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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우리가 매혹된 사상들 | 인문-사회-철학 2018-12-0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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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가 매혹된 사상들

안광복 저
사계절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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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우리가 매혹된 사상들]

부제 : 인류를 사로잡은 32가지 이즘

저자 :안광복

출판사 : 사계절

 

출판사를 보면 이 책이 어떤 종류의 책인지,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 건지를 대략 눈대중으로 알아차릴 때가 있다. 사계절 출판사는 어린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책을 내는 곳이다. 그런데 이렇게 묵직한 책을 내놓다니. 이거이거 내가 주소를 잘못 찾은 건 아냐? 하는 걱정이 슬 들었다. 왜냐하면 사계절 출판사라는 걸 알았기에 제목은 저렇게 달았어도 약간은 쉬운? 책일 거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사실은 맞는 말이다. 저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철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며 이 책 역시 청소년을 대상으로 가르쳤던 사상들을 책으로 펴낸 것이기 때문이다. 책은 대중성을 위해 지금의 제목으로 이름을 바꾸었지만 처음 나왔을 때는 교과서에서 만나는 사상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던 책이었다.

 

그러니까 중고등학생들이 교과서를 통해 공부하는 사상들을 정리하여 한 권으로 낸 것인데, 알다시피 중고등학생들이 배우는 내용이 좀 어려운가. 좋은 성적을 받으려먼 암기왕이 되어 달달 외워야 하는데, 이 책에 나오는 서른두 가지의 사상을 외우고 시험을 치루었을 과거의 우리, 또는 지금의 청소년들을 생각하면 좀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교과서를 외우지 말고, 이야기처럼 되어 있는 이런 책을 읽으면 쉽게 이해가 되고 저절로 암기도 될 텐데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왜 우리는 어른이 되어서야 학창시절에 억지로 외웠던 것들을 재밌다며 다시 책으로 읽는 것일까.

 

어쨌든 이 책을 읽으니 그때 아무것도 모른 채 달달 외웠던 많은 것들이 이제는 속속 머리에 쉽게 들어오고 이해가 된다. 그래서 철이 들어야 하나보다. 철이 들고 나서 공부를 하면 성적이 훨씬 잘 나오리라.

 

이 책은 우리가 익히 아는 정치적인 사상부터 철학, 예술, 국가, 경제, 사회에 이르는 다양한 주의들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것도 주의였어? 라는 의문이 생기는 대동아 공영권’ ‘프런티어 정신’ ‘기업가 정신’ ‘개발 독재같은 제목도 있어 신선했다.

 

340쪽이 넘는 두꺼운 책이었지만 다시 학생 때로 돌아간 것처럼 구석구석 밑줄을 그으며 공부하듯, 그러나 절대 공부가 아닌, 즐거움으로 유익하고 즐겁게 읽었다.

 

머리가 이 세상의 이치를 좀더 깨친 것 같았고, 그래서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더 넓어진 것 같다. 각 장마다 저자가 주제로 내세운, 이상적인 권력, 행복하게 살기, 좋은 나라, 풍요로움, 더 나은 일상,이라는 다섯 개 항목이 아직도 절실하다. 더 나은 미래를 생각하며, 이문재 시인이 사막에는 모래보다 모래와 모래 사이가 더 많다고 지적한 그 사이를 생각하며, 지금의 위기를 타개할 또 다른 이즘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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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위치를 찾아가는 뇌인지 심리학 교양서적-마음의 비밀 | 인문-사회-철학 2018-12-05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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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심리학자들이 알려주지 않는 마음의 비밀

대니얼 리처드슨 저/박선령 역
예문아카이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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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심리학자들이 알려주지 않는 마음의 비밀>

 

저자인 대니얼 리처드슨은 소개된 대로 밝히자면, 약간 괴짜 교수이다. 그는 영국 런던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데 우수 교수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고 한다. 교수법이 심리를 꿰뚫어보기 때문이 아닐까? 심리학자이면서 영국 코미디 프로그램의 고정 패널로 출연하고, 박물관, 술집, 공연장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음악 공연과 생생 실험쇼를 즉석에서 펼친다고 하니 실험을 토안 심리의 대중화를 힘쓰는 사람으로 보인다.

 

제목만 보면 심리학의 숨겨진 뒷 얘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보이는데, 막상 책을 읽어보니 심리학보다는 뇌과학쪽에 더 가까워보인다. 그래서 뇌심리학이라는 이름을 붙여 보았다. 이 책을 정의내려 본다면 다음과 같지 않을까?

 

마음의 위치를 찾아가는 뇌인지 심리학 교양서적.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이 심리학 모든 분야를 두루 돌아다니는 책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 책은 저자의 전공분야인 인간의 생각과 행동방식에서 드러나는 이상한, 놀라운 특징들에 대한 책이다. 그 특징들의 근원을 찾아가는 이 책은 결국 그 생각이, 그 행동이 어디에서 나왔느냐를 탐구하고, 그 끝에 이르면, 생각하는 것이, 마음이라는 것이 결국 어디에서 나왔느냐 하는 것을 찾아가는 길이 된다.

 

판단하고 선택하는 생각과 행동의 기저에는 인간이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합리성을 바탕에 두고 있는데, 정말 그 합리성은 합리적인 것일까를 따져본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당연히 우리가 기본적으로 믿고 있는 당연성의 믿음들이 사실은 심리학적으로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의 믿음들은 많은 경우, 자신의 선입견, 추정, 편향에 의해 만들어져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만들어져 온 우리들의 믿음들로 이 세상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려는 것이다.

 

잘 알고 있는 심리학 또는 뇌과학 실험 이야기들이 조금 나온다. 다수의 심리학이나 뇌인지학 같은 책을 읽어보신 분들은 겹치는 내용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런 분들은 교양심리의 베테랑이라 할 수 있다. “, 이 얘기 아는 건데.” (이제 작가들은 정말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글들을 가져와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할 것이다.)

 

마음의 비밀,이라고 해서 심리학의 숨겨진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나름 많은 책을 읽어 좀 알고 있다고 생각한 뇌인지 분야를 많이 다루고 있어서 조금 아쉬웠다. 그런데, 다 읽고 나서 책 제목을 다시 보니, 저자는 정확했다는 생각도 든다. “마음의 비밀이란 것이 내용적인 측면이 아니라 위치적인 측면이라면 틀린 것도 아니지 않는가.

