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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홀트복지회의 살아있는 어머니 | 기본 카테고리 2010-07-22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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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할머니 의사 청진기를 놓다

조병국 저
삼성출판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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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의사 청진기를 놓다

 

추천하는 글

우리가 간절히 원할 때 신은 그 기도에 답한다. (작가 박완서)

 

15쪽

최선을 다해 치료하되 한계를 인정하는 것,

그게 바로 의사가 냉철하고 이성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의학이 스스로 한계를 인정하는 바로 그 순간,

때때로 우리는 의학 교과서에는 절대 나오지 않는 기적을 목격한다.

 

26쪽

기적의 또 다른 이름은 ‘간절함’이다.

 

34쪽

작고 힘없는 장애인이 부르는 이 한없이 아름답고 고운 노래에는 일종의 무념무상 같은 느낌이 있었다. 노래를 잘해 성공하겠다는 욕심도 없고, 하다못해 노래를 통해 사람들을 감동시키겠다는 욕심도 없다. 그저 노래 한 소절, 한 소절에만 집중하는 순수함과 정제되지 않은 열정이 있을 뿐이었다.

 

40쪽

너무나 반가워서 목이 멜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54쪽-사랑 총량 보존법칙

한 번 시작된 사랑은

다른 대상으로 옮겨가도

그 총량이 변하지 않는다.

(입양된 아이가 자라 또 다른 아이를 입양해 기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63쪽

미운 짓 한다고 야단칠 게 아니라.

왜 그런 짓을 할 수밖에 없는지

그 어린 속 헤아려주면 안 돼요?

 

64쪽

패악에 가까운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가 엄마를 미워해서가 아니라는 걸 이해했다.

엄마를 노려보고 물어뜯고 ‘아줌마’라고 부르는 것이 실은

‘엄마, 나한테 관심을 보여주세요. 사랑해 주세요.’라는 의미를 담은 몸짓이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65쪽

말썽을 부릴 때마다 야단을 치거나 벌을 주는 대신

무조건 따뜻하게 안아주고 위로해 주었다.

바닥에 드러누워 발버둥을 치며 떼를 부릴 때에도

오랫동안 품어주었다.

 

66쪽

마음의 상처는

몸의 상처보다 항상 더디 낫는다.

 

79쪽

희망이란 삶의 어느 모퉁이에선가 예고도 없이 불쑥 튀어나온다.

 

힘들고 고된 삶이라도 포기하지 말고 살아서

내 인생이 어떤 선물을 준비하고 있는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일이다.

 

110쪽

찰리 채플린은 말했다.

인생이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122쪽

아이들을 쑥쑥 자라게 하는 건

쌀 한 톨, 우유 한 모금이 아니라

엄마의 다정한 어루만짐과 따뜻한 눈빛이다.

 

140쪽

‘버려진 아이’와 ‘발견된 아이’, 그 차이는 엄청나다.

‘버려진 아이’는 슬프지만 ‘발견된 아이’는 희망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입양 서류에 ‘ㅇㅇ에 버려졌음’이라 쓰지 않고

‘ㅇㅇ에서 발견되었음’이라 쓴다.

 

168쪽

아이를 만난 지 이틀밖에 안 되었다고

아이 잃은 슬픔까지 이틀 분량만 되는 건 아니었다.

 

173쪽

밤하늘의 수많은 별이 이름 알아주는 이 없이도 여전히 반짝이는 것처럼

그 아이들의 짧은 생 역시 기억하는 이 없어도 분명 어떤 의미가 있었을 거라고 믿고 싶다.

 

178쪽

살다 보면 정해진 길로만 걸을 순 없다는 걸, 갓길도 달리고 개구멍도 드나들면서 살아야 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고 있다.

 

184쪽 - 기도

이런 아이로 키우게 하소서.

