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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25일(수) 독서컬럼-죽음보다 두려운 것 | 밑줄 긋기 2018-07-25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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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25일(수) 독서컬럼

나는 죽는 게 두렵지 않아.
조금도 두렵지 않단다.

내가 두려운 건
다시는 너를 못 보는 거야.


(위화, 제7일, 135쪽)

남녀간의 사랑 얘기가 아니었지요.
스무 살 때 우연히 철로에 떨어진 핏덩어리를 주워 키우기 시작한 가난한 철도원 아버지의 고백입니다.

친아버지도 아니면서, 아이 때문에 결혼도 하지 못한, 바보같은 아버지의 이야기입니다.

죽기 전에,
내 인생에서 가장 잘 한 것이 바로, 너를 키운 것이라고 고백하는
바보 아버지.

몇 십 년이 훌쩍 지나 친부모가 나타나자, 눈물을 훔치면서도 순순히 보내주는
바보 아버지.

우리네 삶에 있어서,
죽음도 두렵지 않게 만드는
단 하나의 사랑이 있다면
그건 무엇일까요.
누구를 향한 사랑일까요.

오늘, 그 뜨거운 사랑고백,
어떠신가요.

"내가 두려운 건
죽음이 아니라,
다시는 너를 보지 못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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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의 책 - 철로 된 강물처럼 | 일반문학 2018-07-2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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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철로 된 강물처럼

윌리엄 켄트 크루거 저/한정아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철로 된 강물처럼>

 

엄청나다.

올해 읽은 최고의 !!

 

 책이  추리장르에 속해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그렇지만 책은 전무후무한 전미 7 미스터리상을 석권했다.



 

에드거 배리 매커비티 앤서니 딜리스 미드웨스트 북셀러 초이스 레프트 코스트 크라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로 뽑혔으며워싱턴포스트는 “크루거의 순수에 대한 애가는 가슴 깊이 기억할 만한 이야기다라고 평했다. 2016년에 아마존 리뷰가 2,000개가 넘었다고 한다.

 

영어 원작 제목은 “Ordinary Grace”인데 이를 직역한다면 “일상의 은혜” 정도가  듯하다제목만으로 보면 약간 종교서적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드는데사실  책의 이야기는  목사 가족에게 일어나는 이야기다.



 

아마 우리나라에서는 원어 그대로 책을 내놓으면  팔릴  같아서 제목을 바꾼 건지 모르겠다일본어 판을 봐도 우리처럼 심하게 바꾸어 놓지 않았다ありふれる (일상적인 기도정도로 해석이 되려나

 

그렇지만 “철로  강물처럼이란 제목은 그다지 상업적이지 않아 보이고 미스터리물 제목으로도 느껴지지 않는다뭔가 심오한 뜻이 담겨 있는  같은데 제목에 대한 미스터리는 초반에 풀린다.

 

철로  강물은 철로를 뜻한다같은 곳에 있지만 결코 같지 않은 사물이다강물도 마찬가지이다어제와 같은 곳에 그대로 있는  하지만 결코 어제의  강물이 아니다.

 

전쟁터에서 죽음을 경험한 아버지는 미래가 창창한 변호사의 길을 버리고 목사의 길을 선택하고변호사의 아내가   예상했던 아내는 그런 남편에 대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딸은 아름답지만 언청이로 가끔 놀림을 받았고막내 아들은 언어장애가 있어 말을 심하게 더듬어  안으로만 숨는다.

 

 중간에 있는 열세  프랭크가 주인공인데책은  아이의 눈으로 가족사와 미국 1960년대 시대상를 훑으며 5개의 죽음을 마주하고 풀어놓는다 책은 죽음의 범인을 추적해나가는 요소가 들어 있지만 프랭크라는 아이의 성장소설에 가깝다그가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섯 개의 죽음을 경험하며 세상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그만큼 성장한다물론 가장  죽음은 가족의 죽음이지만.

 

우리는 결국  죽어서 다시 만날  있게 된다강물처럼 합쳐지게 되고 철로처럼 만나게 된다. 40년이 지나 어린 시절을 회고하는 프랭크의 시선을 쫒아가 보자 7 상을 휩쓸었는지 알게  것이다  책을 성장소설이라고 부를  있는지진정한 문학작품이라고 부르는지.