 

저자는 우리 인간의 눈이 얼마나 멍청한지, 뇌가 얼마나 이 멍청함을 잘 가려주는지를 이야기해준다. 이 뇌인지학 분야는 심리학이나 과학으로서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있어 그다지 신선하지는 않았다.

 

눈이 색깔을 인지하는 오류에 대한 글이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인터넷에서 뜨거운 논란이 되었다고 하는 드레스 색깔에 대한 내용은 아는 바가 없었고, 책에도 사진이 실려있지 않아 인터넷을 검색하여 찾아보았다.


 

(이 사진의 드레스가 무슨 색으로 보이는가?)

같은 사진인데 사람에 따라 두 가지의 색으로 다르게 보인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경악했고, 그 이유를 밝히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바쳤다. 저자는 그 이유를 책에 밝히고 있는데, 나는 이 책이 조금이라도 더 팔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 답을 적지는 않겠다. 다만,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낸 사실에 의하면, 70%의 사람은 이 드레스를 금색과 흰색의 옷으로 보고, 나머지 사람들은 짙푸른색과 검은색으로 보인다고 한다.

 

뇌는 사물을 별도의 절대값으로 인식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추측한다.

(122)

 

따라서 색에 대한 판단도 상황에 따라 추측할 수 있고, 그 추측이나 해석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호메로스의 저작물에서 와인처럼 짙은 색 바다라는 표현을 가지고 옛날에는 파랗다라는 색깔이 없었다고 말한다. 고대 언어학자들이 토라나 구약성서 기타 고대 문헌을 찾아본 결과, 파란색이라는 단어가 전혀 사용되지 않았음을 발견했는데 이는 그 당시에는 그런 색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저자는 우리가 보는 파란색이 물리학, 생화학, 그리고 개인의 경험에 의한 결과물로 나타난 색이라고 말한다. (믿어지시는지.)

 

5, 언어는 생각을 구속하지 않는다.는 가장 재미있었고 신선했다. 호메로스는 파란색을 가리키는 단어가 없었던 반면, 이누이트족 언어에는 (snow)’과 관련된 단어가 약 30~200개 정도 있고, 중국인은 만약이라는 추론을 떠올리지 못한다는 이야기들이 있다.

 

우리는 언어를 이용해서 생각하기 때문에,

표현할 단어가 있는 대상에 대해서만 생각할 수 있다.

(132)

 

하지만 이런 가설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는데, 그 이유는 권위자가 말한 얘기는 사실 확인을 하지 않고 그대로 믿으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누이트 족에게는 흩날리는 눈(qanik)와 땅에 내려앉은 눈(aput) 두 종류 밖에 없으며, 오히려 영어에 진눈깨비(sleet), 진창이 된 눈(slush), 눈사태, 싸락눈(hail), 단단히 뭉친 눈(hardpack), 가루눈, 눈발(flurry), 가볍게 뿌리는 눈(dusting) 등이 있다. 중국인 이야기는 처음 질문을 던진 학자가 중국어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한다.

 

우리는 자신에게 생소하거나 낯선 집단에 관한 이야기는

뭐든지 믿을 준비가 되어 있다.

(139)

 

글을 쓰다보니 책 이야기를 너무 많이 적었다.

암튼, 제목만 보고 책을 읽다 다소 실망한 부분이 있지만, 책 속에는 관심을 끌만한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소고기 국밥을 먹을 때 올라오는 건더기처럼 풍성했다. 따끈했고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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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에게서 배우는 것 | 밑줄 긋기 2018-12-0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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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개처럼 멍청한 개로부터도 사람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말리는 매일매일을 끝없는 즐거움으로 채우는 것도 가르쳐주었고순간을 즐기는 것도 가르쳐주었으며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하는 것도 가르쳐주었다
  
또한 일상의 단순한 즐거움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숲속의 산책첫눈 오는 날희미한 겨울 햇빛 속의 낮잠나이가 들고 쇠약해지는 과정에서 말리는 어려움 앞에서도 낙관적으로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무엇보다도 말리는 우정과 헌신변함없는 충성심을 가르쳐주었다.
(말리와 함께 한 4745, 393)
  
이 책의 저자의 말리의 주인이었던 존 그로건은 위에 적은 많은 것들을 말리가 죽고 나서 진심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한다그는 고백하기를말리는 자신의 스승이자 길잡이였다고 한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우정과 헌신충성 같은 고차원적인 것들을 바보스럽고 천방지축인 개로부터 배웠다고 한다.
  
나도 책을 통해말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그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말썽꾸러기요 방을 어지럽히고 물건을 못 쓰게 만드는 녀석으로 보였겠지만그에게는 지금 여기에서 행복과 자유함을 누릴 줄 아는 진정한 용기가 있었다그리고 나에게는 그것이 필요했다.
  
한 달 앞당겨 월간 이태훈을 시작하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 결정적인 계기 중 하나는 바로 말리였다일상에서 느낀 감정들이 모두 소리없이 사라져버리는 것이 아까웠다누군가 나누고 싶었다그리고 글을 쓰는 작가로서의 삶을 진정 누리고 싶었다시간이 없고 피곤하고 바쁘고 해서 계속 밀리는 그 우선순위를 바로 잡고 싶었다. 급한 일부터 하는 것이 아니라중요한 일부터 하기 위해스스로에게 사기꾼이 되지 않기 위해 말리의 힘을 빌려와야 했다.
  
우리는 누구나 개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때로는 그것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 줄 멋진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배운다는 것은 결국 자신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다른 사람이 가르쳐주는 것을 주입식으로 받아들여서는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우리나라 교육 현실과 같다내가 배워야 하는 것이다상대가 비록 가르쳐줄 의사가 없었다 할지라도 우리는 누구에게서나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다
  
오늘 하루나는 누구에게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가르쳐줄 사람을 찾지 말고그냥 내가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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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이태훈] 12월31일 발간됩니다. | [월간 이태훈] 2018-12-01 14:34
테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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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이태훈

201812월 드디어 발간됩니다.

 


 

전업작가가 아니고, 직장에 얽매여 글 쓸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직장인작가 사람으로서,

 

작가의 정체성을 가지고, 글을 통해 고정수입을 창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월간 이태훈을 직접 만들고 판매합니다.