가진 것에 감사하되

덜 가진 사람과 나누게 하고

밝은 자리에 있되

어두운 자리를 보살피게 하고

높은 곳을 보되

낮은 곳도 돌아보게 하고

어디서든 사랑받되

타인에게 돌려주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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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한 얼음벌판을 지켜낸 사람들 이야기 | 기본 카테고리 2010-07-22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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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일로부터 80킬로미터

이레이그루크 저/김훈 역
문학의숲 | 2009년 12월

구매하기

28쪽

생존이야말로 우리의 최우선적인 관심사였다.

 

29쪽

그 유년 시절에 내 뇌리에 깊이 새겨졌던 가장 중요한 교훈은

‘땅과 바다야말로 우리 삶의 중심’이라는 것이었다.

 

이누피아트 세계에서 가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30쪽

우리는 해가 떠서 질 때까지 함께 지냈고, 그렇게 수많은 세월을 함께 보냈다.

 

62쪽

우리는 자연이 지닌 힘들을 경외해야 한다는 걸, 낭비가 큰 적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우리는 더불어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꼭 필요한 일이라는 걸,

오로지 더불어 일함으로써만이 우리가 생존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67쪽

어머니는 어떤 어려움과 고통도 꿋꿋하게 직면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

 

75쪽

그러나 나날의 삶은 모험이었고 우리 모두는 아니그니크, 곧 삶의 숨결을 즐겼다.

많은 이들이 간간이 죽을 고비를 겪기는 했지만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우리는 매일 아침마다 큰 기대감을 갖고서 하루를 맞았다.

오늘 날씨는 어떨까? .... 여우가 덫에 걸렸을까?

124쪽

내가 자살을 심각하게 고려해본 적이 몇 번 있었다. 총, 칼, 도끼, 얼음같이 싸늘한 물, 광막한 황야가 다 손쉬운 자살 수단이 되어줄 수 있었다. 하지만 퀴비트, 곧 포기한다는 것은 이누피아트 사람들이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말이었다. 이누피아트 사회에서는 그런 태도가 절대로 용납되지 않았다.

 

우리 민족은 만여 년 동안 북극지방에서 살아온 터라 그런 교훈을 잘 체득해왔다.

무기력하고 나약한 사람은 이런 혹독한 환경에서는 설 자리가 없었다.

누군가가 포기한다면 그와 그의 가족은 살아남을 수가 없었다.

현실은 그처럼 간단명료했다.

 

210쪽

하지만 우리는 더없이 중요한 두 가지 자산을 갖고 있었다.

넘치는 열정, 그리고 시종일관 우리를 떠받쳐주는 역할을 한, 본질적으로 낙관적인 사고방식을.

 

280쪽

우리는 알코올 중독자나 난폭한 사람들이 되어가고, 툭하면 자살을 하고, 자녀 양육을 소홀히 하고, 아내를 구타하고, 전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감옥에 가고 있었다.

 

288쪽

어떤 의미에서 보자면 진짜로 사라져가는 것은 우리의 언어와 문화와 지식이 아니라 우리의 정신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우리를 번성하게 해주고, 자연환경들을 극복해서 살아남을 수 있게 해주었던 정신, 우리가 우미아크와 카약을 타고 대양을 건널 수 있게 해주었던 정신, 우리 민족으로 하여금 가장 단순한 자연의 창조물들을 보고도 기뻐할 수 있게 해주고 공동의 춤과 노래를 만들어 더불어 즐길 수 있게 해주었던 정신이라고도.

 

289쪽

나는 술에 만취해 망각의 늪 속에 빠져든 사람들 때문에, 원주민이라는 의식 자체를 상실한 사람들 때문에, 자신의 삶과 맞닥뜨릴 수 없어서 삶을 끝장내버린 사람들 때문에 흐느껴 울었다.

 

299쪽

비난을 하는 것은 우리가 처한 딜레마를 결코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 .. 그보다 좀더 중요한 것은 그런 과거를 딛고 우리 앞에 놓인 과제들과 과감하게 맞서는 일이었다.

 

306쪽

나는 이누피아트 일리트쿠세이트(이누피아트의 정신 혹은 소중한 특성들)로 알려진 것들이 지닌 아름다움은 그것들이 물질적인 것들이 아니라는 데 있다고 봤다. 그것들은 정신과 마음, 영혼 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고 또 어디로든 옮겨갈 수 있다.

