인이 되어 더욱 매력으로 다가오는 소설 《키다리 아저씨》 | 소설 에세이 2020-05-29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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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키다리 아저씨

진 웹스터 저/수빈 그림/성소희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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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주일 교회 종소리와 함께 시작되던 텔레비젼 만화가 있었습니다.

만화를 보기 위해 교회를 늦게 가기 위한 꼼수를 쓰다 엄마에게 혼이 나곤 했지만 혼나면서도 꼭 놓칠 수 없었던 만화는 바로 <키다리 아저씨>였습니다.

그 때는 이 만화가 원작 소설이 따로 있다는 사실도 전혀 알지 못했지만 그 만화 속 개성 강한 아가씨 주디와 멋있는 저비 도련님을 보면서 매번 마음이 설레이곤 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어려서부터 이 《키다리 아저씨》는 고전이니만큼 여러 형식의 콘텐츠로 제작되어왔습니다.

<키다리 아저씨>를 읽어 보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 책 제목만큼은 많은 독자들에게 친숙한 작품입니다.

보육원에서 생활하던 주디가 한 후원이사의 도움으로 대학에 입학하면서 자신의 일상을 편지를 써 내려가는 편지 형식의 이 소설이 너무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출간되었습니다.

제가 만화에서 보던 주디는 장난기 가득한 얼굴인데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가씨로 그려져서 책을 본 순간 '주디가 이렇게 이뻐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렸을 때 제게 다가온 주디의 이미지는 피상적이였습니다. 가난한 한 고아가 운이 좋아 한 부자의 도움으로 대학을 가게 되고 멋있는 남자 주인공과 사랑에 빠지는 전형적인 여주인공이였습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 본 주디는 제가 알고 있던 것 이상으로 주체적이고 독립성이 강한 여성이였습니다.

비록 주디는 자신이 고아원 출신이고 남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자격지심이 있지만 그 상황 속에서 자신이 받는 혜택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걸 보여줍니다. 다른 친구들이 부모님이 주는 도움으로 당연하게 생각하며 누리는 일상을 주디는 감사하고 다른 누구보다 더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그러하기에 공부도 열심히 해서 장학금을 받고 그 장학금 수령을 거부할 걸 명령하는 키다리아저씨게 반항할 수 있는 건 바로 남의 도움에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일어서려는 주디의 강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1912년에 발표된 《키다리 아저씨》가 쓰여진 시기는 여성에게 참정권이 없었던 시절입니다. 미국에서 여성 참정권이 1920년에서야 여성 참정권이 인정되었다고 합니다. 책 곳곳에 여성 참정권이 없는 현실을 아쉬워하는 주디의 말은 아마 작가 진 웹스터이 주디를 통해 참정권을 외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비록 상류층이지만 그들과 달리 고아들을 후원하고 부의 재분배를 외치는 사회주의자 저비스 펜들턴과 뉴욕 상류층의 화려하고 풍요로운 삶을 동경하기보다 덜 화려하지만 그들만의 풍성한 삶을 살아가는 샐리 가족의 삶을 더 동경하는 주디의 모습은 저자의 사상이 들어가있지 않을까 추측하게 합니다.



《키다리 아저씨》 는마치 다른 사람의 연애편지를 읽은 듯 설레기도 하고 키다리 아저씨가 바로 옆에 있는데도 전혀 알지 못하는 주디를 보는 저비스의 마음은 어떨까 상상하기도 합니다.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했던 주디가 대학에 가서 자신의 신분 컴플렉스에서 벗어나며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키다리 아저씨》는 재독의 기쁨을 알게 해 준 책이였습니다.

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정치적인 상황 등 또한 엿볼 수 있었고 그 안에서 의견을 교류해가며 키다리 아저씨이자 정신적인 동반자로 함께 사랑을 키워가는 주디와 저비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고전은 시대를 떠나 후세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힐 수 있는 문학을 말합니다. 《키다리 아저씨》 또한 제게 고전이란 무엇인가를 느끼게 해 줄 수 있었습니다.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재탄생과 함께 한 키다리 아저씨 이 우울한 코로나 일상에 휴식이 필요한 분들꼐 강력 추천합니다!

정말로 중요한 건 대단한 기쁨이 아니에요.

소소한 기쁨을 한껏 즐기는 것, 그게 중요하죠.

아저씨, 제가 참된 행복의 비결을 알아냈어요.