 

마지막 책장을 덮기가 너무 아쉬웠다. 프랭크와 함께  짧은 시간 동안 내가 훌쩍 커버린  같았다아직 커야  키가 남아 있었다면 말이다그리고 어쩌면 프랭키가 아니라 말을 더듬었던 동생 제이크에게서 우리는  많은 동질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다그가 자신을 괴물이라고 표현했던 것처럼 우리는 사회 속에서 섬처럼 외따로 떨어져 자신을 괴물이라 표현하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우리의 삶은 죽음과 함께 성장한다죽음을 빨리 이해할수록 삶을 이해하는 폭과 깊이가  풍성해질 것이다

 

그렇지만 삶의 일상은 죽음과 같이 거대하거나 뭔가 중요한 것들로 가득차 있는 것이 아니라, 사소하고 자잘하고  흐르는 강물과 같은 그런 것인지 모르겠다그래서 우리는 일상의 은혜하루하루의 반복적인 삶을 오히려  감사할  있을 것이다그것이 바로 일상의 기적이 되지 않을지.

 

책장을 덮자마자 올해 읽은 최고의 책으로 주저없이 선정했다. (전자책으로 읽었는데 종이책으로 다시 사야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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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책 후보-섬에 있는 서점 | 일반문학 2018-07-20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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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저/엄일녀 역
루페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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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 있는 서점>

 

, 서점, 가족, 사랑, 미스터리, 그리고 감동

 

내가 뽑은 2018년 올해의 책 후보 선정

 

사람은 누구나 고독한 하나의 섬이지만,

사람은 철저하게 완전한 섬이 될 수 없다.



 

아일랜드 섬에 존재하는 유일한 하나의 서점.

그곳에서 벌어지는 서점 주인과, 출판사 여직원과, 난데없이 나타난 서점에 버려진 아기와 경찰과 그리고 그 주변의 섬사람들이 펼치는

 

놀랍도록 지적이며 놀랍도록 가슴 뭉클함이며,

놀랍도록 문학적이며 놀랍도록 서점적인

단 한 권의 책.

 

남해의봄날 출판사가 이 책을 놓친 것을 후회한다는 뒷표지의 글이 거짓이 아님을, 통영의 작은 책방 추천도서로 주저없이 이 책을 꼽는다는 봄날의책방 대표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두 사람은 같은 사람이다.)

 

책을 좋아하고, 서점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결코 이 책을 외면하지 못할 것이다. 서점 주인은 누구나 이 아일랜드 서점처럼 기억되고 싶어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독립서점 연합 베스트 1, 미국 도서관 사서추천 1위 같은 엄청난 딱지를 붙이지 않아도, 책밖에 모르는 순진무구한 한 중년 남자가 갑자기 서점에 버려진 한 아이를 만나 기저귀를 갈아주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엄청난 이야기에, 누구라도 책에서 손을 놓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생각할 것이다. , 우리 마을에도 이런 서점이 하나 있다면.

 

각 챕터마다 맨 앞부분에 언젠가는 죽게 될 주인공 피크리가 계속 살아야 할 딸 마야에게 한 권의 책을 중심으로 짧은 편지를 남겨놓고 있는데, 대부분 모르는 작품들이다. 첫 장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 양찰리와 초콜릿 공장”, “제임스와 슈퍼복숭아같은 동화로 엄청나게 유명한 로얄드 달의 작품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 서적상역시 로얄드 달의 작품으로 끝을 맺는다.



 

작가는 서점 주인 피크리의 대화를 통해 엄청난 문학작품과 책 속의 대사들을 구워 삶으며 독자들에게 문학의 향연을 느끼게 해 준다. 작가가 책을 통해 소개하는 모든 작품들을 목록으로 만들어 보려고 생각했으나 끝내 포기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았다.

 

어쨌든 나는 책을 덮으며, 올해 내가 읽은 최고의 책 가운데 한 권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는데, 신기하게도 올해 대학을 졸업한 큰 딸은, 선물로 받았다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냥 시큰둥한 표정을 짓는다. 아무래도 사람마다, 나이따라, 감성따라 느끼는 바가 많이 다른 모양이다.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기 위해 책을 읽는다.

우리는 혼자라서 책을 읽는다.

책을 읽으면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301)

 

결국 우리 인생은 단편집과 같다고 주인공은 말한다. 마지막 죽음 앞에서 아빠는 딸에게 말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이 바로 우리야.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이 우리다.”

우리는 우리가 수집하고, 습득하고, 읽은 것들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가 여기 있는 한, 그저 사랑이야. 우리가 사랑했던 것들,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들, 그리고 그런 것들이, 그런 것들이 진정 계속 살아남는 거라고 생각해.” (304)

 

 

, 그 섬에 가고 싶다. 그 서점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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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코끼리를 삼킨 사물들 | 비소설 2018-07-19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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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코끼리를 삼킨 사물들

함돈균 저
세종서적 | 2018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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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를 삼킨 사물들>

 

부제로는 보이지 않는 것에 닿는 사물의 철학이라고 달았다.

참 맛깔나는 책이다.

제목에 나오는 코끼리는 당연히 어린왕자에 나오는 이무기가 삼킨 그 코끼리다.