 

월간 이태훈은,

시집 봄부신 날, 2011년 출간 이래 8년 동안 예스24에서 이북 어린이 부문 스테디셀러 상위권을 줄곧 유지하고 있는 단편동화 내동생 따옹이, 이북 장편동화 호야의 대모험, 숲속의 빨간 신호등, 꼬망세에서 발간된 그림동화책 동그랑땡 방귀, 사회복지 공부를 하다 대학교재로 만든 인간행동과 사회환경, 특허전문가로 30년 가까이 일하는 가운데 만든 입문 특허정보검색,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그리고 최근에 출간된 추리소설 산호새의 비밀을 창작한 이태훈 작가의 1인 잡지입니다.

 

작업하면서 조금 바뀔 수도 있겠지만,

후조 창작실 : , 동화, 에세이, 컬럼, 기타 다양한 창작글

책따라 글따라 : 한 달 동안 읽은 책에 대한 서평과 이야기글

책꼬리 단상 : 꼭 책 전체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더라도 책을 읽는 중에 느낀 생각 단편들

작은 사진 짧은 글 : 일상 속에서 찍은 사진들과 생각들

그 밖에 잡다한 얘기들이 두서없이 또는 무질서하게 들어가는 책이 될 예정입니다.

 

잡지라고 해서 시중에 나오는 것처럼 묵직한 책이 아니라, 제가 퇴근하고 집에 와서 글을 쓸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작업은 이루어질 것입니다. 분량이 얼마가 될지 현재로선 전혀 가늠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대충 예상해보면 30쪽 내외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하루에 A4 한 장 정도의 글을 날마다 쓴다고 가정할 경우입니다.)

 

목표는 구독자 100명입니다.

5,000* 100= 50만원.

50만원을 버는 작가의 삶을 새롭게 도전하려고 합니다.

 

솔직히 가능할지 걱정이 되지만, 여러분의 응원이 있다면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가성비는 따지지 말아주세요. 저보다 훨씬 훌륭한 분들이 쓴 좋은 글들이 많이 있음을 압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 이태훈만의 글로서 여러분과 만나려고 합니다. 나름 읽을 재미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취향에 맞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작가 이태훈, 월간 이태훈을 응원해주세요.

 

월간 이태훈 201812월호는 20181231일 경 발송될 예정입니다. 힘을 내어 좋은 글 쓸 수 있도록 지금부터 구독을 시작해주세요. 그리고 주변에 많이 알려주세요.

 

곧 독자가 되어주실 모든 분께 미리 감사드립니다.

(솔직히 매우 두렵고 떨립니다. 이 글을 공개하기에도 큰 그리고 많은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신청 사이트) http://naver.me/Fzwhw8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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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미세먼지 매우 나쁨 | 시인의 방 2018-11-29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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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매우 나쁨]


미세먼지 매우 나쁨
마스크를 챙겨 주머니에 넣었다
급하게 나오면서 헤드폰을 움켜쥔다

이어폰이 고장나 작은 헤드폰을 들고 나왔다
휴대폰 음악 단자에 헤드폰 입력단자를 꽂고
헤드폰을 귀에 착용했다
찰랑거리는 피아노 건반소리가 세상의 소리를 차단한다
차소리, 사람소리, 기침소리, 바람소리가 작아졌다
약한 평안이 소리없이 찾아온다

멀리서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뀐다
하늘이 부옇다
미세먼지 매우 나쁨
초미세먼지 매우 나쁨
뛰면서 하얀 마스크를 꺼냈다
귀에 걸려고 했으나 귀는 헤드폰이 점령하고 있다

헤드폰을 벗어 목에 걸고
얼굴보다 하얀 마스크
귀걸이 부분을 귀에 걸고
콧잔등 금속을 눌러 코맞춤을 했다
내 얼굴 크기를 어찌 아는지 마스크도 딱 맞았다
다시 헤드폰을 귀에 덮었다
끊어졌던 음악이 이어진다

버스를 타고
흔들거리는 음악을 듣는다
버스 안내 목소리는 음악보다 세다
음표 사이를 뚫고 정확한 위치를 안내한다
버스에서 내려 지하로 또 내려간다

지하철에서는 책을 읽을 수 있다
팔을 비틀어 백팩 가방을 등에서 빼어내고
앞으로 가져온 뒤 가방 지퍼를 연다
희끗희끗 빛바랜 안경집에서 소중한 안경을 꺼낸다
지하철은 한 정거장 앞에서 이곳으로 달려 오고 있다

안경 역시 또 하나의 마스크인데
얼굴을 가리면서도 가리지 않는다
안경을 쓰려니 헤드폰을 벗어야 한다

헤드폰을 벗어 목에 걸고
내 얼굴보다 하얀 마스크를 귀에서 벗겨내 주머니에 넣고
안경다리를 귓등에 걸고
다시 헤드폰으로 귀를 덮는다

책을 꺼내고 샤프를 꺼내 밑줄 그을 준비를 한다
편안하게 숨을 쉬며,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다
덜컹거리며 한 줄씩, 한 문단씩,
새로운 세상으로, 알려지지 않은 감정으로 뛰어들어간다

지하철에서 내리면서
백팩 가방에서 팔을 비틀어 꺼내고
앞으로 돌리고 가방 지퍼를 연다
책을 옆으로 눕혀 가방에 편안하게 넣고
다시 헤드폰을 벗어 목에 걸고
안경을 벗어 가방에서 안경집을 찾아 집어넣는다
다시 하얀 마스크를 주머니에서 꺼내고
귀걸이 부분을 귀에 건 뒤 콧잔등을 맞추고
다시 헤드폰으로 귀를 덮고
에스켤레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올라온다

멀리 빌딩이 보인다
걸어서 4층까지 올라간다
사무실이 가까워지면
다시 헤드폰을 벗어 목에 걸고
다시 마스크를 귀에서 벗겨내어 주머니에 넣고
마지막으로 헤드폰 입력단자를 휴대폰 음악단자에서 빼낸다
그렇게 끝이 난다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으니
창밖은 곧 비가 올 것처럼 부옇다
미세먼지 매우 나쁨이다
오늘은 하늘이 잘 보이지 않는다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햇볕 없는 창가
그러나 잘 보이는 곳에 놓아둔다
  
2018.11.28. 후조 요나단 이태훈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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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개는 없다-[서평] 말리와 함께 한 4745일 | 비소설 2018-11-28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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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말리와 함께한 4745일

존 그로건 저/이창희 역
저스트북스(justBooks) | 2018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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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말리와 함께 한 4745]

 

이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저자인 존 그로건과 말리를 검색하면 말리와 함께 한 4745외에도 꽤 여러 권의 책이 나온다. 말리와 나」 「안 돼 말리」 「말리와 말썽꾼들」 「온가족이 함께 읽는 말리와 나. 저자는 말리 이야기로 꽤 유명세를 탔나보다. 아마도 추측하건대 이번 말리와 함께 한 4745은 기존 책들을 모두 합친 합본 성격의 책이 아닌가 싶다. 436쪽이니 래브라도레트리버 종의 말리만큼이나 묵직하다.