 

318쪽

그러나 물질적인 궁핍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주 짜릿한 삶을 살았다. 어느 하루도 어제와 같은 날이 없었다. 우리 식구들은 서로서로, 그리고 다른 가족들과도 긴밀하게 상호작용 하면서 끊임없이 움직였다. 우리는 그 땅의 필수적인 한 부분을 이루고 있었고 계절의 순환, 자연이 주신 선물들의 이동 경로를 따라 끊임없이 옮겨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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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기대하며.... | 비소설 2010-07-22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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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일로부터 80킬로미터

이레이그루크 저/김훈 역
문학의숲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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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사진도 그렇거니와 월든의 자연문학이거나

'몽텐' 같은 극지문학이겠거니 하고 선택한 책이었다.

 

책 사진에는 실제 모습인지, 박물관에 전시된 모습의 사진인지 분간이 가지않는

에스키모이늘의 모습이 썰매를 끄는 개들과 우리가 이글루라고 알고 있는

그들의 집과 함께 묘사되어 있었다. 뒤로는 흰 눈이 파랗게 얼어 있었다.

 

'내일로부터 80킬로미터'라...책 제목도 의미심장해 보였다.

그런데 책을 펼치자 다른 이야기들이 나타났다.

이 책은 극지문학이거나 사실주의의 자연문학도 아니었다.

 

알래스카 원주민인 사람들이

인디언들처럼 허망하게 그들의 삶의 터전을 미국 사람들에게 빼앗기지 않고

어떻게 지켜내었는가를

그 활동 중심에 있었던 이레이그루크라는 사람으로부터 직접 전해듣는 것이었다.

 

우리도 일본에게서 36년 세월을 억압받고

말도 정신도 빼앗겼던 적이 있기에

이 책의 많은 내용들은 큰 공감이 갔다.

그러나 그 대상이 미국이었기에 그들은 자신들을 지켜낼 수 있지 않았을까도

생각해본다. 내심 부러운 것이다.

 

조금 생각보다는 무겁긴 하다.(책 내용도, 두께도)

그렇지만 순록을 사냥하는 것, 고래, 물범을 사냥해서 살아가는 모습 등

순자연적인 그들의 삶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물론 그들을 수만 년 지배해 온 정신과 가치도.

 

그들은 가난했고 늘 이동하며 먹을 걸 구하러 다녔지만

언제나 내일을 기대했다.

 

-----------------------------------------------------

 

"나날의 삶은 모험이었고

우리 모두는 아니그니크, 곧 삶의 숨결을 즐겼다.

많은 이들이 간간이 죽을 고비를 겪기는 했지만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우리는 매일 아침마다 큰 기대감을 갖고서 하루를 맞았다.

 

오늘 날씨는 어떨까?

몇 마리의 뇌조를 집 안에 들여놓을 수 있을까?

운 좋게 몇 마리를 쉽고도 빠르게 잡을 수 있을까?

여우가 덫에 걸렸을까?

 

------------------------------------------------------

 

오늘 나도 불행한 생각들을 모두 버리려한다.

여우가 몇 마리나 덫에 걸렸는지

오늘 하루를 기대하며 새삼스럽게 문을 연다.

 

오늘은 몇 마리나 행운을 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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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된 산울림의 청춘, 그리고 ... | 비소설 2010-07-05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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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제야 보이네

김창완 저
황소자리 | 2005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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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보이네 - 김창완 산문집(황소자리)

 

따스하며 쓸쓸한...

거부하기 힘든 매력으로 독자를 위로하는 마법의 책!

 

대학생 시절 그의 산울림 테잎을 지겹도록 들었었다. 결혼하면서도 그 테잎은 너무 아까워 버리지 못하고 들고 왔었다. 그 후로도 십 년 가까이 이사하면서 들고 다녔지만 늘어져 더 들을 수 없게 되어 그렇게 내 음악목록에서 사라진 그.