그러니까 어른들 눈에 엉뚱하게 비쳤던 그 모자가 사실은 이무기이고, 모자처럼 보인 이유는 이무기가 코끼리를 삼켰기 때문인데, 어른들은 그저 겉모습만 보고 모자라고 판단해 버렸다.



 

그래서, 이 책 코끼리를 삼킨 사물들은 저마다 이무기의 다른 변형이다. 표지를 보면 좀더 자세하게 알 수 있다. 코끼리를 이루고 있는 온통 산만한 저 사물들은 모자이고, 빨대이며, 구두, 반창고, 가위, 책 같은 사소한 것들이다. 코끼리 몸을 좀더 자세하게 들여다 보면 바코드 리더기와 드론 같은 최신 사물도 보이고, 옛 가옥이나 빌딩, 계단 같은 이색적인 사물도 보인다. 결국 그것들은 겉으로 보기에 코끼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저마다의 다른 깊이와 넓이로 존재하는 사물들이다.



 

문학평론가인 함돈균은 문학 고유의 정치성과 예술적 전위를 철학적인 시야로 결합시키는 현장비평가라고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의 성격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그의 이력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책은 눈만 돌리면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사물들을 저자만의 시선으로 철학적으로 그러나 무뚝뚝하거나 난해하지 않은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참 재미있게 읽었다. 몰래 숨겨놓은 곶감 빼먹듯 아껴가며 하나의 사물씩 탐독했다. 거의 70개에 가까운 사물들이 저자의 눈에 포착되어 아낌없이 다른 모습으로 관찰되고 사유되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물이라고 생각되는 가위, 단추, 라디오, 만년필 같은 것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사물로 접근하기 어려운 신상 잇템인 귀도리(나는 이 책에서 귀도리를 처음 알았고 얼른 인터넷으로 찾아 보았다. 나는 아직 한번도 실제 귀도리를 한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아마 이제 알았으니 이번 겨울에는 만나볼 수 있으리라.) 텀블러, 구르프, 핫팬츠, 핫바디 같은 것들도 있고, 인형뽑기 기계, 콘센트, 스툴, 스쿨버스, 주유기 같은 사회적인 것들도 있다.

 

어떤 사물이든지 작가의 눈에 포착되면 벗어날 길이 없다. 사물인터넷이 4차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새로운 생명을 얻고 있다.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그 사회가 오면 우리는 행복해질까.

 

모르겠다. 우리는 사물을 사물 그 너머에 있는 추억으로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참빗이나 철조망 같은 그런 사물들이 우리에게 주는 아픔과 아련함 같은 그 뾰족한 무엇. 그래서 실타래는 우리에게 문제라는 것은 풀어내야 하는 것이라고, 실마리를 찾아 끈기 있게 풀기 시작해야 하는 것이라고 가르쳐 주는 것이면 좋겠다.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을 숨기고 있기 때문인데, 이 책이 참 쓸모 있고 좋은 건, 사물이라 이름 붙인 다양한 작은 것들 어딘가에 깊이와 넓이와 사유와 행복과 감사와 사랑을 숨겨놓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다면 결코 책에 소개되지 않았을 많은 작은 것들이 이제는 외롭지 않게 되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물들을 작가의 글로 만나볼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사람에게 유년기가 잇는 것처럼, 사물에도 유년기가 있을 수 있다. 모든 사물이 세상에 출현하는 최초의 순간을 떠올려보라. (008)

 

사람살이는 곧 인공 사물과 관계 맺는 일이다.

삶은 도구와의 관계 연속성 안에 있다. 사람들은 흔히 사람과 사람이 맺는 관계의 연속이 인생이라 생각하지만,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면 우리는 사람보다 도구들과 만나는 시간이 더 길다. (009)

 

(가위) 어릴 때 자주 들리던 엿장수 아저씨의 가위소리.

그 가위는 아무것도 자르지 않는다. 두 개의 날이 엇갈리며 만들어내는 명랑한 율동감과 소리 자체로 음악적 퍼포먼스를 구현할 뿐이다. (020)

 

(노란 리본) 우리의 봄은 결코 2014년 세월호 사건 이전의 봄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변색된 봄의 이미지는 이제 돌이킬 수 없다. 사물에 대한 사람의 감수성을 이전이후로 확연히 나누는 절단면, 이것을 철학자 들뢰즈는 사건이라고 불렀다. ‘사고처리되면 끝나지만, ‘사건은 집요하고 철저하게 해석되어야만 한다. (059)

 

(다이어리) 마법은 그때 시작된다. 이 사물은 시간의 주인이 되려는 개인의 의지와 소망을 담은 노트다. ... 미래는 본래 내가 제어할 수 없는 불확실한 방향에 놓인 시간의 속성을 뜻하는 말이다. (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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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많이 무지하다는 걸 지식으로 증명해주는 -지식의 착각 | 인문-사회-철학 2018-07-03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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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식의 착각

스티븐 슬로먼,필립 페른백 공저
세종서적 | 2018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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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많이 무지하다는 걸 지식으로 증명해주는 책.