 

마지막 말리가 이 땅과 하직할 때는 나도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존 그로건과 그의 가족들에게 충성스럽게 사랑받았던 사고뭉치 말리였는데, 나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큰 개였는데, 나는 부끄럽게도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들의 사랑을 내심 부러워하였다.

 

혈통을 자랑하는 개지만, 말리는 아무것도 통제할 수 없는 막무가내 말썽꾸러기 개였다. 집에 있는 모든 것을 집어 삼켰고, 모든 것을 물어 뜯었으며, 침을 계속 흘렸고, 불안정했다. 래브라도레트리버는 사냥견으로 유명하다지만 말리는 비가 오거나 천둥이 치면 심각한 정서불안 증세로 온 문짝을 피가 나도록 다 뜯어버린다.



 

그가 저지른 수많은 만행과 기행은 책을 읽고 직접 수위를 느껴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말리가 하도 요란스럽게 삶을 즐기는 바람에 녀석이 지나간 곳은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 같았다. 말리는 내가 아는 개들 중에서 훈련소에서 쫓겨난 유일한 개다. 말리는 소파를 질겅질겅 씹었고, 방충망을 찢었으며, 침을 질질 흘렸고, 쓰레기통을 엎는데 선수였다. 지능으로 말하자면 죽는 날까지 제 꼬리를 물려고 뱅뱅 도는 수준이었다. 마치 개의 역사에서 새 장을 열려고 작심한 개 같았다. (, 392)

 

저자는 이런 개와 13년을 함께 보낸다. 그 사이에 세 아이가 태어나고 세 아이도 말리와 함께 자란다.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으며, 감당할 수 없는 개였지만 말리는 온 가족의 사랑을 받았다. 그 사랑의 이야기들이 430쪽 책에 가득히 적혀 있다. 그의 사랑 이야기 역시 책을 읽고 직접 수위를 느껴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말리에게 들어간 비용과 말리가 망가뜨린 것을 복구하는 비용을 다 합치면 작은 요트라도 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문간에서 하루 종일 주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요트가 과연 몇 척이나 되겠는가?

... 말리는 가족으로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변덕스럽지만 사랑받는 아저씨처럼 말리는 그냥 말리였다. (, 317)

 

개의 1년은 인간으로 비교하면 7년과 같다고 한다. 말리가 존 그로건 가족과 13년을 보냈으니 7을 곱하면 91세가 된다. 말리는 늙었다. 마음은 청춘이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 개가 되었다.

 

이런 일은 밤뿐만 아니라 하루 종일 일어났다. 부엌 식탁에서 신문을 읽다가 커피를 따르려고 일어서서 방을 가로질러 가면, 발치에 엎드린 채로 있던 말리는 내가 눈앞에 뻔히 보이고 곧 돌아오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고통을 참으려 일어나 나를 따라왔다. 커피포트 옆의 내 발치에 편안히 엎드리자마자 내가 식탁으로 돌아가면 또 병든 몸을 질질 끌며 따라왔다. 몇 분 후에 오디오를 켜러 거실로 들어가면 힘들어하면서도 여전히 쫓아왔고, 내 주변을 맴돌다가 거실에서 나가려는 순간 신음 소리와 함께 픽 쓰러지기도 했다. (, 340)

 

늙는 일은 사람이나 개나 마찬가지로 고약하고 힘들고 품위가 떨어지는 일이다. 저자는 말리의 천진난만함을 보면서 한 번뿐인 인생을 어떻게 사는 게 좋은지, 짧은 인생을, 다시 돌아오지 않는 인생을 배운다.

 

이제 병원에는 저자와 말리만 남았다. 말리는 곧 죽을 것이다.

 

우리가 항상 너에 대해 무슨 얘길 했는지 알아?” 내가 속삭였다. “골칫덩어리라고? 전혀 아니야. 한순간이라도 그렇게 생각하지 마, 말리.” 말리는 이것을 알아야 했다. 그리고 알아야 할 것이 더 있었다. 이제까지 말리에게 한 번도 해주지 않은 이야기, 그 누구도 해주지 않은 이야기 말이다. 나는 말리가 죽기 전에 그 말을 해주고 싶었다.

말리, 넌 훌륭한 개야.” (380)

 

우리는 인생의 마지막에 무슨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이 세상의 그 어떤 사랑보다도 더 아름답고 가슴 따뜻한 천방지축 말리의 이야기를 만난 건 내게 축복이고 행운이었다. 동물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게, 동물을 아직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말썽꾸러기가 주변에 가득한 사람에게,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책을 펼치는 순간, 즉시 말리와 사랑에 빠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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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모 레비의 [휴전] – 전쟁은 끝나고, 고향은 멀다. | 일반문학 2018-11-2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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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휴전

프리모 레비 저/이소영 역
돌베개 | 201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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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휴전>

 

프리모 레비 전쟁은 끝나고, 고향은 멀다.

 



1937년 토리노 대학 화학과에 입학한 프리모는 1941년 최우등으로 졸업한다. 그러나 이때 이미 파시즘은 미친 듯 날뛰고 있었다. 프리모가 대학에 들어간 이듬해 파시스트 정부는 인종법을 공포하는데 유대인은 공립학교에 다니는 것이 법으로 금지된다. 다행히 대학생은 그 법에서 예외가 되었는데, 1941년 최우등으로 졸업한 프리모 레비는 유대인이라고 적힌 졸업장을 받는다.