 

언제부턴가 텔레비전에 텔런트로 나와 생소하기도 했다. 그가 노래를 불렀다는 사실이 좀체 믿겨지지 않는 목소리로 그는 중년의 이미지들을 소화해냈다. 그의 책을 읽으니 그런 그가 이해된다. 여전히 마음은 어린 소년의 추억으로 가득한 그는, 중년은 중년대로, 노래는 노래대로, 또 배우는 배우대로 그렇게 삶 속에 흔적들을 남기며 살아간다.

 

그의 글들은 대부분 추억을 회상한다.

그의 노래 ‘회상’처럼 그의 글들은 과거와 현재를 타임머신처럼 오르락내리락 한다. 인터넷에서 그의 음악 ‘회상’을 그의 어릴 적 목소리로 듣는다.

락이라고 분류하기에는 그의 음악들이 너무 갸날프다. 회상, 너의 의미.

그렇다. 그의 산문집 색깔은 노래 회상과 같다.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책에서 한 꺼풀 벗겨낸다.

불자동차 운전수가 되고 싶었던, 그의 어릴 적 꿈을.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 모든 것들이 ‘창문 너머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겠지요’가 된다.

추억, 동화의 성, 안녕, 누나야.

 

그의 과거, 즉 어린시절 가졌던 감수성에 대한 회상의 정밀도는 가히 최상급이다.

그래서 사람은 어른이 되었어도 여전히 자신이 어린아이였을 때의 그 감정들을 잊지 못한다. 그래서 여전히 어린아이일 수 있고, 어른들을 비판할 수 있고 또 행복해질 수 있다.

 

그의 노래처럼 ‘청춘’은 언젠가는 가버리고 만다.

이제 그 청춘은 노래 속에 묻혀버리고, 세월만 무성하다.

그래도 그는 책 자켓에 머리를 잔뜩 치켜 올려 여전히 살아있는 청춘임을 과시한다.

 

그러나 추억만 회상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구석구석 숨어있는 그만의 예리한 풍자와 사회를 바라보는 그의 가치관은 또다른 세상을 꿈꾸는 그의 유토피아가 엿보인다. 이렇게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글로 펼쳐낸 책을 보지 못했다.

 

그의 살아있는 이야기. 발효되어 꿀떡꿀떡 흙 아래에서 숨을 쉬는 그만의 산울림을 만나보자.

 

--------------------------------------------------------------

 

33쪽

한밤중에 산길을 돌아가는 자동차 불빛처럼 기억은 잠시 빛이 닿는 곳만 환하게 드러나다 그나마 불빛이 지고 나면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35쪽

그 대문이 유독 기억에 선명한 것은 그 대문을 안에서 열 때는 언제나 희망이었지만 들어와 빗장을 걸 때마다 절망이었기 때문이다.

 

52쪽

자유의 논리는 언제나 속박을 전제로 하고 있었다. 그러나 속박의 근원을 밝히는 데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53쪽

갈매기가 더 크고 넓은 날개를 가지고 더 높은 곳을 날아야만 더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63쪽

어린 날 나의 꿈은 그렇게 마룻바닥 나무 판대기 이음새에 낀 참외 씨처럼 틀어박혔다.

(← 그의 비유가 참 신선하고 정직하다.)

 

가수가 아니었으면 무엇이 되었을까?

내가 가보지 못한 또는 두려워서 들어서기를 마다했던 인생의 곁길엔 지금 무슨 꽃이 피었을까?

 

65쪽

꿈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희미해질 뿐이다.

 

꿈을 잃게 되는 두 번째 이유는 그것이 꿈이라는 이름보다도 희망사항이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희망사항이라는 것은 날개가 떨어진 꿈이다.

 

67쪽

꿈이라는 건 쉽게 상처받지만 영 사라지게 할 수는 없는 일종의 우울이다.

 

76쪽

어른들이 하는 일은 우리에겐 거의 비밀이었으며 우리도 스스로의 비밀을 지키려고 애를 썼다.

 

81쪽

사랑에 빠지자말자 여러분도 창조적인 거짓말을 시작할 것이다.

 

자유는 희망을 먹고 자란다.