 

책 목록을 보자.




엄청난 지식들로 빼곡하게 채우고 있어, 감히 이 책을 읽고 싶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 게다가 이 책을 읽고 나면, 자신이 얼마나 가짜로 똑똑한 체 있었는지를 알게 되는 것이니, 사실 굳이 읽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럼에도 굳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찾는다면, 그것은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모르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다. 그러니까 내가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라는 뜻이다.

 

코넬 대학교에서 평생을 보낸 데이비드 더닝 심리학자는 수많은 일상생활 실험을 통해 사람들의 무지가 심각해서 놀란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스스로 얼마나 무지한지 모른다는 사실 때문에 놀랐다고 한다.

 

이 책은 바로 그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쓰여졌다. 당신이 알고 있다는 그 지식 나부랭이가 얼마나 허망한 모래성 위에 지어져 있는지 알려 드리리다! 그렇게 각오를 하고 온갖 실험 결과와 사례들을 빼곡하게 설명한다.

 

감사한 것은, 나는 애초에 내가 그렇게 지식이 많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서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 저자의 생각을 수용했다. 내가 알면 얼마나 안다고.

 

어쨌든 저자들은(두 명이 함께 썼다.) 책 초반에 우리들이 얼마나 무지한지를 단박에 깨우쳐 준 뒤, 공동체 지식의 놀라운 힘, 똑똑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왜 사람들은 멍청한 짓을 저지르고 마는지 알려준다.

 

어쨌거나 이 책은 독자의 무지를 깨닫게 하는 동시에, 새로운 지식(자신이 무지하다는 사실)을 습득하게 하고, 나아가 그러한 무지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깨알 팁을 알려주는 좋은 책에 속한다. 읽는 내내 흥미를 자극했고, 뇌를 두드리며 난 좀 더 똑똑해!”라고 반항하게 만들고, 새로운 지식을 흡수하고, 결과적으로 나는 조금 더 똑똑해졌다. 내가 얼마나 무지한지를 조금 더 진솔되게 깨달을 수 있게 되었다. 더 겸손한 사람이 되게 했고, 조금 더 교만한 사람이 되게 했다. (내가 무지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 주었으니까)

 

놀라운 건, 무지의 결정체인 인간이 모여 이 놀랍도록 눈부신 과학기술을 발명해 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 발전의 속도가 어마무시하다. 특히 나는 가장 최전선에서 기업들이 창조해내는 신기술을 맛보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지구 곳곳에 숨어 있는 놀랍도록 신기한 기술들은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

 

인간은 한 명씩은 무지하지만, 미세한 무지가 먼지처럼 모인다면 어느 날 갑자기 폭발할 수도 있다는 사실. 0+0+0+0+0+0+0+0+0=2 이런 공식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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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위대한 승리문학-노인과 바다 | 일반문학 2018-06-2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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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저/이정서 역
새움 | 201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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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번역, 새로운 노인과 바다



 

노인과 바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문학작품 중 하나이다. 1990년에 나온 안소니 퀸 주연의 영화는 대여섯 번을 볼 정도로 노인과 바다에 대한 나의 애정은 각별하다. 그러하니 이번에 이정서 역의 노인과 바다에 대한 기대 역시 남달랐다.



 

나는 늘 패배주의자적인 삶에 종속되어 있는데, 노인으로 대변되는 힘없는 한 사람이 거대한 자연과 맞서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그의 어찌할 수 없는 투쟁의 끈질긴 삶은 내가 다가갈 수 없는 삶의 경지여서 언제나 늘 책 속의 주인공을 존경해왔다.

 

인간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언정

패배하지는 않는다.” (111)

 

바다를 향한 노인의 외침은 무엇이 진정한 승리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승리란, 너를 이기는 것이 아니고, 나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이 책은 진정한 승리문학이라 부를 만하다.

 

이 책의 번역자 이정서는 기존의 고전문학 작품의 번역서들에 대하여 전투적인 자세로 대향해 왔고 이번 작품 역시 마찬가지다. 이전 작품들은 원문의 내용을 충실히 번역하지 못했고 지나친 의역으로 인해 작품을 훼손했다는 주장을 하며, 의역이 아닌 자신의 직역이 가장 원문에 충실하며,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독자에게 전달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독자 입장에서는 의역이 더 편할 수도 있고, 직역이 더 불편할 수도 있다. 그것이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차이에 기인하거나 다양한 환경적 차이에 의한 수용성을 포함하는 것이라면 어느 번역이 더 나을지는 독자의 몫이라 생각한다. 물론 명백하게 틀린 번역을 하는 것은 논외의 문제다.