 

1943년 파시스트 정권이 몰락하고 무솔리니가 체포되었으며, 바돌리오 정부가 휴전을 선언했지만, 독일 무장군이 이탈리아를 점령하며 전쟁은 계속 이어졌다. 반파시트 운동에 가담했던 프리모는 1943년 체포되어 카르피-포솔리 수용소로 보내지는데, 19442월부터 이 수용소는 독일군의 감독을 받게 된다. 독일군은 포로를 포함하여 남녀, 노인, 어린이를 가리지 않고 이 수용소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아우슈비츠로 보내게 된다.

 

프리모 레비는 독가스로 600만 명이 죽임을 당한 아우슈비츠에서 몇 안 되는 생존자로 살아난다. 19451월 독일군은 남아있는 사람들 중 걸어갈 수 있는 사람은 데리고 가서 총살시키고 병이 들어 누워 있는 사람들은 그냥 둔 채 수용소를 떠난다. 때마침 그는 병을 얻어 누워 있었고, 그는 수용소에서 러시아 군인들에게 인계되어 이탈리아 고향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 책은 프리모 레비가 19451월부터 10월에 이르는 긴 시간 동안 귀향하는 과정을 담은 글이다. 책 뒤편에 실린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이스라엘 백성이 홍해를 건너 광야에서 40년을 헤매다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것처럼, 프리모 레비는 직선거리로 치자면 얼마 되지 않는 곳을 빙빙 둘러 끝날 것 같지 않는 험난한 여정을 거쳐 이탈리아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의 첫 작품 이것이 인간인가를 읽고 나면 뒤이어 이 휴전을 읽어도 좋고, “주기율표를 읽고 휴전을 읽어도 좋다. 프리모 레비는 이것이 인간인가이후 15년 뒤에 이 책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페인트 공장에서 낮에는 일하고 저녁에 집에 돌아와 집필하였는데, 그는 치밀하게 언어의 과학화를 시도하였다. 각 쪽의 단어 수를 조사하고, 단어의 빈도를 계산하고, 첫 작품인 이것이 인간인가와 비교하며 작업을 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것이 인간인가작품이 감정에 이끌려 쓴 작품이라면, 이번 휴전은 철저하게 생각하고 계산한, 의도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전작과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오히려 이것이 인간인가가 어둡고 무거운 바위와 같다면, 이 작품은 맑은 샘 아래에서 서로 부딪치며 즐겁게 노래 부르는 작은 돌멩이들처럼 느껴진다.

 

길고 긴 여정이라는 점에서는 다소 무거울 수 있으나, 라거라고 불리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폭력집단에 비해, 러시아 군인들은 자유로웠고 이미 독일의 손을 벗어난 수용소 사람들 역시 군인들만큼이나 자유로운 상태였다. 긴 여행길에 있었고 임시 수용소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지만 누구든지 그 곳을 떠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아팠다. 육체가 아팠고 마음이 아팠다.

 

자유의 순간은 우리의 마음을 괴로움으로 가득 채웠다. ... 인간의 정의가 상처를 없애준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상처는 마르지 않는 악의 샘이다. 그것은 가라앉은 자들의 몸과 마음을 갈가리 찢어놓고 그들을 비굴하게 만들고 영혼의 빛을 꺼뜨린다.

 

상처는 압제자들에게는 악명으로 되돌아가고 생존자들 속에서는 증오로 영속한다.

(휴전, 20)

 

, 프리모 레비에게 박힌 이 상처의 흔적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그에게 상처는 증오로 영속하는 존재다. 현길언 작가의 육이오의 아픔을 다룬 동화 못자국에 나타나는 것처럼, 나무에 박힌 못은 나중에 못을 뽑아내어 버리더라도 영원히 흔적을 나무에 남겨 놓는다. 상처는 지울 수가 없다.

 

전쟁은 끝이 났고, 작가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인데, 왜 책 제목이 휴전일까. 그 의아함은 상처를 끌어안고 있는 저자의 마음에서 잘 드러난다. 그에게 전쟁은 영속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잠시 휴전 상태일 뿐.

 

우리는 육이오 전쟁을 통해, 휴전 상태가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

 

전쟁이 일어나면, 모든 것에 앞서 두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첫 번째가 신발이고 두 번째가 식량이다. 사람들이 보통 생각하듯 순서를 바꾸면 안 된다. 왜냐하면 신발이 있는 사람은 먹을 것을 찾아 돌아다닐 수 있지만 그 역은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77)

 

하지만 전쟁은 끝났잖아요.” 나는 반박했다. 그 몇 개월의 휴전 기간을 살았던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나는 오늘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보편적인 의미에서 전쟁은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전쟁은 늘 있는 거야.”

모르도 나훔의 잊을 수 없는 대답이었다. (78)

 

책은 17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낙관적이고 귀향하는 과정의 신기한 경험들이 가득해서 책은 쉽게 읽힌다. 이 책을 바탕으로 영화가 만들어졌다. “아득한 고향이라는 영화가 만들어진 것은 프리모 레비가 죽고 나서 10년이 지난 뒤였다. 는 진정한 고향에 들어갔을까. 그의 전쟁은 끝이 났을까. 프리모 레비의 여정을 따라갔던 재일작가 서경식의 후기가 들어 있어 더 값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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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대자기증후군이라 명명된 사람들에 대하여 | 상담-복지 2018-11-26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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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 주위에는 왜 욱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까?

오카다 다카시 저/최용우 역
세종서적 | 2018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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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내 주위에는 왜 욱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까?>

 

 

과대자기증후군이라 명명된 사람들에 대하여.



 

사람을 잘 만나야 된다고들 했다.

사회생활을 하면, 일이 힘든 것보다 사람이 힘든 거라고.

일이 힘든 건 참을 수 있지만 사람이 힘든 건 참을 수 없다고.

 

어느새 30년 가까이 사회생활을 해본 경험으로 본다면, 반은 맞는 말이다.

일이 너무 힘들어서 회사 생활이 힘들 수도 있지만, 일이 힘든 것보다 사람과의 관계 때문에 회사생활이 더 힘든 것도 많다. 만약 그 사람이 정말 감당하기 힘든 유형의 성격을 가진 경우라면 그의 사회생활은 하루하루가 지옥과 같을 것이다.