바로 현재를 사는 거예요.

지나간 일을 영원히 후회하거나 다가올 일을 미리 걱정하는 게 아니라

지금 바로 이 순간을 최대한으로 누려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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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보다 '나'가 먼저인 사랑을 위하여 《자존감 없는 사랑에 대하여》 | 인문 2020-05-26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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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자존감 없는 사랑에 대하여

비벌리 엔젤 저/김희정 역
생각속의집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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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을 하기 전엔 남녀 관계에서 힘들어하는 여성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왜 자신을 존중해 주지 않는 사람을 단호하게 정리하지 못하는 걸까? 나 같으면 당장 헤어질텐데 왜 저런 대접을 받으면서 관계를 유지하는 걸까라고 생각했다. 답답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난 후, 답답하게만 생각했던 그 문제가 내게도 보이는 걸 알게 되었다. 남편과의 관계에서 튀어나오는 문제 또한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되었고 쉽게 회복되지 않는 내 자신을 보며 위축되는 나를 느낄 수 있었다. 과연 문제가 무엇인 걸까 고민하던 와중에 《자존감 없는 사랑에 대하여》를 만나게 되었다. 


《자존감 없는 사랑에 대하여》의 저자 비벌리 엔젤은 여성 문제와 인간관계 분야의 전문가이자 심리치료사이다. 저자는 자신이 만난 수백만 여성들의 고민과 경험을 바탕으로 남녀 관계에서 자신을 잃어가는 여성들이 어떻게 자존감을 찾아갈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 준다. 


저자는 먼저 남녀관계에서 자기를 상실하는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더 많음을 강조한다. '자기를 상실하는 여성' . 남녀관계에 빠지면 우정에 소홀히 하고 남자의 생활패턴에 따라 자신의 일상을 조정하며 남성에게 종속되어 가기 쉬운 여성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자기를 상실하는 여성"의 정의를 명명할 때 누군가는 비웃을 수도 있다. 하지만 솔직하게 주위를 돌아 보면 새로운 인연이 생기면 당장 연락이 뜸해지는 지인들이 생기고 기꺼이 자신의 일정을 애인과의 만남을 위해 조정하거나 포기하는 여성들이 많음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왜 여자들이 남자에 비해 자신을 희생하는 여성들이 많을까. 저자는 그 원인을 생물학적 그리고 문화적인 요인에서 설명한다. 남성보다 더 뛰어난 감정 정보 처리 기능인 신경 다발 뇌량의 구조로 인해 감정이 풍부하고 타인을 위하는 마음이 더 발달했음을 설명해 준다. 하지만 생물학적인 요인은 차치한다해도 문화적인 요인에는 바로 순종을 강요하는 문화적인 요인이 훨씬 더 큼을 강조한다. 


오래전부터 여성은 불평등과 편견, 폭력의 희생자였다. 

이런 피해자 역할을 사회가 정당화하기도 한다. 

아들에게는 모욕을 당하면 맞서 싸우라고 가르치면서 딸에게는 참으라고 한다. 


많은 여성들은 어려서부터 스스로 조심하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듣고 자랐다. 밤에 늦게 다니지 마라, 치마를 너무 짧게 입고 다니지 마라 등 남성을 도발시킬 수 있는 행위를 스스로 조심하라고 가르친다. 남성에게는 조심하라는 경고 대신 여성에게만 조심해야 하는 책임이 강하게 주어진다. 자신을 지키는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여성들이 성인이 되어 자기를 상실해 가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교육 뿐만 아니라 많은 여자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동화 속의 백마 탄 왕자님을 그린 동화 또한 원인에 일조한다. 신데렐라, 백설공주,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콩쥐팥쥐 등 수많은 동화책들이 왕자님이 고생에 찌든 주인공을 구해주는 기사 역할을 보며 사랑을 쉽게 미화하며 사랑에 대한 '낭만적 환상'을 심어 준다는 분석 또한 매우 흥미롭다. 


이러한 분석 위에 저자는 여성들이 어떻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단계별로 설명해준다. 먼저 저자는 자기를 상실해 가는 여성의 다양한 형태에 대해서 설명해준다. 남성과 연애하면 일상 생활을 희생하는 여성들, 남성에게 주도권을 넘긴채로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저자가 만난 수많은 내담자들의 사례들은 계급의 구분 없이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관계 속에서 자존감을 잃어가는지 보여준다. 심지어 유명한 페미니스트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조차도 남성의 의견에 자신을 상실한 이야기는 이 일들이 매우 광범위하게 많이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경우를 대입시켜 보았다. 과연 나는 남편과의 관계에서 자존감 있는 사랑을 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 또한 내 자신을 지킨다고 말하지 못한다. 이 책에 나오는 자기 목소리를 상실한 케이스라고 말할 수 있다.