 

헤밍웨이가 문학적으로 거친 표현을 썼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정서의 문장에는 그것으로 번역된 문장이 무척 많았다. 가끔은 그것이 뭘 뜻하는지 읽으면서 즉각적으로 연결되지 않아 혼란스러울 때가 다소 있었다. 물론 그것은 독자의 이해력이 부족한 탓이라는 건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나는 생각해야만 해. 그는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것이 내게 남은 전부니까. 그것과 야구 말야.” (새움, 111)

 

하지만 난 생각을 해야 해, 하고 그는 생각했다. 내게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생각하는 일밖에 없으니까. 생각하는 일하고 야구밖에 뭐가 있는가.” (민음사, 105)

 

개인적으로는 민음사의 이 번역이 훨씬 좋다. ‘그것이 무엇인지를 문장을 읽으면서 어려움 없이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새움 번역본을 읽으면서는, 사실 그러한 사실(번역에 대한 부분) 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자꾸 번역의 수준을 생각하게 되고, 다른 책에서는 어떤 식으로 번역했지 하면서 읽다보니 자연스러운 흐름을 놓치는 일이 생겼다.

 

가지고 있는 다른 두 권의 책과 비교해가며 보았을 때 세밀한 차이는 매우 많았다.

 

 

하지만 그것이 책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바꿔 놓지는 않는다. 어떤 책을 선택할지는 독자의 몫이지만, 다만, 정치판처럼, 상대를 공격하면서 내 우위를 증명하는 방법은 문학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문학작품은 문학작품으로 세상에 흔적의 존재를 남겼으면 좋겠다. 지나친 공격은 상업적인 의미로 읽혀질 수밖에 없다. 힘들게 쌓아올린 문학적 성취가 오히려 가려지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특히 이번 작품처럼 자신과의 지난한 싸움으로 승리가 무엇인지를 문학적으로 보여주는 이런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할 것이다.

 

다 읽고 책 뒤에 수록된 노인과 바다에 관한 깊은 오해, 부록을 읽었다.



 

이 부분을 읽지 않고서는 기존 책들과 얼마나 어떻게 다른지 일반 독자들은 잘 모르기 때문이다. 부록에는 기존 번역서들에게서 발견되는 중요한 오역이 원문과 함께 잘 대비되어 있었다. 어떤 문장은 책 내용의 매우 중요한 부분에 해당되기도 했고 어떤 부분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기도 했다. 하지만 번역자라면 모든 문장 하나 하나가 매우 중요했으리라.

 

다른 번역으로 원전을 좀더 제대로, 깊이 있게 읽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훌륭하다. 특히 소년으로 번역된 ‘boy’에 대한 고증적 접근은 매우 신선했고 책을 읽는 데 더 큰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이제 독자들은 비교하며 읽을 수 있게 되었고, 각자 마음에 닿는 범위에서 다르게 평가하며 책 읽는 재미를 증가시켰을 것이다. 그러나 번역자에 의한 그 어떤 수준보다 노인과 바다는 그 자체로 세계사에 길이 남을 명작임이 분명하다.

 

길 위쪽, 그의 오두막 안에서, 노인은 다시 잠들어 있었다. 그는 여전히 얼굴을 대고 자고 있었고 소년이 옆에서 그를 지켜보며 앉아 있었다. 노인은 사자 꿈을 꾸는 중이었다.” (마지막 136, 마지막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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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책방을 한다는 것은 - 진작 할 그랬어 | 비소설 2018-06-21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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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진작 할 걸 그랬어

김소영 저
위즈덤하우스 | 201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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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 할 걸 그랬어>

 

유명인사 중 한 명이라고 했지만 나는 책의 저자가 누구인지 몰랐다뉴스 앵커였다고 하는데 텔레비전을 거의 보지 않았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책 표지를 봐도 그녀의 얼굴은 낯설었다그러나 책을 들고 카메라를 바라보는 저자는 어딘지 모르게 책방 주인 같았다.



 

책을 받기 전부터 설레었던 책은 오랜만이었다나는 이 책을 시작으로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와 오늘책방을 닫았습니다를 연달아 읽었다나의 책방 창업에 대한 무한 그리움을 두 권의 책으로 열고뜨거워진 열기를 마지막 책으로 닫을 심산이었다.