 

88쪽

“너 하여간 성적표만 나와봐.”

달아나는 아이에게 던지는 마지막 오랏줄이다.

 

119쪽

한창 먹을 나이에 밥상에서 숟가락을 빼앗기는 것은 큰 형벌이다.

 

121쪽

그 당시 웬만한 집은 다 그랬는데 씹어서 속까지 쉰, 아주 쉰밥은 모았다 이불이나 옷을 풀먹이는 데 썼지만 냄새만 살짝 나는 쉰밥은 물에 말아서 다 먹었다. 냉수에 몇 번 헹궈내고 간장을 찍찍 끼얹어서 먹으면 그런대로 괜찮았다.

 

124쪽

누구에게나 추억은 소중한 것이고 그러다보니 허드레 것들이 쌓여 어느 집이나 광이 모자라 상 밑이나 장롱 위에 잡다한 것들이 수북하다.

 

180쪽

기다림은 모든 것을 영글게 하는 묘약이다.

 

아내나 남편은 선언으로 되지는 않는다.

아내나 남편을 만드는 것 역시 기다림이다.

남편이 될 때까지, 아내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200쪽

그저 이름 석 자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211쪽

모든 것을 잴 수 있는 자는 투명한 마음뿐이다.

 

212쪽

대중이라는 이름으로 보편성을 얻으면 누구에게나 자가 된다.

 

울음소리조차 마른 내음이 나는 여름 벌레들과 노랗게 야위어가는 들풀들이 잠시 들렀던 낯선 세상과 작별을 한다.

 

217쪽

무지를 슬퍼할 겨를도 없이 세상을 바꿔버리는 것은 무엇인가?

... 그것은 바로 사람들 자신이다.

 

218쪽

무꽃 배추꽃은 비닐하우스에 빼앗겼다.

사라지는 어떤 것도 설명하는 법이 없다.

 

240쪽

이 세상 모든 것들은 너희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이름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241쪽

당신을 유혹하는 것은 당신 자신들이다.

 

243쪽

아이가 입학할 때 당신은 느낄 것이다. 당신이 부모와 너무 닮았다는 것과 아이가 당신을 따라 살 것이라는 사실에 대한 확인 또는 답답함.

 

세상에 익숙해지지만 못 가본 세상은 오히려 더 넓어진다.

 

245쪽 (마지막 글)

당신이 지금 어디에 있든 사랑하라. 그리고 기뻐하라.

삶은 고달프지만 아직 더 먹을 나이가 있다.

그때까지 기다려라. 비록 임종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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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되지 않은 자연, 그 압도하는 거대함 | 자연-모험-환경 2010-07-01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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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눈의 아이, 몽텐

니콜라 바니어 저/유영미 역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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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잘 다니지도 못하면서 극지문학을 사랑한다.

극한 상황 속에서, 그러나 언제나 정직한 광활한 자연을 무대삼아 한계를 넘나들며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들.

그들이 이야기가 눈물겹다.위조되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에 압도당하여 그 길을 떠나는 용감한 가족들.

썰매를 끄는 개들과, 남편과 아내, 그리고 온 몸을 모피로 칭칭 감싼 아이, 몽텐.

그들의 모험 이야기는 몽텐이 아직 기저귀도 떼지 않은 때 시작한다.

 

로키산맥을 가로지르며 투카다시 호수에 통나무 집을 짓고, 다시 캐나다 유콘주, 알래스카 근처 도슨 도시로 썰매를 끌고 올라가는 놀라운 모험, 극지문학을 한번 경험해보세요.

 

어느새 몽텐은 기저귀를 떼고, 개들에게 명령을 내리고, 영하 사십 도에도 밖에 나가 개들과 얼싸안고 노는 세월이 흘렀다.

얼음이 얇아지면서 숱한 생명의 위험을 만나고, 거대한 회색곰을 만나 눈 앞에서 충직한 개, 묶여 있던 개, 오춤의 도움으로 생명을 건지는 삶과 죽음의 이야기.