제가 무슨 얘기를 시작하기만 하면 남편은 한숨을 쉬고 눈동자를 굴리면서 '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인데?' 라고 말해요. 

불평만 늘어놓는 여자 취급을 한다니까요. 정말 맥이 빠져요. 

이런 식으로 나오는데 혼자 애쎠봤자 무슨 소용 있겠어요?

나 또한 출산 후 힘든 신생아 육아를 시작할 때 남편에게 하소연하곤 했다. 

"나 힘들어." "정말 미칠 것 같아." 등 괴로운 나의 마음을 표현하며 공감 또는 위로를 구할 때 남편에게서 나오는 대화는 저자가 말한 사례와 동일했다. 


"모든 엄마가 다 힘든데 왜 너만 유난스럽게 굴어?" 

"또 시작이냐?" 

"정말 질린다."


그 냉담한 반응 속에 나는 지쳐갔고 더 이상 내 안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내 꿈도, 내 문제도 나 혼자만의 몫으로 삭여왔다.  목소리를 높여도 의미없는 싸움의 연장선이 되어버린 상황이 싫어 말을 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저자는 이런 현상을 '자기 목소리'를 상실한 케이스라고 분명하게 정의한다. 


저자는 남성이 비록 벽창호 같다 하더라도 끝까지 대화를 포기하지 말 것을 단호하게 주장한다. 심지어 성관계에서도 불만이나 요구사항이 있으면 상대방에게 명확한 표현을 하도록 권하며 그게 바로 평등한 관계로 가는 걸음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자신이 한 말에 대해 끝까지 고수하며 자신의 입장을 지킬 것을 말한다. 


시대는 변했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자존감을 잃는 사랑을 한다. 하지만 저자는 분명하게 말한다. 

사랑 이전에 먼저 온전한 '나'가 성립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온전한 '나'와 온전한 '너'가 만날 때 비로소 건강한 사랑을 할 수 있다. 

"우리"보다 "나"가 먼저 바로 서야 한다. 


진정한 본래 모습을 향해 꾸준히 나아가라. 

당신의 믿음이 당신을 지켜줄 것이다. 

그 결과 관계는 건강하게 꽃필 것이며, 건강하지 못한 관계라면 끝날 것이다. 

결과가 어떠하든 당신은 자기 자신이 돼 있을 것이며, 

그것이야말로 스스로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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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파도에서 넘어지며 인생을 배웠다》 못하는 일을 계속할 때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 | 자기계발 2020-05-2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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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는 파도에서 넘어지며 인생을 배웠다

캐런 리날디 저/박여진 역
갤리온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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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만을 보았을 때 단순한 자기 계발서라고 생각했다. 저자가 서핑을 시작하며 그 일로 얻게 된 희열과 성취감을 찬미하는 글로 생각했다. 하지만 내 예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이 책은 서핑을 하면서 시작하면서 얻게 된 기쁨 또한 말하고 있지만 성취가 아닌 실패하는 법에 대해 말하는 책이였다.  즐겁게 실패하는 법, 어려움에 좀 더 의연하게 상황을 마주하는 법을 저자는 서핑의 경험을 통해 설명해 주는 책이다. 


우리는 흔히 자신이 못하는 것이 아닌 잘하는 것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자신의 강점에 집중하고 못하는 것은 과감히 포기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하퍼콜린스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 이론을 뒤집는다. 자신이 원하지만 못하는 활동을 통해 인생에 닥치는 불행을 이겨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파도에서 넘어지며 인생을 배웠다》의 저자이자 하퍼콜린스 편집장인 캐런 디날디는 서퍼이다. 하지만 저자는 자신이 서핑을 결코 잘 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서핑을 배운 지 5년만에 첫 파도를 탔고 파도를 잘 타지 못하고 서핑을 하다 응급실에 실려가는 일도 부지기수이다. 저자가 서핑하는 동영상을 온라인에 올린 후 지인이 저자에게 "정말 서핑 잘 못하네요."라고 말할만큼 저자는 서투른 서퍼이다. 하지만 왜 서핑을 계속하는가? 왜 5년 ,10년이 지나도 실력이 늘지 않는 서핑을 계속 하며 독자들에게 못하는 일을 하도록 독려하는가. 