 

나는 30여년의 사회생활 중 직장을 옮기는 경험을 나름 꽤 여러 번 했다. 8, 7, 7년 그리고 현재까지 6년째 이어가고 있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졌는지는 세어볼 수도 없다. 다혈질인 상사도 있었고, 글로 표현하기 힘든 독특하고 괴팍한 성격을 가져서 부서마다 쫓겨난 사람도 있었고, 갑질에 갑질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자기가 최고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하여튼 각양각색이었다. 같은 부서에 있던 동료 한 명은 직장 상사의 앞뒤 가리지 않는 불같은 성격 때문에 원형탈모증이 생겼다며 나에게 머리를 보여주기도 했다. 결국 상담을 통해 다른 부서로 옮겨갔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은 내가 아주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역시 잘못된 기준점을 가지고 내린 것이어서 솔직히 곧이곧대로 다른 사람에게도 그 기준을 같이 적용할 수가 없다.

 

참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지만 요즘은 무서운 사회를 살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데이트하다가 헤어졌다고 사람을 죽여버리는 뉴스가 너무 자주 나오다보니 딸 가진 아빠로서 모든 게 다 걱정이 된다.

 

이 책은 갑자기 그런 사람들이 많아진 듯한 사회를 바라보면서, 일본의 정신의학계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는 오카다 다카시 교수가 다양한 사례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내놓은 정신분석 심리교양서다.

 

저자는 그런 사람들을 총칭하여 과대자기증후군이라 이름을 붙였다. 과거에는 없다가 갑자기 ADHD증후군 질병이 늘어난 것처럼, 과대자기증후군 역시 과거에는 특별히 발견되지 않던 신종 정신질병의 하나로 판단하였다.

 

과대자기증후군은 흉악한 범죄자 및 위험한 지도자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바로 우리 주변으로도 확산되고 있는 정신 병리이며,

마음속에 공허함이나 불만을 지닌 사람일수록 이 증후군의 영향을 쉽게 받는다.

...

과대자기증후군에 대한 고찰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현대사회가 내포한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는 일이기도 하다. (왜 내 주위에는 욱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까?, 중에서)

 

저자는 이 책에서 과대자기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의 사례와 특성들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판타지가 우위에 있는 경향, 미숙한 전능감 및 자기과시성, 타인에 대한 비공감적 태도, 자신 생각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 대한 격렬한 분노, 쉽게 상처받으며 또 받은 상처에 오래 사로잡혀 있는 것 등을 공통적인 특성으로 꼽았다.

 

그는 갑질 횡포, 집단적인 따돌림, 데이트 폭력, 아동학대 등이 모두 이러한 과대자기증후군의 기저로 인해 발생한다고 보았다. 너무 갑자기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이러한 사회적 문제가 모두 과대자기증후군이라는 정신 질병의 원인으로 볼 수는 없겠지만, 공통된 기저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심각한 범죄로 나타나는 이러한 사회적 병리 현상에 대해 우리가 개인적으로 무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겠지만, 이 책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사회 문제를 이해하게 하고, 미시적인 부분에서 우리의 대처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2005년에 일본에서 초판 발행된 책이므로, 이러한 사회적 병리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오래 전에 나타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갑자기 이런 사람들이 왜 많아졌는지 이해하고 이 사회가 어떻게 나아가면 좋을지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런 사람들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만, 우주 공동체적인 마음으로 이러한 사회가 되지 않도록 자신부터 이웃을 대하는 마음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좀 충격적인 사례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지만, 우리 사회를 냉정하게 바라보게 해 준다. 우리는 이런 사회에 살고 있다.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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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지역 출판사의 행복한 생존기-부산의 “산지니” 출판사 | 비소설 2018-11-20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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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강수걸,권경옥,권문경,양아름,윤은미,문호영,박지민,정선재 공저
산지니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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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지역 출판사의 행복한 생존기-부산의 산지니출판사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부끄럽게도 어줍잖게 한 2년 출판사를 운영한 적이 있습니다. 출판사를 운영했다고 하면 무슨 거창한 출판사를 차린 것으로 오해할 수 있겠습니다만, 사실은 제 책을 출판해주는 곳이 없어서 제가 출판사를 차려 책을 펴내어 보려고 차린 것입니다. 돈이 없으니 종이책은 출판할 수 없고, 전자책이라도 출판해보자 하고 마음을 먹었던 것입니다. 집주소를 사업장으로 두고 행복한 풀잎으로 등록하였습니다. 달마다 한 권씩 출판한다고 보고하고 첫 책은 오래 전에 써두고 출판하지 못했던 단편동화 숲속의 엉터리 왕을 전자출판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책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죠. “행복한 풀잎으로 검색하면 딱 한 권이 나옵니다. 물론 유페이퍼 전자책 출판사를 통해 다수의 단편동화와 장편동화를 출판했지만 여전히 출판사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딱 눈에 들어와 누가 가져가기 전에 얼른 채 온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산지니>라는 부산 출판사의 10년 생존기입니다. 여러 책을 동시에 읽는 저는 한 권의 책을 꽤 오랜 기간에 걸쳐 읽는 편인데 이 책은 집으로 오는 길 지하철에서 읽기 시작해 다른 책들과 섞어 읽으면서도 4일만에 완독하고 말았습니다.

 

저자가 산지니 출판사의 대표인 강수걸 단독으로 되어 있지 않고 강수걸 외로 되어 있는 까닭은 이 책이 산지니 출판사의 대표인 강수걸 씨를 포함해 총 8명의 출판사 직원들이 모두 참여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책은 출판사의 자유롭고 가족같은 분위기를 잘 전달해줍니다.



 

생존기라고 표현은 했지만 여느 가정집을 훔쳐보는 것처럼 출판사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다양한 구성원들의 입을 통해 읽을 수 있습니다. 아마도 그것이 산지니라는 부산 지역 출판사를 지금까지 살아있게 하고 10년 동안 수백 권의 책을 낼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강수걸 대표도 밝혔듯이 잘 나가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부산에서 출판사를 한다고 했을 때 모두 두 손 들고 말렸던 출판사. 특히 지방 출판사. 대부분 문인들이 자신들의 문학 작품을 출판하기 위해 운영하는 수준이던 지방 출판사 사이에서 산지니는 모름지기 모든 방면의 책을 골고루 출판하며 다양한 수상작도 많이 만들어냈습니다.