 

올 2월에 일본 헌책방 순례기인 아주 오래된 서점을 읽었고,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7권 시리즈를 2월부터 3월 사이에 다 읽었다책방을 소망하고 열망하는 마음은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라 있었다그때 진작 할 걸 그랬어를 집어든 것이니불타오르는 곳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책은 책방에 간다는 것” 1부와 책방을 한다는 것” 2부로 구성되어 있었다. 1부는 일본의 서점들을 남편과 같이 순례한 내용을 적은 것이었는데, 2월에 읽었던 아주 오래된 서점에 나왔던 일본의 책방길과 서점이 소개되기도 해 친근함이 들었다.




1부에서 가장 충격적인 서점은 모리오카 서점이었다오직 한 권긴자역에서 800미터라니긴자역은 내가 홀로 일본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출장 갔을 때 (매우 오래 전 일이다.) 공항에서 고속철도를 타고 무작정 내린 곳이었다세상에서 가장 비싼 땅어어리인 도쿄 긴자에서 그 서점은 오직 한 권만 판다일주일에 단 한 권의 책만 파는 곳저자는 그곳이 결코 서점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전한다서점 주인이 골라놓은 단 한 권그렇지만 주인은 그 독특함으로 그 작은 방을(사진에서 보듯이 정말 코딱지만한 공간이다세계적인 명소로 만들었다어느새 10년 넘게 운영하고 있다는 서점한 주간 동안 작가 초청이나 책과 관련된 물품을 진열하는 등 일주일을 매우 분주하게 보낸다고 한다그래서 한 권의 책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고그리고 일주일에 100권은 거뜬히 판다고 하니결코 손해보는 서점은 아닌 듯했다.




 

2부는 책방을 한다는 것이라는 제목이 있어 본격적인 책방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 같지만 여전히 일본 서점 순례가 이어진다그녀는 책방을 열기 전에 일본 서점을 두 번이나 둘러보고 왔다. 2부는 책방을 연다는 그 본질적인 물음과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책방순례기와 병치하여 이야기하고 있다이 책 제목이 어떻게 진작 할 걸 그랬어라고 정해지는 것인지도 나와 있다.

 

책방을 한다는 것은 나에게 무엇일까유명세도 없는 동네 책방에서책만 팔아서는 결코 온전한 가게 꾸려나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어린아이가 계산기를 두드려봐도 금방 답이 나온다꿈과 현실 사이의 괴리와 간극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 것인가하는 것이 책방 창업을 고민하는 소시민의 실질적인 고민일 것이다.

 

가수 요조도 책방을 열었고노홍철도 책방을 열었고김소영도 책방을 열었다어느 정도 유명한 사람들이 책방을 여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 생각한다책에 관심이 적은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갖고 책방에 찾아간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은 일을 한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더 많은 사람들이 책방을 열기를 소망한다모두들 진작 할 걸 그랬어!!” 외치며 웃고 떠들고 춤을 추면 좋겠다나도 그렇게 되기를 소망한다.

 

책 마지막에 책방 주인이 된 저자가 골라놓은 추천도서 100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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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컬럼) 사랑이라는 부력체 | 밑줄 긋기 2018-06-16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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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15일(금) 독서컬럼

인간들을 뚜렷하게 구별짓는 두 개의 범주가 존재한다.
그것은 구조된 사람과 가라앉은 사람이라는 범주다. … (중략)

보통의 삶에서는 한 사람이 완전히 혼자서 길을 잃는 일이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사람은 보통 혼자가 아니기 때문에. … (중략)

그러나 수용소 안의 사정은 이와는 다르다.
여기서는 생존을 위한 투쟁을 한시도 쉴 수가 없다.
모두 절망적일 정도로, 잔인할 정도로 혼자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인간인가, 133쪽)


우리 인간을 뚜렷하게 구별짓는 두 개의 범주.
구조된 사람과 가라앉은 사람.
이때 선명하게 부각되는 것은 "세월호"입니다.

그렇지만 사실, 우리 대부분은 '가라앉은 사람'에 속합니다.
다만, 가라앉을 사람들이, 구조되는 사람으로 갈 수 있기 위해서는,
혼자가 아니라는 공동체의 힘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한 명은 철저하게 바윗덩어리처럼 고독하여 바닥으로 가라앉지만,
여럿이 함께 손을 잡으면, 신기하게도 부력이 작용하여 물 위로 떠오를 수 있습니다.