저자는 서핑을 잘 하지 못하지만 그 자체로 즐기는 방법을 터득해간다. 소용이 아닌 하는 행위 자체로 기쁨을 즐기는 것. 그것이 바로 못하는 일을 해 나가는 데 얻는 기쁨이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완벽주의, 생산성 있는 삶, 소용있는 삶 속에 매몰되기 쉽다. 우리는 심지어 취미 생활조차도 완벽을 추구하도록 생활해왔다. 하지만 우리가 못하는 일을 순수하게 즐길 때, 완벽으로부터 자유로울 때 비로소 인생을 즐길 수 있다. 


저자는 때로는 상처입고 늘지 않는 서핑 실력에 화를 내지 않고 그 상황 그대로 받아들인다. 다가오는 파도를 향해 패들링을 하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고 못하면 못하는 대로 계속 해 나간다.  못하는 자신을 원망하기보다 자신의 못함을 인정함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태연할 수 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못하는 일을 하는 것은, 

어떤 일에 실패했을 때 자신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과 같다.


 계획대로 되지 않거나, 갑자기 닥쳐온 불행 앞에서  우리는 좌절도 하고 때로는 분노한다. 하지만 이 못하는 일을 꾸준히 하는 힘은 이러한 상황에 우리를 다시 일어서게 해 주는 회복력을 제공해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성공한 화려한 이야기보다 실패한 경험을 더 많이 이야기한다. 노력한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유방암 진단을 받고 몇 차례의 수술을 하게 되는 등 저자의 인생에 여러 역경이 찾아온다. 

저자는 그 때마다 자신이 파도 앞에서 했던 습관을 되풀이한다. 못하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했던 경험들은 그 역경의 순간에 힘이 되어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결혼 전 배웠던 피아노 수업이 생각났다. 저자에게는 서핑이 못하지만 즐거운 일이였다면 나에게는 피아노가 그 대상이였다. 하지만 저자가 못하는 자신을 용서하고 순수하게 즐기던 반면 나는 잘 늘지 않는 실력에 화가 나서 몇 번이나 나를 자책하곤 했다. 

그런 나를 보면서 피아노 선생님이 내게 해준 조언은 저자가 했던 충고와 같았다.


"즐기면서 하지 못하면, 결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요. 

 그리고 현경 씨가 부모가 되면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주게 되요." 


못하는 자신을 인정하고 그냥 해 나가는 일이  시간 낭비처럼 보일 수 있다. 저자 또한 아버지로부터 "대체 무엇 때문에 계속하는 거니?"라는 핀잔까지 받기도 했다. 하지만 못하는 일을 계속 해 나가는 힘은 역경의 때에 보석같이 빛나는 경험이 되어 주었다. 이 책을 읽은 후 나 또한 그만두었던 피아노를 다시 배울지 아니면 못하는 운동을 하게 될까 고민하게 되었다. 아마 여러분도 이 책을 읽는다면 꼭 하고 싶었던 못하는 일을 궁리하게 될 것이다. 


인생은 알아내는 게 아니라 사는 거다. 

꾸준하게 그리고 못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것이다. 

우리는 편한 것을 찾지만 불편한 것과도 분명 마주치게 된다. 

못하는 일을 하면 그 불편함이 아름다운 무언가로 바뀐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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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푸른 눈의 증인》 민주항쟁의 관찰자에서 증인이 되어가는 저자의 5.18 회고록 | 인문 2020-05-21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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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5.18 푸른 눈의 증인

폴 코트라이트 글/로빈 모이어 사진
한림출판사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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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5.18 민주화 항쟁의 푸른 눈의 증인을 생각할 때 우리는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를 떠올린다. 

영화 <택시 운전사>의 실제 모델이자  세계에 전두환 정부의 만행을 폭로했던 위르겐 힌츠펜터씨는 모든 광주인들에게 잊히지 않는 사람이다. 이제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유일한 푸른 눈의 증인인 위르겐 힌츠펜터씨에 뒤이어 또 다른 푸른 눈의 증인들이 광주의 진실을 말하기 시작했다.  취재기자가 아닌,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 체류 중  자신이 보고 겪고 들었던 5.18의 아픔을 꼭 증언해달라던 광주시민들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또 한 명의 증인  폴 코트라이트니씨는 회고록을 출간했다. 