 

그래서 참 부러웠습니다. 그리고 대신 행복했습니다. 한 분 한 분의 재밌는 글을 읽으면서 얼굴 가득 함박 웃음을 지으며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 이렇게 잘 성공했구나. 물론 밝히지 않은 행간의 아픔과 고통이 얼마나 많았겠습니까. 하지만 이렇게 웃을 수 있는 건 성공이라고 봐야겠죠.

 

책에는 다양한 글들이 많이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일들이 아기자기하게 알콩달콩하게 버무러져 있습니다. 막노동 현장에서부터 영화 촬영장으로의 변신까지. 또 일본 독자가 찾아온 흐뭇한 미담까지 두루두루 깨알 같은 재미가 가득했습니다.



 

사실 그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산지니에서 낸 수백 종의 책 가운데 제가 읽은 책이 단 한 권도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충격이었습니다. 매년 200권씩 읽는다 하면서도 어찌 그 유명한 산지니가 생소한 출판사였을까. 혹시나 하여 인터넷으로 산지니의 출판물을 거듭 확인해 보았지만 눈에 익은 몇 권의 책이 눈에 들어온 걸 제외하고는 모두 생소한 책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책에서 책을 출판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나 작가와의 만남 시간을 복기한 내용들을 읽으며, 산지니 출판사가 참으로 제 취향의 출판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브라질 책을 소개한 글도 좋았고, 한나 아렌트와 하이데거의 연애를 다룬 이야기도 충격적이면서도 흥미로웠습니다. 홍콩의 본토주의나 중국의 흩어진 모래도 관심이 갔구요. 산지니가 그 유명한 오늘의 문예비평계간지를 펴내는 곳이었다니, 충격이 이만저만 큰 게 아닙니다.

 

부산에서 자란 저로서는 산지니 출판사가 더 소중하고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앞으로 산지니의 책을 차근차근 구해봐야겠습니다.

 

일단은 가볍게 소설 한 권을 구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좋은 출판사를 알게 된 기쁨, 또 좋은 책들을 알게 된 기쁨, 겹으로 행복한 시간들을 만끽했습니다. 산지니가 부산에서 영원히 좋은 출판사로 대를 이어 뿌리를 내리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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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년이라는 브라질의 긴 노예제 기간 동안 흑인들은 그들의 노동력, 쓸모라는 단 하나의 척도로 평가되며 인간이 아닌 상품으로 거래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부모와 자식은 헤어져야 했고,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아프리카 각지에서 온 흑인들은 그들을 가축으로 부리는 백인들의 감시 하에 살아야 했습니다. (76, 브라질 흑인의 역사와 문화소개하는 글에서)

 

이정표가 남는 글이 생기면 사유의 지도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이론적인 공부방식을 거부하는 이유는 좌표를 찾아가는 방식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글 쓰는 사람에게 글쓰기란 거처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입니다. ... 글쓰는 행위를 저는 사상한다라는 동사로 만들고 싶습니다. 글쓰기는 자기 자신을 분열 상태로 내모는 행위입니다. (208, 윤여일 작가와의 만남)

 

내 글은 솔직한 글은 아닙니다. ... 글 쓰는 행위 또한 읽어주는 사람을 향해 있습니다. 실제 글을 쓸 때도 솔직하게 글을 썼지만, 읽힐 것을 염두에 두었기에 솔직하게 쓰지 못했습니다. (209, 윤여일 작가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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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수학의 감각 | 인문-사회-철학 2018-11-1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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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수학의 감각

박병하 저
행성B | 2018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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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수학의 감각]

 

자칭 문과 출신 성분자를 위한 철학적 수학 인문서가 나왔다.

수학의 감각 - 지극히 인문학적인 수학 이야기



 

수학의 감각이라니제목부터가 수상하고 뭔가 형이상학적이다감각이란 형이하학적인 영역의 언어다감각은 피부의 다섯 가지 지각 구성원으로부터 직접적인 자극을 통해 받아들이는 느낌을 말한다.

 

그런데 수학의 감각이라고 하면 수학을 통해 뭔가를 받아들이는 느낌이 있다는 말인데수학은 느낌을 논하는 학문이 아니다계산을 통해 정확한 사실을 밝히고 증명하는 학문이다느낌 따위로 포장할  있는 학문이 아닌 것이다그럼에도 감각이라는 형이하학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느낌이나 자극을 강조한 것은 아마도 자칭 문과 출신이라 여기는  같은 사람 수포자(수학 포기자) 위한 배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그런 면에서   새롭게 지은 제목 '수학의 감각' 탁월하다뭔가 원시적인 자극이 있을 것만 같다.

 

 책은 원래 2009년에 ‘수학 읽는 CEO’라는 책으로 출간된 적이 있는데 이번에 출판사도 바뀌면서 제목도 표지도 갈아 입었다. ‘수학 읽는 CEO’라는 제목을 보면 저자가 경영학을 전공했기에 수학과 경영을 접목하려 했다는 느낌이 든다하지만  책의 대상이 굳이 CEO  필요는 없다아무리 읽어봐도 CEO 경영과 연결 지을 내용은 거의 없다.

 

후기를 쓰고 있는 필자는 학창시절 ‘국어를 가장 잘하고 수학을 가장 못하면서도 어처구니없이 기계공학과에 입학  4 동안 수학을 공부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좌절한 사람이다수학이라면 아예  눈을 질끈 감아버릴 정도로 수학을 무서워하는 수학 포비아다얼마나 수학을 두려워했는지는 차마 가슴이 아파 여기에 적지를 못하겠다.

 

그러나 많은 책을 읽고 다양한 학문을 접하면서 수학이야말로 철학의 기본임을 알게 되었다우리가 수학을 어렵게 배워서 그렇지 철학자들은 대부분 수학을 공부하면서 철학과 연결시켰고철학의 많은 사상들은 수학의 개념에서 출발한다는 사실들도 알게 되었다.