이때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은,
그 손마저 잡을 힘이 없어 속수무책 바닥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입니다.
바로, 생존을 위한 투쟁을 한시도 쉴 수 없어,
절망적으로 발버둥을 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할 수만 있다면 그들을 잡았던 손을 놓고,
두 손을 벌리고 가슴으로 그들을 껴안아야 합니다.
내 몸을 던져 그들과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나도 함께 가라앉을 것 같지만, 신기하게도
놀라운 사랑의 부력이 생길 것입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뛰어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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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방탄 차력사의 오늘 이야기 | 인문-사회-철학 2018-05-10 21:11
테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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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방탄 차력사의 오늘 이야기

차경호 저
노느매기 | 201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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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라는 역사 프리즘을 통해 미래를 여는 이야기



 

출판사에서 의도한 바가 있겠지만, 굳이 청소년용으로 한정해서 대상을 좁힐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대상을 한정함으로써 표지에 넣은 글귀처럼 논리적 사고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역사 이야기 책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려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그 부분이 아쉽다. 00 씨의 책들도 학생들만 사본 게 아니라 역사에 목말라 하는 많은 어른들이 함께 사본 것으로 아는데, 출판사의 상업적인 접근이 오히려 스스로 출판시장의 한계를 정한 건 아닌가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바른 역사 인식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인데, 역사를 공부로 인식하고, 공부는 청소년기 학생만 한다는 생각 또는 판단은 지나친 듯하다. 오히려 방송에서 대화한 그대로 쓰여진 편안한 서술이 더 많은 사람들이 역사를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말을 하면 좀 그렇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그 유명한 방탄 소년단을 어느 매체에서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소문으로 유명하다는 말을 듣긴 했는데 그들이 가수인지도 잘 몰랐다. 하지만 엄청나게 유명하고 그들이 하나의 문화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는 느낌은 여기저기서 받을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번 방탄 차력사라는 책 제목이 시류에 편승한 상업적인 냄새가 살짝 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간절한 출판사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아 애잔한 마음?도 든다. (많이 팔려야 할 텐데 하는 마음. 개인적으로 출판사나 작가와 아무런 연고도 없지만 책제목을 보면서 왠지 그런 마음이 들었다.)

 

이 책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역사 책이다. 역사 중에서도 현대사, 현대사 중에서도 가장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촛불시민혁명과 탄핵 같은 미래의 역사가 될 오늘의 사건들을 보면서 과거의 역사를 살펴보는 그런 식으로 진행된 책이다.

 

그래서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역사를 공부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현상 또는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시간의 축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대구 지역에서 방송으로 역사를 풀어나간 차경호 역사 선생님의 방송 원고를 편집하여 책으로 펴냈다. 대구는 민주주의의 단초 역할을 했던 지역이다. 었지만 어느새 굳건한 보수의 성지처럼 되어버린 대구에서 좀더 냉철하고 현실적으로 현대를 분석한 역사 이야기의 썰전 라디오 방송 버전이다.

 

4개의 장으로 나누어진 책은 1-촛불혁명,이라는 제목으로 시민혁명과 지도자에 대한 역사를 14개 소제목으로 훑어본다




2-잃어버린 시간,은 지역주의가 언제 시작되었는지, 자유민주주의가 왜 논란이 되는지, 일베는 누구인지, 신탁통치와 한반도의 운명 등이 다루어진다. 3-민주주의,는 역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영웅과 민중을 통해 알아보고 레미제라블의 프랑스 혁명, 우리나라의 남영동, 인혁당 사건, 사일구 혁명, 베트남 학살, 노무현과 문재인, 전태일, 정조의 경제민주화 등을 들여다 본다


4장은 독립운동으로 할애했는데, 우리나라의 바로 위 선조 그러니까 할아버지 뻘되는 분들이 어떻게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을 했는지, 경주 최부잣집의 최우와 안중근 의사, 성산 김창숙 등이 다뤄지는데, 사실 마지막 장에서 가장 감명을 받았던 부분은 외국인으로서 한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헐버트, 배설, 일본인들의 숨겨진 이야기는 우리가 결코 외롭게 독립투쟁을 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해주었고 이방인의 나라에서 목숨을 바친 그들의 숭고한 삶에 고개가 숙여졌다.



 

많이 알고 있던 이야기도 있었지만 제대로 알지 못했던 숨겨진 이야기도 많았고, 혁명, 운동, 반란 등 용어에 대한 정의, 자유 민주주의, 사회 민주주의의 차이점 등 새롭게 알게 된 것들도 많았다.

 

지루하지 않게 그리고 현대 사건으로 시작하여 과거를 들여다 보고 이를 통해 미래를 제대로 살기를 소망하는 이 책의 흐름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도전을 주리라 생각한다. 역사는 과거에서 미래로 흐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그 역사의 한 가운데에 서 있다. 현대사를 좀더 제대로 알고 싶어하는 분들이 읽으면 더 좋을 것이다. 방탄 차력사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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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페미니즘을 팝니다 | 인문-사회-철학 2018-05-07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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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페미니즘을 팝니다

앤디 자이슬러 저/안진이 역
세종서적 | 2018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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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을 상업화시킨 자본주의의 폐해

 



페미니즘이 한국 문학계를 강타하고 있다. 201610월에 세상에 나온 얇고 평범한 책 ‘82년생 김지영은 한 정치인의 대통령 선물 이후 갑작스런 언론의 조명을 받았고, 한국 문단은 페미니즘 열풍으로 달아올랐다.