 

아, 그 곳에 가보지 않아도 그들의 삶이, 그들의 이야기가, 귀속에 들려오고, 눈 앞에 펼쳐진다. 눈을 감으면 더 선명하게 푸른 하늘의 구름처럼, 높은 바위 위를 뛰어다니는 산양들이랑, 밤울음을 우는 늑대들이 나타난다. 그 와중에 어찌 이 글을 썼는지 놀라울 뿐이다.

 

----------------------

 

15쪽

어려울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설마 이럴 줄은 꿈에도 몰랐다.

 

18쪽

꽃들은 회색 아침을 뚫고 좀 더 멀리까지 내다보려는 듯

빛 속으로 알록달록한 고개를 뻗는다.

 

22쪽

목표가 너무나도 까마득해 보인다.

 

27쪽

겨울은 겉과 속이 다르지 않다.

 

61쪽

과거로의 여행은 현재를 견디는 데 도움을 준다.

 

62쪽

나는 산 속에, 산은 내 속에 있다.

산의 아름다움은 유리를 통과하듯 나를 통과한다.

나는 향기와 색깔에 취해 그것들을 흠뻑 빨아들인다.

행복감이 스며든다.

 

들리는 모든 소리가 내 영혼으로 스며든다.

 

63쪽

대자연의 아름다움은 여행의 고단함도 잊게 해준다.

그리고 그것이 주는 위안이나 감동은

세상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을 만큼 특별하다.

 

75쪽

나는 아침을 사랑한다.

많은 뉘앙스를 품고 있는 부드럽고 아늑한 아침의 빛.

서서히 사물의 색깔이 드러나고,

변치 않는 평화가 어둠을 몰아내는 이 시간을 나는 사랑한다.

아침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소박하고도 감동적인 연극작품이다.

 

99쪽

구름이 납빛 하늘을 천천히 떠다니다 산 가장자리에서 긴 조각으로 찢어진다.

 

103쪽

추위가 땅 위로 내려앉고 흰서리가 어스름 속에서 반짝인다.

보이지 않는 지휘자가 이끄는 새들의 음악회가 다가오는 하루를 연다.

 

110쪽

진정한 열정은 끝이 없다. 그것은 결코 사그라지지 않는다.

 

112쪽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지! 태초의 풍경을 담은 엽서를 보고 있는 느낌이다.

 

125쪽

어느덧 자연은 인간에게 낯선 것이 되어버렸다.

인간은 점점 더 자연과 멀어지고 있고

자연을 아이의 양육에 부적합한, 적대적인 환경으로 여긴다.

 

제2부 투카다시 호수

우리는 더 이상 관객이 아니다.

이런 천혜의 환경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배우들이다.

우리는 더 이상 ‘숲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숲과 함께’ 산다.

 

146쪽

이런 위조되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이 위협당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이 솟는다.

 

상처를 입히지 않으려면 인간은 자연과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하는 걸까?

예리함과 혜안을 갖춘 그 부족의 추장은 “아니”라고 대답한다.

“인간과 자연은 남자와 여자처럼 하나다.

그들은 조화롭게 공존해야 하며 서로 가까워져야 한다.”

 

150쪽

이 자리에서 강은 구부러지고, 물은 모퉁이를 돌아 나간다.

 

155쪽

나에게 그리움은 상처가 아니라 힘의 원천이다.

 

홀로 있든 사람 가운데 있든 중요한 건 그 순간의 삶을 만끽하는 것이다.

 

192쪽

한평생 보아도 질리지 않을 아름다움이다.

나는 그 경치를 허겁지겁 눈으로 집어넣으며 아름다움에 취한다.

 

204쪽

나는 세카니 인디언들이나 몽타네 인디언들의 사냥에 여러 번 따라갔었는데, 그들은 동물을 사냥하는 행위는 경외심 가운데 진행되어야 하며, 영적인 의무를 동반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237쪽

겨울의 무릎에서 살아남으려면 순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죽는다. 겨울은 존경과 겸손과 포기를 요구한다.

 

329쪽

포기하고 싶어도 포기할 수 없다. 우리는 자신의 이야기에 갇혀버린다. 목까지 이야기에 잠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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