《5.18 푸른 눈의 증인》의 저자 폴 코트라이트니씨는 1980년 5.18 민주화항쟁 당시 나주의 나병환자시설인 호혜원에서 평화봉사단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나병환자들을 병원에 데리고 가서 치료받게 해 주는 일을 하는 저자는 두 명의 환자들의 안과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가야만 했다. 한국말도 서툴어 의사 소통을 위해 늘 사전을 가방에 들고 다니는 저자는 병원행을 위해 광주를 경유해야만 했다. 


그에게 비친 광주의 풍경은 그가 알던 곳이 아니였다. 버스 정류장에서 20대 청년을 구타하며 짓밟는 군인의 만행, 그리고 우체국에서 갑자기 일어난 최루탄 폭격에 놀라 도망가는 그를 붙잡고 한 할머니는 부탁을 한다. 


우리는 여기를 알릴 방법이 없어. 

자네는 봤지? 

자네가 본 것을 다른 나라 사람에게 꼭 알려주게. 


이제까지 출간된 많은 5.18 민주화항쟁 책들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또는 문인들의 시선에서 쓰여진 책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관찰자, 특히 한국말에 서툰 외국인의 입장에서 쓰여진 회고록이라 다른 관련 서적에 비해 이 항쟁의 원인보다 객관적인 상황에 집중한다. '전두환', '김대중 석방' '독재 타도'등의 편파적인 단어 속에 저자는 자신이 본 이 끔찍한 현실과 정치적인 표현을 금하는 평화봉사단원의 입장 속에 갈등한다. 조직의 규칙을 준수하고 침묵을 지킬 것인지, 이 부당한 상황에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것인지 어렵기만 하다. 


《5.18 푸른 눈의 증인》의 저자는 초반 자신이 평화봉사단의 규칙을 어길까봐 갈등하는 만큼 이 항쟁에 한 발 멀찍이 떨어선 입장을 취한다. 저자의 입장만큼 초반에는 상황을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위치를 취하려는 태도가 엿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악랄해져가는 군사정권의 만행 속에 더 이상 관찰자, 구경꾼이 될 수 없다고 결심한 저자는 구경꾼에서 증인이 되기를 자처하며 또다시 서울로 가기로 결심하는 위험한 모험을 감행한다.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나주 보건소에서 열심히 사람들에게 설명할 때 이 정권의 만행에 어이 없는 웃음을 지어보인 보건소 직원의 웃음을 오해한 저자의 울분에서 그의 감정의 변화는 유독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웃음이 나오세요? 

나는 당신 나라 국민인 할머니와 어린이가 죽는 것을 봤어요. 

살해되는 것을요. 

군인들이 수백 명의 사람들을 죽였다고요!


비록 한국 내부의 사정을 알지 못하는 외국인의 시선에서 쓰여진 광주의 모습이지만 저자가 그리는 그 모습만으로도 이 5.18 민주항쟁의 아픔은 충분히 느껴진다. 때로는 건조한 듯한 말투에서, 때로는 공포와 격분에 찬 저자의 글에서 느껴지는 그 단편적인 모습만으로도 군사정권에서 가한 만행은 읽는 이를 분노케 한다. 


한편으로는 자신에게 이 진실을 세계에 알려달라고 부탁한 할머니와 나주 보건소장의 요청을 40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밝힌 저자가 야속하기만 하다. 물론 저자에게 이 진실이 또 하나의 공포이고 트라우마가 되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10년 전이라도 아니 20년 전이라도 더 먼저 진실을 밝혀 주었다면 광주의 진실을 알리고 정당한 심판을 받을 수 있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깊게 남는다. 


또 한 번의 5.18 기념일이 지났고 전두환은 다시 법정 위에 섰다. 

또 한 번의 광주시민들의 아픔이 되새김질되고 전두환은 다시 뻔뻔하게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5.18을 검색하면서 저자 포 코트라이트와  이 민주항쟁을 함께 한 외국인이 한국에 자신이 헬기 사격을 봤노라고 증언하겠노라고 말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저자부터 또 다른 푸른 눈의 증인들이 법의 온전한 심판을 요구하며 진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증인들의 목소리에 법원은 답해야 한다. 이 한국정치는 답해야 한다. 

이제는 우리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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