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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글이란 | 생각 쪼가리 2008-07-1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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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1학년이 된 큰 딸이 6월 보훈의 달을 맞아 쓴

'평화통일' 글짓기에서 전교 최우수 상을 받아 왔다.

 

기라성 같은 3학년들을 물리치고....

 

사실, 나는 계속해서 딸에게 상을 안 받아 왔냐고 물어보곤 했다.

왜냐하면 분명히 상을 받을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상을 받아온 날....

서로 자기 때문이라고 우겼다.

 

학교 담임 선생님 : 내가 글 뽑는 재주는 있다.

(담임이 반 아이들 글 중에서 잘 쓴 것을 뽑아 전체 대상에 올린다.)

 

엄마 : 엄마가 새로 써야 한다고 말 안 했으면 상 못 받았다.

아빠 : 아빠 아니었으면 상 못 받았다.

딸 : 쓰기는 내가 다 썼다.

 

사건의 전말을 이렇다.

딸이 글짓기를 해야 한다고 주제를 말하고, 글을 써 왔는데

엄마 눈에 영 신통치 않았나 보다.

 

작가이자 논술도 가르치는 아빠에게 보여주고 코치를 받으라고 했는데

아빠가 글을 읽어보자 아빠 딸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엉망이었다.

 

주제 전개가 확실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평화통일을 반대하는 입장이 들어가 있었다. 딸은 통일이 되면 우리나라가 가난하게 된다면서 통일을 반대한다고 했다.

(요즘 학교 교육이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는 것같아 안타까웠다.)

 

거기에다 촛불시위 이야기는 왜 들어가야 하는지.....

 

그래서, 딸의 할아버지, 즉 아빠의 아버지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함경북도 원산이 고향인 할아버지.

지난 해에 식도암으로 돌아가신 네 할아버지는

해변가에 서서 바라보면 고래가 뛰노는 모습이 훤히 보이던

원산에서 자라셧단다.

 

남한에 내려와 이산가족이 되었고

명절은 찾아오는 사람 한 명 없고

찾아갈 곳 한 군데도 없는 처량한 시간들이었다.

 

그래서 소주 한 잔 북녁땅을 향해 기울이며

두만강 푸른물에~라는 노래를 부르셨단다.

그 노래가 좋아서가 아니라, 두만강이라는 이름이 갖고 있는

고향땅에 대한 애절함 때문이었단다.

 

그리고, 너희들 이름 중간에 들어가 있는 원,자가 무슨 뜻을 가지고 있는지 아니?

우리 딸 이름의 중간에 '원'자가 들어가 있다.

할아버지가 고향 '원산'을 그리워해서

너희들 이름에 꼭 그 '뿌리 원'자를 넣고 싶어 하셨다.

 

그러니 너희들은 통일의 간절한 염원을 가진 이름을 평생 안고 살아가는

통일세대인 것이다.

 

.....

 

그리고 살아있는 글쓰기란, 그저 자신의 주장만 이론적으로 적는 것이 아니고

생생하게 살아있는 자신의 체험글을 적어야만 상을 받을 수 있다.

 

할아버지의 이 이야기가 얼마나 감동적이니?

"내 이름의 비밀" 멋진 동화작품같지 않니?

 

딸은 밤 1시가 넘도록 글을 고치고 또 고쳐(혼자서)

기쁜 마음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다 쓴 걸 읽어보니 아빠 딸인 게 확 눈에 들어왔다.

아무렴, 아빠 피가 어디로 갈려구....

 

그리고, 불평하지 않고 새벽이 오도록 글을 쓴

딸이 착하긴 착하다.(이제 갓 중학생이 되지 않았는가?)

 

그러니 그 상의 공로는 온전히 딸의 것이다.

아빠는 그저 기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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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미래문학의 감동 | 일반문학 2008-07-1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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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기억 전달자

로이스 로리 저/장은수 역
비룡소 | 2007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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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종류의 이야기가 나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책 제목은 생소했지만

처음 도입부는 그럭저럭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책 중반부를 향해 달려가면서도

도대체 이 책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걸까, 하고

의구심을 품을 정도로 이야기는 단순하게

그렇지만 지루하지 않게 전개되었다.

 

그리고 주인공이 새로운 직위를 받는 자리에서

기억보유자로 지명되면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며

전체의 흐름을 마구 뒤흔들기 시작한다.

 

미래소설이라면 1984년, 멋진 신세계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들이 무겁고 암울하며 부정적인 미래상을 전파한다면

기억전달자는 그에 비해 미래의 부정적인 요소들을

가볍게, 즐겁게 그려낸다.

 

그러나, 그러나 결코 그 내용들은 가볍지 않다.

멋진 신세계에 나오는 다양한 미래상들이

기억전달자의 미래 마을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렇지만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이 무겁지 않다.

"임무해제"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는 주인공은

결국 그 마을에서 무언가를 변화시키기 위해

자신이 전달받은 과거 세상의 기억이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임을 나누기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새로운 길을 선택하게 된다.

 

사랑, 행복을 잃어버린, 늘 같음을 유지하는 미래의 마을.

 

디스토피아는 결국 유토피아를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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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떠나 가는 길 | 동화읽기 2008-07-1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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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엄마 만나러 가는 길

남인숙 글/김광호 그림
꿈소담이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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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엄마 찾아 삼만리.라는 만화영화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엄마를 찾아 삼만 리 머나먼 길을 헤치고 달려가는 어린 주인공.

그러나 이 책에서는 적어도 그런 식으로 엄마를 만나러 가지 않는다.

 

새엄마 밑에서 눌려 생활하는 영우는

학교 쉬는 시간에 풀로 종이봉투를 만든다.

한 장 만들면 2원.

 

그는 아버지가 100만원 있으면 새엄마를 만날 수 있다며

지나가며 한 말을 기억하며

100만원을 모으기 위해 악착같이 생활한다.

 

그를 도와주는 반장 민상이

처음에는 그를 힘들게 했지만 나중에는 더 돈독해진 수찬이

그리고 영우가 좋아하는 보라.

 

이들과 함께 우정을 쌓으면서 영우는 세차 아르바이트도 하고

신문배달과 주유소 아르바이트도 한다.

 

또, 은행에서 아무도 모르게 영우를 도와준 누나도 있었다.

영우는 결국 꿈 속에 그리던 엄마를 만난다.

그러나 그는 다시 엄마를 떠나오고 마는데....

 

가슴 아프게 잔잔한 이야기가 영우의 일상을 통해 펼쳐진다.

그래도 세상은 살 만하고 따뜻하다고 하는 말이

이 책 속에 녹아 있다.

 

악하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담긴 여러 인물들이 나온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 무얼 말하고 싶어 했을까?

무슨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겠지만

종종 작가는 단순하게 이야기만을 전해줄 수도 있다.

 

메시지를 받거나 알아차리는 것은 순전히 독자의 몫이다.

 

슬프지만 슬프지 않고

외롭지만 외롭지 않은

열세 살 영우의 희망찬 이야기를 읽어보길 권한다.

 

가슴 따뜻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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