 

책은 수학 공포증을 가진 나를 조심스레 다독거리며 수학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스토리텔링으로 소개하며 조금씩 지경을 넓히며 나갔다저자는 경영학을 전공한  대학원 공부를 하다 수학에 빠져 러시아로 가서 수학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수학논리학을 전공한 부분을 살려 매우 논리적으로 수학의 인문학적인 부분들을 증명해 나간다증명한다고 해서 ‘공리’  공공적으로 시인된 것을 다루는 딱딱한 책이 아니다저자의 이야기는 하나의 소설처럼 과거에서부터 현대로 이어지며 매우 다양한 수학의 개념들을 풀어헤친다.

 

저자는 처음에 경영학을 했으니 인문학과 공학의 중간 지점에 걸친 학문을  셈인데이러한 그의 이력은 그가 논리수학을 전공한 이유를  대변해준다그는 수학을 접하면서 0-7 개념에 의문을 품었다아무것도 없는데 어떻게 일곱을   있단 말인가나누기는  어떤가그게 가능한 일인가.

 

그는 연암 박지원의 "알고 싶은 대상 자체를 너무 가까이서 보지 말고 사심 없이 적당한 거리로 물러서 주위까지 고루 보며 낱낱이 살려라' 글을 읽으며 수학의 경계를 허물어뜨린다점과 직선평면의 기본 개념부터 흔들기 시작한 그의 인문학적 수학 탐구는 충분히 흥미로웠고 읽는 재미를 넘어서 새로운 세계로 이끄는 안내자의 역할까지 무리없이 소화했다.

 

오래 전에 0 얼마나 위대한 발명인가 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책에서도  부분을 상세하게 다룬다아마 인류의 발전은 0 발명과 함께  차원이 업그레이드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그리고 한용운 시의 [복종] 0 특징으로 빗댄 그의 인문학적 접근은 탄성을 지를 만하다.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마는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

자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는 복종만 하고 싶어요.

복종하고 싶은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 달콤합니다.

그것이 나의 행복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나더러 다른 사람을 복종하라면 그것만은 복종할 수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복종하려면 당신에게 복종할  없는 까닭입니다.

(한용운복종전문)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읽은 부분은 바로 절대 기하학유클리드 기하학의 ‘평행선 공리 허무는 수많은 시도와 그로 인해 탄생한 로바쳅스키 시스템이다.

 

유클리드 기하학의 평행선 공리는, ' 평행선은 절대로 만날  없다'라는 것인데과연 그럴까 하는 의심의 출발이 로바쳅스키의 시선이었다 동안 알고 있던 직선과 평면에 대한 개념이 단박에 무너졌다.

 

평면은 평평하고 직선은 반듯하다" 보는 의심 없는 암기 지식에 번쩍 하고 섬광이 가해졌고 새로운 세상을 만난 듯 눈이 열렸다암흑의 터널을 지나 갑자기 광명의 세상으로 나온 것만 같았다마침 수행하고 있던 특허청 과제에 있어서도 즉시 적용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것은 바다를 이동하는 선박의 항해경로는  지구 밖에서 지구를 볼 때 지구가 둥근 구형이라고 보아서  유클리드 기하학의 직선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로바쳅스키 이론 개념을 적용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얘기는 해보았지만 물론 적용되지는 않았다.



 

저자는 수학이라는 학문은 가능한 모든 증명을 의심하고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아무리 해도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패러다임 자체를 의심하라고 조언한다책의 소제목들을 보면  흐름을   있다.

 

때로는 시스템을 뒤집어 엎어라.

멀리서 보아야 전체가 보인다.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면 문제 형식을 고민하라.

 틀리면  좋다.

질문이 세상을 바꾼다.

 

아무리 해도 어떤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시스템 자체의 결함에서 기인한 것일  있다그것을 직시하고 과감하게 껴안아야 한다. ... 시스템 자체가 불완전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면 문제 해결은 요원하기만 하다. (수학의 감각, 93)

 

저자는 숫자도형기하학미적분 개념수와 직선의 만남수와 공간의 만남들을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있게 인문학적 개념으로철학적 접근으로  연결시킴으로써 독자들이 수학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폭을 넓히고 깊이있게 이해할  있도록 시야를 넓히고 사고의 지경을 넓혀주었다.

 

근본 뿌리는 그렇다고 쳐도 역시 가공된수식 위주의 수학은 어려웠다뒤로 가면서  복잡한 숫자들소수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나타난 행렬과 비슷한 0 1 이루어진 이진법의 배열들이 나왔다솔직히 말한다면뒷부분으로 가면서 조금씩 난이도가 높아져 수포자인 나로서는 흐응흐응 하며 느낌만 감각적으로 이해하고 넘어가는 부분이 있었음을 인정한다개인의 수학적 지식 수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 수준에서는 약간 슬럼프에 빠지는 부분이었다

 



어쩌면 그래서(수포자라서), 좀더 편하게 수학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이 책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책이 그 수학에 대한 두려움의 뿌리에서 나를  해방시켜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부분에 대해서 결론을 말한다면매우 그렇다그렇다보통그렇지 않다매우 그렇지 않다, 5 척도의 질문에 “그렇다 4 정도를   있겠다.

 

기대치 못한 부분이 있었는데저자가 실수의 장점을 이야기하면서 일전에 읽었던 적이 있는  포퍼의  <삶은 문제 해결의 연속이다>에서 주장한 "오류와  수정이 과학의 진보와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글귀를 인용했기 때문이었다.  얼른 책장에 꽃혀 있던 책을 찾아 쓰다듬고 펼쳐 보았다밑줄 그어놓은 부분들이 눈에 들어왔다다시 한번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가까운 곳에 두었다.



 

실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삶의 본원적인 것이기도 하다.

실수 없이 사는 것은 사는  아닌 것이다.

실수 없이는 삶의 진화도 없기 때문이다.

실수는 삶의 주춧돌이다.

가장 끔찍한 것은 실수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않는  있다.

실수는 배우고 발전할 좋은 기회다.

...

틀려도 좋다.

아니 틀리면  좋다.

(수학의 감각에서)

 

평소 수학이 어려워 접근을  못하던 수학을 수학이 아닌 인문학적으로 만나고 싶은 수학을 감각적으로 만나고 싶은 분께 추천한다.

 

기원후 400 전후에 생존했던 것으로 알려진 최초의 여성 수학자로 히파티아의 아버지 테론이 그녀에게 전해주었다고 전해지는 글은  책의 정체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너에게는 생각할 권리가 있다.

 권리를 지켜 내라.

틀리게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수학의 감각, 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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