 

미투 운동으로 숨죽이며 입을 열지 못하던 한국 여성들은 과감하게 자신의 성폭력 피해사실을 털어놓기 시작했으며, 오랜 기간 유교의 가부장적 사회의 관습 아래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참고 살아왔던 여성들의 다양한 억압적인 문제들이 페미니즘이라는 이름으로 표면 위로 민낯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한편에서는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페미니즘에 동참하는 것 같은 사회적 집단 심리동조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는데, 이러한 사회문화적 열풍이 오히려 자본주의, 상업주의의 철저한 먹잇감이 되고 있다고 이 책의 저자는 지적한다.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그 시기와 강도가 앞서 있는데, 페미니즘을 자신의 이익 보자기에 담으려는 온갖 시도가 이름을 바꾸고, 모양을 바꾼 채 일상으로 밀고 들어오고 있다.

 

그러니까 이 책은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그 본질과 정의와 사회적 함의를 제대로 추스르기 전에 자본주의의 먹잇감이 되어 너덜너덜해지고 만 현 세태를 강하게 경고하는 책이다. 우리가 알지도 못한 채 유전자 콩으로 만들어진 변형된 음식을 먹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나 할까.

 

이 책은 페미니즘이 시장에 어떻게 동화되어 왔는지를 엠마 왓슨의 유엔 연설 같은 헐리우드 여주인공의 이야기, 할머니 팬츠로 알려진 속옷 페미니즘 이야기, 비욘세라는 연예인을 통해서 살펴보는 연예인들의 행동과 선언에 대한 이야기 등으로 1부를 이야기한다.

 

다양한 프리즘을 통해 뿜어져 나오는 이야기들이 신선하다. 그러니까 이 책은 우리가 평소 “82년생 김지영을 통해 바라보는 한국에서의 페미니즘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그 이후의 미래적 관점을 이미 미국에 도래한 다양한 사태들을 조명하고 분석하며 우리에게 알려준다.

 

즉 페미니즘은 우리에게 더 이상 운동의 의미, 선언적 의미의 사상적 기초가 아니라, 또 다른 자유민주주의 체제 아래에서의 한 조류가 되어 페미니즘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거나, 팬티를 입거나, 그런 책을 읽었다고 선언하는 것들로 변질해가고 있음을 고발하는 것이다.

 

2부는 1부에 비하면 조금은 더 개념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페미니즘이 그렇게 언론과 방송과 영화와 연예인들에 의해 이용당했다면 실질적으로 사회가 얼마나 변했는가 하는 것으로 되짚어보며 결코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는 쓸쓸한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다. 여권 신장이 이루어졌는지. 여성들이 얼마나 성공했는지, 아름답다고 하는 개념은 페미니즘과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는지 살펴본다.

이 책은 페미니즘이라는 사회적 가치관의 변화를 대중문화의 관점에서 바라본 새로운 책이다. 나는 지금까지 페미니즘을 대중문화의 시각으로 한 번도 바라보거나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 책이 주는 놀라움은 생각보다 컸다.

 

페미니즘을 문화적으로 바라본다는 관점이 충격이었고, 그런 관점에서 바라볼 때 이런 문제들이 간과되거나 새로 생기거나, 또는 깊이 생각해야 할 그 무엇이 있다는 것들이 충격이었다.

 

우리가 시대의 한 흐름을 바라보고 순수하게 동조할 때, 세상은 자기들의 관점에서 최대한의 이익을 얻기 위해 바다 밑에서 동분서주하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아는 만큼 세상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큰 도움이 된 책이었다. 거대한 자본주의 세상 앞에서 참으로 나는 미약하고 어리석게 순수했었다.

 

“1970년대 중반까지 미국 여성은 자기 이름으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었다. 기혼 여성이 신용카드를 쓰려면 공동서명인(남편이나 아버지)을 내세워야 했다.” (24)

 

페미니즘이란 선택권을 가지는 거예요!”라고 소리칠 때마다 나는 혀를 깨물어가며 참는다. 페미니즘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선택이라는 단어 하나로 설명되지도 않는다. ... 선택 자체가 평등은 아니다. ... 밀에게는 여성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아니라 여성이 선택을 했다는 자체가 중요했다. (285)

 

소비자 선택 측면에서의 여권 신장은 페미니즘이 아닙니다. ... 페미니즘은 평등을 기반으로 하는데 자본주의는 평등과 완전히 대치되거든요.” (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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